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연구센터 김대호·박종환 박사팀은 전자레인지 원리를 이용해 이차전지 음극을 30초만에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추가로 음극재의 성능 향상과 대면적의 하드 카본 필름을 연속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박종환 박사는 "전기차 화재 사건 등으로 인해 안전하고, 추운 겨울철에도 잘 작동하는 나트륨 이온 전지가 주목받기도 했지만, 음극재를 만드는 탄화 공정이 에너지 효율이나 비용 측면에서 큰 열세였다"고 설명했다. 김대호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은 하드 카본을 빠르고 쉽게 제조할 수 있어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이차전지 중 하나인 나트륨 이온 전지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한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매장량이 리튬의 1000배 이상으로 많고, 채굴 및 제련도 쉽다. 또한 나트륨의 반응성이 리튬보다 낮아 전지 내부에서의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고, 고속 충·방전에 유리하다. 특히 낮은 온도에서도 성능이 잘 유지된다. 하지만, 나트륨 이온 전지는 제조 과정이 매우 까다로워 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이 길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나트륨 이온은 리튬 이온보다 입자가 크기 때문에 기존 음극재인 흑연보다 층간 거리가 큰 하드 카본을 쓴다. 하드 카본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아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식물 및 고분자의 주요 구성원인 탄화수소 재료를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공간에서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장시간 태워야만 하드 카본을 만들 수 있다. 일명 '탄화 공정'이 필요해 경제적·환경적으로 부담이 되고, 이는 곧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를 막는 원인 중 하나였다. 연구진은 전자레인지의 원리인 '마이크로파'를 활용해 급속 가열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고분자 원료에 전기가 잘 통하는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 탄소나노튜브를 소량 섞어 필름을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마이크로파 자기장을 가해주면 탄소나노튜브에 유도 전류가 발생하게 되고, 필름 소재만 30초 만에 선택적으로 1400도 이상 고속 가열되는 원리다. 핵심 기법은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멀티피직스 시뮬레이션'이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파 대역의 전자기장이 나노소재에 가해질 때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나트륨 이온 전지 음극재를 제조하는 신개념 공정 방식을 창조해 낼 수 있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화학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10-07 14:19:56[파이낸셜뉴스] 한양증권은 이에이트에 대해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강자라고 10일 분석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 존재하는 물리적 객체의 정보를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유사하게 구현하는 기술을 뜻한다. 구현하는 정도에 따라 레벨1부터 최고 레벨3까지 나뉘는데, 레벨3의 경우 소수의 시뮬레이션 회사가 밸류체인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한양증권 이준석 연구원은 “이에이트는 글로벌 상용화가 드문 입자 기반의 시뮬레이션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며 “2차전지, 자율주행, 건설, 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매출을 일으키고 최근 세종 및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 레벨3를 구현하는 고부가가치 통합 플랫폼을 제공해 매출이 발생하는 회사는 이에이트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됨에 따라 반도체 공정 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이 검토되고 있어 시장이 점차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이트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엔플로우(NFLOW)’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 ‘엔디엑스 프로(NDX Pro)’의 두 가지 핵심 제품을 다양한 사례에 적용 중이다. NFLOW는 입자 방식을 통해 유체의 움직임을 분석, 예측해 이차전지, 항공우주, 안전 분야에서 절감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NDX Pro는 NFLOW가 접목된 디지털 트윈 데이터 플랫폼으로, 공장, 병원 등의 건물에너지관리(BEMS), 공조관리(HVAC)에 적용되거나 교통, 국방산업 등에 이용된다. 이 연구원은 “AI 및 머신러닝(ML)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이 더 정교하게 발전하고 있어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며 “실제로 동사는 스위스의 이미지 기반 3D 모델링 기업 ‘픽스포디(PIX4D)’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올해 1분기 기준 약 100억원의 수주도 보유해 큰 잠재력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7-10 10:40:45[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플랫폼 '옴니버스'를 도입해 디지털 트윈 구현에 속도를 붙이면서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윤석진 삼성전자 상무는 오는 18일부터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컨퍼런스 'GTC2024'에 참가해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기반의 디지털 트윈 팹'이라는 주제로 연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윤 상무는 수년 내 시험 라인에 해당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생산 난이도와 수율 문제가 핵심인 차세대 반도체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미래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팩토리 중 최고인 레벨5에 도달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공장 디지털 트윈 플랫폼 기술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불량품 예방과 AI 공정 분석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애초 삼성전자와 TSMC의 수율 문제는 삼성 전자의 큰 고민거리였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9%, 삼성전자 11%인데 올해 두 기업간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TSMC의 3나노 공정 수율은 삼성전자를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고민하는 경쟁사 대비 낮은 수율 등의 공정 문제는 디지털 트윈 기술 적용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디지털트윈을 위해 선택한 파트너가 엔비디아와 지멘스다. 삼성전자는 우선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도입했다. 엔비디아 옴니버스는 제조, 조립시설 설계, 협업, 계획, 운영 등을 지원하는 유니버설 씬 디스크립션(Universal Scene Description, OpenUSD)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지멘스의 경우 수 십년동안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상대하며 공장 자동화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을 삼성전자에 제공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멘스의 국내 최대 고객이다. 추가적으로 엔비디아는 MS와 델과 협업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완성했다. 업계에서 현재 가장 주목하는 관련주는 '이삭엔지니어링'이다. 실제 이삭엔지니어링은 위 모든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이삭엔지니어링의 반도체분야 자동화솔루션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의 메인 유틸리티 제어시스템 분야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있을 만큼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사실이 부각된다. 현재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공조 제어, 현대제철의 연주공정 제어 등의 솔루션 등에 공급 중이다. 여기에 이삭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의 디지털트윈을 담당하는 독일 지멘스와는 공장자동화 필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내시장에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동 영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핵심 협력사인 DELL의 엣지서버에 Cumulocity를 공급 중이며 이삭엔지니어링의 Bigdata 및 AI제품을 결합해 Enterprise급 시장에 대해 공동 영업 파트너 관계를 유지 중이다. 최근 상장한 디지털 트윈 업체 '이에이트'도 삼성과의 접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트북과 가전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이에이트의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다만 유의미한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 좀 더 관망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노룰스가 삼성전자와 글로벌 생산관리프로그램(MES) 구축 계약을 한 바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3-05 08:52:06[파이낸셜뉴스] 전일 시간 외 거래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이에이트가 주목 받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에이트는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트윈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실제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시뮬레이션 기술이 탑재된 레벨3의 디지털 트윈을 독자 기술로 구현했다. 이에이트는 10년 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의 격자방식 시뮬레이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입자방식 시뮬레이션' NFLOW(SPH,LBM)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엔플로우는 멀티-GPU 로드밸런싱(Load Balancing) 기술을 통해 기존 CPU 대비 수백 배 빠른 해석 속도를 보이며,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에 최적화된 전용 UI/UX 인터페이스도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NDX 프로’는 대용량 3D 모델의 빠른 운용과 맞춤형 환경 구성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처리하고, AI, IoT, AR/VR, 클라우드 등의 요소 기술을 통합해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예측 및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한편 디지털 트윈의 핵심은 현실과 디지털의 완전한 동기화인데, 이에이트는 현실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로 시뮬레이션 결과를 추출하고, 이를 토대로 AI 모델을 구축해 시뮬레이션의 실시간성(real-time sync)을 확보했다. 이에이트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NDX PRO에는 대용량 데이터의 안정적인 수집·제공이 가능하도록 하는 최신 딥러닝 AI 기술, LSTM(장단기 기억모델)이 제품 코어에 적용돼 있다. LSTM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최적화하고, 안정적인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플랫폼을 구현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당사는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 AI 기술을 적용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과 사업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며 "AI·디지털 트윈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회도 증가하고 있어,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2-28 08:50:09[파이낸셜뉴스] 이에이트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국내 대표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진현 이에이트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3차원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이에이트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이에이트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시뮬레이션 기술이 탑재된 레벨 3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했다.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 앤플로우(NFLOW)는 기존 전산유체역학의 격자 방식 시뮬레이션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이에이트는 국가 시범도시사업인 세종 5-1,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의 디지털 트윈 구축과 국토부의 레벨 4 자율주행 차량 시뮬레이션 사업에 메인 디지털 트윈 플랫폼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국기술신용평가와 한국발명진흥회로부터 기술성 평가에서 각 A/A 등급을 획득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에서는 다쏘(Dassault Systems), 안시스(Ansys), 지멘스(Siemens) 등 소수의 시뮬레이션 회사가 최정점에 위치해 있지만, 입자 방식 유체 해석에는 이에이트가 가장 앞서있다"며 "국내에서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화할 수 있는 기업은 이에이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기관과 시뮬레이션 및 디지털 트윈 기술 협력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에이트는 올해 흑자 전환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매출 36억원, 당기순손실 5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올해 흑자 전환하고 2025년에 매출 306억원에 당기순이익 132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부풀리기' 지적에 김 대표는 "수주한 세종과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 매출이 인식되고 다른 기업들과 각종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실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이트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13만주,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4500~1만85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164억원에서 209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 자금은 시뮬레이션 및 디지털 트윈 기술 고도화와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이트는 이날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오는 13~1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고, 23일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대표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2-02 14:22:06[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인공태양'인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을 운전하는 방식이 세계 과학기술계에서 인정 받았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KSTAR 연구본부가 지난해 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발전의 핵심 조건인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한바 있다. 이때 적용한 독창적 운전방식이 세계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8일(한국시간) 발표됐다. 고속이온의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번 성과는 향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및 핵융합 실증로 운전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KSTAR의 초고온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성과를 분석해 새로운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방식을 발견했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만들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고온·고밀도 상태의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장시간 안정적으로 가두는 기술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플라즈마 운전 방법은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모드라 불리는 'H-모드'다. 이는 상용로 운전을 위한 기본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세대 운전 방법 개발의 기준 지표가 되고 있다. 하지만, H-모드에서는 플라즈마 가장자리에 형성되는 장벽을 활용하는데, 가장자리의 압력이 임계치를 넘어가 풍선처럼 터지는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이 발생한다. 이 현상은 핵융합로 내벽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핵융합 연구자들은 ELM을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한편, 더욱 안정적인 플라즈마 운전 모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KSTAR의 운전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현선 박사는 "플라즈마를 가열할때 발생한 높은 에너지의 입자들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시켜 플라즈마 온도를 급격히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새로운 운전모드인 '빠른 이온 조절 기능 향상(FIRE) 모드'로 명명했다. 이는 기존 H-모드 대비 플라즈마 성능을 개선했다. 이와 동시에 H-모드의 단점인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이 발생하지 않고, 운전 제어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즉 미래 핵융합 상용로의 플라즈마 운전 기술 확보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연 셈이다. 서울대 나용수 교수는 "FIRE 모드는 예측한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던 실패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다가 새롭게 얻어진 창의적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한국의 핵융합 연구가 기존과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9-07 23:50:2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 가지 않고도 현지 포도밭을 폭파시키고, 바다에 배 한척도 띄우지 않고도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구현했다. 드라마 ‘빈센조’와 영화 ‘한산:용의 출현’에 적용한 시각특수효과(VFX) 덕분이다. '한산'의 VFX를 책임진 M83은 앞서 넷플릭스에 공개된 국내 첫 SF영화 '승리호'도 작업했다. 개봉 15일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여름 대전 승기를 잡은 ‘한산’은 1000만 영화 '명량’(2014)과 개봉 예정인 ‘노량’과 함께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이다. '명량'과 마찬가지로 후반부 압도적 전투신으로 관객들에게 승리의 쾌감을 안기고 있다. 실제 모터 달린 배를 만들어 물 위에서 촬영했던 '명량'과 달리 '한산'에서는 건조한 배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 올려 놓고 촬영했다. 두 영화 사이 8년의 시간이 있었고 그 사이 우리나라의 VFX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덕분이다. '한산'은 촬영에 앞서 실시간으로 3D 배경과 배우들의 연기를 촬영하는 '버추얼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한 사전 시각화 작업(Pre-Visualization)을 통해 주요 장면들을 미리 제작해서 현장을 지휘하는 방식으로 해상 전투신을 완성했다. '한산'의 VFX 슈퍼바이저 정성진 씨는 덱스터 스튜디오 디지털본부 VFX총괄감독 출신으로 지난해 정철민 슈퍼바이저와 함께 영화 '승리호'로 청룡영화상 기술상,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예술상 등을 받았다. 다음은 M83의 정성진 이사와 M83의 자회사 SPMC 정철민 이사와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 해상전투신을 100% CG로 하는 것이 M83 입장에선 모험이자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 M83은 한국의 VFX 역사와 함께해온 다수의 1세대 슈퍼바이저들의 노하우를 갖고 회사를 창립했고 그때부터 현재까지 VFX 기술 연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성장해 왔습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한산: 용의 출현'이라는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도 많은 노하우를 축척하며 더욱 성장할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산: 용의 출현'은 전작 ‘명량’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해전 장면이 연출될 수 있도록 100% VFX 작업으로 진행됐고 크게 두 부분에 중점을 뒀습니다. ■ 해상 전투신 구현에 있어 중점을 뒀던 두 부분은 무엇인가요? 구현에 있어 어려웠던 점은? 먼저 촬영 현장에서는 완성도 높은 VFX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프리 비주얼(pre-visualization)이라는 사전 시각화 작업부터 탄탄하게 진행했습니다. 사전에 3D 애니메이션으로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미리 제작하여, 그린 스크린으로 둘러쌓인 공간에서도 현장의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장면을 구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들이 실제로는 실내에 있지만, 바다 위에서 촬영하는 것처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도록 물 폭탄과 강한 바람 등의 여러 특수 효과와 세트 움직임 등으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물 구현이 특히 고난도 작업이라고 들었습니다. 많은 장면에서 바다를 구현해야 했기에 물을 표현하는 부분도 매우 심도 있게 작업했습니다. 물은 입자, 표면, 밀도, 풍향 등 여러 구성 요소들을 슈퍼컴퓨팅의 연산 작업을 통해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VFX 기술 중 가장 높은 난이도를 필요로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할리우드에 위치한 메이저 VFX사 일부만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여, 이번 영화로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전투 장면을 구현하는데 얼마나 많은 인력이 투입됐나요? 물과 바다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한 전투 장면에 VFX 아티스트와 정보기술(IT) 엔지니어 등 약 1,000여 명의 기술과 노하우가 투입됐습니다. '예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아티스트는 물론이고 고도의 기술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자들이 함께 모여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 거북선의 위용과 박력이 대단했는데요. 거북선 디자인과 CG 연출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거북선의 실제 모습을 참고할 수 있는 사료(史料)가 많지 않지만,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하되 많은 상상력을 동원하고 디테일들을 살려 관객들의 시각적 쾌감을 만족시켜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북선의 얼굴은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담아야 함과 동시에 왜적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해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이순신 장군의 결기와 같은 단단하고 강직한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VFX 기술력을 더해 판옥선이나 세키부네(일본의 전투함)보다 훨씬 강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웅장함을 가지고 스펙터클한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학익진 VFX 구현도 숙제였을 것 같은데요. 해상 전투 장면 제작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현재로써는 경험할 수 없는 역사적인 한 장면을 실제로 촬영한 것처럼 스크린에 담아내는 것과 관객들이 그 장면을 보고 공감하며 환호할 수 있도록 스펙터클한 연출을 해내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연구였습니다. 대한민국 바다의 특성, 조선시대 해전에 관련한 역사적 자료 그리고 학익진의 전개 방식을 포함한 이순신 장군님의 전략 등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수집하여 참고했고, 전투 전개도 구상을 시작으로 흐름에 맞는 앵글을 기획하고 근사한 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 조선 배가 56척, 왜선 73척이 바다 위에서 싸웠는데, 이 56척을 드넓은 바다에 펼치는데 있어 무엇이 어려웠나요? 초기에는 배들의 방향과 배우들의 시선 방향이 통일되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또한 포를 쏘고 있는 사람은 어디를 향해 쏘고 있는지, 공격당하는 사람은 누구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채 혼란스러운 작업이 이어졌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작업된 분량은 모두 폐기했습니다. 이후, 학익진의 첫 구상부터 단계별 전개방식에 대해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앞서 문제가 되었던 방향적인 부분 또한 디테일하게 설정하는 과정을 다시 거쳤습니다. 몇 번의 작업 끝에 상상속의 학익진 전법은 스크린에서 재탄생하게 됐고 관객들과 그 감동을 나눌 수 있게 된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 드라마 ‘빈센조’ 영화 ‘승리호’ 그리고 ‘한산’까지 히트작의 VFX를 작업했는데요. 주요 필모그래피의 성과를 자체 평가한다면? '빈센조'의 경우, 작품을 보신 분들께서 ‘이탈리아 로케이션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해당 장면들은 해외 촬영 없이 모두 시각효과로 구성했고 우리가 구현한 VFX가 실제 현지 모습과 유사하여 연출이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산: 용의 출현’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M83에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VFX로 구현하기 까다로운 ‘물’, 그리고 ‘바다’부터 대규모 ‘해전’까지, 실감 나게 구현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다 보니 워터 시뮬레이션 분야에 더욱 특화하여 많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 K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의 VFX기술이 예산 대비 훌륭하지만, 아직은 할리우드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있는데요. 세계 눈높이에 이르기 위해선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보나요? 작년에 개봉한 영화 ‘승리호’는 국내에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최초의 SF 블록버스터였습니다. 이번 ‘한산: 용의 출현’ 또한 바다에서 촬영하지 않은 최초의 해전 영화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고요. 한국의 VFX 산업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며, 글로벌 기술력과 충분히 견줄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발전의 배경에는 VFX가 더욱 빛날 수 있는 콘텐츠와 기획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진 다양한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 VFX 작업을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VFX로 완성되기까지는 시간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M83도 최종적으로는 VFX 기술을 바탕으로 컨텐츠 기획력까지 갖춘 스튜디오로 성장할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포인트는 작품의 스토리와 기획력, 그리고 그것을 잘 구현해내는 VFX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나는가에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8-12 08:42:01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하늘아래 인공태양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성공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한국의 인공태양 'KSTAR'를 이용해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세계기록을 연이어 경신한 바 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핵융합 플라즈마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불안정 현상 중 하나인 '토로이달 알펜 모드(TAE 불안정 현상)'를 해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국산 핵융합 시뮬레이션 코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TAE 불안정 현상이란 핵융합 플라즈마의 고속이온과 플라즈마가 자기장에 의해 만드는 일정한 파형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정 현상이다. 이 현상은 플라즈마 내부의 고속이온을 이탈시켜 가둠을 방해하는 특징이 있다. 플라즈마 입자 중 일반 이온보다 수 배 높은 운동에너지를 갖는 고속이온은 핵융합에 필요한 플라즈마의 온도와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에 고속이온을 안정적으로 가두는 것은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이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조영우 박사는 고속이온의 움직임에 따른 TAE 불안정 현상의 변화를 계산하고, 이를 예측할 수 있는 '고속이온 시뮬레이션 코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융합 시뮬레이션 코드 'gKPSP'를 활용했다. gKPSP 코드는 핵융합 플라즈마 수송 현상을 분석하는 데 주로 사용됐으나, 이번 연구로 고속이온 시뮬레이션 코드가 더해지며 TAE 불안정 현상과 같은 전자기 현상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기능이 확장됐다. 이번에 개발된 고속이온 시뮬레이션 코드는 해외 개발 코드와 교차 검증을 통해 우수한 계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측은 "이번에 개발한 코드가 향후 핵융합 반응 및 각종 가열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되는 고속이온의 가둠 성능 분석에 활용될 것"이라며 "고속이온의 가둠 성능 최적화를 통한 플라즈마 성능 향상 기술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7-07 18:04:38[파이낸셜뉴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하늘아래 인공태양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성공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한국의 인공태양 'KSTAR'를 이용해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세계기록을 연이어 경신한 바 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핵융합 플라즈마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불안정 현상 중 하나인 '토로이달 알펜 모드(TAE 불안정 현상)'를 해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국산 핵융합 시뮬레이션 코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TAE 불안정 현상이란 핵융합 플라즈마의 고속이온과 플라즈마가 자기장에 의해 만드는 일정한 파형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정 현상이다. 이 현상은 플라즈마 내부의 고속이온을 이탈시켜 가둠을 방해하는 특징이 있다. 플라즈마 입자 중 일반 이온보다 수 배 높은 운동에너지를 갖는 고속이온은 핵융합에 필요한 플라즈마의 온도와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에 고속이온을 안정적으로 가두는 것은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이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조영우 박사는 고속이온의 움직임에 따른 TAE 불안정 현상의 변화를 계산하고, 이를 예측할 수 있는 '고속이온 시뮬레이션 코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융합 시뮬레이션 코드 'gKPSP'를 활용했다. gKPSP 코드는 핵융합 플라즈마 수송 현상을 분석하는 데 주로 사용됐으나, 이번 연구로 고속이온 시뮬레이션 코드가 더해지며 TAE 불안정 현상과 같은 전자기 현상의 분석이 가능하도록 기능이 확장됐다. 이번에 개발된 고속이온 시뮬레이션 코드는 해외 개발 코드와 교차 검증을 통해 우수한 계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측은 "이번에 개발한 코드가 향후 핵융합 반응 및 각종 가열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되는 고속이온의 가둠 성능 분석에 활용될 것"이라며 "고속이온의 가둠 성능 최적화를 통한 플라즈마 성능 향상 기술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7-07 14:51:08[파이낸셜뉴스] 약물전달 (Drug Delivery)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벤처 서지넥스는 4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케이넷투자파트너스와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서지넥스에서 개발한 약물전달을 위한 3세대 엑소좀 플랫폼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봐서다. 서지넥스는 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외과중앙연구소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세준 교수가 2020년 9월에 설립했다. 엑소좀, 리포좀, 지질나노입자 등의 나노입자를 이용해 체내에서 고효율과 낮은 부작용을 지닌 약물전달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서지넥스는 고성능컴퓨터를 통해 가상으로 약물전달체와 세포간의 3차원 구조의 결합을 구현한 플랫폼(오디세우스 플랫폼이라고 명명)을 통해 표적율 높은 약물전달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플랫폼의 고도화, 나노기반 약물전달물질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준비, 및 약물뿐 만 아니라 유전체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 매진할 것이며, 컴퓨터 가상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화된 구조를 미리 디자인한 뒤 나노입자를 제작하기 때문에 개발에 필요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의 기술개발은 전세계에서도 많이 보고되지 않은 앞선 기술로서 이는 향후 바이오업체에 4차산업혁명과 같이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세준 대표는 2020년 가톨릭의대 최우수연구자에 선정된 바 있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에서 주최하고 염수정 추기경이 시상한 '제 10회 생명의 신비상'외 다수의 학술상을 수상키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1-11-11 09:2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