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투자자가 홍콩과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이 중국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다.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 중국 증권 당국의 명분인데, 시장에선 본토 자본의 홍콩과 해외 유출을 우려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전에도 역외 증권사의 본토 중개 서비스 중단이 잇따랐다. 17일 경제관찰망 등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 중개업체 푸투증권(푸투홀딩스)과 라오후증권(타이거브로커스)은 중국 본토 앱 스토어에서 자사 증권앱을 삭제한다고 전날 각각 발표했다. 이들 증권사는 공고문에서 퇴출 결정은 해외주식 거래 업무에 대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두 증권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소식 이후 주가는 장 초반 10% 넘게 떨어졌다. 삭제되는 앱은 푸투증권의 ‘푸투뉴뉴’와 라오후증권의 ‘타이거 인터내셔널’이다. 다만 이미 앱을 다운로드한 고객은 영향을 받지 않고, 해외에서 다운로드와 사용도 가능하다. 앞서 지난해 12월 증감위는 이들 두 앱의 불법 해외주식 거래에 대한 시정 작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불법 해외주식 중개 업무 관리 감독 방안을 공개·설명했다. 당시 증감위 요구사항은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해외기관이 국내 투자자를 불법 모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국내 투자자는 기존 해외기관을 통해 계속 거래 가능하지만, 해외 계좌로 자금을 이체할 때 중국 외환관리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들 두고 일부 시장에선 중국 당국의 조치가 ‘불법’보다는 ‘자본 유출’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야오차이증권, 쟈자오예금융 등 여러 홍콩 현지 증권사들도 중국 본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중단을 공지했었다. 궈타이쥔안 홍콩 역시 지난 2월 본토 주민 계좌 개설을 그만뒀다. 현재 증감위는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후선강통’ 시스템을 제외하고 어떤 국내외 기관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제공 업무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외주식 거래 중개업체가 중국에서 영업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목숨 문’이 있다”면서 “하나는 중앙은행 외환국이 관리하는 자본 이탈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증감위의 영업 허가”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5-17 11:20:02[파이낸셜뉴스]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2일 한·미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 "일시적 자본유출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기 때문에 외환부족, 유동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아사카와 총재는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56차 ADB 연차총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경제에 대해 "매우 낙관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통화긴축 정책으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3.2%로 떨어지고, 향후 성장률도 2.2% 까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봤다. 아사카와 총재는 "한국이 향후 몇년간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자본유출 리스크도 있다고 아사카와 총재는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통화긴축으로 (한국에) 자본유출 우려가 있을 수 있다"라며 "미국이 통화정책 완화로 태세를 바꿨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사카와 총재는 "갑자기 외환부족, 유동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미금리차(1.50%p)가 커서 외국인의 투자자금 등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리스크가 없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한 것이다. 아사카와 총재는 "외환보유액 최소기준이 80%이라고 한다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20%로 최소기준보다 많다"라며 "급작스러운 자본유출은 거의 가능성이 낮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ADB 연차총회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오늘(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다시 도약하는 아시아: 회복·연대·개혁'를 주제로 열린다. ADB는 역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을 위한 개발금융 지원, 개도국의 개발정책과 기술원조 등을 지원하는 기구다. ADB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1970년 서울, 2004년 제주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행사로 회원국 재무장관 등 주요 인사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시중은행을 포함해 금융회사와 공공기관들이 ADB 총회 후원에 나섰으며 행사 기간 중 기업 홍보 부스도 운영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5-02 10:33:20[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유지 결정에 대해 "이자율 차이가 워낙 커서 국내 자본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BOJ가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한 데 대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말로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BOJ는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일본의 금리인상 유보에 대해 "일본이 금리를 올림으로써 해외에 나갔던 일본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어떤 영향을 줄지 각 국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금리의 격차에 (그 영향 정도가) 많이 달려있을 것"이라며 "4월 일본이 금리를 올려도 이자율 차이가 워낙 커서 당분간 (국내) 자본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일본은행 입장은 현재 물가가 3.7% 올랐지만 그것이 에너지 가격이 오른 것에 의존하기 때문에 코어 인플레이션이 2%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일본은행 입장에서는 당분간 통화 완화정책을 계속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본은행의 물가상승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했기 때문에, 금리를 묶어둔 게 이례적인 결정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총재는 국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일본 정부의 결정이 중요하지만 미국의 강달러 추세가 바뀔 것인지, 다시 강달러 추세로 갈지에 의해 일본 국채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이 받는 압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본 통화정책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결정이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사후에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1-18 16:09:23[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는 아직 자본 유출 징조가 없다"고 밝혔다. 또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중) 3.5%가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자본이 빠져나갈 곳은 (이미) 빠져나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본 유출이라기보다는 최근 몇 달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 내국인 해외투자가 매우 많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기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열심히 보고 있지만 옛날 같은 위기가 아니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3.5% 수준이라고 했는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중 3.5%가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 아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에 대해서는 "'얼마나 커지면 안 좋은가' 하는 부분을 기계적으로 봐야 한다면 금통위원이 왜 필요하겠느냐"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고 이것을 판단하는 게 금통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를 긴축하면서 경기 둔화를 용인하고 재정부양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분간 그렇다"며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상쇄하는 쪽으로 가면 안 된다, 그래서 (취약계층을) 타깃 해서 가야 한다는 게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성장이 더 침체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기에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걱정은 지금 (해야 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같이 가는지 아닌지는 감세 여부보다는 부채 감축 여부를 봐야 하는데, 부채는 지금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거시정책적 컨센서스"라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빚을 줄이는 정책은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고 있고 한국의 신뢰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고 적절한 시점에 결정할 것이며 그것에 대비해 우리는 연준과 굉장히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가면 6%대 물가를 또 볼 수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며 "미국 물가 수준이 올라가고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는 시나리오를 만들면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10-17 09:22:59【워싱턴(미국)=홍예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는 아직 자본 유출 징조가 없다"면서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워싱턴CD에서 15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올 1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해외로 돈을 인출한 액수보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액이 두 배 이상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굉장히 늘었다"며 "자본이 빠져나갈 곳은 (이미) 빠져나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자본 유출이라기보다는 최근 몇 달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지만 예전처럼 위기는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3.5% 수준이라고 했는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중 3.5%가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 아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에 대해서는 "'얼마나 커지면 안 좋은가' 하는 부분을 기계적으로 봐야 한다면 금통위원이 왜 필요하겠느냐"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고 이것을 판단하는 게 금통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같이 가는지 아닌지는 감세 여부보다는 부채 감축 여부를 봐야 하는데, 부채는 지금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거시정책적 컨센서스"라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빚을 줄이는 정책은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고 있고 한국의 신뢰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경제 상황을 보고 적절한 시점에 결정할 것"이라며 "그것에 대비해 우리는 연준과 굉장히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가면 6%대 물가를 또 볼 수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면서 "미국 물가 수준이 올라가고 그래서 미국이 금리가 더 올리는 시나리오를 만들면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10-16 10:40:07[파이낸셜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금융시스템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단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과 '강(强)달러' 상황에 따른 위기 위험 요인들에 대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 위치한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위기를 앞두고 있었던 것보단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미국이 일부 금융 안정과 관련한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확실히 14년 전 겪었던 끔찍한 곤경과 같은 상황에 있진 않다"고 말하며 자신이 연준에서 관리했던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부실대출이라는 금융 시스템 내부의 문제가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현재의 경제 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라는 외부 요인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시와 거의 유사하지 않지만 금융 위험들 또한 경고 없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제 인생의 교훈 중 하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비록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융 혼란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록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더라도 그 사건이 금융 여건을 악화시킨다면 그들은 (금융) 문제를 가중시키고 심화시킬 수 있다"며 "그것은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버냉키 전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달러 강세 상황을 우려할 대목으로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천연가스 이동의 셧다운으로 금융기관들이 압력을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신흥시장은 "매우 강한 달러와 많은 자본 유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연준 의장직을 맡았던 버냉키 전 의장은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선 인물이다. 앞서 그는 1983년 논문을 통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은행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 대해 "1983년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 대해 "자기 생각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과학자의 임무"라며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경제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그는 노벨경제학상 발표 전날 밤 휴대전화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시카고에 거주하는 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고 소개하며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0-11 07:57:41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1360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고환율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4일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고환율의 단기요인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수지 악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을 꼽았다. 또 고환율의 장기요인으로는 인구구조 변화, 해외투자 증가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그동안 한국 경제가 수출을 통한 상품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고환율은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며, 오히려 외화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증가해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환율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원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경우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면서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고환율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원유 관세인하, 통화스와프, 기업 금융비용 경감 및 환율변동보험 한도 확대, 소비·투자·수출 진작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소비·투자·수출 진작책과 관련, "환율상승이 경제 전반의 활력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 기업 투자세액 공제 확대, 수출금융지원 확대 등 고비용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대책들이 적기에 시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고환율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재적소에 정책을 쓰고, 이에 맞물려 기업들도 환율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경희 SGI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환율, 물가, 금리 상승 등의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계돼 있어 각각을 타깃으로 한 거시경제 정책의 효과가 독립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면서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요인들이 금융·실물경제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기업의 환헤지 및 결제통화 다양화 등 환율 민감도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09-04 18:33:09[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75bp(1bp=0.01%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이 관심이 모인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지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역전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예상된 인상폭", "선반영 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거나 오히려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금리 인상 타격 적다…실적 볼 때"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FOMC 결과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자이언트 스텝은 사실상 예견된 수준이었고, 특히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 조절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FOMC를 통해 75bp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많은 부분이 반영됐다는 평가 속 상승세가 이어졌다"면서 "미 증시가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FOMC 이후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돼 원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 회의인 9월 FOMC 이전에 연준은 두 번(7, 8월)의 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 조정과 가계의 구매력 약화가 소비자물가를 점차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물가가 추세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한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을 지금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도 약 1.2% 상승했지만 중순 이후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월간 기준 올 들어 최초로 1조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이전 매도 규모에 비하면 적다고 할 수 있지만 반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 '경기 침체·둔화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매크로(거시경제) 변수가 아니라 개별 기업의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현재의 국면이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면서도 성명서를 통해 "소비와 생산이 둔화(softened)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를 움직이는 중요한 변수는 이제 금리가 아니라 실적으로 넘어왔다고 본다"며 "다만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반영될 부분이 있는 상황이다. 증시가 크게 반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속절 없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채권시장도 안도…"9월엔 50bp 인상에 그칠 것" 채권 시장도 이번 금리인상에 안도감을 나타냈다. 시장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 시장인 미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줄면서 국내 채권 시장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은 미국채 시장과 동조화를 이루는 만큼, 미국채 시장의 호재는 국내 채권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날 파월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발언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잠재울 거라는 평가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미국의 긴축 우려가 낮아지면서 연말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채권시장 변동성을 점차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9월 FOMC에서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물가가 예상을 상회하거나 꺾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다면 연준이 세번째 75bp 인상을 할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까지 에너지 가격 하락, 주택지표 및 선행지표 부진 등 최근과 같은 기조가 강화된다면 연준은 9월 FOMC에서 50bp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김현정 기자
2022-07-28 15:52:28[파이낸셜뉴스] 미국이 다시 자이언트 스텝(한번이 0.75%p 금리인상)을 밟으며 한미 금리가 역전됐지만 코스피 지수는 상승하고 원·달러환율은 급락했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은 이미 예상된 것으로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은 것이다. 때문에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경기침체 가능성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한국은행 역시 연내 3% 수준 도달이라는 기존 전망 수준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자이언트 스텝에도 환율 안정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 2.25~2.50%로 결정했다. 한국 기준금리(2.25%)를 추월했고 한미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 역전됐다. 금융시장은 오히려 안정을 찾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2원 내린 달러당 1296.1원에 거래를 마쳤다. 1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300원 아래로 내려왔다. 때문에 당초 우려됐던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은 그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실제 이 같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은 총 3차례 발생했다. 1999년6월부터 2001년 3월과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 등이다. 그러나 이 기간 외국인의 자금은 모두 순유입됐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과거 3차례 한·미 정책금리 역전기 모두 외국인 자금은 순유입됐다"면서 "1999년 시기는 국내 외환위기 회복 기대로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이후 2005년과 2018년 시기는 각각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투자 확대, 공공자금 유입 지속으로 채권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자본유출은 모두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국내로 전이된 시기인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2015년 중국과 자원수출국 금융불안 시기에 촉발됐다는 설명이다. 한은 측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국제금융시장의불안이 심화될 경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상당폭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 금리 인상도 예상 속도로 시장이 안정을 찾음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 역시 예정된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달 사상 처음으로 0.50%p를 인상하며 빅스텝을 밟은 한은은 내달에는 0.25%p 인상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2.25% 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의 하단에 가까워진 정도로, 1~2차례 금리를 더 올린다고 해도 긴축적 통화정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는 2.75%에서 3%선으로 예상되고 있다. 8월을 포함해 총 세 차례 남음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p씩 인상할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3%가 된다. 이런 가운데 한은과 금융당국은 금리인상에 대비한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한은은 안심전환대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에 1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또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채권을 활용해 해외에서 외화(미국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자본유출입, 환율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에 따른 단계별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재점검하고,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필요시 적시에 시장안정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동찬 기자
2022-07-28 15:29:35[파이낸셜뉴스] 중국 위안화가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봉쇄정책이 통화가치 추락을 부르고 있다. 위안 그러나 하락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며칠간 위안 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 추가 규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위안, 자유낙하 CNN비즈니스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위안이 이날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환율을 통제하는 국내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역외 시장에서도 위안이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은 이날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해 미국 달러당 6.78위안 수준을 기록했다. 위안은 지난 석달간 달러에 대해 약 7% 평가절하됐다. 4월에는 낙폭이 월간 기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이때문에 4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2016년 후반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위안은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평가절상된 통화 가운데 하나였지만 코로나19 봉쇄 정책 충격으로 올들어 가치가 추락하며 입장이 뒤바뀌었다. ■ 미 금리인상 위안 가치하락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드라이브다.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연준의 통화긴축이 달러가치를 2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위안 뿐만 아니라 각국 통화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기자회견에서 0.75%p 금리인상,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배제했지만 6월과 7월에도 각각 0.5%p '빅스텝'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는 굳어졌다. 파월이 배제한 자이언트 스텝은 그러나 최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되살아났다.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는 전제를 깔기는 했지만 물가가 안 잡히면 올 후반 0.75%p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 중, 봉쇄 강화 중국 위안 낙폭이 유독 큰 것은 중국 경기전망 후퇴와 강도 높은 봉쇄 후유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때문이다. 가장 최신 지표인 2월과 3월 통계를 보면 중국 채권에서 사상최대 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골드만삭스는 13일 "강달러, 중국 경제전망 악화, 미국과 중국간 금리 격차 축소 등이 위안 가치를 급속도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위안 추락 배경인 봉쇄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가운데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해 최소 32개 도시가 봉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충격은 거의 모든 산업에 미치고 있고, 경제 성장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봉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상하이와 베이징 봉쇄는 더 강화됐다. 중국은 13일에는 불필요한 해외 여행을 금지했다. ■ PBOC, 시장 개입 올들어 위안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PBOC는 지난달 말 이례적인 행동에 나섰다. 은행들이 보유해야 할 외환준비금 비중을 9%에서 8%로 낮춘 것이다. 은행들이 외환시장에서 위안을 팔아 외환, 주로 달러를 사들여야 할 필요성을 낮춤에 따라 위안은 일시적으로 하강이 멈췄다. 그러나 오래 가지는 못했다. 곧바로 하락세가 재개됐다. 위안 약세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중국 제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여 경기하강을 늦추는데 도움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지금같은 급격한 하락세는 자본 이탈을 부르고,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트리며, 경제 불안과 국제시장에서의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전망은 어둡다. UBS는 위안이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추가 하락할 것이라면서 202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도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7위안을 상향돌파한다고 해도 여전히 위안 사상최저치 기록인 2005년 7월의 달러당 8.28위안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며칠이 흐름을 가를 중요한 고비라면서 위안 약세가 지속돼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는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5-14 08:3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