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핵 환자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증가세를 보이면서 2030년 결핵 퇴치도 20년 가까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의원이 대한결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잠복결핵감염 검진치료 강화방안'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결핵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9540명을 기록했다. 인구 10만명당 발생은 38.2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들 중 발생률은 2위, 사망률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결핵환자의 감소율은 10.8%에서 19.4%를 유지했지만 엔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감소율이 4.1%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5% 미만의 미미한 수준의 감소율이 예상돼 보건 관련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 수를 20명 이하로, 2030년에는 1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최 의원실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코로나19 당시 감소율에 준하는 17%의 감소율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감소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오는 2048년까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핵은 주로 폐결핵 환자의 재채기나 기침 등으로 인해 공기중으로 나온 균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면서 확산하는 질환이다. 결핵균에 노출된 모든 사람이 감염되지는 않지만 30% 정도는 감염되고 그들 중 10% 정도는 결핵 환자가 된다. 90%의 감염자는 건강하게 지내지만 발병자의 50%는 감염 이후 1~2년 안에 발병이 이뤄지고 나머지 50%는 일생 특정 시기에 면역력이 감소하면 발병하게 된다. 한국은 과거 경제개발이 본격화되기 전인 1950년대와 60년대 당시 영양결핍 등 열악한 환경에 결핵균에 노출, 잠복결핵감염자가 많기 때문에 선진국 대비 결핵 발생률이 높다. 따라서 신규 발생 환자 중 고령층의 비중이 높고 이들의 경우 결핵과 함께 암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 고령층은 기본적으로 질환에 대해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결핵으로 사망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잠복결핵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높은 잠복결핵 감염률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교직원, 산후조리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돌봄시설 종사자 1만507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잠복결핵 양성률이 40.8%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의무검진 대상자의 양성률 18.0%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최 의원은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결핵 발생률이 일반 국민보다 현저히 높은데 정부가 지난해와 2025년 돌봄시설 종사자 검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는 취약계층의 감염 위험을 방치해 공중보건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잠복결핵감염은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로, 조기발견과 선제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돌봄시설 종사자들은 결핵 발병 시 영유아와 같은 취약계층에 전파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검진과 치료를 통한 전염 차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잠복결핵감염 검진 예산 전액 삭감으로 인해 결핵 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의원은 “결핵 퇴치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주기적 검진 체계 구축과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며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집단시설 접촉자의 결핵 발병위험은 일반인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신환자는 1만9540명으로 10만 명당 38.2명이었으나, 집단시설 접촉자 8만6302명의 결핵 발생률은 10만 명당 117.0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0-14 15:46:43【파이낸셜뉴스 양양=김기섭 기자】 강원특별자치도가 양양 한우농가에서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이 추가 발생해 긴급 방역에 나섰다. 4일 강원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양양군 강현면 한우농가가 사육 중인 소에서 럼피스킨 의심 증세가 발견돼 정밀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올해 도내에서 럼피스킨이 발생한 것은 지난 9월 양구에 이어 두 번째다. 도는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 농장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을 긴급 투입하고 현장 통제 및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양양군과 강릉, 속초, 홍천, 평창, 인제 등 인접 5개 시·군에 이날 오후 8시까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해 축산 관련 종사자 및 차량 등에 의한 전파 위험을 차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생 농장 반경 5km 이내에 방역대를 설정하고 발생 농장의 전체 한우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진행해 양성 반응이 나온 가축은 살처분할 계획이다. 럼피스킨병의 가장 큰 특징은 일주일가량 잠복기가 끝나면 감염된 소의 피부에 딱딱한 결절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 결절의 크기는 작게는 0.5cm에서 크게는 5cm에 이르기도 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피부 결절 외에도 41℃까지 오르는 고열, 눈과 코의 분비물 증가, 과도한 침 흘림 등이 주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병에 걸린 소들은 식욕이 크게 떨어지고 전반적으로 쇠약해진다. 특히 젖소의 경우 우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신한 소에서는 유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소는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불임 상태가 될 수 있어 번식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럼피스킨병은 주로 흡혈 곤충에 의해 전파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국내에서는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됐다. 다행히 이 병은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아 인체 건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축산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과 백신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을 강화하고, 의심 증상이 있는 소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석성균 도 농정국장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매개 곤충의 활동 저하로 질병 발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내 소 사육 농장에 대한 럼피스킨 백신 접종과 소독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모든 소 사육농가는 사육 가축에 대한 임상관찰과 농장 출입 통제 및 내·외부 소독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10-04 09:17:33[파이낸셜뉴스] 부산에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 시민 제보와 잠복 중 기지를 발휘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17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일 부산진구 서면역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이 한 노인으로부터 '현금을 전달하는 아르바이트를 받았다는데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라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경찰은 관할서인 부산진경찰서에 이를 알리고 현금 수거책과의 약속 장소에서 잠복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복으로 갈아입고 인근 중학교 학생들에게 협조를 구해 교사로 위장했다. 이후 주변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A씨(50대)는 현금을 수거하기 위해 현장에 나타났고, 경찰은 A씨를 사기미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회수하려 했던 약 650만 원을 피해자에게 전달했다. 부산진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4-05-17 17:31:25[파이낸셜뉴스] 충남과 경기 등 지역 전통시장을 돌아다니며, 소매치기를 일삼은 50대 남성이 구속 송치됐다. 12일 충남 아산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54)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시내버스 등서 16차례에 걸쳐 780만원 훔쳐 A씨는 지난 4월 9일부터 6월 29일까지 아산, 경기 수원, 이천 등지의 전통시장과 시내버스 안에서 피해자들의 지갑 등 금품을 훔치고, 지갑 안에 있던 체크카드 뒷면에 적힌 비밀번호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는 등 모두 16차례에 걸쳐 78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주로 인파가 몰린 전통시장이나 버스 안에서 주위가 소란스러운 틈을 노려 피해자의 뒷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훔쳤으며, 미리 준비한 면도날 등으로 피해자의 가방을 찢은 뒤 지갑을 빼가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은 지역 내 전통시장에서 잇따라 소매치기 피해 신고가 접수되자 범인의 인상착의, 이동 동선 등을 분석한 뒤 A씨를 특정했다. 아산 온천 시장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현행범 검거경찰은 지난달 29일 오전 아산 온천동의 한 시장에서 잠복수사를 하던 중 소매치기를 하는 A씨를 목격해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A씨는 동종전과를 다수 보유한 전과자로, 경북 한 교도소에서 절도죄로 복역하다 지난 1월 말 출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특정 직업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소 후 몸이 아파서 일을 못 해 소매치기를 했다"라며 "훔친 돈은 생활비와 도박비로 탕진했다"라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소매치기 범죄 발생 건수는 2019년 기준 535건이다. 이는 2011년 2378건 보다 1843건 줄어든 수치다. 최근 10여년 사이 CCTV 증가하고, 현금 사용률이 감소하면서 소매치기 범죄가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7-12 09:45:49【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교육청은 교직원 등 검진 대상자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모두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결핵 검진은 진행했지만 잠복결핵감염 검진까지 지원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결핵예방법 제11조에 따르면 학교에 근무하는 종사자는 의무 검진 대상이다. 하지만 교원 대부분이 수업 등으로 인해 진료기관 방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단기 근로자는 검진비 부담 등으로 검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올해부터 전문인력이 학교에 직접 방문하거나 지역별 거점 검진 장소 운영에 나서왔다. 검사는 지난 3월부터 실시됐으며, 현재 모든 학교 근로자가 검사를 받았다. 전북교육청은 하반기에 채용되는 신규 인력에 대해서는 11월 말까지 검진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검진결과 잠복결핵감염 의심자는 전문병원에서 정밀검진 및 치료를 받도록 권고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잠복결핵감염검진 지원 사업은 학교 내 결핵 감염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감염병 예방은 물론 안전한 교육 환경 조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3-06-13 16:05:13"범죄 수익을 윗선에 전달하는 순간, 그 현장을 덮치는 게 핵심입니다." 서울 강북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7년째 보이스피싱범을 다수 검거해 온 유석희 경사( 사진)의 하루는 수많은 조사와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현금 수거책이 자금을 몰아 한방에 전달하는 결정적 '디데이(D-DAY)'를 포착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피싱범을 특정하기 위해 100~200여개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시간 싸움이다. 범죄자를 특정해야 본격적인 추적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특정되면 미행과 잠복이 필수다. 회사원인 것처럼 양복을 입거나 인근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직원들이 움직일 때를 기다린다. 유 경사의 이러한 노력 끝에 최근 강북서 지능팀은 '골드바 환전' 보이스피싱 일당 12명을 모두 검거했다.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피해자 9명의 휴대전화에 악성 어플을 설치하고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핑계로 4억원 상당을 가로챘다. 피싱범들은 돈세탁을 위한 매개체로 '골드바'를 이용했다. 가로챈 돈으로 골드바를 산 뒤, 이를 다시 현금으로 환전하는 등 총 4차례에 걸쳐 돈세탁을 벌였다. 은행 현장에서 현금 인출하다 잡히는 사례가 늘자 감시가 덜한 방식을 택한 것이다. 유 경사를 비롯한 수사팀은 보름이 넘는 긴 잠복 끝에 범죄 현장에서 1억원 상당의 골드바와 현금을 압수해 피해자 피해 회복에 기여했다. 유 경사는 "조직이 4단계에 걸쳐 돈세탁을 하지만 그 돈이 윗선으로 넘어가는 건 찰나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잡는게 중요하다"면서 "'범행이 이뤄지겠다'고 예상되는 시점에 덮치기 위해 긴 잠복·추적 기간을 참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 수거·전달 등 피싱 범행은 대개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뚝방길에서 환전책에 돈을 건넸다'는 조직원들의 진술만 있었을 뿐, CCTV 상에는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결국 여러 날짜를 지정해 인근 빌라서 뚝방길 쪽을 비추는 CCTV 전체를 조사한 끝에야 환전책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유 경사를 비롯한 지능팀 수사관들의 발로 뛰는 노력에 강북서는 지난해 서울 내 31개 경찰서 중 보이스피싱 검거 활동 평가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그는 "현장에서 '원 팀'이 돼서 움직인 것이 (1위를 한) 큰 원동력"이라며 "출근 전, 퇴근 뒤에도 '누구를 어떻게 잡을지'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경사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한 대응 방법은 '무시가 상책'이라고 했다. 그는 "호기심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모르는 전화 번호로 온 전화나 문자는 일절 신경을 거둬야 한다"며 "악성 앱 설치 등 범죄 피해 연루가 의심된다면 재빨리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변경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4-12 18:13:15[파이낸셜뉴스] "범죄 수익을 윗선에 전달하는 순간, 그 현장을 덮치는 게 핵심입니다." 서울 강북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서 7년째 보이스피싱범을 다수 검거해 온 유석희 경사( 사진)의 하루는 수많은 조사와 기다림으로 이루어진다. 현금 수거책이 자금을 몰아 한방에 전달하는 결정적 '디데이(D-DAY)'를 포착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피싱범을 특정하기 위해 100~200여개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시간 싸움이다. 범죄자를 특정해야 본격적인 추적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특정되면 미행과 잠복이 필수다. 회사원인 것처럼 양복을 입거나 인근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직원들이 움직일 때를 기다린다. 유 경사의 이러한 노력 끝에 최근 강북서 지능팀은 '골드바 환전' 보이스피싱 일당 12명을 모두 검거했다.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피해자 9명의 휴대전화에 악성 어플을 설치하고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핑계로 4억원 상당을 가로챘다. 피싱범들은 돈세탁을 위한 매개체로 '골드바'를 이용했다. 가로챈 돈으로 골드바를 산 뒤, 이를 다시 현금으로 환전하는 등 총 4차례에 걸쳐 돈세탁을 벌였다. 은행 현장에서 현금 인출하다 잡히는 사례가 늘자 감시가 덜한 방식을 택한 것이다. 유 경사를 비롯한 수사팀은 보름이 넘는 긴 잠복 끝에 범죄 현장에서 1억원 상당의 골드바와 현금을 압수해 피해자 피해 회복에 기여했다. 유 경사는 "조직이 4단계에 걸쳐 돈세탁을 하지만 그 돈이 윗선으로 넘어가는 건 찰나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잡는게 중요하다"면서 "'범행이 이뤄지겠다'고 예상되는 시점에 덮치기 위해 긴 잠복·추적 기간을 참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 수거·전달 등 피싱 범행은 대개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뚝방길에서 환전책에 돈을 건넸다'는 조직원들의 진술만 있었을 뿐, CCTV 상에는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결국 여러 날짜를 지정해 인근 빌라서 뚝방길 쪽을 비추는 CCTV 전체를 조사한 끝에야 환전책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유 경사를 비롯한 지능팀 수사관들의 발로 뛰는 노력에 강북서는 지난해 서울 내 31개 경찰서 중 보이스피싱 검거 활동 평가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그는 "현장에서 '원 팀'이 돼서 움직인 것이 (1위를 한) 큰 원동력"이라며 "출근 전, 퇴근 뒤에도 '누구를 어떻게 잡을지'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경사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한 대응 방법은 '무시가 상책'이라고 했다. 그는 "호기심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모르는 전화 번호로 온 전화나 문자는 일절 신경을 거둬야 한다"며 "악성 앱 설치 등 범죄 피해 연루가 의심된다면 재빨리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변경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4-12 15:45:06[파이낸셜뉴스] 빠른 환각 증상을 일으키는 마약의 일종인 케타민 40g 상당을 판매한 20대 남성이 경찰의 잠복수사로 검거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송파구 노상에서 20대 남성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법원은 지난 17일 A씨에 대해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케타민 40g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케타민 투여 혐의로 붙잡힌 B씨로부터 A씨가 케타민 40g을 판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후 잠복수사 등으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주 중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2-09-22 10:59:43원숭이두창 상륙으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잠복기는 최장 21일에 이른다. 정부가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출입국 검역을 강화해도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특별한 증상 없이 국내에 이미 들어왔거나 추가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 21일 귀국하기 전인 18일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입국 과정에서 미열(37.0도),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피부병변을 보이는 등 증상이 발현돼 스스로 검사를 요청하면서 발견될 수 있었다. 입국 당시 잠복기였다면 지역사회 전파의 도화선이 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방역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출입국 방역을 대폭 완화한 데다가 활짝 열린 하늘길을 통해 언제든지 무증상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최근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는 증가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해외유입 코로나19 환자는 92명이다. 이날 기준 1주일 평균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85.7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21.4명에 비해 4배 수준이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 대비 전파력은 낮지만 치명률이 3~6%에 달한다.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증가는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원숭이두창이 무증상 환자를 통해 국내에 전파됐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원숭이두창이 발생한 브라질의 경우 해외여행력이 없는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출입국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원숭이두창의 추가적인 국내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원숭이두창의 호흡기 전파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국내 유입되더라도 신고를 제때 하면 지역사회 전파는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도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에서 귀국한 후 21일 안에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신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긴 잠복기 때문에 검역 과정에서 잡아내지 못하더라도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발진이 생기거나 의심 증상이 생길 경우 방역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며 "치료를 받고 접촉자 등을 격리치료하면 지역사회로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6-23 18:22:21[파이낸셜뉴스] 잠입수사 중이던 상황에서 경찰이 범행을 발견했다면 함정수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경찰이 수사대상자를 속여 범행 자체를 유도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공소기각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공소기각은 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심리와 무관하게 처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하며 손님들에게 게임점수를 현금으로 환전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게임장의 손님들은 적립된 게임머니를 이용해 다른 게임을 하거나, 손님들끼리 게임점수를 사고파는 등 사행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A씨는 이를 방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범행은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관에 의해 적발됐다. A씨의 게임장에서 환전 영업이 이뤄진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8차례에 걸쳐 잠입시켰다. 잠입한 박모 경사는 2016년 9월 게임장 운영자 A씨로부터 획득한 게임점수 10만점을 환전해 달라고 요청했고, 현금 8만원을 받았다. 이후 A씨는 기소됐다. 경찰의 수사가 함정수사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법원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함정수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경찰관의 지속적인 환전 요구에 따라 환전을 해준 측면은 있지만, A씨의 범행에 대한 범의가 수사기관의 함정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공소기각을 판결하며 “잠복수사를 담당하고 있던 경찰이 A씨를 압박하거나 위협했다”라며 “계속해서 환전을 거절하던 A씨로 하여금 결국 환전하게 만든 것은 범의를 갖고 있지 않던 자에 대해 수사기관이 계략을 써 범의를 유발하게 해 범죄인을 검거한 것으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A씨의 ‘사행행위 조장 혐의’와 ‘게임머니 환전행위’를 나눠 판단했다. 우선 사행행위 조장 혐의는 기존에 이뤄지고 있던 범행이 적발된 것이므로 함정수사가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게임머니를 환전해준 행위는 경찰관에 요청에 따른 것이어서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경찰관은 다른 손님들과 게임점수의 거래를 시도한 적은 없다"면서 "이 부분 범행은 수사기관이 계략을 써 A씨의 범의를 유발한 것이 아니라 이미 이뤄지고 있던 범행을 적발한 것에 불과하므로 함정수사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8-18 10: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