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을 통해 '자타공인' 역대 최고 궁사에 오른 김우진 선수가 개인전 금메달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하나, 두 개를 땄다고 해도 운동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 대우야 바뀌겠지만 내가 양궁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또 그는 “지금 은퇴할 생각이 없다”면서 “오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겠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상은 과거, 나는 현재 "늘 연기를 꿈꾸는" 배우 전도연 지난 2007년 영화 ‘밀양’으로 한국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지 벌써 17년이 지났건만 지금까지도 종종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도연을 5일 영화 ‘리볼버’ 공개를 앞두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도연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김우진 선수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정상'을 경험해본 전도연 역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현역’ 배우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했다고 할까. 특히 ‘(오랫동안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리 잡고 있는데)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어떻게 경계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빠질 만큼 대단한 걸 안 해 봐서”라며 조심스레 운을 떼 여전히 연기가 고픈 배우 전도연의 솔직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도연은 “같은 일을 오래했다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늘 새로운 작품, 새로운 배우를 만나기 때문에 이쯤하면 잘하지 않았어, 그런 생각을 못해봤다”고 말했다. “오히려 난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한편으론 내가 욕심을 부리나 그런 생각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잖나. 그런데 길이 있어야 나아가는데, 길이 없는데 내가 그 길을 바라보는 건 욕심 아닌가”라며 매너리즘 운운할 정도로 많은 작품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배우들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늘 ‘선택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내거나 러브콜을 받거나 어쨌건 누구에게 선택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도연 역시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그중에서 선택하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임했다”며 “오랫동안 어떤 감독께 먼저 만나자거나 그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먼저 얘기를 꺼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주변 남자 배우들을 보면 두 세개씩 작품이 내후년까지 다 차있고 그렇던데, 한편으론 시나리오도 안보고 어떻게 할 수 있지? (약속했다가 시나리오가)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지? 그런 두려움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용기를 내 자신의 태도를 바꿨다. 영화판도 점점 물갈이 돼 젊은 감독들이 등장했고, 자신은 그들에게 너무 접근하기 힘든 존재라는 사실은 인식한 것. 전도연은 “그 갭을 어떻게 줄이지? 그래서 나 자신을 내려놓고, 내가 먼저 다가갔다. ‘길복순’을 함께 한 변성현 감독과 만났을 때도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하고 싶다고 했다. ‘무뢰한’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승욱 감독에게는 10년에 한편씩 하지 말고, 나도 감독님도 노는데 짧고 굵게 유쾌, 통쾌, 경쾌한 작품 해보자고 했다. 물론 그런데도 4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이라며 웃었다. “ ‘길복순’은 시나리오 안보고 한 작품이었다. 시나리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니까 (내가 예상치 못한) 다른 게 생겨났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해줬다. ‘리볼버’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곤 여자 ‘무뢰한’ 같다고 생각했다. 같은 걸 반복하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감독님과 한 약속이 있어서 출연했다. 되게 어두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임지연, 지창욱 등 다양한 배우들 덕분에 내가 애초 생각한 영화와 다른 색깔의 영화로 완성됐다.” “한동안 길이 없는데 내가 (그 길을) 바라는 건 욕심 아닌가.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면, 길이 아닌 게 길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접속’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영화판에 새겼던 전도연은 한동안 멜로의 여왕으로 통했다. 지금은 멜로보다 장르물이 대세라 그녀 역시 장르영화에 출연하나, 멜로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어떤 영화를 해보고 싶냐는 물음에 전도연은 “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멜로영화를 극장에서 안본지 오래됐다. 요즘 관객들은, 사랑에 관심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정통 멜로를 하고 싶다. 사랑으로 인해서 가슴 아픈 것은 견뎌볼만 하잖나. 내가 나오건 안 나오건 멜로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06 12:10:39[파이낸셜뉴스] 오는 6월 4일~7월 7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세계 초연을 앞두고 있는 LG아트센터 제작, 사이먼 스톤 연출의 ‘벚꽃동산’ 포스터 4종이 공개됐다. ‘벚꽃동산’은 배우 전도연의 27년 만에 연극 복귀작이자, ‘오징어 게임’, ’수리남’의 글로벌 스타이자 연극 ‘파우스트’(2023년)에서 압도적인 메피스토를 선보였던 박해수가 호흡을 맞추는 연극이다. 전도연, 박해수를 비롯해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한국 배우들과 만드는 신작으로,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한국 배경으로 각색했다. 전도연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송도영(원작의 류바) 역을, 박해수는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 황두식(원작의 로파힌) 역을 연기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19 16:23:56[파이낸셜뉴스] 배우 전도연이 1997년 '리타 길들이기'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함께 호흡을 맞출 배우는 ‘오징어 게임’, ’수리남’의 박해수다. 그는 지난해 연극 ‘파우스트’(2023년)로 호평을 얻었다. 20일 LG아트센터에 따르면 전도연과 박해수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이자 유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연극에서 원작의 여주인공 ‘류바’와 냉철한 상인 ‘로파힌’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인물을 각각 연기한다. 30회의 공연 기간 동안 원 캐스트로 함께 무대에 선다. LG아트센터가 제작하는 연극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 세계 연극계가 러브콜을 보내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한국 배우와 함께 만드는 신작이다. 스톤은 200편 이상의 한국 영화를 관람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한국 문화의 팬이면서 동시에 한국 배우들과의 작업을 꿈꿔온 연출가다. 연극 ‘벚꽃동산’에는 전도연, 박해수를 비롯해 내노라하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 10명이 출연한다.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의 양손 프로젝트 손상규, 영화 '박열'로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최희서, 연극 ‘환희, 물집, 화상’으로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이지혜, 연극 ‘코리올라누스’의 주역이자 영화 ‘서울의 봄’의 강동찬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남윤호가 그 주인공들이다. 또 연극 ‘리어외전’, ‘살짝 넘어갔다 얻어 맞았다’ 등에서 대체불가능한 연기를 선보인 유병훈,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로 데뷔 후 넷플릭스 ‘발레리나’에서 주역을 맡은 루키 박유림,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작품상 수상작 영화 ‘액션 히어로’의 주역 이세준, ‘이바겸 단편프로젝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주원 등이 함께한다. ‘벚꽃동산’의 연출을 맡은 사이먼 스톤은 영국 내셔널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적인 무대를 오가며 작품을 올리고 있는 현재 가장 뜨거운 연출가다. 특히 그는 연극 ‘메디아’, ‘예르마’, ‘입센 하우스’ 그리고 영화 ‘나의 딸(더 도터)’ 등의 작품을 통해 고전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 LG아트센터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관객들에게 선보일 작품을 제작하고자 지난 2021년부터 세계적인 연출가들과 신작 제작을 논의해 왔다. 2022년 가을 사전 방문을 통해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구상하고, 올해 1월 서울을 다시 방문한 사이먼 스톤은 10명의 배우들과 일주일간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캐릭터의 밑그림을 함께 그렸다. 사이먼 스톤은 “한국 배우들은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연기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서 “희극이면서도 비극인 ‘벚꽃동산’은 한국 배우들의 놀라운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자 항상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LG아트센터 이현정 센터장은 “2024년의 ’벚꽃동산’은 세계적인 연출가와 최고의 배우들이 위대한 원작 위에 한국의 현대 모습을 입혀 새롭게 써내려 갈 특별한 공연”이라며, “LG아트센터 서울에 올라갈 이번 공연은 세계 초연일 뿐 아니라 앞으로 전 세계 공연장을 한국어로 투어하는 글로벌한 작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먼 스톤 연출 '벚꽃동산'의 공연 티켓은 현재 LG아트센터 서울 홈페이지 및 주요 예매처를 통해 6월 16일 공연분까지 판매 중에 있으며, 2차 티켓 판매는 4월 중 오픈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20 08:41:56[FN스타 이승훈 기자] 배우 전도연이 2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23-04-28 18:39:13[FN스타 이승훈 기자] 배우 전도연이 2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23-04-28 18:37:59[FN스타 이승훈 기자] 배우 전도연이 2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진행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totopurdy_star@fnnews.com fn스타 이승훈 기자
2023-04-28 18:37:10[파이낸셜뉴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영상에 등장하는 자동차들도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길복순'에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 등 고급 차종들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는 영화 '길복순'이 큰 인기를 끌자 이번 달 들어 판매량이 평소 대비 2∼3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G바겐'으로 불리는 G클래스는 지난 3월 31일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 주인공인 킬러 길복순(전도연)의 차로 등장했다. G클래스는 단단해 보이는 프레임 바디 구조와 각진 차체가 특징인데, 이러한 모습은 전설적인 킬러인 주인공의 강인한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솔린 모델 가격이 2억원을 넘는 G클래스는 올해 1월 43대, 2월 18대, 3월 24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이번 달에는 최소 60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 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길복순'에 PPL로 지원한 차량은 아니지만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다만 차량 수급 원활화로 최근 국내 공급이 많아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영화나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판매가 증가한 차량은 G클래스가 처음이 아니다. 2021년 tvN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캐딜락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에스컬레이드는 드라마 종영 이후 3개월간 월평균 판매량이 방영 기간 3개월에 비해 188% 증가하기도 했다. 현대차[005380]의 제네시스는 전 세계 8개국 넷플릭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드라마 '더글로리'로 PPL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2016년 방영된 tvN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김신(공유 분)이 탔던 마세라티의 SUV 르반떼도 '공유 차'로 명성을 얻으며 판매량이 증가한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24 08:48:36[파이낸셜뉴스] 전도연 주연의 액션 영화 '길복순'이 공개 후 단 3일만에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베트남 등 국가에서는 1위를 기록했고, 캐나다, 독일, 스페인, 브라질, 뉴질랜드 등 총 82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킹메이커'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작품에 대한 반응은 호불호가 나뉘는 가운데 가디언은 “변성현 감독은 액션 시퀀스를 능수능란하게 풀어내고, 복잡한 인물들의 관계를 잘 풀어냈다”고 호평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길복순'은 주인공인 ‘길복순’이 그렇듯, 살면서 만나는 어려운 감정의 커넥션에 맞서 확실한 한 방을 날리는 방법을 알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05 09:06:53[파이낸셜뉴스] 월드스타 배출의 새로운 창구가 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충무로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20여년전 칸영화제를 통해 K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린 ‘취화선’(2002)의 최민식, ‘밀양’(2007)의 전도연도 예외가 아니다. 최민식이 24년 만에 안방 시청자와 만난 디즈니+의 16부작 드라마 ‘카지노’는 중장년층 남성의 압도적 호응을 얻었다. 어느덧 50대가 된 전도연이 킬러로 변신한 액션영화 ‘길복순’은 오는 31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뒀다. ■‘카지노’ 최민식 “꽃잎이 툭 떨어지듯, 차무식 종말과 어울리지 않나요?” 가진 것은 몸뚱이와 두둑한 배짱뿐인 배 나온 중년 아저씨가 필리핀 카지노업계를 접수했다. 지난 22일 3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낸 ‘카지노’는 필리핀에서 카리스마 하나로 카지노 왕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의 연대기를 그렸다. 시즌1이 차무식의 어린 시절을 거쳐 필리핀의 카지노 전설이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시즌2에서는 경찰(손석구 분)의 추격 속에서 사라진 100억 행방을 둘러싼 끝없는 의심과 잔인한 배신이 이어졌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의 마음을 훔친 이 드라마는 차무식의 죽음에 “이대로 끝난 거냐?” “시즌3 가야 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을 얻고 있다. 종영 후 만난 최민식은 “장난해? 형 그렇게 죽는 거냐? 일주일에 한 번씩 챙겨봤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가냐고? 이렇게 묻는 문자를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택시기사도 ‘카지노’ 이야기를 해 인기를 실감했다”며 “(손)석구 아버님도 아들보다 차무식 이야기만 했다고 하더라”며 주위 반응을 전했다. 최민식은 ‘카지노’의 인기 비결로 ‘평범함’을 꼽았다. 밥상 장면 등에 공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도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고 더 좋아질 수도 있다”며 “알다가도 모를 불확실성의 인생, 그걸 차무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박, 카지노, 권력과 같이 마초들의 로망이 가득한 드라마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이 드라마를 통해 뭘 보여줄 것인가? 강윤성 감독의 말처럼 욕망을 쫓아서 불나방처럼 모여들었다가 다 타죽는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차무식의 종말이 지금과 같이 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차무식은 양정팔(이동휘 분)과 차를 타고 가다가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을 언급한다. 그는 “욕망을 쫓던 인간이 느닷없이 죽어버리는 그 허무함,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특히 정팔은 무식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말 안 듣는 자식, 막냇동생 같은 그놈이 나를 죽여야 인생이 더 허무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차무식의 죽음이) 느닷없지만, 느닷없어서 좋았다. 꽃송이가 비와 같이 외부의 힘에 의해서 떨어질 수 있지만, 자기 삶이 버거워서, 스스로 낙화하는 경우도 있다. 꽃잎이 뚝 떨어지듯, 차무식의 종말로 어울리지 않나?” ■킬러로 돌아온 전도연 "길복순은 전도연과 닮은꼴" 드라마 ‘일타스캔들’로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되찾은 전도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서 살벌한 모습을 선보인다. ‘밀양’ 이후 특정 이미지에 갇혀 연기 갈증이 컸다는 전도연은 제작발표회에서 “(액션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며 “시나리오를 안보고 선택한 첫 작품”이라고 말했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놀랐다”고 돌이켰다. “무섭고 두려웠지만, 내 몸이 부서져도 꼭 해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고 부연했다. 전도연을 킬러로 만든 이는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다. 변 감독은 "전도연이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했는데, 내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필모그래피에 액션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액션영화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장르부터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 배우를 지켜보다가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극중 살인청부업을 "슛 들어간다" 등과 같이 영화업처럼 표현한다. 여기에는 전도연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담았다. 그는 "극중 킬러를 칼로 표현하는데, 그 칼은 곧 배우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오래된 칼은 날도 무뎌지고,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길복순의 보스(설경구 분)가 '그 무딘 칼이 더 아프다'고 답하는데, 그 대사가 바로 전도연, 설경구에 대한 헌사였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7 11:14:39[파이낸셜뉴스] "전도연이 그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했는데, 내가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정면승부는 두려워서 측면승부를 해보자, 필모그래피에 액션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액션영화로 결정했다." 데뷔 10년차 변성현 감독이 데뷔 30년차 배우 전도연과 액션영화를 찍었다. 변감독은 21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제작발표회에서 "장르부터 결정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 배우를 지켜보다가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킬러로 치환했다”고 말했다. ‘길복순’은 전도연과 동의어다. 프로젝트 자체도 전도연으로부터 비롯됐다. 영화 ‘생일’ 촬영 당시 설경구 소개로 변성현 감독과 전도연이 만났다. 전도연은 당시 개인적으로 마음이 간 아이템을 구체화해줄 감독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변 감독은 자신이 직접 쓴 대본만 연출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이에 변 감독은 전도연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로 함께 작업하자고 역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가 '길복순'이다. 전도연 설경구 정시아 주연의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문제로 골치를 앓는 가운데, 회사 재계약을 앞두고 불가피한 대결을 벌이게 되는 액션영화다. 영화에서 살인청부회사는 업무가 다를 뿐 돌아가는 구조는 여느 회사와 유사하다. 길복순은 회사에서는 프로답게 일을 똑 부러지게 하지만, 귀가하면 아이 키우는 보통의 엄마와 다를 바 없다. 마트서 장 봐서 밥 해 먹이고, 엄마들 사교육 모임에 나가서 정보도 수집한다. 설경구는 MK ENT 대표 ‘차민규’를 연기했다. 변성현 감독은 살인청부업무를 "슛 들어간다" 등과 같이 영화업처럼 표현한 이유에 대해 “영화 ‘존윅’에서 살인청부회사가 나와서 회사의 존채 자체는 새롭진 않았다. 그래서 다른 부분을 더하고 싶어서 영화 제작 현장처럼 표현했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충무로의 대표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에 대한 존경의 마음도 담겼다. 그는 "극중 킬러를 칼로 표현하는데, 그 칼은 곧 배우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오래된 칼은 날도 무뎌지고, 쓸모가 없어진다는 지적에 차민규가 '그 무딘 칼이 더 아프다'고 답하는데, 그 대사가 바로 전도연, 설경구에 대한 헌사였다. 티나지 않게 녹여내고 싶었는데, 너무 티가 안나서 이렇게 말로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 베를린 영화제 초청 "당시 현장 분위기 잊지 못해" ‘길복순’은 지난 2월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변감독은 베를린영화제 초청에 대해 “베를린과 우리 영화가 성격이 달라서 초청될지 예상 못했다.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제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던 설경구는 “아쉬웠지만 즐거운 소식이었다"며 "‘불한당’으로 칸에 갔고 이번 영화로 베를린에 갔으니 다음에 베니스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그때를 떠올렸다. 변감독과 함께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았던 전도연은 “저 역시 이 영화가 베를린영화제와 성격이 맞을지 궁금했다”며 “우려와 달리 너무 감동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과 그 시간에 내가 극장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돌이켰다. 정시아는 “첫 해외 영화제가 베를린이라서 영광이었다”며 “많은 관객이 좋아해 준 게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변감독 역시 “1800석 가득 메운 관객들이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그때의 감동을 떠올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3-21 14:5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