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핵심 전력망을 적기에 구축하기 위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기를 끌어오는 송전망 건설 확충 속도가 더뎌서다. 특별법은 송전설비 입지 선정에 오랜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결정시한을 2년으로 제한하고, 합리적인 토지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송전망 건설 반대, 대표적 님비 현상" 20일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의 '산업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는 이런 주장이 담겼다.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데 송전망 확충 속도가 이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대 전력수요는 2003년 47GW 대비 2023년 94GW로 20년 새 약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전 설비 용량도 56GW에서 143GW로 154% 증가했다. 반면 송전설비는 2만8260c-km에서 3만5596c-km로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진은 "생산된 전력이 수요지에 공급되지 못하거나 정전 등 전력 계통의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국내 송전망 건설사업이 평균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고 봤다. 지연 사유로는 △주민들의 송전설비 입지 선정 반대 △사업 인허가 시 관계기관 의견회신 지연 △지자체의 시공 인허가 비협조 등이 꼽힌다. 대표적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사업이라는 것이다. 대한상의 SGI 박경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발전설비의 확충보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필요한 곳으로 바로 수송할 수 있는 송전망 건설이 더욱 중요하다”며 “현재의 법.제도적 지원체계로는 인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현실적인 보상 금액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어 전력망 부족으로 인해 필요한 전력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국회 발의 중인 '국가기간 전력망 특별법안'은 송전설비 입지 결정 시한을 2년으로 제한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또 부처·지자체 간 이견조정을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위원회' 설치와 합리적인 토지 보상 체계 구축 기반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전력 공급 안 될라"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우려했다. 대표적 반도체 클러스터인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2050년까지 현재 수도권 전력수요의 4분의 1인 10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만일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송전망 건설이 지연되면 반도체 전력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보고서는 송전망 부족에 따라 기존 발전설비 가동이 제한되고, 신규 발전사업의 진행도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송전망 부족으로 호남 지역은 올해 9월부터 2031년까지 신규 발전 허가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송전망 부족은 전력 공급을 제한할 뿐 아니라 정전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며 "기존 전력 소비자에게도 안정적 전력공급을 어렵게 해 발전사업 성장을 저해하고 산업계 전기요금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은 첨단산업을 포함한 산업계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조건"이라며 "국가적 과제인 핵심 전력망 적기 구축을 위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신속 제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1-20 07:51:46[파이낸셜뉴스] 효성중공업은 6~8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글로벌 전력∙에너지 산업 엑스포인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2024’에 참가한다고 6일 밝혔다.‘BIXPO 2024’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전시회 및 학술대회로 국내외 200개 기업에서 약 20,000명 이상의 전력 산업 전문가가 참가한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10주년을 맞는 BIXPO의 ‘에너지 미래로 향하는 여정’이라는 주제에 따라 차세대 전력망 구축 시스템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200MW급 전압형 초고압 직류송전 시스템(HVDC) △고객사 맞춤형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국내 최초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자산 관리 솔루션 ARMOUR 등의 제품을 전시한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효성중공업이 그리는 에너지 미래의 청사진을 국내외 파트너와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술∙품질 경쟁력 제고를 통해 한국 전력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데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1-06 14:39:48[파이낸셜뉴스] 대한전선이 미국 시장에서 연이은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한전선은 미국 판매 법인 T.E.USA가 미국 서부 지역에서 케이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1년간 300억원 규모의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며, 최장 3년 동안 최대 900억원의 케이블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 동부에서도 약 200억원 규모의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두 건의 계약을 추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올해 총 수주액은 7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대한전선이 북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전 최고 기록인 2022년의 연간 수주액(약 4000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다. 대한전선은 전력산업의 슈퍼 사이클을 주도하는 미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미국은 지중 전력망의 절반 이상이 교체 시기인 40년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센터 수요 확대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전력망 구축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케이블 역시 미국 주요 지역의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한 전력망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북미 전력 시장의 주요 케이블 공급사로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기술력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생산 현지화를 위한 시설 투자 검토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며, 대외환경 변화에 따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05 13:12:45경기도가 다음 달 초 행정심판위원회를 열어 하남시와 한국전력의 전력 분쟁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한다. 앞서 지난 8월 하남시는 한전이 추진해온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와 증설안을 공공복리 증진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한전은 하남시의 불허 처분 전면 취소를 요구했고, 경기도는 결국 행심위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행심위가 하남시 손을 들어줄 경우 동서울변전소 공사는 하세월이 될 수 있다. 동서울변전소가 막히면 한전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전력공급망 확충은 한시가 급한 국가과제인데 이렇듯 안일하게 다뤄서 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첨단산업 기업들에 전력난은 생사를 좌우하는 문제다. 현장에선 용수 부족도 큰일이지만 전기 부족은 사실상 재앙으로 여긴다. 수도권 전력량 수요는 나날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60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선 원활한 전력 공급은 절대적이다. 이곳에서 하루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량은 수도권 하루 전력량의 4분의 1에 이른다. 수도권 공급망 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이 앞다퉈 짓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수요에도 대비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AI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시설이다. 막대한 전기가 들어간다. 이상기온으로 가정이 소비하는 전력량도 만만치 않다. 올해는 가을 폭염까지 겹쳐 7월과 8월뿐 아니라 9월 전력 수요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올겨울엔 기록적인 한파도 예고돼 있다. 난방용 전기 수요가 역대급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력 소비는 앞으로 폭증할 것이다. 저렴한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 생산시설 증설과 전기를 실어 나르는 송전망 건설은 화급한 과제다. 그런데도 하남시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전력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으니 걱정이다. 전남 장성·보성·영암·영광, 강원 횡성·홍천, 충남 당진, 경기 시흥 등에서 송전선로·변전소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 이유는 전자파 피해, 주변 경관 훼손 우려, 납골묘 경유 등 가지각색이다. 앞서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건설이 12년 넘게 지연됐던 사례도 비슷한 이유였다. 중차대한 전력망 건설을 한전에만 맡겨두지 말고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국회 산자위는 14일 국감장에서 한전을 상대로 송전선로 늑장 건설을 질타했는데 한전 탓만 할 수 없다. 국가가 전력망 구축을 주도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담은 법안이 국가기간 전력망확충특별법이다. 여야 사이에 별 이견이 없는 법안인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이 법부터 처리해야 한다. 전력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산업 마비와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2024-10-15 18:18:47[파이낸셜뉴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전기료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14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진행된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필수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 및 전력 생태계 지속성 확보를 위한 요금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망 적기 확충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국가 핵심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원가를 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해 에너지 혁신 기업의 출현과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어 "2022∼2026년 20조9000억원 규모의 재무 개선 목표를 지속해 이행하겠다"며 "경제성을 고려한 전력계통 운영을 유도해 전력 구입비를 절감하는 등 한전의 자구 노력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또 "글로벌 전력산업은 기후위기 대응 등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신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원전 시장 확대로 도약과 혁신의 새로운 기회도 열렸다"면서 "범국가적인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에너지 신기술·신사업 분야에서 핵심기술 개발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유니콘 기업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10-14 12:57:58[파이낸셜뉴스]지난 10년간 전기를 생산하는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수송하는 전력망 확충사업 36건 중 단 3건(8%)만이 적기에 준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비롯해 전력공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10일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송전망 건설 계획에 따라 착공한 36개 사업 중 3개만 적기에 준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7차 전기본이 2015년 마련된 것을 고려하면 최근 10년간 추진한 전력망 확충 사업 가운데 8%만 계획대로 준공된 셈이다. 공사가 늦어진 이유의 약 80%는 지역 주민의 반발(7건, 21.2%)과 이를 의식한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지연(19건, 57.6%)이었다. 최근에는 하남시 동서울 변전소가 문제로 떠올랐다. 하남시는 8월 21일 지역 주민의 반대 등을 이유로 한국전력이 신청한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안을 불허 처분했다. 한국전력은 동서울변전소를 증설해서 수도권까지 200㎞ 이상 이어지는 동해안-수도권 초고압 직류송전(HVDC) 송전선로로 배달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배분하려 했는데 돌발변수가 생긴 것이다. 하남시에 만들려는 해당 변전소가 없으면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밖에도 345㎸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 역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신안 지역의 해상풍력(8.2GW) 및 전북 서남권 지역의 해상풍력(2.4GW) 등 재생에너지 발전전력의 전력계통 연계를 위해 추진하는 장거리(선로 길이 115km, 15개 지자체 포함)의 초대형 전력인프라 사업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과도 직결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지연되는 전력망 특별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전망 특별법은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국가전력망 확충위원회를 구성해 정부가 한국전력 대신 주민과의 갈등을 중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10-10 19:49:11[파이낸셜뉴스] 대한전선이 84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400킬로볼트(㎸)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초고압 교류 송전망 수출로는 국내 최대 금액이다. 대한전선은 싱가포르 전력청과 총 8400억원에 달하는 400kV 초고압 전력망 공급 및 설치에 대한 계약 2건을 체결했다고 4일 공시했다. 해당 금액은 대한전선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2조 8440억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2건의 계약 중 NDC373 프로젝트는 계약 금액이 약 5000억원이다. 초고압 교류 송전망 수출로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한전선이 국내외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전력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싱가포르 전력청이 상당 기간 준비해 온 핵심 사업이다. 현지에서 사용하는 가장 높은 전압인 400kV 초고압 지중 전력망을 싱가포르 전역에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대한전선은 전력망 설계부터 생산, 포설, 접속, 시험까지 일괄 담당하는 풀-턴키(Full Turn-Key)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400kV 풀-턴키 프로젝트는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업체 선정 시 품질 및 기술, 엔지니어링 역량, 프로젝트 관리 능력 등 전 영역에서 철저한 평가가 진행된다. 대한전선 측은 "이번 프로젝트는 터널구간 등이 있어 시공 난이도가 높아 종합적이고 면밀한 평가가 이뤄졌으며, 회사는 유수의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적격 업체로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싱가포르에서 2016년과 2022년에 진행된 400kV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데 이어 이번 계약까지 성사하면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모든 400kV 풀-턴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은 “기술 및 품질 검증이 까다로운 싱가포르에서 랜드마크적인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대한전선이 기술과 품질,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0-04 09:57:31한전은 지난 9일(현지시간) 김동철 사장이 미국 록펠러센터에서 미국 최대 송배전 시공 1위 기업인 번스 앤 맥도널과 765㎸ 송전망 건설사업 및 연계 신사업 공동 추진 등을 위한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양사는 앞으로 미국에서 신규 발주 예정인 765㎸ 송전망 건설사업 참여를 공동 추진한다. 765㎸급 초고압 송전선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주민 수용성 문제로 1970년대 이후 축소됐으나 최근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번스 앤 맥도널이 이 같은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원활한 건설을 추진하고자 관련 경험이 많은 한전과의 협업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번스 앤 맥도널은 지난 6월 양사 최고기술책임자(CTO) 만남에서 한전에 공동 사업 참여를 제안한 바 있다. 한전은 2002년 처음으로 765㎸ 송전망을 준공한 이래 현재 765㎸ 8개 변전소와 총길이 1024㎞에 이르는 13개 송전선로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변전설비에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는 변전예방진단시스템(SEDA)이나 고장 후 파형 감지를 분석해 고장 지점을 빠르게 파악 후 복구하는 지중케이블 고장점 탐지기술 등 신기술을 적용해 운영 안정성을 높여온 바 있다. 한전은 이번 협업 과정에서도 자체 보유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듀크 번스 앤 맥도널 CEO는 "미국 송배전 분야 시공 1위 기업과 한전의 우수한 기술 역량이 결합한다면 연 30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르는 미국 송전망 건설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사장은 "한전은 한국 유일의 전력망 운영사업자로서 전력망 연구개발부터 건설, 운영까지 전 과정의 핵심 역량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9-10 18:22:35[파이낸셜뉴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를 위한 신무기 중에 전자기펄스탄(EMP탄)과 함께 '정전탄'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군사 작전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을 차단해 블랫아웃-밤(Blackout Bomb)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정전탄은 직접 인명을 살상하지 않아 비살상 기술·무기체계(soft-kill)로 분류된다. 하지만 차량이나 발전소 등 적의 주요 장비나 시설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니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2025∼2028 국방중기계획'에서 유사시 적 전력 송신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탄소섬유탄'(Graphite Bomb), 이른바 정전탄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2012년 6월 정전탄 개발을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2017년에도 군 고위 소식통은 ADD 주관으로 진행해 온 탄소섬유탄 개발 기술이 모두 확보됐다며 언제든지 탄을 개발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발하는 정전탄은 항공기 투하용과 폭탄형, 미사일 탑재형 모두를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소섬유탄은 탄소섬유 자탄이 유도장치에 의해 공중에서 기폭하면서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무수히 방출돼 송전선 등 전력망에 순간적으로 과부하를 걸어 정전을 유발하는 원리다. 각종 전기·전자장비에 단락현상을 발생시켜 고장을 일으킨다 미국의 CBU-94/B 클러스터 정전탄 1발에는 탄소섬유가 충전된 자탄 BLU-114, 202개가 탑재돼 있다. 목표물 수 km 상공에서 투하된 정전탄은 다시 목표물 수 100m 상공에서 자탄을 확산, 낙하산이 펼쳐지며 산개되다가 자탄 신관에 의해 기폭되면서 머리카락 두께보다 가는 지름 수십㎛ 내외의 탄소섬유를 대량 방출·살포하게 된다. 자탄 1개마다 감겨있는 탄소섬유의 길이는 약 4.5km에 달하며 살포 과정에서 서로 거미줄처럼 얽혀 내려앉으면서 확산돼 적 전력망을 마비시킨다. 1991년 걸프전에서 미 해군은 탄소섬유 탄두가 탑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에 전기공급 관련 시설을 마비시키고, 2003년 제2차 걸프전 때도 이라크 나시리야 변전소와 발전소에 정전탄 공습을 감행, 지역 전력망을 30일간 마비시켰다. 1999년 유럽의 코소보-세르비아 분쟁 때는 F-117A 스텔스 폭격기가 탄소섬유탄을 투하해 유고 전체 영토의 70% 지역에서 전기 공급을 차단시킴으로써 그 위력을 증명한 바 있다. 북한은 전역에 7000~8000여개의 지하 군사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어 정전탄으로 유사시 전력공급을 차단하면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08 18:39:10전력망 부족으로 2050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6배 급증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이 나왔다. IEA는 대규모 전력망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각국의 기후공약이 달성된다 해도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5%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탈석탄 기조로 글로벌 석탄발전량은 연간 3%씩 감소하고 있지만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면 석탄발전 감소량은 연간 1%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IEA는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5000억달러, 2030년 이후 6000억달러 이상의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볍게 흘려들을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산업의 혈관에 해당하는 전력망을 확충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가 됐다. 온실가스를 줄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급증하는 전력수요 대비 차원에서도 전력망 보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특히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시설 증가로 향후 전력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이웃 일본과 대만 등 세계 첨단시설 거점국을 노리는 나라들이 앞다퉈 전력망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리도 2036년까지 56조원을 투자해 변전소 336개를 짓고 송전선로를 증설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 발전설비는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원자력·태양광 설비가 집중돼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전력이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송배전될 수 있어야 하는데 전력망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하지만 지역주민의 반대와 지자체의 안일한 결정으로 사업차질이 끊이지 않는다.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건설사업은 66개월 이상 지연됐고, 북당진~신탕정 건설사업은 무려 150개월이나 늦어졌다. 최근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도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결정이다. 한전은 7000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동서울변전소를 옥내화하고 여유부지에 HVDC 변환소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이 사업이 완공돼야 수도권 일대 전기 공급이 원활해진다. 용인 등 경기 남부의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도 차질 없이 공급되는 것은 물론이다. 주민들은 전자파 발생을 이유로 건설에 반대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도 충분치 않다. 실제 한전이 변전소 인근에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가정용 냉장고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같은 정도의 수준이었다. 전력망 확충이 속도전이 된 시대에 매번 주민 반대로 전력망 공사가 발목이 잡혀서야 될 일인가. 이를 막기 위해서도 '국가기간전력망 확충에 관한 특별법' 제정은 시급하다. 전력망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책을 담았다. 하지만 여야 큰 이견이 없는 법안인데도 국회가 속도를 못 내고 있다. 기후재앙을 줄이고 첨단 산업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2일 개원하는 정기국회에서 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2024-09-01 1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