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12에 허위신고를 했더라도 범죄와 관련된 게 아니라면 경범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7월 3회에 걸쳐 112에 "사촌동생이 자살한다고 연락 후 휴대전화를 꺼놨다"는 취지의 거짓신고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사촌동생이라고 지칭한 사람은 실제 사촌동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경범죄 처벌법은 '있지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는데, A씨의 신고 내용이 범죄와 관련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죄로 처벌하기 위해선 신고내용이 '범죄'에 해당함이 인정돼야 한다"며 "피고인의 신고내용은 범죄라고 할 수 없고, 어떠한 범죄를 저지를 것을 암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경범죄처벌법에서 정한 '거짓신고'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검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경범죄처벌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A씨가 기소된 이후인 지난해 7월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해당 사건과 같은 허위 신고도 처벌이 가능해졌다. 112신고처리법은 '범죄나 각종 사건·사고 등 위급한 상황을 거짓으로 꾸며 112신고를 한 사람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한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5-04-25 13:21:10[파이낸셜뉴스] 중국 산둥성의 한 대학교수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여대생들과 교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랴오청대 둥창단과대는 지난 13일 우 씨라는 경제학과 교수를 해고하고 공산당에서 제명했다고 발표했다. 학교 측은 우 교수에 대한 제보를 받고 조사한 결과, 그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다른 학교 여학생들과 교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랴오청대 측은 성명을 통해 우 교수가 학교 규정과 교수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을 위반했으며, 신분을 숨기고 다른 대학 여학생들과 만남으로써 사회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미혼인 우 교수는 경제학과에서 재직한 지난 8년 동안 자신의 이름, 나이, 직업, 가족 배경을 속이고 10명이 넘는 다른 대학 여학생들과 교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에는 한 여성이 임신하자 낙태를 강요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제보에 따르면 우 교수는 이 여성에게 "부모가 부유한 집안의 여성을 만나기를 원한다"며 "낙태를 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우 교수는 “해고되면 산둥성의 도시인 지난시에서 일하거나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학교로부터 해고와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24 09:57:48[파이낸셜뉴스]‘자살’이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 사용하기 꺼리는 단어다. 사회적 편견과 낙인의 두려움 속에서 자살 유가족은 자신의 슬픔을 드러내는 것조차 숨겨야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생명존중시민회의 임삼진 상임이사가 자살 유가족이 겪는 고통과 상실, 그리고 그 회복의 길을 안내하는 '자살 유가족 치유핸드북'(KSS, 208쪽, 20,000원)을 펴냈다. 이 책은 지난해 출간된 전자책 '죄책감에서 벗어나 치유로'를 대폭 보완한 것으로,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겪는 복합적인 고통 - 죄책감, 분노, 낙인,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회복과 치유의 여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분의 고통은 끝났습니다. 이제 당신의 치유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임삼진 박사는 자살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이 흔히 겪는 죄책감은 ‘벗어나야 할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언한다. 치유와 회복는 고인이 유가족들에게 오히려 가장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의 '자살유족 핸드북'을 인용하며 자살은 유가족이 막지 못한 개인적 실패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사회·경제적 위기를 비롯하여 고인을 둘러싼 다양한 요인이 결합해서 일어난 ‘내몰린 죽음’이라는 인식으로 전환을 촉구한다. 이 책은 자살 유가족 권리장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권리인 ‘살 권리’를 상기시키며, 유가족들이 회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예컨대 △지원그룹을 찾아 도움을 받을 것 △애도를 서두르지 말 것 △자신에게 최대한 너그러워질 것 △고인과의 ‘소통’을 지속할 것 △다른 유족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 △신앙 공동체나 지역사회의 손을 잡을 것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30페이지에 달하는 ‘애도의 과정 밟기’를 통해 자살 유가족이 어떻게 애도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다룬다. 또한 무엇보다 유가족이 ‘말하기’를 시작함으로써 치유가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감정을 드러내고, 사회적 침묵을 깨뜨리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회복의 출발선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자살 유가족의 사회적 목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는 유가족들의 ‘공적 발언’과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일본에서는 “자살을 말할 수 있는 죽음으로”라는 구호 아래 민관이 협력해 유가족 지원 체계를 정비했고, 미국에서는 하루에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사이버 추모관과 같은 플랫폼이 조성되었다. 유가족의 추모글을 모은 책 '자살자의 얼굴', 유가족이 패널로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 등도 회복과 치유에 기여해 왔다. 이런 사례들은 자살 유가족이 더 이상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 보다 당당해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임 박사는 자살이라는 표현에 대해 “사회적 원인으로 내몰린 죽음을 ‘극단적 선택’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심각한 왜곡”이라고 지적하며, “자살이라는 말을 숨기기보다는 고인을 폄하하지 않고, 유가족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언어의 회피는 자살 유가족들에게 더 큰 침묵과 고립을 강요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는 매년 1만 명이 넘는 이들이 자살로 세상을 떠나지만, 그 뒤에 남겨진 유가족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된 이해와 책임을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자살 유가족 치유핸드북은 단지 유가족 개인의 치유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자살 유가족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함을 역설한다. “자살 유가족이 잘못한 게 아닙니다. 사회가 돌보지 못한 책임입니다. 유가족이 짐을 짊어져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10여 년간 생명운동을 해온 임 박사는 “자살은 많은데 자살 유가족은 보이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이 유가족들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임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한다. “유가족 여러분, 이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기억하세요. ‘그분의 죽음, 당신 책임 아닙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2025-04-16 11:11:58#OBJECT0# [파이낸셜뉴스] #3년 전 취업에 성공해 서울로 올라온 엄모씨(26)는 타지 생활이 길어지면서 외로움이 깊어지고 있다. 연고도, 친구들도 거의 없다 보니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났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매일같이 술에 의존하는 날이 많아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업무 성과와 인간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들어 청년 세대에서도 외로움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노인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청년들에게까지 확산되면서 자살 충동을 느끼는 20대의 비율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 요청해 받은 ‘한강교량 SOS생명의전화 운영실적’ 5개년 누적치(2020~2024)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위기상담 건수(2188건) 중 20~29세의 위기상담 비율은 28.5%(624건)로 연령대 불명 인원을 제외하면 전체 연령대(13세 이하~70세 이상) 중 가장 높았다. 각 연도별 통계를 살펴봐도 20대의 위기상담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지난해 20~29세 위기상담 비율은 전체의 20.3%로, 입시 스트레스가 많은 17~19세(5.3%)와 노인 고독사 비중이 높은 60대 이상(0.8%)의 위기상담 비율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용자들이 '자살 충동'을 느꼈던 가장 큰 원인은 '인생 고민'으로 나타났다. SOS생명의전화 운영실적 5개년 전체 상담 유형 비중을 살펴보면 고독·외로움, 무력감(공허함), 종교 문제, 삶의 목적 상실 등 ‘인생’ 관련 고민이 전체의 16.5%를 차지해 생활고나 실직, 사업실패 등 경제 관련 고민보다 4%p 높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통상 독거노인들이 가족을 상실한 후 외로움을 느끼는데, 요즘에는 20대 은둔 청년들이 많아진 데다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청년들이 가족과 친구를 만날 기회가 점차 사라지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실제 통계청(KOSIS)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5.5%(782만9000가구)로, 2015년부터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29세 이하 1인 가구 비중은 18.6%를 기록해 70세 이상(19.1%)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청년들의 외로움 해소를 위해서는 거시적·미시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동·노인 대상 상담은 활발하게 이뤄지는 반면 청년들을 위한 상담 지원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청년들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은둔 청년을 끌어내기 위한 또래 상담 창구가 전무하다시피 해 관련 시설 내지 서비스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들 또한 외롭지 않기 위해 가족 또는 주변인들과 작게라도 소통을 시작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 의존하는 대신 오프라인 모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5-04-08 13:44:37[파이낸셜뉴스] 한화생명이 오는 27일까지 2025 청소년 자살예방 캠페인 '함께고워크'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함께고워크는 대한민국 청소년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자살예방 캠페이다. 이날부터 홈페이지를통해 총 2500명(대면 500명, 비대면 20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비는 2만5000원으로 참가비 전액은 청소년 자살예방사업에 사용된다. 대면 캠페인 참가자는 다음달 24일 오후 2시에 수원 광교호수공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는 방송인 전용준 캐스터가 청소년 멘토로 참여해 생명존중 서약, 응원 토크를 진행한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도 있다. 비대면 캠페인 참가자는 다음달 3~25일 10대 청소년 10만 명당 자살률 수치인 7.9명을 ㎞로 환산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걷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해 청소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또 청소년 응원 프로그램인 '함께치얼업'도 함께 운영한다. '함께고워크' 참가 신청을 할 때 참가자들이 기재한 방문희망학교 중 추첨을 통해 5개교를 선정해 한화생명과 생명의전화가 방문한다. 6월부터 11월 사이 학교를 방문해 생명존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기념품과 응원 메시지를 전달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5-04-08 11:51:03[파이낸셜뉴스]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는 강원도 강릉에서 라이프라인 서포터즈 캠프를 통해 2025 자살예방캠페인의 시작을 25일 밝혔다. 라이프라인 서포터즈는 워킹메이트 전문 코치진으로서 매년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6년째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서포터즈는 강릉 시민들에게 대한민국 자살률의 심각성과 자살예방 캠페인의 의미를 설명하는 길거리 캠페인 활동을 펼쳤다. 특히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10만 명당 자살률 7.9명(통계청, 2024년)을 의미하는 7.9km를 걷고 학교 앞에서 인증하며 캠페인의 첫 시작을 알렸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자살 사망자 수는 1만4439명으로,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평균 39.5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10~20대 자살률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3-25 08:04:25【파이낸셜뉴스 시흥=김경수 기자】 경기 시흥시는 자살 예방을 위한 집중 홍보 활동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시흥시에 따르면 봄은 겨울에 비해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봄은 졸업 및 구직 활동 등으로 인한 사회적 압박감이 증가하면서 불면증과 우울증이 발생하기 쉬운 시기로 알려졌다. 시흥시자살예방센터는 동 행정복지센터, 파출소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학교 등 다양한 장소에 자살 예방 홍보 포스터를 배포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집중 홍보 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우울감 또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대상자를 발굴하고, 심리 상담과 치료비 지원,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삶이 어렵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 도움이나 상담을 원할 경우, 시흥시자살예방센터로 연락하거나 누리집에서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ks@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3-17 14:20:37[파이낸셜뉴스] 1형 당뇨병 환자의 자살위험이 일반인보다 2배, 암환자보다 1.8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성하지 못해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만성 질환으로, 치료 과정이 길고 심리적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1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서 정신건강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10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규리 교수, 김서현 박사 연구팀은 내과학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 IF=9)에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KNHIS)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1형 당뇨병 환자, 암환자, 그리고 일반인구 간의 자살위험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5년 사이에 1형 당뇨병을 진단받고, 1년 이내 인슐린 처방을 3회 이상 받은 19세 이상 성인 4만5944명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비교군으로 동일한 규모의 암환자를 매칭하고, 일반인구 집단은 5배 많은 22만9720명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10만 인년당 자살 발생률은 1형 당뇨병 환자에서 252.89건, 암환자에서 141.44건, 일반인구에서 129.6건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소득수준, 거주지, 우울증 및 심혈관질환, 당뇨 합병증 등 자살위험 요인을 보정한 결과, 1형 당뇨병 환자의 자살위험은 일반인 대비 2배, 암환자 대비 1.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암은 국내 사망 원인 1위이지만, 치료법 발전으로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다. 반면, 1형 당뇨병은 아직 완치할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이 지속적인 치료 부담과 삶의 질 저하로 인해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이 이전에 발표한 다른 연구에 따르면, 1형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음주 및 약물 오남용 위험이 4배, 우울증 발병 위험이 3배, 성격 및 행동장애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현 교수는 "1형 당뇨병 성인 환자들이 끝내 희망을 포기하는 순간을 맞닥뜨리는 것이 의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이들의 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증난치질환 및 장애 질환으로 선정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1형 당뇨병은 치료를 중단할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장애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1형 당뇨병을 장애로 분류해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들 환자를 장애인복지법 등의 보호 체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3-10 10:40:34【파이낸셜뉴스 가평=김경수 기자】 경기 가평군은 생명을 지키는 자살 예방 교육을 실시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가평군에 따르면 군자살예방센터는 '자살 예방 법정 의무 교육' 대상자에게 교육 방법을 안내하며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교육은 자살 예방 인식 개선과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으로 진행된다. 인식 개선 교육은 생명 존중의 중요성과 자기 이해와 돌봄, 도움 요청 방법 등을 다룬다.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은 자살 위험 요인과 경고 신호, 전문 상담 기관 연계 등 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군자살예방센터는 연중 수시로 교육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및 문의는 전화 또는 군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가능하다. 가평군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자살 예방 교육을 통해 사전 예방 및 생명의 소중함과 관심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이번 교육을 통해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자살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ks@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2-26 16:44:57코로나19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던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4년 만에 소폭 하락 전환했다. 경제적 회복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진 경제력, 그러나 삶의 질은 악화통계청이 24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11개 영역 중 소득·소비·자산, 주거, 여가영역은 개선된 지표가 많았지만 시민참여, 가족·공동체, 환경, 고용 임금 영역은 악화 지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4235만원을 기록했다. 가구 순자산도 2024년에는 3억9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1만원 증가했다. 고용률은 또한 2020년 60.1%에서 2024년 62.7%로 상승하는 등 거시경제지표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경제지표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2023년 한국인의 삶은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낮아졌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해 개인의 주관적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측정한다. 가족관계 만족도도 63.5%로 전년보다 1.0%p 하락했다. 삶의 만족도는 남녀 모두 6.4점으로 성별 차이가 없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6.2점으로 낮았다. 40대 이하에서는 6.5~6.6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위(6.06점)로 지난 조사 때보다 2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7.74점)였고 덴마크(7.58점)가 2위를 차지했다. ■자살률 9년 만에 최고…노년층 위기한국의 자살률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3년 자살률은 전년(25.2명)보다 2.1명이나 늘며 인구 10만명당 27.3명을 기록했다. 자살률은 연령이 높을수록 상승했고, 특히 70세 이상에서 급격히 늘었다. 40~60대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0~33명인 반면 70대는 39.0명, 80세 이상은 59.4명에 달한다. 모든 자살이 삶의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자살은 우울증과 연관되어 개인의 정신건강을 보여주는 지표로 개인의 삶과 관련이 높다. 높은 자살률은 사회의 구조 특성과 사회통합의 정도를 보여준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살률은 2021년 1위였다. 이는 리투아니아(18.5명), 일본(15.6명) 등 자살률이 높은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인의 일평균 여가시간은 3년 연속 감소했다. 하루에 갖는 여가시간은 2021년 4.4시간, 2022년 4.2시간, 2023년 4.1시간으로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2023년 월 기준 근로시간은 157.6시간으로 전년 대비 2.7시간 증가했다. ■신뢰할 수 없는 사회코로나19 종식으로 사회단체 참여율은 올랐지만 사회적 신뢰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2019년 51.8%에서 2020년 46.4%로 하락한 뒤 2021년 47.7%, 2022년 50.9%로 상승세를 보이다 2023년에는 58.2%로 급등했다. 하지만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믿는지에 대한 척도인 대인 신뢰도는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인 신뢰도는 2020년 50.6%로 전년 대비 15.6%p 하락한 이후 2021년 59.3%로 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 54.6%, 2023년 52.7%로 코로나19 여파로 낮아진 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 수준도 떨어졌다.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22년 33.3%에서 2024년 28.9%로 하락했다. 즉 한국 사회에서 타인을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약해지고, 사회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5-02-24 18: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