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토피 피부염의 근본적인 발병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이 산모 장내의 특정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의 유병률은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그중에서도 전 세계 소아 인구의 약 30%가 이 질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생후 3~6개월 사이에 발병하며, 대부분 생후 12개월 이내에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병리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는 최근 들어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교란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신성 염증 질환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질환 연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과 그 유전정보를 의미한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소화, 면역 조절, 질병 예방에 관여하며, 불균형은 대사증후군, 비만, 노화 촉진 등 만성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장내 주요 우점균 중 하나인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속 일부 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소아 환자에게서 비정상적으로 높게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이 병원성 공생균으로서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병원성 공생균이 실제로 피부 증상을 유발하는 과정을 실험쥐에서 재현했다. 해당 균을 모체의 장내에 주입한 결과, 모체와 자손에서 전신 염증이 관찰됐다. 특히, 모체에게 식이섬유가 부족한 사료를 제공했을 때, 자손에서 전신 염증이 더욱 증폭돼 피부 병변까지 유도됐다. 이러한 결과는 피칼리박테리움 병원성 공생균에 의해 유도된 모체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식이섬유 결핍 식습관이 자녀의 초기 생애 질환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희남 교수는 “향후 과제는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결핍 식단이 아토피 피부염 및 기타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인간 코호트를 통해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며, “이는 아토피 피부염의 정밀 진단과 표적 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8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8-29 10:34:17[파이낸셜뉴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과 경과 예측에 장내 미생물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잠꼬대, 발차기 등 격렬한 행동을 동반하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경험한 환자들은 초기부터 장내 환경이 악화돼 있어 발병 경로에 따른 차별화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신경과 정선주·조성양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104명과 대조군 85명을 대상으로 렘수면 행동장애 유무와 질병 진행 단계에 따른 장내 미생물 변화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IF=12.7)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진단 전부터 렘수면 행동장애를 경험한 환자들은 아커맨시아(Akkermansia), 에쉬리키아(Escherichia) 등 장 점액층을 분해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균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장벽을 보호하는 유전자 발현은 현저히 낮아 세균이 장벽에 쉽게 달라붙고 염증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 이런 미생물 환경은 병이 진행돼도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파킨슨병 진단 전 렘수면 행동장애가 없던 환자들은 초기에는 대조군과 유사하게 프레보텔라(Prevotella), 파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등 유익균이 풍부했다. 그러나 진단 2년 후에는 장내 세균 구성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군과 비슷해졌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보다 장에서 먼저 병리적 변화가 시작되는 ‘장-우선형’ 파킨슨병 발병 경로와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대상자들의 식이섬유 섭취량이 하루 평균 34~36g으로 권장량(25g)을 훨씬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장내 불균형이 나타났다. 단순한 식이 조절만으로는 미생물 균형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 교수는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초고령화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초기 증상이 노화와 유사해 발견이 쉽지 않다”며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파킨슨병 조기 진단의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 유무에 따라 장내 환경이 극명하게 달랐다”며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마련한다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파킨슨병의 발병 경로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근거를 제공하고, 향후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8-25 10:49:01[파이낸셜뉴스] 장내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을 활용해 뇌종양의 면역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세계 최초로 입증됐다. 향후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면역치료 보완제 개발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 변화에 주목해 교모세포종 면역치료의 효율을 크게 높이는 방법을 발굴하고 이를 입증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이 진행되면서 장내에서 중요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han)’의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트립토판을 보충해 미생물 다양성을 회복시키면, 특정 유익한 균주가 면역세포 중 하나인 CD8 T세포를 활성화하고 종양 조직으로 다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쥐 교모세포종 모델을 통해, 트립토판을 보충하면 암을 공격하는 T세포(특히 CD8 T세포)의 반응이 향상되고, 이들이 림프절과 뇌 등 종양이 있는 부위로 더 많이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장내에 존재하는 유익한 공생균인 ‘던카니엘라 두보시(Duncaniella dubosii)’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해당 균주는 T세포가 몸 안에서 효과적으로 재분포하도록 도와줬고, 면역항암제(anti-PD-1)와 함께 사용할 때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또 장내 미생물이 전혀 없는 무균 생쥐에게 위 공생균을 단독으로 투입해도 교모세포종에 대한 생존율이 높아졌으며, 이는 이 균주가 트립토판을 활용해 장내 환경을 조절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이 CD8 T세포의 암세포 공격 능력을 강화하기 때문임이 입증됐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았던 난치성 뇌종양에서도,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병용 전략을 통해 치료 반응을 유의하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KAIST 김현철 박사(생명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가 제1 저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지난 6월 26 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7-01 09:31:29[파이낸셜뉴스] 슬찬한방병원은 유투바이오와 암환자 맞춤형 '면역조화'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유투바이옴 장내 미생물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 유산균을 제공하는 것이다. 면역조화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유해병원균을 막아내고 내부의 노화세포와 변이세포, 즉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내외면역기능이 조화롭게 작동하고 있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유투바이오는 IT&BT 융합기업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활용한 차별화된 검사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수천명의 장 내 환경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유투바이옴 장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다양한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은 소화기 건강은 물론이고 면역력, 염증 반응 조절, 약물 대사 뿐만 아니라 심리적 문제까지 다양한 생리적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흔히 나타나며 이는 면역 체계의 약화와 치료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내 미생물 검사는 개개인의 미생물 균형 상태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상현 슬찬한방병원 원장은 "장내 미생물 검사는 장내 세균의 다양성, 균형 점수, 유익균과 유해균 비율을 평가한다"며 "특히 암 환자에게 이 검사를 제공함으로써 병원은 환자 각각의 장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에 따른 신체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관리 솔루션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투바이옴 서비스는 성인 뿐만 아니라 출생 후 영유아 등 다양한 대상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으며 고위험군 환자의 장내환경 분석을 통해 질환별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장내 미생물 검사를 통해 추천되는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한 제품들은 암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환자를 위해 검증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온 케어(On Care) 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3-07 09:49:16[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류동렬 교수가 이끈 산학연 공동연구팀이 노화를 늦추고 노인성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특정 장내미생물을 발견했다. 이 미생물로 인해 우리의 세포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젊은 개체의 최대 80%까지 회복했다. 9일 연구진에 따르면, 유산균 생균이 생산하는 대사체에 주목해 장내 공생미생물이 생성하는 대사산물 '3-페닐락틱산(PLA)'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강화해 근감소증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특히 건강수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강노화인덱스(HAI)'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PLA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건강노화인덱스는 활력(자발적 움직임), 산소 소비량(미토콘드리아 기능) 및 ATP(모든 세포 활동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 삼인산 생성 효소) 생성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명의 단순 연장'과 '건강수명의 연장'을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 과정에서 20~80% 정도 감소하는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은 식이를 통한 PLA 공급으로 젊은 개체의 최대 80%까지 회복했다. 연구진은 "이는 근감소증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토콘드리아 항상성 강화는 PLA 투여군에서 대조군 대비 산소 소비량이 1.5배, ATP 생성량이 1.8배 증가했다. 연구진은 PLA가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뿐만아니라, 건강한 노화를 위한 기술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체에너지를 생산·공급하는 '파워플랜트'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는 나이듦에 따라 혹은 독성 물질에 노출됨에 따라 기능 이상을 맞이할 수 있는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은 대부분 노화와 관련된 질병으로 이어지며 신경퇴행질환·루게릭병·심혈관계 질환·정신 질환·당뇨·암과 같은 다양한 질병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소기관을 새롭게 만들고, 나쁜 것은 파괴해 재활용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이 잘 관리되면 우리 몸의 노화속도가 늦어지고, 건강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 연구진은 또한 PLA가 근육과 에너지 대사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PLA는 미토콘드리아 활성화(젊은 개체의 70~80% 수준으로 회복), 스트레스 저항성(투여하지 않은 대조군 비교 약 1.5~2배 증가) 및 수명(투여하지 않은 대조군 비교 6.6% to 21.2% 증가)을 증가시켜 건강수명(HAI 기준 약 150% 증가)을 연장하고 근육노화 증상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GIST-충남대병원-고려대-에이치이엠파마-아모레퍼시픽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장내미생물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1-09 11:21:33[파이낸셜뉴스] 마크로젠의 반려동물 유전자검사 브랜드인 ‘마이펫진’이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13일 밝혔다.‘마이펫진’은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통해 기본적인 장 질환 및 관절염, 피부염, 행동장애,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신부전 등 총 8가지 항목 분석을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의 분포와 다양성을 분석하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크로젠은 차세대 시퀀싱 플랫폼과 자체 구축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반려동물 장내 미생물 분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반려인들은 마크로젠이 제공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가이드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선제적인 반려동물의 영양관리 및 예방이 가능하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반려견∙반려묘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동물 가구’는 국내 552만 가구로 집계됐으며, 현재에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에 다다르고 있다. 마크로젠은 이러한 반려동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발맞춰 건강 관리를 위한 예방과 솔루션 제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본 서비스의 개발을 시작했다. 마크로젠은 지난 2020년부터 다년간 다양한 정부과제 사업을 통해 축적한 국내 최대 반려견 장내미생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견 장내미생물 분석 서비스 개발 및 론칭을 준비해 왔다. 마크로젠은 건강한 반려견의 장내미생물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만, 당뇨 등과 같은 임상데이터가 확보되어 있는 다양한 질환견과 정상견의 장내미생물의 분포 차이를 비교분석 완료하였다. 향후 마크로젠은 반려견 장내 미생물 분석을 시작으로 반려묘 장내 미생물 분석까지 서비스를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 분석뿐 아니라 구강 및 피부 미생물 검사 등 전문 분석 서비스를 통해 반려동물의 유전질환을 조기에 예측하고, 맞춤형 식습관 및 운동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를 돕고자 한다. 김창훈 마크로젠 대표는 “앞으로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며 국내 최대 유전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유전질환을 조기에 예측하고 체계적인 맞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고 더 나아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500만 가구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12-13 09:27:34"'대변'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습니다." 바이오뱅크힐링의 이원석 이사(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보령의 스타트업 투자 프로그램 '휴먼스 인 스페이스(HIS)' 챌린지에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지원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HIS 챌린지는 전 세계 31개국 100개 이상 스타트업과 연구진이 지원했다. 심사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청(ESA), 스페이스X 등 주요 우주기관과 기업 소속 연구진이 위원으로 참가했다. 바이오뱅크힐링은 최종 선정된 7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운영(COO)과 재무(CFO)를 책임지고 있는 이원석 이사는 HIS 챌린지 선정을 위해 밤낮없이 살았다. 장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4개월간 주 90시간 이상을 쓰며 발표를 준비했다. 발표 당일 선보인 미생물 분석장비가 주목받았다. 이 장비는 무중력 상태에서 단 1g의 분변으로 장내미생물을 분석했다. 세계 최초 사례라고 한다. 크기는 A4 용지보다 작았다. 이 이사는 "미래 바이오 시장에서 우리의 기술이 우주에서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바이오뱅크힐링은 아시아 최초, 국내 최대 규모 대변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변이식술(FMT)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대변이식술은 인간의 변을 약으로 쓰는 의료기술이다. 건강한 사람의 인분을 환자의 소화관에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치사율이 높은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 감염증(CDI)'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이사는 "전 세계 대변은행 규모는 2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대변은 CDI 완치율이 90%가 넘어 경쟁사 대비 10%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대변이식술은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뿐만 아니라 노화나 당뇨, 파킨슨병, 자폐증 같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오뱅크힐링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먹는 대변약' 개발에 나섰다. 앞서 지난 4월 미국의 바이오 기업인 세레스 테라퓨틱스가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보우스트(Vowst)'의 품목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았다. 보우스트는 병원을 방문해서 의사의 시술을 받을 필요 없이 대변 이식을 받는 효과를 낸다. 이 이사는 "경구용 FMT 캡슐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다"며 "기존 대변이식술의 90% 효과를 목표로 개발했다. 내년 1월부터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이사는 바이오뱅크힐링을 세계 최고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우선 분변 분석장비를 상용화해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염증성장질환(IBD),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천식 같은 질환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자사가 독점 보유한 2000여종의 균주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 개발 등도 가시화를 앞두고 있다. 이 이사는 "CDI 등 39조원에 육박하는 난치성 장질환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톱티어가 될 수 있도록 초격차 기술개발에 몰두하겠다. 미래에 있을 의료수요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12-25 18:35:36[파이낸셜뉴스] 혈액암 중 가장 흔한 림프종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 결과에서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CJ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합병증의 발생은 물론 재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이란 우리 몸의 B 림프구에서 발생한 혈액암으로 림프종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아서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발생하는 림프종 환자 약 6000여명 중 약 40%가 이 질환에 해당한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진행돼 위험하지만 B림프구를 겨냥하는 단클론항체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를 하면 약 75~80% 이상에서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치료에 불응하거나 반응을 보인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전체 환자의 40%로 적지 않다. 더욱이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호중구 감소증으로 인해 감염이나 패혈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교신저자), 윤상은(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단받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CJ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로 장내 미생물 분석을 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전향적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항암 치료 후 호중구 감소성 발열과 같은 합병증의 발생에 영향을 주고 치료 후 재발을 포함한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환자 189명을 모집해 이들의 대변을 채취하고 이들 중 158명의 샘플의 유전자를 분석해 장내 미생물의 상태와 현황 등을 파악, 나이와 성별을 고려해 맞춘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했다. 유전자 전장 검사(WGS)를 통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상관관계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들의 경우 건강한 사람들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환경이 불균형을 이뤘다.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에서 종의 다양성이 낮았다. 대신에 유해균에 해당하는 엔테로박테리아와 수테렐라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의 치료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인 열성 호중구 감소증 역시 엔테로박테리아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열성 호중구 감소증이란 38.3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백혈구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존 치료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고, 하더라도 계획보다 낮은 농도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탓에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연구팀이 추가로 환자 106명의 유전자를 전장 분석(WGS)한 뒤 엔테로박테리아가 확인된 추정치를 기준으로 환자를 양분했을 때, 적은 환자들보다 많은 환자의 무진행생존율이 11.9배 낮았다. 이 마이크로바이옴이 많은 환자의 경우 그만큼 재발이나 병의 진행이 더 잦았다는 의미다. 연구를 주관한 김석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림프종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림프종 치료성적 항상을 위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조절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중”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병과 싸우는 환자들과 가족에게 연구를 통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3-22 09:53:19【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가상 자산 투자에서 재미를 못 본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VC)들이 장내 미생물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VC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프로바이오틱스와 식물 추출물 등을 활용한 장내 미생물 영양제와 관련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투자 금액이 5년 전보다 5배나 늘어났다. VC들의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DNA 기술 발전으로 바이오산업의 성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24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이 지난해 VC들의 스타트업 투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VC들은 프로바이오틱스 등 장내 미생물 관련 약제와 제 스타트업에만 4억 8800만 달러(약 6163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6년의 5배인데 투자금 4억 8800만 달러는 99개의 개별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갔다. 이 같은 투자건 수 역시 역대 최고치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투자금액은 세계적 제약 기업과 식품 대기업의 투자도 포함되어 있지만 생명공학계 출신이 아닌 실리콘 밸리 엘리트들의 투자도 포함되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투자했던 실리콘밸리 VC들이 투자영역을 장내 미생물 증식과 연계돼 있는 스타트업들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 영양제 생산 스타트업들이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 않고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것도 실리콘밸리 VC들이 이들에 대한 투자를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또 다른 요소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VC로 꼽히는 세쿼이아캐피털의 경영 파트너인 로로프 보타도 장내 미생물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투자자다. 보타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초기 투자한 실리콘밸리 VC의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쉐쿼이아캐피털이 프로바이오틱스 영양식품을 판매하는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인 펜두어에 투자하도록 이끌었다. 장 건강 제품을 개발 중인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브라이트시드의 공동 창업자 소피아 엘리손도는 "5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식품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며 최근 달라진 투자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 영양제 스타트업들에 대한 불신 역시 존재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유바이옴의 창립자는 사기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로부터 피소됐고 결국 파산한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 CNBC는 "DNA 분석과 관련 기술의 발전이 장내 건강에 초점을 맞춘 새롭고 더 신뢰할 수 있는 물결이 일으킬 것이라고 실리콘밸리 VC들이 확신하는 듯 보인다"고 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12-25 14:38:091990년 초반부터 '장 살리기 운동'을 펼쳐온 백승환씨가 최근 장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슬로건아래 신간 '장내미생물, 죽이는 의료 살리는 의료'를 출간했다. 이 책은 면역력 키우는 방법, 다이어트의 정석, 장은 생명치유의 전초기지 등 장내미생물이 인체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쉽고, 알기 쉽게 풀이한 건강 교본이다. 지난 20여 년간 장내 유익균들의 먹이를 연구해온 필자는 처음에 원활한 배변을 위해 국내산 섬유소로 조강식품을 연구했는데 이게 장 속에 살고 있는 유익균인 의간균의 먹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의간균이 생산하는 효소와 단쇄지방산, 비타민이 몸속에 충분히 공급되면 세포가 건강하게 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사람은 약 70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유기체이고 이런 유기체는 각각의 세포가 건강하게 결합돼야 총체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부문에 주목해서 치료에는 반드시 전체세포를 살리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의 몸을 이루는 70조개 각각의 세포가 모두 건강할 때 몸은 건강하게 되는 것이다. 실수로 또는 사고로 또는 일부에 병이 나서 전체조직의 일부를 자르거나 도려낼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건강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전체 세포가 모두 건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세포는 그 자체의 기능을 수행해 신체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고 바이러스나 병원균을 세포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이렇게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바이러스나 병원균은 마크로파지나 T세포에 의해 먹히거나 죽게 된다. 필자는 결국 살리는 치료의 기본은 장속에 살고 있는 유익균 의간균인 조강균(프레보텔라)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먹이를 제대로 공급해 주는 것이다. 이 먹이는 현미껍질 같은 통곡물의 속껍질에 들어있는 분자섬유소를 고온 증숙하고 분쇄해 만든 저분자섬유소 조강식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1-12-02 1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