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학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우리 외교의 무게중심을 중국으로 다소 옮길지 주목된다. 외교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것은 아니나, 윤 대통령 임기 전반기 한미동맹 정상화 차원에서 미국이 집중됐던 대외정책 방향을 수정할 수 있어 보인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추진이 거세질 경우,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에는 경제협력을 명분으로 중국과 협력해 균형외교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반기 미국 중심, 후반기는 중국(?)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윤 대통령의 브라질 유력 매체 '우 글로부', '폴랴 지 상파울루'와의 서면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간 전략경쟁 대응책에 대해 "한국에 있어 미국과 중국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반기가 미국 중심이었다면 후반기는 중국과의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란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조변화라기 보다는 우리 정부는 그동안도 그렇고 계속 중국을 중시해 왔고 관계 강화를 위해 애써왔다"면서 "한미동맹 완전 복원, 한미일 협력 강화가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려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한미동맹 정상화가 부각된 탓에 그동안 가려져있던 한중관계 강화 움직임이 서서히 가시화되는 수준이란 의견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 대외정책 방향에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직전에 열린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자유시장·자유무역 등에 기반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조기에 매듭짓는데 공감하는 등 협력이 구체화되며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에 대비해 한중 양국이 경제 분야에서 '윈윈'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尹 균형외교 본격 가동되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폭탄을 비롯해 보호무역 조치를 취할 경우 직격탄을 맞는 중국이 최근 한국 관광객에 대한 단기 무비자 조치를 허용하는 등 우리 측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대외정책 방향이 움직일 여지는 커졌다. 일단 윤 대통령은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균형외교 방침을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경쟁이 함께 할 수 없음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경쟁과 협력이 정당하고 호혜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지적,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따라 대외정책이 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규제 강화 속에 미국과 중국에서 일방적으로 우리 측에 지지를 요구할 경우, 국익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균형외교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과거 미국에 집중적인 대외정책을 펼치듯이 중국에도 적극적인 협력을 타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이란 요소에 따른 것으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다시 불거진 러·북 군사협력은 한중 관계 개선에 있어 부담스런 요소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국제평화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 "적반하장"이란 표현을 인용하면서 강력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북 밀착의 대가로 군사기술의 고도화를 도모하고, 러시아를 뒷배 삼아 더욱 강도 높은 도발을 할 것으로 전망,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가 이행되게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18 12:39:16[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사건을 검토한 뒤 내년 1월 8일 송 전 대표의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정당법 위반 혐의 등 사건 1심 결심공판에서 송 전 대표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당법 위반은 징역 3년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는 징역 6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범행은 정당 민주주의와 같은 우리 헌법이 보호하는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행"이라며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였으므로 가장 큰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이자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한 사람이었으므로 더욱더 높은 수준의 준법 의식이 요구되는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자신의 공적 지위를 남용해 사적 이익을 도모했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청렴 의무를 저버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송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의 수사가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최후진술을 통해 "검찰은 오늘 징역 9년을 구형하면서 정당민주주의를 해하는 범행이라고 했는데, 당시 저의 당선은 민주당 역사상 혁명이었다"며 "어느 계보도 아닌 제3의 후보가 현직 대통령과 친문, 친이가 배제하는데도 이긴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2년전 전당대회사건을 별건 수사로 인지해 무리하게 수사한 것은 검찰이 집권여당을 위해 다음 해에 있을 총선에 민주당의 정치적 이미지에 먹칠을 하기 위한 정치적 기획 보복수사"라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8일 송 전 대표의 1심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재판부는 "올해 초부터 시작해 긴 시간 달려오는 과정에서 검찰과 피고인 모두 고생했다"며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1달 반 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판결에 대해 걱정이 있을 텐데, 재판부 모두 열과 성을 다해서 이 사건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고 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생긴 대로만 판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본부장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 이성만 전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원,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아울러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본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11-06 18:35:45[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정당법 위반 혐의 등 사건 1심 결심공판에서 송 전 대표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당법 위반은 징역 3년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는 징역 6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범행은 정당 민주주의와 같은 우리 헌법이 보호하는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행"이라며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였으므로 가장 큰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이자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한 사람이었으므로 더욱더 높은 수준의 준법 의식이 요구되는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자신의 공적 지위를 남용해 사적 이익을 도모했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청렴 의무를 저버렸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본부장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 이성만 전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원,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아울러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본다. 당초 구속기소 된 송 전 대표는 지난 5월 30일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돈봉투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민주당 전·현직 의원은 앞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과 이성만 전 무소속 의원,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은 모두 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금품 제공을 지시, 요구, 권유한 혐의 등을 받는 윤관석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11-06 16:20:22[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감춰졌던 과거들이 조명되며 몇몇 요리사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여러차례 불법영업으로 벌금형.. '유비빔' 가계 폐업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비빔대왕' 유비빔씨는 1일 돌연 가게를 접는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영업을 밝히며 자신의 과거 범죄 사실에 대해 털어놨다. 유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는 과일 행상, 포장마차, 미용실까지 여러 장사를 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해 2003년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깊이 반성했고, 이후 1년간 가게를 폐업했다"면서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아내 명의로 공연전시한식체험장 사업자로 등록해 편법으로 얼마 전까지 영업했다"고 했다. 실제 유씨는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조리기구 등을 갖춰 불법영업을 한 혐의(식품영업법 위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경됐다. 당시 국유지를 임대한 유씨는 연간 부지 임차액이 98만원에 불과했으나 그의 식당이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연간 매출액이 수억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는 이 전에도 관련 법을 위반해 여러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유씨는 "어떤 이유로든 법을 어기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며 "지난 20년은 생계를 위해 살았다면 앞으로 20년은 대한민국의 비빔문화를 위해 살겠다"고 전했다. 트리플스타 '여성편력' 폭로... 횡령혐의로 고발까지 흑백요리사에서 최종 3위에 오르며 주목받은 '트리플스타'(본명 강승원)는 최근 사생활 논란과 함께 업무상 횡령혐의로 고발당했다. 앞서 디스패치는 지난달 30일 트리플스타가 2022년 5월 A씨와 결혼 후 3개월 만에 이혼한 과정을 공개했다. 디스패치는 트리플스타가 직접 쓴 반성문 형식의 편지를 공개했는데, 해당 편지에는 "나는 쓰레기다. 여자를 좋아하고 더러운 탐욕을 품고 내게 엄청난 사랑을 줬던 사람에게 해선 안 될 짓을 했다", "야하게 입은 여성 손님이 혼자 앉아 있는데 불 꺼진 창고에서 CCTV 영상으로 몰래 들여다봤다", "다른 남성과 잠자리를 가질 것을 요구했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같은 날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에 '뒷바라지했던 전처의 분노 왜? 트리플스타 과거 폭로 전말'이라는 제목의 영상 올라왔다. 트리플스타와 교제하는 과정에서 쓴 돈만 4억원 이상이며, 37억원에 달하는 신혼집 전세 자금도 홀로 준비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레스토랑 공금 유용 의혹까지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지난달 31일 트리플스타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트리플스타는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인하며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식대가' 이영숙 대표는 '빚투 논란' '한식대가' 이영숙 나경버섯농가 대표는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8일 매일신문은 이 대표가 지인에게 1억원을 빌려놓고 14년째 갚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4월 조모씨로부터 1억원을 빌리며 차용증을 작성했다. 조씨는 만기 3개월 뒤인 2011년 7월 사망했고, 이후 유품을 정리하다 해당 차용증을 뒤늦게 발견한 조씨의 가족은 이 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법원은 이 대표에게 2011년 5월1일부터 2012년 5월24일까지는 연 8.45%, 그다음 날부터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돈이 없다"고 주장하며 빚을 갚지 않았고, 조씨 가족은 이 대표가 소유한 땅에 가압류를 걸어 경매로 1900만원가량을 돌려받았다. 이후 이 대표가 2014년 요리 경연 프로그램 '한식대첩 시즌2'에 출연해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으면서 조씨 가족은 2018년 법원에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이 대표 측은 지금까지 남은 빚을 갚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악의적인 비방"이라며 "법적 절차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01 14:44:55[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기지들을 시찰하며 미국의 위협을 운운하며 핵·미사일 고도화를 정당화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파병의 대가로 핵·미사일 기술이전을 받을 공산이 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함께 미사일기지들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전략적 핵 수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환경에 주는 위협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며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확실히 제고하고 핵무력의 철저한 대응태세를 엄격히 갖출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략미싸일무력을 우선적으로 하여 무력전반을 기술현대화하는 건 우리 당이 일관하게 견지하고 있는 국방건설 전략의 중요원칙”이라며 “전략미싸일기지들을 더욱 현대화·요새화하고 모든 기지들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임의의 시각에 신속히 적수들에게 전략적 반타격을 가할 수 있게 철저한 대응태세를 유지하는 데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최근 1500명의 병력을 우크라에 보냈고, 향후 1만2000명을 파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대급부로 러시아로부터 핵·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으려는 의도인데, 윤석열 정부가 선제적으로 파병 사실을 알리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위협을 언급하며 정당성을 내세우는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에는 김 부부장이 담화에 나서 “한국과 우크라 미친 것들”이라며 핵보유국을 상대로 도발한다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북핵 고도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미국은 물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 등 국제사회와 공동대응 강화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실은 전날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북러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보고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23 09:42:09지난 14일 오후 경기 부천시의 한 세차장. 손님이 없어 '나른한' 오후의 정적을 깨려는 듯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힘차게 세차장으로 들어섰다. 순간 사무실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던 신동우씨(56·사진)의 표정도 동시에 밝아졌다. 그는 곧장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 친절한 미소로 차주를 맞이했다. 이윽고 고압세척기를 들고 차 전체에 물을 뿌리더니 고객의 요구에 맞게 문틈 사이 얼룩을 구석구석 닦았다. 신씨의 손과 발은 바빠졌지만, 얼굴은 오히려 빛이 났다. 오후 햇살도 적당히 따뜻했다. 차주 A씨는 "동네 다른 세차장보다 일을 더 꼼꼼히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A씨의 단골 세차장인 이곳은 '꼼꼼함'이나 '젊은 직원' 외에 '마약류 중독 회복자의 직장'이라는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신용원 목사가 이끄는 마약류 중독 자활(自活) 공동체인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직업 자활 사업장 중 하나다. <본지 지난 6월 12일자 9면 참조> 신씨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20년 이상 직업 자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직업 자활의 의의를 단순히 "경제활동을 한다"에 국한하지 않았다. 대신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다시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직업 자활 통해 단약 성공 신씨는 마약류 투약으로 두 차례의 감옥 생활을 했다. 처음은 19세 때 대마초와 러미날을 경험하면서 시작됐다. 별다른 계기는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였다. 내성적인 성향에 음주·가무에도 특출나지 못했던 신씨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친구들과 멀어졌다. 무리에서 혼자 도태되는 것이 싫고 무서웠던 신씨는 해서는 안 될 마약류에 손을 댔다. 그는 "마약류에 빠지면서 친구들 무리에 낄 수 있었다"며 "친구들이 취한 모습을 보면서 취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약을 했다"고 옛 시절을 떠올렸다. 한번 빠진 마약류의 늪에서 헤어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28세에 약 2년간 첫 번째 징역살이를 했다. 출소하고 그는 단약을 결심했다. 실제 약 2년 동안 약을 끊는 듯했다. 하지만 마약의 늪은 깊고 어두웠다.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던 신씨는 약을 계속 권하는 지인들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끊어봤으니 또 끊을 수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한몫을 했다. 결국 그는 다시 철장 안으로 향했다. 끊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정신적·육체적으로도 피폐해졌다. 그러나 방법을 몰랐다. 정신과 병동에 입원도 해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전국의 알코올 중독 치료 상담소들을 전전했다. 하지만 "매일 하는 마약류를 일주일에 두 번으로 줄여라"라는 황당한 말까지 들어야 했다. 완전한 절망은 아니었다. 그즈음 TV에서 신 목사를 봤다. 단약 성공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 목사를 찾아갔다. 그때부터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 참여해 직업자활에 들어갔다. 벌써 23년 전, 그의 나이 33세 때다. 직업 자활을 중시하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방향성에 따라 그는 35세 무렵부터 직업 자활을 했다. 전통시장 한쪽에 '소망을 나누는 떡집'이란 떡 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 '고추장에 빠진 순대'라는 이름의 순대공장, '보리떡 다섯개' 상호를 가진 떡 공장 등을 거쳐 지금의 세차장까지 '세월이 두 번 바뀌는 동안' 계속해서 직업 자활에 나서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신씨는 직업 자활을 통해, 노동을 통해 다시금 세상에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고 사업장의 규범을 체화하는 등 몸이 다시금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을 체험했다"며 "마약류를 투약하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정상인의 삶'을 다시금 찾게 돼 기뻤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약류 투약했다고 받았던 차별 그러나 지나간 세월이 결코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전(前) 마약류 중독자란 이력으로 받는 정당하지 못한 차별도 이겨내야 했다.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이 떡 공장을 운영하던 2000년대 중반, 떡 공장이 임차해 있던 건물의 건물주가 갑자기 떡 공장을 상대로 24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떡 공장이 혐오시설이라는 게 명분이었다. '혐오'는 자신들과 같은 마약류 경험자를 일컬었다. 당시 건물주는 "마약류를 투약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도 알리지 않은 채 임대차계약을 한 것은 건물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행위"라는 주장을 했다. 신씨는 "재판장이 법정에서 나에게 '참 힘드시죠, 죗값을 받고 새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데 어렵겠네요'라는 말을 했다"며 "그 순간 울컥해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신씨는 정부가 회복자의 직업 자활에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중독자들이 죗값을 받고 사회에 복귀하려면 경제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먹고살 길이 마련돼야 재차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뜻이도 하다. 신씨의 말처럼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은 최근 5년 동안에 30%를 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의 재범률이 같은 기간에 20% 내외인 점을 생각하면 높은 수치다. 신씨는 "마약류 중독 회복자들이 사업장에 들어가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며 "직업 자활이 없었다면 치료는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22 18:07:10[파이낸셜뉴스] 지난 14일 오후 경기 부천시의 한 세차장. 손님이 없어 '나른한' 오후의 정적을 깨려는 듯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힘차게 세차장으로 들어섰다. 순간 사무실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던 신동우씨(56·사진)의 표정도 동시에 밝아졌다. 그는 곧장 사무실 문을 박차고 나가 친절한 미소로 차주를 맞이했다. 이윽고 고압세척기를 들며 차 전체에 물을 뿌리더니 고객의 요구에 맞게 문틈 사이 얼룩을 구석구석 닦았다. 신씨의 손과 발은 바빠졌지만, 얼굴은 오히려 빛이 났다. 오후 햇살도 적당히 따뜻했다. 차주 A씨는 "동네 다른 세차장보다 일을 더 꼼꼼히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A씨의 단골 세차장인 이곳은 '꼼꼼함'이나 '젊은 직원' 외에 '마약류 중독 회복자의 직장'이라는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신용원 목사가 이끄는 마약류 중독 자활(自活) 공동체인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직업 자활 사업장 중 하나다.< 본지 지난 6월 12일자 9면 참조> 신씨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20년 이상 직업 자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직업 자활의 의의를 단순히 "경제활동을 한다"에 국한하지 않았다. 대신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다시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빠져나올 수 없었던 마약류의 늪, 직업 자활 통해 단약 성공 신씨는 마약류 투약으로 두 차례의 감옥 생활을 했다. 처음은 19살 때 대마초와 러미날을 경험하면서 시작됐다. 별다른 계기는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였다. 내성적인 성향에 음주·가무에도 특출나지 못했던 신씨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친구들과 멀어졌다. 무리에서 혼자 도태되는 것이 싫고 무서웠던 신씨는 해서는 안 될 마약류에 손을 댔다. 그는 "마약류에 빠지면서 친구들 무리에 낄 수 있었다"며 "친구들이 취한 모습을 보면서 취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약을 했다"고 옛 시절을 떠올렸다. 한번 빠진 마약류의 늪에서 헤어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28살에 약 2년간 첫 번째 징역살이를 했다. 출소하고 그는 단약을 결심했다. 실제 약 2년 동안 약을 끊는 듯 했다. 하지만 마약의 늪은 깊고 어두웠다.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던 신씨는 약을 계속 권하는 지인들의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끊어봤으니 또 끊을 수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도 한몫을 했다. 결국 그는 다시 철장 안으로 향했다. 끊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정신적·육체적으로도 피폐해졌다. 그러나 방법을 몰랐다. 정신과 병동에 입원도 해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전국의 알코올 중독 치료 상담소들을 전전했다. 하지만 "매일 하는 마약류를 일주일에 두 번으로 줄여라"라는 황당한 말까지 들어야 했다. 완전한 절망은 아니었다. 그 즈음 TV에서 신 목사를 봤다. 단약 성공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으로 신 목사를 찾아갔다. 그때부터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에 참여해 직업자활에 들어갔다. 벌써 23년 전, 그의 나이 33살 때다. 직업 자활을 중시하는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의 방향성에 따라 그는 35살 무렵부터 직업 자활을 했다. 전통시장 한쪽에 '소망을 나누는 떡집'이란 떡 가게를 연 것을 시작으로 '고추장에 빠진 순대'라는 이름의 순대공장, '보리떡 다섯개' 상호를 가진 떡 공장 등을 거쳐 지금의 세차장까지 '세월이 두 번 바뀌는 동안' 계속해서 직업 자활에 나서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신씨는 직업 자활을 통해, 노동을 통해 다시금 세상에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고 사업장의 규범을 체화하는 등 몸이 다시금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을 체험했다"며 "마약류를 투약하면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정상인의 삶'을 다시금 찾게 돼 기뻤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이유로 받았던 차별 그러나 지나간 세월이 결코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전(前) 마약류 중독자'란 이력으로 받는 정당하지 못한 차별도 이겨내야 했다.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이 떡 공장을 운영하던 2000년대 중반, 떡 공장이 임차해 있던 건물의 건물주가 갑자기 떡 공장을 상태로 24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떡 공장이 혐오시설이라는 게 명분이었다. '혐오'는 자신들과 같은 마약류 경험자를 일컬었다. 당시 건물주는 "마약류를 투약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도 알리지 않은 채 임대차계약을 한 것은 건물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행위"라는 주장을 했다. 신씨는 "재판장이 법정에서 나에게 '참 힘드시죠, 죗값을 받고 새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데 어렵겠네요'라는 말을 했다"며 "그 순간 울컥해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신씨는 정부가 회복자의 직업 자활에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중독자들이 죗값을 받고 사회에 복귀하려면 경제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먹고살아야 할 길이 마련돼야 재차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뜻이도 하다. 신씨의 말처럼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은 최근 5년 동안에 30%를 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의 재범률이 같은 기간에 20% 내외인 점을 생각하면 높은 수치다. 신씨는 "마약류 중독 회복자들이 사업장에 들어가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며 "직업 자활이 없었다면 치료는 정말 힘들었을 것"고 토로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0-22 13:05:46[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동차 부품(CE박스) 제조업체인 타이코에이엠피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2억5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9일 밝혔다. CE박스는 통상 ‘퓨즈박스’라고 부르며 차량 내 각종 전자부품에 전기를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타이코에이엠피는 2017년 7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CE박스 제조에 필요한 PCB(인쇄회로기판)의 제조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없이 원재료정보 및 세부공정정보를 요구해 제공받았다. 또한 2019년 5월부터 수급사업자와 체결한 하도급거래 기본계약서와 각 개별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에 수급사업자가 개발한 기술자료를 아무런 대가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귀속되도록 하는 조항을 설정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하되, 예외적으로 불량발생 원인규명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요구를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원사업자에게 과도하거나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행위를 금지하는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수급사업자는 기술자료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고 아울러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중소기업 기술자료 보호를 위해 기술자료 요구행위, 부당한 특약 설정행위 등 법 위반행위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9-29 11:29:17[파이낸셜뉴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생사불명의 상황에 놓이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이 한층 가시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속에 헤즈볼라의 '뒷배'인 이란도 더는 손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동의 확전 가능성이 더 짙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 아래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 본부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현지 매체들은 시아파 무슬림 주민들이 주로 사는 지역의 고층 아파트 6채가 완전히 무너져 잔해더미가 된 모습을 보도하면서 30㎞ 이상 떨어진 곳에서조차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 아파트는 헤즈볼라의 보안구역 안에 있지만 아래에 헤즈볼라 본부가 있다는 건 알려지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6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사상자 수는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한 지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AP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연설 직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던 중 공습 소식이 전해졌고 군사보좌관으로부터 귓속말을 들은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브리핑을 중단하고 예정을 앞당겨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은 헤즈볼라의 수장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게 이스라엘군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28일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 사령관 무함마드 알리 이스마일과 부사령관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다른 헤즈볼라 사령관과 테러리스트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나스랄라가 이날 헤즈볼라 본부 내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그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NN은 이날 "헤즈볼라의 지도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헤즈볼라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헤즈볼라 고위 지도부와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폭격으로부터 수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나스랄라의 생사와 관련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폭격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분쟁은 급격히 확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맹폭을 받은 헤즈볼라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도시 사페드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는 "레바논과 국민을 지키고 이스라엘의 도시와 마을, 민간인에 대한 야만적 위반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28일 새벽에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을 상대로 추가 폭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주거용) 건물 아래에 보관돼 있는 헤즈볼라 테러 조직이 소유한 무기들을 겨냥한 공습을 현재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확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하고 나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을 '노골적인 전쟁범죄'라고 규정하면서 "이는 이스라엘 정권의 테러리스트적 본성을 또 다시 보여줬다"고 규탄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국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내 친이란 무장세력 연합체 '저항의 축'에서 핵심 역할을 해 온 헤즈볼라가 궁지에 몰리면서 헤즈볼라를 지원해 온 이란도 더 이상 방관만 하기 어려운 난처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동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미국은 현지 미군에 '태세 조정'을 지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여러 차례 중동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억제력 강화, 미군 보호, 미국의 전략목표 지원을 위해 (상황을)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역내 미군 태세를 조정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현재 중동지역에는 항공모함 1개 전단을 비롯해 약 4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행정부에 역내 미국 대사관들이 적절하게 필요한 모든 보호 조치를 취할 것도 주문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공격에 유감을 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찾은 보렐 대표는 27일 취재진에게 "우리가 하는 일은 휴전을 위해 모든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지만,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에서 아무도 네타냐후를 막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렐은 "네타냐후는 헤즈볼라가 파괴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며 "파괴당한다는 것이 하마스와 같은 해석이라면, 우리는 장기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아마 레바논 남부도 또 다른 가자지구가 되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대립의 전장이 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끝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분쟁이 중동 전체로 확전될 가능성은 세계 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격과 관련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내렸다. 최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분쟁이 확대되는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 탓이다. 무디스는 27일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내렸다. Baa1은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분류 21개 중 8번째로 높은 단계로 부정적인 전망에 속한다. 무디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신용등급 조정 배경에 대해 이스라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매우 높은 수준까지 상당히 심해졌다"며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이스라엘의 신용도에 중대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2월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무디스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의 영향으로 이스라엘의 재정 능력이 약화하고 부채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과도하고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 재무부의 얄리 로텐버그 회계관은 "등급 조정의 정도가 이스라엘 경제의 재정 및 거시경제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전선에서의 전쟁이 이스라엘 경제에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용평가사의 결정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9-28 11:47:24이번 주(15~19일) 법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윤관석 전 무소속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항소심 결론이 나온다.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항소심 재판도 본격화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부장판사)는 오는 18일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의원과 강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 윤 전 의원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불법 정치자금 마련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윤 전 의원의 금품 제공 지시·권유·요구를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용수 씨에게 전달했고, 박씨는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20개를 윤 의원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1심은 지난 1월 윤 전 의원과 강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윤 전 의원에게 징역 2년, 강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5월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윤 전 의원에게 징역 5년, 강 전 감사에게는 징역 2년 4개월을 구형했다.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2심 재판도 본격화된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오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의 첫 정식 공판기일을 연다. 정식 공판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는 만큼, 곽 전 의원도 법정에 출석할 전망이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아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구성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와해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다니던 병채씨 퇴직금 및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심은 지난 2월 곽 전 의원의 뇌물 수수 혐의를 무죄 판단했다. 50억원이라는 금액이 과다한 것은 맞지만 두 사람이 독립적인 생계를 이루고 있고, 퇴직금이 곽 전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 에서다. 곽 전 의원이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남욱 변호사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유죄로 인정됐다. 곽 전 의원이 이른바 50억 클럽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으며 논란이 일자 검찰은 보완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곽 전 의원 부자와 김만배씨가 공모해 받은 돈을 화천대유 직원이던 병채 씨의 성과급으로 가장·은닉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를 했고, 항소심의 공소장도 새로운 '공범' 구조에 맞춰 변경했다.이 에 대해 곽 전 의원은 앞선 항소심 준비기일에 출석해 "왜 나는 1심 재판을 두 번 받아야 하느냐"라며 "기소를 미뤘다가 지금부터 1심 재판을 했으면 되는데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발한 바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7-14 18:5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