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부채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정부의 오랜 고민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물가 안정, 공기업 재정, 산업 경쟁력, 국민 부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데다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정책 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요금 인상을 고민하는 사이 한전의 부채가 누적돼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 이행에도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가 요금 동결만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권만 배불리는 한전 부채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5조4450억원이며, 이 중 약 136조원이 이자 발생 부채다. 한전의 이 같은 부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발생한 역마진 구조에서 비롯됐다. 한전은 전력을 발전사로부터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는데, 2021~2022년 석탄·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폭등하면서 발전단가도 급등했다. 그러나 정부가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요금 인상 시기를 조절하면서 대규모 적자가 누적됐다. 이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한전은 75조원 규모의 한전채를 발행했다. 한전이 지난해에만 지출한 이자는 4조7000억원, 하루 평균 129억원에 달한다. 이같이 발생한 이자는 고스란히 금융권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체 한전채의 약 20%를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은행과 증권사 등이 나눠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이 거둬야 할 이익이 매일 금융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전이 부채에 허덕이는 사이 금융권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해법은 전기요금 현실화에 있지만, 한국의 전기요금은 여전히 세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202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가정용 전기요금은 37개국 중 35위, 산업용 전기요금은 35개국 중 26위로 OECD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한전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7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53.8% 인상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부채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마지막 인상은 2024년 10월 23일 이뤄진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9.7% 인상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된 공식 논의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비상계엄 이후 얼어붙은 국내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고속도로·주주 보호도 역행 현재의 요금체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고속도로' 이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기준 한전채의 발행 한도는 총 90조5000억원이며, 이 중 앞으로 발행 가능한 여력은 15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이 상태에서 한전의 손실 구조가 지속되면 남은 한도마저 소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부채가 쌓인 한전이 정부 방침에 따라 다시 빚을 내 전력망에 투자하게 되면 재정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도 정부에 새로운 딜레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범위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3% 룰'을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요금 동결을 주장할 경우 주주들이 정부 추천 이사를 상대로 배임소송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사위원 선임·해임은 그간 대주주인 정부가 주도해 왔지만, 내년부터 3% 룰이 시행되면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된다. 이에 따라 감사위원은 앞으로 소액주주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적자 상황에서도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게 된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전의 부채는 결국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만 배불리고 있으며 그 해법이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와 물가를 의식해 인상 검토조차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5-08-04 18:27:47[파이낸셜뉴스]DB하이텍이 올해 2·4분기 연결 매출액 3374억원, 영업이익 73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 1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2%를 기록했다. 이번 호실적은 전력반도체 수요 확대와 함께 통신·자동차·산업 등의 응용 분야에서 매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상반기 가동률이 90% 중후반대까지 회복됐고, 하반기는 불확실성 속에서 상반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주력 제품인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추진에 집중해 사업 성장 기반을 지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한 DB하이텍은 지난 2022년 5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으며, 최근 10년간 20% 이상의 이익률을 거두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전력반도체용 복합전압소자(BCD) 기술은 업계 최고의 저전력, 수율, 납기, 단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8-04 09:30:12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조선과 방산 관련 ETF가 상승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구리, 희토류 등 자원 관련 ETF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ETF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8.48% 상승한 'TIGER 조선TOP10'이다.'SOL 조선TOP3플러스(5.77%)',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4.86%)', 'PLUS K방산(4.78%)' 등이 뒤를 이었다. 레버리지, 인버스 종목과 일평균 거래량 10만주 미만 종목은 제외한 기준이다. 조선·방산 관련 ETF가 상승률 상위 10개 상품 중 5개를 차지했다. 지난 1일 타결된 한미 무역 협상에서 조선업이 핵심 협상 카드로 작용하면서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사의 미국 투자와 대출을 포함한 '마스가(MASGA)'라는 이름의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결과로 1500억달러(208조4550억원)의 조선업 협력 펀드 조성이 결정됐다"며 "미국 정부가 수요를 창출하고 한국 정부는 금융 지원을 제공하며 후속 지원 법안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는 글로벌 AI 전력기기 관련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위 3위를 차지한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외에도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3.68%)', 'SOL 미국AI전력인프라(3.61%)' 등이 상위 9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자원 관련 ETF는 급락했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ETF는 'KODEX 구리선물(H)'으로 같은 기간 24.11%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구리 광석 등 원료에는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구리 선물 가격이 약 20% 급락했다.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 ETF가 이번 주 -12.85% 하락하며 하락률 상위 2위에 올랐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중 간 희토류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 우려로 주요국들의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관련주가 급등세를 탔지만, 최근 협상 국면에서 갈등이 다소 완화되자 기대감이 식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KODEX 철강(-10.75%)', 'ACE 포스코그룹포커스(-10.61%)' 등이 하락률 상위를 차지했다. 한미 무역협상에서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가 제외되면서 철강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철강과 알루미늄 품목은 50% 고율 관세가 유지된다. 이 밖에는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10.50%)',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10.28%)' 등 금융 관련 ETF와 비만치료제 관련 ETF가 하락률 상위를 차지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5-08-03 18:31:32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기를 실어나르는 송배전망 공사가 평균 5~6년, 길게는 10년 이상 지연되며 경제 전반에 '전력 병목' 경고등이 켜졌다. 송배전망 건설 지연은 화석연료, 원자력, 재생에너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수십조원에 달하는 산업적·사회적 비용은 물론 AI 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였던 글로벌 전력 수요는 2030년 1050TWh로 8년 만에 128%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732개의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이에 따라 49.4GW 규모의 전력 계약이 필요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송배전망 건설이 현장에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해안신가평 HVDC 선로'와 '신시흥신송도 송전선로'는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대로 당초 계획보다 66개월 지연됐고, 서해안 발전소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북당진~신탕정(345㎸) 송전선로는 무려 150개월 지연됐다. 이런 지연의 배경에는 △거센 주민 반대 △관계기관의 의견 회신 지연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비협조 등이 지적되고 있다. 전력망 지연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2018~2023년 송전망 부족으로 약 10조5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원전(신한울2호기)·석탄(강릉안인·삼척)도 출력제한을 겪어 연간 수천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고성능 반도체·액체 냉각 등 AI 인프라의 전력 집약도는 기존 정보기술(IT)과 차원이 달라 전력망 병목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AI 생태계의 성장 자체가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송전망 건설 지연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결국 미래 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송전망 특별법과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해 전력망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5-08-03 18:23:09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기능이 전기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인공지능(AI) 역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배전망에 대한 오해와 건설 지연, 전력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막대한 부채 등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전력 송배전망 건설 필요성과 전기요금, 전자파 발생 등에 대한 논란과 오해, 진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가 전력 인프라 병목 현상을 풀 핵심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해안과 동해안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수도권 산업단지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전력망은 늘 건설 지연이라는 난관에 부딪혀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송전망 특별법)'으로, 그동안 막혀 있던 송전망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버려진 재생에너지, 수도권 수송 가능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는 2030년 서해안 개통, 2040년 한반도 U자형 해상 전력망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고속도로를 추진하는 이유는 △출력 제어로 인해 버려지는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조성과 탄소중립 기술개발 등 친환경산업 기반을 마련하며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그동안 재생에너지는 송전망 부족으로 인해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2024년 기준 호남지역 태양광발전의 출력 제어는 19회(5248MWh), 풍력은 12회(102MWh)에 달했다. 이는 2023년 태양광 출력 제어가 단 2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력이 수요보다 과도하게 많아지면 전력망의 주파수가 불안정해지고, 이는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송전망 포화로 인해 타 지역으로 전송이 어려워지면서 국지적으로 출력을 제어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에 대한 전력 공급도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RE100 조달률이 12%에 불과한데, 재생에너지를 해당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경우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RE100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첨단산업을 재생에너지 단지 인근에 설치하면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을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전력망 특별법, 주민 보상 강화 전력망 설치는 그동안 최소 5~6년, 길게는 10년 이상 지연돼 왔다. 송전탑은 대표적 기피시설로 인식돼 전자파 우려, 경관 훼손, 재산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지역 주민의 반발이 심했고, 집회·소송·행정소송이 이어졌다. 인허가 권한을 가진 지자체는 지역 여론과 표심을 의식해 승인을 지연하거나, 민원이 발생하면 경과지를 변경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최근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사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과된 법안이 '전력망 특별법'이다. 이 법은 전력망 구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행사하던 각종 인허가권을 국가에 필요시 중앙정부가 대신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인허가권의 오남용이 송전망 건설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는데, 이제는 국무총리 산하 전력망위원회의 결정으로 의제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345㎸ 이상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지정된 사업에 대해서는 전력망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사항을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전의 책임 부담도 줄고, 사업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지자체 권한은 축소됐지만 주민 보상은 확대된다. 한전은 기존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이외에도 토지·주택 소유자와 인접 주민에게 특별 보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송·변전설비 반경 300m 이내 지역에는 별도 기준에 따라 지원금을 가산해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일부 보상 항목은 아직 법적 근거가 없어 관련 세부 고시 제정이 필요하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5-08-03 18:19:34[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1일 기자가 방문한 LG유플러스 '평촌2센터'. 이곳은 미군 항공모함 1척이 넉넉히 들어가는 규모를 자랑한다. 평촌2센터는 발열과의 전쟁중이었다. 인공지능(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도 발전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발열을 낮추기 위해 '액체 냉각' 기술에 공을 들여왔다. ■"액체 냉각으로 GPU빠르게 식혀" 이날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시설점검(PoC)데모룸에선 2가지 액체 냉각 방식이 시연됐다. 하나는 서버 내 GPU 바로 옆에 차가운 물이 흐르는 판을 붙여 열을 식히는 ‘직접 칩 냉각(D2C)’이고, 다른 하나는 절연유가 담긴 통에 서버를 통째로 담그는 ‘액침냉각’이다. GPU 열 관리는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 요소다. 인공지능(AI) 연산용 GPU는 일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대비 3배 이상 발열하기에 냉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성능 저하와 장비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직접 칩 냉각 시스템은 냉각수가 통과하는 파랑 관과 열을 흡수한 온수가 흐르는 빨강 관으로 구성돼 있었다. 직접 하드웨어와 접촉하는 액체 냉각 방식은 공기에 비해 열 전도율이 20~30배 가량 높다고 한다. 정숙경 AIDC사업담당 상무는 "평촌2센터 12개 전산실 중 일부를 직접 칩 냉각 시스템으로 구축할 계획이다"며 "2027년 준공될 파주 데이터센터는 애초에 액체 냉각 구조로 설계돼 직접 칩 냉각과 액침냉각 중 고객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이나 절연유를 이용한 액체냉각 방식은 최근 해외 빅테크들도 앞다퉈 연구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소형 데이터센터를 바다에 집어넣는 실험까지 수행한 바 있다. 데모룸 소개를 맡은 배성준 AIDC컨설팅이행팀 책임은 “액침냉각에 사용되는 절연유는 발화점이 매우 높기에 토치로 불을 가해도 화재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기 나가도 3만5000가구분 전력 가동" 지하 2층에 내려가자 절연 가스가 가득 들어 있는 가스절연차단기(GIS)가 등장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들여오는 15만4000V 대용량 전력을 6000V로 안전하게 낮추는 장비다. GIS를 거쳐 전기실에서 또다시 변압해 발전기로 전송한다. 이어 시찰한 발전기는 모두 5기였다. 유재경 IDC시설1팀 팀장은 "1기로 약 7000세대 아파트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발전기 열을 식히는 대형 선풍기와 배기가스를 외부로 배출하는 배관도 보였다. 또 정전 시 15분간 비상 전력을 담당하는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가 설치돼 있었다. 유 팀장은 "평촌2센터는 2027년까지 총 4단계를 거쳐 완성될 예정이다. 현재 2단계 상태라 변압기와 발전기 모두 증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2025-08-01 16:35:05【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김영록 전남도지사는 1일 "정부의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계획과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 전남 구축 발표를 환영하며, 전남도는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를 향한 걸음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이날 '이재명 정부의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 전남 구축 발표를 뜨겁게 환영합니다'라는 환영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31일 발표를 통해 전남에 △철강·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재생에너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산업단지로 전환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는 인프라를 집중 배치하며 △대학 캠퍼스, 스마트팜, 공항 등에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고, 그리드를 다방향으로 연결해 '인공지능 기반의 재생에너지 차세대 전력망'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하는 등의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에너지공대 등을 중심으로 한국판 실리콘밸리가 될 수 있는 '케이(K)-그리드 인재 창업 밸리'를 조성해 전략 분야 인재를 세계적 수준으로 양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에너지 분야 전략 기술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대학·기관·기업 간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이른바 '케이(K)-재생에너지 원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강조한 주민참여형 이익공유 모델이 눈에 띈다. 주민들이 자신이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마을과 학교에서 전기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공유하는 에너지 민주주의 모델이 전남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계획은 지난 7월 10일 발표한 RE100 산업단지 조성 정책에 이어진 연속적인 에너지 대전환 정책으로, 전남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 재편의 핵심 거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남도는 이번 정부 발표를 계기로 오는 2030년까지 총 23GW 규모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인구 50만 명 규모의 서남권 에너지 혁신성장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도민과 에너지 수익을 공유하는 연 1조원 규모의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서도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김영록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구상대로 에너지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워나가고, 진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을 전남이 주도하는 시대를 열겠다"면서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의 새 역사를 차세대 전력망 혁신기지 전남에서 도민과 함께 당당히 써 내려가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8-01 12:13:14[파이낸셜뉴스]한국투자공사(KIC)는 뉴욕지사 주관으로 지난달 31일(현지 시각)뉴욕 총영사관에서 제23차 ‘뉴욕 금융인 포럼(New York Korean Finance Forum)’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포럼에는 주뉴욕총영사관 부총영사(재경관)를 포함해 정부, 공공 투자기관, 증권사·은행·보험사 투자 담당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발표를 맡은 더그 키멜먼 에너지 캐피털 파트너스 회장은 미국 전력 수요가 2040년까지 지금보다 1.5~2배 증가하리라고 전망했다. 키멜먼 회장은 “미국은 인공지능(AI) 연산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기 기반 교통수단 증가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제조업 성장과 주거·상업 시설 전력화 등도 전력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짧은 발전소 개발 기간과 낮은 발전 단가, 그리고 청정에너지에 대한 선호 덕분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키멜먼 회장은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는 발전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전력을 상시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가스 화력 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럼 참석자들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솔루션, 피크 수요 대응을 위한 발전 인프라, 구조적으로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 등과 관련한 여러 투자 기회를 두고 논의를 이어갔다. ECP는 2005년 설립한 북미 소재 운용사로서 전력 인프라와 친환경 솔루션을 포함한 지속 가능 인프라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포럼을 주관한 이경택 뉴욕지사장은 “전력 수요 증가와 관련한 주요 이슈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심도 있게 논의한 유익한 자리였다”며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향후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IC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싱가포르, 인도 뭄바이)에 해외 지사 및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각 해외 거점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공공 및 민간 금융기관과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5-08-01 11:25:31[파이낸셜뉴스] 한∙미 AI전력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ETF 2종의 순자산 총합이 상장 1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전세계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전력 인프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최초 미국 AI전력 ETF인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의 순자산이 6466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최초 한국 전력설비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KODEX AI전력핵심설비’의 순자산은 순자산 434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미국과 한국의 AI전력인프라에 투자하는 ETF로 지난해 7월 9일 동시 상장된 두 상품이 시장을 선도하면서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는 분석이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는 미국의 전력 생산, 송배전망, 데이터센터 등 전력인프라 산업의 핵심 밸류체인 대표 기업 10개를 엄선하여 집중 투자하는 ETF다. GE버노바,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비스트라에너지, 이튼, 아리스타네트웍스, 트레인테크놀로지 등에 투자한다. 인공지능(AI)이 일상생활 속에 확산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했고, 이들 전력인프라 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는 1년 수익률 94.4%, 연초 이후 수익률 35.9%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개인 누적 순매수 1600억원을 돌파하며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이 ETF가 담고 있는 대표 전력 기업들의 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내 편입 비중 약 18.9%인 GE버노바의 실적 발표 이후 23일부터 31일까지 이 ETF는 9.2%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ETF 중 GE버노바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점과, 관련 전력 인프라 종목들 또한 동반 상승세를 보인 것이 빠른 순자산 증가와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뿐만 아니라 국내 전력설비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KODEX AI전력핵심설비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상장 이후 1년 만에 개인 누적 순매수 1403억원을 기록하며 31일 기준 순자산이 4349억원에 이른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는 ‘전력기기 빅3’ 기업으로 불리는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을 약 60% 이상 편입하여, 국내 전력설비 핵심 10여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AI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며 이들 기업은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에 1년 수익률 82.7%, 연초 이후에만 81.2%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이같은 AI전력 ETF 2종의 성장세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전 세계적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력설비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천흥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AI가 몰고 올 전력 수요 증가와 전 세계적인 전력망 현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메가트렌드이며, KODEX AI전력 시리즈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투자 솔루션"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통해 투자자들의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8-01 09:42:10【파이낸셜뉴스 평창=김기섭 기자】한국전력은 한일병원과 함께 8월 1일까지 이틀 동안 강원도 오지 전력설비 경과지 주민들에게 무료 종합 건강검진과 상담을 시행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의료봉사는 한전 HVDC건설본부, 강원본부와 한일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민·관 협업형 사회공헌활동으로, 한전 기부금 6000만원과 한일병원 사회사업기금 2800만원 총 8800만원을 투입해 지역주민의 건강 지원에 나섰다. 검진대상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정선군 귤암리와 가수리, 평창군 지동리 일대 주민 총 97명이다. 한일병원 의료진 21명과 한전 봉사단 10명 등 총 31명이 현장을 찾아 주민 대상 정밀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검사항목은 X-ray 촬영, 당뇨·췌장 기능, 간 기능, 종양 검사, 뇌·심혈관 질환, 혈액검사 등 총 17개 항목으로 진단 후에는 개별 건강상담과 의약품도 함께 제공했다. 특히 주민들에게 장수를 기원하는 ‘건강국수’를 제공해 단순 건강검진 외 정서적 교류도 함께 이뤄졌다. 행사 당일에는 김호기 한전 HVDC건설본부장과 조인수 한일병원장, 지역 관계자들도 함께해 주민들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또한 의료봉사 종료 후에는 인근에서 생산된 특산품도 구매해 지역 농가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한전은 오는 11월 경북 봉화군에서 두 번째 의료봉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총 250여 명을 대상으로 의료봉사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호기 한전 HVDC건설본부장은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신 어르신들의 무병장수와 행복을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한전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다양한 상생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인수 한일병원장은 “의료사각지대를 찾아가는 이번 봉사활동은 병원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한전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도움이 필요한 지역과 이웃을 위한 따뜻한 의료 지원을 지속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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