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가 두 달째 유지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현지에서 가격 책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이후에도 가격을 동결해왔는데, 보유한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관세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인 데다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동결과 인상을 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현대차·기아의 해외 판매량은 51만6025대로 집계돼 전년 대비 0.6% 늘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소폭이나마 전년 대비 상승세를 기록한 것인데, 이는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을 올린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수시장 부진으로 국내를 포함한 전체 판매는 62만322대로 작년보다 0.2% 줄었다. 문제는 이달부터다.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는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데, 미국의 고율관세 정책으로 현지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4월 미국이 완성차에 대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이날까지 현지에서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시한이 다가왔다. 지금까지 현대차가 미국에서 가격을 동결할 수 있었던 것은 관세부과 전 재고분을 대거 쌓아놨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대차의 현지 내 보유 재고는 3.1개월 수준이었다. 그러나 보유한 재고가 점차 소진되면서 현대차는 가격 인상 여부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재고가 유지되는 이달 말까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현대차의 최다 판매 지역인데, 자칫 단기적인 수익성 방어에 치중해 가격을 올릴 경우 점유율 싸움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 완성차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이 미국에서의 급격한 성장이 결정적이었다는 점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다만 관세로 인한 타격이 조단위 수준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결국 가격을 올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현대차 단일 기준으로 연간 관세 추정치가 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 판매 가운데 수입 비중이 65%로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일각에선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형차부터 미국 내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생산지 유연화 전략 등을 구사하고 있으나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조은효 기자
2025-06-02 18:13:06[파이낸셜뉴스] 국제 유가가 21일(현지시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에 이어 이틀을 내리 내렸다. 미국과 이란이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다섯 번째 핵 협상을 한다는 오만 외교장관의 발표와 미국의 주간 석유재고 증가 소식이 유가를 떨어뜨렸다. 핵 합의가 임박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으로 15일까지 이틀을 내리 떨어졌던 유가는 이란 외교부가 관련 내용을 부인하면서 16일 반등했고, 19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이틀을 내리 올랐다. 그러나 전날 상황을 주시하며 소폭 하락세로 돌아선 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협상한다는 소식에 0.7% 넘게 하락했다. 초반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으로 급등세를 타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7월 인도분이 전장대비 0.47달러(0.72%) 하락한 배럴당 64.91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이날부터 근월물 기준이 된 7월 물이 0.46달러(0.74%) 내린 배럴당 61.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22 05:48:51[파이낸셜뉴스] 국제 유가가 14일(현지시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8일 이후 전날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나흘을 내리 올랐던 유가가 이날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나흘 동안 유가가 7.5% 안팎 폭등한 데다 이날 미국의 석유 재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유가 하락을 불렀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7월 인도분이 전장 대비 0.54달러(0.81%) 내린 배럴당 66.09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근월물인 6월 물이 0.52달러(0.82%) 하락한 배럴당 63.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13일까지 브렌트는 7.21%, WTI는 7.75% 폭등했다. 한편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9일 현재 미 주간 석유재고가 1주일 전보다 345만4000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200만배럴 안팎 감소를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15 04:33:31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이 미국발 '약가 인하'와 '의약품 관세 부과'라는 이중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셀트리온의 경우 미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약 30%고, SK바이오팜도 80% 이상의 매출이 미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 8149억원, 영업이익 14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 870% 증가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셀트리온의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인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이 전년 대비 62% 이상 성장하며 성과를 이끌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성장세에 힘입어 1·4분기 매출 1444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1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 내 월 평균 신규 처방건수(NBRx)가 1600건을 넘어서는 등 처방 확대가 매출 견인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도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두 회사가 넘어서야 할 공통적 과제는 미국의 정책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약가 인하 행정명령 서명을 예고한 가운데, 의약품 관세 부과 조치도 다음 주 내에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셀트리온은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에서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모두 미리 제품 재고를 미국에 옮겨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약 15개월, SK바이오팜은 6개월 이상의 제품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SK바이오팜도 미국 내 위탁생산처(CMO)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완료하고, 판매 재고를 선제 확보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세부 정책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후속 대응을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미국 내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고, 고가 오리지널의 압박은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미국 현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주주 우려를 줄이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5-12 18:17:00#OBJECT0# [파이낸셜뉴스] 아시아 정제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싱가포르 경질유(휘발유 등)와 중질유(LSFO·벙커유) 재고가 동반 급증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에 '마진 경고등'이 켜졌다.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겹치며 정제마진 하락 압력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기준 싱가포르 중질유 재고는 전주 대비 123만9000배럴 증가한 2288만7000배럴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질유 재고도 112만8000배럴 늘어난 1562만배럴로 집계됐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대 석유제품 거래 허브로, 재고 수준은 역내 수급 상황과 정제마진 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재고 증가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는 신호로, 제품 가격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휘발유 재고가 증가한 점은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휘발유 수출 비중은 △에쓰오일 57.9%(3조8767억원) △HD현대오일뱅크 51.4%(14조7221억원) △GS칼텍스 49.4%(2조9474억원)로, 3사 모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로, 전분기(2.5달러)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최근 3년간(2023~2025년) 분기 기준 네 번째로 낮은 수치로 정유업계가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삼는 4~5달러 수준을 한참 밑돌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위축된 데다, 일부 정기보수 일정이 2·4분기로 연기되면서 공급 과잉이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질제품 재고 급증 역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저유황 연료유(LSFO)의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질유 재고 누적은 정유사 고도화 설비의 수익성을 위협할 수 있다. 고도화 설비는 중질유를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공정으로, 원료 재고가 과잉일수록 채산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복합 정제마진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의 수익성 방어 전략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유사들은 비(非)정유 부문 강화와 비용 효율화에 주력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 연료, 리사이클링 등 저탄소 사업 전환에도 속도를 내며 수익 구조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정제마진 하락 압력이 거세질 수 있는 만큼, 수출선 다변화와 설비 유연화 같은 리스크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5-07 15:43:56[파이낸셜뉴스] SK텔레콤의 대규모 해킹 사고에 따른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가 4일 중 2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4일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개최된 브리핑에서 "유심 보호서비스는 자동 가입하고 있기에 현재 1991만명이 가입했고 오늘을 지나면 2000만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유심 교체는 어제까지 95만6천명이 했다"며 "공항 로밍 센터에 나가 있는 게 많아서 그쪽에 최대한 지원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심 교체 예약 신청의 경우 하루에 20만명 정도 신청하고 현재까지 760만명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SKT는 이번 연휴 기간 중 출국 인원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 지난 3일 공항에서 교체된 유심은 2만개가량이라고 확인했다. 유심 교체 여유분과 관련해 김 센터장은 "5월 말까지 재고는 500만개"라며 "내일부터는 T월드 2600개 매장이 유심 교체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신규 가입 중단 일정은 "시작 일정은 있지만 끝나는 일정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며 "여러 상황을 보고 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이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제기된 데 대해선 "저희가 지켜야 할 임무를 소홀히 했다던가 하는 질책이나 처벌은 당연히 감수할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먼저 말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2025-05-04 10:45:54지난 4월 범용 메모리 가격이 전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와 90일 유예 조치 등에 따라 주요 정보기술(IT) 세트(완제품) 업체들이 사전 재고 확보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실적이 부진했던 범용 메모리 가격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표 메모리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 PC용 범용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4(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로 전월 대비 22.22% 급등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1월(-20.59%) 급락한 뒤 12월부터 4개월 연속 보합세를 이어왔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업체가 고객사에 대량으로 납품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낸드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제품(128Gb 16Gx8 멀티레벨셀(MLC))의 4월 평균고정거래가격은 2.79달러로 전월에 비해 11.06% 올랐다.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1·4분기에 이어 메모리 구매자들이 선제적으로 범용 메모리 재고 비축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전날 열린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4분기의 경우 관세 유예 영향으로 사전 재고 비축을 위한 일부 고객들의 풀인(pull-in) 공급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사에게는 호재다. 양사 모두 선단 공정의 전환이나 운영 효율화, 고부가 제품의 생산 비중 확대 등을 언급하며 구형 메모리의 점진적인 생산 중단을 시사했지만, 범용 제품 또한 아직 매출 기여도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메모리 매출에서 범용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반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범용 메모리에 대한 선행 구매 수요가 상반기에 몰릴 경우, 하반기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관세에 따른 시장 변동성도 크다. 이에 양사는 하반기 고부가가치 제품에 힘을 주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는 수요가 높아 일반 D램과 낸드에 비해 관세 등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5-01 18:31:56이달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대미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현대자동차·기아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적게는 5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가량 줄어들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관세 면제와 예외를 요구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협상을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대목이지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현대차·기아는 일단은 가격 인상 없이 쌓아둔 재고를 소진하며 최대한 버틴다는 입장인데, 보유 재고가 바닥나는 오는 6월부터는 '관세폭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25% 부과로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수조원 감소할 전망이다. 분석 조건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25% 관세가 부과된 만큼 현대차·기아가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KB증권은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5조7000억원, SK증권은 8조1000억원, IM증권은 9조7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미국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오는 6월 2일까지는 현지에서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기아도 당분간 가격을 동결할 예정이다. 일단은 보유한 재고분으로 판매량을 유지하고, 추후 상황을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보유하고 있는 완성차 재고는 약 3개월분, 기아는 약 2개월분이다. 이를 고려하면 5월까지는 관세를 감내하며 버틸 수 있는 구조이지만, 재고가 바닥나는 6월부터는 관세폭탄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 권장소매가(MSRP)는 3만7800달러(약 546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가격 인상 없이 차량을 판매하려면 현대차 부담분 단순 추정치는 대당 125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내달 3일부터는 완성차 외에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가 부과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관세 영향에도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대외에 적극 알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판매 점유율만큼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국은 고가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가 많이 팔려 수익성이 높고, 미국 시장에서의 성적표는 다른 권역 시장 진출에 있어 강력한 '레퍼런스'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 완성차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라면서 "판매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현대차·기아도 단기 수익성 악화를 일부 감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5-04-28 18:23:33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SK텔레콤이 유심 무상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10시 서울 SKT 대리점 곳곳에는 100명 넘게 몰렸다. 인파는 계속 늘었지만 대리점마다 유심 재고가 많지 않아 헛걸음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오전 7시부터 대리점에 '오픈 런' 서울 강남 일대 SKT 대리점인 T월드 PS&M 뱅뱅사거리점 앞에는 이른 아침인 8시께부터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지다 여러 겹으로 접혔다. 사람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맨 앞에 선 70대 유모씨는 "늦게 오면 혹시나 못 받을까 봐 아침 7시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유심을 교체하지 않으면 내 정보가 털릴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30년 SKT 장기고객이라는 50대 최모씨는 "코로나 때 마스크 받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기다리게 만들다니, SKT가 기존 고객을 우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SKT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아침 일찍 줄을 선 이들조차 불안감에 일단 예약 시스템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서 유심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졌다. 오전 10시. 대리점 직원이 매장 문을 열었지만 소란이 이어졌다. 대리점 직원은 유심 교체 예약 사이트 안내 QR코드를 보이면서 "예약 사이트가 먹통이 돼서 저희도 예약 여부를 조회할 수 없다"며 "일단 계속 대기할 수 없는 분들은 예약 사이트 QR코드를 찍어달라"고 외쳤다. 이에 "직장인들이 계속 줄 설 수 없지 않느냐" "이렇게 난리를 쳤는데 빨리 문을 열었어야 했다" "줄 똑바로 서라" "정확히 안내해달라" 등 원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 간 실랑이가 붙기도 했다. 이 대리점에 준비된 유심 초도물량은 100개. 이에 한 대리점 직원이 줄 선 고객들에게 "여기서부터는 더 받으실 수 없다"고 안내하자 "이렇게 왔는데 이러는 게 어딨느냐"는 반발이 빗발쳤다. ■"내일 교체하게 번호표라도 달라" 서울 종로 일대 SKT 대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T월드 홍릉대리점 앞은 아침 일찍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긴 대기줄을 형성했다. 이날 준비된 유심 50개는 대리점이 문을 연 직후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에 일부 고객은 "유심이 50개밖에 없으면 미리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내일 교체할 수 있게 번호표를 미리 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리점 직원은 "5월 3일이나 돼야 유심이 새로 입고된다"며 "수량이 얼마나 들어올지는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맞은편에 자리 잡은 T월드 PS&M 종로센터도 유심 물량 100개가 순식간에 빠져나가 매장을 뒤늦게 찾은 사람들은 허무하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SK텔레콤은 온라인으로도 유심 교체 예약신청을 받았지만 예약자가 몰리면서 한때 대기인원이 53만명 가까이 생기는 등 접속장애를 빚었다. SKT에 따르면 이날 23만명이 유심 교체를 했으며, 263만명이 유심 교체 예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누적 741만명이다. SK텔레콤 가입자(2300만명)와 이 회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187만명)를 합해 교체 대상자가 모두 2500만명에 달해 물량 부족에 따른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장민권 기자
2025-04-28 18:20:15[파이낸셜뉴스] SK텔레콤이 해킹 사고에 따른 정보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기존 유심을 초기화하는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턱없이 부족한 유심 재고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자 쓰던 유심을 활용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설명회에서 SK텔레콤은 빠른 고객 보호 조치를 위해 무상 유심교체 서비스와 함께 소프트웨어(SW) 초기화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새 유심으로 교체하지 않고도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효과는 동일하면서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고, 5월 말까지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SK텔레콤 가입자 2300만명과 SK텔레콤 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명을 합하면 교체 대상자는 총 2500만명에 달해 재고 부족 사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객들의 쏟아지는 상담 문의에 SK텔레콤 고객센터는 사실상 마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SK텔레콤이 공개한 사고 후 고객센터 현황을 보면 지난 25일 기준 고객 상담 요청 건수는 4만2782건에 달했다. 해킹 공격 피해가 외부에 알려진 지난 22일(1만662건) 대비 300% 넘게 폭증했다. 콜센터 상담 대기 시간도 종전 평균 31초에서 2분 21초로 늘어났다. SK텔레콤은 "대리점, 로밍센터, 고객센터 등 실망한 고객들을 모두 응대하는 현장은 이미 과부하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SK텔레콤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신고가 늦어진 것에 대해 "해킹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오후 11시 20분 해킹 침해 사고를 인지한 뒤 19일 오전 1시 40분 피해 장비를 격리 조치했다. 이어 19일 오후 11시40분에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4월 20일 오후 4시 46분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사고를 보고했는데, 해킹 공격 인지 기준 17시간을 초과한 상태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는 법정 시한(22일 오후 11시)보다 13시간 빠른 4월 22일 오전 10시 2분에 신고를 했다. SK텔레콤은 "침해 사고 신고는 해킹 여부 확인에 시간 소요로 17시간 늦었지만, (개인정보) 유출 의심 정황은 법정 신고 기한보다 13시간 전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5-04-28 13:4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