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베이징=윤재준 기자 이석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이 대선 기간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던 초강경 관세 카드를 빼들었다. 첫 대상국가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이다. 이번 관세는 미국 노동자 보호와 제조업 부흥이 아닌 불법이민자, 마약(펜타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앞으로 관세를 정책 이행에 전방위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취임일 특별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제품에 관세 25%, 중국산 제품에는 추가 관세에 대해 10% 더 부과할 것(additional 10% Tariff, above any additional Tariffs)이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마약인 펜타닐과 불법입국자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등 국경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두 나라의 단속이 효과를 거둘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 정치 매체인 더힐은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 부과는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산 수입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시행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미국의 제조업 확대와 노동법 개선을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해 USMCA를 타결했다. 트럼프 당선에 멕시코와 캐나다는 험난한 무역협상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포함한 지도부가 멕시코를 제외하고 미국과 직접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산 제품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멕시코를 거쳐 캐나다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무역마찰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가 중국산 수입제품이 미국과 캐나다로 우회 수출되는 통로가 되지 못하도록 할 것임을 예고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3일 앞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포함한 미국과 캐나다의 정상을 만나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거쳐 수입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부품을 자국산으로 대체하는 운동도 착수했다. 중국은 트럼프의 압박에 격하게 반응했다. 중국 언론 재련사는 "관세 몽둥이" 비유에 이어 "트럼프의 망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비판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은 중미 경제 및 무역 협력이 본질적으로 상호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며 "중국과 미국 모두에 무역·관세 전쟁의 승자는 없다"는 입장을 냈다고 외신은 밝혔다. jjyoon@fnnews.com
2024-11-26 18:15:21【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이 "관세 전쟁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산 및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조치 선언에 대해 "중국은 양국 경제 및 무역 협력이 본질적으로 상호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 대변인은 이날 CNN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이 미국과 마약 대응 작전에 대해 소통해 왔다며, 중국이 미국으로 펜타닐 등 마약이 밀매되도록 고의로 허용하고 있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현실에 완전히 어긋난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 60% 관세 외에 1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기간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해왔는데, 이번 조치가 실제로 이행될 경우 미국은 중국에 최대 70%의 관세를 추가로 물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했다. 멕시코에서 제조하는 전기자동차 등 중국산 제품을 겨냥했다는 평가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조치가 불법 이민과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범죄과 마약'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사회에 만연한 마약 문제 원인을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불법적으로 넘어오는 이민자로 규정하며, "이 관세는 마약, 특히 펜타닐과 모든 불법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침략을 멈출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마약은 주로 멕시코를 거쳐 전례 없는 수준으로 미국으로 쏟아지고 있다"며 이 문제를 중국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관리들이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마약상들에 대해 사형 선고를 약속했음에도 실행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멈출 때까지" 이 같은 관세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1-26 17:11:23【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전쟁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북지역에서 나왔다. 전북평화연대준비위원회와 전북민중행동은 26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에 개입하면 러시아의 공동교전국이 돼 경제와 안보 영역 모두에 심각한 후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 뻔하다"며 전쟁 개입을 반대했다. 이들은 "무기 지원 등을 협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별사절단이 방한 한다"라며 "특사단은 한국 정부와 천궁, 미사일 탐지 레이더, 포탄 등 무기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에 호응해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면서 "정부는 다양한 형태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전쟁 개입 의향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무기 지원으로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해 핵무기를 포함한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며 "핵전쟁을 포함한 3차 대전의 위험성이 인류 앞에 닥쳐온 지금, 국제사회가 힘을 쏟아야 할 것은 전쟁 종식이지 무기 지원과 군사개입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1-26 16:18:38[파이낸셜뉴스] 재향군인회는 26일 태국 현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철럼 세땅(93) 옹과 그의 가족이 거주할 새 집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향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태국 아유타야주 프라나콘시에서 열린 입주식에는 신상태 재향군인회장과 박용민 주 태국 대사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74년 전 대한민국이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국가 운명이 백척간두 위기에 처했을 때 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6300여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1300여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다"며 철럼 옹을 포함한 태국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철럼 옹은 1950년 11월 6·25전쟁에 참전했지만, 참전기록이 없어 태국 정부로부터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다. 그의 자녀와 손자, 증손자 등 12명의 가족은 하천 옆 무허가 주택에서 빈곤하게 살고 있었고, 이마저도 최근 도시개발로 인해 쫓겨날 처지였다. 향군은 이런 소식을 듣고 올해 4월부터 태국 현지에서 이형배 향군 태국지회장이 교민을 상대로 모금활동에 착수했고, 국내에선 향군 시도회장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향군은 이를 통해 1억800만원의 성금을 마련했고 택지 매입 후 단독주택을 건설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26 13:48:00[파이낸셜뉴스] 전쟁기념사업회는 개관 30주년을 맞아 오는 26일 전쟁기념관 '대형무기실'(Heavy Weapons room)을 새롭게 단장해 재개관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사업회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사용된 대형 무기들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 마련된 대형무기실은 다섯 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공간인 '전세를 바꾼 무기'에서는 6·25전쟁의 흐름을 바꾼 상징적인 무기들을 소개한다. 특히 M4A3E8 셔먼 전차와 인천상륙작전에 사용된 LVT-3C 상륙장갑차를 3D 영상으로 제작해 관람객들에게 장비의 작동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선보인다. 두번째 공간 '유엔군의 기갑장비'에서는 6·25전쟁에서 활약한 국군과 유엔군의 주요 전차를 소개한다. 세번째 '국군과 유엔군, 공산군의 화포'는 화력전이 중심이었던 고지쟁탈전에서 사용된 다양한 화포들을 볼 수 있다. 네번째 공간인 '유엔군과 공산군의 항공기'는 입체적인 전시로 구성돼 있다. 지상에는 F-51D 머스탱 전투기가 전시되고, 공중에는 와이어로 매달린 항공기들이 배치돼 하늘과 땅을 넘나드는 6·25전쟁 공중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마지막 공간인 '지도자의 승용차'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김일성의 차량이 함께 전시돼 당시 양측 지도자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대형무기실에는 F-86 세이버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통해 실제 항공기 조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전쟁기념사업회측은 "대형무기실 관련 자세한 내용은 전쟁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쟁기념관 1층 대형무기실에서 이같이 설치된 전시를 관람 및 체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25 15:42:00[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종전이 실현되면 한반도 평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와 민주당은 트럼프 당선인의 강인한 리더십과 종전에 대한 의지가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이어지길 강력히 기대하고 응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둘러싼 시계가 빠르게 돌고 있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쟁을 조기 종전시키겠다 여러 차례 공언했고, 실제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러시아, 중동, 북한 (문제) 관련 평화적인 해결을 노력했던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은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종전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며 "이제 종전이냐 3차대전 비화냐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 “트럼프의 정책 방향에 어긋나게 국민, 국회 동의 없이 성급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하거나 남-북 갈등을 증폭시키는 외교적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서영준 기자
2024-11-25 09:59:27[파이낸셜뉴스] 푸틴이 러-우 전쟁 이후를 염두에 두고 중국과의 양자 협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러 양국, 미국 주도 질서에 대항한 다자 연대틀 확대라는 목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25일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 회복을 요원하게 보고 있어, 중국과의 양자 협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은 하지 않았으나 다량의 원유 및 가스 구매, 소비재 공산품 공급 확대를 통해 러시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이에 러시아는 서방 기업들이 떠난 자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하고 블라디보스톡항과 같은 자국의 전략적 요충지를 중국에 개방하기도 했다. 또한 중·러 양국은 참여 희망국이 늘고 있는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의 발전에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러는 달러 패권 약화와 미국 주도 질서에 대항한 다자 연대틀 확대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2025년에도 양국은 중동 산유국들의 브릭스 회원 유치, 통합 화폐 개발 및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내실화를 위한 협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문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선 당선을 계기로 2025년 러-우 전쟁 종식을 표면화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나설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5기를 맞는 후기 푸틴 체제는 장기 집권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 서방과의 교류 단절에 따른 첨단기술 분야 성장 퇴보, 대중국 종속 심화와 같은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러시아 경제는 2023~2024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군수산업 활성화를 통한 부양 효과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크게 선전했으나, 향후 원자재 가격 하락, 인플레이션, 루블화 환율 위기와 같은 요인들은 언제든 러시아 경제에 복병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1-25 07:46:39[파이낸셜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가자지구 전쟁에서의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 하마스 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ICC는 성명에서 "재판부가 2023년 10월 8일부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올해 5월 20일까지 저질러진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로 네타냐후와 갈란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 5월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 등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미국은 ICC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전쟁범죄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서 ICC가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사법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ICC는 이 같은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ICC는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해서도 체포영장도 발부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21 22:13:20[파이낸셜뉴스] 아영FBC는 오는 29일 국내외 수상 경력의 바텐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정상 바텐더를 가리는 '칵테일 전쟁:바텐더 컴페티션'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바텐더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문 바텐더 6인이 모여 칵테일과 음식의 다채로운 조화를 보여주면서 바 문화의 대중화를 만들기 위해 열린다. 2개의 팀이 각기 다른 개성을 담은 칵테일로 경연을 진행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팀은 각종 바텐더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김하림(앨리스 청담), 최원우(탄산바), 조영준(빌라 레코드)로 구성됐다. A팀은 월드 클래스, 네이키드 몰트, 캄파리 등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바텐더다. B팀은 홍지민, 김형철(노츠), 이재웅(르 챔버)로 구성돼 현재 바텐더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고 유망한 바텐더들이 뭉쳤다. 이들은 독창적인 감각과 창의적인 스타일로 인지도를 높여온 신예들로 자신만의 칵테일 레시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행사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진행된다. 참가비는 4만원이다. 참가 티켓에는 칵테일 2잔과 푸드박스가 포함돼 있다. 티켓은 캐치테이블에서 구매 가능하다. 아영FBC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바텐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참여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며 "최정상의 바텐더들과 떠오르는 신예 바텐더들이 경쟁하는 이번 바텐딩 콘테스트에서 특별한 바 문화를 경험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1-19 10:01:061905년 4월 초 대한제국 정부는 최초로 이민법을 공포했다. 그 시기가 참으로 묘하다. 러일전쟁이 진행 중이었고, 한반도의 육지와 바다는 전쟁터로 변모한 상태였다. 대륙과 도서에 긴장이 발생하면 양쪽을 연결하는 반도는 긴장이 폭발하는 전장이 되는 것이 지정학적 문제다. 1904년 봄부터 진남포와 원산 그리고 인천과 부산 등의 항구에는 광고문이 붙었다. "녹금(綠金)을 캐러 갑시다"라는 문구다. 1903년 하와이 이민의 결과는 백금이라는 부를 캐러 가는 것이라는 인상이 심어졌는데, 이번에는 녹금이란다. 단 한 번의 하와이 이민은 사탕수수 농장의 계약노동자 모집에 응했던 것인데, 캘리포니아주의 일본 이민 반대 법안으로 조선인도 건너갈 수가 없게 됐다.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으로부터 노동자를 모집하는 광고에 녹금이라는 유혹 단어가 삽입되었다. 1905년 3월 말 인천에서 1031명의 조선인이 고국을 떠났다. 소위 계약노동이라는 조건이었다. 한반도 주변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외국 화물선이 근접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인 중간상인의 개입이 가까스로 태평양을 횡단하는 네덜란드 화물선을 잡았다. 그 배를 보낸 다음, 곧 바로 4월에 이민법이 공포되었다는 사실은 중간상인과 대한제국 공무원 사이의 농간 냄새가 진하게 배어난다. 배삯을 비롯한 신청 비용이 필요했기 때문에, 형편이 어지간히 되는 사람들이 나갔다. 배에서 어린이가 2명 출생했고(한 명의 이름은 인천에서 출발했다고 仁出이 되었다), 1명이 사망한 결과 1032명이 멕시코의 태평양 항구 아카풀코에 도착한 것은 그해 5월 말이었고, 육로로 베라크루즈항으로 이동해 다시 배를 타고 유카탄주의 메리다로 들어갔다. 그렇게 팔려 나간 그들을 기다렸던 노동 과정은 열대의 지옥이었다. 사람보다 훨씬 큰 에네켄이란 선인장의 잎사귀를 잘라서 다발로 묶고, 집하장까지 운반하는 중노동이었다. 그 잎을 삶아서 남는 줄거리가 밧줄의 원료가 된다. 선박에 필수적인 밧줄 원료를 생산하는 과정이었다. 에네켄 잎사귀에 솟아난 손가락 길이의 침에 찔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인 노동자들은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 1898년 미서전쟁의 전쟁 배상으로 스페인이 미국에 필리핀을 양도했다. 미국은 필리핀에서 마닐라 삼이라는 양질의 밧줄 원료를 개발했기 때문에,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은 사양산업이 되었다. 조선인 계약노동자들은 망해가는 멕시코 산업의 막차를 탄 셈이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조선인들은 동포 인신매매업자 이해영의 꼬임으로 다시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팔려 나갔다. 현재 쿠바의 아바나와 마탄사스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는 그들의 후예다. 1979년 여름 나는 예일대학의 국제교류숙소에서 보냈다. 입소하는 날 초인종을 눌렀더니, 동양인 여성이 나왔는데 하마터면 한국말이 나올 뻔했다. 얼마 지난 후 일요일 응접실에 갔더니, 그가 가족과 함께 나와 있었다. 남편은 휴스턴대학 스페인문학 교수였고, 자녀 둘이 있었다. 소통을 하고 보니 그는 파나마 태생이며,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생김새가 전형적인 한국인 느낌 백퍼센트였다. 1986년 11월 나는 페루의 리마에서 그곳 한인회장의 안내로 '알레한드로 킴'이라는 사내를 만났다. 길거리의 코너에서 건물의 창문 틀에 담배 몇 개와 사탕 몇 알을 올려 놓고 팔고 있었다. 생김새는 안데스의 전형적인 꿰추아 인디오였다. 한사코 자신은 "꼬레아노"라고 목청을 높인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을 했다고. 1987년 1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울공대를 졸업한 광산무역업자를 만났다. 그 선배는 주사(朱砂, cinnabar)를 수입해 아시아로 판매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사 생산지로 알려진 곳은 세 곳이란다: 북아프리카의 마라케시산맥, 미국 남서부의 애리조나 일대 사막, 그리고 아르헨티나 북부의 후후이 사막. 이 지역의 공통점은 산의 돌이 붉은색. 볼리비아와의 국경지대인 후후이의 산악지대 답사를 하면서 만난 곳이 '뿌에블라 꼬레아노(한국인촌)'라고 했다. 후후이에 거주하는 최천명씨의 주소를 받아서 아내와 함께 방문하였다. 나의 가설은 유카탄 반도에서 흘러내린 한국인들 일부는 쿠바로 향했고(1920년 경), 일부는 파나마를 거쳐서 페루에 도착하였다. 그들 중 일부는 일자리를 찾아서 볼리비아 남부의 포토시와 수크레 등의 광산지대에 도달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932~35년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사이에 차코전쟁(Chaco War, 목마름의 전쟁)이 터졌다. 볼리비아가 패전해 엄청난 영토를 파라과이에 빼앗겼다. 볼리비아의 광산에 터전을 잡았던 한국 이민자들은 전쟁을 피해 아르헨티나 쪽으로 피난했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러일전쟁 피난민이 30년 만에 다시 남미에서 차코전쟁의 피난민 신세가 되었다. 후후이는 아르헨티나 북부의 사막지대로 주변의 산들은 붉은색 일색이었다. 음식점을 찾으니 중국집이 있었다. 홍콩으로부터 이사 온 젊은 부부가 가게를 연 지 2년 되었다고. 이 동네에 한국인 옷가게를 하는 가정이 두 집. 그중의 한 분이 최천명씨였다. 그의 가게 이름은 '꼬레아(Corea)'. 해마다 인디오 행색을 한 뿌에블라 꼬레아노들이 남부여대하여 옷을 사러 온다고 했다. 최씨의 제안으로 우리는 뿌에블라 꼬레아노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최씨의 친구인 레바논 이민자 호세가 기꺼이 차량을 제공하고 운전을 했다. 풀 한 포기 없는 자갈길 산악을 오르는 과정에 재규어 한 마리가 차 밑으로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 해발이 높아질수록 자갈의 크기가 커지면서, 드디어 '귀신의 목(garganta del diablo)'이라는 지점에 이르렀다. 바위 산의 협곡이 시작되는 곳이다. 지진 여파로 산이 무너져서 협곡은 바위 덩어리로 가득했다. 더 이상 진행은 불가능이었다. 조금 있으니 바위들 사이로 모자를 쓴 인디오 한 명이 나귀를 끌고 내려온다. '꼬까'를 얼마나 씹었는지 입 주위가 시퍼렇고, 절반은 취한 상태다. 뿌에블라 꼬레아노를 물으니, 연신 산 위로 손가락질을 하면서 횡설수설이다. 20세기 초 조선인들이 일본인 거간꾼이 개입된 인신매매 조직망에 걸렸던 사건이 멕시코로의 이민이었다. 전쟁의 소용돌이를 피한 난민 대열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내가 페루의 알레한드로 킴일 수도, 뿌에블라 꼬레아노의 난민일 수도 있다. 나에게 잠재된 내면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전쟁광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인간 세상이 원망스럽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18 18:3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