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남동구는 만수동 장승백이 전통시장 내 중앙통로를 장기간 점유해 온 노점상을 이전 재배치해 이용객 통행권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장승백이 전통시장(남동구 장승로 21)은 1990년대 후반 시장 개설과 함께 노점상이 자리를 잡기 시작해 30년 이상 중앙통로를 점유해 왔다. 이로 인해 통행 불편, 시장 미관 저해, 소방도로 미확보 등의 문제가 발생, 다수의 민원이 제기돼 정비를 추진했으나 강한 저항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남동구는 올해 초 인천시의 원도심 디자인 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장승백이 전통시장의 환경개선과 더불어 노점상 이전 재배치를 추진했다. 우선 지난 4월부터 노점상인, 장승백이 전통시장 상인회 등과 6개월에 걸친 설득과 대화를 통해 중앙통로 노점상을 이전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구는 시장 내 유휴공간에 바닥 데크를 설치하고, 수레형 매대를 제작.지원해 중앙통로를 점유하던 노점상들을 이전했다. 또 기존 노점상의 철거 및 폐기물 처리 등 정비를 마친 후 100m 가량의 중앙통로를 도색하고 낡은 화장실을 리모델링해 전반적인 이용환경을 개선했다. 박종효 구청장은 “장기간 불법 점유로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소방도로 확보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두를 위한 방안을 협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11-08 13:30:22【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박수기 광주광역시의원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냉장고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과 관련해 21일 "지역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며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를 위한 광주시의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 모델 2개가 올 연말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될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물량 조정이 아닌 광주사업장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 측은 물류비 절감을 이유로 북미 수출 물량 20만~30만대 이전을 밝혔지만, 협력업체들은 40만~50만대로 추정하며, 이는 올해 생산량의 28~35%에 달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의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며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축소해 왔다"면서 "이번 사태가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특히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지역 제조업 매출액의 16%를 차지하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물량 해외 이전은 협력업체들의 매출 급감, 도산, 실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협력업체들이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닥친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며 광주시에 정확한 상황 파악과 공유를 요구했다. 또 "협력업체에는 지난 7, 8월에 이미 통보된 상태인데 시 담당 부서는 기본적인 동향 보고 조차 없었다"라고 지적하고 삼성전자 측에 생산량 축소 계획 재고 요청과 협력업체 긴급 피해 지원 대책도 촉구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이 투자와 생산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신속한 대화채널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광주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광주의 전통산업인 금형, 가전 등 뿌리산업에 대한 점검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냉장고 일부 구형 모델의 멕시코 이전 생산과 관련해 광주사업장의 시설과 생산 캐파(규모)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올 연말 라인 최신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전략에 따라 물량 재배치를 추진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구 모델은 현지(해외) 생산으로, 대신 프리미엄 모델과 신 모델은 광주 생산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지난해부터 베트남의 세탁기 물량과 중국의 건조기 물량을 광주로 이전해 생산하고 있다. 또 차세대 가전의 핵심인 모터공장도 광주에 재배치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는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상생 강화를 위한 삼성형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 협력업체 지원 펀드 활용 등을 협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 가전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가전 신사업 기회 발굴, 커넥티드 리빙 분야 사업 진출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이 커지고, 광주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협력사, 그리고 광주시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메이드인 광주 삼성 프리미엄 가전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전 세계 모든 가정의 주방과 거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0-21 13:12:12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이어 시스템LSI사업부 일부 인력까지 메모리사업부로 재배치하며 위기 돌파에 사활을 걸었다. 전통적으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굳건한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의 부상 등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아성인 메모리 사업까지 흔들린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지난 5월 부임한 뒤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담팀 신설에 이어 파운드리사업부 인력 상당수를 메모리사업부로 이동을 결정했다. 또 차세대 기술연구 조직인 반도체연구소의 일부 인력을 사업부로 전진 배치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파운드리사업과 함께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양대 축인 시스템LSI 인력을 메모리사업부에 파견하기로 내부적으로 잠정 결정했다. 현재 시스템LSI 사업부는 △시스템온칩(SoC)사업팀 △이미지센서사업팀 △LSI사업팀 등 팀 체제로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SoC팀 일부가 메모리사업부로 파견되고, 이미 일부 직원들은 HBM 관련 팀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oC사업팀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두뇌인 '엑시노스' 시리즈 개발을 맡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5'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500를 탑재하고자 했지만, 반복되는 수율(양품 비율) 문제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하반기 선보이는 갤럭시 폴드·플립의 엑시노스2500 탑재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발등의 불'인 메모리와 HBM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칩 설계에 특화된 SoC팀 인력이 HBM과 선단 D램 관련 부서로 이동하면 '맞춤형(커스텀)' 제품이 대세로 떠오른 D램 사업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인력을 메모리사업부로 결집시키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이 맞닥뜨린 '나 홀로 겨울'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DS부문의 3·4분기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에 추월당할 것이란 전망도 위기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HBM 외에 D램 제품에서 SK하이닉스의 선전이 이어진 점도 삼성전자 DS부문의 인력재편 가속화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잇따른 메모리사업부 중심 인력 재배치는 '메모리 1위' 아성이 흔들리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거시(구형) D램은 중국산 저가 제품에,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에 밀리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나홀로 겨울'을 맞은 현실을 두고 업황이나 외부 효과가 아닌 기술력을 원인으로 꼽으며, 허리띠 졸라매기 대신 기술력 본연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위협받는 메모리… 기술력 '올인'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전반적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LSI) 대신 메모리사업에 '올인' 하며 DS부문 사업의 근간인 메모리반도체 사업 정상화에 나섰다. 앞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 DS부문은 전 사업부에 고루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나, 인공지능(AI)발 HBM의 부상으로 메모리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분산된 투자가 메모리사업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메모리사업에 힘을 주며 '나홀로 겨울'을 버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파운드리사업부 인력의 메모리사업부 배치에 이어 설비기술연구소·반도체연구소 개편 등의 인력 재배치는 메모리사업에 대한 삼성 내부의 위기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과거에도 인력 재배치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바 있다. 권오현 전 DS부문장 당시 반도체연구소 인력 일부를 현장 일선 사업부로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김기남 전 DS부문장 시절에도 시스템LSI 인력 일부를 메모리사업부로 이동시키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2.9%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올해 1·4분기 31.1%에서 2·4분기 34.5%로, 점유율 3.4%p가 상승하며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메모리사의 중저가 D램 시장 공략도 거세다. 중국 1위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들어 LPDDR4 등 중저가 D램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 DS부문의 3·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4조~5조원으로, SK하이닉스의 전망치인 6조7628억원에 뒤처질 것으로 예측된다. ■"메모리부터 초격차 명성 되찾는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내부적으로 이번 위기를 허리띠 졸라매기 등 비용절감이 아닌 '기술력 복원'으로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8일 삼성전자 3·4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 DS부문은 HBM의 근간인 D램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세 HBM 제품인 HBM3E 양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10나노 4세대(d1a) D램의 재설계 결정을 내렸다. 통상 '타임투마켓(적시 개발 적시 공급)'이 중요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이후 5세대(d1b), 6세대(d1c) 등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고육책'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현재 6세대 10나노(d1c) D램에 사활 걸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더 나아가 반도체연구소에서 개발부터 양산까지 일원화된 7세대 10나노(D1d) D램 개발에 집중하며 메모리에서 초격차 기술력 보여주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미래 기술로 손꼽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그래픽처리장치용 D램(GDDR), 저전력 D램(LPDDR) 등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에서 속도조절에 나서며 라인 효율화와 인력 재배치에 나섰지만 미래 연구·개발(R&D)에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TSMC의 유일한 대체 기업으로서 수율(양품 비율)과 품질 안정화에 만전을 기해 곧 도래할 초미세 공정 제품에 대한 '멀티 벤더' 수요에 편승하기 위해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2024-10-20 18:14:39참고서 저자들이 시대를 풍미한 시절이 있었다. 1950년대 말 안현필이 펴낸 '영어실력기초'는 500만부 이상 팔렸다. 제주 출신인 그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 배달을 하며 영어 공부를 했다. 돌아와 학원을 설립하고 여기서 직접 교재를 만들어 일약 갑부가 된 것이다. '성문종합영어'의 저자 송성문과 '수학의 정석' 홍성대는 1960년대 후반 학원가를 휩쓴다. 이들이 등장하는 새벽 서울 종로 바닥에 여학생들이 줄을 섰다는 일화도 있다. 학원가가 암흑기를 맞은 것은 신군부 등장과 함께다. 수도권 인구 재배치 계획이 발표되면서 대형 학원들은 사대문 밖으로 밀려났다. 재원생 정원도 정부가 할당하는 방식이었다. 재학생 등록 금지조치까지 시행되자 대형학원은 재수생종합반으로 거듭난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면서 학력고사 수석과 서울대생을 무더기로 배출했다. 종로학원, 대성학원의 전성기가 이 시기다. 전통의 학원들 위세는 영원할 것 같았으나 오래가지 않았다. 199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시행될 당시 학원가는 충격과 대혼돈이었다는 증언이 많다. IQ 테스트와 같은 문제 유형에 최대 5개 대학까지 지원 가능한 입시 전형은 재수생 프리미엄을 앗아갔다. 세상은 IT 혁명으로 소용돌이치면서 입시계 판도도 바뀌기 시작한다. 유명 저자의 참고서를 주교재로 한 학원 중심의 시장은 스타 인터넷 강사의 강의로 대체된다. 전국 방방곡곡 수험생들도 볼 수 있는 스타 강사의 온라인 강의는 지역 편차도 줄여줄 것으로 봤다. 이곳 시장이 다시 출렁이게 된 것은 시험 초기 종잡을 수 없었던 수능 문제들이 일정한 틀을 갖추던 2000년대 중·후반 시기와 맞물린다. 평가원이 변별력을 위해 난이도 상향 조정에 나서자 이를 정확히 조준하는 개인과 그룹이 등장한다. 이들 기반이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2004년 서울대 의대생이 만든 사이트 '오르비'는 수능 고득점 수험생이 주축이었다. 인터넷 강사와 강의 평가를 공유하다가 누군가 자작 문제를 놀이 삼아 올릴 때만 해도 이 문제들이 억대 연봉을 가져올 콘텐츠가 될 줄 몰랐을 것이다. '오르비'와 비슷한 사이트의 고득점 N수생, 명문대 재학생, 졸업생 등 젊은 출제자들을 대거 흡수해 전문 저자를 길러낸 곳이 서울 강남 대치동의 시대인재학원이다. 교육스타트업을 표방한 시대인재는 필진들의 협업으로 문제들의 상향 평준화, 고도화를 이뤄낸다. 여기에 2014년 정부의 수능 응시과목 축소 발표는 시대인재 성장에 기름을 부었다. 고난도 문제 개발과 공급 시스템을 확립한 시대인재가 2017년 재수종합반을 문을 열고 이내 대치동 패권을 장악했다. 최근 출간된 '수능 해킹-사교육의 기술자들(창비)'의 저자 문호진은 시대인재의 부상은 사교육 패러다임 변혁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스타 저자, 스타 강사가 우위에 있던 사교육 시장이 콘텐츠 시대로 대전환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문항들이 지금도 대치동 곳곳에서 신진 필진들에 의해 주기적으로 생성된다. 원리를 깨치기보다 패턴을 체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식이면 3년간 문제를 푼 학생보다 4년간 푼 학생이 대체로 더 잘 풀 것이다. 대치동 입시반 연령이 6세까지 내려간 것도 이런 이유다. N수생 비율은 2024년 수능에서 35%로 28년 만에 최대였다. 인터넷 강의에 의존해온 지역 수험생들 1등급 비율은 갈수록 낮아진다. 이런 입시 전형을 확 바꾸자고 제안한 이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라는 사실은 신선하다. 외신 인터뷰에서 강남 출신 학생에겐 대학 입학 상한선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그래야 집값도, 가계부채도 잡힌다는 것이다. 극단적 처방일 수도 있겠으나 지금 같은 경쟁이 모두에게 불행이고 경제 해악이라는 지적에 누가 토를 달 수 있겠나. 이 총재의 제안에 답은 교육부 장관이 해야 한다. 개혁다운 개혁은 시작도 못했다. 결국엔 공교육 재건에서 출발해야 한다. jins@fnnews.com
2024-09-30 18:33:46자영업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25%는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도 벌지 못하는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상공인들이 갚지 못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대위변제한 은행빚이 금년 1~5월 1조291억원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74%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연체액은 금년 1·4분기 10조8000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71% 상승했으며 연체율은 작년 1·4분기 1.0%에서 금년 1·4분기 1.66%로 높아졌다. 이러한 통계들은 장기불황을 버티다 못한 자영업자들이 탈출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영업 상황이 심각한 만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과 더불어 25조원에 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았다. 만사가 그렇듯 종합선물세트는 포장은 근사하지만 뜯어보면 실속이 없기 마련이다. 총지원 규모 25조원을 분해해 보면 정부 지원책 발표 때마다 약방의 감초와 같은 정책자금 상환기간 연장 등 금융지원이 14조원, 새출발기금 확대 10조원, 실제 금년 하반기에 투입될 지원은 '긴급민생안정자금' 1조원에 불과하다. 더구나 25조원 중 정부의 직접적 재정투입이 필요한 5조원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될 예정이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물론 내수경기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금년 경제성장률이 수출 주도로 정부 예상치 2.6%까지 높아진다고 해도 내수가 호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먼저 상반기 수출은 총액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했으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1.4%에 불과하다. 수출 출하지수는 5월 1.3% 상승했으나 내수 출하지수는 0.9% 하락했다. 특히 서비스 업종 중에서도 민생업종인 대부분의 소매업들은 불변지수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인 5년 전 5월보다도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특히 음식점업은 5% 하락했다. 더구나 금년 내수불황은 물가상승으로 근로자의 실질소득이 감소해 소비할 여력이 부족한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상황은 첨단 수출기술산업과 내수시장 위주의 전통산업 간의 생산성 격차와 이에 따른 임금격차 등 양극화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내수 중에서도 자영업은 구조적으로 침체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공급사슬에 연결된 첨단 기술산업이 내수에 미치는 낙수효과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이 구조적이고 장기적 흐름이기 때문에 고통 줄이기 정책은 임시방편일 뿐만 아니라 반복될수록 실질적 효과가 약화되는 문제를 수반한다. 따라서 자영업에 대한 본질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자영업 문제는 갈수록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자영업 문제가 갈수록 우리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위험요소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차원이 다른 절박한 대책이 요구된다. 먼저 대부분의 자영업이 사실상 거의 진입규제가 없기 때문에 구조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신규 진입은 계속되고 있어 구조적 침체를 가중하고 있다. 창업 전 교육 강화, 업황 정보제공, 창업 숙려기간 등 간접적 진입장벽을 대폭 강화하고 이를 무시한 창업자에게는 사업 실패 시 정부 지원을 배제함으로써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자영업 회전문에 빠지지 않고 성공적인 탈출이 가능하도록 인력 재교육과 재배치를 통해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는 고용정책이 대폭 강화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성공적인 탈출을 안겨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금년과 같이 실망할 연례적인 종합위로선물세트가 아니라 기획재정부·금융당국·고용노동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연계되어 진입단계부터 퇴출까지를 망라한 촘촘하고도 종합적인 자영업자 구조조정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2024-07-11 18:36:2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금과 엔화 등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재배치(리밸런싱)하고 있다. 특히 금 선물이 온스(31.1g)당 238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골드뱅킹·골드바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호조와 중동사태 여파를 고려할 때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당분간 안전자산으로 투자자금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5대 시중銀 골드바 판매금 54억원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골드바 판매금액은 53억687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달간 골드바 판매금의 약 62%에 달하는 것이다. 골드바는 은행이 파는 실물 금이다. 지난 2월 한달간 66억2069만원, 3월 85억9656만원이 판매됐다. 이달 중순까지의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4월 한달간 판매금액은 지난 2, 3월 실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개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도 증가세다. 지난 15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6129억원으로 지난 3월 말(5604억원) 대비 525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골드뱅킹 잔액은 1월 말 5668억원, 2월 말 5146억원으로 감소했다가 3월 말 5604억원으로 늘었다. 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화는 지난 15일까지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5대 시중은행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547억8253만달러로 3월 말 대비 26억달러가량 줄었다. 달러화예금은 2월 말 578억3085만달러에서 3월 말 573억7761만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일본 엔화는 3월 이후 수요를 회복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엔화예금 잔액은 2월 말 1조2130억엔에서 3월 말 1조2160억엔으로 늘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는 1조1884억엔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달러화예금 잔액은 전달 대비 25억3000만달러 줄어든 778억7000만달러로, 엔화예금은 4억6000만달러 증가한 9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와 금융기관의 증권투자로 달러화예금이 줄어든 반면 엔화예금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엔화 강세 기대감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美 금리 안 떨어지고 중동사태 고조 금융업계에서는 당분간 안전자산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고 국제유가 상승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은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달러화 강세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동사태 확전으로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95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달러 강세 폭이 커지고, 이에 따라 달러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엔화보다는 금과 달러로 투자심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화긴축 장기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에 대한 투자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원대까지 올라 2022년 11월 이후 약 17개월 만에 1400원 선을 돌파했다. KRX금 가격은 전일 대비 3400원(3.16%) 오른 g당 11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올해 6월물 금 선물 가격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2383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하루 새 8.9달러(0.37%) 올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4-16 18:18:41노동시장 왜곡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보고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32년까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최대 89만4000명의 인력이 노동시장에 추가 투입돼야 한다. 노동력이 부족한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노동시장 수급을 맞추려면 하나가 아닌 다각도의 정책적 보완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8년간 약 90만명의 추가 고용이 필요한 만큼 인구정책을 비롯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저출산이 노동력 감소의 직격탄이 된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을 상근직으로 전환, 의사결정 과정에 힘을 실어준 것이 골자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인구정책을 전면적으로 추진할 길이 열렸다. 저고위의 기능이 보강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멀었다. 재정과 정책을 직접 관할할 강력한 통합 컨트롤타워 기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인구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도 그 효과를 짧은 시간 안에 기대한 만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인구부족 문제는 불가피하게 안고 가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그 하나다. 핵심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다. 주요 강소국가들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인력을 육성함으로써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벌어지는 반도체 기술전쟁에서 보이듯이 핵심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단순 노동력 부재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 여성, 중고령층 등 잠재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도 따라야 한다. 유휴노동 인력들을 노동시장 현장으로 진입시키는 것은 인구소멸을 막는 정책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가 산업강국이라는 전제에서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산업구조 개편을 예의주시하며 노동인력을 합리적으로 재배치하고 구조조정하는 일이다. 갈수록 퇴보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 등 전통적 제조산업군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업종의 쇠퇴는 자연스러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반면 디지털 전환에 따라 보건복지업·정보통신업·전문과학기술업의 일자리는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 업종에서 미래핵심 업종으로 전환하는 산업 트렌드를 잘 읽어 그에 걸맞은 노동인력 육성과 공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노동시장의 파괴적 혁신은 더 강조할 것도 없다. 돌봄서비스와 관련, 인력부족과 비용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국인 인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차등적용을 합리적 선택이 아닌 차별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차등적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매년 헛물만 켜고 마는 이유다. 가장 시급한 건 우리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하루빨리 해소하는 일이다. 노동인구가 부족한 것도 그렇지만 현 노동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경직된 우리나라 노동시장 현실로는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구조다. 21대 국회에서도 물 건너간 노동개혁을 하루빨리 단행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2024-03-19 18:40:45【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한때 중국 본토 시장을 상당수 점유했던 외국·중국 합작 연료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과 생산 중단을 선택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전통 연료차의 소매가 줄어든 데다, 합작사의 복잡한 의사 구조도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이치자동차가 합작한 이치폭스바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의 생산라인을 담당하는 직원들 대상으로 업무 조정을 시작했다. 이치폭스바겐 포산 공장에서 6~7개월 근무한 뒤 다시 창춘으로 재배치하는 형태다. 이는 생산라인의 축소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폭스바겐과 상하이차가 합작한 상하이폭스바겐도 지난 6월 제1공장을 폐쇄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돌았다. 전체 판매량으로 따지면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아직 연료차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해야 할 시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중국승용차연합회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이치폭스바겐 누적 판매량은 83만8000대로 전년동기대비 2.8% 줄었고, 상하이폭스바겐은 53만2000대로 0.1%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인력 감축과 생산 중단은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 추세로 볼 때 전통 연료차가 받고 있는 시장 압력과 선택을 상징한다고 매체는 풀이했다. 매체는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기화, 지능형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연료차 기반 합작 브랜드는 판매량이 오르지 않는 고통을 받았다"면서 "이로 인해 인력 감축, 감산, 생산 중단 등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와 장쑤위에다 그룹의 합작 형태인 장쑤위에다기아는 지난 5월 전동화 전환을 위해 관리직 직원들 대상으로 1년 동안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고 내부 통지했다. 포드차이나도 같은 달 13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했다. 당시 포드차이나는 "중국은 포드차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회사는 보다 간소화되고 유연한 조직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폭스바겐 자회사도 직원들을 정리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수동변속기 생산 유일 사업장인 폭스바겐 상하이 공장 폐쇄와 청산에 대해 "회사는 직원 재정착 계획과 실행을 질서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에는 허베이성 창저우의 베이징현대도 공장 문을 닫고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는 판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 3공장만 유지할 계획이다. 일본 미쓰비시와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 합작사인 광치미쓰비시는 직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시장 변화의 영향으로 판매가 기대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시적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봐가며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광치도요타 역시 100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둥펑혼다 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생산을 전환했다. 둥펑혼다가 실적 때문에 휴무에 들어간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라고 매체는 소개했다. 전통 연료차의 부진은 신흥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의사 결정 구조가 느리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신흥 업체의 경우 1~2개월이면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있지만, 전통 연료차 기업 최소 반년 이상 소요되며, 이는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jjw@fnnews.com
2023-08-08 18:04:49【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한때 중국 본토 시장을 상당수 점유했던 외국·중국 합작 연료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과 생산 중단을 선택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전통 연료차의 소매가 줄어든 데다, 합작사의 복잡한 의사 구조도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이치자동차가 합작한 이치폭스바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의 생산라인을 담당하는 직원들 대상으로 업무 조정을 시작했다. 이치폭스바겐 포산 공장에서 6~7개월 근무한 뒤 다시 창춘으로 재배치하는 형태다. 이는 생산라인의 축소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폭스바겐과 상하이차가 합작한 상하이폭스바겐도 지난 6월 제1공장을 폐쇄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돌았다. 전체 판매량으로 따지면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아직 연료차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해야 할 시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중국승용차연합회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이치폭스바겐 누적 판매량은 83만8000대로 전년동기대비 2.8% 줄었고, 상하이폭스바겐은 53만2000대로 0.1%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인력 감축과 생산 중단은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 추세로 볼 때 전통 연료차가 받고 있는 시장 압력과 선택을 상징한다고 매체는 풀이했다. 매체는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기화, 지능형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연료차 기반 합작 브랜드는 판매량이 오르지 않는 고통을 받았다”면서 “이로 인해 인력 감축, 감산, 생산 중단 등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와 장쑤위에다 그룹의 합작 형태인 장쑤위에다기아는 지난 5월 전동화 전환을 위해 관리직 직원들 대상으로 1년 동안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고 내부 통지했다. 포드차이나도 같은 달 13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했다. 당시 포드차이나는 "중국은 포드차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회사는 보다 간소화되고 유연한 조직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폭스바겐 자회사도 직원들을 정리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수동변속기 생산 유일 사업장인 폭스바겐 상하이 공장 폐쇄와 청산에 대해 "회사는 직원 재정착 계획과 실행을 질서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에는 허베이성 창저우의 베이징현대도 공장 문을 닫고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는 판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 3공장만 유지할 계획이다. 일본 미쓰비시와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 합작사인 광치미쓰비시는 직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시장 변화의 영향으로 판매가 기대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시적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봐가며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광치도요타 역시 100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둥펑혼다 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생산을 전환했다. 둥펑혼다가 실적 때문에 휴무에 들어간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라고 매체는 소개했다. 전통 연료차의 부진은 신흥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의사 결정 구조가 느리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신흥 업체의 경우 1~2개월이면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있지만, 전통 연료차 기업 최소 반년 이상 소요되며, 이는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8-08 15:41:38[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사모펀드운용사 아담스 스트리트 파트너스(Adams Street Partners, 이하 ASP)는 혁신을 주도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벤처캐피탈 투자의 잠재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23일 ASP는 현재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수십 년에 걸친 혁신 슈퍼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의료 △교육 △인력 재배치 △금융서비스 등 분야에서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들 중 일부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ASP는 장기 투자자로서 1972년부터 벤처캐피탈 및 직접투자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 먼저 ASP는 벤처캐피탈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뛰어난 투자 수익률을 거둬왔다며, 기업가치 성장을 꾀하는 VC 펀드 운용사의 △업계 전문성 △네트워킹 △전략적 지침 △거버넌스 등은 특히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 스타트업 성공에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1970년대부터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의 9%가 100%의 투자이익을 창출했다고 밝히면서 특히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벤처펀드는 단일 기업에 대한 투자로 투자자본의 100배, 또는 1,000배의 수익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성장 잠재력 높은 차세대 리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VC 펀드 운용사가 장기간 일관성을 유지하며 펀드 자금을 배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 인맥, 매력적인 딜을 발굴할 수 있는 능력을 고루 갖춘 운용사 선택이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또, 최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도 벤처캐피탈 투자로 최상의 투자성과를 얻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우버(Uber), 스냅(Snap), 엘라스틱서치(Elasticsearch) 등과 같은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탄생했으며, 위기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투자자 수요와 관련해선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비전통적 벤처 투자자들이 역사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에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했다가 이를 회수하기도 했지만, 초기 및 중간 단계 기업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시장을 정상화하고 왜곡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하며, 투자 속도, 밸류에이션, 투자 조건 등이 과거 평균치로 회귀함에 따라 경쟁이 감소하고, 자본 효율성이 투자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떠오르면서 전통적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원격의료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내놨다. ASP의 포트폴리오에는 미국 의료 시스템 지출을 약 1조 달러나 줄여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며, 인공지능(AI), 첨단기기 및 로봇공학 기술의 발달로 진단, 수술, 그리고 전반적인 치료 표준이 향상되는 동시에 불필요한 작업이 줄거나 제거되고 있어 원격의료를 통한 치료 대상의 범위와 효과가 확대되고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브리제시 지바라트남(Brijesh Jeevarathnam)파트너 겸 펀드투자 글로벌 총괄은 " 지난 10년 간 수평적 기술 인프라의 개선은 기업 경영에 있어 더 없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며, "지금 우리는 수십 년에 걸친 혁신 슈퍼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들어와 있으며, 장기적으로 벤처캐피탈 시장이 공모시장 성과를 계속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벤처캐피탈은 혁신적이고 기술집약적인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을 갖는데, 최고의 벤처캐피탈 투자사례 중 몇몇은 최적의 시장 상황이 아닌 때에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05-23 15:3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