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고통이란 살아있는 그 자체다." (빈센트 반 고흐) 삶의 고통과 아픔을 견디며 수없이 본인 작품에 이를 덧칠했던 '불멸의 화가' 반 고흐의 진품 명화전이 12년 만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그의 삶과 예술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이번 진품 명화전은 10년 동안 반 고흐의 삶을 통해 남긴 불후의 명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국내 세 번째 회고전으로, 내년 3월 16일까지 계속된다. 앞서 국내에서 그의 진품 명화전은 2007년 '불멸의 화가 반 고흐', 2012년 '반 고흐 in 파리'라는 전시명으로 열린 바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은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의 소장품 70여 점으로, 국내 미술 전시 사상 최고가 작품으로 구성됐다. 크뢸러 뮐러 미술관은 암스테르담의 반고흐미술관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반 고흐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 다수의 작품을 해외로 반출하는 역사적 협업을 하게 됐다. 전시는 연대기적으로 구성됐다. 반 고흐 작품의 탄생과 변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5개의 연대기적 테마로 이뤄졌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18개월간 수련을 통해 기본적인 수업을 마치고 첫 유화 작품을 완성한 네덜란드 시기(1881~1885)는 그의 초반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 시기에 그린 '밀짚모자가 있는 정물화'는 반 고흐의 수련 과정에서의 성과를 보여준다. 1883년 뉘넨으로 이주한 반 고흐는 자연과 가난한 농민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제작했고, 대표작 '감자 먹는 사람들'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한 걸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들을 통해 반 고흐의 인류애와 인간의 진실된 모습을 담으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다. 파리 시기(1886~1888)는 1886년 3월 파리로 이주한 반 고흐가 2년간 동생 테오와 함께 살며 자신의 화풍을 정립하는 결정적인 시기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파리에서 그는 인상파와 신인상파의 영향을 받으며 화풍을 변화시켰고, 다양한 동료 화가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기법을 실험했다. 반 고흐가 남긴 30여 점의 자화상 중 25점이 파리에서 제작된 작품들이다. 이 시기에 그린 걸작 '자화상'은 반 고흐의 강렬한 인상을 담아냈다. '석고상이 있는 정물화'도 일본 판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간결한 선과 색채 배색을 보여준다. 아를 시기(1888~1889)에는 독특한 색채를 발견했다. 1888년 2월, 반 고흐는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를에 도착해 가장 격정적이고 창조적인 시기를 보냈다. 여기서 뜨거운 태양 아래 강렬한 색채를 통해 인물화와 풍경화를 제작하며 화풍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씨 뿌리는 사람'을 통해 색채 표현의 절정을 보여준다. 고갱과 함께 생활하며 겪은 비극적인 사건은 그의 예술 세계에 깊은 상처를 남겼으며, 그 후 작품 속에 드러나는 그의 내면적 고뇌와 불안감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이 비극적인 관계가 그의 예술에 미친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생레미 시기(1889~1890)는 위대한 자연의 발견인 동시에 색채 회화의 완성의 시기다. 반 고흐는 깊은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창작을 이어갔다. 그중 '착한 사마리아인'은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모방해 완성한 것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배색 실험을 넘어, 반 고흐가 구원과 영혼의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그의 종교적 염원과 내면의 고통을 반영한 이 작품은 생레미 시기 작품들 중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마지막 전시 파트인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는 1890년 5월, 반 고흐가 오베르에 도착해 70일 동안 그린 유화 작품들을 소개한다. 오베르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그린 '꽃이 핀 밤나무'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남프랑스에서의 밝은 노랑과 빨강에서 차가운 녹색과 파란색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독특한 필치로 풍경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가셰 박사의 초상(파이프를 든 남자)' 드로잉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HMG 관계자는 "반 고흐의 격정적 삶과 예술을 진품 명화를 통해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반 고흐를 사랑하는 대중과 국내 전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10년이라는 짧은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며 37세에 생을 마감한 반 고흐는 불운한 천재 화가의 상징이며, 작품 속에 인류애를 고스란히 담아낸 너무도 인간적인 예술가였다"고 평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2-05 19:40:39[파이낸셜뉴스] 교보생명의 서울 광화문글판이 2일 가을을 맞아 응원을 전하는 메시지로 112번째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 광화문글판 가을편 문안은 윤동주 시인의 시 ‘자화상’에서 가져왔다. 자기 성찰을 통해 희망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처럼, 고단한 현실에 처해 있더라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꾸자는 의미를 담았다. 또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광화문글판 가을편의 글씨체와 배경 등 디자인은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결정된다. 총 331개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대상을 받은 추계예술대 홍산하(21)씨는 ‘자화상’에서 느껴지는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형상화했다. 우물에 떨어진 낙엽이 만들어내는 물결은 문안이 사람들에게 위안으로 퍼져 나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광화문글판은 지난 1991년부터 30년 넘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09-02 10:00:00자화상의 심리학/ 윤현희 / 문학사상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레인(1606∼1669),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 앙리 마티스(1869∼1954), 프리다 칼로(1907∼1954) 등 유명 화가 16명이 남긴 자화상을 통해 이들의 삶과 시대의 흐름을 되새기는 책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심리학자로 활동하는 지은이는 각 예술가의 궤적을 추적하고 이들이 남긴 개인적인 기록 등을 토대로 자화상을 재해석한다. 책에 따르면 1887∼1888년에 그린 것으로 알려진 '화가로서의 자화상'에서 고흐는 녹색이 감도는 검정 눈동자에 생명력을 느낄 수 없는 부자연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0-26 12:27:57가수이자 화가 조영남이 미술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인 아트스탁 공모전에 출품한다. 아트스탁은 미술품의 공모와 상장, 거래를 주관하고 있는 온라인 미술품 지분거래 플랫폼이다. 고가의 미술품을 1SQ(1cmx1cm) 단위로 나눠 여러 명이 구매할 수 있고, 개개인간에 서로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으로 실제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조영남은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화투시리즈 중 <가족여행>과 대작 논란 당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을 때의 심경을 표현한 자화상 <유죄>를 우선 출품하게 되며,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들을 아트스탁 플랫폼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족여행>은 ‘화투'를 화면 전면에 내세우며 팝적인 면모와 동시에 한국적 정서를 충족하는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죄>는 억울하고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의 내면적 정서를 임팩트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자화상 시리즈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한 때 그림 대작혐의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재 그의 작품가격은 수직상승해 호당 70만원 선에 거래되어 연예인 출신 화가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조영남은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50여 회의 개인전을 진행하였고 총 6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이번 아트스탁 상장공모에 이름을 올리면서 온라인 미술품 투자시장으로 그 활동폭을 늘려갈 예정이다.
2022-08-19 09:40:28[파이낸셜뉴스] 후기 인상파의 거장인 빈센트 반 고흐의 초창기 자화상이 137년만에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품 반 고흐의 1885년 작 '농부 여인의 초상' 뒷면에서 반 고흐의 자화상을 확인했다. 이 작품은 에든버러에서 활동하던 변호사 알렉산더 메이트가 1960년 기증한 작품이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반 고흐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이 작품에서 수상한 이미지를 발견하고 엑스레이(X-ray)로 촬영한 결과 그 뒤에 숨어 있던 남성의 이미지를 발견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목에 느슨하게 목도리를 묶었으며 수염이 난 얼굴로 강렬하게 응시하는 그림 속 남성은 반 고흐의 자화상 이미지였다. 반 고흐는 자신의 자화상 위에 판지를 접착한 뒤 뒷면에 농부 여인의 상반신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의 반고흐미술관도 X-레이에 비친 남성의 그림이 반 고흐의 자화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883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에 정진한 고흐는 1890년 사망할 때까지 모두 35장의 자화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자화상이 확인됨에 따라 존재가 확인된 반 고흐의 자화상 수는 36장으로 늘게 됐다. 반 고흐의 자화상 중 상당수는 그가 프랑스 파리에 체류했던 1886년부터 1888년 사이에 제작됐다. 이번에 발견된 자화상은 현존하는 자화상 중에서도 초창기 작품에 해당한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향후 자화상 위의 판지를 제거하고 작품을 복원할 예정이다. 내셔널갤러리 관계자는 "반 고흐는 생전 그림 그리는데 들어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종종 캔버스를 재사용했다"며 "고흐의 자화상은 그가 파리로 이주한 후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접한 시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프랑스 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프랑시스 파울은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한 발견이자 스코틀랜드를 위한 놀라운 선물과 같다"며 "당장 판지를 뜯어내고 싶지만, 접착제 층은 매우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하며 이는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는 이달 말부터 열리는 전시에서 기술을 이용해 새로 발견된 고흐 자화상의 엑스레이 이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7-15 06:20:19[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최초의 베스트셀러, 최초의 밀리언셀러는 어떤 책일까? 정답은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1954)과 김홍신의 소설 ‘인간시장’(1981)이다. 베스트셀러는 단지 저자나 출판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낳는다. 베스트셀러 현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도, 사상, 그리고 일상에 이르는, 한 시대의 전체 모습을 비추어준다. 대중들의 집단적인 욕구를 반영하는 ‘시대의 거울’과 같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웃고 울렸던 기념비적인 두 작품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제관’에서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4년여에 걸친 상설전시실 개편을 마무리하고 25일부터 ‘주제관’을 새롭게 선보인다. 박물관 3층에 위치한 주제관은 그 이름처럼, 우리 근현대사의 다양한 주제들을 선정하여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전시실이다. 주제관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는 ‘베스트셀러로 읽는 시대의 자화상’이다. ‘베스트셀러’는 특정 시기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을 뜻하며, 따라서 당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생각이나 정서를 담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역사적·사회적 배경에 초점을 맞춰 광복 이후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현상들을 살펴본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된다. ‘최초의 베스트셀러, 밀리언셀러-‘자유부인’과 ‘인간시장’’ : 대한민국 최초의 베스트셀러와 밀리언셀러를 통해, 대중들이 왜 ‘자유부인’과 ‘인간시장’에 열광했는지 1950년대, 1980년대의 사회상과 연결시켜 들여다본다. ‘산업화·도시화의 그늘-경아, 영자 그리고 난쟁이’ : ‘별들의 고향’(최인호, 1973), ‘영자의 전성시대’(조선작, 197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1978) 등 1970년대 인기소설을 통해, 산업사회에 접어들며 대두된 사회적 문제와 인간적 고뇌를 되짚어본다. ‘비판과 저항의 독서문화-금지된 베스트셀러’ : 1960년 4·19혁명과 뗄 수 없는 잡지인 ‘사상계’와 1970~80년대에 출판되고 금서로 지정됐던 사회과학 서적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비판의식을 길러준 독서문화의 흐름을 살펴본다. ‘성공을 향한 솔직한 욕망-어느 샐러리맨의 책장’ : 고도성장의 과실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1980년대부터 각광받기 시작하여, 이념이 퇴조한 1990년대 대중들의 확고한 독서경향으로 자리 잡은 경제·실용서, 자기계발서의 부침(浮沈)을 알아본다. ‘시대의 서가’ : 광복 이후 현재까지 시대별 주요 베스트셀러의 내용과 베스트셀러를 만든 역사적·사회적 현상을, 서가에 전시된 실물 도서와 함께 이동식 투명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제관은 앞으로 다양한 근현대사 주제 전시를 통해, 근현대사의 큰 흐름을 통사적으로 보여주는 ‘역사관’(5층), 체험을 통해 서로 다른 세대가 겪은 근현대사 경험을 이해하는 ‘체험관’(4층)과 상호 보완되어, 근현대사에 대한 관람객들의 인식을 더욱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관람은 마스크 착용, 안전거리 유지, 발열 확인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운영한다. 향후 유튜브 영상, 가상현실(VR) 영상 등 다양한 온라인 전시도 준비해 공개할 계획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1-24 10:13:54자신감 가득한 눈빛과 호기로움이 담겼던 얼굴은 세월의 흐름 속에 세상의 모든 것들을 통달했다는 듯 관조적인 눈빛으로 바뀌었다. 수많은 앤디 워홀의 얼굴들이 서울 청담동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에 모였다. '동시대의 피그말리온'이라 불린 앤디 워홀은 연출의 대가였다. 20세기의 아이콘이었던 워홀은 영화, 텔레비전을 비롯한 대중매체를 활용해 자신을 표현했고 언더그라운드 및 동성애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전 생애에 걸쳐 캐릭터를 창조했다. 그는 스스로 사회적 아이콘이 되어 위상을 떨치고자 했는데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품들이 자화상 작품이다. 1963년 제작된 초창기 자화상과 스틸 프레임 방식으로 자신의 모습을 3분간 기록한 '스크린 테스트', 즉석사진 촬영 부스나 빅 샷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한 클로즈업 샷으로 유명인사의 모습을 포착하는 커미션 작업들을 통해 그는 스스로 명성에 가려진 연약하면서도 공허한 시선을 카메라 렌즈에 고정시킨다. 자화상 속 워홀은 짙은 색의 커다란 안경 뒤 모습을 가린 채 등장하는가 하면 자신이 직접 고른 배경색에 따라 모습을 바꿔가며 출현한다. 1980년대 초 워홀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매개로 작가 스스로를 남성과 여성의 모습으로 연달아 묘사하며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단도직입적으로 다뤘고 나아가 드래그 퀸(여장남자) 역할을 자청하기도 했다. 사진가 크리스토퍼 마코스의 카메라 앞에 선 워홀은 진한 화장을 하고 각기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분했다. 워홀이 1987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완성한 자화상은 관람객을 지그시 바라보며 마치 영원히 존재할 것만 같은 작가의 유령 같은 얼굴을 강렬히 드러낸다. 그의 얼굴로 가득한 전시장 속에서 관객들이 마주하는 것은 결국엔 자신의 삶이다. 희대의 섬광으로 지나간 한 인물의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박지현 기자
2021-11-01 18:26:35'2021 대한민국 국토대전' 국토교통부장관상 수상작으로 서울특별시에서 출품한 '서울경관기록화사업'이 선정돼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고대 백제시대로부터 이천년 유구한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서울특별시는 여러모로 사례를 비교하기 어려운 특별한 도시입니다. 서울은 풍부한 역사의 단층이 극적으로 공존하고 있으며 사회변동과 경제발전 그리고 문화양태를 그 도시현실 속에 압축시켜 나타내고 있는 도시입니다. 또한 천혜의 경관인 한강과 남산, 고궁·도성과 고층 빌딩 숲의 스카이라인, 아파트와 저층 주택이 어우러져 도시경관을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입니다. 이러한 서울의 도시경관은 그것을 만들어낸 우리의 가치와 열망을 담아내고 있으며, 우리가 누구인가를 드러내는 자화상이자, 아끼고 가꾸어야 할 대상입니다. 서울경관기록화사업은 그동안 빠른 도시 성장 속에서 서울의 변화하는 좌표를 확인하고 서울의 변해가는 모습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도시경관 기록사업입니다. 이러한 경관기록대상은 인터넷 검색창 키워드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서울시민의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과 함께 대표장소를 정하여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은 서울의 아름다운 도시경관에 대한 기록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꾸준한 기록의 중요성을 지지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류훈 서울시 행정2부시장
2021-07-14 17:31:47[파이낸셜뉴스] 얼굴없는 게이머의 눈빛은 공허하다. 목아래 피부 표피아래 인체 내부가 훤히 보인다. 가상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물들의 실체를 고민한 흔적이다.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전시중인 '온택트(On-Tact)'는 젊은작가 김태연(34), 박진희(32)의 코로나시대 우울한 자화상을 담고 있다. '얼굴 없는 게이머' 연작을 선보인 김태연은 게임광이다. 가상에서 만난, 자신과 비슷한 게이머들의 모습을 상상해 그는 초상화를 그렸다. 또다른 연작 '흑우(Black Cow)'는 게임속 가상세계에서 레벨업에 집착하며 존재감 과시에 몰두하는 세태를 풍자한다. 가상에 빠져 몸의 외형까지 기형화된 여인의 눈빛은 얼굴없는 게이머에서 본 것과 다르지 않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태연은 한지, 비단에 채색 작업을 했다. 작품은 서글픈 현실의 반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어둡고 탁한 분위기는 아니다. 코로나시대가 빚어낸 과도기적 혼돈, 동시에 가상세계의 유머까지 포괄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 전시된 박진희의 작품은 자연으로의 회귀, 공존을 파고든다. 자연 생태계의 근원지 습지를 추상화한 대형 회화들은 지금의 팬데믹 공포의 근원을 생각하게 만든다. 또다른 거대한 생태계가 펼쳐지고 있는 습지의 생물체들을 박진희는 특유의 색감으로 형상화했다. 그는 미국, 독일, 영국에서 유학한 서양미술 전공자다. 다양한 재료로 설치작업도 상당히 했다. 그는 자신의 삶의 공간을 작품으로 건져올린다. 국내선 습지의 회화에 몰두하고 있다. 시간의 층이 쌓여 만들어진 습지의 세계는 강인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시대의 우울, 그리고 희망도 함께 말하고 있다. 전시는 2월21일까지. 공근혜갤러리의 포스트코로나 특별기획전 3부에 해당한다. jins@fnnews.com 최진숙 문화전문기자
2021-01-08 13:30:58【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한 것과 관련 "전두환의 건재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서 검찰이 1년 6개월을 구형했다"며 "법정 최고형인 2년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참혹했던 80년 이후 5.18 피해자들 중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만 마흔 분이 넘는다"며 "도청에서의 최후항쟁 이래 80년대 내내 진실을 알리려 산화한 열사들과 아울러, 이분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명백하게 역사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결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백주대로에 전두환이 활보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의 정의의 실종이자, 불의한 세력을 단죄하지 못한 민족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곧 있을 선고공판을 통해 전두환의 역사왜곡과 5.18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 엄중히 처벌받기를 바란다. 그래야 민정당 후예들과 망언세력들이 자신들 이익을 위해 감히 5.18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사자명예훼손 뿐 아니라, 전두환에게는 벌하지 못한 여죄가 많다"며 "집단발포명령 지휘계통을 밝히지 못한 5월 21일부터 26일까지의 수많은 내란목적살인, 그 의도조차도 불명확한 양민학살(주남마을 사건 등), 헬기 기총소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 버겁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이 사건들은 단죄받지 않았기에 당연히 사면도 이뤄지지 않은 것들"이라며 "다행히도 현 정부 들어 어렵게 만들어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지난 5월부터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드시 전두환에 대한 직접조사, 특검 등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전두환을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0-10-05 16:5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