[파이낸셜뉴스]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입냄새가 심해 같이 밥 먹을 때마다 속이 불편하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 쪽 집안이 대체로 입냄새가 심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연애할 때 남편이 과민대장증후군을 앓는다는 걸 알아서 데이트 도중 화장실 간 적 많았다"라며 "저도 대체로 장이 예민한 편이라 이 부분은 백번 이해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었다"며 "결혼 후 약 7개월 가까이 시댁 식구들과 한집에 살면서 맡게 된 '입냄새'를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버님과 도련님, 남편과 같이 살면서 힘든 건 크게 없었다"라며 "다만 입냄새가 심해 밥을 먹으며 얘기할 때마다 속이 참 불편하다"고 했다. 이어 "치약을 바꿔도 냄새가 도무지 사라지지 않는다. 남편한테도 말은 못 했다"고 털어놨다. 참다못한 A씨는 시댁에서 나와 살기 시작한 이후 남편에게 말했지만 남편은 "입냄새가 안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은 제가 주말마다 치과, 내과 등 오만곳을 데리고 다녀서인지 입냄새가 나아진 편이긴 한데 주말 저녁 시댁 가서 밥 먹을 때마다 아버님과 도련님의 입냄새는 여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냄새가 위장 질환 때문이라고 하던데, 위장질환 때문에 생기는 입냄새도 유전인지 궁금하다. 어떻게 해야 기분 나쁘지 않게 말씀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입냄새, 특수한 경우 외에는 유전되지 않는다 입냄새는 희귀 질환인 특수한 경우외에는 유전되지 않는다. 입냄새는 건강, 환경, 섭생, 생활습관 등의 영향을 받는다. 설태, 구강질환, 야식, 폭식, 기름진 음식섭취, 식후 취침 등 다양한 환경요인으로 발생한다. 단, 유전적으로 위장이나 구강이 약한 경우는 입냄새로 이어질 수 있다. 잇몸질환은 유전이기도 하다. 스트레스와 노화도 입냄새의 주요한 요인이다. A씨의 남편처럼 오랜 기간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으면 입냄새가 날 수도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운동이 제대로 안 돼 기능이 떨어진 질환이다. 원인은 스트레스, 식습관, 영양 불균형, 장내 세균총 변화 등이다. 일부는 유전, 장의 감염, 위장관 팽창, 위장약 복용 등으로 생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섭생, 위장 기능, 뇌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스트레스는 바로 뇌의 문제다. 뇌는 소화기능의 위장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소화기 질환의 30% 가깝게 차지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심리적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배앓이와 설사, 변비다. 발표나 만남 등 의식되는 일정이 다가오면 긴장을 하고,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 이로 인해 배변불안, 소화불량, 두통, 우울, 결림, 생리불순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만성이 되면 입냄새가 생기는 사례도 있다.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양치할 때나 자기전에는 혀 세정기와 치실 등을 사용하고, 입냄새가 심한 경우에는 구취 감소 효과가 있는 양치 용액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입 안에 충치나 잇몸병이 있다면 이를 닦아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파, 마늘, 양파, 겨자류, 달걀 등은 구취 유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음식물은 구취 유발 물질인 황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식후에 바로 황이 소화기에서 흡수되고 혈액을 순환하여 폐에 도달한 다음 이야기할 때 공기를 통해 나오는 것이다. 입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포함한 저 지방 음식의 섭취가 바람직하다. 설탕 등이 들어간 커피나 단 음료도 피해야 한다. 침에는 나쁜 세균을 없애는 보호 효소가 들어있다. 입 안이 마르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물을 자주 마셔 침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대화를 나눌 때 물을 가까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입냄새는 구강내 원인으로부터 유래되므로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구강내 원인 중에서도 입냄새 발생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요인들을 찾아내어 제거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강 청결에 신경 써도 입냄새가 난다면 입안 이외의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코와 목구멍 안쪽의 병, 위장병, 폐질환, 당뇨병이 있거나 신장, 간 등이 좋지 않을 때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20 07:33:20꽃피는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비염 환자들은 달갑지 않다. 봄 환절기에는 꽃가루, 미세먼지 등이 급증해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비염이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로 인해 코점막이 자극되면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이다. 14일 의료진들은 알레르기 비염이 흔한 질병이다 보니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 만성기침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한건 '비염' 알레르기는 환경적인 인자와 유전적인 소인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정상과는 다른 반응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가루 △약물 △음식물 △화학물질 △반려동물의 털 △진드기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비염이나 천식 등의 질환이 유발될 수 있고 피부 두드러기에서 혈관부종, 아낙필락시스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관리 및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질환을 진단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고 회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장기간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봄철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대개 물 같은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콧속 간지러움, 눈 충혈·간지러움, 냄새 감각 감소, 두통 등 증상도 동반한다. 눈에도 영향을 줘 양쪽 눈이 가려운데 특히 콧등 바로 옆, 눈 안쪽 모서리가 가렵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염증이 모든 증상의 원인이라는 것과 눈의 가려움증도 코의 염증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선 반드시 항염증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부비동염이나 축농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중이염, 결막염도 자주 동반된다"며 "비염 환자의 약 30% 정도는 천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으며 코막힘으로 입을 벌리고 자다 보면 치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치료, 3~5년 정도 걸려 치료법은 크게 △회피 요법 △대증 요법 △면역 요법 등이 있다. 원인물질인 항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는 두 종류로 여러 종류의 알레르기를 한꺼번에 검사하는 다중 알레르기 항원 검사(MAST)와 몇 가지 의심되는 특정 항원을 선택해서 검사하는 ImmunCAP 방식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MAST 검사를 시행하지만 특이도가 높은 ImmunoCAP 검사를 하면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피부반응검사는 피부에 소량의 원인물질을 주입해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면역치료의 대상이 되는 항원을 찾거나 면역치료의 효과를 판정하기 위해서 시행된다. 회피 요법은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 그 물질을 피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치료 중 하나인 면역요법은 말 그대로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주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조금씩 주사로 투여하거나 혀 밑에 떨어뜨려 해당 물질에 대한 예민함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면역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주로 증상이 심하거나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환자 또는 약물 치료가 힘든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몸의 면역 체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가 걸린다.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이숙영 교수는 "알레르기는 완치도 안되는데 약 내성만 생기고 장기가 상하는 게 아닌가라며 약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알레르기 억제약 중 간이나 콩팥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준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 알레르기 주요 범인 '집먼지 진드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아파트에서도 쉽게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가 꼽혔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이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성인 19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MAST 검사에서 알레르겐 중 집먼지 진드기 일종인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와 유럽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의 47개 알레르겐의 감작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가 전체 대상자 중 34.0%의 감작률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는 다른 집먼지 진드기에 비해 낮은 습도에서도 잘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환경에서 잘 발견된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강성윤 교수는 "봄이나 가을에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되는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겐은 환경과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일상 속 알레르기 예방법 알레르기 비염에 영향을 미치는 꽃가루는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대기 중 농도는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가장 높으므로 이러한 날이나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얼굴과 손을 잘 씻고, 외부에서 옷을 잘 털고 들어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안을 세척해 주면 꽃가루나 오염물질, 염증반응 매개물질, 점액 등을 제거해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경수 교수는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나 한국환경공단 등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에 대한 예보나 지역별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참고할 수 있다"며 "코막힘이 너무 심하거나 수면에 문제가 있드면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도 도움이 된다. 다만,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는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5일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14 18:07:18[파이낸셜뉴스] 꽃피는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비염 환자들은 달갑지 않다. 봄 환절기에는 꽃가루, 미세먼지 등이 급증해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비염이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로 인해 코점막이 자극되면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이다. 14일 의료진들은 알레르기 비염이 흔한 질병이다 보니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 만성기침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한건 '비염' 알레르기는 환경적인 인자와 유전적인 소인에 의한 면역반응으로 정상과는 다른 반응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가루 △약물 △음식물 △화학물질 △반려동물의 털 △진드기 등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비염이나 천식 등의 질환이 유발될 수 있고 피부 두드러기에서 혈관부종, 아낙필락시스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관리 및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질환을 진단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고 회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장기간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봄철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대개 물 같은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콧속 간지러움, 눈 충혈·간지러움, 냄새 감각 감소, 두통 등 증상도 동반한다. 눈에도 영향을 줘 양쪽 눈이 가려운데 특히 콧등 바로 옆, 눈 안쪽 모서리가 가렵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염증이 모든 증상의 원인이라는 것과 눈의 가려움증도 코의 염증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선 반드시 항염증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부비동염이나 축농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중이염, 결막염도 자주 동반된다"며 "비염 환자의 약 30% 정도는 천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으며 코막힘으로 입을 벌리고 자다 보면 치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치료, 3~5년 정도 걸려 치료법은 크게 △회피 요법 △대증 요법 △면역 요법 등이 있다. 원인물질인 항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는 두 종류로 여러 종류의 알레르기를 한꺼번에 검사하는 다중 알레르기 항원 검사(MAST)와 몇 가지 의심되는 특정 항원을 선택해서 검사하는 ImmunCAP 방식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MAST 검사를 시행하지만 특이도가 높은 ImmunoCAP 검사를 하면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피부반응검사는 피부에 소량의 원인물질을 주입해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면역치료의 대상이 되는 항원을 찾거나 면역치료의 효과를 판정하기 위해서 시행된다. 회피 요법은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찾아 그 물질을 피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치료 중 하나인 면역요법은 말 그대로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주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조금씩 주사로 투여하거나 혀 밑에 떨어뜨려 해당 물질에 대한 예민함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면역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주로 증상이 심하거나 사회활동이 많은 젊은 환자 또는 약물 치료가 힘든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몸의 면역 체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보통 3년에서 5년 정도가 걸린다.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이숙영 교수는 "알레르기는 완치도 안되는데 약 내성만 생기고 장기가 상하는 게 아닌가라며 약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알레르기 억제약 중 간이나 콩팥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준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주요 범인 '집먼지 진드기'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아파트에서도 쉽게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가 꼽혔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이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성인 19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MAST 검사에서 알레르겐 중 집먼지 진드기 일종인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와 유럽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의 47개 알레르겐의 감작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가 전체 대상자 중 34.0%의 감작률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북아메리카 집먼지 진드기는 다른 집먼지 진드기에 비해 낮은 습도에서도 잘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환경에서 잘 발견된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강성윤 교수는 “봄이나 가을에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장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되는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겐은 환경과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거환경이나 생활습관 등이 반영된 알레르겐 감작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상 속 알레르기 예방법 알레르기 비염에 영향을 미치는 꽃가루는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대기 중 농도는 오전 5시부터 10시까지 가장 높으므로 이러한 날이나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얼굴과 손을 잘 씻고, 외부에서 옷을 잘 털고 들어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안을 세척해 주면 꽃가루나 오염물질, 염증반응 매개물질, 점액 등을 제거해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경수 교수는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나 한국환경공단 등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에 대한 예보나 지역별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참고할 수 있다"며 "코막힘이 너무 심하거나 수면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도 도움이 된다. 다만,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는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5일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3-13 19:42:43[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유전체 분자진단 전문기업 랩지노믹스가 뱅크샐러드와 함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검사 서비스를 선보인다. 4일 랩지노믹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소비자 직접 시행(DTC) 유전자 검사를 공급한 것에 이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검사를 출시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검사는 구강 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구강 질환 보유 여부와 검출되는 유해균이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질환과 발병 가능성 등 19가지 항목의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또 입냄새, 당뇨, 치매, 비만 등의 질병 및 대사질환과 연관된 미생물까지 검출 가능하다. 회사는 연간 20만명 이상의 소비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검사는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피검사자가 본인 체내 미생물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피검사자는 본인 체내 미생물 상태가 개선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본인의 건강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검사는 짧게는 1주일 단위로 주기적인 검사가 가능하다”며 “피검사자는 본인 체내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상태가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미생물 검사는 뱅크샐러드를 시작으로 국내 치과병원 등 관련 의료 기관과 검진 기관까지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들과의 적극 협력과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로 향후 분석 항목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랩지노믹스가 뱅크샐러드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DTC 개인 유전자 특성 검사는 63가지 유전자 특성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탈모, 비만, 혈당, 피부 등에 대한 정보가 나와 MZ세대부터 기성세대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3-05-04 08:21:44[파이낸셜뉴스]최근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은 5세 아이에게 다량의 출혈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드림텍이 강세다. 드림텍의 전자코 솔루션은 냄새를 구분해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는 전자장치를 기반으로 대상자의 날숨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3일 오후 2시 37분 현재 드림텍은 전 거래일 대비 680원(6.42%) 오른 1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한 언론에 따르면 김해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5세 아이에게 다량의 출혈이 발생했다. 아이의 부모는 검사 직후 아이의 마스크 속 입과 코 주변에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림텍의 '전자코 솔루션'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30초만에 진단할 수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나노센트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전자코 솔루션은 냄새를 구분해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는 전자장치를 기반으로 대상자의 날숨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호흡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체온 검사나 진단키트보다 빠르고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 잠복기에 있는 무증상 감염자의 감염 여부도 선별할 수 있다. 2020년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엄 리그 토트넘 홋스퍼 FC(이하 토트넘)를 포함한 4개 축구 구단을 대상으로, 전자코 솔루션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당시 전자코 솔루션 및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병행한 결과 두 검사가 같은 결과를 도출해 전자코 솔루션의 유효성이 입증되는 결과를 얻었다. 드림텍과 나노센트는 전자코 솔루션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 고도화를 진행, 다양한 현장에서의 상용화를 위한 국가별 인증 확보 및 규제 통과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전자코 솔루션이 열화상 카메라 등과 함께 ‘1차 스크리닝’ 장비로 사용될 것으로 본다. 드림텍은 현재 전자코 솔루션의 양산 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현재 CE 등록은 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일반인을 대상으로까지 범위를 확장해 성능 고도화 과정을 진행 중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2-02-03 14:43:31【제주=좌승훈 기자】 2~2.5㎝는 됨직한 두툼한 두께부터 시선을 끈다. 잘 익으라고 칼집도 냈다. 참숯 직화구이가 풍미를 더한다. 아니나 다를까, 잘 익힌 돼지고기 한 점 베어물면, 육즙이 입 안 가득 터진다. 제주여행 중 꼭 먹어야할 음식 중 하나가 흑돼지다. 일단 제주 재래 흑돼지는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먹고 자란다. 육질 형질에 따른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 일반 돼지인 랜드레이스 종보다 근내 지방함량과 적색육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단한 육질과 쫄깃한 지방층이 매력이다. 제주시 연동 수목원테마파크 내 식당가에 있는 ‘진돼지’는 흑돼지 전문점이다. 유명 연예인이 매장을 방문하고 직접 개인 SNS에 올려 소개할 정도로 맛이 검증된 곳이다. 오겹살과 목살이 대표 메뉴다. 180g에 1만8000원이다. 이곳에선 오겹살이든 목살이든 잡냄새가 없고 육즙이 많아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하고, 탄력이 있어 구울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흑돼지는 특히 추자도에서 직송된 멜젓(멸치젓)과 찰떡궁합이다. 바글바글 끓여낸 멜젓 소스에 푹 찍어먹으면, 감칠맛이 터진다. 이곳에선 색다르게 명이나물 쌈도 권한다. 그런데 이 맛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하지만 결론은 꼭 한번 먹어봐야 하다는 것이다. 반찬 구성도 선택과 집중을 했다. 꼭 필요한 것만 맛있게 만들어 올렸다. 명이나물과 간장게장, 제주 전통 고사리육개장이 눈에 들어온다. 걸쭉한 고사리육개장은 소주 안주로도 제격이다.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상추·깻잎은 이곳에서 직접 무농약으로 재배했다, 반찬류는 샐러드바에서 제공된다. 모두 무한 리필이다. 마무리는 냉김치말이국수(4000원)가 나선다. 개운한 맛의 끝판왕이다. 그래도 뭔가 아쉽다면, 이곳 식당가에 있는 카페 ‘벧디’에서 파는 ‘귤하르방 천혜향주스’나 ‘리얼딸기 우유’를 권한다. 수목원 테마파크는 제주시 도심권 최대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연인과 가족 나들이 명소로 자리잡고 있어, 낮 메뉴인 돼지불고기전골과 두루치기도 잘 나간다. 이곳에서 매일 펼쳐지는 인디 가수 버스킹과 밤마다 숲과 조형물을 형형색색 LED 조명으로 밝힌 수목원길 LED공원은 덤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포토라인이어서 조금만 연출한다면, 나만의 인생 샷 ‘득템’의 기회도 된다.
2020-06-18 17:14:33#. 직장인 김현정씨(28)는 일주일에 3~4일 가량 점심 식사를 하러 편의점에 간다. 주 메뉴는 컵라면과 도시락이다. 컵라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고 난 뒤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 5년차 주부 이소영씨(33)는 한가한 오전 시간에 은행에 들러 순번대기표를 뽑고 은행 업무를 본다. 이후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영수증을 건네받는다. 집에 가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어린이 장난감을 같이 만지며 놀아준다. 두 사례 모두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호르몬을 무심코 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회용품 외에도 주변에서 흔히 쓰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환경호르몬의 종류와 몸에 미치는 영향 환경호르몬은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환경호르몬은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 활동을 통해 생성·분비되는 화학 물질이다. 따라서 몸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해 성장, 성, 영양 관계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내분비계를 교란시킨다. 대표적인 종류로는 다이옥신, 살충제(DDT), 알킬페놀,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Phthalate) 등이 있다. 먼저 다이옥신은 생활 쓰레기 및 유해폐기물 소각, 하수 오염,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며 종이나 화장지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 물질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농도를 변화시켜 여성의 생식능력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살충제(DDT)는 유기염소 계열의 살충제이자 농약으로 맛이나 냄새가 나지 않으며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환경호르몬이다.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면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생식기능과 암 발생률을 높이게 된다. 알킬페놀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원료로 주로 사용됐는데 지금은 합성세제와 섬유유연제, 세정용품 등에서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알킬페놀류는 클렌징, 샴푸 등 화장품 제조 과정의 부산물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을 발생시킨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에서 주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으로 동물이나 사람의 체내에 유입될 경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프탈레이트는 랩에 고온의 음식이 닿으면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정자의 유전물질인 DNA를 파괴하고 임신복합증과 유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속 환경호르몬 제품들과 예방법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호르몬 물질이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예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순번 대기표와 종이 영수증 순번 대기표와 종이 영수증에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이 영수증은 국내에서 한 해 310억 건이 발행되고 비용은 2,5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대신 모바일 영수증을 이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는 되도록 순번 대기표와 종이 영수증을 입으로 무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컵라면과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 용기와 뚜껑에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PE(폴리에틸렌)·PS(폴리스틸렌)중 PS성분은 유해물질로 익히 알려져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컵라면, 캔 음식 등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체내에 비스페놀A 농도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편의점 도시락 역시 전자레인지에 데울 경우 PS가 발생한다. 컵라면은 뚜껑에 덜어먹는 것을 자제하고, 편의점 도시락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때 뚜껑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아웃도어 용품 국가 공인 시험검사기관인 'KOTITI'의 조사 결과, 일부 아웃도어 제품의 경우 체내에 축적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 호르몬인 '과불화합물(PFOA)'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FOA는 등산복의 방수를 담보하기 위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제품에 들어가는 화학성분을 잘 따져보고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이용 자동차 승용완구 일부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5월 시판 중인 12개 어린이용 승용완구를 조사한 결과, 주주토이즈(LS-528), 클레버(AM-177), 하나토이즈(하나키즈카1), 햇살토이(아우디 A3)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 장난감을 고를 때는 되도록 부드러운 폴리에틸렌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어린이가 플라스틱 제품을 입에 넣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
2017-03-22 09:52:46자신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 씻는 것을 깜박해 찝찝했던 기억이 있는가. 이제 꼭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는 습관들이 사실은 몸에 이로울 수도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여럿 나왔다. ■ 손톱 물어뜯기 엄지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 입에 손을 넣는 행동은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팀 스펙터 킹스 칼리지 런던 유전역학 교수는 "수시로 손가락을 입에 넣는 행위는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이 우리 몸속 구석구석을 잘 순환할 수 있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박테리아가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것. 이는 우리 몸이 나쁜 성질의 박테리아에 대항할 힘을 길러준다. ■ 가끔 손 안 씻기 식사 전 손을 씻으라는 말은 어릴 적 어머니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또한 꼭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다. 앞서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몸에 이롭다고 설명한 팀 스펙터 교수는 가끔 손을 씻지 않는 것은 좋은 건강 습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톱 물어뜯기와 같이 손을 씻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증가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먹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 샤워 건너뛰기 잦은 샤워는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피부의 기름 막을 벗겨낸다. 커낸 에스레야 피부과 전문의는 "독한 성분의 비누와 뜨거운 물로 하는 샤워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며 때때로 샤워를 건너뛰라고 강조했다. 씻지 않는 동안 피부가 회복기를 거친다는 것. 그는 샤워는 짧게, 중성세제를 활용해 낮은 온도의 물로 하라고 전했다. ■ 식사 후 양치질 치아 부식과 입 냄새 때문에 식사 후 바로 양치질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 이는 오히려 치아에 좋지 않다. 영국 일레븐 클리닉의 사미어 파텔 박사는 "몇몇 음식은 섭취하면 입속을 산성화시킨다"며 식사 직후 양치질을 지양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감귤류 과일과 탄산음료를 먹은 직후 칫솔질을 하면 치아 부식이 가속화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치질은 음식을 먹고 최소 30분이 지난 후에 하라고 말했다. ■ 껍 씹기 껌 씹기는 턱관절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치아의 음식 찌꺼기를 없애는 데는 껌이 제격이다. 이와 더불어 파텔 박사는 "껌을 씹으면 치아 부식을 예방할 수 있다"며 "다량의 침이 분비돼 입속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껌을 씹으면 자동으로 입속이 슈거프리(Sugar-free) 상태가 되는 셈이다. joa@fnnews.com 조현아 기자
2016-02-21 17:34:36■글: 박병로 ■그림: 문재일 (나한테도 KDS그룹 창업주 같은 돈 잘 버는 유전자가 있을까?) 그는 픽 웃었다. 그런 피가 튀었다면 벌써 이재본색을 드러내서 지금 같은 결핍을 느끼지 않았을 터였다. 어머니가 살아 있던 여덟 살 때까지를 제외하면 나이 서른에 이르는 지금까지 그는 늘 쪼들렸다. 어쩌다 돈이 생기면 아무 계획이 없이 써 버렸고, 돈이 생길 때까지 아프리카 부시맨처럼 굶거나 견뎠다. 그러고는 남들보다 한 걸음 일찍 자책하고 한탄하면서 자살 사이트에 접속하여 푸념을 하곤 했다. 모퉁이를 몇 번 돌고 횡단보도를 건너자 오래된 빌딩의 한 귀퉁이에 은행이 보였다. 은행의 자동 출입문을 향해 그는 지친 걸음으로 다가갔다. (우선 사채를 갚고 다른 문제를 좀 더 곰곰 생각해 봐야겠어.) 창구로 가서 예금통장의 첫 페이지를 펼친 그는 입금된 숫자를 보며 조심스럽게 자릿수를 짚어 나갔다. 천만에서 억으로 넘어가고도 왼쪽에 숫자가 하나 더 있었다. 10억? 그는 마비된 듯 서서 한참 동안 통장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체를 했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은행에서 나온 영철이 다시 거리에 섰을 때 해가 살짝 기울고 있었다. 아스팔트 위로 부서지는 햇살에 눈이 부셨다. 그는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았다. 그리고 몇 초 동안 멈춰 있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오후 5시, 명동성당에서. 그렇게 번개를 날렸다. 친구들이 소식을 퍼 나르면 카페와 휴대전화에 억측이 난무할 것이었다. 앞을 다퉈 세상을 비관하는 채팅 친구들이지만 살다 보면 하루쯤 이런 행복한 메시지를 전해 들을 때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루하루를 죽음의 짙은 그늘을 덮고 살아가는 그들과 모처럼 밝은 얘기를 하게 돼 머리가 개운했다. 게다가 사채를 갚고도 수중에 8억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 (그래 난 부자다.) 나이 서른에 현금 8억을 갖는 경험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뭔지 뚜렷하지 않아도 그 돈의 의미가 찜찜했다. 마치 훔치지 말아야 할 집을 턴 것처럼 뒤가 무겁게 켕겼다. 청계천로를 따라 걷던 영철은 명동입구역을 향해 머리를 틀었다. 어머니의 비망록에서 읽은 명동길에 대한 감상이 생각나서였다. (그 어디쯤에서 혹… ‘그분’을 볼 수 있을까.) 어머니의 글은 절제된 그리움이었다. 명동 거리의 인파와 앞서가는 패션 부티크들을 애써 아무런 감정의 치우침도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세상을 떠나기 몇 달쯤 전의 글이었는데, 아무것도 희망하거나 기대하지 않았고 절망하거나 화내지도 않았다. 옛날을 돌아보며 그리움을 삭이는 듯했다. 뭔가 애틋한 감상이 있을 법도 했지만 그저 명동길의 풍경이 있는 그대로 씌어져 있었다. 어머니가 언급한 ‘25시 레코드’ 가게를 찾아봤으나 자취가 묘연했다. 그 어름의 레스토랑에서 어머니는 혼자 ‘비후까스’로 점심을 먹었다고 했다. 어머니가 보았다는 꼭지 모자를 쓰고 파이프를 문 화가와 시인들의 풍경은 이제 바뀌어 있었다. 무거운 가방을 끌고 서둘러 가는 노숙자로 보이는 한 남자가 시야에 찼다. (혹시 저 사람? 불길한 예감이 늘 적중하는 것은 왜일까.) 남자의 서두는 모습이 어디서 본 듯했다. 채팅으로 이 사람 저 사람의 정보를 알고 있어 나타나는 기시감일 터였다. 명동성당에서 필립이 죽는단다! 번개가 그렇게 전달됐다면 이 느낌은 틀림없을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명동성당이 보이는 완만한 오르막길에 이르자 남자가 버티고 서서 빤히 건너다보았다. 영철은 아, 하고 탄식했다. 애써 남자를 피해 계단을 올라섰으나 끝내 멈춰 서고 말았다. 어느 사이 뒤쫓아 온 남자가 씻은 지 언제인지 모르게 땟국이 반들거리는 손을 내밀었다. “필립씨? 반가워요. 난 남경준. 카페에서는 오시리스라고 했지요. 괜찮다면 어디 좀 앉아 잠시만 얘기를 나눠요.” 대머리인 그는 턱이 뾰족하게 세모진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어딘지 심술궂고 파렴치할 것 같이 치켜 올라간 작은 눈을 찡그리며 속삭였을 때 숨이 막히게 입냄새가 났다. “오늘 혹시 그거 하려는 거라면…,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고 해요.” “뭐 억울한 일이라도 있나요. 한 놈 손봐 주고 할까요?”
2008-10-21 17:00:21[파이낸셜뉴스] 최근 두경부암 중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 발병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주로 40세 이후에 발생하고 60대 환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30대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백승국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설암은 주로 혀의 양측에 발생하며, 초기에는 하얗거나 붉은 반점으로 시작되고 점차 진행하면서 염증성 궤양으로 나타난다"라며 "초기 증상을 단순 입병이라고 착각하기 쉬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라고 23일 설명했다. 백 교수는 "증상이 심해지면 혀 신경 주변까지 종양이 침투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음식물을 삼키거나 씹는 동안 혀와 구강, 목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고 심한 구취, 혀에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설암의 발생 원인은 흡연과 음주, 불균형한 영양 섭취,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유전적 감수성 등으로 꼽힌다. 특히 흡연과 음주의 영향이 절대적인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이유도 남성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전이 속도가 빠른 설암은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조직검사 후 설암이 확인되면 CT, MRI, PET CT와 같은 영상검사를 시행해 설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암 병기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 설암의 1차 치료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경우에 따라 최초 치료로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치료 후 구강 내 침 분비가 줄어들어 입안 건조증, 충치, 음식섭취가 어려워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설암을 제거한 부위에는 혀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팔이나 허벅지에서 뗀 살을 붙이는 재건술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혀가 한쪽으로 너무 당기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설암은 임파선 전이가 많아 목 상부에 있는 임파선까지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백 교수는 “혀의 통증과 궤양 같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목에 없던 혹이 만져지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라며 “특히 흡연과 음주를 많이,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충치, 치주질환 예방 등 철저하게 구강위생을 유지하는 것도 설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23 10: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