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많은 강북구에 청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013년에 '청년 활동가' 5명이 모여 마을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들은 홀몸노인이나 장애가 있는 주민들의 집을 찾아가 말동무가 되어주는 일부터 김치 봉사, 마을 축제 기획 등의 활동을 하며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 남들이 하지 않는 모든 일을 한다, '로컬+엔터테인먼트' 지역의 변화를 꿈꾸며 머리를 맞대던 이들은 2018년 1월 '로컬엔터테인먼트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로컬엔터테인먼트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과 '기획하다'는 뜻의 '엔터테인먼트'가 합쳐진 것으로, 지역을 기획하고 꾸미는 일을 한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청년들은 조합을 통해 강북구에 본격적으로 색깔을 덧입히기 시작했다. 반지하 거주지에서 시작한 조합이 이제는 사무실도 생기며 제법 기업 틀을 갖추었다. 현재 상근 직원은 3명이지만 비상근으로 협력하는 청년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이들은 음악, 디자인, 전기 등 전공도 다양하다. 모두 주민과 하나 되어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냐 물으니 "남들이 하지 않는 모든 일을 합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강의 기획, 버스킹 공연, 또 어린이 지역 체험 프로그램 진행까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일이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이들의 활동을 보고 다른 지역의 청년들이 함께하고 싶다며 강북구로 이사를 오기도 한다. 현재 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최연호씨(29)도 선배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고 강북구로 이사 온 청년 중 한 명이다. 최 대표가 밝힌 조합의 꿈은 단 하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주민들이 한 데 모일 수 있는 지역을 만들고 싶어요. 지역을 알록달록하게 꾸며서 생기 있는 동네로 만드는 게 꿈이에요." 다음은 최연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키워드1. 고등학교 음악수업 ▲언제, 어떤 계기로 조합 활동을 시작했나. ―원래는 실용음악 전공이고 의정부에서 실용음악학원을 운영 중이다. 초기 조합 이사장님과의 인연으로 이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하게 됐는데, 그때 이사장님께서 조합 활동하시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의미 있어 보여서 먼저 같이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이후 2018년 8월부터 활동 시작해서 지난해 7월에 대표까지 맡게 됐다. #키워드2. 터무니 있는 집 ▲조합은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 ―문화예술 사업, 청년주택 관리 사업, 렌털 사업 등을 주로 진행한다. 문화예술 사업은 주로 구에서 버스킹 공연을 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럼 며칠 동안 지역을 돌면서 공연하는데, 직접 연주자들을 구하고 음향과 방송 장비 등을 준비해서 공연을 개최한다. 청년주택은 사회투자지원재단이 담당하는 '터무늬 있는 집'을 말한다. 터무늬 있는 집이란 임대료가 비싸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삶의 터전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출자한 기금을 청년들에게 보증금으로 빌려주고, 청년들이 보증금의 연 4% 이자를 사용료로 납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합에서는 현재 터무늬 있는 집 3호를 관리하고 있다. 저 포함 약 15명의 청년들이 3호에 거주하고 있다. 렌털 사업은 조합의 주된 수입 활동이다. 지역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금이 주로 이 사업에서 마련된다. 지역 축제 등에 조합이 소지하고 있는 음향과 천막 등의 장비를 대여해주는 것이다. 장비를 직접 나르고 세팅까지 해준다. #키워드3. 아티스트와 쓰레기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 ―'아트사이클링'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마을에 재활용의 의미를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축제를 개최했다. 지역 상인들과 함께 재활용 물품을 판매하고 버스킹 공연도 했다. 공연 후에는 아티스트 인기 투표를 진행했는데, 그때 투표함을 쓰레기봉투로 만들었다. 그래서 주민들이 근처에 있는 쓰레기를 주워서 맘에 드는 아티스트 앞에 놓인 쓰레기통에 넣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서 2년 동안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했다. 지역 환경에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아트사이클링을 계기로 환경 이야기를 담은 노래도 만들었다. 제목은 '설 곳을 잃은 어느 북극곰과 가슴이 먹먹한 거북이 이야기'다. 뮤직비디오도 제작했으니 유튜브에서 들어봐 달라.(하하) #키워드4. "청년, 이것 좀 먹어봐" ▲활동을 수년째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궁금하다. ―다양한 세대의 지역 주민들이 하나가 되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어서 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공연이나 강연 등 공식 행사를 개최해서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많아지니 서로 안면을 트게 되고, 옥상 삼겹살 파티 등 다 함께 하는 자리가 늘어나 소통할 수 있게 된 모습이 보기 좋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역을 위한 활동을 했을 때 주민들이 좋아해 주시고 감사 인사 건네주시면 다시 또 일어나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어르신들이 행사 후에 고생했다며 바리바리 싸주시는 반찬, 또 평소에 차 타고 길거리 지나갈 때에도 창문 내려보라며 주시는 음료 한 잔, 그 정이 참 따뜻하고 감사하다. 청년들과 협업해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것도 의미가 깊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공자인 청년들이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협동해 진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자연스레 메워 주면서 결국엔 완성해 내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다. #키워드5. 같이 놀자 ▲대표로서 조합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의 목표는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노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거주지 마련을 위해 앞으로도 힘쓸 것이다.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이 하지 않는 작은 일들을 계속할 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들. 때로는 분노와 슬픔에 얼굴이 찌푸려지는데요, [선인장]은 '선'한 '인'물을 소개하는 '장'입니다. 각박한 세상에 작은 빛이 되는 우리 이웃들을 만나보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제보도 기다립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04 10:46:35【하동(경남)=정순민 기자】 차(茶)에 대한 기록이 몇몇 고문헌에 남아 있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서기 1145년경 고려 인종의 명을 받아 김부식 등이 편찬한 '삼국사기'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12월,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조공하였다. 이때 당에 갔다 돌아온 사신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지고 왔는데, 왕이 그것을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행하였다." 이 기록에 등장하는 '지리산'이 지금의 경남 하동군 화개면 일대 지리산 기슭이다. 하동읍내에서 섬진강을 따라 북진하다가 지리산 쌍계사 쪽으로 방향을 틀면 화개천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100여개의 크고 작은 야생 차밭이 나온다. 천변 평평한 땅에 자리 잡은 차밭이 있는가 하면, 산기슭을 깎아 다랑이논처럼 계단식으로 조성한 차밭도 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정금차밭이다. 정금차밭은 하동군이 자랑하는 '다원 10경' 가운데서도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또 차를 처음 심었다는 차나무 시배지(始培地)와 이를 기리기 위한 '대렴공차시배추원비', 차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하동야생차박물관과 체험관도 다 여기에 있다. ■내달 4일부터 '하동세계차엑스포' 한국 야생차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 하동에서 내달 4일부터 한달간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가 열린다. 하동세계차엑스포는 차를 주제로 국내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로, 천년을 이어온 차의 역사를 경험하고 전통차를 체험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선 하동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1행사장에는 한국 차를 시대별로 소개하는 '차 천년관'을 비롯해 차의 효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웰니스관', 우리나라 차 문화와 세계의 차 역사를 비교해볼 수 있는 '월드 티아트관' 등이 설치돼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 차밭이 있는 화개천변 제2행사장에서는 '제다(製茶) 및 다례 체험', '명인과 함께하는 티 클래스', '하동녹차 요가명상', '차 시배지 투어', '티 캠핑' 같은 차 관련 체험 프로그램이 열려 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 좋을 듯하다.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지역 여행사 '놀루와'를 통해 하동차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던 놀루와는 다양한 형태의 차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담 in 다실'은 하동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세 가지 차와 이에 어울리는 다식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고, '하동 차마실'은 두 가지 하동차와 다기세트, 돗자리 등으로 꾸려진 차밭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주는 상품이다. 또 하동차를 만드는 화개 모암마을에서 꿈 같은 3박4일을 보내며 쉴 수 있는 티스테이(Tea Stay) 프로그램도 있다. ■'토지'의 최참판댁과 박경리문학관 하동에 왔다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박경리(1926~2008)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면 평사리에 있는 '최참판댁'이다. 한옥 14개동과 초가 마을 등이 조성돼 있는 최참판댁은 언뜻 보면 오래된 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난 2002년 드라마 촬영을 위해 조성된 세트장이다. 이곳에서는 SBS 대하드라마 '토지'(2004~2005년) 외에도 '미스터 션샤인', '구르미 그린 달빛', '육룡이 나르샤', '명당', '사임당, 빛의 일기' 같은 드라마와 영화가 만들어졌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최참판댁을 선호하는 이유는 조선시대 전통 한옥 구조인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별당, 연못 등 사극에 필요한 한옥의 모습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최참판댁 사랑채 마루에 서면 전망이 탁트인 드넓은 평사리 들판과 멀리 섬진강 너머 낮은 산들이 한눈에 쏙 들어와 환상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 격동의 세월을 견뎌낸 주인공 서희를 비롯해 길상이, 별당아씨, 강청댁, 윤씨부인 등 소설 속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최참판댁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참판댁 바로 옆에 지어진 '박경리 문학관'도 둘러볼 만하다. 여기에는 박경리 작가가 지난 1969년부터 장장 26년에 걸쳐 완성한 '토지' 초고와 작품이 실렸던 잡지, 작가 인터뷰가 게재된 옛날 신문, 10여권으로 묶인 초기 단행본 등 많은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또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낡은 필기도구와 원고지, 안경, 돋보기, 사전 등 다양한 소품들도 눈길을 끈다. ■동정호·스타웨이 스카이워크·베어빌리지 최참판댁에서 자동차로 4~5분 거리에 하동의 떠오르는 핫스폿이 있다. 섬진강 수면으로부터 150m 상공 위에 별 모양으로 지어진 스타웨이 스카이워크다. 여기서는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 들판과 멀리 소백산맥 연봉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눈을 시원하게 한다. 또 발밑으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의 잔잔한 물결이 저녁 햇살에 부서지면서 만들어내는 풍광은 로맨틱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별 모양으로 된 스카이워크 한가운데 만들어 놓은 유리바닥 위에 올라 셀카를 찍는 사람들이 많다. 스타웨이 스카이워크 바로 아래쪽에 있는 동정호와 악양루도 둘러볼 만하다. 동정호는 평사리 들판에 있는 반원형 배후 습지로, 둘레가 1㎞ 남짓한 작은 호수다. 중국 후난성에 있는 악양과 지명이 같은 것에서 착안해 그곳에 있는 호수 이름을 가져왔다. 동정호는 또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로서도 의미가 있는데, 특히 멸종 위기에 있는 두꺼비의 산란장으로 유명하다. 하동차엑스포가 열리는 화개천을 따라 상류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골짜기 가장 깊은 곳에 의신마을이 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베어빌리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 사는 산이, 강이 두 마리 곰에게는 사연이 있다. 지난 2001년 반달곰 복원사업을 위해 지리산에 곰 네 마리를 방사했는데, 그중 한 마리가 번번이 돌아왔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의신마을 사람들이 거둔 곰이 산이, 그의 딸이 강이다. 누리집을 통해 사전 예약한 후 방문할 수 있고, 마을 안에는 하루 묵어갈 수 있는 숙소도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4-27 18:31:54【 서산(충남)=이환주 기자】 때로 어떤 여행지로 '떠나갈 결심'을 하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군가는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보고 바로셀로나, 파리, 로마로의 여행을 꿈꾼다. 또다른 누군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발자취를 따라 교토, 시코쿠, 홋카이도를 지나며 탱글한 우동과 함께 맥주 한 캔을 비운다. 혹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기 위해 바다를 건너 서울을 찾는 다양한 피부색의 K팝 팬들도 있다.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충남 서산의 '웅도'는 단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떠나갈 결심'을 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타이밍이 중요한 아름다운 섬 '웅도'사랑의 완성에 타이밍이 중요하듯 웅도를 방문하는 사람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유두교는 '웅도 잠수교'라는 이름으로 최근 인스타그램의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달이 지구에 주는 선물, 간조와 만조에 따라 바닷물이 다리의 복숭아뼈 부근까치 차오른다. 다리 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거나 다리의 중앙에 두 연인이 나란히 서서 뒷모습을 찍는 사진이 가장 유명하다. 단 바닷물이 차고(만조) 빠지는(간조) 시간을 체크해야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웅도'라는 이름은 섬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곰이 웅크리고 앉은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웅도는 면적 1.58㎢의 작은 섬으로 뭍에서 불과 7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가로림만 내에 있는 여러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육지와 연결된 마을이 되기도, 섬마을이 되기도 한다. 웅도 내부로 들어가면 웅도에서 갯길(갯벌길)을 따라 다시 웅도와 연결된 또 다른 섬인 '조도'로 갈 수 있다. 웅도는 41가구가 사는 작은 섬이고, 조도에는 60대 노인 단 1명만 살고 있다고 한다. 웅도를 떠나며 차 안에서 본 '조도'의 모습은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형태와 꼭 같았다. 어민들은 웅도와 조도의 갯벌에서 5~6월에 주로 조개를 채취하며 살아간다. 갯벌길 중간에 있는 커다란 목욕탕 형태의 사각형 우물은 갯벌에서 캔 조개를 씻기 위한 공간이다. 유튜브에 '벌천포 머드맥스'라고 검색하면 이곳에서 경운기를 몰고 조개를 채취한 뒤 의기양양하게 돌아가는 어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웅도 마을회관을 지나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밑둥은 하나지만 나뭇가지가 아홉 개로 갈라진 반송을 만날 수 있다. 그 모습이 쟁반 같다고 해서 '웅도 반송'이라 불리는 이 소나무는 400여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꼬리가 아닌 머리가 아홉 달린 승천하는 용의 모습 같기도 하다. 이 반송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이 있어 관광객들이 소원을 빌기도 한다. 김재신 문화관광해설사는 "웅도는 '서산 9경'에 포함되지 않은 숨은 명소"라며 "유두교 인생샷을 찍기 위해서는 만조 시간 1시간 전에는 여유있게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서산 9경 중 첫번째 '해미읍성' 서산 9경은 △서산 해미읍성(사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간월암 △개심사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서산 한우목장 △삼길포항이다. 서산 9경 중 제1경인 해미읍성은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다. 읍성은 '도성'과 달리 지방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적, 행정적 기능을 담당하던 곳이다. 해미읍성은 성곽 둘레 1800m, 높이 5m, 면적은 약 20만㎡(약 6만평) 규모다. 과거에 성곽이 일부 허물어지고, 성 안의 건물이 철거되며 폐성됐다. 이후 그 자리에 해미초등학교와 우체국·민가 등이 들어섰으나, 1973년부터 읍성 복원사업을 실시해 원형으로 복원됐다. 서산시 관계자는 "큰 침략이 없고, 성벽을 쌓을 때 공사하는 인부들이 각자의 이름을 써넣고 무너지면 처벌을 받는 방식(각자석)으로 쌓아 조선시대 성곽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됐다"며 "성벽의 바깥은 벽돌이고 안에는 흙을 비스듬히 쌓았는데 이는 외성벽이 대포에 맞아도 무너지지 않고, 안에서는 물자 수송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579년에는 충무공 이순신이 해미읍성에 병사 영의 군관으로 부임해 10개월간 근무하기도 했다. 적군의 접근을 어렵게 하기 위해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성 주변에 둘러 심었기 때문에 '탱자성'이라고도 불렸다. 해미읍성은 조선 말 천주교도들의 순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천주교 박해 당시 관아가 있던 곳으로 충청도 각 지역에서 수많은 신자가 잡혀와 죽임을 당했다. 특히 1866년 박해 땐 1000여명이 이곳에서 처형됐다고 한다. 실제로 읍성 광장에는 대원군 집정 당시 체포된 천주교도들이 갇혀 있던 감옥 터와 나뭇가지에 매달려 모진 고문을 당했던 노거수(老巨樹) 회화나무가 서 있다. 해미읍성 광장을 가로질러 안쪽으로 들어가면 108계단이 나온다. 돌계단을 하나씩 세면서 오르면 정확히 108번째 계단 위에 있는 정자 '청허정'과 만난다. 청허는 '잡된 생각이 없이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다. 내려오는 길에는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대나무 숲길이 있다. 해미읍성 인근에 있는 씨앗호떡 집은 과거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 현재도 여전히 긴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는 맛집이다. ■낙조의 백미 '간월암' 고찰과 함께 서해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간월암(사진)도 시간을 내서 가볼만한 여행지다.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있는 작은 암자로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했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이라고 불린다. 1980년대 진행된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인해 간월도는 육지와 연결됐다. 하지만 지금도 하루에 두 번 만조 때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뭍이 되는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만조 시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암자처럼 느껴진다. 밀물이 들어오면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고 해서 '연화대'라고도 불렸다. 이곳에서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보낸 어리굴젓이 궁중의 진상품이 됐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매년 정월 보름날 만조 시에 간월도리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벌어진다. 날이 맑으면 간월암 위에서 푸른 바다가 시뻘건 태양을 삼키는 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hwlee@fnnews.com
2022-12-15 18:39:53연말 가족단위 고객의 발길을 백화점으로 이끌기 위해 캐릭터들이 힘을 보탠다. 롯데는 잔망루피, 신세계는 푸빌라를 앞세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인기 캐릭터 잔망루피 팝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한정판 굿즈들을 만날 수 있다. 인형부터 문구류, 모바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아이템들을 총망라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첫 팝업인 만큼 잔망루피의 크리스마스 한정판 굿즈들도 판매한다. 포토존도 대대적으로 설치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약 300여㎡의 팝업 공간 중 절반을 대형 포토존으로 조성한다"며 "특히 크리스마스 트리, 스노우볼, 벽난로 등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소재들을 바탕으로, '산타 루피' '눈사람 루피' 등 크고 작은 잔망루피 조형물들이 조화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기대감도 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9년 12월 잠실월드몰에 브롤스타즈 캐릭터 팝업을 진행해 한달간 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김선민 롯데백화점 MD2본부장은 "이번 팝업은 잔망루피의 첫번째 크리스마스 팝업인 만큼 단순 굿즈 판매를 넘어 고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캐릭터 푸빌라를 내세운다. 푸빌라는 신세계가 직접 만든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다. 신세계는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점 1층에서 푸빌라세계관 대체불가토큰(NFT) 팝업 행사를 연다. 17m 높이의 초대형 푸빌라 벌룬까지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 캐릭터 푸빌라뿐 아니라 여우, 너구리 등을 닮은 푸빌라와 친구들까지 다양한 조형물로 만나볼 수 있다. 타임스퀘어점 정문 광장에는 17m 크기의 초대형 푸빌라 조형물이 이달 말까지 설치돼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특히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푸빌라 벌룬에 블루 고깔 모자와 망토를 착장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3층 패션관과 리빙관 연결통로에는 푸라노 시티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푸라노 시티는 푸빌라 소사이어티 세계관에 등장하는 패션의 도시로, 푸빌라가 생애 처음으로 다른 푸빌라들과 만나는 곳이다. 특히 이번 푸빌라 행사를 기념해 푸라노 시티 거리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 연말 분위기를 더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연말을 맞이해 신세계 대표 캐릭터 푸빌라를 앞세워 타임스퀘어점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2-12-12 18:21:35연말 가족단위 고객의 발길을 백화점으로 이끌기 위해 캐릭터들이 힘을 보탠다. 롯데는 잔망루피, 신세계는 푸빌라를 앞세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인기 캐릭터 잔망루피 팝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한정판 굿즈들을 만날 수 있다. 인형부터 문구류, 모바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아이템들을 총망라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첫 팝업인 만큼 잔망루피의 크리스마스 한정판 굿즈들도 판매한다. 포토존도 대대적으로 설치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약 300여㎡의 팝업 공간 중 절반을 대형 포토존으로 조성한다"며 "특히 크리스마스 트리, 스노우볼, 벽난로 등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소재들을 바탕으로, '산타 루피' '눈사람 루피' 등 크고 작은 잔망루피 조형물들이 조화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기대감도 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9년 12월 잠실월드몰에 브롤스타즈 캐릭터 팝업을 진행해 한달간 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김선민 롯데백화점 MD2본부장은 "이번 팝업은 잔망루피의 첫번째 크리스마스 팝업인 만큼 단순 굿즈 판매를 넘어 고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캐릭터 푸빌라를 내세운다. 푸빌라는 신세계가 직접 만든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다. 신세계는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점 1층에서 푸빌라세계관 대체불가토큰(NFT) 팝업 행사를 연다. 17m 높이의 초대형 푸빌라 벌룬까지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 캐릭터 푸빌라뿐 아니라 여우, 너구리 등을 닮은 푸빌라와 친구들까지 다양한 조형물로 만나볼 수 있다. 타임스퀘어점 정문 광장에는 17m 크기의 초대형 푸빌라 조형물이 이달 말까지 설치돼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특히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푸빌라 벌룬에 블루 고깔 모자와 망토를 착장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3층 패션관과 리빙관 연결통로에는 푸라노 시티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푸라노 시티는 푸빌라 소사이어티 세계관에 등장하는 패션의 도시로, 푸빌라가 생애 처음으로 다른 푸빌라들과 만나는 곳이다. 특히 이번 푸빌라 행사를 기념해 푸라노 시티 거리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 연말 분위기를 더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연말을 맞이해 신세계 대표 캐릭터 푸빌라를 앞세워 타임스퀘어점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2-12-12 10:00:41빼어난 풍광으로 유명한 미국 국립공원 옐로스톤과 그랜드티턴이 들어선 곳은 중서부 와이오밍주다. 곰, 들소, 코요테 같은 야생동물이 산과 들을 돌아다닌다. 한겨울 설원의 경치도 유명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헤이트풀8'의 첫 장면 눈보라 치는 거대한 평원이 여기서 촬영됐다. 그랜드티턴 산맥은 스키와 하이킹의 천국으로 불린다. 가장 높은 산봉우리가 해발 4200m 정도 된다. 그 아래 협곡 사이 작은 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잭슨홀(Jackson Hole)이다. 잭슨홀은 8월 한여름 바빠진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석학 100여명이 2박3일 일정으로 출동한다. 이들이 호수 주변에서 갖는 '잭슨홀 미팅'은 1978년 시작됐다. 공식 명칭은 캔자스시티 연준 주최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다. 처음엔 조촐했다. 1982년 캔자스시티 연준 의장 로저 조프가 낚시광이었던 폴 볼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이곳에 불러들이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조프는 주변에 송어가 많이 잡힌다는 말로 볼커를 끌어들였다.볼커 후임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1989년 캐나다, 독일 중앙은행 인사들을 여기로 불렀다. 그 후 공식 멤버가 해외 거물로 확장됐다. 금융위기 이후 참석자들의 발언은 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1~3차 양적완화 정책,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통화완화 정책이 처음 언급된 곳도 잭슨홀이다.올해 잭슨홀 미팅이 이번 주(현지시간 25~27일) 열린다. 싱겁게 끝난 작년 미팅과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계속 나오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세계경제는 고물가, 장기침체로 고통의 날들이다. 이번엔 강도 높은 긴축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예상이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은 26일 오후 있을 예정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2022-08-24 18:24:05【 장흥(전남)=조용철 기자】 등단한 작가만 100여명이 넘는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될 만큼 문학인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장흥을 대표하는 문인 중에 이청준 소설가를 꼽는다. 이청준 소설가는 영화 '서편제' '밀양' '천년학'의 원작소설을 썼다.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이청준 소설가, 한승원 소설가 등 수많은 현대문학작가를 배출한 고장인 장흥은 천관산문학공원을 비롯해 천관문학관, 기양사, 장천재, 탐진강의 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송기숙 문학현장, 이청준 문학자리, 이청준의 눈길, 한승원의 달 긷는 집, 한승원 문학 산책로, 회진, 덕도, 신덕리 등 곳곳에서 장흥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장흥군과 보성군에 걸쳐 있는 제암산은 철쭉군락지로 유명해 5월 초중순이면 연분홍 물결로 넘실거린다. 능선 따라 이어진 철쭉꽃 물결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다. ■이청준 소설 속 길따라 걷는 선학동 마을 이청준문학길은 회령포에서 회진면 진목리까지 이어진다. 평탄하고 한적한 도로가 여행객들과 함께 한다. 길은 점점 바다와 가까워지면서 노력도와 다도해의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어느덧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지로 유명한 선학동마을에 다다른다. '천년학' 원작은 이청준 단편 '선학동 나그네'로 소리꾼 유봉 밑에서 자란 동호화 송화의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선학동원 소설의 실제무대로 원래 명칭은 산저마을이었지만 영화가 개봉한 이후 선학동으로 바뀌었다. 선학동마을은 유채마을로 유명하다. 마을 주변에 유채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로 유명세를 탄 이후 마을 주민들이 유채와 메밀을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봄이면 노란 유채 물결이 넘실댄다. 가을이면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끝없이 꽃들이 피어있는 장관은 천상의 화원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아름답다. 선학동마을 유채꽃밭은 쉬엄쉬엄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중간에 쉴 수 있는 정자도 있어 꽃밭의 운치를 더한다. 메밀꽃이 활짝 핀 10월께에 선학동마을에선 메밀꽃축제가 열린다.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선학동마을은 소설 속에선 관음봉이라고 불린 공기산이다. 마을로 들어서기 전에 길가에 낡은 집 한 채가 보인다. 주막으로 나왔던 '천년학' 세트장이다. 여기에서 동호와 송화가 엇갈리는 장면이 이어질 수 없는 인연임을 나타낸다. 영화는 학 두 마리가 날아가는 장면으로 끝난다. 천년학 세트장에서 논과 주택 뒤로 공기산의 풍경을 바라보니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청준문학길은 선학동마을 입구에 있는 영락교회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숲길을 오르는가 싶은 지점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이청준 생가가 있는 진목마을 입구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시골 농가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진목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청준 생가에 다다른다. 생가 안에는 작품 일부와 신문에 기고한 칼럼, 영화 '천년학'의 주연배우와 임권택 감독, 이청준 소설가의 사진이 걸려 있다. 장흥 문학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천관문학관을 찾았다. 천관산 기슭에 위치한 천관문학관에는 소설 '녹두장군'의 송기숙, 아동문학가 김녹촌, 차기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이승우까지 장흥 출신 작가들의 전시물이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운다. 이청준과 한승원 두 소설가의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두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관문학관은 다양한 전통 문화체험 공간으로 사전 예약만 하면 관광객, 방문객 누구나 이용 할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이 편안한 집필활동을 위한 집필공간도 마련돼 있다. 인근에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에는 이 지역 출신의 문학가인 한승원·이청준·송기숙을 비롯해 전상국·구상·안병욱·문병란·박범신·이성복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소설가·수필가·아동문학가의 글을 자연석에 새겨 넣은 54개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능선따라 펼쳐진 철쭉의 향연, 제암산 장흥군과 보성군에 걸쳐 있는 제암산은 남도 명산 가운데 하나라고 불릴 정도로 산세가 빼어나다. 제암산은 임금 제(帝)자 모양의 3층 형태로 높이 30m 정도 되는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수 십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이 정상의 바위를 향해 주변의 바위와 봉우리들이 공손히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임금바위(제암)라고 부르며 이산을 제암산이라고 한다. 호남정맥의 한 줄기를 이룬 제암산은 평소에도 여행객들이 많이 찾지만 봄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상춘객으로 북적인다. 4월 하순부터 5월 초중순까지 피어오르는 화려한 진분홍빛 자생 철쭉을 보기 위해서다. 사자산 하단부에서 시작되는 철쭉은 사자산 등성이와 곰재, 제암산 정상을 지나 장동면 큰 산에 이르기 까지 만발한다. 그중에서 사자산~간재3거리~곰재~곰재를 잇는 능선이 제암산의 가장 유명한 철쭉군락지이다. 진분홍빛 철쭉 길 20만㎡의 너른 땅에 소나무 몇 그루를 빼고는 잡목 하나 없는 철쭉 밭은 말 그대로 '천상의 화원'이다. 제암산 산행 코스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장동면 감나무재에서 출발해 작은산~큰산~제암산 정상~곰재~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종주코스는 제암산 철쭉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작은산부터 시루봉까지는 철쭉군락으로, 곰재 일원이 잘 다듬어 놓은 철쭉밭이라면 이곳은 자연미 넘치는 철쭉 밭이다. 제암산 정상은 다가설수록 더욱 높고 힘차게 솟구치고 주변에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심심찮게 나타난다. 정상은 제암단이라 하여 예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보성과 장흥뿐만 아니라 고흥, 강진, 영암,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호남정맥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곰재를 지나면서 철쭉능선이 시작된다. 철쭉 군락지는 양쪽 사면에 넓고 길게 형성돼 있다. 간재에서 계속 능선길을 따르면 사자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yccho@fnnews.com
2022-05-19 16:35:01【파이낸셜뉴스 남양주=강근주 기자】 “역시 조광한 시장은 남양주 파천황답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환경혁신을 위해 노력한 시민을 격려하고, 그동안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13일 호평동 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2021년 ‘그린 페스티벌(Green Festival)’에서 통기타 연주노래를 선보였다. 그린 페스티벌은 47개 마을공동체와 남양주 환경혁신을 실천 중인 동네마실플로깅단 등 시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대면과 비대면(ZOOM) 방식으로 동시 진행됐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이날 마을공동체 & 환경혁신 성과공유 행사에서 플로깅 활동 우수자 등 환경혁신에 기여한 시민에게 ‘환경 MVP’를 수여하고,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공동체를 격려하며 ‘최고 공동체’를 시상했다. 특히 조광한 시장은 이날 의례적인 인사말 대신 통기타 특별공연을 선보여 시민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린 페스티벌 현장에는 대형 북극곰이 재활용 스티로폼으로 제작-설치돼 행사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다. 또한 마을공동체 활동과 환경혁신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 전시회를 비롯해 사진전, 체험부스 운영, 베스트 그린 드레서 선발 및 환경 퀴즈 풀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번 행사에서 선보였다. 아울러 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재능기부로 참여한 마을공동체 공연으로 구성된 작은 음악회가 열려 그렇잖아도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조광한 시장은 “아이스팩 재생산, 두 번째 옷장, 에코 플로깅과 폴리스 등 대한민국 표준을 만들어 가는 환경혁신 붐을 조성한 지난 1년은 시민 협력과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여정”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시민 저력을 보여준 마을공동체 노고에 감사하며, 72만 시민과 공동체 모두 더욱 힘차게 그린으로 달려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달라”고 강조했다. 행사 참여자는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에서 지난 1년간 남양주시 마을공동체 성과를 공유하며, 남양주시민이란 공동체 의식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남양주시는 환경혁신과 시민소통을 위해 동네마실플로깅단 단원을 연중 상시 모집하고 있으며, 내년 1월에는 ‘2022년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11-13 22:33:06【익산=김도우 기자】 세대를 연결하고 시대를 위로하는 묘한 곳을 만났다. 백제의 서동 무왕과 신라 선덕왕 동생 선화공주가 나제결혼동맹을 했던 곳이다. 황진이가 유일하게 깊은 사랑을 나눈 남자 소세양(전라관찰사)의 고향이라는 점 때문에 사랑의 도시로도 불리는 곳이다. 반세기 대한민국 보석 가공산업·예술의 메카로 결혼의 징표인 예물의 원조 집산지이기도 하다. 전북 익산 이야기다. 금강과 맞닿는 익산의 북서쪽 강변마을은 청정 생태 속에 낭만과 여유를 찾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금강을 거슬러 노를 젓다 서해 5대 낙조명소인 익산 웅포 곰개나루가 나온다. 포구 모양새가 곰이 금강물을 마시는 형국인 웅포 곰개나루의 석양은 장판 같은 강 물결을 짙게 물들이기에 해변의 노을보다 더욱 붉다. 철새가 많은 곳이라 셔터 누를 손가락만 성하면 동양화 같은 앵글을 어렵지 않게 얻는다. 웅포 곰개나루 인근 녹차마을길에 세대를 연결하고 시대를 위로하는 곳으로 유명한 익산 산림문화체험관이 최근 세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 작은 쉼터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힐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카페지기 박혜경 팀장(65·사진)은 "이곳에 오면 묘한 위로를 만난다"며 "직접 만든 레몬, 자몽, 유자차, 아로니아, 생강차에 마음과 몸이 맡겨진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곳 태생이 아니다. 그냥 오고가다 2014년 웅포 곰개나루가 좋아 정착했다. 지금은 마음이 정화되는 '익산산림문화체험관' 안내자가 됐다. 박 팀장은 "이곳에 서서 산들바람을 느끼며 넓은 녹차 군락지를 내려다보기만 해도 사랑할 것 같고, 미안했던 것 같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04년 파종한 24만개의 녹차 육모를 5월 함라산에 식재했다. 이곳에 식재된 녹차육모가 군락지를 형성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웅포 야생차 군락지'는 보기만 해도 좋다. 산림문화체험관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나온다. 이곳은 신라 숭림사 말사인 임해사 절 터였다. 우리나라 야생차나무 북한계인 웅포면 입점리 산 30번지를 알리기 위해 표지석을 세우고 관리하고 있다. 구전에 따르면 임해사는 조선 초기에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녹차가 나온다. 익산 산림문화체험관은 여행자들을 위해 웅포 야생차 안내, 다도체험, 목공체험, 생태탐방 등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도 준비해뒀다. 다도체험은 심성발달과 정서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제다체험은 손수 녹차를 만드는 체험으로 잎을 따는 것에서부터 차를 마시는 것까지 차의 모든 것을 체험하는 것이다. 박 팀장은 "목공체험은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통해 인지능력을 키우고 나무를 만져서 느끼는 감각을 통해 자아를 발견한다. 손수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이도저도 싫으면 멍하니 있다 가도 좋다. 다만, 익산 산림문화체험관 오솔길은 잠시 다녀오는 것이 낮다. 하늘이 내린 천혜의 자연공간을 봐야하고 산·들·강이 한데 어울려 금강연안을 중심으로 촌락이 백제시대부터 형성돼 450여년 전에 사람이 첫발을 내딛은 곰개나루를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0-10-15 18:42:28【파이낸셜뉴스 익산=김도우 기자】 세대를 연결하고 시대를 위로하는 묘한 곳을 만났다. 백제의 서동 무왕과 신라 선덕왕 동생 선화공주가 나제결혼동맹 했던 곳이다. 황진이가 유일하게 깊은 사랑을 나눈 남자 소세양(전라관찰사)의 고향이라는 점 때문에 사랑의 도시로도 불리는 곳이다. 반세기 대한민국 보석 가공산업·예술의 메카로 결혼의 징표인 예물의 원조 집산지이기도 하다. 전북 익산 이야기다. 금강과 맞닿는 익산의 북서쪽 강변마을은 청정 생태 속에 낭만과 여유를 찾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금강을 거슬러 노를 젓다 서해 5대 낙조명소인 익산 웅포 곰개나루가 나온다. 산들바람이 싱그러운 성당포구의 광활한 갈대 습지를 지나고, 강경 어시장을 오가는 상인들의 눈인사를 접하는 곳이었다. 포구 모양새가 곰이 금강물을 마시는 형국인 웅포 곰개나루의 석양은 장판 같은 강 물결을 짙게 물들이기에 해변의 노을보다 더욱 붉다. 철새가 많은 곳이라 셔터 누를 손가락만 성하면 동양화 같은 앵글을 어렵지 않게 얻는다. 웅포 곰개나루 인근 녹차마을길에 세대를 연결하고 시대를 위로하는 곳으로 유명한 익산 산림문화체험관이 최근 세인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 작은 쉼터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힐링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카페지기 박혜경(65) 팀장은 “이곳에 오면 묘한 위로를 만난다”며 “직접 만든 레몬, 자몽, 유자차, 아로니아, 생강차에 마음과 몸이 맡겨진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곳 태생이 아니다. 그냥 오고가다 2014년 웅포 곰개나루가 좋아 정착했다. 지금은 마음이 정화되는 ‘익산산림문화체험관’ 안내자가 됐다. 박 팀장은 “이곳에 서서 산들바람을 느끼며 넓은 녹차 군락지를 내려다보기만 해도, 사랑할 것 같고, 미안했던 것 같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04년 파종한 24만개의 녹차 육모를 5월 함라산에 식재했다. 이곳에 식재된 녹차육모가 군락지를 형성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웅포 야생차 군락지’는 보기만 해도 좋다. 산림문화체험관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나온다. 이곳은 신라 숭림사 말사인 임해사 절 터였다. 우리나라 야생차나무 북한계인 웅포면 입점리 산 30번지를 알리기 위해 표지석을 세우고 관리하고 있다. 구전에 따르면 임해사는 조선초기에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녹차가 나온다. 익산 산림문화체험관은 여행자들을 위해 웅포 야생차 안내, 다도체험, 목공체험, 생태탐방 등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도 준비해뒀다. 다도체험은 심성발달과 정서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제다체험은 손수 녹차를 만드는 체험으로 잎을 따는 것에서부터 차를 마시는 것 까지 차의 모든 것을 체험하는 것이다. 박 팀장은 "목공체험은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통해 인지능력을 키우고 나무를 만져서 느끼는 감각을 통해 자아를 발견한다. 손수 만들었다는 성취감을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이도저도 싫으면 멍하니 있다 가도 좋다. 다만, 익산 산림문화체험관 오솔길은 잠시 다녀오는 것이 낮다. 하늘이 내린 천혜의 자연공간을 봐야하고 산·들·강이 한데 어울려 금강연안을 중심으로 촌락이 백제시대부터 형성돼 450여년전에 사람이 첫발을 내딛은 곰개나루를 느껴야하기 때문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0-10-15 09:4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