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게 836파운드(약 380㎏)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이 출토 23년 만에 고향인 브라질로 돌아갈 길이 열렸다. 2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레지 월턴 판사는 전날 미국 법무부의 '바이아 에메랄드(Bahia Emerald)' 몰수 신청을 받아들였다. 에메랄드의 현 보유자 측이 브라질 정부와 협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월턴 판사는 "에메랄드의 반환을 막기에는 부족한 주장"이라며 "법원은 브라질 법원의 몰수 판결을 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1년 브라질에서 출토된 바이아 에메랄드는 9개의 개별 결정으로 이뤄진 원석이다. 외신은 에메랄드의 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추정했다. 출토되자마자 미국으로 밀수출된 이 에메랄드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사고와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저주받은 에메랄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미국 내 소송에서는 실제로 130만 달러를 지불한 아이다호주 출신 사업가 키트 모리슨의 컨소시엄에 소유권이 인정됐다. 그러나 2015년 캘리포니아에서 이 소송이 마무리되자마자 브라질 정부가 나서면서 분쟁은 이어졌다. 브라질 정부는 바이아 에메랄드가 국가적 보물이므로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브라질 법원이 몰수를 결정했고,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사법공조에 따른 몰수 집행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가 이에 동의해 집행에 나서자 모리슨 측이 맞서면서 다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이번 소송에서는 바이아 에메랄드가 브라질에서 반출된 과정이 불법적이었다는 브라질 정부의 주장이 타당한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법원은 앞서 에메랄드를 반출한 광부들이 세관 서류 조작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브라질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모리슨은 "투자자로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통제할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만약 모리슨이 불복 절차를 밟는다면 바이아 에메랄드의 '저주받은 여정'은 더 길어질 수도 있는 관측이 따른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3 13:49:27[파이낸셜뉴스] #.부산 재건축 단지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는 12층 3060가구의 대단지다. 현재 재건축 사업을 통해 최고 99층 3700여가구로 탈바꿈 시키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예정대로 완료되면 층수 기준으로 국내 최고층 아파트 1위가 된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국 부촌 단지에서 최고 층수 아파트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초고층 아파트를 조성하면 랜드마크 단지라는 상징성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용·공사기간 증가 등 ‘초고층의 저주’를 우려해 계획을 포기한 곳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비사업 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층수의 사업을 추진중인 곳은 부산 수영구 삼익비치다. 최근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층수를 기존 60층에서 99층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층수 기준으로 현재 국내 최고층 아파트는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85층)’다. 삼익비치 사업이 계획대로 되면 국내 최고층 1위 순위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서울에서도 기존 최고층(69층)을 뛰어넘는 정비사업이 추진중이다. 현재 서울 최고층 아파트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와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1차’로 각 69층이다. 우선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의 경우 77층 규모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중이다. 77층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추진중인 주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층수다. 70층 안팎으로 정비사업을 추진중인 곳도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최고 70층 규모의 재건축 계획이 확정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역시 최고 층수를 69~70층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공사비가 많이 들어도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로 지으면 대장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층수를 올리면 가구수를 늘릴 수 있어 사업성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초고층의 ‘축복’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초고층을 포기한 현장도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대표적이다. 이들 조합원은 49층 설계안 변경을 접고, 35층으로 추진중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 역시 50층 이하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층을 포기하는 이유는 공사비 증가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해서다. 현행 법상 50층을 넘으면 초고층으로 분류된다. 50층 이상으로 지을 경우 건축규제가 더 까다롭다. 각종 방재·재난 설계 등에 추가로 비용이 더 소요돼 공사비가 약 40% 가량 늘어난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공사비가 30층 이하는 3.3㎡당 900만원대, 49층은 1200만원, 60층은 1500만원, 90층은 2000만원 등 층수에 따라 크게 증가한다"며 "조합원들의 분담금 증가 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초고층의 경우 향후 재건축은 불가능하고, 리모델링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슬럼화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초고층의 경우 높은 분양가는 물론 나중에 1대1 재건축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층수를 올려 높게 짓는 것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2024-11-05 08:39:34해마다 연말 시상식 시즌이 되면 방송가에서는 '상반기 드라마의 저주'라는 말이 떠돈다. 상반기에 방영된 작품은 하반기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상 확률이 낮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굵직한 상은 대부분 하반기, 특히 시상식 전후에 방영된 드라마의 몫으로 돌아간다. 어지간히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면 상반기 작품은 연말이 되었을 때 사람들의 뇌리에서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가장 최근의 기억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건 공정하진 않지만, 사람들은 이에 대해 특별히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최신편향(recency bias)'이 작동하는 것이다. 최신편향은 가장 최근의 정보나 경험에 지나치게 가중치를 두는 심리를 말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며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모든 경험을 공평하게 있는 그대로 기억하지 않고 가장 강렬했던 순간(peak)과 가장 마지막 순간(end)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카너먼 교수는 이를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으로 명명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선명한 기억을 토대로 판단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팩트와 상당히 큰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말에 고과를 하면 1월부터 12월까지 성과를 고르게 반영하기보다는 아무래도 하반기가 리더의 머릿속에 더 생생하게 살아난다. 평가 시기를 전후로 성과를 냈거나, 매우 인상적인 이벤트가 있었거나 또는 최근 즐거운 경험을 공유한 직원에 대한 평가는 더 긍정적으로 인식된다. 이때도 어김없이 확증편향이 개입한다. 평가점수를 더 높게 줄 근거를 기어이 찾아내고, 자신의 판단을 합리화한다. UCLA 심리학 교수이며 기억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박사는 과거 경험 속에 거짓 기억을 주입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진짜로 있었던 기억으로 떠올렸다. 바로 '기억착각(illusion of memory)'이다. 기억착각은 단지 기억이 헷갈리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감쪽같이 속을 만큼 사실로 기억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같은 사건을 보고 서로 다른 기억을 재생하기도 하고, 거짓 기억을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불완전한 기억의 속성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이것만은 확실하다고 할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어쨌든 기억에 의존한 판단은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같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기억이 서로 다를 때가 있다. 리더는 분명하게 지시했다고 기억하는데, 부하직원은 기억에 없거나 혹은 아예 지시사항을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오래 시시비비를 따지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하직원 쪽이 바로 꼬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리더는 부하직원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리더의 기억이 맞는 걸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리더의 기억이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이는 리더가 부하직원들보다 거시적인 틀로 정보를 이해하는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회의 중 실시간 정보를 기억하는 과정에서 리더는 실제로 등장하지 않은 정보를 개입시켜 이해하고 다시 기억으로 저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비록 기억의 큰 틀은 공유하고 있을지라도 세밀한 부분에서는 기억의 왜곡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들은 단지 회사 이름이 읽기 편하거나, 보고서의 종이 색과 글씨체 혹은 주요 인용 출처가 읽기 쉽다는 이유로 보고서의 내용을 더 신뢰하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보고서를 검토한 리더는 논리적인 주장에 의해 설득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용보다는 편안함을 제공하는 사소한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은 직관적 판단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리더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사실에 대해 '내 기억이 맞다'고 확신한다. 머릿속에 생생하게 재연되는 장면들을 거짓이라고 의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원맨쇼에서 벗어나 집단지성으로 조직문화를 혁신해야 하는 이유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2024-10-24 18:17:14'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 OST가 BL 드라마 신드롬을 이어간다. 국내외 영화제 초정을 통해 글로벌 인기를 얻은 '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가 지난 17일 플랫폼 헤븐리에서 단독 공개와 동시에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4일 드라마의 감성을 배가시킬 OST 발매를 알렸다. '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 OST 앨범은 섬세한 감정의 흐름과 진솔한 감정을 담은 총 5개의 트랙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사랑과 내면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번 앨범은 '선재 업고 튀어', '왜 오 수재인가', '시지프스' 등 다양한 드라마 OST에 참여하고 '전상근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 신예영 '우리 왜 헤어져야 해', 백지영 '거짓말이라도 해서 널 보고 싶어' 등을 히트시킨 프로듀서 DOKO(도코)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영화 '사채소년', '어쩌면 우리가 헤어졌는지 모른다'의 OST와 드라마 '남과 여', '더 게임'등에 참여한 감성 싱어송라이터 Gogang(고갱)의 프로듀싱이 만나 역대급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다채로운 감성의 곡들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조환지, 걸그룹 유니코드의 유라, Gogang이 가창에 참여해 흔들리는 감정과 설레는 순간을 담아내며,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고, 작품 안에서의 로맨틱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연출 극본 황다슬, 제작 스튜디오 힘, 에너제딕 컴퍼니)'는 사고 치고 자퇴한 태권도 특기생 '주영(배우 이선)'과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범생 '도회(배우 김누림)'가 열여덟에 만나 오해로 인해 헤어졌다가 어른이 되어 다시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편, '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 OST는 오는 24일 정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스튜디오힘
2024-10-22 14:53:29【 수원=장충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8대 78이라는 의석수를 나눠 가진 '여야 동수'로 시작한 제11대 경기도의회가 74대 76, 77대 76으로 엎치락뒤치락하다 후반기에 다시 76대 76으로 동수를 이뤘다. 그러나 여야 동수의 반복은 팽팽한 기싸움으로 이어져 모든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양당 모두 처음 겪는 여야 동수 상황에서 '협치'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후반기 도의회는 K-컬처밸리 행정조사 특별위원회 파행, 10년 만의 인사청문회 무산 등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결국 '직무유기'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엎치락뒤치락 '기막힌 여야동수'2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민주당 고(故) 김판수 도의원의 공석으로 경기도의회가 또다시 여야 동수를 이뤘다. 현재 도의회 의석수는 민주당 76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이다. 2022년 7월 출범한 제11대 경기도의회는 개원 이후 처음으로 '여야 동수'라는 기막힌 결과로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다수당이 사라진 양당체제에서 누가 우위를 선점할지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오갔다. 전반기 도의회의 경우 국민의힘의 내분으로 민주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후반기 도의회는 새로운 양당 대표단 선출 등을 원점에서 시작하고 있다. 도의회의 여야 동수 역사는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다. 처음 78대 78이었던 의석수는 지난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계기로 한때 변화를 겪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의원 2명과 지병으로 별세한 의원 1명 등 모두 3개 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됐으며, 국민의힘에서 1석, 민주당에서 2석 등이 줄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이었던 도의원 2명이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하면서, 여야 동수는 민주당 74명, 국민의힘 76명으로 바뀌며 국민의힘이 제1당이 됐다. 하지만 4·10 총선 결과, 보궐선거 3개 선거구 모두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77대 76으로 다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바뀌었다. 1석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후반기 도의회에서도 의장을 배출하며 남은 임기를 시작했지만, 투병 중이던 김 전 도의원이 별세하면서 의석이 1석 줄었다. 돌고 돌아 결국 76대 76이라는 여야 동수가 또다시 맞춰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별세한 김 전 도의원의 지역구인 군포4선거구와 지난 4.10 총선 과정에서 뒤늦은 사퇴로 공석이 된 성남6선거구 등 2석의 경우 내년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도의회 여야 동수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재명 증인채택 갈등…K-컬처밸리 특위 파행경기도의회 여야 동수가 '저주'로까지 표현되는 이유는 힘의 균형이 불러온 갈등 때문이다. 우선 경기도 최대 현안인 K-컬처밸리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운영을 둘러싼 파행만 봐도 그렇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0㎡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는 지난 6월 28일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2016년 5월 체결한 'K-컬처밸리 사업 기본협약'을 해제하고 공영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 전체 공정률이 3%에 불과했기 때문이지만, 이후 고양시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따라 도의회는 9월 23일 '경기도 K-컬처밸리 사업협약 부당해제 의혹 행정사무조사'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하고, 검증에 나섰다. 특위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7명씩 모두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오는 12월 21일까지 90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도가 K-컬처밸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주관 '민관합동 PF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 중재안과 관련한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결과 통보 전에 협약 해제를 한 이유, CJ라이브시티가 주장하는 전력 미공급 등 공사 지연 책임소재 문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특위는 회의 2번 만에 증인 채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파행됐다. 국민의힘에서 전임 지사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도지사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양당은 증인채택에 대한 논의를 나중에 하는 것으로 특위 운영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살아 있는 상태다. ■10년 만에 인사청문회 무산…직무유기 비판여야 동수의 부작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의회 여야가 K-컬처밸리 특위 운영을 두고 싸움을 벌이는 동안 경기도의료원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후보자들에 대한 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10년 만에 무산됐다. 도의회의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는 2014년 9월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최초로 도입됐다. 도의회는 지난달 29일 도가 요청한 경기도의료원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지 못하고 처리 기간을 넘겼다. K-컬처밸리 사업 협약해제 문제로 인사청문회가 뒷전으로 밀린 데다, 인사청문특위 구성 등 청문회 관련 조례 개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특위 위원 선정에 대한 당내 갈등 등이 겹치며 2개 상임위원회 모두 의사일정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불구하고 양당은 각각 성명을 내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이로 인해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갈등으로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것은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 파행 속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8일 경기도의료원장에 이필수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에 김민철 전 국회의원을 검증 없이 임명했다. jjang@fnnews.com
2024-10-20 19:02:03"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75년간 동업해온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격화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전반적 관전평이다. 양측이 공개매수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가 3조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반격을 가하면서 사태는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같은 과열 양상에 루머와 비방전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기업가치와 무관한 극단적 '쩐의 전쟁'이라고 진단한다. 국내 기업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향후 고려아연과 유사한 사태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10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안효섭 한국ESG연구소 본부장으로부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교훈과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시사점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우선 공개매수 규모에 있어서 앞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최대 2조원 이상은 국내에서 역대 최대다. 향후 법원 결정에 따라 공격과 방어에 동원될 자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만큼 국내 사모펀드 시장 사이즈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두 번째는 영풍의 장씨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 간의 '오월동주'가 적대적 대립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이 배경에는 분쟁의 당사자 간 세대와 문화 차이, 그로 인한 경영방식의 이견이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제련업체이면서 가장 높은 금속회수율을 자랑한다. 동시에 2차전지 핵심소재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국가산업에 속하는 업체다. 사모펀드의 공개매수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나, 이러한 국가 중추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 ▲안효섭 한국ESG연구소 본부장=공개매수 기간 자기주식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 가능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자 시사점이다. 지난 2일 법원은 가처분 기각 결정에서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자본시장법 관련 법 해석에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대상 회사가 자기주식을 활용하는 데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K밸류업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평가한다면. ▲류 대표=이번 고려아연의 경우 50년 유산을 지키려는 측과 그에 도전하는 가문 간의 공격과 방어이기에 기업가치와 무관한 극단적 '쩐의 전쟁' 양상을 띠고 있다. 이 경우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부담하지 않아도 될 다양한 경영차질, 불요불급한 비용 증가 등으로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내재가치와 무관한 주가 폭등은 이후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안 본부장=통상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양 당사자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향상에 부합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일반주주를 설득하려 한다. 치열하게 진행되는 이 과정을 통해 고려아연의 밸류업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거버넌스와 관련, 앞으로의 과제는. ▲류 대표=기업 거버넌스의 핵심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전문적 식견, 경험 등을 갖췄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또 설령 전문성을 갖춰도 회사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면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환경부·국세청 출신 전직 관료 등으로 구성된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은 아쉬움이 있다. 향후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사외이사로 구성을 확대하고, 사외이사진을 재편하는 것이 기업 거버넌스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안 본부장=강화되고 있는 주주권에 비해 정작 우리나라 주주총회는 주주권익 보호에 미흡한 게 사실이다. 주총 소집공고를 주주총회 2주 전인 현재보다 몇 주 앞당기고, 주총 개최 시기도 연중으로 분산하는 게 필수적이다. 또 기업들은 감사 보고서를 지금보다 더 빨리 공시해야 한다. 주총 시기뿐 아니라 연중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마음껏 궁금증을 해소하고 건설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다른 경영권 분쟁과 비교할 때 투자은행(IB), 재계에 던지는 화두는. ▲류 대표=우리나라도 기업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창업주나 2세들이 사망하거나 은퇴하게 된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3~4세나 주요 주주 간 결속력이 약화되고, 동시에 경영전략 및 이해관계 등에서 이견이 자주 노출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고려아연과 유사한 분쟁이 더욱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배주주의 경영성과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횡령, 배임 등 위법적 행위에 연루될 경우 사모펀드나 IB들은 비지배 주요주주와 접촉을 통해 적대적 공개매수 등을 부추기거나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거버넌스, 자기자본비용(COE) 등을 최우선에 두는 경영을 해야 한다.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가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과 견해는. ▲류 대표=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83만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고평가된 주가라고 할 수 있다. 양 측의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공개매수 경쟁으로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무관한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 향후에도 양측의 대결 양상에 따라 그 변동성이 폭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정상적 시장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과 그에 가담한 투자자들의 결말은 주가 폭락과 대규모 투자손실이다. 이에 대한 가장 효과적 수단 중 하나로 하루속히 자본시장 내 '효율적 공매도' 시스템을 정착키고 운영해야 한다. ▲안 본부장=보통 공개매수 가격이 공개매수 직전 주가보다 높게 책정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경영권 분쟁이 어느 일방의 승리로 결론이 날 무렵 무섭게 오르던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공개매수 시 주가 변동성에 대한 간접적 보완책으로는 현재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주목해야 한다. ―SK·소버린 사태와 고려아연 사태의 차별점은. ▲류 대표=먼저 소버린은 100% 외국계 헤지펀드라는 점에서 국내 사모펀드인 MBK와 다르다. 또 소버린은 당시 분식회계 사태로 인해 자산가치 미만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SK글로벌 지분 14.99%를 매입했지만, 고려아연의 경영상황은 SK와 달리 비교적 정상적인 상황이며 주가 역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없다. ▲안 본부장=먼저 MBK 측은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은 것으로, 단독으로 SK그룹 경영권을 노린 소버린과는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소버린 사태와 달리 소액주주가 고려아연 경영진 손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사모펀드가 경영권 분쟁에 주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나.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나올까. ▲류 대표=국내는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이 많고, 세대교체가 계속 이뤄지면서 주요 주주 간의 경영전략이나 방침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들을 활용해 자금동원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사모펀드들은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교체 시도, 특정 주주와 결탁한 공개매수 후 주주 간 협약에 의한 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투자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 역시 높다. ▲안 본부장=국내 다수 기업에서는 최근 창업자의 3~4세로 경영승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속·증여 부담 등으로 오너 일가 지분율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한 사모펀드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도 행동주의 펀드가 추구하는 전략과 거의 유사한 방법으로 관여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류 대표=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두 가지만 첨언하고 싶다. 먼저 한국적 맥락을 감안할 때 이른바 패밀리 경영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본다. 사모펀드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주주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반면, 패밀리 경영은 더 장기적이며 주주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경영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장씨 일가가 경영을 맡았던 영풍은 과거 ESG 관점에서 사건·사고에 연루된 바 있다. ESG를 표방하는 투자자들은 이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안 본부장=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내부갈등을 넘어서 기업의 경영안정성과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다. 경영권 분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두 회사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양 회사 이사회의 대응과 주가 변동을 살펴봐야 한다. 향후 이 사태의 해결 여부와 그 과정에서 나타날 변화는 고려아연의 주가와 경영권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강구귀 김경아 기자
2024-10-10 18:02:45[파인낸셜뉴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공지능(AI)이 인간 문화의 구성 요소인 텍스트, 소리, 이미지를 '해킹'했다고 주장한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학습해서 유사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상황과 관련, 문화의 주체인 인간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문화 영역에 있어서 AI의 위험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입법이나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연합(EU)인공지능법이 그 제안 이유(recitals)에서 차별금지와 공정성 확보를 위한 문화적 다양성 정도를 언급하는 정도다. 이에 대한 경고 신호로, 최근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모델 붕괴'와 '기계문화'라는 개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5월 구글 딥마인드의 일리아 슈마일로프(Ilia Shumailov) 등 연구자들이 온라인 논문 공유집 아카이브(arxiv.org)에 '반복의 저주(The Curse of Recursion)'란 제목의 논문을 공유했다. 한 AI 모델이 생성한 데이터를 다른 AI 모델이 학습하는 일이 반복되면, 차츰 데이터의 다양성이 없어지고 진본에서 멀어진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생성형 AI의 이런 치명적 문제를 '모델붕괴(model collapse)'라고 명명했다. 저자들은 생성형 AI 같은 고도의 시스템 능력과 인간이 생성한 콘텐츠의 진정성이 균형있게 보장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창의력과 상호작용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브링크만(Levin Brinkmann)과 라완(Iyad Rahwan)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말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비어(Nature Human Behavior)에 '기계 문화'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기계문화는 생성형 AI와 같은 지능형 기계가 생성하거나, 매개하는 문화적 정보를 뜻한다. 지능형 기계는 변이, 전파, 선택이라는 문화적 진화 과정을 변형시킨다. 지금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덕분에 나름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들이 있고, 콘텐츠의 다양성도 확보된다고는 하나, 법적 규제와 소수 기업의 시장지배력 때문에 소수의 AI 모델들만 남게 된다면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문화적 다양성은 소멸되고 소수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글로벌 기계문화를 형성하려 할 것이란 얘기다.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의 소멸은 한 AI 모델이 생성한 데이터를 다른 AI 모델이 학습하는 과정이 반복될 때 심화된다. 저자들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비적인 증거로 슈마일로프의 모델붕괴 논문을 인용했다. 이 논문은 모델붕괴와 상반된 가능성으로서 AI 모델이 잠재적으로 야기할 수 있는 '바벨탑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AI 모델이 사용자 개개인의 세계관을 따르고 강화되는 과정을 통해 지나치게 개인화된다는 우려다. 이 경우, 인류가 공유해 온 세계관이 역사상 유래없이 분열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모델은 계속적으로 사용자의 선입견을 반복하고 확인해 준다. 그 결과 사용자는 AI 모델이 만들어 준 이념적, 문화적 동질성의 반향실(echo chamber)에 고립된다. 저자들은 창세기의 바벨탑처럼, 인간이 만든 AI 모델이 인간 상호간 소통을 단절시키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AI 거버넌스 논의에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인간 중심 인공지능(Human-centered AI, HCAI)'이다. 여기서 '인간 중심'이란 개념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양한 뜻을 가진다. 문화의 영역에서는 AI 모델의 사용자이자 혁신의 수혜자인 인간이 '문화적 인간(Homo Culturalis)'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운영되는 AI 거버넌스를 뜻한다. 슈마일로프의 주장처럼 한 AI 모델이 생성한 콘텐츠가 다른 AI 모델에 학습되면서 합성 데이터가 확대 재생산되는 생태계는 곧 문화적 다양성을 상실할 위험이 크다. 그 결과는 인간성이 배제된, 기계문화가 지배하는 생태계다. HCAI 관점에서는 AI가 생성한 창작물이 문화 영역의 지배적 콘텐츠가 될수록 인간의 독자적 창작물 또는 인간이 AI를 활용해 고품질로 생성한 창작물의 가치가 커진다. 인간의 창의성이 반영된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이 문화의 퇴보를 막고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현재 미국의 여러 법원에서 오픈AI 등 AI 개발사들에 대한 작가들과 콘텐츠 소유자들의 저작권 침해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적 판단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문화적 다양성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 창작자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AI 개발사들이 그들의 창작에 대한 보상체계를 만드는 것이 매우 타당하다. 인간의 창의성이 생태계에 유입될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창작물이 AI 모델에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문화 생태계라야 지속가능성이 있다. 박성필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7-26 17:19:05여야가 6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공식 발표를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원 개발 사기극'을 운운하며 검증을 벼르자, 국민의힘은 산유국이 될 수도 있다는 국민적 염원에 찬물을 끼얹지 말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뜬금없는 산유국론, 잘 챙겨 봐야겠다"며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 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밝혔다. 호주 석유 개발 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 사업에 대해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서다. 이 대표는 "성공 확률 최대 20%,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면서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 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 투자자 대량 손실도 걱정"이라며 "잘되기를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다.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열어 영일만 탐사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이 출렁거렸다.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며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 전환 정치쇼'에 국민이 희망의 널뛰기를 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 자원 개발 대국민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 시추를 강행한다면 관련 공직자들은 형사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중대한 국가적 사업에 야당이 국정 동반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당리당략적인 태도만 보인다고 맞섰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국가적으로 역량을 모아야 할 일에 연일 '뻥통 박정희 시즌2', '탄핵만답이다', '산유국들이 비웃고 있다', '희망 사기' 등 막말을 퍼붓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정의 동반자로서 힘을 싣지는 못할망정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만 한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 데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할 수 있나"라며 "민주당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오로지 실패만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 행여 성공하면 그 공이 윤석열 정부에 돌아갈까 걱정하며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그들"이라며 "지금은 정쟁과 당리당략만을 위한 '저주의 굿판'을 벌일 때가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산유국 진입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
2024-06-06 18:05:42[파이낸셜뉴스] 여야가 6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공식 발표를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원 개발 사기극’을 운운하며 검증을 벼르자, 국민의힘은 산유국이 될 수도 있다는 국민적 염원에 찬물을 끼얹지 말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뜬금없는 산유국론, 잘 챙겨 봐야겠다”며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 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밝혔다. 호주 석유 개발 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 사업에 대해 가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서다. 이 대표는 "성공 확률 최대 20%,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이라면서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 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 투자자 대량 손실도 걱정"이라며 "잘되기를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다.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열어 영일만 탐사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표 이후 주식 시장이 출렁거렸다.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며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 전환 정치쇼'에 국민이 희망의 널뛰기를 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 자원 개발 대국민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 시추를 강행한다면 관련 공직자들은 형사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중대한 국가적 사업에 야당이 국정 동반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당리당략적인 태도만 보인다고 맞섰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국가적으로 역량을 모아야 할 일에 연일 '뻥통 박정희 시즌2', '탄핵만답이다', '산유국들이 비웃고 있다', '희망 사기' 등 막말을 퍼붓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정의 동반자로서 힘을 싣지는 못할망정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만 한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한 데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할 수 있나”라며 “민주당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오로지 실패만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 행여 성공하면 그 공이 윤석열 정부에 돌아갈까 걱정하며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그들"이라며 "지금은 정쟁과 당리당략만을 위한 '저주의 굿판'을 벌일 때가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산유국 진입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
2024-06-06 15:52:16[파이낸셜뉴스] 키즈카페 직원이 자신의SNS에 아이들의 사진과 저주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재 논란 중인 키즈카페 직원 인스타(그램) 스토리’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소개한 A씨는 최근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소풍 겸 키즈카페에 다녀왔다고 한다. 그는 우연히 키즈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남긴 글을 봤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스토리는 인스타그램에 사진, 영상 등을 올리고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단발성 게시물이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키즈카페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과 키즈카페 직원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문구가 담겼다. 키즈카페에서 단체복을 입고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위로 ‘개xx 저출산 맞냐고 xx 저주할 거야’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 직원은 또 키즈카페 예약 일정을 올려두고는 ‘110명 예약 가보자고~ ㅋㅋ오다가 교통사고 나라‘라고 적기도 했다. A 씨는 “너무 화가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쭙는다”며 “(직원은) 당연히 아기들 얼굴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상태로 SNS에 올려놨으며 제가 올리는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 직접 한 거다”라고 했다. 해당 게시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애가 싫으면 키즈카페에서 일을 안 하면 된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 저런 말을” “하소연이나 투정을 넘어선 악담 아닌가” “애들 상대로 화풀이하지 말고 때려치워라”, “정신 나간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키즈카페 측은 ”학부모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해당 글을 올린 직원은 현재 연락두절인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05 08:2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