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설노조) 간부에게 압수수색 정보를 사전에 알려준 경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공무상비밀 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6)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 소속 경위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3월13일 건설노조 지역본부 간부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주부터 아마 압수수색 들어갈 거다"라며 "본부장 이름도 거론이 된다"고 말해 수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A씨가 전화를 걸기 약 1시간45분 전 실제로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조합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추측을 말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압수수색을 한다는 내용, 수사 대상 범죄 행위, 피해자 숫자 등 구체적인 수사계획은 객관적, 일반적인 입장에서 보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이라며 "피고인이 직무상 비밀을 취득해 이를 누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공한 정보는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고 그 누설에 의해 범죄 수사라는 국가의 기능이 위협받을 수 있는 경찰 내부의 비밀에 해당하며,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미 7개월 이상 구금 생활을 하고 있고, 20년 넘게 경찰공무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며 다수의 포상을 받는 등 성실하게 근무했다"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무상비밀누설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법정보 누설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검찰직 공무원을 5급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검찰직 공무원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검찰직 5급 승진제외처분 최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91년 검찰서기보로 임용된 뒤, 2018년 7월부터 한 검찰청에서 6급에 해당하는 검찰주사로 근무했다. 앞서 A씨는 2015년 10월 형사사법정보를 누설해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뒤 2016년 판결이 확정됐고, 이로 인해 2017년 검찰총장 경고를 받았다. A씨는 외부인의 청탁을 받아 마약사건 제보자에 대한 수사 정보를 무단 조회해 4회에 걸쳐 사건 정보를 알려준 뒤 금전을 대여하거나 식사를 접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법무부의 2021년도 검찰직 5급 승진후보자 명부(270명)에 포함돼 평가에 응시했고, 종합서열명부 순위 70위 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법무부 보통승진심사위원회가 2021년 12월 승진심사대상 270명에 대해 심사한 결과, A씨는 승진대상자에서 제외됐다. A씨는 "승진임용 제외 사유를 통지받지 못해 해당 승진제외처분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검찰총장의 경고처분을 승진심사 자료로 활용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수의 공무원들이 심사대상이 되는 일반승진임용의 경우 승진 대상자와 비대상자를 한꺼번에 공표하는 방식"이라며 "비당사자에게 사전통지를 하는 것은 승진 결과가 미리 공개돼 인사관리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경고처분은 2017년 6월 말소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A씨의 범죄전력과 비위사실을 고려해 승진임용에서 제외한 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잃을 정도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했다고 단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비위사실이 승진심사 시점으로부터 10년 이상 지난 것들이기는 하나, 형사판결이 확정된 2016년 12월 기준으로 5년가량 지났을 뿐"이라며 "2020년 혹은 2022년 검찰직 4급 심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고 판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름과 성별, 직장 등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외부로 유출했더라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확진자 정보는 감염증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보로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충남의 한 군청 공무원인 A씨 등은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진자의 성별과 나이, 가족관계 및 접촉자의 거주지, 직장 등 개인정보가 적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보고' 문건을 촬영해 가족들에게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보건소가 작성한 이 문건을 입수했는데 여기에는 확진자의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접촉한 이들의 거주지와 나이, 직장 등의 개인정보도 포함되어 있었다. A씨는 이 문건을 촬영해 메신저로 배우자에게 전송했다. 팀장이었던 A씨로부터 같은 문건 사진을 전송받은 나머지 3명도 각자의 가족에게 문건을 보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을 받았다. 1심은 이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무상비밀누설죄는 무죄로 판단해 각각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했다. 확진자와 접촉자 주소, 직장은 감염증 예방 위해 필요한 정보로, 이들의 인적 사항이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로 인해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등에 관한 국가의 기능이 위협받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A씨 등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가족에게만 정보를 알린 점 등을 감안해 각각 벌금 100만원 선고유예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공무상비밀누설죄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백악관 내부 사정을 언론에 가장 많이 누설하는 인물은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신간 '트럼프의 백악관: 게임의 룰이 변한다'의 저자 로널드 케슬러는 1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콘웨이 선임고문이 백악관 내 인사 중에 백악관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누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슬러에 따르면 콘웨이는 그와 최소 1차례 이상 인터뷰 중인 것도 잊은 채 백악관 동료들을 심하게 험담했다. 콘웨이는 또한 레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와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에 대해서도 "가장 비열하고 지나치며 솔직히 사실이 아닌" 일들을 얘기했다.   케슬러는 "백악관에 왜 그렇게 많은 누설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한가지 이유는 켈리언 콘웨이가 누설 1인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방카와 쿠슈너가 문제가 많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다고 케슬러는 주장했다.   케슬러는 "결국 제러드와 이방카가 트럼프 임기 중 가장 형편없고 멍청한 결정을 밀어부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들은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대선 캠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치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며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부부가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해임을 밀어부쳤으며 이는 참담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백악관에서 분란을 일으키다 열흘 만에 쫓겨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을 임명하는데도 이들 부부가 뒤에 있었다며 "이는 백악관 역사상 가장 엉터리 임명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부부를 백악관에서 내보낼 가능성은 낮다고 케슬러는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족 구성원을 해고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의 내부 사정을 담은 케슬러의 신간 '트럼프의 백악관: 게임의 룰이 변한다'는 오는 3일 출간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박영수 특검팀이 20일 수사 준비를 마무리하고 본격 수사에 나선다. 특검은 그간 검찰로부터 확보한 수사기록 검토와 증거물을 분석하는 동시에 수사정보 보안에 총력을 기울이며 본격적인 수사에 대비했다. 21일 현판식을 하고 닻을 올릴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뇌물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반 수사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20일간 준비 종료…보안 최우선 특별검사팀 이규철 대변인은 20일 "12월 1일부터 20일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수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21일 현판식을 앞두고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시설과 보안 시스템을 완비했다. 특히 특검팀이 중점을 둔 점은 보안이다. 특검 관계자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사 준비기간 정보 보안을 가장 최우선에 두었다"며 "정보를 누설할 경우 공무상비밀누설로 기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다. 수사 중인 사항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자칫 수사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검팀은 정보 누수를 최우선으로 삼고 내부 인테리어에 공들였고, 특검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전용 엘리베이터를 지정했다. 특검팀 사무실은 내부 인트라넷을 구축해 내부 전용 PC는 외부 인터넷망조차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수사관들에게 기자들을 만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은 준비 기간에 이어진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청문회, 19일 열린 최씨 등 주요 피의자의 공판준비기일 내용도 빠짐없이 모니터링하는 등 철저한 준비 작업을 이어왔다. 국회 청문회와 최씨 공판에 다수의 특검 특별수사관들이 현장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靑 압수수색 거부 시 공무집행방해죄 검토 특검의 초기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간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우선 삼성그룹 등 최순실씨 측에 금전적 특혜를 제공한 대기업 소속 임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특검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다수의 대기업 관계자를 접촉해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향후 총수들의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특검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특검 관계자들과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 관계자는 "사전 정보수집 차원에서 외부에서 참고인 10명 이하를 만난 것은 맞다"며 "수사가 시작되면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한 강제조사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기 전에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충분한 물증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검은 현재 청와대 측이 압수수색을 거부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판단을 자체적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압수수색 당시 청와대 측이 불응할 경우 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적용해 관계자를 사법처리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곡동 특검 특별수사관 출신 변호사는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청와대가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압수수색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강제수사 가운데 뇌물 강제수사에 해당하는 압수수색의 성공은 특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이진혁 기자

【뉴욕=정지원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나우디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사에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FBI e메일 재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사는 암시나 부정확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라 범죄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월 FBI가 e메일 게이트 수사를 종결했을 당시 철저히 수사했고 클린턴이 실수는 했지만 기소할만한 사항은 아니었다고 발표한 사실을 지적했다. 현직 대통령이 FBI의 수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그만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지난주 e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방침을 발표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에서 클린턴을 앞서거나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가 46%의 지지율을 획득, 45%의 클린턴을 1%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FBI의 재수사로 인해 트럼프의 모멘텀이 살아나면서 대선 승패가 뒤집히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미 국장은 "당초 e메일 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분류한 e메일 중에서 수사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e메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재수사 방침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선거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를 두고 공무원의 정치개입을 금지하는 '해치법' 위반이라고 항의했지만, FBI는 수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뉴스를 보고 클린턴의 행동에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나는 전적으로 클린턴을 신뢰한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록 FBI의 수사 방침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수사에 대해 직접 개입할 뜻은 없다고 말했다. jjung72@fnnews.com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정보를 다른 의사에게 전파했다가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다만 의사의 범행 동기와 정황을 고려해 선고유예로 선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양석용 판사)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벌금 20만원의 형을 선고유예했다고 9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되지만 죄가 가벼워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형사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HIV에 대한 이해 부족과 그릇된 태도 탓에 여전히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고 있다"며 "의료인에 대한 전파 가능성 차단과 피해자가 감염인인 사실이 알려질 경우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고립 등의 피해 사이에 법익 균형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미필적으로나마 B씨가 HIV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이고, 그런 상황에서의 누설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건전한 사회윤리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해 찾아온 환자 B씨는 수술에 앞서 개인병원 원장 A씨에게서 혈액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결과 B씨의 HIV 수치가 높게 나왔다. 현행법상 HIV 감염인의 진단·진료·간호 등에 참여한 자는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감염인에 대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면 안 된다. 그러나 A씨는 당초 B씨에 대한 진료의뢰서를 발부했던 다른 병원 의사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려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기밀을 누설한 혐의(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된 서모씨(48)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산의 소유 주체에 관한 정보에 불과한 자동차 소유자에 관한 정보는 실질적으로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거나 그 누설에 의해 국가의 기능이 위협받는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피고인이 김모씨에게 차량 소유관계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더라도 이는 형법 제127조에 규정한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차량이 경찰청 소속이라는 정보가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있어서의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한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금천구청 7급 공무원인 서씨는 지인 김모씨로부터 전화로 부탁을 받고 유사휘발유 제조현장 부근에서 잠복근무 중이던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차량의 차적을 조회해 이를 김씨에게 경찰차량이라고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유사휘발유를 제조해 판매하던 김씨의 지인은 잠복근무 중인 차량이 경찰 소유임을 전해 듣고 현장에서 도주했다. 1심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봐 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2심 재판부는 "이 차량 정보는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서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시중은행 PB(Private Banking)센터 직원이 수백억원을 예치한 VIP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누설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적발됐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거액예금 예치자 등 중요 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우량고객을 개별적으로 상대하는 영업장인 PB센터를 두고 있어, 금융권 전체에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PB센터 고객의 금융거래 정보를 조회해 지인에게 넘긴 혐의(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A은행 PB센터 한모(34) 과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은행 직원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 과장은 전 직장동료 조모(35)씨를 통해 부동산업체 대표인 황모(40)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 5월 13일과 17일 자신의 근무지인 서울 강남의 PB센터에서 거액 예치 고객인 우모(51)씨 계좌의 거래내역을 11차례에 걸쳐 조회한 뒤 이를 조씨에게 전화로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황씨는 우씨가 중도금 300억원을 계좌에 예치하면 아파트 100가구를 시세의 60% 가격에 매입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우씨가 의심을 품고 예치금을 다른계좌로 옮기자 조씨를 통해 이런 부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과장은 경찰에서 “거래내역 조회는 했지만 이를 누설한 적은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조회 시간대에 조씨와 여러 번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불구속 입건된 은행직원 2명도 황씨의 간접적 청탁을 받고 우씨의 거래정보를 그에게 누설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은행원들은 상부의 결재 없이 고객의 거래 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고객 정보를 누설했다”며 “금융 기관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씨가 청탁 과정에서 한 과장 등에게 금품을 건넸거나 회유 ·협박을 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우씨의 거래은행 지점 부지점장에게 거래내역 조회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두고보자,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 혐의(협박)로 황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세관 직원이 개인 신상정보를 누설한 데 대해 해당 기관장에게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직무교육 실시와 함께 관련 규정 보완을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진정인 A씨(28)는 지난해 9월 “해외출장 후 귀국하면서 김포세관에서 휴대품 검사를 받던중 이의를 제기하자 세관 측이 ‘전과가 있어 휴대품 검사를 한다’ 말했다”며 “이로 인해 당시 같이 항의하던 직장 상사도 듣게됐고 이런 개인신상정보 누설로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김포세관 측은 “A씨는 여행자정보 사전확인제도에 따른 사전검사 대상자로 휴대품 검사 때 강력히 항의해 진정인이 검사 대상자가 된 사유(개인신상정보)를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공무상 취득한 정보는 타인에게 제공 또는 누설하거나 사용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되며 우발적 또는 의도되지 않은 개인신상정보 누설이라도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김포 세관의 휴대품 검사장이 일반 여행객도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어 휴대품 검사를 받는 사람들의 사생활 보호에 취약한 시설구조”라고 지적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