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룬코리아가 서비스 할 예정인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천자전기온라인'에 유명 성우가 참여하여 게임 사운드에 참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녹음 과정에는 나루토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맹활약을 펼친 홍범기, 한채언 성우와 결계사, 펭귄의 문제 등에 참여한 소정환, 김국진, 이호산 성우가 참여해 '천자전기온라인'의 캐릭터 감정 연출, 음성 가이드 녹음 등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녹음 작업은 '테라', '크레이지아케이드', '아크로드' 등 국내 유수의 게임 음악과 사운드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라퓨타뮤직'과 수준 높은 게임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또 천자전기온라인'과 함께한 성우들의 기념 인사말도 확인할 수 있다. 각자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특색 있는 목소리로 게임 회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호산 성우는 "실제로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겁게 녹음했다"며 "얼마 남지 않은 테스트 많이 기대해 주시고 많이 사랑해 달라"고 녹음 참여 소감을 전했다. 한편 '천자전기온라인'는 대만 '차이니즈게이머'에서 개발한 정통 무협 MMORPG로 중화권 최고의 만화 작가 '황옥랑'의 인기 만화를 소재로 제작해 오는 4월 5일 첫 번째 비공개시범서비스(CBT)를 시작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2-03-28 19:19:23[파이낸셜뉴스] 최근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90%를 넘었다. 지금은 별로 이슈화되지 않고 있지만 백신 접종 초기에는 길랭바레증후군, 뇌정맥동혈전증(CVST), 비장정맥혈전증, 복부혈전, 모세혈관누수증후군'(SCLS) 등이 백신 부작용으로 언급됐다. 이같은 부작용은 전신 건강이 나빠 생기는 측면도 있고 자가면역질환의 성격을 띠며 유발되기도 한다. 예컨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길랭바레증후군이나 하지정맥류 환자를 혈액을 현미경 사진을 통해 보면 엽전 꾸러미처럼 적혈구가 연결된 현미경 사진을 '연전 현상'이 관찰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대부분의 연전 현상은 일시적이고 과로나 스트레스 등이 해소되면 정상으로 회복된다"며 "그러나 혈액의 연전현상이 발생해 지속되는 경우 적혈구의 산소운반 능력이 떨어져 에너지가 저하되고 빈혈과 비슷하게 피로감과 무기력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전현상은 혈구 외곽의 음전하가 사라져 척력 대신 인력이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대부분 다발성골수종과 같은 악성 혈액질환이나 아주 오래된 만성 염증에 의해 나타난다"며 "길랭바레증후군 환자에서 흔히 발견되고 하지정맥류의 경우 초창기라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소멸되지만 장기화될 경우 연전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는데 적혈구의 연전 또는 융합은 전반적인 생체기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자가면역질환은 적혈구 또는 세포가 건강하지 않으면 초래될 확률이 높아진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도 자가면역질환의 한 양태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혈액과 세포의 기능이 원활하면 백신 부작용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길랭바레증후군은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 신경병증으로도 부른다. 신경에서 염증(다발신경염)이 발생하고 근육이 약해지며 종종 프랭크 마비비(frank paralysis)로 진행되기도 한다. 발병 후 모든 연령에서 남녀 구별 없이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데 매년 10만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 길랭바레증후군은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신경의 밖을 싸고 있는 수초라고 불리는 조직이 파괴돼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말초신경계 손상은 자가면역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환자가 증후군이 나타나기 1∼3주 전에 감기를 포함한 호흡기질환 또는 가벼운 위장질환이 선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는 예방 접종, 외상 혹은 수술 이후 발병하기도 한다. 길랭바레증후군은 말초신경 중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신경에 염증성 병변이 생길 경우 주로 하지에서 시작해 몸통과 팔로 올라오며 숨 쉬는 데 필요한 호흡근과 얼굴근육이 둔감해지거나 마비되는 상행성 마비를 보인다. 감각이상, 무감각, 저리거나 찌르는 것 같은 느낌, 피부 밑으로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 통증 등이 동반된다. 또한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는 내장근육이 약해져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질 수 있고 심장근육이 영향을 받으면 빈맥이나 서맥이 나타나며 고혈압이나 체위성 저혈압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밖에 체온 변화, 눈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에 영향을 받는 시력 변화, 방광기능 이상 등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백신 접종 후 부작용으로 길랭바레증후군이 보이면 즉시 검진에 들어가도록 한다. 심부건반사(deep tendon reflex, DTR)인 무릎반사가 소실돼 있는지 예진해본다. 확진을 위해서는 요추천자를 통한 뇌척수액검사와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등이 필요하다. 다른 신경계질환과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정밀 영상촬영 검사나 혈액을 통한 병리검사, 신경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길랭바레증후군의 경우 혈장분리반출술 또는 면역글로불린 주사, 면역억제제 등의 치료가 이뤄지지만 근본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전기자극치료가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영기 원장은 "길랭바레증후군을 초래하는 혈구세포와 면역세포의 자가면역반응을 피하기 위해서는 혈구세포가 건강해야 하는데 전기자극을 통해 혈구세포가 건강해지면 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신 전기자극요법인 호아타요법은 전압은 아주 높되 전류의 세기는 약한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침투시킨다. 병변 부위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마비된 세포의 대사가 촉진되고 신경이 회복되면서 세포의 정상화가 이뤄진다. 심영기 원장은 "하지정맥류나 길랭바레증후군은 모두 세포가 건강하지 않아서 생기고 혈관 또는 혈구의 취약함으로 연관된다"며 "호아타요법의 시행과 함께 레몬즙 같은 알칼리성 식단으로 식사를 하고 스트레스 완화 등 생활습관 개선 등을 병행하면 신속하고 근본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1-10-09 14:00:25[제주=좌승훈 기자]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觀艦式)이 10일 서귀포시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개막됐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미국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을 비롯해 러시아 바랴그함, 호주 멜버른함, 인도네시아 범선 비마수치함 등 12개국 19척과 우리 해군 함정 24척 등 함정 41척과 항공기 24대가 참가한다. 외국 해군 대표단도 46개국이 참가한다. 국제관함식의 하이라이트인 해상사열은 11일 제주 남방해역에서 펼쳐진다. 이번 해상사열에 참가하는 외국 함정은 17척이다. 당초 예정됐던 외국 함정 중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인 '욱일기' 게양 문제로 논란이 된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불참을 결정했고,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인 정저우(鄭州)함을 보낼 예정이던 중국도 해상 사열에 군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이번 해상사열에는 우리 해군의 최영함(DDH-Ⅱ, 4400톤)이 선두에서 외국함정을 인도하며, 이어 국가별 알파벳 순서로 사열에 참가한다.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은 함정 크기상 가장 끝자리에 위치한다. 인도네시아 해군 범선은 함정 특성상 항 인근에서 별도로 사열을 실시한다. 해상사열이 진행되는 이날 군(軍)의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단상을 채운다. 광복군과 창군원로를 비롯해 모범장병, 사관생도 등이 자리를 함께한다. 해군은 '민군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강정마을 주민과 국민사열단에 선정된 일반국민 500여명도 참석한다고 밝혔다. 좌승함(座乘艦)은 일출봉함(LST-Ⅱ, 4900톤)이, 시승함(試乘艦)은 독도함(LPH, 1만4500톤)과 천자봉함(LST-Ⅱ, 4900톤)이 맡는다. 해군은 이번에 보다 많은 국민들이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을 참관할 수 있도록 예년과 달리 2척의 시승함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형 상륙함 일출봉함은 제주 성산일출봉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번 국제관함식의 제주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좌승함으로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독도함과 천자봉함은 해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시승함으로 선정됐다. 해상사열은 우리나라 함정·항공기 해상사열, 특전단 요원 고공·전술강하, 외국군함 해상사열, 우리나라 공군기 축하비행 순으로 진행된다. 해상사열의 선두는 해군 P-3 해상초계기 5대가 이끈다. 이어 해상작전헬기인 AW-159와 링스(Lynx) 헬기, 해상기동헬기 UH-60과 해경헬기가 통과한다. 국내 함정 사열은 율곡이이함(DDG, 7600톤)을 시작으로 함형별 크기 순으로 이뤄진다. 해군과 해경 함정, 해양대학 실습선, 관공선 등 17척을 비롯해 잠수함도 해상사열에 참가한다. 214급 잠수함인 홍범도함(SS-Ⅱ, 1800톤)과 209급 잠수함인 이천함(SS-Ⅰ, 1200톤)이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다. 이어 해군 특수전전단 특전요원의 고공·전술강하 시범이 펼쳐진다. 고공 강하는 7명의 특전요원이 육군 UH-60 헬기를 타고 고도 6000피트(1.8km) 상공에서, 전술 강하는 21명의 특전요원이 육군 CH-47 시누크헬기를 타고 고도 1250피트(381m) 상공에서 목표 해상으로 착수하게 된다. 해상사열 끝 순서로는 공군 전투기 F-15K와 KF-16 편대가 축하비행을 한다. 한편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관함식은 1998년 진해, 2008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제주 국제관함식 첫 행사로는 10~11일 제주해군기지 대강당에서 '2018 함정기술세미나 및 해양무기 학술대회'가 마련되고 있다. 이는 국제관함식과 연계해 방산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함정 견학과 함께 함상 문화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도 준비돼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8-10-10 16:20:14조선왕조의궤-성상태실가봉석란간조배의궤(표지) 문화재청은 '조선왕조의궤'등 10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조선왕조의궤'는 조선왕조에서 길례(吉禮)·흉례(凶禮)·군례(軍禮)·빈례(賓禮)·가례(嘉禮)를 비롯한 여러 대사(大事)를 치를 때 후세의 참고를 위하여 그와 관련된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자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의궤는 태조 때 최초로 편찬하기 시작하여 일제강점기까지 계속되었으나, 조선 전기 의궤들은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모두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한 것이다. 조선왕조의궤는 제작 방식에 따라 손으로 쓴 필사본(筆寫本)과 활자로 찍어낸 활자본(活字本)으로 구분할 수 있고, 열람자에 따라 임금이 보는 어람용(御覽用)과 춘추관·지방 사고(史庫) 등에 보관하기 위한 분상용(分上用)으로 나누어진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조선왕조의궤 1760건 2756책은 일제강점기 이전에 제작된 의궤로서 어람용 의궤, 분상처가 확인되는 분상용 의궤, 분상처가 확인되지 않는 의궤 중 필사본 등이 해당된다. 조선왕조의궤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조선만의 독특한 전통으로서, 예법을 중시하고 기록을 철저히 보존하려는 조선 시대의 우수한 기록문화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으며,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는 1307년에 작가 노영(魯英)이 흑칠한 나무 바탕 위에 금니(金泥, 아교에 갠 금박가루)로 그린 금선묘(金線描) 불화이다. 앞면에는 아미타여래와 팔대보살을 표현하였고, 뒷면에는 고려 태조가 금강산 배재(拜岾, 절고개)에서 담무갈보살에게 예경(禮敬, 경건한 마음으로 예를 드림)하였다는 전설을 그렸다. 앞면은 엄격한 상하 2단 구도, 섬세하고 우아한 귀족적인 인물표현과 유려한 선묘, 단아한 형태미를 기반으로 하는 고려불화의 특징을 잘 담았고, 뒷면은 뚜렷한 윤곽선과 치형돌기(齒形突起, 산의 윤곽선 바깥쪽에 이빨 모양으로 돋아난 부분), 침형세수(針形細樹, 나무를 바늘 모양으로 표현하는 기법) 등에서 북송대 이곽파(李郭派) 화풍을 반영하였다. 고려 시대 사경화(寫經畵, 불교 경전의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 그림)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금선묘 기법과 높은 완성도, 작가와 조성연대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고려 불화와 산수화풍 연구에 있어 가치가 높은 자료이다. '구례 천은사 삼장보살도'는 1776년에 천은사 대법당(극락전) 중단(中壇)에 봉안하기 위해 화련(華連) 등 14명의 화승(畵僧)이 제작한 것이다. 삼장보살도는 수륙재와 관련된 불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중기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여 16세기 이후 많은 수의 작품들이 남아 있다. 천은사 삼장보살도는 18세기 후반기 불화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현존하는 삼장보살도 중 유일하게 화기(畵記) 란에 흰색 글씨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낱낱이 기록해 놓아 삼장보살의 도상(圖像)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구례 천은사 관세음·대세지보살좌상'은 보살상의 복장(腹藏, 불상을 만들 때 뱃속에 봉안하는 사리 등의 물건)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에 따르면 태능(太能)과 영원(靈源)의 발원으로 조각승 현진(玄眞)을 비롯한 5명의 조각승들이 1614년 6월에 조성한 불상이다. 이 2구의 보살상은 중생을 닮은 듯 실재감 있는 얼굴, 힘 있는 선묘, 늘씬한 비례감을 갖춘 17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은 2012년 6월 석탑의 해체 수리 시 지대석 윗면에 마련된 사각형 홈에서 발견된 것이다. 불감(佛龕)은 지붕의 네 면의 모를 죽인 녹정형으로, 정상에는 2개의 고리가 달려 있고, 중앙 벽면에는 타출(打出) 기법(금속의 안팎을 두드려 문양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기법)으로 아미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장엄하게 나타내었으며, 문비(門扉, 문짝)에는 역동적인 금강역사가 지키고 서 있다. 불상은 모두 7구인데, 아미타여래·관음보살·대세지보살로 구성된 삼존상과 2구의 여래와 관음·지장보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불상들은 여말선초 때에 원·명대 라마 불교 양식을 수용하여 제작된 외래적 요소가 강한 불상들로, 외래 양식의 전래와 수용 과정을 살필 수 있어 중요하다. 또한, 출토지가 분명한 곳에서 불감과 7구의 불상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서울 흥천사 금동천수관음보살좌상'은 42수(手) 천수관음상으로, 1894년에 작성된'흥천사사십이수관세음보살불량시주'현판 기록을 통해 늦어도 19세기부터는 흥천사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수관음신앙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성행하였으나 불상으로 제작된 예는 극히 드물다. 이 천수관음보살상은 가늘고 긴 신체 위에 표현된 정교한 영락장식, 화려한 문양이 투각된 원통형의 보관(寶冠), 보발(寶髮)의 가닥이 섬세하게 새겨진 보계, 신비감이 드는 얼굴 등에서 고려 중·후기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천수관음보살상은 고려~조선 초에 제작된 매우 드문 예로서 천수관음 도상과 관음신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익재난고'권6~7 및 '역옹패설'은 고려 시대 말기의 대표적인 문신이자 학자인 익재(益齋) 이제현이 지은 책이다. '익재난고'권6~7은 시문집으로 전 10권 가운데 2권 1책본이며, '역옹패설'은 시문평론집으로 4권 1책본이다. 이들 판본은 1432년에 강원도 원주에서 판각한 목판에서 인출(印出)한 목판본으로서, 조선이 개국한 지 40년이 지난 후임에도 고려의 국왕과 원(元)의 천자를 높이기 위한 개행(改行)과 간자(間字)의 방식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고, 고려본의 문집에서 자주 보이는 행초(行草)의 혼용, 그리고 같은 자가 반복될 때에 쓰이는 기호인 '· '표도 자주 쓰이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한문학연구와 서지학연구의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퇴계선생문집'및'퇴계선생문집목판'은 퇴계 이황의 학문적 성과를 집성한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더욱이 그 내용의 풍부함이나 분량의 방대함, 그리고 이를 편집하고 간행하는 과정에서 구축한 문집편집의 방법과 성과는 조선 후기 문집의 편집과 판각의 전범(典範)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퇴계선생문집'은 46권 24책(본집 45권 23책, 별집 1권 1책)으로 경자년(1600년) 초간본이며, '퇴계선생문집목판'은 752매(본집 709매, 외집 15매, 별집 28매)로서 초간본을 인출한 목판이다. 한국 문집의 연구와 조선 중기의 목판 인쇄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조선왕조의궤'등 10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5-12-31 09:13:52전상용 교수(왼쪽)가 줄기세포 치료에 성공한 박모씨의 팔 근력을 측정하고 있다. 교통사고 등으로 사지가 마비된 척수 손상환자도 줄기세포 치료로 식사 등 간단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용 교수팀은 목 뼈를 다친 만성 척수 손상 환자 10명에게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 부위에 주입해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 10명 중 3명의 환자가 일상생활이 개선됐다고 2일 밝혔다.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한 박모씨(당시 33세)는 목 부위의 척수손상으로 인해 하반신의 감각과 움직임이 전혀 없게 됐다. 상반신은 감각이 없는 상태였고 팔을 조금씩 움직일 뿐, 냄새도 제대로 맡을 수 없는 사지마비 환자였다. 박씨는 회복을 위해 재활 치료와 중국에서 침 치료를 받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8년 동안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10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자신의 줄기세포를 손상척수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박씨는 수술 1주일 후 치약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됐고 2007년부터 상반신 감각이 돌아왔으며 팔 전체에 힘이 생겨 두 팔을 위로 뻗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손가락 힘이 좋아져 무거운 물건을 잡을 수 있었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음식도 먹게 됐다. 전 교수팀은 박씨를 통해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한 척수손상 부분의 상처(cavity)가 사라지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변화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또 지금까지 보고된 척수손상 치료법은 척추 신경막 내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이 유일했지만, 전 교수팀은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에 직접 찔러 넣어 주입하는 수술 기법을 제시했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10명의 환자는 척수 손상 기간이 최소 1개월에서 최대 8년인 '만성 척수손상 환자'였다. 하지만 6명은 전기 생리학적 변화를, 7명은 MRI상 변화를 나타냈다. 이 중 3명의 환자는 일상생활의 개선을 가져올 만한 팔의 운동기능 향상을 보였다. 일상생활의 개선을 보이지 않은 나머지 7명의 환자 중 3명은 측정상 경미한 팔의 근력 향상을 보였다. 1명의 환자가 부작용을 보였으나, 일시적이고 경미한 감각 이상 이외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박씨의 경우 미국척수손상협회(ASIA)에서 정한 불완전한 감각이 있을 뿐 운동기능이 없는 '척수손상 B등급' 사지마비환자였다. 근력 검사상 손가락 운동 측정이 수축은 가능하지만 능동적 관절 운동이 불가능한 'Ⅰ단계'에서 능동적 정상 관절 운동이 가능한 'Ⅴ단계'로 향상됐다. 팔의 운동능력 향상을 보인 환자 3명의 MRI를 장기적으로 촬영한 결과 손상부위 상처 주위 경계가 없어지고 내부에 길쭉한 실과 같은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변화에 대해 의료진은 신경 조직이 재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줄기세포를 이용한 척수 손상 치료에서 후각세포, 신경섬유초세포 등을 손상된 척수 내로 찔러 넣는 방법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 내로 직접 주입하는 방법은 시도되지 않았고, 인체의 척추 신경막 내로 주입하는 치료 방법만이 보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 동물 실험을 통해 척수 내 직접 주입법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위험성 때문에 사람에게 시도하기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척수 손상 환자에 자가 중간엽 줄기 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 영구적인 부작용이 없고 운동기능 향상에 성공했음을 세계 최초로 보고한 내용"이라며 "향후 척수 손상의 줄기세포 치료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지마비 환자가 아직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는다는 점은 숙제로 남았다. 그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는 입증됐지만 몇몇 환자에게 팔의 일부 힘만 좋아졌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특히 줄기세포의 유전자 조작, 주입되는 줄기세포의 최적량 확립,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급성기 척수손상 환자에의 적용, 지지체의 병용, 치료 후 변화 관찰을 위한 영상 기술 개발 등은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전 교수팀은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만성 척수손상 치료의 3상 임상시험 중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신경외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뉴로서저리(Neuro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상용 교수팀의 치료과정 전상용 교수팀은 우선 중간엽 줄기세포를 환자의 엉덩뼈에서 채취했다. 이후 충분한 세포수를 확보하기 위해 배양을 거쳤다. 전 교수는 척추 후궁절제술로 신경막을 열고 환자의 손상된 척수에 800만개의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했다. 척추 경막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신경막하 공간에 4000만개를 추가로 주입했다. 수술 후 4주와 8주째에는 주사기로 척추 요추천자를 시행해 5000만개를 주입했다. 만성 척수손상 환자의 경우, 척수의 손상된 부위가 안정화된 상태이므로 줄기세포를 혈관 주사나 동떨어진 부위에 주입하면 손상된 부위까지 가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척수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2-05-02 11:11:003중규제, 학교 폭력 연관성 논란 등으로 국내 게임시장이 어수선한 사이 해외게임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게임진흥책 혜택을 받고 급성장한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 물량공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안방시장을 내줄 상황에 처해 있다. 27일 중국 게임회사 관계자는 "중국 게임이 예전에는 짝퉁, 베끼기가 많았지만 최근 규모가 커지면서 개발력과 퍼블리싱 수준이 높아졌다"면서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이나 콘텐츠 숫자를 앞세워 물량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등급 분류를 받은 게임물은 총 5108종이며 이 중 국내 제작 게임이 2114종으로 46.7%를 차지, 전년의 50.3%에 비해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내 유통 게임 10개 중 1개는 중국산 게임이어서 국내 게임사들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11년 게임위에 등급분류 신청을 한 중국 게임은 총 431건으로 2010년 249건에 비해 83% 증가했다. 중국 게임의 국내 진출은 2008년 18건, 2009년 31건이었지만 최근 급증했다. 중국은 인도를 밀어내고 한국.미국.일본에 이어 게임위에 신청한 등급 분류 건수 기준으로 4위에 올랐다. 중국은 인터넷·모바일 등 기술 발전과 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은 2008년 중국에 추월당한 후 더 이상 옛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로 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보다 4.5%포인트 높고 유럽의 15.9%보다는 2배가량 높다. ■중국 게임 국내 공략 거세 중국이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게임 인구가 정체되는 등 성장성이 약화되자 중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2010 중국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34개의 중국 게임업체들이 82개 게임을 해외시장에 선보여 2억3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 시장 규모에 비하면 아직 작은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전년 대비 111%에 달할 만큼 가파르다. 중국 게임업체 쿤룬, 텐센트, 더나인 등이 국내에 진출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런런게임즈, 취유게임즈도 지난해 말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올해 신작을 선보이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이 거세다. 올해 중국 증시 상장을 앞둔 쿤룬은 지난해 쿤룬코리아를 설립하고 중국 게임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한 강호, 천군, 케인랜드 등 4개 게임으로 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쿤룬코리아가 올해 서비스할 게임은 무협 클라이언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3~4종과 웹 MMORPG 4~5종으로 총 8개 이상의 신작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쿤룬코리아가 올해 론칭할 MMORPG 천자전기온라인은 대만에서 동시접속 45만명을 기록한 히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텐센트코리아는 올해 출시할 신작 1~2개를 조만간 확정하고 기존 서비스하는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블래이드앤소울 등의 중국 퍼블리싱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나스닥상장사 더나인의 더나인코리아는 국내 사정에 밝은 한빛소프트 출신 박순우 대표 지휘로 장기적으로 강한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한국 시장에 게임 5종을 론칭하는 더나인코리아는 향후 라인업 확장, 게임포털 제작, 코스닥 상장 등의 복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미세계는 지난해 지스타2011에서 넥슨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시장 본격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 게임지원책에 수준 높아져 중국 게임사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은 저사양PC에서 유리한 웹게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웹게임은 수명이 짧지만 대규모 물량 투입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 한국에서도 물량 승부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게임이 예전에는 짝퉁, 베끼기가 많았는데 최근 개발력과 퍼블리싱 안목이 높아져 천자전기온라인은 대만에서 동시접속 45만명을 기록해 순위 면에서 글로벌 히트작 '와우'를 제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의 좋은 게임이 유입되는 한국 지사들은 2~3년이면 국내 중견게임사들과 견줄 수 있는 매출, 직원 수, 라인업 등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게임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벤처타운 입주 혜택을 주는 등 강력한 진흥 정책으로 게임산업을 장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의 스크린쿼터제처럼 일정 수준의 자국 게임 론칭을 보장하는 게임산업 보호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적절한 규제 이면에 자리 잡은 진흥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문화콘텐츠로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2-02-27 15:10:03“국가를 위해 일하게 된 것도 운명이다.”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사진)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국가최고기술경영자(CTO)로 불리며 R&D를 총괄하는 공직자로 변신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제압해보겠다’는 일념하나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삼성에 입사했을 때도 운명이었던 것처럼, 우리나라 R&D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될 그의 선택 역시 운명적이라는 말이다. 중책을 맡은 지 석 달여.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 미래성장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 기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세계적 석학들에게 고견을 청했고, 촌각을 다투며 변화와 진보를 거듭하는 글로벌 시장의 메인 스트림을 간파했다. 그는 한국을 둘러싼 경제적 역학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의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만의 강점,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 융·복합화를 통한 기술혁명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5대 강국 도약을 위해 인재와 기술, 전략을 국가차원의 큰 틀에서 기획·조율하고 집중화하는 것이 자신과 전략기획단의 역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 단장은 “이제는 세계 5대 기술강국이 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이낸셜뉴스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18일 서울 역삼동 R&D전략기획단 사무실에서 황 단장을 만나 국가 R&D전략 수장으로서의 각오와 청사진을 들어봤다. <대담 : 김용민 정치경제부장> ―우리나라 R&D전략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과 일본, 중국은 우리의 경쟁자이자 벤치마킹 대상이다. 중국은 기초기술에서, 일본은 장인정신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는 응용기술이 강점이다. 기존 것을 계승·계량해서 융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상대적으로 기초기술이 약하거나 창의성이 부족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인재 수는 떨어질지 몰라도 ‘질’로 보면 우수한 인재를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기회와 위기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데 기회요소가 더 있다고 본다. 짧은 시간 동안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로 정보통신(IT), 조선, 자동차, 원자력, 반도체, 휴대폰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근간으로 마켓셰어를 늘려왔다. 하지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확실한 기술혁명이 필요하다. 인재, 기술, 전략 모두 그렇다. 누군가 기획하고 집중화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융복합화의 초기단계다. ―복잡한 R&D체계와 과잉·중복투자가 문제인데. ▲그렇다. R&D 체계가 다소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전체 시스템을 보고 각각 잘 유기적으로 연관되도록 만들겠다. 이것이 정말 필요하다. 기업들은 메가 트렌드다 싶으면 다 몰리게 돼 있는데 R&D 결과는 뻔하다. 전세계를 리드할 기술개발은 어렵고 힘만 들 뿐이다. 하루빨리 R&D의 중복성을 배제하고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지금처럼 단순히 메가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 효과적인 R&D 방안은. ▲우선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해 우리가 못하는 부분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도입해 보완하겠다. 인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 해외자문단을 구상하고 있다. R&D 분야에 경쟁논리가 도입되면 달라질 것이다. 경쟁논리를 도입하고 평가할 때 국내 최고 전문가뿐 아니라 해외자문단을 총망라해 활용하겠다. 어떤 형태든 좋은 결과를 이용할 수도 있고 인재도 쓸 수 있다. 기술을 가져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단계별로 논리를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R&D는 결국 민·관·학의 공조가 관건인데 협조는 문제없나. ▲우선 민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빠쁘다. 그래서 민간기업은 미래 기술개발은커녕 따라가기도 급하다. 협조를 유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도체 관련기업들이 상생해서 성장하는 것은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대·중·소기업 육성전략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바다. 이제까지 학교는 학교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따로 놀았다. 협력하라고는 했지만 중심 매개가 없었는데 전략기획단이 이런 부분을 잘 조율해서 사업화하는데, 먹을거리를 찾도록 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석 달 남짓 일했는데 관료조직과의 협조도 잘될 것으로 본다. 관료들은 이제껏 해오던 업무에 한계를 느꼈고,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조직을 만든 것이다. 전략기획단이 관료조직의 요구를 잘 수렴해서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해결하는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어려울 것도 없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 ―기업들이 따라줄 것으로 보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든 미래의 변환점, 변곡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결국 메가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말이다. 전략기획단은 대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앞서서 만들고, 해외 자문단을 도입하고, 국내 전문가를 집중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국 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국가가 나서서 리스크를 제어하고 대기업의 메가 트렌드 투자를 독려하며 미래의 변곡점을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본래 개성이 강하고, 동기부여가 강하다보니 전부 달려들어 하겠다는 의욕도 강하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활동에 대기업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중견기업이 부족한데 이들이 잘 자리잡도록 환경 조성에도 힘쓸 것이다. 집중화하면 중견기업이 육성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정부가 R&D부문을 민간에 넘긴 배경은. ▲2000년에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1등하던 제품이 87개였는데 2007년에는 53개로 줄었다. 1등 품목 국가 순위도 13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과거에는 상당히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보면 지수에 떨어지는 품목들이 눈에 보인다. 먹을거리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R&D에 경쟁논리는 없었다. 나눠먹기식이었다. 때문에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을 것으로 본다. 민간기업처럼 투자했으면 반드시 성과를 내는 민간기업의 논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오랜 고민 끝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결단을 내려 그 기능을 전략기획단에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략기획단 운영은 숙제다. 잘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잘 기획해서 서로 다른 기능을 유기적으로 묶어주고 해서 얽힌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갈 생각이다. ―MD 선정했는데 업무분장은. ▲산업 5개분야의 투자관리자를 선정했다. 이들이 과제 발굴부터 평가하고 계획하고 예산을 결정하는 일련의 업무를 맡게 된다. 전체의 최적화를 위한 플랜, 국가 최적화를 위한 플랜을 통해 구조적인 시스템을 갖추면 수십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MD들이 맡은 부분들은 초기부터 융복합화할 산업들이고 대부분 주력산업이다. 자기분야에 대해서는 철저히 맡길 것이다. 초기단계부터 역할분담을 할 것이다. 저는 오픈 마인드로 조정역을 할 예정이다. ―우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이 많다. 해법은. ▲젊은 연구원들은 대우도 중요하지만 서울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연구원들이 자신이 유익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큰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덕연구단지의 경우 비록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떨어져 있지만 출연연구소, 기업연구소, 기업이 모여 있어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번 기회에 출연연구소 연구자들의 연구 의식을 확 바꿔볼 생각인데 이를 위해서는 돈보다도 연구환경을 구축해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순수 기술개발보다는 사업성(응용기술) 있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고객 없이 상품화됐던 기초원천기술도 이제는 고객과 시장을 염두에 둬야 훨씬 더 독창적인 원천성을 갖게 된다. 기초원천기술은 (지원을) 줄이고 사업성이 강한 응용기술의 비중을 늘린다 하더라도 결국 이렇게 가면 기초원천기술 역시 시장-고객지향적 기술이 되기 때문에 둘다 윈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온리원(Only one)’ 제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한글, 과학기구들, 상감청자, 천자총통 등 우리민족은 역사적으로 뛰어난 것이 많다. 일례로 상감청자를 보자. 중국 송나라로부터 가져온 청자를 파서 메운 상감기법으로 탄생한 입체감은 그윽한 청자의 맛과 색깔을 낸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기술이다. 온리원 제품은 감히 모방할 수 없는 제품을 말한다. 적어도 이 제품에 대해서는 경쟁사들의 추격이나 추월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콘셉트부터가 다른 것이다. 퓨전은 새로운 콘셉트이다. 여러 산업을 초기단계에서부터 융합해보자. 가령 모바일과 반도체, 의료기술을 엮은 제품은 우리만이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이 전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국가적으로 온리원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오랫동안 봐왔고, 검증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와 비전이다. ―반도체 전문가로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전망한다면. ▲최근 몇 년간 반도체는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반도체는 시장보다 기술이 향후 미래 산업을 만들고, 신산업을 융복합화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 된다. 모든 산업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자 융합의 핵심기술이다. 우리는 반도체를 어렵게 발굴, 성장시켰는데 정말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반도체는 국가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앞서가는, 다른 국가들이 넘보지 못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수요 사이클이 있긴 하지만 기술력이 있고 차별화된 제품을 갖고 있으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sykim@fnnews.com김시영기자·사진=박범준기자 ■황창규 단장은..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은 삼성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1978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미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과 인텔 자문역 등을 역임했다. 그가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부터다. 황 단장은 메모리담당 대표이사 부사장과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기술총괄사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전자 반도체를 자타공인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 특히 삼성전자 사장 시절인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법칙'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 반도체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황창규 국가R&D전략기획단장 약력 △57세 △부산 △부산고 △서울대 전기공학과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박사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 △인텔 자문역 △삼성반도체 이사 △삼성전자 메모리담당 대표이사 부사장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 사장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전자 상담역
2010-06-22 22:27:59“국가를 위해 일하게 된 것도 운명이다.”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사진)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국가최고기술경영자(CTO)로 불리며 R&D를 총괄하는 공직자로 변신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제압해보겠다’는 일념하나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삼성에 입사했을 때도 운명이었던 것처럼, 우리나라 R&D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될 그의 선택 역시 운명적이라는 말이다. 중책을 맡은 지 석 달여.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 미래성장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 기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세계적 석학들에게 고견을 청했고, 촌각을 다투며 변화와 진보를 거듭하는 글로벌 시장의 메인 스트림을 간파했다. 그는 한국을 둘러싼 경제적 역학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의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만의 강점,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 융·복합화를 통한 기술혁명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5대 강국 도약을 위해 인재와 기술, 전략을 국가차원의 큰 틀에서 기획·조율하고 집중화하는 것이 자신과 전략기획단의 역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 단장은 “이제는 세계 5대 기술강국이 되기 위한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이낸셜뉴스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18일 서울 역삼동 R&D전략기획단 사무실에서 황 단장을 만나 국가 R&D전략 수장으로서의 각오와 청사진을 들어봤다. <대담 : 김용민 정치경제부장> ―우리나라 R&D전략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과 일본, 중국은 우리의 경쟁자이자 벤치마킹 대상이다. 중국은 기초기술에서, 일본은 장인정신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는 응용기술이 강점이다. 기존 것을 계승·계량해서 융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상대적으로 기초기술이 약하거나 창의성이 부족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 인재 수는 떨어질지 몰라도 ‘질’로 보면 우수한 인재를 갖고 있다. 우리에게는 기회와 위기 요소가 공존하고 있는데 기회요소가 더 있다고 본다. 짧은 시간 동안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로 정보통신(IT), 조선, 자동차, 원자력, 반도체, 휴대폰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근간으로 마켓셰어를 늘려왔다. 하지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확실한 기술혁명이 필요하다. 인재, 기술, 전략 모두 그렇다. 누군가 기획하고 집중화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융복합화의 초기단계다. ―복잡한 R&D체계와 과잉·중복투자가 문제인데. ▲그렇다. R&D 체계가 다소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전체 시스템을 보고 각각 잘 유기적으로 연관되도록 만들겠다. 이것이 정말 필요하다. 기업들은 메가 트렌드다 싶으면 다 몰리게 돼 있는데 R&D 결과는 뻔하다. 전세계를 리드할 기술개발은 어렵고 힘만 들 뿐이다. 하루빨리 R&D의 중복성을 배제하고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지금처럼 단순히 메가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 효과적인 R&D 방안은. ▲우선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해 우리가 못하는 부분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도입해 보완하겠다. 인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 해외자문단을 구상하고 있다. R&D 분야에 경쟁논리가 도입되면 달라질 것이다. 경쟁논리를 도입하고 평가할 때 국내 최고 전문가뿐 아니라 해외자문단을 총망라해 활용하겠다. 어떤 형태든 좋은 결과를 이용할 수도 있고 인재도 쓸 수 있다. 기술을 가져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단계별로 논리를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R&D는 결국 민·관·학의 공조가 관건인데 협조는 문제없나. ▲우선 민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빠쁘다. 그래서 민간기업은 미래 기술개발은커녕 따라가기도 급하다. 협조를 유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도체 관련기업들이 상생해서 성장하는 것은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대·중·소기업 육성전략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바다. 이제까지 학교는 학교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따로 놀았다. 협력하라고는 했지만 중심 매개가 없었는데 전략기획단이 이런 부분을 잘 조율해서 사업화하는데, 먹을거리를 찾도록 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석 달 남짓 일했는데 관료조직과의 협조도 잘될 것으로 본다. 관료들은 이제껏 해오던 업무에 한계를 느꼈고,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조직을 만든 것이다. 전략기획단이 관료조직의 요구를 잘 수렴해서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해결하는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어려울 것도 없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믿는다. ―기업들이 따라줄 것으로 보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든 미래의 변환점, 변곡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결국 메가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말이다. 전략기획단은 대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앞서서 만들고, 해외 자문단을 도입하고, 국내 전문가를 집중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국 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국가가 나서서 리스크를 제어하고 대기업의 메가 트렌드 투자를 독려하며 미래의 변곡점을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본래 개성이 강하고, 동기부여가 강하다보니 전부 달려들어 하겠다는 의욕도 강하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활동에 대기업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중견기업이 부족한데 이들이 잘 자리잡도록 환경 조성에도 힘쓸 것이다. 집중화하면 중견기업이 육성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정부가 R&D부문을 민간에 넘긴 배경은. ▲2000년에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1등하던 제품이 87개였는데 2007년에는 53개로 줄었다. 1등 품목 국가 순위도 13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과거에는 상당히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보면 지수에 떨어지는 품목들이 눈에 보인다. 먹을거리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R&D에 경쟁논리는 없었다. 나눠먹기식이었다. 때문에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을 것으로 본다. 민간기업처럼 투자했으면 반드시 성과를 내는 민간기업의 논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오랜 고민 끝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결단을 내려 그 기능을 전략기획단에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략기획단 운영은 숙제다. 잘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잘 기획해서 서로 다른 기능을 유기적으로 묶어주고 해서 얽힌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갈 생각이다. ―MD 선정했는데 업무분장은. ▲산업 5개분야의 투자관리자를 선정했다. 이들이 과제 발굴부터 평가하고 계획하고 예산을 결정하는 일련의 업무를 맡게 된다. 전체의 최적화를 위한 플랜, 국가 최적화를 위한 플랜을 통해 구조적인 시스템을 갖추면 수십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MD들이 맡은 부분들은 초기부터 융복합화할 산업들이고 대부분 주력산업이다. 자기분야에 대해서는 철저히 맡길 것이다. 초기단계부터 역할분담을 할 것이다. 저는 오픈 마인드로 조정역을 할 예정이다. ―우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이 많다. 해법은. ▲젊은 연구원들은 대우도 중요하지만 서울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연구원들이 자신이 유익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큰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덕연구단지의 경우 비록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떨어져 있지만 출연연구소, 기업연구소, 기업이 모여 있어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번 기회에 출연연구소 연구자들의 연구 의식을 확 바꿔볼 생각인데 이를 위해서는 돈보다도 연구환경을 구축해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순수 기술개발보다는 사업성(응용기술) 있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고객 없이 상품화됐던 기초원천기술도 이제는 고객과 시장을 염두에 둬야 훨씬 더 독창적인 원천성을 갖게 된다. 기초원천기술은 (지원을) 줄이고 사업성이 강한 응용기술의 비중을 늘린다 하더라도 결국 이렇게 가면 기초원천기술 역시 시장-고객지향적 기술이 되기 때문에 둘다 윈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온리원(Only one)’ 제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한글, 과학기구들, 상감청자, 천자총통 등 우리민족은 역사적으로 뛰어난 것이 많다. 일례로 상감청자를 보자. 중국 송나라로부터 가져온 청자를 파서 메운 상감기법으로 탄생한 입체감은 그윽한 청자의 맛과 색깔을 낸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기술이다. 온리원 제품은 감히 모방할 수 없는 제품을 말한다. 적어도 이 제품에 대해서는 경쟁사들의 추격이나 추월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콘셉트부터가 다른 것이다. 퓨전은 새로운 콘셉트이다. 여러 산업을 초기단계에서부터 융합해보자. 가령 모바일과 반도체, 의료기술을 엮은 제품은 우리만이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이 전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국가적으로 온리원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오랫동안 봐왔고, 검증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와 비전이다. ―반도체 전문가로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전망한다면. ▲최근 몇 년간 반도체는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반도체는 시장보다 기술이 향후 미래 산업을 만들고, 신산업을 융복합화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 된다. 모든 산업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자 융합의 핵심기술이다. 우리는 반도체를 어렵게 발굴, 성장시켰는데 정말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반도체는 국가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앞서가는, 다른 국가들이 넘보지 못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수요 사이클이 있긴 하지만 기술력이 있고 차별화된 제품을 갖고 있으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sykim@fnnews.com김시영기자·사진=박범준기자 ■황창규 단장은..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은 삼성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1978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미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과 인텔 자문역 등을 역임했다. 그가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부터다. 황 단장은 메모리담당 대표이사 부사장과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장, 기술총괄사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전자 반도체를 자타공인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 특히 삼성전자 사장 시절인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법칙'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 반도체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황창규 국가R&D전략기획단장 약력 △57세 △부산 △부산고 △서울대 전기공학과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박사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 △인텔 자문역 △삼성반도체 이사 △삼성전자 메모리담당 대표이사 부사장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 사장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전자 상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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