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배현진 의원을 향해 “미스 가락시장으로 뽑아”라고 말해 성차별 논란이 제기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보수 유튜브 채널 '자유아멘방송'이 지난 2020년 10월5일 게시한 '김정숙이 더 예뻐지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김 후보는 김 여사의 사진 속 의상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저거는 그냥 바로 이렇게 드럼처럼 이렇게 되어있는데요. 절구가 아니고 드럼인데"라고 말했다. 그는 손동작으로 드럼을 묘사하며 자신의 말을 부연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김 후보와 차명진 전 의원,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등이 함께했다. 세 사람은 김 여사가 지난 2020년 10월3일 ‘간디 탄생 150주년 웹 세미나’에 보낸 영상 축사 속 한 장면을 켜놓은 채 대화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김 여사가 입은 의상에 대해 "중국 전통옷이 아니냐"며 "절구가 아니고 드럼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차 전 의원은 “의상이 문제가 아니라 김 여사가 나이에 맞지 않게 참 이뻐지세요. 청와대만 가면 저렇게 이뻐지나”라며 “청와대 물이, 북악산 물이 저렇게 좋은 물인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원래 성형외과에서 가장 큰 손이 김 여사, 저 나이 때의 아줌마”라며 "주름이 지고 늙은 저 나이 아줌마들이 돈을 많이 쓴다"고 답했다. 이어 "김정숙 저런 사람들, 저런 인상들 좌파들이 수술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웃음을 터뜨렸다. 차 전 의원이 “대통령 영부인이 저런 거 하는 게 맞나”라고 묻자 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한 거 잊어먹었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성형중독'이다 난리굿을 치지 않았냐"며 "내로남불이 문제다"고 어이없어 했다. 앞서 김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선거유세를 하던 도중 같은 당 배 의원을 보고 “여러 지역을 다녀도 나는 안 보고 배 의원만 많이 보는데, 배 의원을 ‘미스 가락시장’(으로) 뽑아서 가락시장 홍보대사로 임명장 하나 (주는 게 어떠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은 같은당 의원조차 성적으로 평가·대상화한다며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김 후보의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처럼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관을 가진 김 후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11년 한국표준협회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선 “춘향전이 뭔가. 변 사또가 춘향이 X먹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시절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화장도 안 하고 씻지도 않으면 안 되지 않나. 매일 씻고 다듬고 또 피트니스도 하고 이래 갖고 자기를 다듬어줘야 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18 21:49:15【춘천=김기섭 기자】 강원도가 628년 만에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어 11일 공식 출범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12일 강원특별자치도지사 1호 결제로 '강원특별자치도청 2811명 전 직원의 임용서'에 사인을 하게 된다. 이어 두번째로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를 위한 '미래강원 2032 발전전략' 보고서에 결재를 하며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업무를 본격화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소양강댐, 동해안 화력발전소, 광부들이 희생 등 강원도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그는 "지역소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이 바로 강원특별자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들어오고 사람이 넘쳐나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자유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1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인 그와 강원특별자치도의 개념과 향후 비전과 계획을 들어봤다. ―특별자치도 출범이 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60번도 더 변해야 했을 강원도는 그동안 ‘아름다운’ 강원도였을 뿐이었다. 이제는 ‘아름다운 강원도’를 넘어 ‘아름답고 잘 사는’ 강원도로 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한덕수 총리께서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해 "지금 강원도가 달라고 하는 것은 ‘권한’이 아니라 ‘자유’다”라고 말씀하셨다. 지난 50년 동안, 강원도는 온갖 규제에 시달렸다. 50년 동안 온갖 규제로 빼앗겨온 자유와 권리를 되찾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3번째 특별자치시·도다. 이전과 다른점은 뭔가▲제주와 세종은 중앙정부에서 기획한 ‘위로부터의 특별자치도’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우리 스스로 고민하고 기획하는 ‘아래로부터의 특별자치도’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차이다. 특별자치도라가 자치분권이라는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나 세종은 인구가 너무 적었고 또 제주는 섬이고 제주에서 했던 것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내륙지역의 인구가 100만 명 이상인 ‘특별자치도’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잘되면 그 성과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중앙부처나 중앙정치권과 협력이 더 중요할 것 같다.▲이제 시작이다. 첫술에 배부르겠나. 정부 부처들이 ‘지자체도 스스로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강원특별자치도법이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시행령도 만들고 시행규칙, 조례도 고쳐야 한다. 본격 시행도 1년 뒤부터다.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조항들, 앞으로 더 보강해야 할 조항들도 있어 앞으로 계속 정부부처, 중앙 정치권과 조율하고 협의하며 법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난개발과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우선 난개발, 환경 파괴를 논하기 전에 수십년동안 강제로 떠안아야 했던 강원도민들의 희생은 생각해 봤는지 반문하고 싶다. 이번 특별자치도는 그동안 희생 만을 강요받아왔던 강원도민들의 자유와 권리, 재산권을 되찾는 것이다. 강원도 밖에 사는 분들을 위해 강원도민들은 무조건 개발도 하지 말고 희생만 해야 하는 것인가. 규제를 중앙정부가 하면 ‘환경보호’, 지방정부가 하면 ‘환경파괴’인가. 강원틀별자치도법은 탄소중립 녹색성장 중점자치도를 선언했다. 청정환경을 보전하면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지역개발이 이뤄지도록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탄소중립·환경보호와 지역발전의 공존을 추구할 방침이다. ―'강원도 자립'을 위한 예산이 중요할 것 같다.▲강원도민들이 중앙정부에게 예산을 조금 더 받으려고 강원특별자치도에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아니다. 떡을 달라는 게 아니라, 떡을 만들 절구통과 공이를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송편, 인절미, 찹쌀떡 등 우리가 알아서 다양하게 빚어 먹겠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예산’보다는 ‘제도’, ‘권한’을 달라는 것이었고 그렇게 하면 강원도민 스스로 우리에게 적합한 발전 전략을 만들어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재정준칙 도입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조성 조항을 담았고 최근 재정준칙을 발표했다. 향후에도 도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입법 과제를 발굴하고 추가 개정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남은 과제는 뭔가.▲강원특별법에는 미래산업 증진을 위한 특화산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원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반도체, 수소산업 등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 또 연구개발특구 지정요건이 완화되고 연구개발특구를 지정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과학기술과 R&D 역량도 강화시킬 예정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이 미래산업 글로벌도시인 만큼 반도체, 바이오헬스, 수소에너지, 이모빌리티, 스마트농업 등 미래 첨단산업에 과감히 투자해서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넘치는 강원도를 꼭 만들겠다. 서울과 수도권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강원도는 조용하고 쾌적하면서도 수도권과 인접해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에게 있어 워케이션(Workation)의 성지이자 최고의 투자처로 강원도가 부상하고 있다. 서울 청량리에서 춘천과 원주까지 각각 기차로 딱 1시간 걸린다. 강릉도 1시간30분 거리다. 여기에 동서고속철도가 완성되고 GTX-B 춘천 연장, 용문~홍천 철도, 제천~영월~삼척 동서고속도로도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다. 사통팔달 강원특별자치도가 포화 상태에 있는 서울과 수도권을 대체나 보완할 수 있는 특별한 지역이 될 것이다. 꼭 지켜봐달라. ―강원도민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뭔가.▲강원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규제혁신과 자치분권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번처럼 도민들이 힘을 합쳐 만드는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이 늘어날 것이다.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강원특별자치시대 출범의 주인공은 바로 강원도민 여러분이다. 강원도민들이 직접 강원특별자치도를 출범시켰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갖고 강원특별자치도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6-11 08:23:18[파이낸셜뉴스] 술주정을 부린 남편을 벽돌로 때려 사망케 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여성은 앞서 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는 남편을 절구통으로 내려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있던 중 이 같은 일을 벌였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 16일 부인 A씨(62)에 대해 남편 B씨(61) 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10분경 경기 평택 월곡동 자택에서 집 화단에 있던 벽돌로 B씨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남편과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남편이 욕설을 내뱉는 등 술주정을 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쓰러진 남편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과 소방에 직접 신고했다. 앞서 사흘 전, A씨는 남편의 머리를 절구통으로 때려 특수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그는 지난 12일 오후 4시50분경 남편이 술을 많이 마신 것에 분개해 남편의 머리를 30㎝ 크기의 나무 절구통으로 한 차례 가격했다. 하지만 당시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았다. A씨가 직접 신고했고, 범행 도구를 수거한 점 등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남편 B씨가 사건처리를 원하지 않고, 지인 집에 머물겠다고 한 데 따라 긴급 임시조치(주거지 퇴거 격리, 100m이내 접근금지, 통신 금지) 대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를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는 앞선 사건으로 17일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며 “남편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잘 지내보자며 술을 마셨다가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5-17 07:03:09[파이낸셜뉴스] 박수근(1914-1965)은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고, 1932년부터 조선미술전람회에 수채화와 유화를 출품하여 여러 차례 입선했다. 광복 후에는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와 대한미술협회전 등에 작품을 출품했으며, 국전의 추천 작가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박수근은 광복 이전에는 주로 농촌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렸는데, 이 시기의 작품들은 한국전쟁 때 거의 소실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 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리면서 어렵게 생활했으며, 서울 거리의 풍경과 서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주된 소재로 삼았다. 박수근은 노동하는 여인의 모습을 즐겨 그렸으며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삼기도 했다. ‘절구질하는 여인’은 아이를 등에 업고 절구질하는 여인의 모습을 화면 가운데 클로즈업하여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전체적으로 갈색조를 띠는 화면에 단순하고 평면적인 형태로 대상을 묘사하였다.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여 만들어 낸 표면의 거친 질감에서 소박한 정취가 느껴진다. 아울러 ‘농악’은 흥겨운 동작으로 농악기를 연주하는 인물들을 그린 것으로, 원근과 명암을 배제한 평면적인 화면 구성 및 단순한 인물묘사가 드러난다. 작가는 전면적으로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여 만들어 낸 화강암 같은 질감의 표면 위에 은은한 선과 엷은 색채로 농악패의 모습을 표현하여 통일감 있고 담백한 화면을 구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04-28 15:32:49김해인이 쌍둥이 자매를 열연해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OCN 범죄수사스릴러 'TEN'에 출연한 배우 김해인이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방송은 '테이프 살인사건'으로 김해인은 극 중 김은영과 서은비 역으로 분해 쌍둥이 자매의 모습에 완벽빙의된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TEN' 의 형사들과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고도의 진실게임을 통해 그녀가 가진 폭풍연기력을 표현해냈다. 이에 방송을 접한 누리꾼들은 "연기 생각보다 잘해서 놀랐다", "텐 보다가 연기잘해서 깜놀", "낯익다 했더니 오작교 나왔구나", "다음 작품 기대할게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김해인은 영화 '허밍'과 '아랑'에 출현한 바 있으며, KBS 2TV 드라마 '추노'에서는 '절구녀'로 시청자들에게 알려졌다. 한편, 김해인은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에서도 황태범(류수영 분)의 옛 여자친구로 등장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꽃미남라면가게’ 시청률 6회 연속 1위 "꽃라면 앓이 증명" ▶ 최효종 심경 고백, 강용석 집단모욕죄 '승승장구' 통해 공개 ▶ 니콜 아이유 구하라 MC, '환상호흡+상큼매력 발산' 눈길 ▶ ‘브레인’ 각성수술로 흥미상승-시청률 하락...원인은? ▶ ‘K팝스타’, 12월 4일 첫방송 확정 ‘주말예능 3파전 예고’
2011-11-22 16:29:55※따뜻한 시선으로 발효시킨 ‘한국 여인像’ 화가 박수근(1914∼65)은 왜 유명할까? 연신 고공행진중인 국내 최고의 작품가격 때문에? 아니면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여서? 모두 맞는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할 내용이 있다. 그것은 그가 화가로서의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귀감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박수근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박수근은 가장 서민적인 화가로 꼽힌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 화가의 꿈을 버리지 않고 독학으로 예술세계를 완성했다. 화강암 재질을 살린 투박한 마티에르 기법은 박수근이 창조해낸 가장 한국적인 화면으로 평가 받는다. 단색조의 회색톤을 기본으로 깔고, 단순화된 형태와 선묘로 대상의 본질을 포착한다. 그곳에는 항상 따스한 시선으로 발효시킨 서민의 생활이 펼쳐진다. ■밀레에게 반해서 거침없이 잡은 붓 박수근에게도 북두칠성 같은 삶의 ‘롤모델(역할모델)’이 있었다. ‘이삭줍기’와 ‘만종’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가 바로 그다. 학력이라고는 양구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전부인 그는 어려서부터 밀레와 같은 훌륭한 화가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밀레의 ‘만종’을 보고 커다란 충격과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석양이 지는 들판에서 농군 부부가 교회의 종소리를 들으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이 그림은 어린 박수근에게 하나의 계시와도 같았다. 농군 부부는 결코 초라하거나 부끄럽지 않았다. 성스럽고 아름다웠다. 가톨릭 농가에서 태어난 밀레는 독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농민들의 경건한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이런 밀레를 반 고흐도 흠모했다. 반 고흐는 밀레가 지향한 작품세계뿐만 아니라 삶까지 닮고자 했다. 그래서 농부나 탄광 노동자와 함께 생활하며, 진한 체험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박수근에게 밀레는 영원한 우상이었다. 그는 밀레를 거울삼아 그림을 독학했다. 미군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려서 생계를 해결했다. 또 백내장으로 왼쪽 시력을 잃고서도 결코 붓을 놓지 않았다. 밀레는 박수근을 밝혀준 첫 번째 빛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빛은 따로 있다. 아내 김복순이 바로 그다. “재산이라고는 붓과 팔레트 밖에” 없었던 그는 아내의 내조에 힘입어 화가로서 꿈을 펼칠 수 있었다. “내가 이제까지 꿈꾸어 오던 내 아내에 대한 여성상을 당신과 같이 소박하고 순진하고 고전미를 지닌 여성이었는데, 당신을 꼭 나의 배필로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박수근이 아내에게 보낸 구애의 편지에서) 그는 아내에게 발견한 한국의 여인상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아내의 모습이 다양하게 변주된 것이지만, 그곳에서 우리는 한 시대를 살다간 여인들의 초상을 만난다. 그들은 날씬한 몸매의 아름다운 여인이 아니다. 시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펑퍼짐한 아줌마들이다. 그것도 노는 여인이 아니라 ‘일’하는 여인이다. 머리에 짐을 이거나 아이를 업고 절구질과 빨래를 하는 식으로 2중 3중의 일을 동시에 한다. 하지만 그들은 가난으로 고통스러워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내의 빛으로 별이 된 화가 ‘절구질하는 여인’(1954)은 아내 김복순이 아기를 업고 절구질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단순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눈, 코, 입이 비교적 뚜렷한 얼굴, 큼직한 손, 다리를 넓게 벌린 동적인 자세 등 일에 몰두하고 있는 주부의 모습이 생생하다. 박수근의 다른 그림이 그렇듯이 이 그림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따스하다. 그것은 고생하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가난이 일상이었던 시절, 아내는 낮부터 밤 12시까지 고된 일을 하거나 뜨개질로 푼돈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사정이 급하면 시집올 때 가져온 옷감까지 팔았다. “우리 모두의 유일한 소망은 그이가 밀레와 같은 훌륭한 화가로 대성하는 것이었고, 그렇게 되도록 전력을 기울여 내조하는 일이 나의 임무였다.” ‘화가 박수근’ 뒤에는 이런 아내가 있었다. 자식들을 돌보며 생계를 나눠 진 아내가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처럼 뜨겁게 내조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그림은 어쩌면 ‘남편 박수근’이 아내에게 바치는 ‘헌화가(獻畵歌)’일지도 모른다. 그림은 박수근이 그렸지만, 그를 화가로 키운 것은 아내였다. 아내는 촛불처럼 자신의 빛으로 남편의 화업을 찬란하게 밝혀주었다. 반 고흐처럼 박수근도 사후에 작품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금도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진기록을 경신하며 가격이 상승중이다. 우리에게 박수근이 소중한 것은 개성적인 작품세계 때문은 아니다. 그것 못지않게 그가 후세 사람들에게 큰 꿈을 꿀 수 있게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밀레의 빛을 좇다가 아내의 빛을 받아서, 우리 미술사의 하늘에 가장 반짝이는 별이 되었다. 우리는 그 별을 보며 또 다른 꿈을 꾼다. /artmin21@hanmail.net ※키포인트=빌 게이츠는 존경의 대상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를 닮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들이 빌 게이츠를 롤모델로 삼는 것은 놀라운 성공신화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자신도 다른 사람들이 큰 꿈을 꾸고 펼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도판설명=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캔버스에 유채, 130×97㎝, 1954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2007-04-05 16:39:3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 냉증으로 고생하는 어떤 부인이 있었다. 그 부인은 몸이 차고 오한이 있어서 항상 뜨거운 죽이나 밥만 먹었고, 음력 6월에도 가죽옷을 겹으로 입어도 한기를 느꼈다. 여우털 모자로 머리를 감싸도 여전히 추워했다. 배도 차고 설사가 멎지 않았다. 부인은 여러 의원에게 생강, 부자, 유황 등 조열한 약재를 처방받았지만 그 때 뿐이었고, 조금이라도 찬 자극을 받으면 증상은 일시적으로 악화되기 일쑤였다. 이렇게 3년 동안이나 낫지 않고 있던 그 해 겨울이 되자 부인의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당시는 금나라 때로 장자화(張子和)라는 명의가 있었다. 장자화는 가족들의 요청으로 그 부인을 진찰하게 되었다. 장자화가 부인을 진맥해 보니 새끼줄처럼 팽팽했고 힘이 있었다. 맥은 한번 숨을 쉬는 동안 6~7번 정도 뛰었다. 장자화는 부인의 가족들에게 “맥결(脈訣)에 이르기를 ‘6수는 삭맥(數脈)이고 7수는 극맥(極脈)인데, 열증(熱症)에 많다’라고 하였습니다. 부인은 곁으로는 냉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사실은 열증입니다.”라고 했다. 장자화는 부인을 집 귀퉁이로 데려가더니 여종에게 차가운 물수건을 가져오게 해서 먼저 부인의 가슴을 닦도록 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찬 우물물을 계속해서 길러 오도록 했다. 그리고서는 부인을 마당 귀퉁이의 너럭바위 위에 앉혀 놓고 찬 우물물을 부인의 머리 위에서 들이부었다. 부인은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나 죽네. 의원이 사람을 죽이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부인이 도망가려고 하자 장자화는 사람들을 시켜 부인의 양팔을 붙들게 하고서 계속해서 찬 우물물 30~40통을 부어댔다. 그랬더니 부인이 몸을 오돌오돌 몹시 떨더니 온몸에 모락모락 김이 나기 시작했다. 장자화는 “이제 이만하면 됐습니다. 부인은 이제 몸에 기혈이 순환되면서 양기가 되살아나 살 것입니다.”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부인의 몸에서 이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부인은 이후 하루 이틀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듯하면서 물과 미음만 마시면서 노곤히 누워만 있었다. 그러나 한기(寒氣)는 전혀 느끼지 않았고, 평소 복통이나 설사 등의 고통스러운 바가 모두 사라졌다. 장자화가 오한이 있는 부인을 한 겨울에 찬물요법으로 치료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의원들이 장자화의 약방에 몰려들었다. 한 의원이 묻기를 “오한이 있는데, 뜨거운 약재나 찜질, 뜸을 뜨지 않고 어떻게 해서 찬물로 치료한 것이오?”라고 물었다. 그러자 장자화는 “이미 여러 의원들이 이 부인에게 뜨거운 약재나 온찜질을 해보지 않았소이까? 그러나 효과가 없어서 저는 오히려 찬 것을 찬 것으로 치료한 것이요. 바로 이한치한(以寒治寒)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장자화는 이어서 “부인은 겉으로는 한기를 느끼고 있지만 속에는 적열(積熱)한 상태였소. 이것은 한(寒)이 열(熱)을 감싸고 있는 한포열(寒包熱)로 외한내열(外寒內熱)의 상태였던 것이오. 이런 치료는 제가 처음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한나라의 화타(華佗)와 북제(北齊, 남북조시대 나라)의 서사백(徐嗣伯)도 추위를 심하게 타는 환자를 치료할 때 한겨울의 냉수로 발산시켜서 치료한 바가 있소이다.”라고 했다. 의원들은 “그럼 화타와 서사백의 치료 경험을 듣기를 청합니다.”라고 했다. 장자화는 문헌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화타와 서사백의 치료 경험을 설명해 주었다. 장자화는 눈을 감고 의서 속 이야기를 떠 올렸다. 한나라 때의 화타가 있었다. 당시 여러 해 동안 병에 걸린 부인이 한 명 있었는데, 그 부인은 몸에 간혹 한 번씩 열이 났다가도 한여름에도 두꺼운 옷을 입고서도 계속해서 으슬거리면서 추워했다. 사람들은 이것을 한열주병(寒熱注病)이라고 불렀다. 한열주병은 자율신경 실조에 의한 일종의 체온조절 장애였다. 화타는 일부러 음력 11월까지 기다린 후 돌로 된 큰 절구통 안에 부인을 앉혔다. 그러고서는 사람들을 시켜서 찬물을 퍼부었다. 처음 7~8번을 붓자 부인은 비명을 지르면서 죽을 듯이 몸을 덜덜 떨었다. 그러자 물을 붓던 사람들이 두려워서 그만두고자 했다. 화타는 “백번을 채워야 합니다. 계속하시오.”라고 다그쳤다. 거의 80번을 계속해서 찬물을 부으니 그제야 부인의 비명이 사라졌다. 그러더니 부인의 몸에서 2~3척 높이의 증기가 훨훨 피어올랐다. 백 번을 마저 채우고 나서 화타는 마침내 부인의 몸의 물기를 제거하고서는 불을 지펴서 방을 데우고 부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 주었다. 그러자 한참 후에 부인의 몸에서 땀이 촉촉이 나더니 부인에게서 한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장자화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여러 의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한 의원이 “서사백의 치료경험도 청합니다.”라고 하자 장자화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 남북조시대에 한 장군이 있었다. 그는 평소 열이 많은 체질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냉증으로 고생을 하면서 한여름에도 늘 이불을 덮고 생활을 해야 했다. 이런저런 탕약을 복용해도 소용이 없었다. 서사백이란 의원이 그를 진찰하고서는 “장군은 열이 잠복해 있으니 찬물로써 발산시켜야 하는데, 겨울이 아니면 안 됩니다.”라고 하였다. 음력 11월이 되어 온 세상이 빙설(氷雪)로 뒤덮였다. 서사백은 장정 두 사람을 시켜서 우물가에서 장군을 부축해서 옷을 벗기게 했다. 그리고서는 장군을 우물가의 차가운 돌 위에 앉힌 다음 찬 우물물을 길어 가져다 머리로부터 붓도록 했다. 두레박으로 찬 우물물을 20번 정도 부었을 때까지 장군은 이를 악물고 견디는 듯하더니 기절하고 말았다. 집안사람들은 울부짖으며 멈추기를 청하며 장군을 부축해서 집으로 모시고자 했다. 그러자 서사백은 사람들을 시켜서 몽둥이를 들고서 막도록 했다. 그러면서 “의원이 병자를 치료하는데, 그 누구도 방해를 하면 안 될 것이요. 감히 방해하는 자가 있으면 몽둥이로 때려도 좋소. 내가 책임을 지겠소.”라고 엄포를 놓았다. 서사백은 당시 정원랑(正員郎)의 지위에 올라 궁에서 여러 부서의 보좌 역할을 할 정도로 위세가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장군이나 장군의 일가친척이라 할지라도 서사백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두레박으로 찬물을 붓기를 80번을 채워 100번을 다 붓자 장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비로소 움직일 수 있었다. 장군의 등 부위에서는 푹푹 김이 솟아났다. 바로 그때 장군이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몸 속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 시원한 마실 것을 주시오.”라고 말했다. 서사백이 물을 주자 단번에 1승(升)을 마시고는 냉기가 모두 사라졌다. 1승은 약 1.8리터 정도 되는 양이다. 이때부터 장군은 항상 겨울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았고 항상 열이 나서 한겨울에도 홑겹 잠방이와 적삼으로 지냈으며 평소보다 몸이 더욱 건강해졌다. 장자화는 이렇게 이야기를 마쳤다. 의원들은 자신들은 섣불리 치료할 수 없는 치료법이라서 놀라워했다. 보통 열이 나면 기운이 찬 약으로 치료하고, 냉하면 기운이 뜨거운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이것을 정치법(正治法)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반대로 열이 나는데도 열로서 치료하고, 몸이 찬데도 찬 것으로 치료하는 것은 증상과 반대로 치료하기 때문에 반치법(反治法)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치법은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다. 장자화나 화타의 찬물요법은 오한을 느낀다고 해서 무작정 적용하면 안 될 것이다. 실제로 몸이 체질적으로 냉한 사람들의 경우 더욱더 냉증으로 고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만 곁으로는 차갑지만 속은 뜨거운 진열가한증(眞熱假寒症)은 찬 자극이 약이 될 수 있다. 장자화의 찬물요법은 과도한 허증(虛症)에는 안되고 항병력과 자연치유력이 남아 있는 실증(實症)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요즘 생각해 봐도 장자화의 치료가 무지막지하고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다. 생리적으로 신체를 단기간 저온에 노출시키면 에너지 대사가 활성화돼서 열이 발생한다. 몸이 갑자기 일시적으로 급격한 저온에 노출이 되면 지방세포 중의 한 종류인 갈색지방세포가 활성화되는데, 갈색지방세포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열 생성 단백질을 증가시켜서 열을 발생하고 체온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도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 냉동요법)라고 해서 신체를 영하 110~130℃ 급랭 환경에 3분간 노출시키는 방식의 치료법이 있다. 냉동요법은 에너지 대사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비만,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대사성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그리고 운동선수들의 통증관리에도 적용되고 있다. 냉동요법은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된 치료법이었다. * 제목의 ○○은 ‘찬물’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유문사친> 熱形. 一婦身冷脈微, 食沸熱粥飯, 六月重衣, 以狐帽蒙其首猶覺寒, 泄注不止. 常服姜, 附, 硫黃燥熱之劑, 僅得平和, 稍用寒涼, 其病轉增, 三年不愈. 戴人診其兩手脈, 皆如繩有力, 一息六, 七至. 脈訣曰:六數七極熱生多. 以涼布搭心, 次以新汲水淋其病處, 婦乃叫殺人. 不由病者, 令人持之, 復以冷水淋其三, 四十桶, 大戰汗出, 昏困一, 二日, 而向之所惡皆除. 此法華元化已曾用, 世無知者. (열증의 형태. 한 부인이 몸이 냉하고 맥은 비약했다. 뜨거운 죽이나 밥만 먹고 음력 6월에도 옷을 껴입어야 했다. 여우털 모자로 머리를 감싸도 여전히 추워했다. 설사는 멎지 않았다. 항상 생강, 부자, 유황 등 조열한 약을 복용했는데 그 때는 약간 편해졌고 조금이라도 한량한 자극이 있으면 그 병은 점차 심해졌다. 이렇게 삼년동안 낫지를 않았다. 장자화가 양쪽 손의 맥을 진맥해 보더니 모두 새끼줄처럼 팽팽했고 힘이 있었다. 한번 숨을 쉬는 동안 6~7번 정도 뛰었다. <맥결>에 이르기를 ‘육수는 삭맥이고 칠수는 극맥인데 열증에 많다’라고 하였다. 찬 수건으로 가슴을 닦고 다시 새로 길러온 물로 병처에 들이 부으니 부인인 이내 사람을 죽인다고 소리를 질렀다. 병자에 따를 것이 아니니 사람들로 하여금 붙들게 하고 다시 반복해서 냉수를 30~40통을 부었다. 그랬더니 크게 떨면서 땀을 내고서는 하루 이틀 동안 혼절한 것 같더니 고통스러워 했던 바가 모두 제거되었다. 이 치료법은 화타, 즉 원화가 이미 사용한 방법인데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동의보감> 積熱惡寒. 一婦人, 身冷惡寒, 六月重裘猶覺寒, 泄注不止, 脉如橫繩有力. 予以凉布熨心, 以新汲水淋之, 其人呼呌殺人. 猶不止, 連灌三 四十桶, 大戰汗出, 昏困一二日而所苦皆除. 漢華佗, 北齊徐文伯, 亦治痼寒人, 候冬寒月, 以冷水發之, 此其法也. 子和. (열이 쌓여 생긴 오한. 어떤 부인이 몸이 차고 오한이 있어 6월에 가죽옷을 겹으로 입어도 한기를 느끼고 설사가 멎지 아니하며, 맥은 팽팽한 줄처럼 힘이 있었다. 내가 차가운 수건으로 가슴을 찜질하고 새로 길어온 물을 부으니 환자가 사람을 죽인다고 소리쳤다. 그래도 중지하지 않고 계속하여 30~40통을 부으니 몹시 떨면서 땀이 나고 1~2일 동안 의식이 혼미하여 노곤히 있다가 아픈 것이 모두 제거되었다. 한나라의 화타와 북제의 서문백도 추위를 심하게 타는 환자를 치료할 때 한겨울의 냉수로 발산시켰는데 그 방법이 이와 같다. 장자화) 서문백(徐文伯)은 서사백(徐嗣伯)을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의부전록> ○ 華佗. 按佗別傳: 又有婦人長病經年, 世謂寒熱注病者也. 冬十一月中, 佗令坐石槽中, 且用寒水汲灌, 云當滿百. 始七八灌, 戰欲死, 灌者懼, 欲止, 佗令滿數. 至將八十灌, 熱氣乃蒸出, 囂囂高二三尺. 滿百灌, 佗乃燃火溫牀, 厚覆, 良久汗洽出, 著粉, 汗糝, 便愈. (화타. 타별전에 이르기를 또 어떤 부인이 오래도록 병을 앓아 해를 넘겼는데, 세간에서 한열주병이라 부르는 것이었다. 겨울 11월에 화타가 돌로 된 통 속에 앉아 있게 하고 찬물을 퍼부었는데, 백 번을 채워야 한다고 했다. 처음 7~8번을 퍼붓자 죽을 듯이 덜덜 떨므로 붓던 사람이 두려워서 그치고자 했으나, 화타는 횟수를 채우라고 했다. 거의 80번을 부으니 열기가 그제야 증발하여 나오는데, 2~3척 높이로 훨훨 피어올랐다. 백 번을 채운 뒤 화타는 마침내 불을 지펴서 침상을 데우고 두꺼운 이불로 덮었으며, 한참 후 땀이 촉촉이 나자 분을 바르니 땀이 걷히면서 곧 나았다.) ○ 徐嗣伯. 按南史·張邵傳: 時直閤將軍房伯玉, 服五百散十許劑無益, 更患冷, 夏日常覆衣, 嗣伯爲診之曰:"卿伏熱, 應須以水發之, 非冬月不可." 至十一月, 冰雪大盛, 令二人夾捉伯玉, 解衣坐石, 取冷水從頭澆之. 盡二十斛. 伯玉口噤氣絕, 家人啼哭請止. 嗣伯遣人執杖防閑, 敢有諫者撾之. 又盡水百斛, 伯玉始能動, 而見背上彭彭有氣, 俄而起坐曰:"熱不可忍, 乞冷飲." 嗣伯以水與之, 一飲一升, 病都差. 自爾恒發熱, 冬月猶單褌衫, 體更肥壯. (서사백. 남사·장소전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당시 직합장군 방백옥이 오백산을 10제 정도 복용했으나 소용이 없고 더욱 냉증으로 고생하여 여름에도 늘 이불을 덮었는데, 서사백이 그를 진찰하고 “경은 열이 잠복해 있으니 물로써 발산시켜야 하는데, 겨울이 아니면 안 됩니다.”라 하였다. 11월이 되어 빙설로 뒤덮이자 두 사람이 방백옥을 부축하게 해서, 옷을 벗기고 돌 위에 앉힌 다음 찬물을 가져다 머리로부터 붓도록 했다. 20곡을 다 붓자 방백옥이 입을 악물고 기절했으므로 집안사람들은 울부짖으며 멈추기를 청했다. 서사백은 사람을 시켜서 몽둥이를 가지고 막게 했으며, 감히 방해하는 자가 있으면 때리라고 했다. 다시 물 100곡을 다 붓자 방백옥은 비로소 움직일 수 있었으며, 등 부위를 보니 푹푹 김이 솟았는데, 갑자기 일어나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 찬 음료를 주시오.”라고 말했다. 서사백이 물을 주자 단번에 1승을 마시고는 병이 모두 나았다. 이때부터 항상 열이 나서 겨울에도 홑겹 잠방이와 적삼으로 지냈으며 몸이 더욱 건장해졌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10-30 09:23:24【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가 조선시대 지어진 나주 척서정 등 지역 생활유적, 불교미술, 고문서 등 7건을 도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정 유산 가운데 나주 척서정은 고려 후기 무신 정지(1347~1391)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후손 정해일이 1915년 건립한 정자다. 이후 영정(影幀)을 모셔둔 사당(祠堂)인 영당(靈堂)으로 기능이 변용됐다. 종중 활동의 공간이자 선현 제향과 연관되는 공간으로, 전통 목조 구조가 견실하고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 여수 한산사 지장시왕도는 18세기 전반 불화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유려한 색감과 표현 방식이 돋보인다. 조성 연대와 봉안처, 참여 제작자들의 기록이 남아 불교사와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평가다. 순천 금룡사 지장보살본원경은 임진왜란 시기에 간행된 것으로 간행처와 간행 과정을 통해 당대의 불교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서지학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해남 남천교 및 어성교 중수비와 청류정 표석은 해남지역 다리 중수 과정과 청류정의 존재를 알 수 있다. 해남지역 향촌사회사와 당시 지명사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유산이다. 해남 방죽샘과 중수비는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까지 주민에게 중요한 식수원이었던 생활유적이다. 우물 조성 시기와 참여한 인물들이 기록에 남아 있어 지역사와 우물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장흥 열호재는 1800년대 초반 사랑채와 행랑채를 붙여 세운 건물이다. 향촌서재 등으로 활용돼 많은 전적이 보존돼 있다. 장흥부사나 인근 선비들의 많은 시문이 전해지고 있어, 건축적인 특징과 함께 복합적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지정 가치가 크다. 장흥 수의봉과 위원량 망곡 암각시문은 1920년 회은 위원량이 한일 병탈에 따른 국망(國亡) 통한을 칠언절구에 담아 수의봉에 새긴 암각문이다. 전국적으로 희귀한 사례로 역사적·학술적 의의 크다. 김지호 전남도 문화자원과장은 "이번 지정으로 다양한 분야 유산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후손에게 길이 전승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여러 분야 문화자원을 지속해서 발굴·관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강진 大平명 양각해석류화문 청자, 강진 월남사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권제16, 고흥 봉암사 이여재 등 3건을 지정 예고했다. 앞으로 30일간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해 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0-06 10:14:19여름휴가 기간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교통체증만 생각하면 끔찍해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최소한의 이동거리에 아이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안성맞춤인 곳이 있다. 특히 캐치! 티니핑에 빠진 아이가 있다면 만족도는 보장이다. 지난 주말 집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를 찾았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마음도 편했다. 이날 우리가족이 선택한 패키지는 '캐치! 티니핑과 함께하는 캐치 썸머 패키지'였다. 33개월의 딸은 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 '캐치!티니핑'에 막 입문한 상태. 이 패키지를 예약하면 객실과 조식은 물론 한정판 캐치! 티니핑 캐리어 세트와 인근에 위치한 티니핑 월드 인 판교의 '티니핑 유니버스' 입장권을 준다. 호텔에서 시간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티니핑 유니버스 까지 다녀올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체크인을 하자 이곳의 시그니처인 갓 구운 쿠키를 줬다. 아이는 신나 하며 평소 같으면 빨리 서두르라면 온갖 떼를 썼겠지만 평화롭게 쿠키를 먹으며 기다려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체크인 시 이 패키지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캐치! 티니핑 캐리어 세트를 주는데 핑크색의 캐리어 세트는 아이가 보자마자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예뻤다. 객실까지 직접 본인의 캐리어를 끌고가겠다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줘 이마저도 만족스러웠다. 객실 문을 열면 또 한번 아이가 좋아할만한 아이템이 등장한다. 바로 키즈텐트다. 침대 옆에 설치된 텐트 안에는 침구류도 같이 비치되어 있어 푹신푹신하고 아늑한 놀이공간겸 잠자리까지 완성된다. 어른들 역시 객실에 들어서면 포레스트 뷰가 펼쳐져 눈이 편안해지고 교외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짐을 풀고나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여러개가 있다. 아이와 수영장을 갈지, 티니핑 월드 인 판교를 갈지 여부다. 우리는 아이가 티니핑 월드를 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이곳을 먼저 갔는데 차로 10분이 채 안되는 곳에 있어 방문이 편리했다. 호텔로 복귀해 저녁 때는 수영장을 방문했는데, 미온수의 키즈풀도 마련되어있어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었다. 이날 물놀이를 마친 아이는 일정이 고단했는지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어 매우 만족스러운 일정이 됐다. 다음날 조식까지 포함된 이 패키지로 매일 전쟁같던 아침식사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유아식기도 잘 갖춰져 있고, 아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들도 많아 모두가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호캉스의 마지막 코스로 'Bee-Happy X 포토이즘' 포토부스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이 역시도 패키지에 포함된 쿠폰으로 가능했다. 모처럼 서울과 멀지 않은 교외에서 꽉찬 1박2일을 보내고 싶은 가족이라면 추천할 만한 패키지다. 특히 아이가 캐치!티니핑을 좋아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주 토요일 마다 호텔 주방장들과 함께 전통 절구를 체험하며 인절미와 벌꿀을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인절미 만들기와 초보자도 재밌게 배울 수 있는 K-POP 댄스 클래스' 등이 진행되는 만큼 이날 투숙하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기자
2024-07-25 18:43:05[파이낸셜뉴스] 여름휴가 기간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교통체증만 생각하면 끔찍해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최소한의 이동거리에 아이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안성맞춤인 곳이 있다. 특히 캐치! 티니핑에 빠진 아이가 있다면 만족도는 보장이다. 지난 주말 집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를 찾았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마음도 편했다. 이날 우리가족이 선택한 패키지는 '캐치! 티니핑과 함께하는 캐치 썸머 패키지'였다. 33개월의 딸은 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 '캐치!티니핑'에 막 입문한 상태. 이 패키지를 예약하면 객실과 조식은 물론 한정판 캐치! 티니핑 캐리어 세트와 인근에 위치한 티니핑 월드 인 판교의 '티니핑 유니버스' 입장권을 준다. 호텔에서 시간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티니핑 유니버스 까지 다녀올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체크인을 하자 이곳의 시그니처인 갓 구운 쿠키를 줬다. 아이는 신나 하며 평소 같으면 빨리 서두르라면 온갖 떼를 썼겠지만 평화롭게 쿠키를 먹으며 기다려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체크인 시 이 패키지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캐치! 티니핑 캐리어 세트를 주는데 핑크색의 캐리어 세트는 아이가 보자마자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예뻤다. 객실까지 직접 본인의 캐리어를 끌고가겠다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줘 이마저도 만족스러웠다. 객실 문을 열면 또 한번 아이가 좋아할만한 아이템이 등장한다. 바로 키즈텐트다. 침대 옆에 설치된 텐트 안에는 침구류도 같이 비치되어 있어 푹신푹신하고 아늑한 놀이공간겸 잠자리까지 완성된다. 아이는 텐트 앞으로 달려가 캐리어 세트를 열어 그 안에 있는 스티커를 붙이며 한참을 놀았다. 어른들 역시 객실에 들어서면 포레스트 뷰가 펼쳐져 눈이 편안해지고 교외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짐을 풀고나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여러개가 있다. 아이와 수영장을 갈지, 티니핑 월드 인 판교를 갈지 여부다. 우리는 아이가 티니핑 월드를 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이곳을 먼저 갔는데 차로 10분이 채 안되는 곳에 있어 방문이 편리했다. 티니핑의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만한 다양한 것들이 전시되어있어 아이는 매우 즐거워하고, 시간도 빨리 지나갔다. 체크인 할 때 미션북을 주는데, 이를 다 수행하면 티니핑 월드에서 바꿀 수 있는 티니핑 네임택 바우처를 주는 만큼, 네임택을 받고싶다면 체크아웃 후 티니핑 월드를 가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호텔로 복귀해 저녁 때는 수영장을 방문했는데, 미온수의 키즈풀도 마련되어있어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었다. 이날 물놀이를 마친 아이는 일정이 고단했는지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어 매우 만족스러운 일정이 됐다. 다음날 조식까지 포함된 이 패키지로 매일 전쟁같던 아침식사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유아식기도 잘 갖춰져 있고, 아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들도 많아 모두가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호캉스의 마지막 코스로 'Bee-Happy X 포토이즘' 포토부스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이 역시도 패키지에 포함된 쿠폰으로 가능했다. 모처럼 서울과 멀지 않은 교외에서 꽉찬 1박2일을 보내고 싶은 가족이라면 추천할 만한 패키지다. 특히 아이가 캐치!티니핑을 좋아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주 토요일 마다 호텔 주방장들과 함께 전통 절구를 체험하며 인절미와 벌꿀을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인절미 만들기와 초보자도 재밌게 배울 수 있는 K-POP 댄스 클래스' 등이 진행되는 만큼 이날 투숙하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07-25 15:5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