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만드는 전통 기법인 ‘제다(製茶)’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다’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0호로 지정한다고 19일 밝혔다. ‘제다’는 차나무의 싹, 잎, 어린줄기 등을 이용하여 차(茶)를 만드는 기법으로, 찌거나 덖거나 발효 등을 거친 재료를 비비기, 찧기, 압착, 건조 등의 공정을 통해 마실 수 있는 차로 만드는 일련의 전통기술을 의미한다. ‘제다’는 △삼국 시대부터 차에 관한 기록이 나와 있을 뿐 아니라,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 선생과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1786~1866)가 저술한 ‘동다송(東茶頌)’, ‘다신전(茶神傳)’ 등의 다서(茶書)가 전해지는 등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고 △오랜 기간 차 제조기술이 변화․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제다 기법이 오늘날에도 활발하게 전승되어 널리 통용되고 있으며 △차 만드는 과정과 마시는 방식 등에서 우리나라만의 고유성과 표현미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되어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 하지만, 차 산지가 경남 하동과 전남 보성․구례 등 한반도 남부 지방의 광범위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차 제조 기술이 일반적으로 공유․전승되고 있으므로 종목만 지정되고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되지 않는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전통 차의 전승과 현대적 활용을 위해서 다양한 학술 연구와 기록화 사업 등 ‘제다(製茶)’의 보존․전승을 위한 기반 마련, 관련 문화콘텐츠 창출을 위한 각종 진흥사업 추진 등 ‘제다’의 가치 공유와 확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4년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해 보편적으로 널리 공유되어 특정 보유자를 인정하기 어려운 종목에 대해서는 보유자(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아도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 바 있으며 지난해 ‘아리랑’(국가무형문화재 제129호)을 보유자 없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최초 지정한 바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6-07-19 09:22:15차 덖는 과정 전통 차(茶) 만드는 기법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고유의 차 제조 기법인 '전통제다'를 중요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4일 지정 예고했다. 전통제다는 차나무의 싹, 잎, 어린줄기를 이용하여 차를 만드는 기법을 일컫는다. 찌거나 덖거나 발효 등을 거친 재료를 비비기, 찧기, 압착, 건조 등 공정을 거쳐 마실 수 있게 가공하여 차를 만드는 일련의 전통기술로 덖음차, 떡차, 발효차가 그 범주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 시대부터 차에 관한 기록이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의 '부풍향다보'를 비롯하여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1786~1866)가 저술한 '동다송', '다신전'등의 다서(茶書)에 이르기까지 제다의 역사가 매우 깊다. 또한, 오랫동안 차 제조기술이 변화·발전함에 따라 차 만드는 과정에서 고유성과 표현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반도 남부 지방의 차 산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통제다는 다양한 방식과 여러 형태의 차 제조 기술이 오늘날까지 공유·전승되고 있으며, 해당 지역의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산업 중 하나이다. 따라서 전통제다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우리나라 전통 차의 전승과 현대적 활용을 위해서 제다법에 대한 기록화 사업과 각종 진흥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된 전통제다에 대해 관보에 30일 이상 공고해 이해 관계자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6-03-04 09:06:48전통주 제조기법을 지키며 우리술을 복원하고 있는 영농회사법인 술샘이 경기도 용인시에 세운 신사옥. 【 용인=장충식 기자】전통적인 발효 방식으로 우리술을 제조하는 영농회사법인 ㈜술샘이 경기도 용인시에 신사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활동에 들어갔다. 술샘은 쌀과 누룩만으로 전통주를 제조하는 옛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전문기업이다. 특히 누룩 발효부터 전 과정을 전통 방식 그대로 유지하는 기업은 술샘이 유일하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술샘은 같은해 한국 궁중술빚기대회 대상을 수상하고, 이듬해인 2013년 경기도가 주최 가양주인 선발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술샘은 이번 신사옥 준공을 통해 그간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던 마케팅 방식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술샘에서 제조 유통되는 전통주는 증류식 소주인 '미르'가 대표주자다. 미르는 1450년대 '산가요록(山家要錄)'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소주(燒酒) 제조법을 이용해 내린 전통 증류주이다. 이 술은 영산 신씨(辛氏) 가문에서 전통적으로 빚어 오고 있으며 현재 술샘의 신인건 대표가 3대를 이어오고 있다. 전통방식 증류식 소주 '미르' 누룩과 소금을 발효시킨 '이화누룩소금' 이와 더불어 떠먹는 술인 '이화주(상품명 백설공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술을 복원한 것으로, 요구르트 모양의 이화주는 과거 양반가들만 즐길 수 있는 전통술이다. 현재까지 문헌으로만 그 제조 방식이 전해내려왔다. 또 술샘이 생산하는 누룩과 소금을 발효시킨 '이화누룩소금'과 '누룩식초'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이화누룩소금은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개발을 추진한 제품으로, 쌀누룩과 천일염을 발효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상품으로 특허출원을 앞두고 있다. 누룩식초는 200일 이상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까다로운 제조 과정을 통해 생산돼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술샘 신인건 대표는 "이번 신사옥 준공으로 그동안 온라인에 한정됐던 판매망을 오프라인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전통적인 방식을 재현해 생산하는 술샘의 제품들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5-05-17 17:35:00농업 전문 마케팅 그룹 마하스퀘어가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와 손잡고 농업 및 R&D 분야에 최신 디지털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통적인 농업 시장에 디지털 마케팅 기술을 접목하여 마케팅의 과학화와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며, 업계 혁신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약에 따라 마하스퀘어는 농업 마케팅 수요 증가에 맞춰 인크로스의 디지털 광고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의 정밀 타겟팅과 성과 중심의 마케팅 기법을 농업 분야에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인크로스의 트래킹 솔루션을 통해 캠페인 성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전략을 즉각 조정함으로써 농업 시장 특성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실현할 방침이다. 기존 농업 마케팅 방식의 한계를 넘어 농업 제품 및 서비스의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며,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하스퀘어는 그간 아시아종묘, 브레인트리 등 여러 농업 파트너와 협력하여 새로운 농업 마케팅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보다 과학적으로 구축하여 농업기업들이 더욱 경쟁력 있는 시장 진입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한정된 방식의 마케팅에 머물렀던 농업 및 R&D 시장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접근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하스퀘어 김혜원 대표는 “농업과 R&D 분야는 소비재와 달리 특수성이 요구되는 시장이지만, AD Tech와 성과 중심의 디지털 광고 솔루션을 결합해 농업 제품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농업 제품과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농업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증대시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 협약이 농업 분야에서 디지털 광고의 혜택을 본격화하는 첫걸음이라며, “농업과 디지털 마케팅의 접목은 새로운 시장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며, 국내외 소비자에게 농업 제품과 서비스가 더욱 친숙하게 전달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4-11-08 16:34:35[파이낸셜뉴스] BNK부산은행은 6일 BNK부산은행갤러리에서 단풍의 계절을 맞아 다채로운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오는 13일까지 개최하는 ‘도시를 넘어 세계로’는 ‘서울·부산·대구 갤러리 교류전’으로, 지역 갤러리를 플랫폼으로 삼아 작가와 작품을 상호 교류해 다른 지역의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새로운 형식의 전시다. 이어 오는 14~21일까지 열리는 ‘예문-묵향전’은 전통적인 동양 미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동양화의 특징인 수묵화 기법을 사용해 물감의 농담과 붓의 터치로 섬세한 표현이 된 수묵화, 채색화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전시된다. 10회째 이어져 오는 ’빵과 장미전’은 오는 22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각자가 살아가는 삶을 아름다운 예술로 표현한 작가 18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부산은행 강석래 경영전략본부장은 “이번 전시가 미술작품에 대한 지역민의 이해를 높이고 예술품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형성해 새로운 문화 형성에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11-06 10:37:04[파이낸셜뉴스] 부산시는 '2024년 부산시 공예명장'으로 섬유 분야 박정숙공방 박정숙 대표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부산시 공예명장은 공예문화산업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하고, 장기간 공예기술 발전과 공예인의 지위 향상에 이바지한 시민에게 주어진다. 공예명장으로 선정되면 공예명장 칭호 부여, 개발·생산장려금 1000만원 지원,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50%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섬유 분야 공예명장으로 선정된 박 대표는 한국예술문화명인으로 인증받은 전통 염색가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통 공예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박 대표는 고려시대 전통 염색 기법을 계승하며, 소주와 엿 등의 미생물을 활용한 창의적인 염색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청와대 사랑채에서 전통 공예 시연을 수행했으며, 다양한 언론에 소개되며 전통 염색의 가치를 알려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10-29 09:18:36[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전동 ㈜부산롯데호텔은 오는 11월 1~30일 중식당 도림에서 만추미식 메뉴를 판매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만추미식' 메뉴에서는 롯데호텔 45년의 역사를 같이했던 중식 셰프들의 노하우와 홍콩 미슐랭 레스토랑의 플레이팅 기법 등 새로운 스킬을 이용해 트렌디한 코스를 구성했다. 부산롯데호텔 도림의 시그니처 메뉴인 페스츄리 불도장, 어향소스 취피 삼베체굴과 캐비어, XO버터 대하구이와 아보카도 퓨레, 상탕소스 케일 생선찜과 송로, 포치니버섯도 선보인다. 만추미식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롯데호텔 고급 중식 식도락 프로모션'의 세번째 중식 프로모션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식도락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호텔 마케팅 관계자는 "이번 중식 프로모션은 고객들에게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로 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부산롯데호텔의 독창적인 미식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10-25 09:22:45"제가 미혼인 이유는 영화를 찍지 않는다면 그림을 그려서 일 것이다. 배우와 작가의 직업 비중이 반반인데, 올해는 배우의 일을 까먹고 1년 가까이 그림만 그렸을 정도다." 배우이자 독창적 미술 작가로 자리 잡은 하정우가 페르시아 카펫과 가면, 탈, 도자기 그림 등 새로운 소재들로 올해 전력투구해 14번째 개인전을 야심 차게 연다. 올해 제작한 회화 35점을 선보이는 하정우의 개인전은 '네버 텔 애니바디 아웃사이드 더 패밀리(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라는 타이틀로 오는 11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 본 전시장과 학고재 오름에서 개최한다. 전시 타이틀은 "가족 외의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하지 말라"는 뜻인데, 하정우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다. 하정우는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지만, 지금까지 화가로서는 많은 멘트를 전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조심스럽게 알을 깨고 나오려는 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그 의미를 더한다. 미술 전공이 아닌 그는 20대 중반에 문구점에서 수채화 물감과 스케치북, 4B 연필, 그리고 화집을 구입한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그림을 보면서 따라 그리고 작가들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기법을 익혀나갔다. 그가 국내 굴지의 갤러리 중 하나인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열 만큼 작가로서도 크게 성장한 것이다. 지난 2010년 첫 개인전을 연 이래 거의 매년 전시를 열었지만 전시에 앞서 취재진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정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나를 위로해줬고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학고재의 명성과 역사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전시가 더욱 기쁘고, 그 만큼 각오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심기일전 한 이번 개인전은 원시의 상징적 표현을 재해석하는 지점을 더듬으며,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울림을 전달하고 새로운 정서적 발견을 제안한다. 카펫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은 규칙적인 선과 기하학적인 추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비로움과 순수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한국 전통 탈과 같은 민속 소재, 토속적 문양 등을 활용해 인간 내면의 직관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품들도 함께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인 '카펫 연작(2024)'은 지난 2022년 하정우가 모로코에서 영화 '비공식작전'을 찍던 중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당시 촬영을 위해 5개월간 모로코에 머물렀던 그가 현지에서 여러 카펫을 구입했는데, 캔버스에 카펫 문양 자체를 그리는 시리즈로 이어졌다. 하정우는 "카펫의 색은 온도고 감정이며, 그 표면을 나타내는 색은 단순시각적이 아닌 정으로, 감성으로 교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로의 양식을 띠는 카펫 작품도 눈에 띈다.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고찰하며 그려낸 개인만의 타로 카드로 볼 수 있다. 작품 속 상징들은 현재의 자신을 비추는 동시에 미래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내면이 투영됐다. 즉,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하정우의 견해다. 또 다른 소재인 탈과 가면 작품들도 끊임없이 변신하며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인 하정우와 연결된 소재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지금 'K-컬처'의 시대인데, 'K-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작가가 하정우라고 확신한다"며 "그동안 하정우의 작품 세계를 지켜봐 왔고 우리 미술의 외연이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전시를 열게 됐다"고 이번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학고재는 내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엑스포 시카고'에 하정우의 작품을 출품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배우 하정우를 넘어, 작가로서 진지한 성장을 이뤄낸 그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24 18:08:02[파이낸셜뉴스] "제가 미혼인 이유는 영화를 찍지 않는다면 그림을 그려서 일 것이다. 배우와 작가의 직업 비중이 반반인데, 올해는 배우의 일을 까먹고 1년 가까이 그림만 그렸을 정도다." 배우이자 독창적 미술 작가로 자리 잡은 하정우가 페르시아 카펫과 가면, 탈, 도자기 그림 등 새로운 소재들로 올해 전력투구해 14번째 개인전을 야심 차게 연다. 올해 제작한 회화 35점을 선보이는 하정우의 개인전은 '네버 텔 애니바디 아웃사이드 더 패밀리(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라는 타이틀로 오는 11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 본 전시장과 학고재 오름에서 개최한다. 전시 타이틀은 "가족 외의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하지 말라"는 뜻인데, 하정우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다. 하정우는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지만, 지금까지 화가로서는 많은 멘트를 전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조심스럽게 알을 깨고 나오려는 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그 의미를 더한다. 미술 전공이 아닌 그는 20대 중반에 문구점에서 수채화 물감과 스케치북, 4B 연필, 그리고 화집을 구입한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그림을 보면서 따라 그리고 작가들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기법을 익혀나갔다. 그가 국내 굴지의 갤러리 중 하나인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열 만큼 작가로서도 크게 성장한 것이다. 지난 2010년 첫 개인전을 연 이래 거의 매년 전시를 열었지만 전시에 앞서 취재진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정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나를 위로해줬고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학고재의 명성과 역사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전시가 더욱 기쁘고, 그 만큼 각오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심기일전 한 이번 개인전은 원시의 상징적 표현을 재해석하는 지점을 더듬으며,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울림을 전달하고 새로운 정서적 발견을 제안한다. 카펫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은 규칙적인 선과 기하학적인 추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비로움과 순수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한국 전통 탈과 같은 민속 소재, 토속적 문양 등을 활용해 인간 내면의 직관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품들도 함께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인 '카펫 연작(2024)'은 지난 2022년 하정우가 모로코에서 영화 '비공식작전'을 찍던 중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당시 촬영을 위해 5개월간 모로코에 머물렀던 그가 현지에서 여러 카펫을 구입했는데, 캔버스에 카펫 문양 자체를 그리는 시리즈로 이어졌다. 색상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의 내면을 자극하는 감정의 통로로 작용한다. 색과 패턴을 통해 깊은 사유를 유도하며, 각자가 가진 고유한 경험과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을 이끌어낸다. 이중 호랑이 문양의 카펫은 원시적인 대상에 관심이 많은 그가 상징적인 요소로 호랑이를 그린 게 특징이다. 하정우는 "카펫의 색은 온도고 감정이며, 그 표면을 나타내는 색은 단순시각적이 아닌 정으로, 감성으로 교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로의 양식을 띠는 카펫 작품도 눈에 띈다.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고찰하며 그려낸 개인만의 타로 카드로 볼 수 있다. 작품 속 상징들은 현재의 자신을 비추는 동시에 미래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내면이 투영됐다. 즉,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하정우의 견해다. 또 다른 소재인 탈과 가면 작품들도 끊임없이 변신하며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인 하정우와 연결된 소재다. 그는 가면과 탈의 소재를 통해 인간 정체성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면모를 탐구했다. 전통적으로 가면과 탈은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감추거나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로 여겼다. 하정우는 이러한 상징을 보다 심층적으로 해석하며, 표면 아래에 잠재된 인간의 내면적 욕망과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지금 'K-컬처'의 시대인데, 'K-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작가가 하정우라고 확신한다"며 "그동안 하정우의 작품 세계를 지켜봐 왔고 우리 미술의 외연이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전시를 열게 됐다"고 이번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학고재는 내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엑스포 시카고’에 하정우의 작품을 출품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배우 하정우를 넘어, 작가로서 진지한 성장을 이뤄낸 그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24 10:31:38최근 종영한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큰 인기를 끌며 파인 다이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 장기화로 한동안 인기가 주춤했던 고급 식사가 다시 트렌드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화려한 경력의 호텔 셰프와 최고급 식재료를 필두로 신메뉴 고급화에 나섰다. ■파인다이닝 인기, 호텔로 이어져 17일 업계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로 인해 높아진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프리미엄의 정수로 손꼽히는 '호텔 미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호텔업계는 제철 요리부터 코스 메뉴, 고품격 한상차림까지 다양한 선택지로 소비자들의 입맛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오는 11월 30일까지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 등의 경력을 갖춘 호텔 셰프들과 함께 가을 별미들을 선보인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스칼라'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고유의 식문화를 구현한 런치·디너 코스 요리를 내놨다. 제철 잿방어, 아귀살을 곁들인 '파파 알 포모도로', 한우 스테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일식 파인 다이닝 '라쿠'에서는 가거도 볼락 우엉 조림, 연평도 꽃게장을 곁들인 광어 카르파치오 등 지역 특산물을 고루 활용한 '어텀 셰프 스페셜' 런치 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이달 31일까지 정갈하게 차려진 건강식 메뉴를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스칼라'에서는 토스카나 지역의 정통 요리 기법을 재해석한 세트 메뉴를 출시했다. 지중해식 가자미 구이를 곁들인 기장 미역 파스타와 볼로네제 피자, 그린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중식당 '남풍'은 랍스터와 새우, 해삼 등을 활용한 활 랍스터 짬뽕과 딤섬 3종 세트 메뉴를 판매한다. 일식당 '사까에'에서는 가을철 대표 식재료인 자연송이 고유의 깊은 맛을 담은 송이소금구이와 입안 가득 퍼지는 알싸한 향의 송이주전자찜으로 색다른 미식을 즐길 수 있다. ■특급 호텔의 특권 '미식 향연' 파크 하얏트 서울의 더 라운지는 한국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6코스 요리로 구성된 '가을 심포니 디너 코스'를 오는 12월 1일까지 선보인다. 삶은 문어에 불맛을 더한 고추장 문어구이를 시작으로 24시간 염지한 닭고기 테린과 고소한 잣즙이 함께 제공되는 영계 잣즙, 매콤한 소스에 익힌 도미에 감자와 당근을 듬뿍 올린 국내산 도미찜, 특제 간장 소스를 발라 그릴에 구운 국내산 한우 등심 구이, 바삭한 메밀 칩을 올려 식감을 살린 게장 밥 등이 차려진다.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은 중식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 요리와 단품 메뉴를 내놨다. 광동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더 그레이트 홍연'에서 고추 소스 통 해삼 튀김, 파생강 소스 활 바닷가재, 흑 후추 소스 크레이피쉬 등 산해진미 요리와 함께 깐풍 소스의 대하 튀김, 차수구 버섯 대구찜 등을 코스 요리로 맛볼 수 있다. 딤섬 전문 현지 셰프가 개발한 시그니처 딤섬 4종인 비취 구채교, 전복 해삼 딤섬, 바비큐 향의 크리스피 번, 트러플 버섯 소룡포도 판매한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최상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이탈리아 가정식(홈스타일) 요리를 폭넓게 준비했다. 보칼리노 헤드 셰프 이반 스파다로가 고향 남부 시칠리아 가족에게 전수받은 정통 조리법에 셰프만의 노하우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케이퍼와 올리브를 곁들인 토마토 소스에 문어를 8시간 이상 수비드 요법으로 조리한 '루치아나 토마토 소스의 매콤한 문어', 12시간 이상 정성껏 익힌 갈비찜에 포트와인을 사용한 소스를 곁들인 소갈비 요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전어와 송어 등 제철 해산물이 가득한 '바다의 보물' 프로모션을 오는 11월 15일까지 전개한다.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스펙트럼'에서 전문 셰프가 세심하게 손질해 얇게 썰어낸 전어회를 신선한 채소, 전통 소스와 함께 선보인다. 얇게 썰어낸 송어회와 드레싱된 채소도 맛볼 수 있다. 이 밖에 다양한 전통 한식과 퓨전 요리, 샐러드, 수프도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 인기와 미식의 계절이라는 시기적 특수가 맞물리며 각 식음장에서 진행 중인 미식 프로모션들에 대한 예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앞으로 '럭셔리 맛캉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가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0-17 18:2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