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봉쇄했던 국경을 약 4년여만에 풀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세계적인 악성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북한 국적자)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통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여기서 귀국 인원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편으로 북한에 들어간 주민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중국, 러시아 등에 장기간 머물던 노동자나 유학생, 외교관 등이 본격적인 귀국 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해외 체류 북한 주민들의 북한 귀국이 최근 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로 어려운 북한 내부 경제와 관련, 장마당 등 내수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들어 북한내 행사 등을 이유로 외국 대표단이 속속 입국하면서 사실상 국경 봉쇄조치가 해제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지난달에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계기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의 북한 입국이 이뤄졌으며, 이어 3년 7개월만에 북한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베이징 간의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경 개방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여왔다. 게다가 중국 민항당국은 북한 국적기 고려항공에 대해 '3월 26일∼10월 28일 매주 화·목·토요일' 평양-베이징 노선 운영을 승인한다고 밝혔고, 지난 22일과 24일, 26일 고려항공 여객기가 북한 주민들을 평양으로 실어날랐다. 다만 이는 해외에 체류중인 북한 주민들에 한해서만 입국이 이뤄지는 것이며 중국, 러시아, 유럽 등지의 해외 관광객들에 대한 출입국 허가로 확대될 지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08-27 13:47:46[파이낸셜뉴스] 북한 서민들이 개발한 장마당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두부밥'과 '인조고기'가 있다. 두부밥은 일본 교포들이 유부초밥 형태를 전래하면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더불어 육류섭취가 힘들어 이를 대신하기 위해 음식인 '인조고기'도 생겨났다. ■북한의 유부초밥 '두부밥' 13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하나이면서도 둘인 음식문화 : 이북음식과 북한음식'에 따르면 두부밥은 일본의 유부초밥의 형태로 삼각형 모양의 큰 두부에 밥을 집어 놓고 간장이나 초장을 발라 먹는 음식이다. 1970년대 일본에 남아있던 교포들이 북한당국에 의해 귀환했던 정책을 북송정책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북송으로 들어온 교포들을 "째포"라고 부른다. 째포들로부터 유부초밥이 북한에 전래됐는데, 북한은 두부 한 모를 대각선으로 반 잘라 돼지기 름에 튀긴 후 속을 벌려 밥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만들어 먹었다. 콩은 텃밭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개인소유 작물이었고, 부족한 비료에 척박한 토지에도 콩을 심으면 잘 자랐기 때문에 콩으로 만든 두부는 다른음식보다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자재 로 1990년대 후반부터 장마당음식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육류섭취 힘들어 대신 나온 인조고기(밥) 요즘은 국내의 지방 재래시장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에서 육류를 섭취할 수 힘들어 고기 대신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를 짜는 기계와 비슷한 형태로 기계를 만들어 콩깻묵을 부은 후 기계로 두들겨 압축하면 쥐포나 쫀드기 같은 모양의 넓죽한 면이 나오는데 그 위에 초장을 발라 먹는 음식이다. 남이나 북 모두 인조고기(밥)은 순대처럼 돌돌 말려 있는 '롤' 형태로 팔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9-09-11 15:35:57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경제수준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배급경제, 통제사회로 대변되던 북한의 경제체제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내 시장경제요소가 진전되면서 북한 주민생활도 종합시장 참여, 교통-운수 서비스, 휴대폰 사용 등도 크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장마당 확대..500개 육박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기고글을 올린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서 최근 시장화가 크게 진전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은 종합시장의 확대다. 북한주민들이 통상 ‘장마당’이라고 부르는 소비재시장이 발전된 모습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한에서 운영 중인 종합시장은 2010년 200여개에서 2015년 396개로 2배로 늘었고 2017년 3월 436개, 2018년 2월 482개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정부는 김정은 집권 이후에 종합시장의 신설·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2014년, 2015년에 평안남도 안주시의 남흥시장, 강원도 원산시의 갈마시장과 세길시장 등 20개의 새로운 시장이 생겼고 약 71개 시장이 개·보수됐다. 종합시장 내 매대 수와 상인 수도 크게 늘면서 종합시장의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접경지역인 압록강 연안에 있는 양강도 혜산 시장의 경우, 매대 수가 2012년 12월말 3600여개 였던 것이 2015년 3월 4000여개로 2년여 만에 400개나 늘었다. 통일연구원이 2016년 탈북민 면담조사 및 구글 어스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종합시장의 전체 종사자 수(시장관리소 인력 + 매대상인)는 109만 9052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한다. ■대중교통 저변화..택시 1500대 운행 최근 북한에서 시장화의 진전을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현상은 서비스 시장, 특히 교통·운송 서비스 시장의 확대다.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철도를 비롯한 공공부문의 수송서비스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민간의 수송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자 민간부문은 자구책 차원에서 다양한 수송서비스 공급수단을 개발했다. 1990년대 초중반에는 ‘써비차’라 불리는 불법적인 운송서비스가 활기를 띠었다. 2000년대 이후 부터는 민간부문의 시외버스, 시내버스, 택시 등의 새로운 운송서비스가 등장하고 발전했다. 개인들은 자신의 자금으로, 또는 사금융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중국 등지로부터 중고 및 신형 버스·택시를 구입하고 연료의 공급, 차량의 수리는 물론 운전기사 고용 등 자신의 책임 아래 일체의 경영활동을 수행한다. 물론 북한에서는 운송수단의 사적 소유가 불허된다. 기관·기업소의 명의를 빌려 국가에 공식적으로 등록하고 사업을 통해 획득한 수익의 일부를 해당 기관·기업소에 명의 대여의 대가로 납부금을 내야 한다. 버스의 경우, 북한 유통의 중심지인 평성시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운행되는 시외버스 노선은 2013년 기준 49개로 대부분의 북한 주요 대도시를 연결한 다. 택시도 2016년 기준 평양에만 5개의 택시회사가 영업 중이며 1500대가 넘는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급증하는 휴대폰 사용인구 북한의 자유시장 경제화의 또다른 사례는 이동전화 시장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과정에서 중계된 평양의 모습가운데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상당수 시민들이 목격돼 신선한 충격을 줬다. 우선 이동전화 시장은 북한 체신성이 이집트 통신기업 오라스콤과 함께 ‘고려링크’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이동전화 판매와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는 이동전화 단말기는 대부분 중국산 제품이다. 이동전화 서비스 가입자 수는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이동전화사업을 시작한 2008년 말에는 16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가입자 수가 2012년 2월에는 100만 명, 2013년 5월에는 200만 명을 돌파했다. 201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은 북한의 이동전화 보급대수가 370만대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오라스콤은 ‘고려링크’ 이용자들이 평양을 비롯해 북한 내 15개 주요 도시, 100여 개의 중소도시에 분포해 있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2018-09-25 11:20:19북한 장마당의 활성화로 북한 정부가 매년 장마당 세금을 통해 56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통일연구원이 추산한 6300만~8000만달러보다는 적은 수치다. 2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위성사진과 현지 인터뷰, 탈북민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북한 정부가 공식적으로 허가한 장마당이 전국 436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수도인 평양을 포함, 각 두에는 평균 48개의 장마당이 있고 양강도와 자강도는 인구가 적기 때문에 평균 수준에 조금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정부는 '세계 유일의 세금이 없는 나라'라는 말이 무색하게 장마당에서 '장세(세금)'을 징수하고 있고 매대 사용료 등 세금을 연간 5680만달러나 거둔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북한에서 가장 큰 장마당인 청진시의 수남 시장은 23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크기를 갖고 있고 북한 정부는 이곳에서 연간 84만9000달러의 장세를 거둔다고 추산했다. 실제로 한국 갈렙선교회가 최근 양강도 혜산시의 한 장마당을 촬영해 이달 초에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한국의 재래시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다양한 상품과 식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편 이 연구소는 휴대폰과 민간 교통망이 성장하고,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을 통해 정보와 상거래를 공유하며 생계의 자율성이 증진하고 있는 모습을 지적하면서 이는 잠재적으로 시민사회가 장마당을 중심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8-08-29 09:44:01북한 국경 지역의 장마당(시장)에 최근 3대 권력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의 DVD가 판매되고 있으며,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이를 수사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0일 전했다. RFA에 따르면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DVD 수백장이 함경북도 회령시 장마당에서 팔렸다"면서 "이중 하나를 보던 인민반장이 이상한 내용을 발견하고 보위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DVD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풍자한 '곰 세마리' 동영상과 후계자 김정은 비난 글이 들어가 있다. 이 소식통은 "이달 초 회령에 급파된 보위부 수사요원들이 DVD를 수거해 검열하면서 문제의 DVD에 찍힌 지문과 주민들의 지문을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사는 '반 사회주의 조직을 근절하라'는 김정은의 친필 지시로 시작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보위부는 '미제를 고발한다'와 같은 북한 영화 CD가 중국에 수출됐다가 체제 비난 내용이 편집된 상태로 다시 북한 장마당에 반입됐다고 보고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북 단체 관계자는 "탈북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권력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의 DVD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회령 장마당에서 적발된 DVD가 어디서 제작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2011-01-20 15:23:54최근 필자는 이일규 전 주쿠바 북한대사관 참사관의 북한 경제실상 특강을 들은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엔 안정적 경제성장으로 인하여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았다. 일제 때 건설된 주요 산업 기반의 북한 편재, 소련 등의 후원, 무궁무진한 자원,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정상적 무역뿐만 아니라 주민 사상통제와 외부와의 소통 차단 속 정부 내각에 의한 경제운영과 대안의 사업체계도 중요한 성장 원동력이었다. 대안의 사업체계란 생산의 말단인 공장과 기업소가 부분적으로 독자적 경영을 하도록 허용하는 것으로서 이는 사회주의 사회의 무책임성, 형식주의, 낭비, 노동의 비효율 등을 제거하는 데 역할을 했다. 이윤 일부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절약과 노동생산성 제고를 촉진한 것인데, 김일성 시대부터 사회주의 병리 제거를 위하여 시장경제 기능을 일부 도입했어야만 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피폐는 심화했고, 1990년대 동구권 붕괴 이후엔 극도로 악화했다. 김정일은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막대한 자금 확보를 위해 내각 중심 경제체제를 당과 무력기관 중심 특수경제 체제로 전환하면서 뇌물, 횡령, 비효율 등이 극단에 이르러 수백만명이 아사했다. 특히 88서울올림픽 대응책으로 세계 청년축전에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국고를 바닥내고 절대 위기에 처한다. 이 상황에서 장마당 등 일부 시장경제 기능이 승인되어 경제는 어느 정도 돌아갔으나, 김정일 입장에선 주민 충성심 약화와 개인주의 확산이 문제로 대두됐다. 김정일 뒤를 이은 김정은은 집권 이후 생산형 경제를 제시하면서 다시 장마당 통제를 강화한다. 장마당은 중국산 등의 수입품을 거래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새 정책으로 인해 원자재, 설비 등은 중국산이었지만 식품, 생필품 등은 북한 브랜드로 전환됐고 공장도 어느 정도 활성화됐다. 그러나 북한은 또 위기를 맞는다. 국영기업 위주 계획경제 체제 재건과 장마당의 완전한 몰락을 추진했으나, 당과 무력기관 등 특수단위가 경제 운영을 독점하고 있어 국영기업은 활성화될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 북한은 매년 20개 군에 공장을 세워 주민들의 기초생활 수준을 안정시킨다는 20×10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공은 어렵다고 그는 강조했다. 공장용 설비·원료·자재 조달도 불가능하지만, 노동에 대한 보수가 보장되지 않아 노동효율을 기대하기 어렵고 특수 경제체제로 인해 정상적 경제 운영은 불가능하다. 국제관계 정상화, 특수 경제체제 정리, 사경제 활성화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나 이는 독재체제 유지 위협요인이므로 개혁은 어렵다. 이념적·구조적 변화가 없이는 북한 경제회복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한경제는 1) '이기적'이라는 인간 본성에 역행하는 사회주의의 근본적 한계 속에서 2) 내각이 아니라 당과 무력기관 등 특수단위가 경제를 장악하고 3) '대안의 사업체계' '장마당' 등 일부 시장경제 기능마저 무력화하고 4) 국제관계가 무너지면서 파국에 처한 것이다. 물론 근본 원인은 사회주의 일인 독재체제 유지에 있을 것이다. 교훈도 있다. 우리로서는 사회주의 체제 실험은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라도 이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한편 합리성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각종 정책이 도입되는 것은 아닌지, '이기적'이라는 인간 본성에 역행하는 제도 도입이 과도하지는 않은지 경계할 필요도 있다. 우리 체제의 장점인 자유, 창의, 성취동기를 촉진하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2024-11-12 18:28:42[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또다시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섰다. 이번 도발은 지난 8일에 이어 사흘만으로 북한이 지난 5월 28일 1차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후 올해 들어 27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0시 5분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현재 풍향 고려시 대남 쓰레기 풍선이 경기 북부 및 강원도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합참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22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북한의 계속적인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총정치국 예하에서 풍선을 획득해서 11곳에 배포하는 것 같다"며 "쓰레기를 모으는 건 인근에 할당량을 줘서 수집해 날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 6월 9일 최전방 전선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인 '자유의 소리' 송출을 제한적으로 가동하다가 북한의 8차 오물풍선 살포 당일인 지난 7월 21일부로 전면 가동에 돌입했다. 국내 유명 가수의 노래와 뉴스, 북한 장마당의 물가 동향과 최근 탈북민의 소식 등을 전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오물 쓰레기 풍선 살포에 인내하다가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전면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최근 남북한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전방 부대에서 근무한 후 제대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복무 중 들은 한국군의 대북 방송 내용이나 한국 노래 등을 유포할 경우 반사회주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일절 발설하지 말라는 함구령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뒤 귀순자까지 발생하자 북한은 병사들에게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작업하는 부대의 보급품에 귀마개를 포함했고, 대북 확성기 소리가 들리면 합창을 하면서 일하라는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일각에선 북한의 연이은 쓰레기 풍선 도발로 우리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떠보고 남남갈등과 국민의 피로감 누적을 노린 끈질긴 심리·언론전 전개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의 확대 설치·가동 등 강화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단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가 매우 크고, 이는 김정은 정권에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11 02:21:16[파이낸셜뉴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남북한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부대에서 근무한 후 제대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복무 중 들은 한국군의 대북 방송 내용을 일절 발설하지 말라고 지시가 하달됐다고 9일 전했다. 이날 RFA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를 인용해 지난 8월 북한에서 제대한 군인을 만나 들은 신뢰할 만한 내용이라며 군사분계선 지역에 근무했던 병사들에게 각서까지 받고, 대북 방송에서 들은 내용을 말하지 않도록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북 방송 내용을 유포할 경우 반사회주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전방에서 들었던 대북 방송 내용이나 한국 노래 등을 일절 이야기하지 말라는 강한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또 RFA는 군사분계선 인근 부대에서 한국 노래를 흥얼거리다 문제가 된 병사들이 많은데, 보위사령부가 이와 관련한 군부대 동향 자료를 보고 받고, 문제가 된 병사는 다른 부대로 재배치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가 매우 크고, 이는 김정은 정권에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군은 지난 6월 9일 최전방 전선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인 '자유의 소리' 송출을 재개했으며, 한국 유명 가수의 노래와 뉴스, 북한 장마당의 물가 동향과 최근 탈북민의 소식 등을 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군의 대북 방송은 남북 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중단됐다가 올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20일, 북한군 한 명이 새벽에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남한 부대 작전 구역으로 넘어가 귀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북한군은 한국군이 송출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지역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남북 접경지역에서 탈북민이 넘어오는 것은 대북 확성기의 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 지난 8월 8일 북한 주민이 교동도를 통해 귀순한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뒤 귀순자까지 발생하자 북한이 병사들에게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작업하는 부대의 보급품에 귀마개가 포함됐고, 대북 확성기 소리가 들리면 합창을 하면서 일하라는 지침까지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10 17:21:21"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데카르트 철학의 출발점이다. 고등학교 시절 그냥 외우기만 했던 것인데, 그것도 잘못된 구석이 있다. 생각만 하고 있으면 밥이 나오나. 친구가 오나. 일자리가 생기나. 그래서 "나는 교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Muto, ergo sum)"라는 말을 만들었다. 저 라틴어도 내가 만든 것이다. 친구의 딸이 혼인을 하니 부조금을 보내고, 우리집에 초상이 났으니 그 친구가 조의금을 들고 온다. 조상과 자손 간에도 주고받는 것이 있고, 부모 자식 간에도 주고받는 것이 있으며, 남녀 간에도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아이도 생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물리적인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는 마음이라도 주고받는다.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원수가 될 수도 있다. 주고-받고-되갚는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인간관계가 지속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동체도 만들어진다. 북조선의 장마당 소식이 그곳의 사람 사는 질서를 말해주는 기준이 된다. 베트남의 '도이머이(개혁개방)'도 장마당으로부터 시작했다. 민중으로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을 정권이 막을 수 없었다. 장마당이 탄압되는 이유를 알게 된다. 교환을 막는 것은 존재부정이라는 논리로 이어진다. 그래서 '원수에게는 오물을' 보내는 모양이다. 불평등 관계 속에서는 선물이 비틀려서 뇌물로 변질된다. 사람은 누군가와 무엇인가를 교환해야 하며, 그러다 보면 교환을 위한 평화적 단골관계가 생기게 마련이다. 서태평양 뉴기니 남쪽의 트로브리안드에서 장기거주했던 브로니슬라브 말리노브스키가 발견한 '쿨라(kula)'가 불후의 사례다. 규모가 적은 섬들은 모든 물자를 자급자족할 수 없다. 개별적인 섬들은 각자 전문으로 제작하는 물품이 있고, 그것들을 교환하기 위하여 작심하고 원양 항해를 하였다. 규모가 있고 폼 나는 배의 제작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 개입하는 사회조직이 있게 마련이었다. 물물교환을 위한 항해 과정에 수반되어 혼인도 성사되었다. 단골들 사이에는 대를 물려서 교환하는 물건들이 있었고, 특별한 조개들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팔찌들이 해당되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사회적 교환이 있었다. '쿨라'에 북서태평양의 '포틀래취(potlach)'를 더해서 마르셀 모스가 '증여론'이란 책을 만들었다. 이론가인 모스는 실천가인 말리노브스키를 따라가지 못한다. 일차대전 도중 포로 신분으로 영국군의 거주제한 속에서 만들었던 말리노브스키의 민속지(ethnography)는 인류학이란 학문의 표본이 되기에 충분하다. 전쟁 중에 발견한 쿨라의 상징은 평화 만들기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사회적 교환이 전쟁 차단의 수단으로 작동하였음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무토 에르고 숨"을 제창한다. 1990년 여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갔다. 소련의 붕괴 직전이라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이 걱정되어서 '김병화 꼴호즈'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일행은 우즈벡 가정에 초대되었고, 마당에 마련된 가마솥에서 양 한 마리가 삶아지고 있었다. 거창한 밥상이 차려졌고, 주인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사람들 앞에는 커다란 접시에 '오쉬(osh)'라는 밥이 담겼다. 러시아말로는 '쁠로브'이고, 고려인들은 그것을 '기름밥'이라고 이름하였다. 일단 쌀(인디카종)을 물에 삶았다가 건져낸 다음에 다시 양기름을 넣어서 본격적으로 밥을 하였다. 이 양기름은 특별한 부위다. 엉덩이에 약간 덜렁거리는 기름 주머니가 있다. 그것을 우즈벡 말로 '둠바'라고 한다. 쌀밥은 색깔이 노랗고 기름에 담갔다가 건진 것 같았다. 채로 썰어진 당근이 눈에 뜨이고, 군데군데 양고기 덩어리가 놓였다. 숟가락이 없으니 손으로 먹는 것임을 알았다. 주인이 솔선수범으로 먹는 준비를 하는데, 손바닥에 가득하게 밥을 올린다. 공기밥 하나 정도의 양은 넘는다. 나에게 입을 벌리라는 시늉을 한다. 다 받아먹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주인은 손을 떼지 않았다. 그 손에 붙은 밥알과 기름을 모조리 깨끗하게 먹어 주어야 한다. 손가락 사이사이를 핥고 빨아야 하는 과정이었다. 순서를 바꾸어서 다음은 내 차례였다. 손바닥에 고봉으로 쌓아 올려서 주인의 입으로 가져갔다. 주인은 내 손바닥을 그야말로 깨끗하게 처리하였다. 이 행위가 진행되는 동안에 좌석의 일동들은 응원을 하며 깔깔거린다. 돌아가면서 파트너를 지목하여 반복되는 행위였다.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이라는 선물을 '주고-받고-되갚는' 행위의 반복이었다. 친밀감을 넘어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우즈벡 사람들과 이렇게 기름밥을 주고받았고, 지금도 그 감촉이 남아서, 때때로 그 사람들 생각이 진하게 난다. 이 행위를 우즈벡 말로 '오쉬티쉬'라고 했다. 물론 이 자리에는 남자들만 모였고,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따로 오쉬티쉬를 한다. 무슬림 사회에서 결코 남녀가 섞일 수 없는 행위다. 찾아온 손님에 대한 우즈벡 사람들의 접대방식이다. 과거 오스만터키 제국의 강역에서 전해지는 풍습이라고 하였다. 자리가 파하고 돌아오는데, '구르트'를 한 보따리 준다. 소금을 많이 가미한 건조된 하얀색의 동그란 치즈다.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필수품으로 지참하는 것들 중 하나가 구르트라고 하였다. 우즈벡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우리네의 살림살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교환함으로써 존재가 확인된다. 교환은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은 다른 요소들과도 교환한다. 그것이 자연질서다. 먹이사슬을 피라미드 형태로 인식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관점으로서, 제국주의 시대에 만들어진 세계관의 표현이다. 사람을 만물의 영장 자리에 위치시켜 놓고, 자연을 지배하는 형태를 보여주는 인식의 표현이다. 그것은 세상을 거꾸로 돌리는 세계관이다. 죽은 사람은 흙으로 돌아가서 동물과 곤충과 미생물의 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한 관계를 잘못 설정하게 되면, 세상은 어지럽게 돌아간다. 자연에 대해서 해롭게 한 결과로 기후변화라는 된서리를 맞고 있다. 힘자랑을 하는 순간에 인간관계는 지리멸렬이 되고 만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평등하게 주고-받고-되갚는 교환관계가 순리다. 그래야 살림살이가 편하고, 살림살이가 편해야 아이들이 나온다. 잔머리만 굴리지 말고 누군가와 무엇인가를 교환해야 한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7-22 18:08:55[파이낸셜뉴스] 북한 당국이 대북전단 속 USB에 담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명을 공개처형했다. 10일 TV조선에 따르면 탈북단체는 지난달 한국 드라마가 저장된 USB 등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으로 날려보냈다. 정부당국 관계자는 "풍선에서 USB를 주워 드라마를 보다 적발된 중학생 30여명이 지난 주 공개 총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은 청소년들은 17살 안팎이었는데, 이번엔 중학생 나이 30여명이 처형당한 것이다. 탈북단체가 바다로 띄워보낸 '쌀 페트병'에도, 북한은 날카로운 대응에 나섰다. 페트병 속 쌀로 밥을 지어 먹은 몇몇 주민에게 노동교화형을 내렸다. 북한의 극단적 통치에도 '장마당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의 저항은 계속될 거란 관측이 나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11 10: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