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려던 관람객이 발을 헛디뎌 2억원이 넘는 작품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미 투데이뉴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에 위치한 갤러리 '14번째 공장'에서 사진을 찍으려던 여성이 20만달러(약 2억2500만원) 상당의 예술 작품을 망가뜨렸다고 보도했다. 전시장에서는 영국 출신의 멀티미디어 예술가 사이먼 버치의 전시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여러개의 기둥 위에 왕관이 올려진 작품을 구경하던 이 여성 관람객은 친구에게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기둥 앞에서 무릎을 살짝 꿇고 포즈를 취하던 여성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자 여성의 바로 뒤에 있던 기둥이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지면서 작품이 완전히 망가졌다. 사고 당시 모습은 CCTV에 담겼다. 갤러리에 따르면 20만달러(약 2억2500만원) 상당인 이 작품은 예술품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 이상의 총체적 경험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소신에 따라 인증 사진을 허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가인 버치는 관람객이 학생인데다, 사고가 분명하기에 특별히 책임을 묻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7-07-17 13:53:13[파이낸셜뉴스] '1억원짜리 바나나'로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경매 시장에 나온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 경매에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다음 달 20일 경매업체 소더비 뉴욕 본부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카텔란의 화제작 '코미디언'이 경매에 부쳐진다. 이 작품은 카텔란이 지난 201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처음 선보였다. 바나나 1개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설치 미술인 이 작품은 총 세 점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중 두 점은 개인 수집가에게 각각 12만달러(약 1억70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된 바 있다. 나머지 한 점의 판매가는 비밀에 부쳐졌으나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것은 이 세 점 중 하나로, 판매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예상 판매가는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에서 최대 150만달러(약 21억원)로 추정된다. 작품을 구매한 이는 덕트 테이프 한 롤, 바나나 한 개와 더불어 진품 인증서, 작품 설치를 위한 공식 안내서를 받게 된다. 소더비 측은 CNN을 통해 "구매자가 받게 될 테이프와 바나나는 모두 처음에 전시됐던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더비 대변인은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미디언'은 개념적인 예술작품이며, 실제 물리적 재료는 모든 전시마다 교체된다"고 밝혔다. "작품 맞냐?" 논쟁 불붙어.. 바나나 떼어먹은 관람객도 한편 이 작품의 가치를 두고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미국의 한 행위예술가가 수백명의 관람객 앞에서 벽에 붙은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이 예술가는 자신의 행동이 별도의 예술 행위이며, 기물 파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마우리치오의 개인전에서도 한 대학생 관람객이 벽에 붙은 바나나를 먹어 치우며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미술관 측은 이후 바나나를 새것으로 교체해 전시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과거 소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에서부터 이어지는 개념 예술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고 평가한다. 카텔란은 2021년 한 인터뷰를 통해 "'코미디언'은 논평의 대상이 되는 작품"이라면서도 "해당 작품은 단순한 농담이 아닌 우리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의 반영"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28 06:32:14[파이낸셜뉴스] 전시 작품에 '낙서 테러'를 당한 네덜란드 출신 유튜버가 낙서범으로부터 받은 합의금 전액을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여행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를 운영하는 유튜버 바트반 그늑튼은 2022년 9월부터 약 2년간 서울 467개 법정동을 탐방하는 ‘웰컴 투 마이 동’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그는 방문한 동을 색칠해 완성한 서울지도와 여행 중 촬영한 사진을 지난 9일부터 서울 성동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전시했다. 그러나 전시한 지도는 낙서로 훼손됐고, 그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와 유튜브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그가 공개한 지도에는 ‘오빠 사랑해’, ‘앨범 파이팅’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늑튼은 "몇 명의 미친 사람들이 내 지도를 파손했다,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이 지도에 피땀과 눈물을 흘리고 돈을 투자했는데 망가뜨리다니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아이나 학생들이 한 짓일 거라 생각했지만 성인 남자와 여자라는 것에 놀랐다”라며 "낙서범이라고 주장한 이들에게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낙서범에게 자수하고 경찰이 처리하게 하라고 답장했으며 이후 그들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그늑튼은 “우리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그들과 직접 합의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받았고,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이 적절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들었다”라며 “그래서 우리가 얼마를 보상받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한 뒤 그들에게 알렸다. 그들도 알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늑튼은 합의금 전액을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합의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돈 때문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 나는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성동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5일 오전 2시쯤 전시장에 들어가 물감과 색연필 등으로 지도에 낙서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범행 나흘 만인 19일 오후 10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으며 “작품인지 모르고 낙서했다”고 진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30 17:45:48[파이낸셜뉴스]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 어린이 관람객 실수로 수억 원대 전시품이 바닥에 떨어져 전시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 호암미술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8일 어린이 관람객이 휴대전화를 보며 작품을 등지고 걷다가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44)의 ‘나무가 있는 세폭화’가 전시된 좌대를 건드려 작품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작품은 휴대용 제단화처럼 접을 수 있는 아치 모양 화면 세 개에 그려진 삼면화 형태다. 파티를 대표하는 형식 중 하나로 ‘캐비닛 작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리석 느낌으로 칠을 한 나무 좌대 위에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파티는 파스텔로 그린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로, 그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수십억원대에 거래된다. 이번에 떨어졌던 작품과 같은 형식의 삼면화가 이달초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서 35만 달러(약 4억6837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지난달 31일 개막했다. 다만 이번 사고로 인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확인 결과 작품 파손은 없었으나 (그림을 연결하는) 경첩의 나사 2개가 이탈했다”며 “작가와 상의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은 좌대도 보완해 24일부터 해당 작품을 다시 전시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3 21:07:15[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출신의 한국 여행 유튜버가 제작한 미술 작품을 훼손한 남녀가 경찰에 입건돼 조사중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9일 3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 전시회장에 걸린 미술 작품에 누군가 낙서를 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해당 미술 작품은 '아이고바트'(iGoBart)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바트 반 그늑튼씨의 작품으로, 그가 이달 9일부터 서울 여행 여정 기록을 담은 작품이다. 그늑튼씨는 사건발생 당일 SNS에 글을 올려 "몇 명의 미친 사람들이 제 지도를 파손했다"며 전시 중단을 알렸다. A씨와 B씨는 지인 사이로 지난 15일 새벽 해당 작품에 '오빠 사랑해', '앨범 파이팅' 등의 낙서를 한 혐의(재물손괴)를 받는다. 사건 당일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후 피의자를 하고 수사망을 좁혀갔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두 사람은 범행 나흘 만인 지난 19일 밤께 경찰에 출석해 자수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작품인지 모르고 낙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을 불구속 상태로 입건하고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9-23 15:46:42[파이낸셜뉴스] 구독자 22만 명을 보유한 한국 여행 전문 네덜란드인 유튜버의 전시 작품에 낙서를 한 남녀가 입건됐다. 23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네덜란드 출신 한국 여행 유튜버 바트 반 그늑튼(31)의 전시 작품을 훼손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인 사이인 두 사람은 지난 15일 오전 2시께 성동구 성수동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그늑튼의 ‘서울 지도’ 그림에 펜으로 '오빠 사랑해', '앨범 파이팅' 등의 낙서를 한 혐의(재물손괴)다. 구독자 22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iGoBart) 운영자인 그늑튼은 지난 9일부터 이곳에서 서울의 467개 동네를 탐험한 여정을 담은 기록을 '웰컴 투 마이 동'(Welcome to My Dong)이라는 이름으로 전시 중이었다. 그늑튼은 범행 당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몇 명의 미친 사람들이 제 지도를 파손했다"라며 작품 훼손 사실을 알리고 전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해 B씨의 집을 특정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두 사람은 범행 나흘 만인 19일 오후 10시30분께 함께 경찰에 출석해 자수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작품인지 모르고 낙서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23 14:33:36"당신이 도착하는 매순간이 미래입니다. 당신은 이미 그곳에 도착했습니다."(다니엘 아샴) 휴대폰과 카메라처럼 일상적인 현대 물건들이 수백 수천년이 흐른 뒤 유물로 취급받는 상황을 회화나 조각 등으로 표현한 미국 미술작가 다니엘 아샴(44)의 개인전 '서울 3024(Seoul 3024)-발굴된 미래'전이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특히 서울의 1000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간·역사·공간성의 경계를 초월한 대규모 전시인 만큼 SF 장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세계관을 경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샴의 작품은 유년시절 마이애미에서 경험한 광활한 자연과 인공적인 건축의 공존, 남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류'라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에 기반한다. 지난 2010년 루이뷔통의 커미션 작업을 위해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을 방문한 아샴은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는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logy)'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만들었다. 250여점의 작품을 총 9개 섹션으로 구분해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아샴의 세계관 속 공존하는 여러 시대와 시간, 문화, 장르를 혼용하는 작품 세계를 살펴본다. 루브르박물관의 소장품을 재해석한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미래 유물' 오브제 시리즈,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 특정형 작품 '발굴현장'을 통해 아샴의 20여년간 점철된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1000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대형 신작 회화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2024년)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2024년) 2점이 처음 공개된다. 이들 신작 작품은 달빛의 섬광 아래 서울의 북한산을 배경으로 헬멧을 쓴 거대한 아테나 여신 조각상이 나타나며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미래의 서울'과 '북한산에서 서양 고대 조각 유물을 발견한다'는 허구적 스토리를 담아 한국 관람객들을 위한 서사를 제공한다. 두 작품은 카프리치오(즉흥성이 강한 소품)와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회화 양식을 차용했다. 거대하고 웅장한 북한산과 발굴된 고대 그리스 조각상을 병치해 이질적인 상황을 연출함과 동시에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미래 세계를 보여준다. 대자연의 경관을 배경으로 화면 전경에 서 있는 인간의 뒷모습은 이 기묘한 풍경을 한층 더 경건하게 만들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기존 대표작인 '푸른색 방해석의 침식된 아를의 비너스'(2019년)도 고대 조각상을 재창조해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각적 서사를 보여준다.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아를의 비너스'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고전 조각상의 형태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고전적인 조각상을 부분적으로 파손시켜 침식된 형태로 제시했으며, 푸른색의 석고와 반투명한 푸른색 방해석으로 재료를 변형해 신비롭고 차가운 느낌을 더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포켓몬 동굴'(2020년)은 시간 여행을 하는 캐릭터 세레비의 능력을 통해 작가가 구현하고자 하는 예술 세계를 포켓몬 세계와 연결해 보여준다. 이밖에 '분절된 아이돌' 시리즈(2023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대와 현대의 우상을 상징하는 형상을 병치한 작품이다. 신성시된 인체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추구한 고전 조각상과 화려하고 개성 있는 외모와 설정을 가진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서로 시대는 다르지만, 이상화된 모습으로 각 시대의 대중들을 매료시킨다. 아샴은 이 작품에 대해 "고전 조각상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이 한 시대를 상징하는 소재는 제 작품 요소 중 하나"라며 "이는 시간의 영원성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작품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뮤지엄 측은 "이번 전시는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인 공간에서 관람객이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시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7-18 18:45:20"당신이 도착하는 매순간이 미래입니다. 당신은 이미 그곳에 도착했습니다."(다니엘 아샴) 휴대폰과 카메라처럼 일상적인 현대 물건들이 수백 수천년이 흐른 뒤 유물로 취급받는 상황을 회화나 조각 등으로 표현한 미국 미술작가 다니엘 아샴(44)의 개인전 '서울 3024(Seoul 3024)-발굴된 미래'전이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특히 서울의 1000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간·역사·공간성의 경계를 초월한 대규모 전시인 만큼 SF 장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 세계관을 경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샴의 작품은 유년시절 마이애미에서 경험한 광활한 자연과 인공적인 건축의 공존, 남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류'라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에 기반한다. 지난 2010년 루이뷔통의 커미션 작업을 위해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을 방문한 아샴은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는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logy)'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만들었다. 250여점의 작품을 총 9개 섹션으로 구분해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아샴의 세계관 속 공존하는 여러 시대와 시간, 문화, 장르를 혼용하는 작품 세계를 살펴본다. 루브르박물관의 소장품을 재해석한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미래 유물' 오브제 시리즈,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 특정형 작품 '발굴현장'을 통해 아샴의 20여년간 점철된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1000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대형 신작 회화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2024년)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2024년) 2점이 처음 공개된다. 이들 신작 작품은 달빛의 섬광 아래 서울의 북한산을 배경으로 헬멧을 쓴 거대한 아테나 여신 조각상이 나타나며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미래의 서울'과 '북한산에서 서양 고대 조각 유물을 발견한다'는 허구적 스토리를 담아 한국 관람객들을 위한 서사를 제공한다. 두 작품은 카프리치오(즉흥성이 강한 소품)와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회화 양식을 차용했다. 거대하고 웅장한 북한산과 발굴된 고대 그리스 조각상을 병치해 이질적인 상황을 연출함과 동시에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미래 세계를 보여준다. 대자연의 경관을 배경으로 화면 전경에 서 있는 인간의 뒷모습은 이 기묘한 풍경을 한층 더 경건하게 만들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기존 대표작인 '푸른색 방해석의 침식된 아를의 비너스'(2019년)도 고대 조각상을 재창조해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각적 서사를 보여준다.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아를의 비너스'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고전 조각상의 형태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고전적인 조각상을 부분적으로 파손시켜 침식된 형태로 제시했으며, 푸른색의 석고와 반투명한 푸른색 방해석으로 재료를 변형해 신비롭고 차가운 느낌을 더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포켓몬 동굴'(2020년)은 시간 여행을 하는 캐릭터 세레비의 능력을 통해 작가가 구현하고자 하는 예술 세계를 포켓몬 세계와 연결해 보여준다. 동굴은 아샴의 작업에서 시간이 집합되고 재정렬되는 원초적 공간이자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관문으로 드러난다. 이밖에 '분절된 아이돌' 시리즈(2023년)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대와 현대의 우상을 상징하는 형상을 병치한 작품이다. 신성시된 인체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추구한 고전 조각상과 화려하고 개성 있는 외모와 설정을 가진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서로 시대는 다르지만, 이상화된 모습으로 각 시대의 대중들을 매료시킨다. 아샴은 이 작품에 대해 "고전 조각상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이 한 시대를 상징하는 소재는 제 작품 요소 중 하나"라며 "이는 시간의 영원성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작품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뮤지엄 측은 "이번 전시는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인 공간에서 관람객이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시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7-18 10:26:01에이수스가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탑재한 에이수스 최초의 코파일럿+ PC ‘비보북 S 15 OLED’를 3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판매되는 코파일럿+ PC다. 비보북 S 15 OLED는 퀄컴 AI PC 전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와 마이크로소프트 생성형 AI 기능 ‘코파일럿'을 기본 장착한 에이수스 최초의 코파일럿+ PC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는 멀티 코어 작업에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까다로운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하며 최대 45TOPS(초당 45조회 연산) 처리 속도를 지원하는 퀄컴 헥사곤 신경망처리장치(NPU)로 배터리 성능 저하 없이 효율적인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최대 45W CPU TDP를 통해 신속한 창작 작업이 가능하며 이동성까지 두루 갖췄다. 특히 인터넷 없이 생성형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PC로, 유저들은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문서 요약 및 번역은 물론 △라이브 캡션을 통한 실시간 영어 자막 생성 △대화 형태로 PC 내 콘텐츠를 검색하는 리콜 △간단한 스케치를 미술 작품으로 바꾸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코크리에이터 △PC 카메라에 필터와 배경 효과를 제공하는 윈도 스튜디오 기능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은 1.47cm 슬림한 두께와 1.42kg 가벼운 무게로 초슬림 및 초경량 디자인에 프리미엄 올 메탈 바디 디자인이 결합돼 견고하고 안정된 외관을 자랑한다. 180도 개방되는 레이플랫 힌지가 적용돼 디스플레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15.6인치의 넓은 화면에는 최대 3K 120Hz의 ASUS Lumina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 몰입감 넘치는 경험은 물론 생생하고 사실적인 색상을 구현해준다. 89% 스크린 대 바디 비율, 0.2ms 초고속 응답 시간, 시네마급 100% DCI-P3 색 영역을 지원하며 VESA DisplayHDR True Black 600 인증을 통해 뛰어난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70Wh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최대 18시간 동안 중단 없이 사용 가능하다. 고속 충전 및 ASUS USB-C 이지 차지 기능도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 이동 중에도 원활하게 연결 가능한 다양한 입출력 포트도 갖췄다. 고속 충전, 데이터 전송 등을 지원하는 USB4 포트 2개, USB 3.2 Gen 1 타입-A 포트 2개, HDMI 2.1 포트, 마이크로SD 카드 리더, 오디오 콤보 잭을 탑재했다. 이외에도 이전 세대보다 4.8배 빠른 초고속 무선 연결을 위한 WiFi 7 및 퀄컴 패스트커넥트 7800 기술이 적용돼 최대 5.8Gbps의 속도를 지원, 원활한 스트리밍 및 초고속 다운로드를 보장한다. 또한 비보북 S 15 OLED는 차별화된 AI 경험의 에이수스 AI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사진과 비디오를 자동으로 정리하는 StoryCube 기능을 비롯해 사용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자동으로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 에이우스 어댑티브 디밍과 자동 잠금 기능의 에이수스 어댑티브 락은 물론 회의 및 통화 시 배경 소음을 제거해 선명한 오디오를 제공하는 에이수스 AI 노이즈 캔슬링 기능 등을 통해 일상생활의 편리함을 향상시켰다. 신제품의 공식 소비자 가격은 179만9000원이다. 에이수스는 신제품 비보북 S 15 OLED의 공식 출시를 기념해 오는 7월 14일까지 구매 특별 혜택을 제공한다. 구매자 대상 1년의 보증 기간 동안 파손 수리비를 전액 지원하는 ‘에이수스 퍼펙트 워런티’ 서비스와 프리미엄 케어 ‘보증 1년 연장’을 지원한다. 또 제품 구매 고객 대상 전용 노트북 파우치와 무소음 블루투스 마우스 ‘에이수스 마시멜로우 마우스’(선착순 50명)를 증정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6-03 16:04:32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크리스티앙 볼탕스키(1944~2021)는 빛과 그림자, 흐릿한 사진을 비롯한 유물 같은 사물로 명상과 기억의 무대를 연출한다. 현대에 와서 '기계 복제 시대에 사라진 분위기', 즉 발터 벤야민이 말한 아우라(Aura)는 다시 복구된다. 하지만 그것은 무덤이나 종교적 건축의 부속물이었던 성상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복고적 취향이 아니라, 당대 현실을 직시한 결과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대량 살상과 인공적, 자연적 재난의 시대에 죽음은 편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둑한 공간을 비추는 전구를 자주 사용하는데, 특히 사운드와 함께하는 작품들은 빛에 부여된 상징을 암시한다. 생명체가 죽을 때 소리와 빛 또한 사라지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 이후에도 인류의 대량 살상이 종종 일어나는 것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제대로 기억되지 않아서다. 지금은 세상에 없을 듯한 초상 사진을 비추는 전구는 애도와 기억의 시공간을 형성한다. 미국의 작가 겸 문화비평가 수잔 손탁은 사진에 대한 에세이에서 사진이라는 형식 자체에 부재와 죽음에 대한 기표가 내재함을 강조한 바 있다. 사진은 인덱스라는 특징으로, 있음에 대한 확실한 증거로 간주되지만, 동시에 대상의 부재를 말한다. 볼탕스키의 기념비적인 연출 방식에서 사진은 애도와 기억의 매개가 된다. 이전 시대의 기념비가 주로 정복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볼탕스키의 기념비는 무명의 희생자를 위한 것이다. 재료도 더욱 취약하다. 돌이나 청동이 아니라, 빛바랜 사진이나 넝마, 알전구 등 낡고 파손되기 쉬운 재료들이 대부분이다. 그의 많은 작품이 설치 형식이어서 전시를 위해 다시 제작되는 일도 흔하다. 취약함과 사라짐이라는 운명은 예술도 마찬가지다. 빛을 잘 활용하는 그의 작품은 전구를 전원에 이어주는 전선조차 중요한 조형 요소가 된다. 중력을 받아 아래로 축축 늘어지는 선들은 마치 흘러내리는 물감처럼 비극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빛에는 그림자가 따르며, 볼탕스키는 그림자로 연극적 무대를 연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인 '그림자 연극'(1986년)은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형식과 분위기, 그리고 메시지를 대표한다. 전시장 바닥에 세워놓은 틀에 철사와 종이로 만든 가면이나 해골 모양의 기묘한 형태들은 빛에 비춰져 벽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것은 전시 공간 전체를 유령들로 가득한 방으로 연출한다. 선풍기 바람으로 흔들리는 인형과 그림자는 이 그림자 연극의 동감을 부여한다. 인형이나 그림자라는 존재 방식은 그 자체가 죽음을 연상시킨다. 루마니아 출신의 미술사학자 빅토르 스토이치타는 '그림자의 짧은 역사'에서 재현의 기원을 인간 몸에 대한 직접적 관찰의 결과물이 아니라 몸의 그림자를 잡아낸 재현물이며, 재현이 그림자에 근거를 두었던 것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보조물이라고 말한다. 볼탕스키는 자신의 작품 '그림자들'(1986년)에 대해 "나는 많은 것들을 그림자와 연결시킨다. 무엇보다 그림자는 나에게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사진과의 연관성도 존재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볼탕스키는 그림자를 최초의 사진으로 본다. 그것은 매혹과 덧없음의 감정을 낳는다. 볼탕스키가 몰두했던 것은 '덧없는 유사물의 춤'(빅토르 스토이치타)이다. 그의 작품은 '저장소'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는 작품도 많은데, 그것은 사멸한 것들의 흔적 아닌가. 흐릿하게 나온 초상사진들이나 누군가 입었던 옷들이 가득한 그의 작품은 그만큼 사라진 사람들을 떠올린다. 이선영 미술평론가
2024-01-25 18: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