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작곡가 유재환한테 작곡료를 지불했지만, 노래를 받지 못한 피해자가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재환의 사기 피해자이자 연예기획사 대표인 헨도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헨도는 유재환에게 작곡료 130만원을 줬지만 아직 곡을 받지 못했다며 "피해자 그룹채팅방에 (저 말고도) 90여명이 모여있다. 채팅방에 안 계신 피해자도 있다. 모두 합치면 100명이 넘어간다"고 전했다. 그는 "유재환이 작곡 한 곡당 130만원을 받았다. 두곡을 하고 싶으면 얼마 추가, 미니 앨범이나 정규앨범이면 또 얼마 추가를 했다. 또 레슨받을 사람을 모집하기도 했기 때문에 피해액은 억대가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1000만원 넘는 피해를 입은 분도 있다"고 했다. 유재환은 피해자들한테 분할 변제를 약속했다고 헨도는 설명했다. 7월31일 일부 채무를 먼저 갚고, 남은 돈은 8월에 일시 변제하기로 했다며 "유재환은 저에게 자신이 7년 이상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금치산자라고 했고, 다른 피해자한테는 파산신청을 언급했다. 중간에 파산 신청해 채무를 탕감받으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헨도는 유재환한테 지난 4일 고소 협박을 당했다고도 했다. 그는 "유재환이 사과문에서 '한분 한분 사과하고 변제 약속을 드렸다'고 하지 않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의 폭로를 하겠다고 했더니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고 털어놨다. 유재환의 작곡료 먹튀 의혹은 지난달 26일 처음 제기됐다. 피해자 A씨는 2022년 유재환에게 작곡료와 식비 등 153만원을 지급했지만, 2년째 곡을 못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여러 차례 작곡을 독촉했지만, 유재환은 이때마다 모친의 심근경색 등을 이유로 작업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했다. 앞서 A씨는 또 유재환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유재환이 자신을 성희롱했다고도 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면 유재환은 A씨에게 "저 근데 우리 몇 번만 자고 나서 사귀는 거냐", "둘 다 좋아하니까. 제가 그러면(몇번만 더 자면) 마음이 더 단단해질 것 같다", "섹X(성관계 파트너)로 오래 지낸 경우도 많았다", "저는 섹시 토크, 더티 토크도 한다"고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8 05:22:37\r \r 창작 뮤지컬계 '미다스의 손' '오 당신이 잠든 사이' 10년 '총각네 야채가게' 7년간 공연 \r \r \r \r \r \r \r \r \r \r \r \r \r \r 물 건너온 대형 라이선스 작품이 쏟아지는 뮤지컬판에서 창작뮤지컬을 한다는 건 그 자체로 도전이다. 검증되지 않은 작품에 제작비를 대줄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가까스로 무대에 올리더라도 초연이 마지막 공연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총각네 야채가게' '심야식당'은 좀 다르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2005년 초연 이후 꾸준히 대학로 무대에 오르며 10년간 사랑받고 있고 2008년 초연된 '총각네 야채가게'는 여러차례 재공연 되다 창작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일본 라이선스 공연에 이어 올해는 중국까지 진출했다. 일본 만화가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심야식당'도 올해 창작뮤지컬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2년만에 재공연되고 있다.이 작품들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모두 김혜성 작곡가(사진·34)가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른 장르도 아닌 뮤지컬인 만큼 귀에 착착 감기는 넘버는 작품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그가 '창작 스테디 제조기'로 불리는 이유다. 최근에는 신작 '마이 버킷리스트'까지 보태 그가 작곡한 작품 4편이 동시에 다른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다.'마이 버킷리스트'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해기와 죽고싶다는 말을 달고 사는 강구가 함께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김혜성 작곡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 생존한 아이들에게도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살자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작곡하게 됐다"고 말했다.성공한 작곡가이고 돈도 제법 벌었을 법 한데 의외로 "열악한 제작 환경이 스테디 뮤지컬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는 게 그의 첫마디였다. "12년 전 뮤지컬 '송산야화'로 데뷔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작곡료가 별반 차이가 없어요. 감사하게도 저는 '김종욱 찾기' 같은 작품들 덕분에 로열티를 받아왔지만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작곡자는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그를 붙잡는 건 뮤지컬에 대한 지독한 사랑이다. "한 번 사랑에 빠지니 뮤지컬 생각밖에 안 나요. 작품을 올리고 나면 좀 쉬어야 하는데 곧바로 다른 작품 뭐할까 생각하고 제가 배우인 마냥 매일 연습실에 나가요." 그는 "매번 공연을 볼 때마다 울고 웃는다"며 "내 공연을 볼 때마다 갓난아기가 엄마에게 눈을 맞춰줄 때의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좋은 뮤지컬 음악을 작곡하는 비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성실함과 집중력이 그의 무기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오전 9시부터 아이가 돌아오는 오후 3시 30분까지 시간을 쪼개서 일해요. 그 안에 작곡은 물론 영화도 한 편 보고 책도 봐야하죠." 적극적인 성격도 한 몫 했다. "뮤지컬 기획사들 라인업 보고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대표님 찾아가서 부탁도 해요. 나중에 거절당하더라도 후회는 없죠."국악을 전공하고 개그맨 시험도 쳐본 그는 자신의 음악에 '코미디적 요소'가 있다는 걸 강점으로 꼽았다. "웃기고 싶은 본능이 있어요. 미국에서 유학할 때 뮤지컬 작곡하는 친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도 코미디더라고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마이 버킷리스트'도 코믹한 넘버들 덕분에 무겁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r
2014-12-17 16:53:16‘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 후기의 문장가 유한준(1732∼1811)이 남긴 이 명문이 세상에 처음을 빛을 보게 된 것은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서다. 유홍준 현 문화재청장이 쓴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꾸려 문화답사에 나서게 했고 ‘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인다’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문화재 뿐이 아니다. 무릇 예술이라는 것은, 또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아무런 노력없이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세월의 때가 켜켜이 쌓인 클래식 음악도, 아리송하기만한 현대미술도, 상업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뮤지컬마저도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즐겁다. 오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는 11월23∼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아이다’ 관객을 위한 관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1871년 이집트 카이로서 초연=오페라 ‘아이다’가 초연된 곳은 유럽이 아니라 이집트 카이로다. 지난 1869년 이집트 국왕 이스마일 파샤가 수에즈 운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국가 영웅’으로 추앙받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에게 오페라 작곡을 위촉했다. 베르디는 당시 10만 프랑의 작곡료를 사례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대작 오페라 ‘아이다’는 작곡 의뢰 2년만인 1871년 12월2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초연됐고 2개월 뒤인 1872년 2월8일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도 성대한 막을 올렸다. ‘아이다’가 유럽 무대에서 첫선을 보일 땐 작곡가인 베르디가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이국적인 정취의 웅장한 무대와 화려한 멜로디, 사랑을 테마로 한 극적인 스토리 때문인지 ‘아이다’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푸치니의 ‘라 보엠’, 비제의 ‘카르멘’ 등과 함께 가장 자주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 작품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2000년엔 비극적인 오페라 속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개선행진곡 & 청아한 아이다=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아는 곡이 흘러나오면 관객은 흥분하게 마련이다. 오페라 ‘아이다’에도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리아와 합창곡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 2막 2장에서 울려퍼지는 ‘개선행진곡’이다. 군악대를 선두로 이집트 전사들이 속속 입성하면서 불려지는 이 합창곡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다채롭고 웅장한 선율을 자랑한다. 1막1장에서 들을 수 있는 ‘청아한 아이다’와 ‘이기고 돌아오라’도 손에 꼽을 수 있다. 라다메스 장군이 적국의 공주이자 연인인 아이다를 칭송하며 부르는 ‘청아한 아이다’와 아이다가 한 남자에 대한 사랑과 조국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기고 돌아오라’는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3막의 ‘오, 나의 고향이여’도 들을만하다. 오보에의 전주로 시작하는 이 애수어린 아리아에서 아이다는 비극적 종말을 예감한 듯 “오, 나의 고향이여, 이제 다시는 너를 볼 수 없겠구나”라고 노래한다. ‘즐감(즐거운 감상)’을 위해선 시중에 나와 있는 음반을 통해 유명 아리아 몇 곡을 미리 공부해두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 로마극장 프로덕션=이탈리아의 유서깊은 오페라하우스인 로마극장이 제작을 맡았다는 점도 이번 공연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의 하나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푸치니의 ‘토스카’ 등이 초연된 로마극장은 12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페라 극장으로 이 극장의 상임 연출자인 마우리치오 디 마티아와 지휘자 카를로 도나디오가 이번 공연을 위해 내한한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무대 세트와 의상도 전량 이탈리아에서 공수될 예정이다. 무대에 오르는 성악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우선 아이다 역에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와 로마극장에서 활약한 소프라노 이레네 체르본치니와 미국 출신의 흑인 성악가 아디나 아론이 더블캐스팅됐다. 또 아이다와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역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이탈리아 성악가 주세페 자코미니와 한국인 최초로 라 스칼라 주역 가수로 발탁된 테너 이정원이 번갈아 맡는다. 3만∼32만원. (02)3476-6224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사진설명=오페라 ‘아이다’의 홍콩 공연모습.
2007-10-31 14:3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