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거리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격화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 지식재산(IP) 생태계의 개방성을 저해하고 국가 간 기술장벽만 높이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기술강대국 중심의 IP시장 혼탁을 막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한 IP 표준규약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거리 WIPO 사무총장은 1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9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IP 시장의 급속한 팽창 현상을 소개했다. 거리 총장은 "한국의 경우 전 세계 특허출원 5위권의 강대국"이라며 "현재 상표권만 보더라도 WIPO의 등록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IP 확산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 속에서 파이낸셜뉴스가 '신보호무역주의 시대, IP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국제포럼을 마련한 건 시의적절하다"고 했다. 거리 총장은 최근 글로벌 IP시장 흐름이 1990~2000년대와 비교해 폐쇄적 징후들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투자규모가 3년 연속 하락세"라며 "투자금액으로는 1조3000억달러 정도로 3년 새 13%가 축소됐는데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면전으로 치달은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는 기술보호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거리 총장은 "미·중 무역분쟁은 세계 2대 강대국의 이슈이지만 세계적인 문제이며 양자 간 긴장관계를 이미 뛰어넘었다"며 "정치적 요인들이 많이 개입됐지만 그 중심에는 기술이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제조기업들은 1990~2000년대에는 다자간 무역협상을 통해 시장이 개방되면서 저기술·노동집약적 산업들은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확산됐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기술경쟁 심화로 이들 제조기업들이 자국으로 회귀하는 '리캡처링(recaptur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일본 기업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처음으로 '중국→일본 회귀' 기업 수가 '일본→중국 진출' 기업 수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 총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변되는 과도한 기술보호 경쟁은 전 세계적 IP 개방성을 후퇴시키는 만큼 국경을 초월한 국제표준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급변하는 IP시장 환경에서 개방성을 지키고 최대한 이점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며 "IP 개방을 너무 많이 하면 국가적 차원의 손해이고,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리면 개방성이 피해를 입는 만큼 균형있는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야가 최근 IP시장을 이끄는 만큼 이 부문을 중심으로 국가 간 IP 정책의 간극 좁히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거리 총장은 "1950년 이후 AI 특허출원의 50%가 지난 5년간 이뤄졌다"며 "AI는 컴퓨팅 등 산업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고, 그 기반은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데이터 자유화를 장려하는 반면 중국, 러시아, 인도는 데이터센터의 현지화를 고집하는 등 국가 간 차이가 심해 국가적 공조 차원의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런 측면에서 거리 총장은 IP의 본질이 기술적 제약이 아닌 혁신 장려와 교류에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결국 신보호무역주의 시대에 IP의 미래는 세계적 해답을 찾는 게 핵심"이라며 "쇄국주의와 국익 우선주의에 매몰돼 국제적 규칙 마련이 늦어지는 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팀장 오승범 최갑천 차장 김은진 김용훈 성초롱 조지민 권승현 기자
2019-06-16 17:43:23박용오 회장이 검찰에 제출한 투서에서 비자금 조성처로 거론된 회사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형제간 분쟁을 하면서 왜 회사를 끌어 들이냐”는 불만이 직원들 사이에 팽배했다. 일부 회사의 경우 박용오 회장이 허위사실을 유포,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법적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곧이어 시작될 검찰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두산산업개발 주방가구 물량과 마루공사를 수의계약을 통해 5년간 독식, 1000억원대의 수의계약과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지목된 넵스에 대해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넵스는 400∼500개나 되는 협력업체 중 하나”라며 “일부에서 두산의 위장계열사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별개의 하도급회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협력업체로 등록되면 회사 내규에 따라 전자입찰로 공사를 수주하게 돼 있다”면서 “1000억원대의 수의계약 물량을 밀어줬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도급업체가 400∼500개나 되는데 이들 업체 몰래 수의계약으로 한 업체에게 밀어줄 수가 없다”면서 “이 부분에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넵스가 시공하는 물량이 다소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넵스는 두산산업개발의 목공사나 마루공사, 주방가구 물량 중 거의 절반 가까이를 맡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수억씩 총 350억∼4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박용성 회장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으로 거론된 태맥의 한 간부는 “OB맥주 출신들이 회사 퇴직 후 만든 회사이긴 하지만 박용성 회장을 본적도 없다”며 “박용오 회장이 왜 우리 회사를 거론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신문을 보고 사장에게 보고했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허허’라고 웃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지켜본 뒤 박용오 회장에 대한 법적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 그룹 계열사인 엔 세이퍼 관계자도 “박용오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두산중공업 및 두산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껍데기 뿐인 회사를 80억원 가까운 돈에 매입, 배임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 관계자는 “매입 당시 상당히 견실한 회사였으며 가치가 충분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 ‘형제의 난’ 진원지가 된 두산산업개발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다. 각 부서 회의 등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외부 주차장에 나와 담배를 피우며 박용오 ㈜두산 전회장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간의 경영권 분쟁이 앞으로의 회사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산산업개발에는 박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 경영지원본부 상무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22일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직원들과는 달리 최고경영자(CEO)급 인사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한 임원은 “경영권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그룹 오너가 없다는데 있다”면서 “가족 공동경영을 뒤집어 보면 누구도 그룹이나 계열사에 영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2005-07-22 13:31:11사이버 범죄로 발생하는 피해액, 초당 4억6000만원. 피해자들의 삶은 피폐해졌지만, 구제받을 길은 열리지 않았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신종 금융사기 '넘버피싱'] 기획시리즈를 통해 사이버 범죄는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구조화되고 지능화된 범죄라는 점을 알리고자 한다. 아울러 피해자 보호 중심의 입법·행정적 대전환에 나서야 할 이유도 살펴본다. 제대로 된 법과 시스템의 구축이 범죄 대응의 완성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매년 내놓는 '치안전망' 보고서에 지난 2020년 눈길을 끄는 데이터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자 살인, 강도, 강간, 폭행, 절도 등 신체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전통적인 지표범죄는 감소한 데 반해 비대면으로도 범죄가 가능한 지능범죄는 늘었다. 증가를 이끈 건 사이버범죄, 그 중에서도 사이버사기였다. 사이버사기의 증가세는 멈추지 않았다. 2024년 9월 현재 23만402건의 사이버범죄 중 사이버사기가 72.7%(16만7617건)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검거율 하락이었다. 국경을 넘나들며 발생하는 데다 범죄 수법까지 끊임없이 진화한 덕에 사이버사기는 사기 범죄의 검거율을 끌어내렸다. 2017년 79.5%에서 2023년 58.9%까지 내려왔다. 착신전환으로 전화번호를 가로채 피해자 돈을 갈취하는 일명 '넘버피싱'은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사이버사기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에 국회가 나섰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은 로맨스스캠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했다. 넘버피싱도 마찬가지"라며 입법을 예고했다. 촘촘히 짜여진 법안이 될 수 있도록 넘버피싱 피해자와 전문가들을 통해 관련 범죄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 허점은 무엇이고 예방을 위해 보완할 건 무엇인지 짚어 봤다. 방치된 범죄·방치된 피해자 전문가들은 넘버피싱 범죄가 꾸준히 발생하는데도 관련 데이터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정헌 의원실이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관련 통계를 요청했을 때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 경찰청도 넘버피싱 관련 범죄 데이터는 없었다. 넘버피싱에 없는 건 또 있었다. 그 동안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사이버사기는 예방과 효과적·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넘버피싱은 컨트롤타워 부재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모수 서울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은 각자의 거주지에, 모수 서울은 용산경찰서에 신고했다. 피해자 법률 대리인으로 나섰던 법무법인 오윤의 윤형식 변호사는 "피해자가 다수일 땐 체계적으로 사건을 수사해야 하는데 경찰서마다 진행해 수사력·행정력이 낭비됐다"고 짚었다. 착신번호 소유자가 가해자냐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착신전환으로 범행에 협조한 셈이 됐지만, 범죄 사실은 인지하지 못해 가해자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금전적 사고가 났으니 누군가 소송을 제기하면 책임을 두고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피해자와 착신번호 소유자간 법적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다. A씨는 1년 넘게 법정 싸움을 진행하면서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인 '타인 사용의 제한'을 해당 업체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은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2021년 쌀을 판매하는 B업체는 미곡종합처리장에 전화를 걸었다가 2억여원 사기 피해를 입은 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 3항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는 걸 근거로 했다. 결과는 피해자에게 좋지 않았다. A씨의 주장은 어디에서도 들어주지 않았고, B업체에 대해선 지난 2022년 법원이 배상 청구에 '이유 없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사기 피해 최소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 사실을 즉시 인지하는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과 달리 넘버피싱은 시간이 지난 뒤 알게 돼 출금을 막는 '일괄지급정지' 제도 자체가 의미 없는 데다 적용 대상도 아니었다. 피해자의 재산 회복을 지원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역시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로 특정해 넘버피싱과 같은 신종 범죄는 적용 대상에서제외됐다. 해결책은 그물망 피해 발생을 막으려면 그물망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먼저 컨트롤타워 설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유진호 상명대 사이버보안경영학과 교수는 "해킹 등 인터넷 관련 범죄엔 118이라는 전화가 있다"며 "'피싱 전담 콜센터'를 두면 접수와 문의, 신고까지 할 수 있고 (콜센터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나종민 교수는 한국사기방지센터(KAFC) 구축을 제안했다. KAFC가 금융기관, 통신사, 플랫폼 사업자 등을 연결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취해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사법 조치까지 연결시키는 게 목표다. 나 교수는 "잠재적 범죄자들의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며 "KAFC를 제도화하고 운영하기 위해 '사기범죄 차단 및 피해방지에 관한 특별법(가칭)'의 제정도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착신전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나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관리의 책임을 부여하는 제안도 있었다. 윤형식 변호사는 "이통사는 착신전환 신청자에게 '넘버피싱' 등 범죄에 노출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고지하고 사업체는 해당 고지를 이행하는 의무를 주는 방법"이라며 "넘버피싱 범죄가 발생하면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해 범죄 예방에 노력을 기울일 거 같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구제도 고민할 때다. 계좌 지급정지와 관련해서 나 교수는 "경찰 수사나 금융정보분석원 보고 후 계좌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건 적시성과 신속성을 필요로 하는 다중 피해사기 대응의 효과성을 저하시킨다"면서 "실시간 이상 거래 통보 및 자동 동결 시스템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법무법인 정앤김의 정성엽 변호사는 "지급정지 자체가 보이스피싱에 한정돼 있어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제대로 시비를 가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피해자인 A씨는 "전기통신사업법 30조는 걸려온 전화를 타인에게 연결하면 안된다는 공공질서유지를 목적으로 한 법"이라며 "'과실도 처벌한다'는 말만 첨언해 개정하면 착신전환한 사업자들이 스스로를 피해자라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개정을 요청했다. 피해자가 손해를 입증해야 하는 손해배상의 변화도 주문했다. 윤 변호사는 "모수 측 고의가 아닌 과실로 손해가 발생해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민법이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에서 제3자를 이용한 사기의 경우 이용 당한 제3자나 사용자에 대한 책임이 명문화돼 피해자의 입증 책임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부터 행정까지…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국회도 움직일 계획이다. 이정헌 의원은 "착신전환 관련 이통사들의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정책 대응의 출발선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짚은 뒤 "보이스피싱, 스미싱, 로맨스스캠과 함께 ‘넘버피싱’ 또한 독립적인 피해 유형으로 분류하고 별도의 통계를 수집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넘버피싱'은 피해자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법 개정을 통해 넘버피싱 피해 또한 명확한 구제 대상이 되도록 하고 책임 주체 간 분담 체계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통사나 관련 기관이 넘버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적·행정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입법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싱크탱크인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IFS)은 넘버피싱을 포함한 피싱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행정 시스템 변화를 제안할 예정이다. 나 교수가 경찰대 행정학과 서준배 교수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철수 전문위원과 함께 공동 연구 중이며 그 결과를 IFS가 오는 9월 발간하는 이슈브리프에 담아낼 예정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김수연 기자
2025-08-05 09:25:08[파이낸셜뉴스]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들끼리 난투극을 벌여 한국인 남성 4명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파타야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1일 오전 3시 30분께 파타야 나클루아의 한 야외 식당에서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훠궈와 각종 구이 요리를 파는 해당 식당에서 한국인 남성 여러 명이 식기를 던지고 주먹질을 주고받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갑작스러운 몸싸움에 식당을 찾은 다른 손님들은 비명을 질렀고, 이와중에 누군가는 넘어지고 누군가는 끌려나가며 현장은 난장판이 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몸싸움에 연루된 한국인 남성 4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일행으로 식사 중 말다툼을 하다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난동으로 식당 측은 접시와 유리잔, 집기 등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를 보았다. 식당 측은 몸싸움을 벌인 이들에게 총 10만 바트(약 425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몸싸움에 연루된 한국인 모두 손해배상에 합의했고, 청구된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공공장소에서 싸움을 벌인 혐의로 입건하고 벌금을 부과한 뒤 석방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장면은 당시 식당을 찾은 다른 손님이 촬영해 온라인상에 퍼지며 태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7-13 19:41:13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하나둘 가시화되면서 또다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모두 '집'을 비싸게 팔거나 싸게 사고 싶은 사람들 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다. 한국인에게 집이란 뭘까. 가족의 쉼터이자 커뮤니티의 기반인 동시에 자산이고, 또 사회적 지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곤 한다. 집을 가지면 내쫓길 염려 없이 한 곳에 정착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과연 한 번이라도 온전히 사는(living in) 공간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집을 살 때는 '나의 것'이라는 애착을 덧씌워 '내 집 마련'이라고 말한다. 사는(buying)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집을 소유하는 건 옷가지 하나를 사서 몸에 걸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비용이 수반된다. 일단 법적으로 소유하기까지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은 물론 중개수수료와 취득세, 등기비용까지 적잖은 돈이 필요하다. 대출을 낀 경우에는 매달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소유하는 동안에도 재산세와 관리비, 보험료, 각종 수리비 등 고정 지출이 이어진다. 임차인을 들이는 경우에도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팔 때나 가족에게 줄 때도 세금을 낸다. 이렇게 끊임없이 돈과 관련된 번뇌에 휩싸일 줄 알았다면 애초에 사지 말걸 그랬다는 후회도 생길 법하다. 내가 소유한 건지, 집이 나를 삼킨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반면 '세 들어 산다'는 말에는 자의든 타의든 묘한 수치심이 배어 있다. 아직 내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전월세를 살면 '주거 사다리'에 올라탔다고 한다. 그 사다리의 정상에는 '내 집', 특히 남들이 다 알아주는 입지에 유명 브랜드가 새겨진 '아파트'가 자리한다. 유행을 선도하는 프리미엄·하이엔드 아파트와 신축, 화려하게 부활할 재건축 단지들이 주요 선망의 대상이다. 사는 동안에는 시세를 두고 경쟁한다. 집값이 오르거나 떨어지는 동향에 따라 주민의 자존심도 함께 오르락내리락한다. 생애 주기에 따라 사용 가치도 변하는 만큼 예기치 않게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도 맞닥뜨린다. 그 과정에서 '집의 의미'나 '공간의 철학' 같은 말들은 금세 설 자리를 잃는다. 집을 사는 것은 여전히 각자의 선택이다. 다만 집의 소유 여부로 세상의 위계를 나누려는 의도와 행위는 사회적 갈등의 씨앗이 된다. 나아가 소유하지 않으면 더 고되고 힘들 거라는 압박, 그래서 빨리 사야 한다는 불안을 확산시키는 시장 구조는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든다. 모두의 불안을 안고 올라탄 이 소유의 사다리 위에서, 우리는 정말 행복한지 묻고 싶다. en1302@fnnews.com
2025-07-08 18:23:06[파이낸셜뉴스] 바람피운 남편이 아내에게 성폭행을 시도하고 실패하자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재산분할까지 요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한 여성이 바람 피우고 성폭행을 시도한 남편에게 평생 쌓아온 모든 걸 빼앗기게 생겼다는 사연을 전했다. 70대 제보자인 A씨는 약 50년 전 타지에서 큰 공장을 운영한다는 남편을 소개받아 결혼했으나 사기 결혼이었다. 남편은 작은 쌀가게를 하고 있었고 5살 많은 줄 알았으나 15살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하지만 아이까지 낳은 뒤라 결혼을 되돌릴 수 없었던 A씨는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며 밤낮으로 일해야 했다. 남편은 A씨가 손님에게 인사만 해도 "좋아 죽네, 좋아 죽어"라고 비아냥대며 폭언을 퍼붓고 화가 나면 손에 잡히는 물건을 던지는 등 가정폭력을 이어갔다. 가게 평판이 나빠져 폐업하게 됐지만, 남편은 일할 생각이 없었고 A씨는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세 자녀를 키웠다. 그 과정에서 남편은 바람을 피웠고 A씨 몰래 시부모에게 물려받은 시골 땅을 팔아 내연녀에게 건물을 얻어주기도 했다. A씨가 내연녀를 찾아가자 남편은 "그 여자 건드리지 말아라. 내 여자다. 당신이 전화하고 찾아가니까 무서워서 지금 날 안 만나려고 한다"며 뻔뻔한 반응을 보였다. 이후 A씨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나 술에 취한 남편이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A씨는 이후 남편이 의식을 차리자 소송을 취하하고 오랜 기간 별거했다. 홀로 생계를 꾸리다가 다시 같은 집에서 살게 됐지만, A씨는 남편과 각방을 썼다. 그러다 사건이 벌어졌다. A씨는 "자고 있는데 인기척에 깼더니 남편이 몸을 더듬고 있었다. 거부했는데 성폭행을 시도해 몸싸움까지 벌어졌다"며 "남편이 집에서 나갔는데 방 안에는 남편이 흘리고 간 정력제도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A씨의 딸은 아빠를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으나, A씨는 남편이 성범죄자가 되면 손주에게도 피해가 갈까 봐 끝내 신고하지 못했다. 이에 남편은 소장을 통해 "아내 A씨에게 수시로 폭행당했고 무시당하면서 살아왔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이 노린 건 따로 있었다. 제가 힘들게 마련한 아파트 한 채와 상가 점포"라며 "모두 제 명의인데, 남편이 부부니까 5대 5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성폭행 미수도 이 진단서를 끊기 위해 벌인 짓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손수호 변호사는 "제보자가 남편을 폭행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남편의 소송은 무고로 끝날 수 있다"며 "제보자가 원해서 이혼소송을 진행해도 재산분할 자체는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손 변호사는 "제보자가 남편의 유책을 과거 한 번 용서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걸로 문제 삼을 순 없다. 다만 그 뒤 이뤄진 성폭행은 이혼소송 사유가 된다"며 재산분할에 대해 "남편의 유책과는 관련이 없지만, 서로 상당 기간 별거했고 재산 증식 등에 도움을 주지 않은 특수상황이 있기 때문에 재산분할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남편 측 비율이 낮거나 분할 대상이 좁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7-03 12:54:17[파이낸셜뉴스] 네이버웹툰이 일본 유력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웹툰 지식재산(IP)의 영상화가 드라마 영화를 넘어서 애니메이션 산업의 차세대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3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최근 인기 웹툰 '입학용병'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된 데 이어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억회를 기록한 웹툰 '일렉시드'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일렉시드 제작을 맡은 일본의 '단데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작에 참여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입증했고, 단편 애니메이션 '알사탕'으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연출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수백조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3 애니메이션 산업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3860억 달러(약 533조원) 규모이며, 2030년에는 약 5880억 달러(한화 약 8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크런치롤을 인수한 소니는 지난 3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10억 명 이상의 애니메이션 시청자가 있다고 추산했으며, 이 숫자는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양한 웹툰 IP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시장에 진출하면서 흥행 수익과 더불어 원작으로의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 형성까지 노리고 있다. 드라마, 영화 등 실사 영상 콘텐츠와 달리 원작의 그림체와 세계관을 보존하면서도 전 세계 다양한 연령층에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네이버웹툰 원작의 '싸움독학'은 2024년 애니메이션 방영 이후 원작 웹툰의 조회수가 급증했다. 네이버웹툰과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일본을 중심으로 제작위원회 시스템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기 IP '전지적 독자 시점', '다크문' 등 20개 이상의 웹툰 IP 기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가 일본에서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의 배경은 일본 내에서 웹툰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라인망가가 만화 앱을 넘어 일본 전체 앱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현지에서 웹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인망가에서 연재됐던 웹툰 '선배는 남자아이'는 현지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요구에 따라 지난 2024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2025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됐고, 라인망가 오리지널 작품 '클라바테스'도 오는 3·4분기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웹툰 IP를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게임 IP를 보유한 크래프톤 등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IP인 동명 웹소설·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나 혼자만 레벨업’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시상식인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어워즈 2025’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총 9개 부문을 수상했다. 크래프톤도 일본 내 유명 애니·광고 제작사인 ADK그룹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IP확대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5-07-02 16:16:30[파이낸셜뉴스]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이 종료된 지 일주일 만에 아내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올해 초에도 아내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지난 1월 특수협박 혐의로 중국 국적 60대 A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약식 기소는 벌금이나 몰수 등 재산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검찰이 판단해 법원에 청구하면 재판 없이 형을 내릴 수 있는 절차다. A씨는 지난해 12일 17일 오후 10시 30분께 자택인 인천시 부평구 오피스텔에서 흉기를 들고 60대 아내 B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말싸움하던 중 B씨에게 “찔러버리겠다”며 집 안에 있던 흉기로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은 현행범으로 체포한 A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법원에 임시조치를 신청했다. A씨는 B씨 주변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연락 제한 등 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2개월인 임시조치 기간을 2차례 연장해 A씨에게 총 6개월간 B씨 주변 접근을 금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달 12일 임시조치 기간이 종료되자 1주일 만인 지난 19일 오후 아내가 있는 부평구 오피스텔에 찾아간 뒤 현관 앞에서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그는 지난 16일 해당 오피스텔로 찾아갔으나 B씨를 만나지는 못했고, 범행 전날인 18일 재차 아내를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전날 경찰서에도 찾아가 “임시조치 기간이 끝났는데 아내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이혼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중국 국적인 A씨에게 “이혼 상담을 받으려면 다문화콜센터에 전화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B씨에게도 “남편이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문제와 이혼 상담으로 찾아왔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사건 당일 경찰서를 방문해 스마트워치 지급과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문의하려고 했지만 해당 조치가 적용되기 전에 살해됐다. 한편 살인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A씨는 지난 21일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돌아가신 아내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잘했다고 여긴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접근금지 조치가 끝나자마자 찾아간 이유가 무엇이냐, 남은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내 집인데 내가 들어가야지 어디 가서 살겠느냐, 남은 가족도 아들 하나인데 미안한 거 없다”고 답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24 07:28:05[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난데없이 "루프탑(옥상)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9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이 사진은 지난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당시 한인 피해를 막기 위해 스스로 무장하고 옥상에 오른 한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인 자경대라 불린 이들은 한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나섰다. 최근 LA 전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LA에 주 방위군을 투입한 가운데 그의 아들이 무장한 한인 사진을 올린 걸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92년 LA 폭동을 꺼내는 이유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이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촉발된 LA 대규모 시위가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현장에 투입된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은 최루탄·고무탄 등을 동원해 무력 진압에 나섰다. 트럼프는 “LA가 불법 체류자와 범죄자들에게 점령됐다”며 시위가 종식될 때까지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최근 공화당 내에선 92년 LA 폭동 사태에 대한 언급이 늘고 있다. LA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한 건 공공 안전과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근거로 33년 전 LA 폭동을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주니어가 이날 옥상에 오른 한인 사진을 올린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당시 폭도에 맞서기 위해 스스로 무장에 나선 한인을 추켜세우려는 목적으로 사진을 올렸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와 공화당의 의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압도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25년 LA 이민 단속 반대 시위와 92년 LA 폭동 사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과 위기의 수준이 다르다고 전했다. 현재 LA에선 일부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면 92년에는 LA 일부 지역이 사실상 무법 상태에서 폭도에게 노출됐고 이들은 도로를 지나던 차를 멈춘 뒤 운전자를 구타하거나 상점을 약탈하고 방화했다. 엿새간 이어진 폭동으로 63명이 사망했고, 이 중 9명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무엇보다 92년 LA 폭동은 백인 경관 4명이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잔혹하게 구타하는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된 상황에서 경관들이 모두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공권력의 잔혹 행위와 부당한 사법 시스템에 분노한 흑인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다 무장 갱단까지 합류하면서 폭동으로 변질됐고 한인사회는 공격의 타깃이 되며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자경단은 미국의 경찰이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스스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한인들이 결성했다. 33년 전 공포가 떠올랐다 트럼프 주니어가 올린 한 장의 사진과 짧은 글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한인사회를 방패막이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주니어의 SNS글에 대해 "트럼프 주니어는 LA 사태에 대해 '옥상 한국인'이 시위대를 총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도시는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통령의 아들이 시위대를 조롱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인 사회의 우려는 더 깊다. 92년 LA 폭동 당시 미국 공권력이 백인을 보호하기 위해 흑인과 한인의 갈등으로 몰고 간 기억이 떠올라서다. 미국에 거주 중인 A씨는 "당시 의도적으로 마이너리티 분열을 조장해 한인타운을 희생자 삼았다. 심지어 비벌리힐스 쪽엔 헬기까지 동원됐는데, 한인 타운으로는 경찰도 안 왔었다"면서 "루프탑 코리안은 별수 없이 생겨난 것이다. 트럼프 아들의 발언은 용서가 안 되는 망언"이라고 일갈했다. B씨 역시 "설마 또 폭동을 코리안타운으로 몰려는 거 아니겠지. 흑인 폭동은 백인들과의 싸움인데 경찰들은 백인 동네 지키려고 코리안타운으로 싸움을 몰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미주 최대 여성 커뮤니티 미씨유에스에이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기득권들처럼 저들은 싸움을 붙여 놓고 즐기는 것 같다"거나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 아들이 대놓고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6-09 20:59:57[파이낸셜뉴스] 모델 김종석 유족이 사망 루머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김종석 친누나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술에 취해 여자친구 집에 급습했고, 소주병으로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출동하자 투신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종석이는 최근 지인에게 당한 사기로 인해 금전·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전재산을 잃은 것은 물론 사기로 인한 빚으로 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당시 일어난 일과 여러모로 지치고 힘든 상황 속 허무함, 많은 생각들로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종석이와 여자친구는 각자 지인들과 따로 술자리를 갖고 있었고, 여자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된 마음에 종석이가 친구와 함께 집을 찾았다. 여자친구와 언니, 언니 남자친구는 잠들어 있었고 깨어있던 다른 남자 지인 한 명과 종석이, 친구는 대화를 나누며 농담도 주고 받았다. 이후 여자친구가 잠에서 깨어났고 종석이의 일방적인 폭행이나 난동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연인간 단순한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누나는 "다툼을 말리는 과정에서 다른 일행이 섞여 다소 격해질 기미가 보이자, 종석이 친구가 싸움을 막기 위해 소주병을 깨는 행동을 했고 이로 인해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며 "경찰이 오자 도망을 갔다거나 피했다거나 하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 경찰 편집본 녹취록, 종석이 친구 편집본 녹취록, 그 자리에 있던 상대방 언니 카톡 내용, 여자친구와 대화 내용을 함께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 지인, 종석이의 평소 모습을 아는 분들은 억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았고 다 같이 아파하고 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사실과 다른 기사, 악의적인 댓글은 금지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악의적인 댓글은 신고 조치한 상태다. 향후 허위 루머, 비방성 댓글 또한 즉시 신고할 예정이니 더 이상 고인 모독과 비난을 멈춰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종석은 지난 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29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기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쯤 하남시 망월동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이 난동을 부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지인 오피스텔에 일행과 함께 있었고, 연인인 B씨 등을 향해 소주병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분리 조치한 뒤 귀가를 권유했다. A씨는 오전 9시50분쯤 오피스텔을 떠났으나, 약 20분 뒤 이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고인 부고가 알려지자, 누리꾸들은 'A씨가 김종석 아니냐'고 추측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6-09 08:5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