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FN뉴스개별자유여행시장이 활기를 띈 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나투어의 자유여행 브랜드 ‘하나프리’의 실적만 봐도, 2012년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띄더니 현재는 전년대비 100%의 인원성장을 보이며 지속적인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호텔, 항공, 현지투어, 해외패스 등의 개별자유여행 단품 속성의 가파른 성장은, ‘개별자유여행시장의 활성화’가 더 이상 일시적 ‘트렌드’가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을 입증한다. 하나투어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최근 렌터카 통합예약 시스템을 구축하여 오픈 하여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고객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알라모, 허츠, 유로카 등의 글로벌 렌터카를 개별적인 페이지로의 이동 없이 하나투어닷컴을 통해 편리하고 저렴하게 직접 예약이 가능하다. 여행사전에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개별자유여행 특성 상 자칫 귀찮게 여겨질 수 있는 렌터카 예약을 실시간 최저가 조회를 통해 쉽고 빠르게, 취소료 부담 없이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 하나프리사업부 FIT상품총괄팀 류양길 부장은 “단거리 지역 중심으로 성장하던 개별자유여행시장이 이젠 장거리 지역까지 확대됐다”며 “예전엔 배낭여행객 위주로만 큰 인기를 끌던 유럽이나 미주 등의 장거리 지역 여행이, 이젠 렌터카를 이용해 개별적으로 편하게 여행하고자 하는 가족이나 커플단위 여행객들에게도 높은 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투어는 이번 시스템 신규 오픈을 기념하여 허츠 렌터카를 예약한 고객 대상으로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약 1건당 하나투어 마일리지 10%를 적립해주며, 기다리는 시간 없이 영업소 도착 즉시 신속한 차량 픽업이 가능한 서비스인 ‘허츠 골드 플러스 리워드 프로그램’에 무료 가입의 기회를 제공한다.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5-04-29 16:10:55전영근 '여행-체코 가는 길'(6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청화랑) 지붕 위에 한 보따리 짐을 실은 자동차가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간다. 지난 2008년부터 여행을 테마로 한 작업을 줄곧 펼쳐온 전영근 작가(42)의 신작 '여행-체코 가는 길'이다. 전영근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짐 실은 작은 자동차는 산으로, 계곡으로, 바다로 장소를 옮겨가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그가 이번에 작은 자동차를 끌고 찾아간 곳은 유럽. 오는 6월 2일까지 서울 청담동 청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독일, 스위스, 체코 등 유럽의 마을을 달리는 자동차 여러 대가 등장한다. 그의 작고 낡은 자동차 지붕에는 여전히 긴 낚싯대와 둘둘 만 담요, 원색의 튜브, 여행가방 등속이 얹혀져 있다. 자동차를 의인화한 그의 여행 그림을 보고 있으면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소박하다 못해 하찮아 보이는 짐들을 머리에 짊어진 낡은 자동차의 앙증맞은 모습이 전하는 여유와 작은 행복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전영근의 그림은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하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부장
2013-05-20 16:32:23【 도쿄=김경민 특파원】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EV) 차종을 늘려 일본인들의 EV 경험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현지 업체와 협업을 늘리고 대학들과도 공동연구를 통한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장 사장은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일본은 자동차 산업이 강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눈이 높다"며 "세계에서도 가장 판매가 어려운 시장이다. 자동차 회사로서 도전하고 배우기 위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시장 진출 8년 만에 일본 판매를 철수했던 현대차는 이후 12년 만인 2023년에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일본 진출 첫 해 526대, 지난해 492대로 부진했다. 올해는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라인업을 갖추면서 1~9월 492대를 판매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164% 상승했다. 일본인의 EV 경험을 지속적으로 늘려 판매와 연결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다. 장 사장은 "새로운 분야인 EV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타는 체험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 전용의 차종을 늘려 EV에 닿는 접점을 늘려갈 생각이다. 일본인 여행객이 많은 하와이나 괌에서도 렌터카를 두고 체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 고객의 만족도는 최근 2년 사이 2배 이상으로 개선했다"며 "구입 전 정보량이나 승차 후의 편리성 등에 만족하고 있다. 서비스를 늘리면 더 만족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거점인 요코하마, 오사카 외에도 차용품점인 '오토박스'와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현대차는 도쿄공업대, 나고야대, 오사카대, 요코하마 국립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도레이와는 배터리 소재 등을 개발 중이다. 장 사장은 세계 판매량 3위에 올라선 것과 관련해서는 "고객 중심의 제품, 서비스를 고민해야 현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EV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에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해 고객이 원하는 선택권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수소 생태계를 만들고 현대차그룹 산하 건설, 철도 기업들을 통해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며 "소비자는 자동차 제품만 보는 것이 아니다. 수소 생태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브랜드를 보고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2024-11-14 18:30:21【도쿄=김경민 특파원】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EV) 차종을 늘려 일본인들의 EV 경험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현지 업체와 협업을 늘리고 대학들과도 공동연구를 통한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장 사장은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일본은 자동차 산업이 강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눈이 높다"며 "세계에서도 가장 판매가 어려운 시장이다. 자동차 회사로서 도전하고 배우기 위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시장 진출 8년 만에 일본 판매를 철수했던 현대차는 이후 12년 만인 2023년에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일본 진출 첫 해 526대, 지난해 492대로 부진했다. 올해는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라인업을 갖추면서 1~9월 492대를 판매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164% 상승했다. 일본인의 EV 경험을 지속적으로 늘려 판매와 연결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다. 장 사장은 "새로운 분야인 EV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타는 체험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 전용의 차종을 늘려 EV에 닿는 접점을 늘려갈 생각이다. 일본인 여행객이 많은 하와이나 괌에서도 렌터카를 두고 체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 고객의 만족도는 최근 2년 사이 2배 이상으로 개선했다"며 "구입 전 정보량이나 승차 후의 편리성 등에 만족하고 있다. 서비스를 늘리면 더 만족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거점인 요코하마, 오사카 외에도 차용품점인 '오토박스'와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도쿄공업대, 나고야대, 오사카대, 요코하마 국립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도레이와는 배터리 소재 등을 개발 중이다. 장 사장은 세계 판매량 3위에 올라선 것과 관련해서는 "고객 중심의 제품, 서비스를 고민해야 현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EV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에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해 고객이 원하는 선택권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수소 생태계를 만들고 현대차그룹 산하 건설, 철도 기업들을 통해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며 "소비자는 자동차 제품만 보는 것이 아니다. 수소 생태계를 선도하는 회사의 브랜드를 보고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1-14 14:04:51채널 오픈 1년 반 만에 구독자 150만, 총 조회수 10억 뷰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오오티비가 하반기에도 다양한 신규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멀티 플랫폼 콘텐츠 제작사 오오티비는 지난 9월 26일 '전과자 : 매일 전과하는 남자'(이하 전과자) 시즌5를 개강한데 이어, 10월 8일에는 게스트 하우스 탐방기 '세입자: 세상의 모든 게스트하우스에 입실하는 자'(이하 세입자)' 시즌2를, 11월에는 의리 게임과 여행 예능을 접목한 '후라이드(Who ride?)' 시즌2를 잇달아 런칭한다고 밝혔다. '세입자'는 오오티비 스튜디오 채널에서, '후라이드'는 9700 스튜디오 채널에서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오오티비는 2022년 오오티비 스튜디오(ootb STUDIO)를 통해 '전과자'를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하는 자' 세계관을 무한 확장하며 사랑받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9700 스튜디오(9700 STUDIO) 채널을 새롭게 오픈하고 '최애티처', '후라이드' 등 '~하는 자' 세계관을 넘어선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론칭해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참신한 포맷과 재치있는 기획으로 MZ세대들에 재미와 공감을 전하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오오티비는 남은 하반기에도 인기 시리즈들의 새로운 시즌을 열며 '믿고 보는 콘텐츠'들을 연달아 선보인다. 오는 10월 8일에는 '세입자: 세상의 모든 게스트하우스에 입실하는 자'(이하 세입자) 시즌2가 야심차게 시작된다. 트와이스 지효가 전국의 게스트하우스를 파헤치는 여행 예능 '세입자'는 시즌1에서 제주, 부산, 속초는 물론 '한국인 0명의 도시' 일본 후쿠이까지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콘셉트의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 왔다. 특히 지효는 아이돌 자아를 내려놓고 부캐 '입자'로 변신, 처음 만난 게스트하우스 투숙객들과 '찐친 바이브'를 풍기며 각 지역 여행과 뒤풀이 토크, 게스트하우스 파티 등을 즐겨 '대리 힐링'을 선사하며 인기를 얻은 바. 이번 '세입자' 시즌2에서 새롭게 선보일 독특한 게스트하우스 문화와 각 지역의 탐방기에도 궁금증이 모인다. 또한 '야구대표자 : 덕후들의 리그(이하 야구대표자)'에 쏟아진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 10월 엄지윤의 '한국시리즈 도장깨기'를 담은 '야구대표자 특별편'을 공개한다. '야구대표자'는 대세 개그우먼 엄지윤이 프로야구 구단들의 특징을 알아보고 직접 경기 '직관'까지 하는 콘텐츠. 이번에 공개되는 '야구대표자 특별편'에서는 엄지윤과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개 팀 대표자들이 함께 모여 '야구대표자'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어 11월에는 9700 studio 채널에서 '후라이드(Who ride?)' 시즌2가 출격한다. '후라이드'는 2인 1조로 구성된 5팀의 스타들이 약 2000km 거리를 각각 30시간동안 자동차로 나눠 달리며 전국일주를 펼치는 신개념 예능으로, '의리게임'을 여행에 접목한 독보적인 콘셉트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즌1에서 고경표-고규필, 김원훈-곽범, 허성태-이호철, (여자)아이들 미연-슈화, 비투비 이창섭-마마무 솔라가 배턴을 이어받으며 흥미진진한 즉흥 여행을 진행했다. 특히 목포에서 '제주도'로 경로를 틀어버린 김원훈-곽범 팀의 '도발'로 인해 2000km를 채워 달려야 하는 '의리게임'이 더욱 쫄깃해지는가 하면, 출연자들의 '운전 독박' 내기를 비롯한 웃음만렙 내부 분열(?)이 펼쳐져 극강의 재미로 폭발적인 반응을 자아냈다. 새롭게 선보이는 '후라이드' 시즌2에서 어떤 신선한 룰이 추가될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함께할 새로운 '팀 라인업'에도 기대감이 모아진다. 잇따른 신작 론칭 소식에, 오오티비가 선보인 다양한 기획의 콘텐츠들의 새로운 시즌에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오티비는 그간 '상팔자 : 매일 VIP되는 여자', '대표자 : 지역을 대표하는 자', '전역자 : 전 세계 역을 리뷰하는 자', '무이자 : 무인도에서 이어 사는 자' 등을 선보이며 색다른 재미와 웃음을 선사해온 만큼, 기존 화제작들이 언제 돌아올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오오티비(대표 이현숙)는 'out of the box'의 줄임말로, 박스 밖을 벗어나 신선한 기획과 통통 튀는 발상으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자는 취지로 탄생한 멀티플랫폼 콘텐츠 제작사다. 오오티비표 '~하는 자' 시리즈는 유튜브 오오티비 스튜디오 채널, '후라이드' 시즌2 등 '~하는 자' 세계관을 벗어난 예능들은 9700 스튜디오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오오티비
2024-10-02 11:58:01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바투미에서 편히 쉬고 난 어느날 드디어 튀르키예로 출발한다. 바투미에서 국경까지는 단 30분밖에 안된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않아 줄지어 서있는 대형트럭들을 보니 벌써 국경이구나 실감이 난다. 처음 이런 광경을 봤을 때는 저 많은 트럭들 뒤에 서야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이젠 당연하다는 듯 트럭들을 피해 앞으로 쭉 나가서 소형차들의 뒤에 선다. 화물을 실은 대형트럭들은 다른 절차를 밟아야하는지 항상 따로 줄을 지어있었다. 조지아 출국심사대에서 우리 서류를 유심히 보던 사무관이 무언가 이야기를 한다. 별문제 없을거라 마음놓고 있었던 우리는 당황해서 보니 자동차등록증에 알파벳이 하나 틀린 것이 있던 것이었다. 출국후 반년 가까이 돼서야 겨우 그것이 잘못된 것을 알게되다니 좀 황당스러웠다. 하지만 올바르게 표기된 다른 서류를 찾아 보여주며 우리나라 관공서의 실수라고 이야기하자 다행히도 더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보내주었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큰 문제없이 통과해 다행이었다. 튀르키예 입국때는 최소 3개월짜리 자동차 보험이 의무라고 해서 162달러를 주고 가입했다. 까브리는 큰 차라서 이 가격이고 작은 승용차는 조금 저렴한 것 같았다. 또한 미리 준비하면 좀 더 저렴하게 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한국인은 튀르키예에 무비자로 3개월간 체류가 가능하다. 보험료도 냈으니 3개월 꽉차게 잘 놀다 가야겠다. 튀르키예 세번째 방문 "육로로 오다니 기분이 색다르네" 나는 95년도에 처음 튀르키예에 여행을 왔었다. 그리고 2014년에 탄이랑 9일간 패키지여행을 했고 이번이 세번째이다. 비행기로만 왔던 튀르키예에 까브리를 끌고 육로로 오다니 기분이 완전 다르다. 길가에 빨간바탕에 별과 초승달이 그려진 튀르키예 국기를 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 형제의 나라여서 그런지, 몇번 왔던 곳이어서 그런지 지금까지 그 어떤 나라보다 반갑고 즐거웠다. 바투미에서 2시간 거리의 흑해 연안의 소도시 리제(Rize)에 도착했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심카드 구입과 점심해결을 하기 위해 거리를 걸었다. 길가에 흑해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을 파는 가판대가 있다. 여행 떠나고 처음 보는 풍경이 반갑고 풍요로워 보인다. 통신사 사무실인 듯한 Turkcell이란 곳에 들어가 심카드를 파냐고 물어보니 없다는 것 같다. 직원은 친절하게 시내 중심으로 가면 살 수 있다고 안내해주어서 그곳을 나와서 중심쪽으로 걸어갔다. 걷다가 너무 맛있어 보이는 피자 비슷한 빵을 파는 식당이 보여 일단 점심부터 먹자 하고 들어갔다. 식당밖에 음식 사진이 너무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사진이 있는 메뉴판도 있어서 무사히 주문을 하고 났는데 탄의 시선을 끄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 "이것은 뭔가요?", "수틀라치(Sutlac)입니다." 디저트라고 한다. 탄이는 그것도 추가로 시켰다. 이곳은 아랍식 피자인 피데를 파는 곳이었는데 음식사진을 보고 주문할 때 한개에 3000원정도 해서 한손에 잡을 정도의 작은 크기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큰, 미디엄피자만한 사이즈였다. 하나 가지고 둘이 먹어도 될 정도였다. 화덕에서 막 구워나와 정말 맛있었다. 아랍식 피자 '피데'의 크기가 생각보다 커서 당황했다 디저트로 수틀라치를 먹어보았는데 쌀을 우유에 말아 끓인 것 같았는데 달달하니 좋았다. 계산하며 탄이 "레..젯"하고 헤메니까 주인아저씨가 "레젯트르!"라고 알려주며 웃으신다. '맛있다' 라는 튀르키예어이다. 반이상 남아서 포장해서 또 한끼를 먹었는데 1만3000원가량 냈다. 한번만 가기 아까운 식당이다. 우리동네에 있었으면 단골이 되었을 정말 맛있는 곳이었다. 식사 잘하고 조금 걸어서 중심가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 갔다. 여기에는 심카드가 있겠지. 헛 몰 입구에 스타벅스를 발견했다. 여행 떠나고 처음 보는 스벅이다. 스벅팬은 아니라 그냥 지나갔지만 아는 곳이 보이니 반가웠다. 익숙한 문명사회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커피값은 한국의 반값 정도였다. 안에 들어와보니 서울에서 보던 대형몰과 다름없는 정말 크고 현대적인 몰이다. 아는 브랜드도 꽤 있다. 내부가 무척 넓어서 심카드 파는 곳을 찾기 어려워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말이 안통해서 손짓발짓하다 1층에 있다는 듯한 대답을 들었다. 영어를 못하시는것 같아 그냥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하고 내려가려는데 코리아냐고 물어보아서 맞다고 "네 코리아!" 그러자 튀르키예분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갑자기 들은 한국말에 너무너무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그러고는 "I love Korea"라고 하며 스마트폰에 한국 아이돌 사진이 붙어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도 잘 모르는 한국 아이돌의 팬이 튀르키예의 이 작은 도시에 있다. 정말 한류가 대단하다 싶었다. 기분 좋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1층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유심파는 곳을 찾았다. 인터넷에서는 1만원 정도로 유심을 살 수 있다고 들었는데 5만원이 넘는 돈을 이야기한다. 두세군데 물어보았지만 비슷한 가격이어서 일단 구입을 미뤘다. 혹시 외국인이라 비싸게 부르는게 아닐까 싶어 현지 사는 분께 물어보고 저렴히 구입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 차로 돌아가는 길에 리어카 같은데에 견과류를 파는 분이 갑자기 붙잡고 호두와 말린 블루베리를 주신다. 사실 며칠 전부터 호두가 먹고싶다고 탄에게 말했었는데 이게 웬떡인지 모르겠다. 확실히 튀르키예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장사하는 자세가 지금까지 지나온 나라들과 차원이 다르다. 감사히 받아 먹어보니 한국에서 먹던 호두와 똑같이 고소하다. 사드리고 싶었지만 카드밖에 현금이 없어 아쉽게 발을 돌렸다. 리제는 금간 앞유리때문에 트라브존에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만 아니었으면 며칠이고 머무르고 싶은 정말 편안하고 예쁜 곳이었다. 사람들도 좋고 동네 느낌도 좋은 곳. 계속해서 오른쪽에 흑해를 끼고 서쪽으로 트라브존으로 간다. 길가에서 과일을 파는 모습은 여러나라에서 봤지만 튀르키예 과일 노점상의 진열솜씨는 남다르다. 사고싶게 예쁘게 진열해놓고 조명까지 설치해서 눈길을 확 끄는 등 상술이 매우 발달한 것 같다. "이제 한국에 돌아갔다가 다시 튀르키예로 와도 유리창은 끄떡 없을거야" 석양이 질 무렵 트라브존에 도착했다. 리제보다 큰 도시라 그런지 주차할 곳 찾기도 만만찮고 복잡하고 빡빡한 느낌이 든다. 번화가를 지나 차량정비소가 모여있는 동네에 왔다. 유리를 갈아끼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려는데 정비사인 듯한 분이 갑자기 작은 칼같은 도구로 거침없이 까브리 앞유리의 금간 끝을 둥글게 팠다. 깜짝놀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는 "이제 한국에 돌아갔다가 다시 튀르키예로 와도 끄떡없을거야"라며 호언장담한다. 유리교체에 시간도 돈도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쉽게 해결되다니. 게다가 돈도 한푼 안받고 그냥 가라고 한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감사인사를 하고 나왔다. 완전 럭키비키였다. 트라브존은 너무 복잡한 도시라서 해는 졌지만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서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기로 했다. 도시밖에서 한적하게 차박할만한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가다가 주유소를 보고 주유를 했는데 서비스로 유리를 세제까지 묻혀 정성스레 닦아주신다. 촬영하는 것을 보더니 엄지척까지 하며 웃는 모습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튀르키예에 온지 하루만에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좋은 일들이 많아 너무 좋아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주유 후 서쪽으로 조금 더 가다가 해변공원의 주차장을 발견하고 거기에 차를 대고 하룻밤을 보냈다. 그날밤 우리는 앞으로의 경로에 대한 진지한 회의를 했다. 원래 계획은 트라브존에서 남쪽 메르신으로 갔다가 지중해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아 유럽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탄이 해안드라이브를 하려면 반시계방향이 좋다는 의견을 내었다. 그러면 이스탄불을 두번 들르게 되는데... 뭔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주저했지만 여행에서 효율이 뭐가 중요한가. 회사를 떠난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나는 생산성-스피드-효율성에 사로잡혀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더 여행을 잘 즐길 수 있는 쪽으로 경로를 바꾸기로 하였다. 좋은 판단 덕분에 우리는 아름다운 흑해를 계속해서 바라보며 갈 수 있었다. 동틀녘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서쪽으로 이동한다. 우리는 새벽 드라이브를 무척 좋아해서 차박을 할때면 항상 일찍 일어나 출발한다. 오른편에 펼쳐진 핑크빛 하늘과 바다가 너무나 아름답다. 흑해의 풍경에 감탄하며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판단이 좋았음을 확인했다. 구글지도를 보니 이 해안도로는 계속해서 바다 바로옆으로 이어져있었다. 앞으로 며칠 간의 드라이브가 너무도 기대되었다. 이만한 드라이브 코스는 다시 만나기 힘들거라고 탄이 장담한다. 이스탄불로 가는 길은 크고 넓은 고속도로도 있었지만 우리는 최대한 바다 가까이에 난 도로로 흑해를 최대한 즐기며 천천히 가기로 했다. 바닷가 드라이브를 하다보니 한국의 7번국도가 생각이 났다. 몇년 전 부산에서 양양으로 7번국도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긴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바다를 바라보며 하는 드라이브가 너무너무 멋있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누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천천히 마음껏 이 장소와 시간을 즐기리라 마음먹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q6DSUJPeo8?si=xDH3y9YJ6tL_gZjn>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9 11:08:39【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맛·멋·매력 넘치는 전남에서 가을여행 즐기세요." 전남도가 가을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축제와 할인 이벤트를 준비해 관광객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먼저, 대한민국 대표 음식 축제인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오는 27~29일 목포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남도의 맛! 세계를 잇다'를 주제로 열린다. 세계미식관, 남도종가 음식관이 신설되고 기존 시·군·주제관, 명인관 등도 확대한다. 반올림피자사와 협업 '남도 1호 피자'를 출시하고 지역 식재료 활용 피자 개발 및 시식관도 운영한다. 남도 김밥 메뉴 경연 대회와 전통주 시음, 어린이 대상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연령 층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남도의 풍성한 가을 정취를 느낄 포토존, 세계요리 판매장터도 열린다. 10월 18~20일 진도 울돌목 일원에선 '명량대첩축제'가 펼쳐진다. 이 축제는 이순신 장군의 조선수군과 전라도 어민이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을 물리친 명량해전을 기념하는 호국역사문화축제다. 1597년 명량해전 당시 13척의 배로 133척의 적을 물리친 그 역사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 최첨단 ICT 융복합 멀티미디어 해전을 시작으로 조선 수군의 후예인 해군의 해상퍼레이드, 공군에어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경관 조명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10월 25~27일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에선 올해 3회째를 맞는 '전남도 캠핑관광박람회'가 열린다. 기존 캠핑 유형의 틀에서 벗어나 F1자동차경주장을 활용한 이색 캠핑장을 조성해 전국 마니아의 관심이 집중된다. 다양한 캠핑 장비, 카라반, 캠핑카 전시는 물론 방문객을 대상으로 카트 체험, 국제자동차경주장 전용도로 주행 체험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농·축협과 연계해 지역 농특산물도 판매하고, 지역 수제 맥주, 전통주 등 시음·판매 행사로 전남주(酒)의 매력도 발산할 계획이다. 국내외 유명 인플루언서와 함께 전남의 5대 로컬 관광자원을 알리는 축제의 장 '전남 글로벌 인플루언서 페스티벌(10월 26일)'을 동시 개최한다. 11월 7~9일 나주 빛가람호수공원 일원에선 '남도 주류페스타'가 펼쳐진다. 전남의 주류와 관광·미식 자원을 결합한 이번 행사는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것으로,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개최된다. 전남의 다양한 전통주와 로컬맥주 등을 전시·판매하고 방문객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상시 체험공간도 마련한다. 나주시 빛행사와 연계한 개막행사 점등식 퍼포먼스, 칵테일 쇼 등 오감만족 축제로 준비했다. 이 밖에 시·군마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채로운 축제를 선보인다. 먼저, 제24회 영광 불갑산상사화 축제가 '상사화 빛에 물들GO!, 영광에 머물古!'를 주제로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일정으로 영암 불갑산에서 개최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상사화 군락지인 불갑산을 배경으로 꽃길걷기, 달빛야행, 미디어파사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온 산을 붉게 수놓는 상사화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된다. 순천시에서 주최하는 '순천 푸드앤아트 페스티벌'은 '길 위에서 맛나는 멋'을 주제로 순천 원도심에서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다. 순천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푸드마켓, 아트마켓, 정원마켓과 다채로운 길거리 공연 및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 중심 운영으로 순천의 거리에 아트를 더해 시민이 주도하고 모두가 즐기는 축제를 제공한다. 전국 유일 해상 위 어시장 파시에서 즐기는 특별한 축제인 '목포 항구축제'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목포항연안터미널과 삼학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목포 항구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2024~2025 문화관광축제'로, 해상무대에서 즐기는 싱싱한 수산물 경매체험과 저렴하게 구입한 수산물을 바다를 보며 직접 구워 먹거나 어물전 수라간을 통해 요리사가 현장에서 해주는 요리를 맛보는 등 풍요로운 목포항의 낭만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축제콘텐츠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서 2024년 축제관광부문 대상을 받은 '대한민국 국향대전'이 10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함평 엑스포공원에서 열린다. 가을 정취를 만끽할 경관 연출과 다양한 국화 분재 작품이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며 축제장 곳곳이 포토존이 된다. 또 함평군의 친환경 농작물 전시·판매와 전통 민속놀이 체험, 가을 축제 분위기에 어울리는 문화 예술 공연 등이 펼쳐진다. 전남도는 특히 올해부터 3년간 개최되는 '2024~2026 전남 세계관광문화대전'을 맞아 전남의 대표 축제와 미식, 웰니스, 남도 K-컬처, 농산어촌 등 5대 로컬관광자원을 핵심 콘텐츠로 삼아 휴식·휴양, 역사·문화, 체험·미식 분야 여행상품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운영하고 있다. 남도의 정원과 종갓집, 고택을 둘러보면서 정취를 느끼고 전통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산사를 걷는 체험, 남도 음식을 맛보고 전통 양조장을 찾아 전통주의 역사를 듣도록 여행상품이 구성됐다. 특화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여행사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전남관광재단으로 하면 된다. 아울러 전남 여행을 가성비 있게 즐기도록 결제 금액에 따라 숙박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남도 숙박할인 빅 이벤트'도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전남 외 주소지를 둔 관광객으로, 도내 숙박업소 이용 시 결제금액 10만원 이상은 4만원, 7만원 이상은 3만원, 7만원 미만은 2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인증 시 1만원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숙박업소 예약·결제는 전남관광플랫폼(JN TOUR) 앱에서 가능하다. 주순선 전남도 관광체육국장은 "가을을 맞아 전남을 찾은 관광객이 풍성한 경험을 하도록 다양한 축제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번 가을에는 전남으로 와 후회 없는 여행을 즐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남은 앞으로 3년간 세계관광문화대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 등을 통해 부족한 관광 인프라와 명품 숙소를 확충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9-16 10:05:56[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 <29>] 조지아 '바투미'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트빌리시에서 여러나라 친구들과 함께 맞은 새해 이벤트는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역시 우리는 큰도시와 안 친하다. 흑해 연안의 소도시 바투미에 가서 넉넉히 머무르며 쉬고 밀린 영상작업도 하기로 하고 트빌리시를 떠난다. 트빌리시에서 바투미까지는 자동차로 6시간 거리이다. 아침일찍 출발했는데 다행히 휴일이어서인지 교통체증없이 빠져나왔다. 도로상태도 좋고 날씨도 좋다. 지금껏 다녔던 스탄국가와 뭔가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다. 길가에 멋진 휴게소와 주유소도 보이고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롭다. 긴 시간을 이동하던 중 나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탄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10년전 아메리카 장기여행을 할때말야 캐나다, 미국같이 잘사는 나라에서 멕시코-과테말라 등 점점 못사는 나라로 이동했었잖아. 그때는 사회 인프라며 치안 등이 점점 안좋은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가난한 나라에서 점점 잘사는 나라로 이동 중이라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물가가 점점 비싸지는 것이 힘드네. 디젤가격, 식비, 숙박비가 점점 더 들고 어려워지니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 그러자 탄이 이야기했다. "맞아, 그래서 긍정의 힘이 중요한 것 같아. 힘들고 어려운 것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모든 일에 부정적이 될 수 밖에 없어. 어떤 일이라도 긍정적인 면을 찾고 감사할 것에 생각을 집중하면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될거야." 참으로 그랬다. 길옆에 지나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중앙아시아의 황량함에 익숙해있다가 물도 많고 푸르른 들판을 보니 마냥 좋았다. 사방을 둘러보다보면 산이 보이는 것도 너무 반가왔다. 한참을 달려와서 드디어 바투미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바다, 흑해다.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카스피해를 만나고 이제 흑해에 왔다. 바투미는 조지아 최대의 항구도시라더니 과연 커다란 컨테이너선들과 대형 크레인이 많아 무척 활기차 보였다. 이곳은 유럽풍의 예쁜 건물들과 현대적인 고층빌딩들이 조화를 이루며 있었다. 머리위로 케이블카도 다닌다. 잘 정돈된 깨끗한 거리와 가로수가 야자수인 이국적인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Orbi city라는 거대한 3개 동의 빌딩이었다. 현지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라기보다는 개인들이 사서 공유숙소로 대여를 해주는 분위기였다. 프론트에서 키를 받으려는데 집주인과 소통이 잘 안되었는지 문제가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한시간반을 기다려 겨우 카드키를 받을 수 있었다. 한쪽은 바다가, 다른 쪽은 바투미 시내가 보이는 베란다가 있는 원룸이었는데 간단한 주방도 있고 둘이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하루 18달러로 가격이 매우 좋아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된다. 이곳에서 예약한 것보다 열흘정도 더 머물기로 결정하고 집주인에게 연장요청을 했다. 오랜만에 집같은 곳에 머물게 되어 너무 좋았다. 저녁때 베란다에 나와 바다를 보면 석양이 아름답게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는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나와 3분만 걸어가면 바닷가이다. 흑해의 모래사장은 곱고 보드라운 까만 모래와 동글동글 귀여운 자갈로 이루어져있다. 여행지에서 돌이나 모래를 가져오는 것이 금지된 경우가 많아서 참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자갈이 너무나 희고 동그란 찹쌀떡같이 예쁘게 보여서 참지 못하고 결국 대여섯개나 줍고 말았다. 하지만 이성을 되찾고 바닷가를 떠날때 모두 놓아두었다. 그래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으니 됐다. 바닷가를 따라 산책로와 공원이 잘 꾸며져 있어서 걸어다니기에 참 좋았다. 바투미에서 머무는 동안 탄의 생일이 되었다. 아침에 생일기념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미역으로 쇠고기 미역국을 끓여주었다. 스팸과 계란후라이까지 그럴듯한 한상차림으로 잘 먹고 어떤 선물을 원하냐고 탄에게 물어보니 즐겨입던 옷에 구멍이 났다며 보여주는데 깜짝 놀랄만큼 커다란 구멍들이 양쪽 겨드랑이에 난리도 아니다. 탄이 그동안 이런 옷을 입고 다녔다니, 내가 너무 무심했나 보다. 시내에 바투미 몰이라는 곳에 가서 탄의 옷을 골라주었다. 가로줄무늬가 있는 긴팔 니트였는데 탄이 입어보고는 매우 좋아한다. 점심에는 탄의 생일을 기념으로 맥도날드 매장에 갔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신기한 건물이다. 키오스크에서 영어로 주문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조지아 글자는 예쁘긴 하나 절대 읽을 수가 없다. 2층의 야외 좌석에서 식사를 했는데 우리가 본 중 시설이 가장 멋진 맥도날드 매장이었다. 케찹은 안주지만 자리로 서빙을 해준다. 이럴줄 알고 가방에 쭉 가지고 다녔던 케찹을 꺼냈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버거킹과 KFC 케찹이다. 역시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어디서건 맛있었다. 촛불도 케잌도 없지만 조촐한 우리끼리의 생일파티를 했다. 맥도날드에서 꺼낸 한국발 '버거킹, KFC케챱'...케챱을 돈주고 사먹는건 사치다! 이슬람 국가를 벗어났으니 이제 돼지고기를 마음껏 살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마트에서 계란과 고기와 과일등을 잔뜩 사와서 하루는 돼지고기를 구워 고추와 마늘과 함께 상추쌈을 먹고, 또 하루는 스파게티면으로 자장면을 해먹고 냉동 오징어 등 해물도 사서 짬뽕도 해먹었다. 하루는 탄이 카우치서핑을 통해 알게된 프랑스의 Yon이라는 친구가 추천해준 레스토랑에 가보자고 한다. 그 친구도 장기여행 중인데 얼마전 바투미에서 6개월간 살았다고 한다.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었다니 기대가 된다. 길가에 위치한 'Leuville' 라는 레스토랑은 인도 한쪽을 막고 야외좌석을 만들어놨는데 여기는 이런 것도 가능한가 싶었다. 들어가는 문이 희안한 방식으로 열린다. 힌지가 가운데 있어 문을 90도 돌리면 양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부 인테리어도 힙한 분위기가 멋스러웠고 주문은 스마트폰을 통해 하는 방식이라 익숙하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잘 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하차푸리, 그리고 새우튀김 샐러드 등을 먹었는데 간도 잘 맞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며칠 후 1월 14일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밖에서 심상치않은 소리가 들린다. 소리는 점점 커져서 대체 뭔가 싶어 베란다로 나가보니 바투미 시내쪽에서 폭죽이 엄청나게 터지고 있었다. 조지아는 정교회의 율리우스력 새해를 축하하는 풍습이 있어 우리의 신-구정처럼 새해를 두번 축하한다고 들었었는데 오늘이 그날인가보다. 휘파람소리등 환호성같은 소리도 계속해서 들리고 온 도시에서 쉴새없이 폭죽이 난리였다. 이미 1월 1일에 트빌리시에서 엄청난 새해축하 이벤트를 경험한 우리는 이번에는 숙소 베란다에서 맥주 한캔을 마시며 불꽃놀이가 정신없이 계속되는 야경을 편안하게 감상했다. 그때 만났던 친구들이 조지아가 새해를 맞기 가장 멋진 나라라며 이런 불꽃놀이를 2번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해준 것이 생각났다. 트빌리시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리가 머물고있는 Orbi city는 가격과 시설 위치 등 다 좋은데 하나 아쉬운 것은 까브리 주차할 곳이 마땅치않아 한참 떨어진 길가에 세워두어야 했다. 짐을 가지러 가거나 할 때면 꽤 먼 거리를 왕복해야했다. 캥핑카의 앞유리 금이 어느새 20cm 정도로 길어졌다 여러날을 숙소에만 있다가 까브리에 가보니 앞유리의 금이 확 길어져있었다. 우즈벡에서 적은 돈으로 대충 때운 것이 아무래도 미봉책이었나보다. 계속 금이 커지고 위험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 대형 정비센터를 수소문해서 찾아갔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도 여럿이고 무척 크고 제대로된 정비센터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유리를 팔 뿐 교체는 다른 곳에서 해야한다고 해서 물어물어 10분 거리의 차량 유리교체 전문점을 찾아갔다. 넓은 주차장에 대형트럭들이 서있는 끝에 까브리가 서있는데 트럭들에 비해 매우 앙증맞아 귀여워 보였다. 대형차량 위주로 서비스를 하는 곳인가 하며 사장님께 유리교체에 대해 물어보려는데 영어를 못하셔서 스마트폰의 번역앱으로 어렵게 소통을 시도했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손님이 우리를 보고 영어를 할 수 있다며 통역을 자처해주셨다. 덕분에 필요한 것을 물어볼 수 있었고 사장님은 까브리로 와서 유리 크기도 재고 부품이 있는지도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는데 우리가 곧 튀르키예로 갈거라는 이야기를 듣자 이곳에는 까브리 차종인 포터2의 유리가 없어 튀르키예에서 주문해 와야하는데 5일이 걸린다며 그곳에 가서 고치는 것이 나을거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튀르키예의 트라브존에 가면 바로 고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해외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가 어려워 긴장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데 다행히 좋은 분들을 만나 최선의 선택지를 알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 우리는 보름간 바투미에서 잘 쉬고 흑해를 원없이 즐기고 밀린 작업도 잘 할 수 있었다. 여행을 계속할 새 힘을 얻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rc_87hS1vqI?si=_OEjakcEGe2UyKDy>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2 10:32:35<28> 카자흐스탄 '악타우'-조지아 '트빌리시'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카자흐스탄의 악타우를 출발해서 러시아를 지나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 간다. 총 2000km가 넘는 거리로 국경을 두번 넘어야 하고 총 5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6시간 걸리는 베뉴(Beyneu)까지는 이미 왔던 길을 다시 가는 것이라 마음이 편하다. 매끈한 도로면에 드라이브할 맛이 나 쌩쌩 달려본다. 도로뿐 아니라 길 옆 쉼터며 화장실 등 시설들이 아주 좋다. 다음날 새벽같이 길을 나선다. 5시간 거리의 아티라우(Atyrau)가 목적지이다. 12월 외부기온은 영하4도 정도. 오늘도 오후 3~4시 정도에 아티라우에 도착해서 쉬면 좋을 것 같다. 지평선에 닿은 하늘에서 태양이 뜨며 하늘을 부드럽게 물들이고 있다. 동틀녁 드라이브는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저멀리 지나가는 기차는 혹시 시베리아로 가는 열차가 아닐까? 긴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러시아를 지나며 있었던 일들을 새록새록 떠올렸다 아티라우에서 잘 쉬고 다음은 8시간 거리의 아스트라한(Astrakhan). 오늘 다시 러시아로 들어간다. 실소가 절로 나오지만 뭐 할 수 없다. 주유도 잘 하고 계속해서 가는데 벌써 3일째 비슷비슷한 사막의 황량한 풍경에 이젠 좀 질리는 감이 있다. 점점 길 상태가 안좋아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누쿠스-국경길보다는 갈만하다. 고생을 찐하게 한 후에는 웬만한 것은 별것 아니게 생각되기 마련이다 자갈길을 지나 누더기길. 사람이 사는 곳은 이미 한참 전부터 찾아볼 수가 없다. 국경이 가까워질수록 길이 더 안 좋아진다. 아무도 없어 보이는 길에서 갑자기 나타난 경찰이 우리차를 세웠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이제는 여유가 있다. 과속도, 신호위반도 아무 잘못한 것이 없으니 떨 필요 없다. 다만 어거지쓰며 돈을 뜯어내려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서류를 들고 내려서 경찰과 한참 이야기한 후 다행히 웃으며 차로 돌아오는 탄. 경찰은 도로표지판을 가리키며 속도를 40km 이상 내지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고 또, 펜과 노트를 주며 자기 이름이 파르캇이라며 한글로 이름을 써달라는 건가 싶어 써주니 좋아하더란다. 웃으며 잘 보내주었다고 한다. 다행이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국경이 가까워오자 다리 위의 작은 초소에서 또다시 우리를 세웠다. 여기가 국경인가 싶은데 자동차등록증과 여권 등을 보더니 간단히 보내주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끝났다니 희안하다. 여권을 보니 카자흐스탄 출국 도장은 찍혀있는데 러시아 입국도장은 없다. 아예 입국관련 절차가 없었던것 같다. 뭔지 모르겠다. 우리는 검문검색도 없고 그냥 출국도장 찍고 끝이라는 것이 너무 희안하다며 이상해했다. 하지만 20분이상 더 가자 드디어 익숙한 모습의 러시아 국경검문소가 등장했다. 대형트럭들이 줄서 있는 모습을 보니 확실했다. 알고보니 이곳은 카자흐 국경을 지나 강을 넘어 10km 더 가야 러시아쪽 국경검문소가 있는 특이한 곳이었다. 다행히 입국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약 한시간정도 걸려 입국에 성공했다. 몇달만의 러시아 재입국이라 왜 다시 오냐고 따지지는 않을지, 또 당시 러시아가 전쟁 중이어서 입국을 막거나 하지는 않을지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후딱 끝나서 다시 러시아에 들어왔다. 러시아는 전시 상황이었지만 딱히 위험하거나 불편한 것이 없었다. 두나라 국경이 떨어져있다는 것을 몰라 혼란이 있었지만 무사히 잘 통과했다. 어두워진 저녁 아스트라한에 도착했다. 강이 흐르고 도시 여기저기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있는 아름다운 작은 도시였다. 아스트라한에서 잘자고 다음날 7시간거리의 남쪽 그로즈니(Grozny)로 간다. 오전 8시에 출발했는데 한밤중처럼 깜깜하다. 겨울에다가 한참 북쪽이라 해가 늦게 뜨나보다. 도시를 막 벗어나자 어두운 하늘에 신기하고 거대한 노란 빛이 보였다. '여기가 지옥불이 있다는 투르크메니스탄도 아니고 저런 자연현상이 있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아마도 인공적인 조명일 것 같긴 한데 저쪽은 사람 사는 지역도 아니고 대체 저 커다란 불빛은 무얼까?' 너무 궁금했다. 마침 우리의 진행방향에 있어서 얼마후면 만날 것 같았다. 불이 난 건 아니겠지? 검은 연기같은 건 보이지 않으니 그건 아니겠고 가까이 갈수록 빛은 더 거대하게 보였다. 하늘에 타원형 거대한 빛뿐 아니라 그 아래 지상에도 마치 해가 뜨는 것처럼 작고 강한 빛이 동그랗게 보였다. 하지만 방향이 동쪽이 아니다.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점점 가까이 가자 드디어 눈으로 빛이 나오는 곳을 볼 수 있었는데 무얼 위함인지 왜 이곳에 저렇게 강한 조명들을 설치해 켜두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인공적으로 설치된 거대한 노란 조명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뭔가 좀 더 드라마틱한 UFO라던지 그런 것을 기대했었는데.ㅎㅎ 나름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다. 가다보니 무슨 국경검문소같은 곳이 또 있고 차들을 세운다. 조지아는 아직 멀었는데 뭘까? 알고보니 체첸 공화국의 검문이었다. 그 후에도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까지 서너번 더 검문을 받아야했다. 이쪽 정치 상황이 안좋다던데 삼엄하게 검문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까다롭게 구는 사람도 없었고 절차도 간단했다. 그로즈니의 시내 한 숙소에서 또 하룻밤 자고 동틀무렵 조지아를 향해 출발했다. 저 멀리 웅장한 산맥이 벽처럼 늘어서있다. 저 산을 넘어야 조지아에 갈 수 있다. 오늘 드디어 조지아에 들어가는 구나. 러시아 입국 이틀만에 다시 아웃. 국경에 다가갈수록 산들이 높아진다. 산과 산 사이 계곡에 구불구불 국경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 나있다. 조지아 국경검문소에는 차들과 보행자들이 엄청 많았다. 이곳에서도 동승자는 따로 수속을 하라고 해서 나는 차에서 내려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건물안으로 들어가 줄을 섰다. 내 차례가 되어 도장을 받으려고 갔는데 내 여권을 보더니 알수없는 말을 하며 여권은 주지 않고 옆으로 비켜서 기다리라는 것 같았다. 그곳에서 이삼십분을 기다렸는데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안쓴다. 탄이 기다릴텐데 답답하고 조바심이 난다. 하염없이 서서 기다리던 중 다른 직원 하나가 지나가다 와서 나에 대해 물어보는 것 같았다. 둘이 뭐라뭐라 이야기하더니 그제서야 나에게 오라고 하고 여권에 도장을 찍어 건네주었다. 나를 오래 붙잡아둔 직원이 미웠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냥 나오게 된 것만도 감사하다 생각하고 탄이 기다리고 있을 장소로 얼른 나갔다. 아마도 그쪽 국경으로 조지아에 들어가는 한국사람이 거의 없어서 비자가 필요한지 뭔지 잘 모르는 직원이 나를 붙잡아둔 것이리라 어림짐작할 뿐이었다. 다시 탄과 까브리를 만났다. "와, 우리 이제 조지아에 들어왔다!" 중앙아시아를 벗어나 드디어 동유럽 여행이 시작된 것 같아 설레였다. 국경을 지나자 마치 스위스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설산과 예쁜 집들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동유럽의 스위스로 불리는 조지아의 대표적 관광지라고 한다. 호텔과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의 피로와 해지기 전 트빌리시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에 풍경이 그리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해지기전 트빌리시 도착 성공. 시내에 들어오니 차들의 색깔도 다양하고 비싼차도 많이 보인다. 5시도 안됐는데 교통체증이 장난 아니다. 확실히 우리가 익숙한 '도시'에 왔다는 느낌이 든다. 중앙아시아와는 완전 다른 세상이다. 넓은 쿠라강이 흐르고 커다란 아치형 다리도 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이번 여행중에 이렇게 큰 다리는 별로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버섯을 닮은 퍼블릭 서비스홀이며 인천공항이 생각나는 음악극장 등 현대적이고 신기한 빌딩들도 있고 또 많은 유럽풍건물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우리 숙소는 시내 중심에 있어서 교통이 매우 편할 것 같았지만 주차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약간 골목으로 들어가 있어 주차할 만한 곳을 잘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숙소까지 짐을 가지고 골목을 걸어들어가야해서 좀 힘들기는 했다. 트빌리시 물가가 비싸 4인 도미토리를 얻었는데 첫날은 우리만 방을 독차지하고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JmkbcRpHnOk?si=pcKoyNXf_Bm1MwQX>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9 15:01:00<27> 카자흐스탄 악타우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오후 5~6시쯤 베뉴에 도착했다. 날은 벌써 어두워졌다. 더 늦기전에 정비소를 찾아 차를 고치고 싶었다. 도로변 정비소를 발견하고 번역기로 시동이 안걸린다고 이야기했는데 기술자가 없다고 한다. 경정비만 하는 곳인가 싶어 다른 곳을 찾아갔다. 여기도 안된다고 해서 이 차를 고칠 수 있는 곳이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어떤 주소를 알려주어 다시 찾아갔다. 가보니 해가 져서 어두운데다 다니는 사람도 없고 주소의 집에는 초인종도 없어 망설이다 문을 두드려보았으나 답이 없다. 결국 베뉴에서 차를 고칠 수가 없었던 우리는 들개와 술취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무섭기도 하고, 또 숙소를 잡아도 차시동을 켜둔 채로 들어가 자야하는 것이 불안해서 차라리 이곳을 떠나 길가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나는 어제부터 험로의 긴 이동과 추위와 스트레스에 지쳐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숨만 겨우 쉬고 앉아있었고 운전하느라 더 힘들었을 탄이는 가까스로 남은 힘을 쥐어짜내어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하며 몇시간을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도로를 앞차들을 의지해 달리다가 새벽 2~3시쯤 트럭들이 많이 서있는 공터에서 차를 대고 잤다. 악타우까지 가는 동안 주유할 때면 습관처럼 시동을 끌까봐 계속 긴장하며 서로 이야기해주고 밥먹거나 화장실을 위해 차를 세울 때마다 "시동!"하며 잊지않고 켜두려고 노력했다. 다음날 오전 악타우에 도착했다. 도시가 제법 크고 활기가 넘친다. 일요일인데도 문 연 상점들이 많이 보인다. 정비소 문 연 곳이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잘되었다. 눈에 띈 정비소에 들어갔는데 안된다고 한다. 캠핑카를 수리하기 위해 정비소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허탕이었다 서너군데를 더 찾아가보았지만 모두 차를 고칠 수가 없다는 대답에 답답하기만 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네비에서 현대자동차 매장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을 보고 찾아갔다. 차량판매와 정비를 같이 하는 곳 같다. 직원에게 번역앱으로 우리 차 상태를 이야기하니 차를 정비센터로 옮기라고 한다.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보자고 했다. 20시간 이상 켜두었던 시동을 끄는 것이 매우 불안했지만 정비사도 있고 하니 꺼보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의 현대차 전시장은 한국과 달리 매우 넓고 시설도 좋다. 직원분들도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의지가 되고 신뢰가 간다. 정비센터에서 까브리의 시동을 껐다가 다시 걸어보니 이게 웬일, 시동이 걸린다. 너무 좋아서 박수가 절로 나온다. 여러차례 껐다 켜기를 반복했는데 이상없이 잘 작동한다. 정말 오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했었다. 심지어 차를 못고쳐서 여행이 중단되어 돌아갈 것까지 각오를 했었는데 이렇게 간단히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지 몰랐다. 사실 우리는 십년 전 아메리카 장기여행에서 차가 고장이 난 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온두라스에서 두달간 차에서 자며 차를 고치려고 애쓰다 끝내 돌아와야했었기 때문에 감사가 더 컸다. 이왕 정비소에 온 김에 엔진오일과 필터 등을 교환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곳은 큰 리프트가 없어 불가능하다며 가능한 정비소를 알려주셨다. 현지 직원분은 끝까지 시동을 확인을 하며 안심시켜 주셨다.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악타우 시내로 돌아왔다. 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니 없던 힘도 솟아나는 것 같다. 반가운 버거킹에서 시로의 소울푸드인 햄버거를 먹고 와이파이로 숙소도 예약을 했다. 슈퍼마켓에서 장도 보고 숙소를 찾아갔다. 주소를 보고 찾아갔는데 이곳이 아닌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 찬스를 또 써서 주인과 전화를 해서 한참 떨어진 다른 아파트로 안내를 받았다. 처음 보는 여행자의 질문에 친절히 대답해주고 도와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구글 내비가 잘못된건지 주인이 주소를 잘못 적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제대로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찾아간 곳은 마치 성처럼 보인다며 신기해했던 우리가 지나쳐온 곳이었다. 1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 여러채가 단지를 이루고 있고 정원도 매우 훌륭하다. 크리스마스 즈음이어서인지 커다란 트리도 있고 황금말 장식에 어린이 놀이터도 잘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차를 안에 가지고 갈 수가 없어 아파트 밖 상가주차장에 세우고 왔다갔다 하며 짐을 옮겨야하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 건물 내부도 거울과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돼있었고 고마운 현대식 엘리베이터도 두대나 된다. 주인은 동양계 부부였는데 한국에 관심이 많은 듯 한국드라마와 배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파트는 깨끗하고 주방도 좋고 편안해보여서 처음엔 3일 예약을 했었는데 더 길게 머물어도 되냐고 묻고 기간을 연장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 편히 푹 쉬고 밀린 작업도 하고 싶었다. 지독한 강행군으로 탄이 병이 나버렸다 숙소에 짐을 풀자 탄이가 몸져 누웠다. 긴장이 풀어지며 몸살이 났나보다. 몇일간 정말 고생이 많았다. 그렇게 탄이는 2~3일을 침대에서 꼼짝을 못하고 누워서 약을 먹으며 쉬어야 했다. 밤이 되면 아파트 건물과 광장의 트리에 조명이 아름답게 들어와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 아픈 탄이랑 오붓하게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근처 상점에서 조각케이크와 생강빵과자를 살 수 있어서 조금 위안이 되었다. 몇일 푹 쉬고난 탄은 잘 회복해서 같이 고깃국도 끓여먹고 소소하게 작업도 하며 휴식의 시간을 갖었다. 탄이가 기운을 차린 후 우리는 악타우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영사관을 찾아갔다. 구글 네비에 번번히 골탕을 먹어왔는데 이번도 역시 이상한 가정주택들이 즐비한 동네로 안내를 하기에 의심스러웠는데 해당주소의 집을 두드려 물어보니 이곳은 아니고 골목따라 조금 더 가면 있다고 알려주셨다. 역시 러시아권쪽에서 구글 네비게이션은 믿을 것이 못된다. 알려주신대로 가보았더니 정말 영사관이 있을 것 같지 않던 동네에 떡하니 아제르바이잔 국기가 나부끼는 영사관이 있었다. 입구에 경비원께 바쿠로 가기 위해 비자신청을 하러 왔다고 하니 여권을 보여달라고 한 후 안으로 안내해주셨다. 영사관 내부는 멋지게 잘 꾸며져있었고 직원들 두세분이 나오더니 우리에게 친절하게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다. 결론적으로 페리는 코로나 이후로 여객(사람)운송을 안해서 바쿠로 가려면 차는 배로, 사람은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한다. 배도 비정기적으로 운항해서 언제 출항하는지 선사를 찾아가 알아봐야한다고 했으며 코로나 음성확인서, 백신접종증명서등 각종 서류도 필요하다고 한다. 악타우에서 바쿠가는 페리 탑승이 '동해-블라디보스톡 구간' 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하다. 둘이 긴 의논끝에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복잡한 서류를 다 준비하는 것 보다 좀 돌더라도 육로로 이동하는 것이 낫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악타우에서 다시 베뉴를 지나 러시아의 아티라우, 아스트라한을 거쳐 조지아에 가는 경로로 정했다. 이쪽 길도 베뉴-아스트라한 사이의 길이 악명이 높다고 들어서 차를 제대로 정비하고 가고싶었다. 현대차 매니저님께 소개받은 정비소에 가서 엔진오일과 한국에서 가져온 연료필터를 교체했다. 타이어 공기압도 체크하고나니 마음이 든든하다. 체력과 자동차 관리를 받고 잘 쉬고 또 다음 길을 나설 수 있게 해준 악타우가 좋은 느낌으로 남았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RxgG4EeEtF0?si=yj5jzbQcD6g7lAbV>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2 10:4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