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두고 파격 인사가 단행됐으나, 인사 폭이 재계 안팎의 예상보다 소폭에 그치면서 '안정 속 쇄신' 기조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 함께 '투톱'인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유임된 점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당초 예상대로 모두 유임됐다. 이에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한 최선의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장단 정기 인사 이후 다음 주 초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에서도 당초 예상됐던 '인사 태풍'보다는 위기인 만큼 사업의 안정적 회복에 방점을 둔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대표이사 투톱… 사업지원TF 유지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전반적으로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직으로 복귀하면서 삼성전자의 2인 대표이사 체제가 복원됐다. 삼성전자 측은 "부문별 사업책임제 확립과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가능한 기반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 수장인 정현호 부회장은 유임되며, 사업지원TF에 힘이 실렸다. 내부에서는 "사업지원TF가 더 공고해지고 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인적 쇄신도 필요하지만 총수의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조직의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조직에서의 큰 변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사업지원TF 담당으로 이동하며, 사업지원TF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는 평가도 따른다. DX부문의 경우 한 부회장은 기존에 겸임하던 생활가전(DA)사업부장뿐 아니라 이번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수장도 겸하게 됐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을 비롯,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등 주요 사업부장도 모두 유임됐다. DS부문 역시 완전히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기보다는 기존에도 요직을 맡았던 인사의 이동이 많아 예상한 만큼의 '칼바람'은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실적부진으로 당초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과 기술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송재혁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메모리는 쇄신, 파운드리는 신중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사장단 인사에서 윤곽을 드러낸 DS의 파운드리사업부, DX의 품질혁신위원회 그리고 미래전략사업단에 관심이 쏠린다. DS부문의 경우 인재 풀이 풍부한 메모리사업부의 인적 쇄신이 예상된다. 이번 주 중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개발·상품기획 담당 실무 임원들이 퇴임 통보를 받고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달리 파운드리사업부는 예상 외로 퇴임예정 임원이 적다는 게 삼성전자 DS부문 내부의 전언이다. 특히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공정과 수율(양품비율)을 담당하는 주요 임원은 대부분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사업부 직원은 "메모리와 달리 파운드리는 업력도 짧고 임원 풀도 적다"면서 "지금도 메모리에서 임원들을 데리고 오는 상황에 미세공정에 대해 이제야 조금 쌓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임원들을 내치는 것은 회사로선 손해"라고 말했다. 이번 신설 조직 후속 인사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한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출범한 품질혁신위원회의 조직과 구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품질혁신위원회가 어떤 곳인지는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완료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바이오통'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단장으로 선임된 미래사업기획단도 전임 전자계열사 출신 단장들과 조직 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박소연 기자
2024-11-27 17:51:26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직접 챙기는 '양수겸장' 전략을 들고 나왔다. 핵심사업인 메모리사업부장과 DS부문의 연구개발(R&D) 핵심 조직인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직을 겸임, 메모리 구원투수로 직접 등판한 것이다. 파운드리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메모리사업부 출신인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빅테크 수주' 특명을 맡았다. 한 신임 사장은 올해 3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으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에 대해 '젠슨 승인' 서명을 직접 받아내는 등 성과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DS부문 경영전략 담당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소속으로 반도체 지원담당직을 수행한 김용관 사장을 선임, 사업지원TF와 DS사업부 간 가교가 돼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7일 발표했다.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 '투톱' 체제는 유지됐으며, 삼성의 전자계열사 컨트롤타워인 정현호 사업지원 TF장(부회장)도 유임됐다. 삼성전자 DS부문 사장단 인사는 업계 안팎의 예측과 달리 폭은 작았다. 사업부장 2명만 교체됐다. 하지만 핵심인 메모리 사업부를 전 부회장 직할로 두는 묘수를 냈다. 허를 찌르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HBM을 시작으로 차세대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메모리사업 전체가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메모리 2등'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전 부회장은 2014~2016년 메모리사업부장을 지내며 연간 4조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을 13조원대까지 회복시키는 '전영현 매직'을 이뤄냈다. 전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DS부문의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SAIT 원장도 겸직한다. 학술조직에서 벗어나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R&D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힘이 빠질 것이란 파운드리사업부도 외려 사장급이 추가 신설되며 외형을 키웠다. DS부문에서 사장이 2명인 사업부는 파운드리가 유일하다. 사장급인 파운드리사업부 산하 최고기술책임자(CTO)직을 신설, 추후 조직개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초 분사설, 사업 축소설과 달리 사장급 보직을 신설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박소연 기자
2024-11-27 17:47:45이번 삼성전자 정기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반도체(DS)부문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전환해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사진)이 직접 챙긴다는 점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최근 세계 최고층 타이틀을 SK하이닉스에 빼앗긴 낸드플래시와 수율(양품비율) 문제에 허덕이는 차세대 D램까지 경고등이 켜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직도 겸임하면서 그간 전 부회장이 강조해 온 사업부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연구개발(R&D)이 본격화돼 '근원적 기술력'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번 세운 목표 안 놓는다" 27일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이 직접 메모리 사업을 챙기며 SK하이닉스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DS부문의 근간 사업인 메모리사업의 초격차를 부활시킨다는 전략이다. 앞서 전 부회장은 지난달 초 3·4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완벽한 품질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반성 메시지를 냈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제품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 온 낮은 수율을 비롯한 품질 문제를 수술대에 올려놓고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전 부회장은 10나노(1㎚=10억분의 1m) 4세대(1a) D램의 회로 일부 재설계 지시를 내리는 초강수를 두는 등 품질을 최우선에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선단 D램은 HBM 성능과도 연결되면서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다. '타임투마켓(적시생산 적시공급)'이 생명인 반도체 업계에서 재설계는 손실을 감수한 조치로 품질에 있어 깐깐한 전 부회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며 최우선 과제로 답보 상태에 빠진 5세대 HBM 제품인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이 단연 꼽힌다. 연내 HBM3E 12단 제품 납품이 예정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의 HBM3E 8단 제품 퀄(승인) 테스트 중이다. 지난 7월 전 부회장은 반도체 수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HBM개발팀을 신설했고, HBM개발팀은 향후 HBM 경쟁의 키가 될 6세대 제품인 HBM4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부회장의 권한이 더 강해진 만큼 HBM 추격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한번 세운 목표를 끝까지 이뤄내는 집념의 리더"라면서 "연말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영현표 구상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업지원TF 출신, 반도체 전략 맡아 R&D 분야에서도 전영현표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 부회장이 SAIT 원장을 겸임하면서 SAIT의 R&D 방향도 사업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전 부회장은 이번 사장단 인사가 있기 전부터 반도체연구소 R&D 인력의 일선 사업부 배치를 비롯, R&D와 실제 제품의 양산·테스트까지 일원화에 나선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설비기술연구소를 재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 후 전 부회장이 중첩된 조직이나 사업성이 결여된 연구조직 통폐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 사업은 미래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내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사업부장 교체와 파운드리사업부 CTO 신설을 두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직원 A씨는 "수율과 영업 모두 빈틈이 생겨 난항에 빠진 파운드리 사업에 활력을 넣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3나노에서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TSMC보다 6개월 먼저 도입했지만 낮은 수율에 발목을 잡혀 엔비디아, 퀄컴 등 빅테크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빅테크 수주의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DS부문은 경영전략 담당에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 전략기획 전문가인 김용관 사장을 선임하며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김 사장은 인사 전까지 사업지원TF 소속 반도체 지원담당직을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전자계열사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와 DS사업부 간 가교가 돼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2024-11-27 17:39:49삼성이 차세대 D램을 타깃으로 정한 건 'D램 주권' 수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부진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카드여서다. 이제 관건은 신속한 양산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세계 최초 개발 사례는 많았지만, 양산이 늦어지면서 시장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삼성 안팎에서는 최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의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한 연구조직 인력개편안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은 연구조직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전진 배치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최초 개발을 하고도 양산이 늦어지는 경우가 없도록 '품질의 삼성' 명성 회복에 나선 것이다. ■품질의 삼성 "이번엔 실기 없다" 17일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24Gb GDDR7 D램 성공의 키는 수율과 양산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개발은 늘 빨라도 양산에 문제가 생겨 시장진입이 늦어진 사례가 이어지면서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은 반도체연구소에서 선행연구를 통해 선단 공정의 초기 제품을 구현한다. 이후 사업부의 개발조직이 이를 바탕으로 램프업(수율 증대)을 하고 실제 판매를 위한 파생제품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제조 담당조직이 제품을 양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격차' 기술을 강조하며 R&D 성과가 곧 제품의 성패를 결정지었던 과거 제품과 달리 지금은 초미세공정으로 연구개발(R&D) 외에 양산과 품질 관리·테스트도 중요한데 전반적으로 해당 부문에서 공정의 정교함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R&D·설계에 비해 양산, 품질, 테스트 업무를 경시하는 풍토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담당 직원들이 승진, 성과급 등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사기가 떨어졌다는 점도 품질저하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초격차 강박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원 평가나 승진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최초' '최고' '1등'이 훨씬 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되면서 임직원의 관심도 완성도보다 속도에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메모리 전설' YH, 해결사 될까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 내 대표적 올드보이인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임명한 이유 중 하나도 과거 '품질의 삼성' 재건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 부회장은 취임 후 기술개발보다 양산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품질의 삼성' 회복에 나섰다. 반도체연구소 개편은 현재 인사이동 대상 직원에게 개별적으로 통보된 상태다. 연말 정기인사와 더불어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한 연구조직 축소·폐지 등에 대한 청사진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3D D램 등 차세대 제품의 연구는 반도체연구소가, 선단 제품은 사업부가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됐다. 업계에서는 R&D부터 양산·테스트가 연계되면서 수율이나 발열 등 품질 문제에 있어서 즉각적 수정과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한 조치도 나왔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10나노 4세대(1a) D램의 회로 일부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적의 시기에 맞게 대응하는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이 중요한 반도체 업계에서 재설계를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제품의 품질을 일정 수준까지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2024-10-17 18:38:45#OBJECT0# [파이낸셜뉴스] 삼성이 차세대 D램을 타깃으로 정한 건 'D램 주권' 수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부진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카드여서다. 이제 관건은 신속한 양산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세계 최초 개발 사례는 많았지만, 양산이 늦어지면서 시장을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삼성 안팎에서는 최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의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한 연구조직 인력 개편안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은 연구조직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의 전진 배치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최초 개발을 하고도 양산이 늦어지는 경우가 없도록 '품질의 삼성' 명성 회복에 나선 것이다. ■품질의 삼성 "이번엔 실기 없다" 17일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24Gb GDDR7 D램 성공의 키는 수율과 양산 단계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개발은 늘 빨라도 양산에 문제가 생겨 시장 진입이 늦어진 사례가 이어지면서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의 경우 반도체연구소에서 선행 연구를 통해 선단 공정의 초기 제품을 구현한다. 이후 사업부의 개발 조직이 이를 바탕으로 램프업(수율 증대)을 하고 실제 판매를 위한 파생 제품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제조 담당 조직이 제품을 양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격차' 기술을 강조하며 R&D 성과가 곧 제품의 성패를 결정지었던 과거 제품과 달리 지금은 초미세공정으로 연구·개발(R&D) 외에도 양산과 품질 관리·테스트도 중요한데 전반적으로 해당 부문에서의 공정 정교함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R&D·설계에 비해 양산, 품질, 테스트 업무를 경시하는 풍토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담당 직원들이 승진, 성과급 등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업무에 대한 사기가 떨어졌다는 점도 품질 저하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초격차 강박증'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원의 평가나 승진에도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보다 '최초' '최고' '1등'이 훨씬 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되면서 임직원들의 관심도 완성도보단 속도에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 '메모리 전설' YH, 이번에도 해결사될까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 내 대표적인 올드보이인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임명한 이유 중 하나도 과거 '품질의 삼성' 재건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 부회장은 취임 후 기술 개발보다 양산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품질의 삼성' 회복에 나섰다. 반도체연구소 개편은 현재 인사 이동 대상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통보가 된 상태다. 연말 정기인사와 더불어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한 연구조직의 축소·폐지 등에 대한 청사진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 관점을 두고 바라봐야 할 3D D램 등 차세대 제품의 연구는 반도체연구소가, 선단 제품의 경우는 사업부가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업계에서는 R&D부터 양산·테스트가 연계되면서 수율이나 발열 등 품질 문제에 있어서 즉각적인 수정과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한 조치도 나왔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10나노 4세대(1a) D램의 회로 일부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적의 시기에 맞게 대응하는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이 중요한 반도체업계에서 재설계를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제품의 품질을 일정 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2024-10-17 16:41:35[파이낸셜뉴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끄는 저희에게 있습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이 3·4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된 8일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이같이 사과했다. 전 부회장은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면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을 약속했다. 전 부회장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경쟁사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데에 대해 기술력을 원인으로 보고 품질 경쟁력 제고를 약속했다. 그는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면서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 DS부문 내 만연한 매너리즘을 지적하며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직문화 쇄신도 약속했다. 전 부회장은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겠다"면서 임직원 외에도 투자자들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0-08 09:03:12[파이낸셜뉴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습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3·4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8일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이 같이 사과했다. 전 부회장은 "엄중한 상황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면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을 약속했다. 전 부회장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경쟁사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데에 대해 기술력을 원인으로 보고 품질 경쟁력 제고를 약속했다. 그는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면서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0-08 08:59:30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신입사원까지 인력 재배치에 나서며 '품질 초격차' 강화를 위한 조직 대수술을 단행한다. 약점으로 지적하던 '수율(양품 비율)'을 끌어올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신입사원을 제조기술담당으로 재배치한 것을 두고 '성과 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초석으로 분석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최근 상반기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 공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AVP사업팀 내 평가 및 분석 직무 합격자는 AVP사업팀의 후신인 AVP개발팀으로 발령받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인력 재배치를 통해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총괄과 제조기술담당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AVP사업팀 내 패키지개발 직무 합격자도 △TSP총괄 △제조기술담당 △반도체연구소 중 하나로 소속이 변경될 예정이다. TSP는 패키지 외에도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패키지 개발부터 양산, 테스트,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제조기술담당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인 수율을 관리하는 조직이며, 반도체연구소는 선행연구와 선단 공정을 총괄하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AVP사업팀 합격자들 중 패키징 업무가 이관된 메모리사업부 등 일선 사업부가 아닌 TSP, 제조기술담당, 반도체연구소로 재배치된 점을 봤을 때 패키징보다 공정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VP사업팀 합격자들 역시 이번 조치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공채 지원자들은 공채 지원 당시 희망 사업부와 직무를 함께 선택해 지원한다. 사업부별로 목표달성 장려금(TAI) 등 성과급의 차등이 있어 같은 직무여도 사업부별로 경쟁률이 다르다. 삼성전자 재직자는 "개별적으로 직무가 바뀌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대규모로 소속 사업부나 조직이 대폭 바뀌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직무가 같아도 사업부마다 업무의 성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합격자들이 공채 당시 예상했던 것과 다른 업무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피플팀 관계자도 설명회에서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패키징 사업의 강화를 위해 AVP사업팀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모집했다. 이후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취임하면서 AVP사업팀이 AVP개발팀으로 재편되면서 정예화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9-23 18:24:36[파이낸셜뉴스]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신입사원까지 인력 재배치에 나서며 '품질 초격차' 강화를 위한 조직 대수술에 단행한다. 약점으로 지적하던 '수율(양품 비율)'을 끌어올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신입사원을 제조기술담당으로 재배치한 것을 두고 '성과 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초석으로 분석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최근 상반기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 공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AVP사업팀 내 평가 및 분석 직무 합격자는 AVP사업팀의 후신인 AVP개발팀으로 발령받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인력 재배치를 통해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총괄과 제조기술담당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AVP사업팀 내 패키지개발 직무 합격자도 △TSP총괄 △제조기술담당 △반도체연구소 중 하나로 소속이 변경될 예정이다. TSP는 패키지 외에도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패키지 개발부터 양산, 테스트,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제조기술담당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인 수율을 관리하는 조직이며, 반도체연구소는 선행연구와 선단 공정을 총괄하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AVP사업팀 합격자들 중 패키징 업무가 이관된 메모리사업부 등 일선 사업부가 아니라 TSP, 제조기술담당, 반도체연구소로 재배치된 점을 봤을 때 패키징보다 공정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VP사업팀 합격자들 역시 이번 조치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공채 지원자들은 공채 지원 당시 희망 사업부와 직무를 함께 선택해 지원한다. 사업부 별로 목표달성 장려금(TAI) 등 성과급의 차등이 있어 같은 직무여도 사업부별로 경쟁률이 다르다. 삼성전자 재직자는 "개별적으로 직무가 바뀌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대규모로 소속 사업부나 조직이 대폭 바뀌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직무가 같아도 사업부마다 업무의 조금씩은 성격이 상이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피플팀 관계자도 소속의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패키징 사업의 강화를 위해 AVP사업팀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모집했다. 이후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취임하면서 AVP사업팀이 AVP개발팀으로 재편되면서 정예화됐다. 일선 사업부와 패키징 사이의 '유기적 연결'을 강조하며 AVP사업팀의 일부 기능이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등으로 이관됐다. 이후 부문장 직속 조직이었던 AVP개발팀은 두 달만에 후공정 담당 조직인 TSP총괄 산하로 소속이 재차 변경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9-23 15:08:18[파이낸셜뉴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사내 구성원을 상대로 첫 공식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조직 문화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전 부회장은 현재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의 요구 사항 중 하나인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며 내부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 "지금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반도체 신(新)조직문화'(C.O.R.E. 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게시글에서 "2·4분기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근원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다 보면 또다시 작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전 부회장은 경쟁력이 약화된 원인으로 부서간 소통의 벽,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 확산 등을 꼽았다. 전 부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리더간, 부서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며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이 도입을 주장한 새 반도체 조직 문화(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Execute) 의미다. 전 부회장은 "현재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 축적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은 이날 성과급에 대한 언급도 했다. DS부문 구성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달 8일부터 총파업을 진행하며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전 부회장은 "당초 공지된 내용은 경영계획 목표 영업이익 1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0∼3%지만 현재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고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OPI 지급률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S부문은 상반기에만 8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인 HBM3E를 본격 양산하며 실적이 더 개선될 전망이다. 전 부회장은 "부문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해 조속히 경쟁력을 회복하고 더 나은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진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2024년 하반기를 DS 부문에 다시 없을 기회로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8-01 1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