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민층 삶의 질 제고'를 목표로 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띄우며 민생현안을 챙기는데 ‘올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민주당이 내홍에 빠진 가운데 서민경제 활성화에 공을 들이면서 정책적 리더십 부각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들께서 저희 민생 정책을 더 체감하고 (정책을) 국민들이 원하는 우선순위로 정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며 “민생경제특위를 준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각종 서민정책과 개혁과제 등을 아우를 민생특위는 사실상 한 대표가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과 '예산'면에서 집권당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 특검법 정국 속에서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고 중도층까지 지지 외연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민생행보는 그동안 특검법과 김여사 관련 의혹을 놓고 갈등이 노출된 당정관계가 어느정도 회복됐다는 판단아래 이를 토대로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한 '경제전도사'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어 재정건전성 확보와 직결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민주당 등 거대 야당이 서민층 지원을 이유로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는 판단아래 '한정된' 국가재정을 운용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나라 곳간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는 “재정준칙은 국민에게 돈을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아니고,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우리나라 정도 재정을 운용하고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에서의 재정준칙 법제화는 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숙제였다”라며 21대 국회에서 도입이 무산된 재정준칙 법제화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예산'으로 분류된 지역화폐 예산을 원내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행안위에서 일방적으로 2조원 가량 증액한 것을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여당은 한정된 혈세로 복지 사각지대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지원하려면 인기영합성 예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선거만 겨냥하는 포퓰리즘 정책은 선거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후유증은 심각하다"며 "미래 세대를 생각하며 살림을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대표가 최근 현 정부들어 처음으로 한국노총을 방문,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 노동계의 숙원사업 등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한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노동 등 4대개혁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관측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1-21 15:52:59[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재정준칙 법제화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숙제"라며 재정준칙 법제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재정준칙은 돈을 국민들에게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복지국가로 갈 수 있도록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 재정준칙이 필요하다"며 "선진국 중에서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표는 "정권이 바뀌어도 어떤 정부든 (재정준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며 "정권마다 추진해왔던 재정준칙을 이번엔 한번 법제화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김준혁 기자
2024-11-21 11:02:49[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비효율적 재정운용을 구조적으로 방지하고 운용에 일관성, 책임성 부여를 위한 준칙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국회에서는 여러 정부에서 하려다 못한 준칙 법제화를 앞장서서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나랏돈을 잘 써야 한다"며 "인색하게 쓰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잘 쓰자는 것이 준칙 법제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미국조차도 재정효율화, 재정개혁에 나섰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일론 머스크를 임명하며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는 "비효율적인 관행이 쌓이면 적자 편향적 재정운용으로 굳어지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며 "그러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복지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성장도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11-18 10:33:13[파이낸셜뉴스] 내년 정부예산이 총지출 677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보다 3.2% 늘어난 수치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올해 지출증가율(2.8%)보다 다소 상향 조정됐지만, 정부가 1년 전 중기 계획에서 목표로 했던 4.2%보다 1% 낮은 증가율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경상성장률(4.5%)에도 한참 못 미친다. 2년 연속 세수 결손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쓸 곳은 쓰되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긴축 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내년도 예산안의 지출증가율(3.2%)이 올해(2.8%)보다는 증가했지만 여러 가지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크게 악화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정상화하고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지출 증가율 숫자보다는, 내용적으로 봤을 때 경제활력에 기여하는 예산이라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민생'에 최우선 비중을 뒀다고 강조하면서 4대 키워드로 약자복지 경제활력 체질개선 안전사회·글로벌 중추외교 등을 제시했다. 최 부총리는 "당면한 민생과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복지사업의 잣대인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6.42%)으로 올리고 생계급여는 역대 최대인 연평균 8.3%로 대폭 인상했다.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에 쓰이는새출발기금을 30조 원에서 4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내년 예산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부문은 연구개발(R&D) 예산이다. R&D 투자를 선도형으로 전면 개편하고 지원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올해 26조5000억원에서 내년 29조7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 책정됐다. 증가율은 11.8%에 달한다. 전체 예산에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가 유일하게 감소했다. 올해 26조4000억원에서 내년 25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깎였다. 삭감률은 3.6%다. 기재부 관계자는 "SOC는 도로, 철도 등 완공된 노선이 많았고, 신규 사업들은 초기라 설계비 등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가 예산이 올해보다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이재명표 사업이라 불리는 지역화폐(지역사랑 상품권) 예산은 이번에도 내년 예산안에서 빠졌다. 지역 화폐는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기재부는 2023년 예산안에서 지역 화폐 예산을 삭감하고, 2024년 예산안에선 아예 담지 않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모두 증액됐다. 올해 이 사업에는 3000억원이 반영됐다. 최 부총리는 "국민 개개인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현금성 지급을 하는 방식보다 필요한 분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문제해결하는제 집중한 책임있는 민생 해결 예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9%로 줄여 재정준칙 범위(3% 이내)에 맞췄다. 최 부총리는 "관행적·비효율적 사업을 과감히 축소해 총 24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부처의 벽을 허문 다부처 협업예산으로 재정의 효과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8-27 11:46:59나라살림의 적자를 2% 이내로 묶어두는 '재정준칙'이 3년 넘게 넘지 못한 상임위원회 문턱을 '전국민 25만원'이 손쉽게 통과했다. 긴축에 가까운 건전재정 기조를 내세운 정부로서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입법과정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곧 내놓을 '세법 개정안'에도 지출은 늘고 수입은 줄이는 '선심성 정책'이 다수 포함되며 재정준칙의 표류가 길어지는 중이다. 22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를 2% 아래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건전화 법안'은 현재 기획재정위원회에 의원발의를 마친 상태다. 다만 여전히 소위원회 일정과 개최 여부가 정해지지 않아 아직 논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다. ■국력 절반으로 빚 갚아20대, 21대 국회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재정준칙은 22대 국회에서 다시 입법을 시도 중이다. 현재 계류 중인 '재정건전화 법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총액의 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도 2% 아래로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삼고 있다. 정부가 기본적인 뼈대로 내세웠던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 3%보다 기준을 더 엄격하게 세웠다. 정부가 계속해서 재정준칙 입법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급속도로 늘어난 국가채무가 있다. 지난 5월 감사원이 공개한 '2023 회계연도 국가결산검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1092조5000억원에 달한다. 2022년 1000조원을 돌파한 지 3년여 만에 벌써 1200조원을 바라보는 중이다. 특히 채무의 증가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18%가량 늘어나던 국가채무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2019년에서 2020년 1년 만에 17%가량 치솟았다. 이 뒤로도 확장재정 기간 매년 14.6%, 10% 수준으로 빚을 늘린 결과 2019년 대비로 1.5배가량 채무가 확대됐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역시 2021년 50%를 돌파해 사실상 한 해 동안의 생산성 절반가량을 빚을 갚는 데 쓰는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9년이면 GDP 대비 부채비율이 59.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2024 한국 경제보고서'를 통해 "내년까지 재정지출을 억제하고 재정준칙을 채택·준수할 것"을 수차례 권고한 바 있다. ■국회 기조는 정책과 역방향그럼에도 재정준칙이 입법 동력을 크게 일으키지 못하는 까닭 역시 이미 늘어난 적자 규모에 있다.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부르짖는 정부지만 정작 직접 제시한 기준을 올해까지 3년간 연속으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2년 5.4%, 지난해 3.9%, 올해 전망치도 3.9%로 계속해서 3%를 초과하는 중이다. '재정건전화 법안'에서 제시한 2% 기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높은 적자비율이다. 이미 정부가 약조한 민생대책 역시 엄격한 준칙 도입에 스스로 제동을 거는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로 아직 법인세 등 주요 세목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취약계층에는 불가피하게 재정을 지출해야 하는 처지다. 게다가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야당의 기조는 정부의 긴축재정과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민주당의 22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인 '전국민 25만원'은 야당 단독으로 기재위 문턱을 손쉽게 넘었다. 똑같이 기재위에 발의된 재정준칙 법안이 3년 넘게 '계류'를 벗어나지 못한 것과 비교된다. 국회 관계자는 "소위원회가 구성되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주요 법안 중 하나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7-22 18:35:1921대 국회의 임기가 막을 내리며 '계류' 상태에 있던 법안들이 무더기로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입법을 위해서는 22대 국회에 새로 법안을 제출해 첫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처지다. 특검 등 정치적 문제로 국회 마지막 날까지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조세특례나 신용카드 세액공제와 같은 민생법안은 소위원회 단계조차 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건전재정'의 포석이라고 여겨진 재정준칙은 43개월여의 계류 끝에 결국 도입이 불발됐다. ■정부 주요과제 불발…민생법안 좌초29일 국회 등에 따르면 21대 국회 임기종료와 함께 폐기가 예정된 법안은 1만6359개에 이른다. 본회의 상정 전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묶인 법안만 1778개다. 마지막으로 법사위 문턱을 넘은 법안은 지난 2월 29일 '이태원특별법'으로, 이후 3개월여 동안 단 1개의 민생법안도 입법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25차례의 민생토론을 거치며 나온 여러 민생법안 모두 21대 국회와 함께 우선 퇴장을 맞게 된 처지다. 대표적으로 ISA 혜택 확대와 상반기 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 확대, 전통시장 신용카드 사용분 소득공제율 상향, 노후차 교체 시 개별소비세 감면 등 민생의 부담 완화와 직결된 법안들이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도 민생법안 추진을 우선과제로 꼽았지만 결국 조세소위 기회조차 쉽게 잡지 못한 채 임기종료를 맞았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액의 경우 이미 시기가 다소 늦어진 만큼 소급적용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했지만 입법은 좌초됐다.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주요 과제로 꼽았던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과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기업활력 제고방안도 법안으로 만들어지지 못했다. '임시' 공제가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줄이는 만큼 범위와 기간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조세소위가 열리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폐기 수순을 밟았다. 발의 이후 3년 넘도록 계류를 거듭한 재정준칙도 다시 22대 국회를 기약하게 됐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강력한 '건전재정' 의무화 법안이었지만 반대로 추경 등 확장재정 요구가 거셌던 야당의 반발을 맞았다. 21대 국회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후순위 법안에서 폐기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입법배경 경제현황 먹구름반면 국가채무는 2023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기준 112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 역시 50%를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 4월 재정점검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5년 내로 6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등 국제기구에서도 준칙 등 건전재정 도입을 권고한 이유다. 민생 역시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지표에 비해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부진 완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냈지만 지난해의 경기부진을 만회하는 수준은 내년에 들어서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지표가 앞서 나가는 만큼 내년까지 민생의 팍팍함이 다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육아휴직과 난임치료휴가를 확대하는 내용의 '모성보호 3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확보하는 내용의 고준위방폐법, 대형마트 의무휴업·영업제한 기준을 완화한 유통법 개정안 등 여러 법안이 함께 폐기 수순을 밟는다. 저출산, 환경, 소상공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입법 시도가 정쟁에 밀려났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5-29 18:15:43정부의 '재정준칙' 도입 시도가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올해 발표한 예산 편성지침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정적자를 3% 이내로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것이 골자이지만 실제 정부의 지출전망은 이를 2년 연속 웃돌고 있다. 그간 정부가 내놓은 감세카드와 의무지출 항목이 늘어나며 기껏 '지출 구조조정'을 거친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5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에 따라 내년도 예산 편성에 착수했다. 3년 연속 '건전재정' 기조를 내세운 정부는 내년 예산에도 '재량지출 10% 감축'에 더해 일부 경직성 지출 감액까지 고려하는 지출 다이어트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처는 5월 말까지 지침에 맞춰 예산 목적과 액수를 확정, 기재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측 예산안을 기재부에서 총괄하는 만큼 '건전재정'에 맞지 않는 예산은 각 부처 선에서 우선적으로 걸러지게 되는 셈이다. 지침에 따르면 정부 중기재정계획상 지출증가율은 4.2%로 내년 총예산 규모는 약 68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8~2022년간 총지출 증가율이 연 7~9%였던 것을 감안하면 긴축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그간 크게 손보지 않았던 의무지출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그간 정부는 법정지출과 재량지출 가운데서도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에 대해서는 큰 감축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쉽게 조정이 가능한 130조원 안팎의 예산에서 긴축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의미다. 반면 내년 예산은 지방재정의 교부금뿐 아니라 그간 보완 목적으로만 활용하던 기금의 여유재원까지도 적극적인 활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재정준칙이 요구하는 '3% 이내 적자폭'은 도달하기 어려운 기준이다. 이미 지난 2년간 50조원에 달하는 지출을 줄였지만 스스로 제시한 재정준칙 기준을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 국회 역시 현시점에 부합하지 않는 기준을 당장 법제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지닐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의 방향 역시 재정준칙과 다소 엇나가는 부분을 갖고 있다. 편성지침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혁신·도전형 R&D' 투자 등에 쓰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지출 확대와 더 가까운 부분이 많아서다. 다만 기재부는 여전히 재정준칙 법제화를 '입법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4-01 18:13:20[파이낸셜뉴스] 최근 잇따라 방향이 결정된 감세정책이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원칙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만으로도 내년 세수가 2조5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른바 '재정준칙'을 윤 정부가 4년간 못 지킬 가능성까지 대두된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정부가 추진한다고 밝힌 정책들로 내년 세수가 최소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내년에 세수가 8000억원가량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올 경제정책방향에서 나온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 조치가 1년 더 연장된 데 따른 세수 감소는 1조5000억원이다. 임투는 기업의 투자 증가분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에 따른 세수는 2000억∼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행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완화, 상반기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 및 전통시장 사용분 소득공제율 상향 등도 내년 세수를 줄이는 요인이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상속세 완화'까지 고려하면 세수 감소폭은 더 커진다. 기재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조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금투세 폐지, 임투 연장, ISA 조치로 세수가 2조5000억원 감소하면 GDP 대비 적자 비율은 3.0% 이상이 된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GDP의 3% 이내로 묶는 게 핵심이다. 감세 정책이 시행된다면 재정준칙의 상한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64조9000억원 적자다. 정부 예상치(58조2000억원)를 웃돌고 있다. 남은 12월에 2조원 이상 적자가 늘어나면 GDP 대비 3%를 넘어선다. 올해는 관리재정수지는 91조6000억원 적자로 GDP 대비 3.9%의 적자 비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까지 관리재정수지 GDP 3%를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 윤 정부는 4년 연속 재정준칙을 준수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정부는 잇단 조세 정책 전환이 성장에 기여해 결국 세수가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보도설명자료에서 "최근 발표된 조세정책 과제들은 투자·소비 등 내수경기 회복 및 성장을 뒷받침하고 세원을 근본적으로 확충해 '성장,세수의 선순환'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1-21 11:35:14[파이낸셜뉴스] AMRO가 "한국의 단기 경제 성장 전망은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수출의 회복세가 반영되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MRO는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로 아세안+3 경제동향을 분석·점검하고 회원국 경제·금융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지난 7일부터 20일 간 한국을 찾은 연례협의단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부기관·연구소 등과 면담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장·단기 전망과 평가를 27일 발표했다. 케빈 챙(Kevin CHENG) 연례협의단 단장은 “올해 1.3%의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한 한국 경제는 제조업 수출의 강한 회복세에 힘입어 2024년에 2.3%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GDP 성장률을 견인할 요소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를 꼽았다. 다만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부문의 둔화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고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통화 및 재정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가는 원자재 및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올해 마지막 몇 달 동안 3% 이상으로 반등한 상태다. 연례협의단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락세와 완만한 임금 성장세가 2차 파급효과 발생을 누르고 있다"며 "2024년 목표치인 2%를 향해 하락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 부문의 안정성 역시 견조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연례협의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70억달러로 6.5개월치 수입액과 단기 외채의 2.9배를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긍정적인 단기 전망에도 고금리와 함께 장기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이 밖에도 미국과 유럽의 급격한 경기 둔화, 중국 경기 회복의 제한적인 파급효과,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시장의 어려움 등이 지목됐다. 특히 장기적으로 정부 부채의 지속적인 증가 추세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봤다. 낮은 출산율과 긴 수명으로 인한 노동인구의 고령화도 잠재적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연례협의단은 2024년 경기 회복세에 맞춰 재정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수부족으로 홍역을 겪은 올해 예산에 대해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며 "중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재정준칙'에 대해서도 "입법을 통한 강력한 의지 표명은 재정 정책의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정준칙이 법제화 될 경우 우리나라 관리재정수지는 '적자 3%' 이내 운용이 의무화된다. 마지막으로 연례협의단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혁신, 인적지원 개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인구구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하며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2-27 14:01:51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나랏빚을 제어하는 재정준칙 법안도, 국가재정의 장기 청사진을 담은 재정비전 2050도 결국 올해 완수되지 못했다. 건전재정을 뒷받침하고자 정부가 내놓은 카드들이다. 지난해 9월부터 표류한 재정준칙 법안은 올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국회가 여야 할 것 없이 재정준칙을 뒷전으로 미뤘다. 정부 내에서도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21대 국회 임기가 내년 5월로 종료되면 법안도 함께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17일 국회·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재정준칙 내용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작년 9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관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경우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2% 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돈을 마구 풀어 나랏빚을 함부로 늘리지 못하게 한다는 취지다. 총선을 앞두고 현금복지나 지역개발 등 선심성 법안을 통과시켜도 모자란 국회가 적극 통과시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그 전에 통과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며 "21대 국회가 종료되면 법안 발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준칙이 국회 문턱에서 막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경제수장들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재정준칙 도입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 노력에도 올해 10월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52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1105조5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5조9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속히 불어난 국가채무는 내년 1196조2000억원으로, 1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36%에서 작년엔 49.6%로 껑충 뛰었고 올해 50.4%, 내년 51%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건전재정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정준칙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지출을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면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만들기 어렵고, 민생의 고통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 직접적 처방은 결국 돈을 푸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는 적용받지 않도록 예외조항을 뒀다"며 "내년에도 재정건전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12-17 17:5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