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중국의 철강재 과잉생산과 공급으로 인해 저가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한국 철강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철강 기업들은 저수익 자산을 정리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753만5000t으로 전년 동기 기간대비 2%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동기 대비 37.3%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입량이 많은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의 경우 올해 1~10월 115만78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5% 늘었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80.5% 늘어났다. 이처럼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로 밀려 들어오는 것은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철강이 내수에서 소비되지 못하자 남은 재고 물량을 수출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도, 정책이 빠르게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제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소속 회원 철강사들이 보유한 완제품 재고는 지난달 말 대비 0.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가격 면에서 중국산 철강재는 국산보다 10% 이상 싸다. 후판의 경우 가격이 20%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산 철강 품목에 가격 및 영업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 등 전반적인 철강 전방 산업의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도 맞물렸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얼마나 철강 수요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현대제철은 지난 7월 말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에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현재 산업부는 조사에 나선 상태다. 현대제철은 후판에 이어 열연강판 등에 대해서도 추가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철강사들은 소폭의 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은 중국산 공습에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포항 2공장은 H형강을 연간 60만t, 그 외 형강류 20만t, 압연 70만t 가량을 생산해왔지만, 건설현장 침체 등으로 매출이 줄면서 폐쇄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도 최근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사업이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가항 스테인리스 사업은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 등 여파로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 적자(59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 125개에 대한 구조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1-19 15:57:44한진의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 파란 불빛의 드론이 빠르게 날아올랐다. 최대 20m, 아파트 높이로 7층까지 떠오를 수 있는 이 드론은 창고를 누비며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한다. 작업 속도는 기존 방식보다 20배 빠르다. 한진은 이곳에서 드론 시범 운행을 거쳐 내년 중으로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한진은 지난 13일 서울 금천구 소재 남서울종합물류센터에서 자사 산업 현장에 적용할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안경)를 공개했다. 이날 물류센터에 등장한 드론은 초당 30cm 속도로 상하좌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드론 4대만 있다면 1시간 기준 1500개 팔레트 스캔·기록이 가능하다. 높은 곳에 위치한 박스를 확인하는 일도 '날아서 떡먹기'다. 드론의 투입으로 지게차가 일일이 내려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시간이 20배 줄고, 확인이 어려운 사각지대도 사람 대신 확인할 수 있어 작업 안정성도 높다.드론은 창고 관리 시스템(WMS)과 연동되어 바코드를 스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24시간 작업자 없이도 상시 재고 관리가 가능한 셈이다. 사람에 비해 오류도 적은 것도 장점이다. 한진은 기존 작업자들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스마트 글라스도 선보였다. 기자가 직접 착용해보니 제품 바코드를 눈으로 본 즉시 인식했다. 눈앞에 모니터가 켜진듯 '피킹(집품)' 문구가 떴다. 글라스 옆면에 위치한 버튼 혹은 음성으로도 작동이 가능해 작업자는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드론과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WMS와 연동되어 기존의 종이나 핸드스캐너 방식에 비해 업무 소요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고객을 위한 '배송 현황'도 스마트 글라스 스캔만으로 문자로 발송할 수 있다. 또한 작업자가 '촬영'이라고 말하기만 하면 고객에게 제품 사진을 전송할 수 있다. 한진은 물류 현장의 작업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물류테크를 해외 거점 사업장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조현민 한진 사장은 "미국에서도 드론을 통한 재고 관리 등 스마트 물류 기술 영업을 시작했다"며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적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1-14 18:07:58[파이낸셜뉴스] '서민의 발'로 불리는 현대자동차의 1t 트럭 포터 II 차량의 판매량이 이례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포터는 지난 2022년만 하더라도 국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기아 쏘렌토와 국민 세단 그랜저를 제치고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던 차종이다. 지난해에도 그랜저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다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환경규제 강화로 올해부터 경유(디젤) 모델이 단종 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 감소로 인해 간헐적으로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등 문제가 생기자 현대차는 임직원 가족, 계열사 및 협력사 할인 카드까지 내걸기로 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노조와 3·4분기 노사협의회를 통해 오는 12월 임직원의 가족, 계열사,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1t 트럭 포터를 대규모 할인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기아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와 비슷한 'EV9 홍보단' 특별할인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EV9의 할인율은 최대 30%로, 할인금액은 약 2000만원에 달했다. 현대차도 포터에 비슷한 할인율을 내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이 같은 고육지책까지 내놓은 이유는 포터의 판매 감소가 계속 확대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터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4공장 2라인(42라인)은 간헐적으로 휴업에 나서거나 생산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생산 라인 운영에까지 문제가 생기자 현대차 노사는 임직원 가족, 계열사,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포터 구매 시 대대적인 할인혜택을 주는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올해 1~10월 포터의 국내 판매량은 5만9147대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8만2367대)와 비교해 28.2% 급감한 수치다. 지난 2022년 포터 연간 판매량은 9만2411대로 승용차를 포함한 전체 차종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지난해에도 포터는 국내에서 9만7675대가 팔려 그랜저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였다. 그러다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일각에선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포터마저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터는 불황에 더 인기가 높은 '생계형 차량'이긴 하지만,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이 커진 서민들이 신차 보다는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환경규제 강화로 포터 경유 모델이 사라진 것도 신차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선 어린이 통학버스나 택배용 차량의 경우 경유차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에 현대차는 작년 말 1t트럭인 포터 경유 모델을 단종하고,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대체재로 새롭게 투입했다. 현재 포터는 LPG와 전기차 모델만 판매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1t 트럭의 경우 출력과 연비 등을 이유로 LPG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다"면서 "포터 전기차 모델의 경우에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200㎞대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11-14 10:24:38[파이낸셜뉴스] LG화학이 오는 4·4분기에는 연말 재고조정 영향으로 인해 적자전환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28일 "3·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이었다"며 "4·4분기에는 전방 주요 고객사 재고조정에 따른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의 3·4분기 영업이익은 49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1% 하락했고 전분기 대비 22.8% 늘었다.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전반적인 화학 스프레드는 소폭 개선됐으나 환율 하락 및 해상운임상승(-400억원)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첨단소재부문 영업이익은 1500억원(QoQ -11.8%)을 기록했는데 대신증권 추 양극재 영업이익 584억원(OPM 5.5%)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생명과학 분야는 적자전환했는데 주요 제품 출하 호조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에 기인한다고 위 연구원은 분석했다. 4·4분기에는 예상 손익 -1023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위 연구원은 "석유화학부문 제품 스프레드 개선 및 해상운임 하락 영향으로 흑전(4QE 23억원)하겠으나, LG에너지솔루션 대규모 적자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북미 시장 재고조정에 따른 수익성 악화 및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사의 양극재 판매량(QoQ -30%) 및 판가(QoQ -10% )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 IT/엔지니어링 소재 연말 재고조정 영향에 따른 수익성 감소 영향으로 첨단소재부문 예상 영업이익도 1075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28.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0-29 07:12:42[파이낸셜뉴스] 최근 차량수리비 상승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면서 보험료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품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차량부품 재고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과도한 수리 등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13일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비 증가의 영향과 개선 과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천 연구위원과 전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대인배상 손해율보다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 등 차량수리 관련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사고 발생 건수보다 사고 건당 손해액(사고심도)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심도인 사고 건당 수리비는 물가상승률을 초과해 상승했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3.72%,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 건당 손해액은 4.15%, 3.14%를 기록했으며 자기차량손해 건당 손해액 증가율 최고치는 24.36%를 기록했다. 손해액의 대부분은 차량수리비로, 부품비가 건당 수리비 증가를 견인했다. 최저임금 상승률 및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수리비 증가율에 주로 영향을 미쳤으며 부품비의 경우 전체 수리비 상승률을 상회했다. 부품비 상승을 초래한 공급 측면 요인은 △국산 및 외산 차량의 고급화 및 대형화 △이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 △부품의 단위 가격 상승으로 분류된다. 특히 수입차 비중은 2024년 7월 기준으로 13.3%로, 건당 차량수리비 지급 보험금은 국산차의 2.6배이며 차량 부품비는 3.7배 더 높다. 최근 전기 및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배터리 수리 및 부품비가 높아 건당 손해액 증가세를 확대시키는 추세다. 주요 외산차 범퍼가격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2년 13.8%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상회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높은 부품 교환 비율 △낮은 품질인증부품 사용률 등이 부품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경미손상 수리기준이 마련됐지만 신규 부품 교환 비중이 더 높으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품질인증부품의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인증부품 사용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부품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공급 및 수요 측면에서 종합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천 연구위원과 전 선임연구위원은 "공급 측면에서 부품 재고 부족에 따른 비용과 시간으로 인해 차량수리비 및 렌트비가 높아질 수 있어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부품 재고관리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차량의 연식과 부품 감가상각을 반영해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유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어 "자기차량손해담보에 대한 자기부담금 설정 금액의 범위를 확대, 과도한 수리 등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하면서 보험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와 상품 개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10-13 00:02:05국가기간산업인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이 재고량 급증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검토중이어서 자국산업 보호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설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자재 가격 인하 압박용이란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시멘트 거대기업을 소유한 중국의 한국 진출 발판을 정부가 마련해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하량 주는데 재고는 늘어3일 한국시멘트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재고 물량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126만t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6%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건설경기 침체로 조업단축을 유지하면서 올 같은 기간 생산량과 출하량이 2274만t(전년비 12.6%↓), 2316만t(전년비 12.0%↓) 등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출하량 축소 속에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중국산 시멘트를 수입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초 국내 주요 건설업체의 자재구매 담당자 모임인 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중국산 시멘트 중개업체와 만나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논의했다. 평택항에 이미 접안 및 보관이 가능한 선석을 확보했고 싸이로(저장시설)을 건설이 완료되는 오는 2026년부터 연78만t 수입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도 꽤 구체적이다. 이와 관련해 항만 저장시설 공사비용 및 분담 방안까지 확정했다. 또한 지난 9월 23일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희망하는 건설업체를 모집했다. 중국 시멘트업체는 산둥성에 위치한 산수이 시멘트사로 그동안 수출을 적극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시멘트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시멘트 가격 상승 때문이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2021년 t당 7만8800원에서 지난해 11월 11만2000원으로 인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으로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고 정부의 탄소 저감 정책에 따라 수천억원에 이르는 환경 설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국토부는 유연탄 값이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내렸는데도 시멘트 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칼을 빼 들었다.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가격은 내렸지만 전기요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이를 상쇄하고 환경 설비에 투자하기 위해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멘트는 물성상 공급처를 사전에 정해두지 않는 이상 외국산 시멘트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정부 대책은 시멘트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카드로 꺼냈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자국산업 보호가 글로벌 트렌드인데더 큰 문제는 철강, 석유화학처럼 중국산 시멘트가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산업 경쟁력이 뒷걸음 치고 결국은 잠식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국가 기간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시멘트는 주택, 건축, 토목 등 모든 인프라 건설에 필수적인 국가기간산업으로 분류된다. 철강의 경우 현재 중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 철강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면서 각국 시장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수입을 추진하는 연간 78만t 시멘트 물량은 국내 생산량 5027만t(2023년 기준)의 1.5%에 불과하지만 이같은 이유로 시멘트업계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저가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중국 전략을 볼 때 수입을 시작만 하면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시멘트업계가 공멸하면 중국은 당연한 수순으로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릴게 뻔하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한 시멘트업체가 지난달 한국에 방문해 국내 기업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우려를 더 커지게 한다. 국내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멘트업체와 만났는데 '매각 의향이 있는 한국 업체가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하는 등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 놀랐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비용에 시멘트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0.4% 정도 뿐"이라며 "다른 자재값 등은 전부 유지하는 상황에서 시멘트 업체가 이익이 난다고 가격 하락을 요구하는 것은 손실을 내라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10-03 18:17:13[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한을 재고해달라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요청에 이탈리아와 독일 정부도 가세하기 시작했다. EU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완전히 없애겠다며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나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 속에 일부 정부도 재고 요청에 가담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이탈리아 산업장관 아돌포 우르소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탈리아는 독일과 함께 일부 회원국들이 EU의 자동차 매연 제로 탄소 배출 및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완화시켜달라는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르소 장관은 EU의 제로 탄소 배출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며 2026년말이 아닌 내년말로 재검토 날짜를 앞당길 것을 독일과 공동으로 EU집행위원회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르소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붕괴된 상태며 EU가 나서지 않으면 자동차 생산직 종사자 수만명이 감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도 전기차 판매 감소에 매연 배출 감소 시한을 연기했다. ACEA는 지난달 신차 등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이상 줄어든 64만4000대 였으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약 7%로 3분의 1 더 줄었다고 밝혔다. ACEA는 전기와 수소 충전 인프라, 그리고 경쟁력을 갖춘 제조 환경이 부족하며 저렴한 친환경 에너지와 세금 감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소와 배터리, 원자재 공급도 확보가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내년에 판매되는 신차의 매연 배출량이 1km 주행당 93.6g으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으나 전기차 판매 감소 속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달성하기 힘들다고 완성차 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EU가 내년부터 큰 액수의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져있는 가운데 집행위는 자동차 업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협상 막판에 저탄소 배출 합성 연료로 달리는 차량의 등록을 허용하도록 2026년에 다시 검토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켜 내연기관차 잔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EU집행위 관계자는 내년말까지 아직 15개월이 남아있으며 2019년 시한을 정했을 당시 자동차 업계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EU가 지난해에 추가로 매연 감축 시한을 채택한 것은 2035년부터 CO2를 배출하지 않는 승용차나 승합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모든 휘발유나 디젤차의 판매 금지를 의미한다. 발전기와 배터리 제조업체 등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기대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EU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고수할 것을 압박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내연기관차 퇴출에는 차량공유업체들도 합세하고 있다. 대표적인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EU가 친환경 차량 수요 증대와 매연 배출감축을 위해 2035년이 아닌 2030년까지 공유차량용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도록 요청했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우버에 따르면 공유업체와 렌터카, 택시에 사용되는 차량이 신차 매연 배출의 71%를 차지하고 있다며 늦어도 2035년까지는 판매를 할 수 없도록 EU에 요구했다. 우버 부사장 아나벨 디아즈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법인차량들이 대상이 돼야하며 친환경 전환 비용을 위한 EU집행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26 11:03:15[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 슈퍼마켓 쌀 진열대가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장에는 1인당 쌀 1포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고, 쌀이 부족해지자 최근에는 사재기를 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쌀이 품귀현상을 빚는 건 ‘관광객’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쌀 생산과잉을 걱정하던 일본에서 수십 년 만에 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일본의 민간 쌀 재고는 156만톤으로 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본에서는 지난 3년간 쌀 수요가 생산량을 앞질러 쌀 재고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라며 “2024년 여름 내내 쌀이 부족해 슈퍼마켓이 텅 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일본 쌀 60kg 기준 가격은 1만6133엔(약 15만원)으로 전월 대비 3%, 연초 이후 5% 올랐다. 일본 공영방송 NHK은 이와 관련해 쌀 가격 상승은 올해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급증하면서 스시 등 쌀로 만든 요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농림수산성도 쌀 수요 증가는 관광객 유입에 다른 외식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글로벌 식품·농업은행 라보뱅크의 수석 분석가인 오스카 차크라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일본 관광객의 쌀 소비량이 1만9000톤이었던 반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소비량은 5만1000톤으로 약 2.7배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1780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일본 관광 통계에 따르면 7월에도 33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악천후 등 기후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니가타현 등 주요 산지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품질 저하와 흉작이 발생해 쌀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661만톤으로, 농림수산성이 예측한 적정 생산량 669만톤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쌀 수입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쌀 공급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조셉 글라우버는 설명했다. 글라우버 연구원은 “일본 쌀 경제는 여전히 세계 시장과 크게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6 06:49:32[파이낸셜뉴스] 시멘트 업계가 재고 증가와 출하량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때문에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공장의 부분 가동중단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2284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감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량이 줄어들 것은 예상했지만, 감소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업체들이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날씨가 추워지는 하반기는 출하량이 상반기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고, 업계는 현재 추세면 연간 출하량이 4000만t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연간 출하량 4000만t은 IMF 외환위기 때에도 경험한 적이 없다"며 "초유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재고량은 증가하며 약 16% 증가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하락세에 업계 내에서도 적잖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현상 속에 일부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부분적인 설비 가동 중단도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다. 시멘트 제조 설비는 규모가 커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가동할 때 수억 원이 소요되지만, 현재로서는 유지비용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내부적인 원가절감을 위해 비상 경영도 선포했다. 업계는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허가 면적이 상반기에 전년 대비 18.7% 감소하고, 시멘트 내수의 관건인 민간부문 신규주택 수주도 50.2% 줄어 업황이 한동안은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이 하반기에 인상되면 실적 낙폭은 더 커질 것"이라며 "연간 1억t이 넘던 일본 시멘트 내수가 이제는 4000만t 이하로 추락했듯 국내 시멘트 내수도 4000만t 이하로 떨어질 것을 감안한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9-11 15:37:09[파이낸셜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일 "의사단체의 2025년 의대 증원 철회 요구는 재고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경실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응급실 위기 대책 마련하고 의대 증원 차질없이 추진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의대 증원 문제는 지난 민주당 정부에서 불법 행동 의사에 굴복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당리당략을 위해 또다시 정책을 흔들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이 구체화되지도 않았는데 의사들의 분풀이를 위해 정책 담당자를 문책한다면 현재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가 정치적 쇼가 아니라면 여전히 2025년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철회를 주장하는 의사단체를 어떻게 설득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계획을 밝혀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경실련은 "책임있는 야당의 대표라면 대통령의 말꼬리를 잡아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민주당의 공식적 대안인지, 대안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과 책임은 방기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입장을 뒤집으며 의사에게 편승해 의대 증원을 흔들려 한다면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실련은 "자신들의 집단행동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임에도 환자를 책임져야 할 의사단체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의료공백 상황을 선전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환자의 생명을 보호해야하는 직업 윤리와 책임은 찾아볼 수 없다. 기가 막히고 안타깝다. 그렇게 환자들을 생각한다면 조건없이 병원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09-09 20:2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