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FN뉴스개별자유여행시장이 활기를 띈 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나투어의 자유여행 브랜드 ‘하나프리’의 실적만 봐도, 2012년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띄더니 현재는 전년대비 100%의 인원성장을 보이며 지속적인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호텔, 항공, 현지투어, 해외패스 등의 개별자유여행 단품 속성의 가파른 성장은, ‘개별자유여행시장의 활성화’가 더 이상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을 입증한다. 하나투어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최근 렌터카 통합예약 시스템을 구축하여 오픈 하여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고객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알라모, 허츠, 유로카 등의 글로벌 렌터카를 개별적인 페이지로의 이동 없이 하나투어닷컴을 통해 편리하고 저렴하게 직접 예약이 가능하다. 여행사전에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개별자유여행 특성 상 자칫 귀찮게 여겨질 수 있는 렌터카 예약을 실시간 최저가 조회를 통해 쉽고 빠르게, 취소료 부담 없이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하나프리사업부 FIT상품총괄팀 류양길 부장은 “단거리 지역 중심으로 성장하던 개별자유여행시장이 이젠 장거리 지역까지 확대됐다”며 “예전엔 배낭여행객 위주로만 큰 인기를 끌던 유럽이나 미주 등의 장거리 지역 여행이, 이젠 렌터카를 이용해 개별적으로 편하게 여행하고자 하는 가족이나 커플단위 여행객들에게도 높은 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투어는 이번 시스템 신규 오픈을 기념하여 허츠 렌터카를 예약한 고객 대상으로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약 1건당 하나투어 마일리지 10%를 적립해주며, 기다리는 시간 없이 영업소 도착 즉시 신속한 차량 픽업이 가능한 서비스인 ‘허츠 골드 플러스 리워드 프로그램’에 무료 가입의 기회를 제공한다.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5-04-29 16:10:55전영근 '여행-체코 가는 길'(6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청화랑) 지붕 위에 한 보따리 짐을 실은 자동차가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간다. 지난 2008년부터 여행을 테마로 한 작업을 줄곧 펼쳐온 전영근 작가(42)의 신작 '여행-체코 가는 길'이다. 전영근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짐 실은 작은 자동차는 산으로, 계곡으로, 바다로 장소를 옮겨가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그가 이번에 작은 자동차를 끌고 찾아간 곳은 유럽.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청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독일, 스위스, 체코 등 유럽의 마을을 달리는 자동차 여러 대가 등장한다. 그의 작고 낡은 자동차 지붕에는 여전히 긴 낚싯대와 둘둘 만 담요, 원색의 튜브, 여행가방 등속이 얹혀져 있다. 자동차를 의인화한 그의 여행 그림을 보고 있으면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소박하다 못해 하찮아 보이는 짐들을 머리에 짊어진 낡은 자동차의 앙증맞은 모습이 전하는 여유와 작은 행복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전영근의 그림은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하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부장
2013-05-20 16:32:2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는 미국이 상품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미국이 엄청난 흑자를 내는 서비스 교역은 일부러 빼먹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이 외국에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상품을 사는 것은 맞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미 빅테크들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부터 금융 자문 등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서비스 시장은 미 기업들이 대부분 장악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서비스 수출은 자신의 관세율 계산에서 일부러 뺐다. 그러나 이들 역시 트럼프가 시작한 무역전쟁에 끌려들어가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의 서비스 수출에는 의도적으로 눈을 가리고 있지만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나라들은 미 서비스 수출에 주목하고 있다. 서비스 수출에 관세를 물리는 것은 어렵지만 미 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을 물리는 것은 가능하다. 또 벌금을 물릴 수도 있고, 아예 자국 내 활동을 금지시킬 수도 있다. 유럽연합(EU)이 이 분야에서는 전문가다. EU는 트럼프의 대대적인 관세 위협에 대항해 미 빅테크를 응징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왔다. 지나해 발효된 디지털시장법(DMA)이 미 빅테크 견제에 활용되는 칼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외국 소비자들의 반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외국 소비자들이 미 은행, 자산운용사, 기타 서비스 업체 수요를 줄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WSJ은 지난 수십년 미국과 전 세계 사이에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자동차, 전화기, 의류, 식품을 미국에 보내는 대신 이들은 미국 채권, 소프트웨어, 경영 컨설팅 등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국내 공장 문을 닫고 외국에서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하면서 미 상품부문 무역적자는 지난해 1조21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에 미 서비스업 무역 흑자는 2000년 770억달러이던 것이 지난해 2950억달러로 폭증했다. 20세기 중반만 해도 미국은 제조업 공룡으로 상품 교역에서 흑자를, 서비스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은 부유해지면서 점차 서비스 산업이 지배하는 경제 구조로 전환됐다. 포드자동차나 제너럴모터스(GM) 같은 업체들은 더 이상 미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JP모건체이스 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영향력을 갖게 됐다. 이들 소프트웨어, 금융 제품이 미 주력 수출품으로 올라섰다. 일부 서비스 업체들은 총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 시장을 압도하기도 한다. 외교관계위원회(CFR)의 브래드 세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세금도 서비스 수출 확대를 자극한다. 많은 미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외국에서 매출을 신고하고, 미 본사에는 수수료만 낸다. 이 수수료는 지적재산권 또는 자산운용 수수료로 계상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비스 수출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이 흐름에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U는 미 관세에 맞서 미 빅테크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럽은 많은 카드를 들고 있다”면서 “무역부터 기술, EU 시장 규모에 이르기까지 활용할 카드가 많다”고 말했다. 외국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미 서비스업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미 호텔과 미 항공사 탑승권을 예약하는 것도 미 수출에 포함된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반이민 추방 정책 속에 각국 내에서는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고,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미 여행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 중국은 9일 미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미 상품 수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외국 소비자들이 미 브랜드에 대한 반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웨인스틴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반감을 만들어내면 물건을 팔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4-11 02:53:30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2025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산업관광은 특수목적관광의 대표적인 분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2025년 산업관광 시장 규모는 33억8000만달러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또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33.1%의 고속 성장이 전망되면서 외래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관광 상품 발굴이 새로운 관광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세계적인 K-컬처 확산과 세계 10대 수출국으로서 지닌 산업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외래객을 유치하고, 한국 상품의 세계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형 '신산업관광'의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학계, 업계,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산업관광의 최신 사례와 업계 흐름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새롭게 '신산업관광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자동차, 정보기술, 철강, 푸드, 뷰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신산업관광' 상품을 발굴할 계획이다. 기존 산업관광이 내국인의 공장 견학과 수학여행 등을 연결하는 형태였다면 '신산업관광'은 그 대상을 외래관광객까지 확대한다. 이번에 논의하는 내용은 올해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신산업관광객 유치와 방한 관광상품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또 '신산업관광' 상품은 관광공사 해외지사와 영향력이 큰 온라인 여행사(OTA)를 활용해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김근호 문체부 관광산업정책관은 "이번 토론회가 '신산업관광'을 한국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육성해나가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며 "상승효과를 통해 K-관광과 K-관광의 세계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5-04-04 05:57:46<55>프랑스 니스·모나코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아침 일찍 일어나 까브리를 타고 차로 15분 거리의 골프 주엉(Golfe-Juan)으로 갔다. 어제 저녁 베르나르씨가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신 세인트 마거릿 섬을 가려면 그곳에서 배를 타야한다. 그런데 항구에 가보니 생각보다 넓고 안내가 불친절하게 되어있었다. 베르나르씨가 알려준 배시간은 다가오는데 당췌 어디서 어떻게 표를 사고 어떤 배를 타야할지 알수가 없어 한참을 헤멨다. 그렇게 초조해하다가 결국 배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어제 베르나르씨가 골프주엉에서 조금 더 남서쪽으로 가면 있는 칸(Cannes)- 맞다. 영화제가 열리는 바로 그 도시 "칸"이다. 이곳에 가면 세인트 마거릿 섬에 가는 배가 더 많이 자주 있다고 했던 얘기를 떠올리고는 구경도 할 겸 칸으로 가보기로 했다. 15분 가량을 달려 바로 칸에 도착했다. 항구쪽으로 가니 이런, 인파가 어마어마하다. 올해 칸 영화제는 5월 16일부터 개최된다고 하는데 이 날은 5월 7일, 영화제 직전이다. 거리에는 화려한 플랭카드며 영화제 준비가 한창인것 같았다. 길마다 사람들이 넘쳐나고 주차할 곳 찾을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라 차창너머로 지나가며 보는 풍경에 만족해야했다. 우리는 어차피 늦은거 오늘 꼭 그 섬에 가야하는 것이 아니니 내일 다시 베르나르씨께 자세히 물어보고 가기로 하고 계획을 바꿔 오늘은 모나코와 니스에 가기로 했다. 안티베에서 골프 주엉까지 10분, 다시 칸까지 15분, 칸에서 니스까지는 40분 거리밖에 안돼서 마음대로 일정을 바꾸어도 아무런 부담이 없다. 계획대로 안돼도 속상해하지 않고 유연하게 상황에 맞추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 이런 것이 자유여행의 강점이지 싶었다. 사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다녀서 아직도 다리가 아프고 피곤이 덜 풀려서 차타고 다니는 편이 더 좋기도 했다. 기분 좋은 드라이브 후, 니스에 도착했다. 시내를 돌아보니 주차할 곳이 마땅치가 않다. 게다가 해변쪽 주차장입구에는 낮은 구조물들이 설치되어있어 까브리는 들어갈 수 없었다. 아마도 캠핑카의 접근을 막기위함이 아닐까 짐작되었다. 프랑스에는 작은 차들이 많아서인지 큰 차는 들어갈 수 없는 작은 입구의 주차장이나 길이 종종 우리를 괴롭혀왔는데 이곳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탄이 누군가! 주차의 운을 타고난 주차의 달인 중 달인이다.(시로가 인정함) 아무리 빡빡한 곳이라도 어떻게든 잘 주차할 곳을 찾아내어 차를 세우는 운과 재주를 가지고 있는 탄은 이번에도 약간 외곽쪽이긴 했으나 주차할 곳을 찾아내고 까브리를 잘 세워둘 수 있었다. 우리가 가고싶은 해변의 전망대는 차로 20분 거리여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로 했다. 구글 검색으로 가까운 정류장을 찾아가서 트램 티켓 판매기를 발견했다. 다행히 영어로 화면선택이 가능해서 승차권 구매성공. 카드 모양의 승차권 2장을 사고나니 대단한 챌린지를 해낸 듯 뿌듯하다. 곧이어 우리가 탈 1번 트램이 도착하는 것을 보고 재빨리 탔다. 다른 승객들이 안쪽에 작은 기계에 카드를 대는 것을 보고 우리도 따라 해봤으나 반응이 없어 위쪽에 카드를 넣는 곳에 넣어보니 그제서야 "삑~"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 등이 켜진다. GPS로 내릴 역이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하고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소에서 잘 하차할 수 있었다. 해변 가까이는 차 없는 도로라서 한가로이 걸어다니기 좋다. 야외 테이블에 사람들이 차와 와인을 마시고 있는 풍경을 보니 과연 프랑스 니스에 왔구나 실감이 난다. 관광객들도 많이 보인다. 뭔가 한가롭고 여유로운 분위기이다. 드디어 바닷가에 왔다. 니스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다니 뭔가 설렌다. 해변을 따라 넓직한 도로가 있었고 해안은 모래사장이 아닌 자갈들이 가득 깔려있었다. 베르나르씨가 안티베 곶을 기점으로 동쪽은 자갈, 서쪽은 모래사장이라고 알려주셨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많이 붐비지도 않으면서도 적당한 사람들이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아침에 나올때만해도 흐린 날이었는데 니스에서 이렇게 맑고 쨍한 태양아래 푸른 지중해를 보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해변길에는 군데군데 예술품들도 전시되어있고 바다를 향해 의자들을 비치해두어서 앉아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을 보니 누가 그랬는지 참 잘했다 싶다. 비둘기들이 전선에 쪼로록 앉아있는 것처럼 바다를 향해 줄지어 앉아있는 사람들.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해도 좋은것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 니스가 왜 세계적인 휴양지인지 알듯했다. 야자수 가로수길을 따라 전망대로 걸어갔다. 해변 끝 전망대를 올라간다.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라오니 푸른 지중해와 니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냥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멋지다. 높은 빌딩이 없어 도시가 참 예뻐보인다. 드론이 금지되어 아쉽게 드론샷은 찍을 수 없었지만 카메라에 그리고 우리 눈에 가득 담았다. 점심은 오랜만에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해변에서 자갈 위에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Le Galet(돌)이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비쌀것이 각오되었지만 니스까지 와서 좀 근사한 곳에서 바다를 즐기며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싶었다.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첫 레스토랑. 운 좋게 바다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 앞쪽으로는 썬베드를 두어 비키니만 입고 누워있는 사람들이 태닝을 하고 있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하얀 파라솔들이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바다에 왔으니 역시 해산물이지. 해산물 튀김과 해산물이 잔뜩 들어간 파스타를 주문했다. 커다란 접시 가득 음식이 나왔다. 우와 이렇게 양이 많을 줄이야. 너무 맛있어보이는 해산물 튀김과 홍합, 조개 등이 가득 들어간 파스타. 둘이 먹기 버거운 양이었지만 배고픈 우리는 맛있게 실컷 잘먹었다. 간만에 먹는 오징어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식사후 우리도 썬배드에 한번 누워볼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이용료가 개당 3만원정도. 안녕히 계세요. 관광지라서 볼거리, 먹거리가 참 많았다. 걷다가 아이스크림 가게를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친절한 프랑스 청년들이 아이스크림을 콘에 가득 떠주었다. 와플콘에 레몬샤벳과 초코 아이스크림 냠냠. 유럽에 오면 라임이나 레몬 아이스크림을 먹어야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지중해는 시트러스 과일이 좋은 곳이라 그렇다. 역시나 아이스크림도 무지 맛있었다. 길거리에서 들고다니며 먹는 것은 무엇이든 맛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니스 구경을 마치고 다시 트램을 타고 까브리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모나코에 가기로 했다. 니스에서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따라 30분만 달리면 모나코가 나온다! 그레이스 켈리가 왕비로 시집온 나라. 흘러간 옛 팝송에 나오는 "모나코". 카지노와 영화 등 여러가지가 떠오르는 특별한 이 작은 나라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국경이고 뭐고 없이 그냥 도로를 따라 오다보니 모나코로 넘어와져 있었다. 해안을 따라 비탈진 지형에 빼곡히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고 좁은 골목들을 따라 이리저리 다니다보니 유명한 모나코 서킷이 나왔다. 탄은 모나코를 F1 서킷장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자동차 경주를 좋아해서 TV에서 많이 본 그 길을 까브리로 달리는 것이 마냥 좋은 모양이다. 평소에는 일반도로로 사용되다가 경기가 있을 때만 서킷으로 사용되며 모나코의 자랑이자 국가차원의 비지니스라고 한다. 서킷의 길이는 3.34km로 다른 F1서킷에 비해 짧고 자동차경기를 개최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특별한 서킷이라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때는 모나코 F1경기 3주 전이어서 경기준비중인지 난간과 설치시설들을 볼 수 있었다. F1 경주 출발선을 차로 지날때 탄이 설레어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신이났다. 집에 돌아가 베르나르씨에게 우리의 오늘 여행이야기를 하니 무척 흥미로워했고 세인트 마거릿 섬에 못 갔다는 이야기에는 매우 안타까워했다. 내일 가면 되지 않겠냐고 하자 월요일에는 배가 안뜬다고 하는 것이다. 저런, 예상치못한 변수가 있었구나. 실망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던 베르나르씨는 무엇이 생각난듯 "아, 내일이 그냥 월요일이 아니라 특별한 국경일(5월 8일 승전기념일)이니까 배가 다닐지도 모른다"고 하시며 전화를 걸어 확인해주셨다. 천만 다행으로 배가 운행한다고 한다. 너무 감사했다. 그런데 게다가 내일 골프 주엉까지 함께 가주신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된다고, 그냥 자세히 좀 알려달라고 했지만 끝내 우리의 사양을 받지 않으셨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ujDNwuYg8V0?si=jRXx6o9obfdpom6->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20 17:28:35【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인공지능(AI)분야 원조 명가 구글이 AI 기술 선두주자로 다시 한번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주도권을 쥐고 있다. 구글은 헬스케어를 비롯해 기후 변화 대응, 양자 컴퓨팅 등에서 혁신 성과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는데 동시에 AI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책임 있는 AI 개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구글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서 구글 리서치를 이끌고 있는 수장 요시 마티아스(사진)를 만나 구글의 AI 전략과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AI 연구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글의 인공지능(AI)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구글은 AI 분야의 최전선에 서있다. 구글은 인프라부터 최첨단 AI 모델, 개발자와 기업이 AI를 더욱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AI 스택(AI stack)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이다. 구글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맞춤법 수정, 광고 품질 개선, 검색어 제안 및 추천 기능 제공 등 제품에 머신러닝을 적용한 최초의 기업 중 하나다. 구글은 2016년 'AI 퍼스트(AI First)' 전략으로 전환했다. AI 퍼스트 전략은 정보를 체계화하고 모두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의 사명을 달성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2016년은 한국에서 알파고가 세계적인 바둑 챔피언 이세돌과 대국을 펼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 잘 알려져 있다. 구글은 AI를 활용해 지메일에서 스팸 이메일을 줄이거나 유튜브에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동영상 추천을 해주는 구글 제품을 더욱 유용하게 만드는 데 적용해 왔다. 구글은 차세대 AI 혁신과 AI와 관련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가들이 AI 규제를 검토 중이다. 구글은 이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우리는 새로운 기술이 항상 유익한 결과만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뛰어난 기술을 개발한 후 단순히 이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최신의 첨단 기술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신중한 관리는 물론, 파트너십,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 중심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구글은 학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연구자들과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새로운 기술이 많은 사람들의 삶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의 노력은 글로벌 연구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도구와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AI는 사회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구글은 AI를 통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가. ▲'그린라이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시스템에 AI를 더해서 윈윈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사례다. 우리는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정부에 기존 신호등 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는 AI 기반의 스마트 기능을 제공했다.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는 현재 4개 대륙 15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우리는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반 신호 최적화 기능을 제공, 매달 5500만건 이상의 자동차 운행을 처리하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는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로 교통 정체를 30% 줄였고 차량 배출량도 10%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엔지니어는 고가의 센서나 번거로운 수동 집계 대신 몇 분 안에 실행 가능한 권장 사항을 전달받는다. 전체 도로에서 교차로는 규모나 면적은 작지만 교차로에서의 배출량은 일반 도로에서보다 29배 높기 때문에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한 기후 행동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이는 기술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구글은 AI를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상당 한 발전을 이뤘다고 들었다. ▲헬스케어 분야는 연구와 AI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나는 특히 이 분야를 기대하고 있다. 구글의 혁신적인 AI는 모두에게 더욱 높은 접근성과 효과적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병진단이나 발생을 예측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몇 의료 기관에서는 이미 구글의 AI 모델을 활용해 암이나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같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최신 멀티모달 및 대화형 AI '제미나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의 길을 열어줄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있다. '메드제미나이'(Med-Gemini)는 의료 평가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여준다. 또 다른 시스템인 의료 진단 챗봇 에이미(AMIE)는 대화형 진단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 또 구글 렌즈와 유튜브를 통해 대중에게 고품질의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를 위한 '메드LM'(MedLM)과 헬스케어 검색은 의학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줘 환자 관리의 효율성 높이고 있다. 또 의료 사실성연구로 AI가 생성한 헬스케어 콘텐츠의 신뢰를 보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 리서치라는 조직을 통해 무엇을 하나. 구글 리서치가 다른 기업의 연구 조직과 차별화되는 점은. ▲나는 지금이 연구의 황금기라고 확신한다. 연구를 통해 빠르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시대는 지금까지 없었다. 뛰어난 인재와 방대한 컴퓨팅 능력과 데이터가 결합돼 연구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복잡한 과제를 고려하면 긴박감을 느끼지만 지금까지 이뤄온 발전을 바탕으로 근거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구글 리서치 (Google Research)는, 우리는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준다. 수십 년간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왔다. 구글 리서치는 구글의 정체성을 만들어 낸다. 또 컴퓨터 과학 내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 혁신의 경계를 넓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발전은 일상적인 작업을 단순화하는 것부터 야심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헬스케어와 기후 변화와 같은 중요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 함께 한다. 구글은 핵심 검색 알고리즘인 '페이지랭크'(PageRank)와 웹 검색 혁명을 일으킨 '대규모 하이퍼텍스트 웹 검색 엔진의 해부학' (The anatomy of a large-scale hypertextual Web search engine)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 리서치의 연구 철학은 크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호기심은 오늘도 구글 리서치를 이끄는 힘이다. 구글 리서치는 과학 분야의 파트너들과 전 세계 커뮤니티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구글 리서치는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탐색하고, 수십억 명의 건강을 개선할 방법을 찾는다. 또 컴퓨팅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과제들을 창의력을 요구하는 영감을 주는 연구 기회로 본다. ―구글이 과학계와 협력하면서 이뤄내는 혁신은 무엇인가. ▲구글은 뛰어난 연구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최상의 성과를 만들어낸다. 구글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한다. 그것을 통해 과학적 발전을 도모한다. 하버드대와 AI를 활용해 인간 뇌 신경세포의 가장 정밀한 지도를 제작하고, 새롭게 발견된 구조를 밝혀낸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사고와 학습, 기억과 같은 기본적인 과정을 과학자들이 이해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이와 같은 수 많은 연구 프로젝트와 성과들은 학계를 비롯,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십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구글 리서치는 구글의 제품에 어떻게 활용되나. ▲구글의 연구 목표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필요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구글은 사람들이 여행 계획을 짜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구글은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알고리즘 문제를 해결, 사람들이 구글 제품을 통해 여행 계획을 바꿀 수 있게 했다. 또 생성형 AI 기술로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구글 렌즈와 구글 번역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다른 국가의 다양한 문화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모든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구글은 현실 세계에서 필요한 수요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연구 문제들에 대해 깊이 탐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노력중이다. 우리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유용한 신기술로 전환하는 발전을, 구글은 이뤄내고 있다. 지난 25년간 지속해온 구글의 연구는 기업뿐 아니라 사람들이 정보와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다고 자부한다. ―최근 어떤 연구를 진행중인가.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 우리는 기후 변화라는 과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진행중이다. 미국의 아메리칸항공과의 시범 운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비행운을 무려 54%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항공사들이 비행운 형성을 검증 가능한 수준으로 줄여 기후 변화가 비행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또 주요 산불 관리 기관들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반의 글로벌 위성 시스템인 '파이어샛'(FireSat)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혁신적인 시스템은 교실 크기만큼 작은 산불도 단 20분 만에 탐지하고 추적하도록 설계, 중요한 조기 경보 기능을 제공한다. 우리는 홍수 예측 분야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지난 2018년,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AI 기반의 수문 모델이 하천 홍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우리는 입증한 바 있다. 또 컴퓨팅 기술 자체의 발전을 이끄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연구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구글의 새로운 양자 칩인 윌로우(Willow)는 최첨단 성능을 제공한다. 최근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 년(septillion years, 10의 25제곱년)이 걸릴 작업을 5분 이내에 완료하는 벤치마크 연산을 수행했다. ■ 요시 마티아스 구글 부사장은 마티아스 구글 부사장은 구글 리서치 (Google Research)를 이끌고 있다. 구글 리서치는 구글의 딥마인드(Deep Mind)와 더불어 구글 AI의 미래를 개척하는 핵심 조직이다. 구글 리서치는 기초 머신러닝, 알고리즘, 양자역학(퀀텀), 사회적 영향력을 위한 AI, 생성형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티아스 구글 부사장은 구글 리서치에서 10년 이상 전략적 계획을 세웠다. 또 대화형 AI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스라엘 구글 센터를 설립하고 구글의 사회를 위한 AI, 위기대응, 구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같은 프로그램의 주도권을 이끌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5-03-17 18:33:16【남원(전북)=정순민 기자】 전북 남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춘향전과 추어탕이다. 맞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리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남원에는 이것 말고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봄이 오는 소리가 멀리 들려오는 3월 초, 남원을 다녀왔다. ■추어탕, 지리산 흑돼지…먹거리가 지천 어쨌든 남원 먹거리의 대표 선수는 추어탕이다. 추어탕이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건 청정 자연을 품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남원이 소백산맥과 지리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섬진강 지류인 요천이 사시사철 흘러넘쳐 다양한 농산물이 나고 미꾸라지가 서식하기에도 좋은 환경이어서다.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추어탕이지만, 남원 추어탕은 좀 남다른 구석이 있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서울식이나 고추장으로 칼칼한 맛을 내는 원주식과 달리, 남원 추어탕은 곱게 간 미꾸라지에 된장과 들깨 불린 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여기에 지리산 인근 고랭지에서 재배한 무청(시래기)을 아낌없이 넣는데, 이게 '신의 한 수'다. 광한루원 인근 추어탕거리에 추어탕집 20여곳이 몰려 있지만, 광한루원서 남원시청 가는 길에 있는 황토식당도 맛있는 탕을 끓여낸다. 남원 시민들이 주로 가는 이른바 '로컬 맛집'인 이곳은 특히 시청 직원들이 애정하는 집으로, 진한 추어탕 국물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다. 국물이 모자라면 손님이 원하는 만큼 더 주니 후한 인심 또한 맛을 더한다. 요즘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등공신은 빵집이다. 대전의 성심당이 그렇고, 군산의 이성당이 그렇다. 남원에는 카페 노슈가와 명문제과가 있다. 남원시 주천면에 있는 카페 노슈가는 농협 창고로 쓰던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베이커리 카페로, 지난 2023년 행정안전부 농촌살리기 공모 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다. '노슈가(No Sugar)'라는 이름처럼 설탕을 쓰지 않고 직접 구워내는 빵 맛이 좋아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현미로 만든 쌀스틱빵, 현미초콜릿빵, 쌀식빵 등으로 따뜻한 커피와 차, 에이드 등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카페 노슈가가 깔끔한 현대식 인테리어를 자랑한다면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앞에 있는 명문제과는 1980년대식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생크림슈보르, 꿀아몬드, 수제햄빵 등 세 가지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30분과 4시30분 등 하루 세 차례 빵이 나오는데, 이 시간 직전에 손님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준다. 매장이 작아 한번에 5팀만 입장시키기 때문에 주말엔 웨이팅이 필수다. 오래된 빵값은 2000~3000원대로 비교적 싼 편이다. 남원에선 흑돼지에 풍미를 더한 샤퀴테리(Charcuterie)도 맛볼 수 있다. 샤퀴테리는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시킨 유럽식 육가공품으로, 하몽·잠봉·초리조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남원 샤퀴테리의 본산은 지리산 자락 운봉면 동편제마을에 있는 '더찹샵'이다. 한국형 흑돼지 'K-버크셔'를 개발한 육종전문가 박화춘 박사가 20여년 전 낙향해 문을 연 이곳은 현재 그의 아들 박자연, 정원 형제가 지키고 있다. 여기선 포도주에 곁들여 샤퀴테리를 맛볼 수 있고, 하몽이나 잠봉을 만들어보는 샤퀴테리 체험도 할 수 있다. 남원엔 이것들 말고도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는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춘향골 소문난 오돌뼈'가 내놓는 지리산 흑돼지는 고기에 진심인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또 섬진강서 잡은 다슬기를 듬뿍 넣고 끓이는 '맑은뜰'의 다슬기 해장국과 맑은탕도 별미다. 남원을 맛볼 수 있는 남원미식열차가 봄꽃이 활짝 피는 내달 말부터 운행된다. 일명 '트레인스토랑'이다. 서울과 남원을 오가며 모두 세 끼를 먹게 되는데, 첫끼는 카페 노슈가의 쌀스틱빵에 더찹샵의 생햄(잠봉)을 넣어 만든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조식으로 제공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게 되는 석식으론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를 덮밥으로 재해석한 '남원강산도시락'이 나온다. 또 남원 여행 도중 먹게 되는 점심 메뉴는 지리산 흑돼지다. ■광한루원 찍고, 미술관·문학관 보러 고고! 남원에 왔다면 우선 광한루원을 둘러보는 게 순서다.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곳엔 광한루를 비롯해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관, 춘향사당, 월매집 등이 모여 있는데, 그 중심은 둘이 만났다는 광한루와 오작교다. 광한루 앞 연지에는 금실 좋기로 유명한 원앙이 떼를 지어 노닐고, 달에 있는 궁궐을 상상하며 지었다는 광한루에 오르면 멀리 교룡산과 지리산 연봉이 보인다. 봄이 오는 광한루원은 낮에도 볼만하지만 청사초롱으로 불을 밝힌 밤이 더 아름답다. 광한루원 앞 요천 너머에 있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혼불문학관도 가볼만하다. 남원 출신인 김병종 화백(72)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해 지난 2018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 박스를 쌓아올린 듯한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미술관 곳곳엔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큰 창이 있어 '숲멍'하기에 좋고, 멀리 지리산 능선과 파란 하늘이 내다보여 고요함을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현재 이곳에선 김병종 화백이 파리, 뉴욕, 더블린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린 풍경화와 그걸 대형 종이조각으로 형상화한 '낯익은 도시, 낯선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혼불문학관은 김병종미술관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에 있다. 노봉마을은 최명희 작가(1947~1998)가 지난 1980년부터 17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이곳에는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달맞이동산, 서도역 등 소설 속 장소들이 그대로 있다. 최명희 작가는 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양반가 종부 3대의 수난사를 빼곡히 기록했다. 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는 전시관, 교육관 등의 시설이 있고, 소설 속 이야기가 주제별 디오라마(입체모형)로 재현돼 있어 작품을 이해하기에 좋다. 또 문학관 아래에는 혼불체험관이 있어 도예, 천연염색, 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서도역은 혼불문학관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있다.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기도 한 이곳은 지난 2002년 전라선이 옮겨가면서 폐역이 됐지만 이후 영상촬영장으로 쓰이면서 다시 사람들이 찾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옛 역사와 철길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변에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다. 남원에는 이밖에도 해발 518m 높이에 돌로 쌓아올린 교룡산성과 그 안쪽 가파른 구릉지에 터를 잡은 절집 선국사, 전북 상류층의 살림집 양식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몽심재 고택,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정령치 등 하루에 다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명소가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13 18:07:46<54>프랑스 '안티베'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다음날 우리는 안티베 중심가에 있는 딸의 집에 고양이를 돌봐주러 가야한다는 베르나르씨를 따라나섰다. 크루즈선을 타는 딸이 몇달씩 집을 비울 때면 매일 그 집에 들러 고양이 밥도 주고 오물통도 비워주신다고 한다. 우리도 시내구경도 할겸 겸사겸사 함께 집을 나왔다. 한 시간 거리의 시내까지 걸어간다고 한다. 탄이나 나나 걷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친구와 함께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함께 길을 걸으며 차로 다닐 때는 볼 수 없는 골목골목을 다니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벼룩시장에 펼쳐진 오래된 유럽 물건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안티베 시내의 중앙공원에 다다르자 마침 토요일이라 주말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이 한창이었다. 불구경만큼 재미있는 것이 시장구경이다. 오래된 유럽 물건들 하나하나에 다 어떤 사연들이 깃들어있을 것같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초록색 박스에 한가득 들어있는 작은 도자기 인형들이었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작은 크기에 사람모양, 동물모양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한개에 1유로라고 한다. 부피도 안나가니 기념으로 좋겠다 싶어 몇 개 사려고 하는데 베르나르씨가 집에 많다고 사지말라고 만류하신다. 벌써 예쁜 것을 몇 개 고르고 있었는데 베르나르씨가 자기가 모아놓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계속 말려서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내려놓고 발길을 돌렸다. 알고보니 이 도자기 인형들은 케이크를 구울때 넣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도자기 인형을 넣어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케이크 조각을 나눌때 인형이 자기 몫에 들어있으면 행운이 온다는 그런 풍습이 있는 것 같았다. 한쪽 구석에는 탄이 좋아하는 자동차 모형도 가득 진열되어 있었는데 모두가 다 다른 디자인이다. 참 자동차 모양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것저것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래된 건물, 내부는 깔끔한 북유럽풍 인테리어 시장을 지나 딸네집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은지 오래된 건물의 꼭대기 층이다. 내부는 싹 리모델링을 했는지 완전 현대적이고 깔끔한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참 예뻤다. 실로와 밀라라는 큰 고양이 두마리가 온 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베르나르씨 집에 들어갔을때도 그랬지만 프랑스 사람은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에 마냥 신기해하며 구경했다. 딸의 집에서 일을 마치고 나와 베르나르씨와 시내를 좀 더 구경하며 걸었다. 예쁜 골목골목에 상점도 많고 사람들도 많다. 주로 자동차로 여행하다보니 주차가 어려운 시내에는 거의 올 일이 없었는데 베르나르씨 덕분에 여유롭게 시내구경을 하니 너무 즐겁고 호강하는 기분이다. 길가에 테이블이 있는 카페들을 보니 유럽에 왔다는 실감이 확실히 난다.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보면 베르나르씨가 뭐든 친절하게 다 알려주시니 너무너무 좋다. 나뭇잎 모양의 디저트같은 것이 있어 뭘까 궁금해하니 베르나르씨가 엑상프로방스의 명물 칼리송(Calissons)이라고 알려주신다. "마카롱 같은 건가봐요?"하자 단호하게 아니라고, 다르다고 하며 메론과 커피메론, 오렌지, 그리고 아몬드로 만든다고 한다. 보기에는 작은 빵과자 같은데 밀가루가 전혀 안들어간 디저트라니 한번 먹어보고 싶어졌다. 이것저것 구경하며 그렇게 걷다가 베르나르씨가 인도하는 한 골목으로 갔다. 이곳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특별한 것이 있다고 한다. 곳곳에 작은 얼굴모양 조형물들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베르나르씨의 지인인 작가가 이 골목길을 사랑해서 골목 곳곳에 이렇게 얼굴 조각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가리키는 곳을 보니 담벼락에, 돌틈에 정말 정겨워보이는 작고 다양한 얼굴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도 천천히 걸으며 열심히 두리번대다 작은 얼굴 조형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발견하면 숨은 그림 찾기나 보물찾기를 하듯 신이 났다. 얼굴 뿐만 아니라 서로 포옹하고 있는 연인 모습도 있었다. 언젠가 이곳이 유명해지면 웬지 서운 할 것 같은 우리만의 명소가 되었다. 오늘은 베르나르씨의 생일이라고 한다. 날짜를 기가막히게 잡았다. 어제 베르나르씨가 올해 생일에는 딸도 항해를 나가서 외롭게 보낼뻔 했는데 우리가 와서 함께 지내게 되어 기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베르나르씨를 위해 생일상을 차려드리고 싶었다. 사실 오늘 따라나선 것도 시장에 가기 위함도 있었다. 지중해 시장에서 산 재료로 한식 생일상..."생일 축하해요, 베르나르" 시내 구경을 어느 정도 한 뒤 필요한 재료들을 사기 위해 시장으로 안내를 부탁드렸다. 시장의 모습은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비슷해서 마음이 푸근해진다. 하지만 파는 물품들은 처음보는 신기한 것들이 많아 구경하기 좋았다. 수십가지의 향신료들과 이름모를 채소들. 완전 푸짐한 상추 비슷한 채소가 1유로란다. 누런 종이봉투에 담아주는 것을 받아드니 프랑스 감흥이 차오른다. 프랑스에는 치즈가 200종이 넘는다고 한다. 다양한 치즈들을 구경만하고 뭐가 어떤 맛인지 상상이 안되서 구입할 엄두는 못내었다. 홍합이며 토마토 등 조금은 다른 모양이지만 알것같은 것들도 많아 반가왔다. 구경도 즐겁고 필요한 재료들을 모두 살수 있어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바로 가지 않고 1946년에 여기 안티베에 살았던 피카소의 박물관으로 사용중인 성도 구경하고 해변 공원으로 가서 지중해도 감상했다. 푸른 바다에 해변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운, 속이 뻥 뚫리는 아름다운 뷰가 우리 눈을 사로잡았다. 바다 저 멀리 어떤 도시가 보였는데 그곳이 바로 니스라고 한다. 가깝긴 가까운 모양이다. 육안으로 보이다니. 그리고 그 너머에는 모나코가 있다고 한다. 날이 맑아 모나코까지도 흐릿한 형체가 보였다. 해변을 따라 걷다 호화요트들의 정박지도 보았다. 어마어마하게 비쌀것 같은 요트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베르나르씨와 같이 다니니 도시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벌써 서너시간을 걸어 다니다 보니 저질체력인 우리는 계속 어디 좀 앉고 싶고 쉬고 싶었는데 베르나르씨는 우리보다 20~30살은 위이신데도 지친기색 하나없이 앞장서서 가셔서 발을 질질 끌며 겨우겨우 따라갔다. 집에와 서 장봐온 채소를 씻고 고기를 굽고 제일 중요한 미역국을 끓였다. 베르나르씨는 생일에 한식을 먹는 것은 처음이라며 매우 좋아하셨다. 베르나르씨께도 어김없이 쌈에 여러가지를 넣고 한입에 먹는 법을 알려드렸는데 한국 경험이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쌈은 처음이신가보다. 어설프게 크게 싸서 한입에 넣느라 고생하셨다. 그래도 성공한 것을 다같이 웃고 즐거워했다. 프랑스에서는 식사중 이야기도 많이 하고 오랫동안 식사를 해서 이렇게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맛있게 드시고는 음식이 훌륭하다며 푸드트럭을 해도 되겠다고 하신다. 과분한 칭찬이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원래 초대해준 카우치 호스트에게 선물하려고 준비한 것들을 생일선물을 가장해서 드렸다. 내가 뜬 레이스 받침과 한국 고추장 등 소소한 물건들, 그리고 가지고 다녔던 약과를 몇개 나누어드렸다. 어제 한국음식 중 약과를 맛있게 드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에서 가져온 것이다. 약과를 보자 베르나르씨 눈이 휘둥그레진다. 약과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약과!"하며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자 우리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식사 후 베르나르씨가 쿠폰으로 받은 케이크에 집에 있는 큰 초를 켜고 생일노래를 불러드렸다. 제법 생일잔치 같았다. 여행에서 사람을 만나 교감을 하고 삶을 나누는 것이 정말 값지고 평생갈 귀한 추억이 된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 소중한 하루였다. 앞으로 '프랑스'하면 베르나르씨를 제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NUkqBFtVuUc?si=tZUeB5xZ8DkV6uTO>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12 10:59:38【남원(전북)=정순민 기자】전북 남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춘향전과 추어탕이다. 맞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리산 자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남원에는 이것 말고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봄이 오는 소리가 멀리 들려오는 3월 초, 남원을 다녀왔다. ■"금강산도 식후경" 남원엔 먹거리가 지천 어쨌든 남원 먹거리의 대표 선수는 추어탕이다. 추어탕이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건 청정 자연을 품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남원이 소백산맥과 지리산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섬진강 지류인 요천이 사시사철 흘러넘쳐 다양한 농산물이 나고 미꾸라지가 서식하기에도 좋은 환경이어서다.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추어탕이지만, 남원 추어탕은 좀 남다른 구석이 있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서울식이나 고추장으로 칼칼한 맛을 내는 원주식과 달리, 남원 추어탕은 곱게 간 미꾸라지에 된장과 들깨 불린 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여기에 지리산 인근 고랭지에서 재배한 무청(시래기)을 아낌없이 넣는데, 이게 '신의 한 수'다. 광한루원 인근 추어탕거리에 추어탕집 20여곳이 몰려 있지만, 광한루원서 남원시청 가는 길에 있는 황토식당도 맛있는 탕을 끓여낸다. 남원 시민들이 주로 가는 이른바 '로컬 맛집'인 이곳은 특히 시청 직원들이 애정하는 집으로, 진한 추어탕 국물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다. 국물이 모자라면 손님이 원하는 만큼 더 주니 후한 인심 또한 맛을 더한다. 요즘 지역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등공신은 빵집이다. 대전의 성심당이 그렇고, 군산의 이성당이 그렇다. 남원에는 카페 노슈가와 명문제과가 있다. 남원시 주천면에 있는 카페 노슈가는 농협 창고로 쓰던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베이커리 카페로, 지난 2023년 행정안전부 농촌살리기 공모 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다. '노슈가(No Sugar)'라는 이름처럼 설탕을 쓰지 않고 직접 구워내는 빵 맛이 좋아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현미로 만든 쌀스틱빵, 현미초콜릿빵, 쌀식빵 등으로 따뜻한 커피와 차, 에이드 등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카페 노슈가가 깔끔한 현대식 인테리어를 자랑한다면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앞에 있는 명문제과는 1980년대식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생크림슈보르, 꿀아몬드, 수제햄빵 등 세 가지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30분과 4시30분 등 하루 세 차례 빵이 나오는데, 이 시간 직전에 손님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준다. 매장이 작아 한번에 5팀만 입장시키기 때문에 주말엔 웨이팅이 필수다. 오래된 옛날 빵집인 만큼 빵값은 2000~3000원대로 비교적 싼 편이다. 남원에선 흑돼지에 풍미를 더한 샤퀴테리(Charcuterie)도 맛볼 수 있다. 샤퀴테리는 소금에 절이거나 훈연시킨 유럽식 육가공품으로, 하몽·잠봉·초리조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남원 샤퀴테리의 본산은 지리산 자락 운봉읍 동편제마을에 있는 '더찹샵'이다. 한국형 흑돼지 'K-버크셔'를 개발한 육종전문가 박화춘 박사가 20여년 전 낙향해 문을 연 이곳은 현재 그의 아들 박자연, 정원 형제가 지키고 있다. 여기선 포도주에 곁들여 샤퀴테리를 맛볼 수 있고, 직접 하몽이나 잠봉을 만들어보는 샤퀴테리 체험도 할 수 있다. 남원엔 이것들 말고도 먹거리가 차고 넘친다.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는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춘향골 소문난 오돌뼈'가 내놓는 지리산 흑돼지는 고기에 진심인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또 섬진강서 잡은 다슬기를 듬뿍 넣고 끓이는 '맑은뜰'의 다슬기 해장국과 맑은탕도 별미다. 남원을 맛볼 수 있는 남원미식열차가 봄꽃이 활짝 피는 내달 말부터 운행된다. 일명 '트레인스토랑'이다. 서울과 남원을 오가며 모두 세 끼를 먹게 되는데, 첫끼는 카페 노슈가의 쌀스틱빵에 더찹샵의 생햄(잠봉)을 넣어 만든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조식으로 제공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게 되는 석식으론 청룡가의 더덕장어구이를 덮밥으로 재해석한 ‘남원강산도시락’이 나온다. 또 남원 여행 도중 먹게 되는 점심 메뉴는 지리산 흑돼지다. ■광한루원 찍고, 미술관·문학관 보러 고고! 남원에 왔다면 우선 광한루원을 둘러보는 게 순서다.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곳엔 광한루를 비롯해 오작교, 완월정, 영주각, 춘향관, 춘향사당, 월매집 등이 모여 있는데, 그 중심은 둘이 만났다는 광한루와 오작교다. 광한루 앞 연지에는 금실 좋기로 유명한 원앙이 떼를 지어 노닐고, 달에 있는 궁궐을 상상하며 지었다는 광한루에 오르면 멀리 교룡산과 지리산 연봉이 보인다. 봄이 오는 광한루원은 낮에도 볼만하지만 청사초롱으로 불을 밝힌 밤이 더 아름답다. 광한루원 앞 요천 너머에 있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혼불문학관도 가볼만하다. 남원 출신인 김병종 화백(72)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해 지난 2018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 박스를 쌓아올린 듯한 외관부터가 남다르다.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미술관 곳곳엔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큰 창이 있어 '숲멍'하기에 좋고, 멀리 지리산 능선과 파란 하늘이 내다보여 고요함을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현재 이곳에선 김병종 화백이 파리, 뉴욕, 더블린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린 풍경화와 그걸 대형 종이조각으로 형상화한 '낯익은 도시, 낯선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혼불문학관은 김병종미술관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남원 사매면 노봉마을에 있다. 노봉마을은 최명희 작가(1947~1998)가 지난 1980년부터 17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이곳에는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달맞이동산, 서도역 등 소설 속 장소들이 그대로 있다. 최명희 작가는 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이곳을 배경으로 양반가 종부 3대의 수난사를 빼곡히 기록했다. 한옥으로 지어진 문학관에는 전시관, 교육관 등의 시설이 있고, 소설 속 이야기가 주제별 디오라마(입체모형)로 재현돼 있어 작품을 이해하기에 좋다. 또 문학관 아래에는 혼불체험관이 있어 도예, 천연염색, 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서도역은 혼불문학관에서 불과 3분 거리에 있다.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기도 한 이곳은 지난 2002년 전라선이 옮겨가면서 폐역이 됐지만 이후 영상촬영장으로 쓰이면서 다시 사람들이 찾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옛 역사와 철길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변에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다. 남원에는 이밖에도 해발 518m 높이에 돌로 쌓아올린 교룡산성과 그 안쪽 가파른 구릉지에 터를 잡은 절집 선국사, 전북 상류층의 살림집 양식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몽심재 고택,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정령치 등 하루에 다 둘러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명소가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5-03-09 16:10:36'세차JANG'이 다양한 게스트들의 이야기로 물들었다. 지난 3일 방송한 KBS2 예능 프로그램 '세차JANG'의 MC 장민호와 장성규 그리고 알바생 그룹 골든차일드의 이장준은 유튜버 수빙수, 모델 정혁, 색소포니스트 제이슨 리와 만나 희로애락을 담은 토크를 나눴다. '수산물 전문 유튜버' 수빙수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회랑 초밥 먹는 걸 좋아하는데 직접 떠서 먹는 게 저렴할 거 같았다"며 "(기술을 배우기 위해) 냅다 식당에 취업했다"고 운을 띄었다. 이후 그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뜻깊은 취지를 전했다. '꿈 부자' 수빙수의 향후 목표도 눈길을 끌었다. 앞서 트로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수빙수. 또 도전하고 싶은 게 있는지 물어보는 장민호의 질문에 "원래 꿈에 뮤지컬 배우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장민호는 "꿈이 400개는 되는 거 같다. 뮤지컬 배우의 꿈도 응원한다"고 훈훈하게 자리를 마무리했다. 정혁의 '면부심'은 '세차JANG'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반평생 라면만 먹었다는 정혁은 '면러버'인 장민호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라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이들은 장성규와 이장준이 끓여준 라면을 먹고 브랜드를 맞추는 대결을 진행했다. 장민호와 정혁은 강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과는 달리, 정답을 맞추지 못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혁은 최근 부모님께 효도를 한 근황까지 전했다. '세차JANG'에서 과거 힘들었던 가정사를 고백한 정혁. 그는 모델로 성공 후 근래 처음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아버지는 뭐라 하셨냐"는 장성규의 물음에 "최고였다고 하셨다"며 뿌듯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제이슨 리는 다양한 악기 중 색소폰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막연하게 음악이 하고 싶었다는 제이슨 리. 그는 "드러머였던 아버지가 음악할거면 (무대) 맨 앞에서 하길 원했다"며 아버지의 권유로 색소폰을 선택하게 됐다고 공개했다. 제이슨 리는 버클리 음악 대학 시절 이야기 또한 꺼내놓았다. 장성규는 버클리 음악 대학 입학 자체가 뛰어난 실력을 검증받은 게 아닌지 물었다. 이에 제이슨 리는 "전 세계 실력 좋은 사람이 다 모여 그때부터 시작이다"며 대학 입학 후 부단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한편, '세차JANG'은 장민호와 장성규가 세차장 사장으로 변신해 '셀럽'들의 차를 직접 손 세차하며 자동차에 얽힌 추억부터 최신 근황까지 전하는 새로운 장르의 토크쇼다. 매주 월요일 밤 9시 45분 KBS2에서 시청 가능하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2 '세차JANG'
2025-03-04 09:4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