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K해운이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 시장에 나왔다. 기업어음(CP)에 이어 전단채 등 단기물을 발행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지난 21일 전단채 26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만기일은 내년 6월 20일까지로 1년물이다. 이자율은 연 4.5%에서 발행됐다. 지난 5월 사모 시장에서 발행한 녹색채권 2년물 금리는 연 5.480% 수준이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성격의 채권은 통상 금리가 일반 회사채 대비 낮은 편이다. 전단채를 차환해 나간다면 회사채 발행으로 드는 이자비용 대비 아낄 수 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SK해운의 단기 신용등급은 A3+ , 기업 신용등급은 BBB+수준이다. 신용도가 좋지 못하다보니, 사모채와 단기물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해운은 석달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잔액은 370억원 수준이다. 1년물 전단채로 CP 일부 금액을 차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채 차환도 이어갈 수밖에 없다. SK해운은 오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사모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SK해운의 회사채 잔액은 2409억원으로 이 중 연내 현금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사모채 규모는 1524억원에 달한다. 한편 SK해운은 2017년 4월 에스케이마리타임(옛 SK해운)의 해운사업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된 탱커 및 가스선 전문선사이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한앤코탱커홀딩스 유한회사가 회사 지분(보통주 및 종류주 합산 기준)의 71.4%를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6-24 14:11:13[파이낸셜뉴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생사불명의 상황에 놓이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이 한층 가시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헤즈볼라의 '뒷배'인 이란도 더는 손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동의 확전 가능성이 더 짙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 아래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 본부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현지 매체들은 시아파 무슬림 주민들이 주로 사는 지역의 고층 아파트 6채가 완전히 무너져 잔해더미가 된 모습을 보도하면서 30㎞ 이상 떨어진 곳에서조차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 아파트는 헤즈볼라의 보안구역 안에 있지만 아래에 헤즈볼라 본부가 있다는 건 알려지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6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사상자 수는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한 지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AP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연설 직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던 중 공습 소식이 전해졌고 군사보좌관으로부터 귓속말을 들은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브리핑을 중단하고 예정을 앞당겨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헤즈볼라의 수장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게 이스라엘군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28일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 사령관 무함마드 알리 이스마일과 부사령관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다른 헤즈볼라 사령관과 테러리스트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나스랄라가 이날 헤즈볼라 본부 내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그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NN은 이날 "헤즈볼라의 지도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헤즈볼라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헤즈볼라 고위 지도부와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폭격으로부터 수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나스랄라의 생사와 관련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폭격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분쟁은 급격히 확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맹폭을 받은 헤즈볼라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도시 사페드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는 "레바논과 국민을 지키고 이스라엘의 도시와 마을, 민간인에 대한 야만적 위반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28일 새벽에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을 상대로 추가 폭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주거용) 건물 아래에 보관돼 있는 헤즈볼라 테러 조직이 소유한 무기들을 겨냥한 공습을 현재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확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하고 나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을 '노골적인 전쟁범죄'라고 규정하면서 "이는 이스라엘 정권의 테러리스트적 본성을 또 다시 보여줬다"고 규탄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내 친이란 무장세력 연합체 '저항의 축'에서 핵심 역할을 해 온 헤즈볼라가 궁지에 몰리면서 헤즈볼라를 지원해 온 이란도 더 이상 방관만 하기 어려운 난처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동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미국은 현지 미군에 '태세 조정'을 지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여러 차례 중동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억제력 강화, 미군 보호, 미국의 전략목표 지원을 위해 (상황을)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역내 미군 태세를 조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현재 중동지역에는 항공모함 1개 전단을 비롯해 약 4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행정부에 역내 미국 대사관들이 적절하게 필요한 모든 보호 조치를 취할 것도 주문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공격에 유감을 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찾은 보렐 대표는 27일 취재진에게 "우리가 하는 일은 휴전을 위해 모든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지만,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에서 아무도 네타냐후를 막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렐은 "네타냐후는 헤즈볼라가 파괴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며 "파괴당한다는 것이 하마스와 같은 해석이라면, 우리는 장기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아마 레바논 남부도 또 다른 가자지구가 되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대립의 전장이 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끝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분쟁이 중동 전체로 확전될 가능성은 세계 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격과 관련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내렸다. 최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분쟁이 확대되는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 탓이다. 무디스는 27일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내렸다. Baa1은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분류 21개 중 8번째로 높은 단계로 부정적인 전망에 속한다. 무디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이스라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매우 높은 수준까지 상당히 심해졌다"며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이스라엘의 신용도에 중대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2월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무디스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의 영향으로 이스라엘의 재정 능력이 약화하고 부채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과도하고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 재무부의 얄리 로텐버그 회계관은 "등급 조정의 정도가 이스라엘 경제의 재정 및 거시경제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전선에서의 전쟁이 이스라엘 경제에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용평가사의 결정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9-28 11:47:24[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 불안감에 자본시장에서 기업들이 단기채를 상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높이면서 국내 기업들은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이다. 14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CP 발행잔액은 188조6905억원(1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7월 말(189조4409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경기 불확실성에 단기채에 대한 인기는 좋았다. 오락가락하는 경기 전망에 투자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려는 투자자 수요와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5~9일 CP 순발행 규모는 8300억원에 달했다. 순발행은 CP 발행이 현금상환보다는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순발행 기조는 이번주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달 12일 5716억원 상당의 순상환액(현금상환액이 발행액을 초과)을 기록한 뒤 13일 순상환 규모는 7394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14일 1조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상환됐다. 전단채 시장(유동화증권 포함)은 14일 하루동안에만 순상환규모가 4조원을 넘어갔다. 이달 초 급락했던 미국 주식시장이 2주 만에 많이 회복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업들이 단기채를 현금상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상황이 나빠질 수록 기업들은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체이스 등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침체 가능성이 수개월 전에 비해 커졌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가 주식과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입을 분석하는 모델을 활용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측한 결과,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4월의 29%에서 최근 41%로 상승했다. 침체확률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경기 사이클에 극도로 민감한 주식시장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JP모건의 유사한 모델에서도 3월 말 20%이던 경기침체 가능성은 31%로 올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11 11:32:50분홍색 옷을 입은 시민 약 300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였다. 더운 날씨에도 이들은 "환자 없이 의사 없다" "집단휴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료계 집단휴진을 규탄했다. 이들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에 소속된 환자와 보호자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었다. 전공의들의 이탈에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넘게 이어지면서도 끝이 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접 거리에 뛰쳐나온 것이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듯"이날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 참석자들은 △연세세브란스·고려대·서울아산병원의 휴진 철회 △종합병원 전문의 중심 재편 및 전공의 업무환경 개선 △의료계 집단행동 방지법 입법 등을 요구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원이 다수 참석하면서 유방암 환자를 상징하는 분홍색 옷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에게도 분홍색 또는 빨간색 옷을 입으라고 홍보가 이뤄지면서 환자가 아닌 일부 참석자들도 분홍색 티셔츠, 점퍼 등을 착용했다. 이들은 '의료 정상화' '재발 방지법'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유방암 3기 환자 노모씨(60)는 "유방암이 1기면 생존율이 90% 정도지만 3기는 72%로 크게 떨어진다"며 "당장 치료에 어떤 지장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다"고 토로했다. 환자가 아닌 시민도 눈에 띄었다. 60대 후반 남성 박모씨 또한 짙은 분홍색 등산복 점퍼를 갖춰 입고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현재 환자는 아니지만 나 자신도 우리 가족도 어떻게 발병할지 모르니까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의사들을 좋게 보는 사람이 있겠나. 지식인으로 봤는데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 봉천동 주민 채모씨(76)는 평소 오전에 하던 전단지 돌리는 일을 쉬고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과거 갑상선암으로 투병하다 완치됐다는 그는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일인데 파업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위한다는 새빨간 거짓말"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장은 "의료진 파업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집단행동의 무책임한 처사를 호소한다"며 "앞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자의 불안함을 야기시키는 단체행동을 할 수 없도록 의료법 제정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일부 의료진은 해보지도 않고 교육환경·교육인력이 부족한 사안만으로 2000명 증원은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덧붙였다. 코넬리아드랑게증후군 환자 박하은씨의 어머니 김정애씨(68)도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씨는 "아프게 태어난 하은이는 수시로 제 마음을 애태웠고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살아왔다"며 "의사 선생님 지금까지 하은이를 살려주셔서 고맙고 감사드린다. 하은이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사들의 휴진에 따른 피해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피해 환자는 수술을 받았으나 의료파업 때문에 피주머니를 찬 상태로 퇴원 처리됐다고 한다.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로서 사후관리가 어려워 피고름이 나고 수술 부위에 물이 차면서 여러 번 응급실로 향해야 했다. 그러다 응급실에서도 제대로 처치를 못 받아 악화됐고, 의료진은 피부과 진료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그마저도 파업 장기화로 레지던트들이 사직하면서 피해 환자는 결국 피부과 진료 예약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04 18:43:39[파이낸셜뉴스] 분홍색 옷을 입은 시민 약 300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였다. 더운 날씨에도 이들은 "환자 없이 의사 없다", "집단휴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료계 집단휴진을 규탄했다. 이들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에 소속된 환자와 보호자들,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었다. 전공의들의 이탈에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넘게 이어지면서도 끝이 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접 거리에 뛰쳐나온 것이다.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듯"이날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 참석자들은 △연세세브란스·고려대·서울아산병원의 휴진 철회 △종합병원 전문의 중심 재편 및 전공의 업무 환경 개선 △의료계 집단행동 방지법 입법 등을 요구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원이 다수 참석하면서 유방암 환자를 상징하는 분홍색 옷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에게도 분홍색 또는 빨간색 옷을 입으라고 홍보가 이뤄지면서 환자가 아닌 일부 참석자들도 분홍색 티셔츠, 점퍼 등을 착용했다. 이들은 '의료 정상화', '재발 방지법'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국립암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유방암 3기 환자 노모씨(60)는 "유방암이 1기면 생존율이 90% 정도지만 3기는 72%로 크게 떨어진다"며 "당장 치료에 어떤 지장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다"고 토로했다. 환자가 아닌 시민도 눈에 띄었다. 60대 후반 남성 박모씨 또한 짙은 분홍색 등산복 점퍼를 갖춰 입고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현재 환자는 아니지만 나 자신도 우리 가족도 어떻게 발병할지 모르니까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의사들을 좋게 보는 사람이 있겠나. 지식인으로 봤는데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 봉천동 주민 채모씨(76)는 평소 오전에 하던 전단지 돌리는 일을 쉬고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과거 갑상선 암으로 투병하다 완치됐다는 그는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일인데 파업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위한다는 새빨간 거짓말"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장은 "의료진 파업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집단행동의 무책임한 처사를 호소한다"며 "앞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자의 불안함을 야기시키는 단체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의료법 제정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일부 의료진은 해보지도 않고 교육 환경·교육 인력이 부족한 사안만으로 2000명 증원은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덧붙였다.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 환자 박하은씨의 어머니 김정애씨(68)도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씨는 "아프게 태어난 하은이는 수시로 제 마음을 애태웠고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살아왔다"며 "의사 선생님 지금까지 하은이를 살려주셔서 고맙고 감사드린다. 하은이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사들의 휴진에 따른 피해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피해 환자는 수술을 받았으나 의료 파업 때문에 피주머니를 찬 상태로 퇴원 처리됐다고 한다.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로서 사후 관리가 어려워 피고름이 나고 수술 부위에 물이 차면서 여러 번 응급실로 향해야 했다. 그러다 응급실에서도 제대로 처치를 못 받아 악화됐고, 의료진은 피부과 진료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그마저도 파업 장기화로 레지던트들이 사직하면서 피해 환자는 결국 피부과 진료 예약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04 12:04:29[파이낸셜뉴스] 업황 부진에 따라 건설사와 해운사의 단기물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공모채 발행시장은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신용도가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기업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시선이 차갑기 때문이다. 6월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28일 기업어음(CP) 3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만기는 내년 3월 28일이다.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B0 수준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오기는 힘들다. HL디앤아이한라도 25일 전자단기사채 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한국기업평가 김종각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고금리 지속, 장단기 금리차 불안정 등의 이유로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가 축소됐다"면서 "올해는 부동산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운업 불황에 해운사의 단기물 발행도 확대되고 있다. SK해운은 지난 21일 1년물 전자단기사채 140억원어치를 찍었다. SK해운의 단기 신용등급은 A3+ 수준이다. 폴라리스쉬핑은 28일 50억원 규모의 1년물 전단채를 발행했다. 폴라리스쉬핑의 단기 신용등급은 A3-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홍해 사태 장기화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여파가 컸다. 이 밖에 영화관을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은 6월 한 달 간 3~6개월물 CP(100억원)와 전단채(485억원)를 각각 발행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신용등급이 A0로 비우량한 편이어서 공모채보다 단기물 시장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6-30 12:18:22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점점 비싸지고, 차입구조는 짧아지고 있다. 신용도가 좋지 못한 일부 건설사의 조달금리는 10%에 육박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12일 전자단기사채 3개월물을 연 9.50%에 발행했다. 지난 10일 같은 신용도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이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전단채 금리(6.60%)보다 2.90%포인트 높다. 동부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3+에서 A3로 하향돼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 동부건설은 2016년 10월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사업역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한국기업평가 김현 연구원은 "수익성이 하락하고, 용지 투자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며 "분양 경기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롯데건설(A2+)은 지난 13일 3개월 만기의 전단채 총 200억원어치를 연 5.62~6.50%에 발행했다. 같은 신용등급의 LS증권이 같은 날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전단채 금리(연 3.890%)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롯데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A2+이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 권준성 연구원은 "분양경기 저하로 미착공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롯데건설은 진행 사업장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차입금의 급격한 확대 등으로 지난해 연간 2000억원을 넘는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올해 3월 말 도급 사업에 대한 PF 우발채무는 4조3100억원으로, 자기자본(2조65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브릿지론(3조66억원)이 PF 우발채무의 84.7%를 차지한다. 한양이 지난 14일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한 1년 만기 공모 및 사모채(418억원)의 금리는 모두 연 8.50%에서 결정됐다. 공모 녹색채권 금리가 사모채 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정해졌다. 한양이 지난달 30일 발행한 사모채 금리가 연 7.50%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보름 사이 금리가 1%포인트 뛰었다. 한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B+, 단기물 신용등급은 A3+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 이승민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분양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은 주택부문의 비중이 높은 한양의 사업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공사원가 상승으로 인해 부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6-17 18:11:47[파이낸셜뉴스]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점점 비싸지고, 차입구조는 짧아지고 있다. 신용도가 좋지 못한 일부 건설사의 조달금리는 10%에 육박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12일 전자단기사채 3개월물을 연 9.50%에 발행했다. 지난 10일 같은 신용도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이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전단채 금리(6.60%)보다 2.90%포인트 높다. 동부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3+에서 A3로 하향돼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 동부건설은 2016년 10월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사업역량을 회복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한국기업평가 김현 연구원은 "수익성이 하락하고, 용지 투자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며 "분양 경기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과중한 재무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롯데건설(A2+)은 지난 13일 3개월 만기의 전단채 총 200억원어치를 연 5.62~6.50%에 발행했다. 같은 신용등급의 LS증권이 같은 날 3개월 만기로 발행한 전단채 금리(연 3.890%)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롯데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은 A2+이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나이스신용평가 권준성 연구원은 "분양경기 저하로 미착공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롯데건설은 진행 사업장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차입금의 급격한 확대 등으로 지난해 연간 2000억원을 넘는 금융비용이 발생했다. 올해 3월 말 도급 사업에 대한 PF 우발채무는 4조3100억원으로, 자기자본(2조65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브릿지론(3조66억원)이 PF 우발채무의 84.7%를 차지한다. 한양이 지난 14일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한 1년 만기 공모 및 사모채(418억원)의 금리는 모두 연 8.50%에서 결정됐다. 공모 녹색채권 금리가 사모채 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정해졌다. 한양이 지난달 30일 발행한 사모채 금리가 연 7.50%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보름 사이 금리가 1%포인트 뛰었다. 한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B+, 단기물 신용등급은 A3+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 이승민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분양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은 주택부문의 비중이 높은 한양의 사업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공사원가 상승으로 인해 부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6-17 13:19:27[파이낸셜뉴스] 비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의 단기물 금리가 7%까지 뛰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이 지난 12일 발행한 3개월물 전자단기사채 이자율은 연 6.80~7.0%에 결정됐다. 효성화학의 전단채 신용등급은 A3+ 수준이다. 신용도 A3로 평가되는 홈플러스가 이날 발행한 전단채 3개월물의 금리도 연 6.80%였다. 같은 신용도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이 발행한 전단채 금리도 6.80~7.0%였다. A3 수준인 웰컴크레디라인이 이달 11일 발행한 3개월물 금리 역시 연 7.0%였다. 앞서 이달 5일 이랜드월드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은 연 6.80%, 전단채는 연 6.70% 수준이다.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은 A3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비우량채에 대해 장기물보다 단기물을 선호하면서 이들 기업의 차입 구조는 단기화하고 있다. 실제로 효성화학의 CP, 전단채 잔액은 1772억원 수준이다. 모두 만기가 1년 이내로 짧다. 홈플러스와 이랜드월드의 CP, 전단채 잔액은 각각 713억원, 149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짧은 만기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을 보여준다. 하이투자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국고채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캐리 수익률이 높은 초장기 채권을 선호했고, 크레딧 시장에서는 짧은 만기에도 캐리 수익률이 높은 금융사의 영구채, 신종자본증권, 만기 1년 이하 고등급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금리 불확실성 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방망이를 짧게 쥐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연 구원은 "금리인하 베팅으로 (개인의) 초장기 국고채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크레딧(비우량채)은 현재 1~2년 듀레이션에서 1년 이하 크레딧으로 듀레이션 축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비우량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의 차환 주기는 짧아질 수밖에 없고, 차환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4-17 14:39:19증권사들이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분주하다. 차입 구조를 길게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곤 있으나, 아직도 만기가 짧은 채권을 찍어내고 있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털어내기 바쁜 상황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20조3897억원(2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기간(20조8730억원) 대비로는 2.3% 줄었으나, 12월 동기(19조5422억원)와 비교하면 4.3% 불어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3조7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B증권(3조2400억원), 미래에셋증권(2조6900억원), 신한투자증권(1조8000억원), 신영증권(1조2700억원), 현대차증권(1조2250억원)이 뒤를 이었다.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 대형 증권사들도 단기자금시장에서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금리 부담이 완화된 만큼 대형 증권사들은 공모 회사채 발행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채무보증 규모가 대폭 늘어날 수 있어 미리 곳간을 채우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증권채 투자심리가 풀리고 있으나 대형 증권사들은 태영건설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이 커 신중할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개발 사업장의 익스포져는 9229억원으로, 이 가운데 초대형사와 대형사의 비중이 92%에 이른다. 비은행 금융사인 카드사(7조9400억원)나 캐피털사(4175억원)도 올해 들어 전단채에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다. 무엇보다 만기가 짧은 게 특징이다. 올해 338건의 증권사 전단채 발행 중에서 만기 10일 미만이 224건으로 3분의 2를 차지했다. 만기 1일짜리 전단채 발행도 159건이나 됐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앞서 발행한 기업어음(CP)이나 전단채를 차환해야 하는 만큼 단기자금시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달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사 전단채 규모(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포함)는 2조760억원에 달한다. 1·4분기로 기간을 늘리면 6조1908억원으로 불어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물 발행 여력이 안 되는 증권사들은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CP나 전단채를 찍어 만기 도래 물량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01-28 18: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