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속한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첫 EU 특사단이 벨기에 브뤼셀 소재 EU 이사회 및 유럽의회를 방문한 와중에 EU측은 양측간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유럽연합(EU) 특사단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한-EU 관계 강화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은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이번 만남에서 한-EU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제안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이른 시일 내 이재명 대통령이 브뤼셀을 방문하여 한-EU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먼저 진행한 뒤 한·EU 정상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사단은 또한 불법 계엄을 극복한 한국 민주주의 회복 능력을 전파했다. 또한 유럽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만남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 및 남북교류 재개 등 새정부의 국정철학 등을 소개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7-17 17:58:27[파이낸셜뉴스]유럽연합(EU)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속한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첫 EU 특사단이 벨기에 브뤼셀 소재 EU 이사회 및 유럽의회를 방문한 와중에 EU측은 양측간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통령 유럽연합(EU) 특사단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한-EU 관계 강화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은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이번 만남에서 한-EU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제안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이른 시일 내 이재명 대통령이 브뤼셀을 방문하여 한-EU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먼저 진행한 뒤 한·EU 정상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사단은 또한 불법 계엄을 극복한 한국 민주주의 회복 능력을 전파했다. 또한 유럽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만남을 갖고 북핵문제 해결 및 남북교류 재개 등 새정부의 국정철학 등을 소개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기후위기 등 글로벌 현안 대응 관련 협력을 포함해 주요 분야에서 양측이 실질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한국 신정부의 첫 특사단이 EU를 방문한 것을 평가한 후, 한국이 정치적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국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한 것을 환영했다. 특사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는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단호히 대응하는 한편, 단절된 남북간 소통을 재개하고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EU는 한국 정부의 관련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이어 특사단은 16일 크리스텔 샬데모세 유럽의회 부의장을 만나 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등을 설명하고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샬데모세 부의장은 첫 특사단의 EU 방문을 환영하면서 한국 국민들이 위기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수호하고 회복시켰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의회간 교류 활성화를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한-EU간 교류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한 경제 및 안보 부문 협력과 더불어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참여 등을 통한 첨단 과학기술 분야 연구 협력 진전을 평가하고, 향후 실질 협력 분야를 지속 발굴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7-17 08:15:55[파이낸셜뉴스] 11세 소녀 입 안에서 치아가 무려 81개나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일반적인 치아 개수는 32개다. 17일 VN익스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의 한 11세 소녀가 유치 1개를 발치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엑스레이 촬영 결과 소녀의 입 안에서 유치 18개·영구치 32개·과잉치 31개 등 총 81개의 치아가 발견됐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주이스지포라 연방대학교 치과병원 연구팀은 "이러한 상태는 ‘다발성 과잉치증’(multiple hyperdontia)이다"라며 "보통은 1~2개의 과잉치만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30개가 넘는 과잉치가 확인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밀 영상 검사를 통해 치아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이 같은 이상이 유전 질환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유전자 검사도 함께 진행했다. 보통 다발성 과잉치는 ▲쇄골두개이형성증 ▲가드너 증후군 ▲구개열 등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검사결과 소녀는 이 질환들에 해당하지 않았다. 추가로 진행된 염색체 검사에서는 9번 염색체 일부 구간이 뒤바뀌는 구조 이상(염색체 역위)이 발견됐다. 이는 드물게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지만, 연구팀은 “현재로서는 이 변이가 과잉치 발생에 영향을 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치아가 너무 많다 보니 치료도 쉽지 않다. 일부 과잉치는 잇몸 속에 깊이 묻혀 있거나 정상 치아와 형태가 유사해 정확한 구분이 어렵고, 무작정 발치할 경우 턱뼈 손상 우려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치과 교정과, 악안면외과, 치주과, 보철과 등 여러 전문과가 협력하는 다학제 치료팀을 구성해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 치아수보다 더 많은 치아 형성 과잉치(Hyperdontia)는 정상 치아 수보다 더 많은 치아가 형성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유치는 20개, 영구치는 28~32개가 정상인데, 이보다 1개 이상 더 자라는 경우가 과잉치다. 가장 흔한 유형은 중절치 과잉치 또는 정중과잉치(Mesiodens)로, 작은 원뿔 모양의 치아가 추가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과잉치는 단독으로 생길 수도 있고, 드물게 여러 개가 존재하는 다발성 과잉치로 나타나기도 한다. 과잉치가 생기는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이나 발달 과정의 문제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이펠-페일 증후군이나 클레이드크랜이얼 이형성증과 같은 유전 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인접 치아 배열에 문제 일으킬 때 발치 고려 과잉치가 인접 치아의 배열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정상 치아의 맹출을 방해할 경우, 기능적이나 심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치를 고려할 수 있다. 과잉치 때문에 일어나는 가장 흔한 문제는 앞니의 정중선이 틀어진거나, 영구치의 맹출을 방해하는 것이다. 특히 발달 중인 어린이에게는 치아 배열이 점차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과잉치가 다른 정상 영구치의 맹출 경로를 막거나, 위치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영구치가 제 위치에서 자라지 못하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밀리면서 교정 치료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또한 일부 과잉치는 낭종(물혹) 형성을 유도할 수 있어, 방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과잉치는 대부분 조기 발견 후 발치가 권장되고 있다. 발치 시기는? 발치 시기는 치아 발달 상황, 과잉치의 위치, 주변 치아에 주는 영향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통은 과잉치가 영구치의 맹출을 방해하거나, 위치 이상을 유발할 우려가 있을 때 조기에 발치한다. 일반적으로는 만 6세~9세 사이에 앞니 영구치가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에 가장 많이 발견되고, 이때 적절히 발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빨리 발치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일부 과잉치는 주변 치아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뿌리 형성이 미완성일 경우 경과 관찰 후 적절한 시점에 발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7-17 07:12:30[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개 회원국에 경주 APEC 정상회의 초청 서한을 발송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이 APEC 정상들에게 금년도 회의가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임을 알리며 회원국에 서한을 발송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초청 서한에서 APEC이 지난 30여년간 아태 지역 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번영에 기여해 왔음을 높게 평가하고, 올해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주제 아래 역내 연결성 강화, 디지털 혁신 진전, 번영 촉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런 논의가 정상회의를 통해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10월 마지막 주간에는 APEC 고위급회의, 외교통상합동 각료회의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기간에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 경제 행사도 열릴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련 비서관이 모두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상회의 일정, 인프라 등 제반 사항을 면밀히 점검해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개최해 아태 지역 내 혁신적 경제 성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성석우 기자
2025-07-15 15:09:02[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학생들의 복귀 선언 이후, 의료계와 정부가 의료정상화를 위한 소통과 협력 의지를 동시에 표명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조속한 의료 정상화가 절실하다”며 정부와 함께 통합과 회복의 길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의료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당부했다. 의협은 입장문에서 “대통령님의 말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의 독단적 정책 결정이 초래한 사회적 재난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협은 “무너진 교육 현장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해온 교수진과, 의료계 질서를 지키기 위해 애써준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이제는 더 이상 갈등과 단절이 아닌 통합과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학교육과 수련이 멈춰서는 안 되며, 국민 보건에 큰 위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정상화는 단순히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고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며 “국민과 함께 의료의 본질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대생들의 복귀에 대해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교육당국은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라”고 당부하면서도, 예비 의료인인 의대생들에게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는 대화가 부족했다”며 “정부 당국은 의료인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공공재인 지역·필수·응급의료의 공백을 빠르게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여당과의 정치권도 발빠르게 호응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의대생 복귀는 무너진 신뢰 회복의 시작”이라며, “의료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아직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서도 대화와 조정의 장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며, “의료공백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당과 정부가 함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7-15 14:35:52[파이낸셜뉴스] 국립공원 지정이 추진되는 부산 금정산 고당봉 정상 표지석에 누군가 종이를 본드로 붙여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14일 부산 금정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금정산 정상 해발 801.5m 고당봉에 세워진 표석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표석에는 금정산 고당봉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고당’이라는 글자 위에 누군가 ‘금정’이라고 적힌 노란 종이를 접착제로 붙였다. 이날 오후 2시께 구청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글자가 적힌 종이는 이미 제거된 상태였다. 하지만 접착제로 인해 글자 일부의 색이 벗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표지석에는 접착제 등 잔여물이 남아 있어 구는 전문 업체를 통해 제거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금정구 관계자는 “현장에는 CCTV가 없어 범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경찰 수사 의뢰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7-14 17:00:58[파이낸셜뉴스] SGI서울보증은 14일 시스템 장애로 인해 일부 서비스 제공에 이상이 발생했으며, 현재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해 복구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SGI서울보증은 현재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해, 원인 분석과 피해 범위 확인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는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시스템 정상화는 물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 체계 강화를 병행하겠다"고 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5-07-14 13:16:24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1년5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의대생 단체(의대협)는 12일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가 의료체계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압축이나 날림 없이 제대로 교육받겠다"며 정부와 학교가 의대생 복귀를 위한 학사일정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출구가 보이지 않던 극한의 의료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정부와 학교의 갖은 유화책에도 꿈쩍 않던 의대생들이 조건 없이 복귀를 선언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도 지난달 강경파 비대위원장이 물러나고 대화파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의료불안에 떨었던 환자들과 가족들도 한숨 돌릴 수 있다.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국가 의료 체계는 곳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신규 의사 배출이 2년째 끊기다시피 했고 병원마다 수술이 지연되는 사례가 빗발쳤다. 필수 의료,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며 의대 증원을 추진했는데 정작 필수·지역 의료는 더 극한의 상황에 이르렀다. 의료 정상화는 정부가 시급히 풀어야 하는 국가 중대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의대생들이 복귀를 선언하고 전공의도 긍정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으니 해결의 실마리는 찾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순조로운 복귀와 의료 정상화까지 의료계와 정부, 대학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의대생에 대한 특혜 시비가 격화될 수 있고 여러 어려움을 딛고 앞서 복귀한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간단치 않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동결해 의대생 복귀 길을 터줬지만 의사고시를 앞둔 일부 의대생만 돌아왔다. 이달 말이면 전국 40개 대학 미복귀생 8300여명이 유급 학사경고 처분을 받게 된다. 정부와 대학은 5월 초까지도 의대생 복귀를 거듭 요청하면서 더 이상 학사 유연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정부의 유화 손길을 끝까지 뿌리친 쪽은 의대생들이다. 그러다 유급 확정 직전에 정상화 대책을 요구한 것인데, 정부와 대학이 갑자기 기존 방침을 조건 없이 철회하면 특혜 역풍이 불 수 있다. 날림 없이 제대로 교육받게 해달라는 의대협 요구 자체가 사실상 특혜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를 잘 헤아려 정부와 대학, 의료계가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한다. 환자 단체는 의대생 복귀 선언에 환영하면서도 의료계가 환자의 생명을 협상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달라고 촉구했다. 의료 공백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환자들 입장에서 당연한 요구라고 본다. 일방적인 증원 강행은 지난 정부의 큰 실책이지만 왜곡된 수가체계를 바로잡고 의료인을 확충해 필수·지역 의료시설을 살리겠다는 기본 방향은 타당했다. 수가는 낮고 의료사고 위험이 높은 필수의료는 의대생들의 기피 분야가 된 지 오래다. 의사 부족으로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만연했다. 지방 병원은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런데도 비급여 수입이 높은 수도권 성형외과, 피부과 의사는 넘쳐났다. 한국 의료체계는 10년 넘게 그렇게 기형 상태였다. 의사들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도록 소송 부담을 덜어주고 필수의료를 우대한 수가조정 등 개혁과제는 후퇴가 없어야 한다. 정상화는 서두르되 의료개혁 원칙은 지켜내야 할 것이다.
2025-07-13 19:01:02[파이낸셜뉴스] 제적 통보를 앞둔 의대 학생들이 복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대학과 교육부가 빠진 정치적 선언으로 인해 의대 수업 정상화 해법은 마땅치 않다. 현재 정상 수업을 받는 학생들과 별도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물리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제적이나 유급 요건이 확정된 학생 구제는 국민적 여론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대학 학칙 변경 시 다른 학과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다층적인 과제를 안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40개 의대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을 맡은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13일 "의대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해결 방안은 정말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양 총장은 "현재 제적 통보는 받지 않았지만, 제적 요건이 확정된 학생들은 학칙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다시 되돌리기가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학사 운영의 현실적 난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도 함께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선우 의대협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국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체 학생이 학교로 돌아가 의학 교육과 의료시스템 복원에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과 교육부가 빠진채 나온 결정이어서 향후 해결방안이 묘연하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복귀 선언에도 학사 운영 정상화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 가장 큰 문제는 교수진의 과중한 부담이다. 의대 교수들은 이미 진료, 연구, 기존 학생 교육만으로도 심적, 신체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겪고 있다. 양 총장은 "하루 이틀씩 야간 당직을 서고 남은 시간에는 진료를 이어간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귀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듀얼 학사 프로그램' 운영은 교수들에게 막대한 추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의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며 장기간 이탈했던 학생들의 학업 공백을 메우는 것은 단순한 학사 일정 조정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칙 원칙과 형평성 문제 대학은 학칙에 의거해 학사를 운영하며, 이는 모든 학생에게 공정하게 적용돼야 할 원칙이다. 양 총장은 "제적 요건이 확정된 학생들은 학칙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의대생이라 할지라도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학 학칙은 총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변경될 수 없으며, 의대 교수진 및 학장단의 충분한 합의를 거쳐야만 한다. 학칙을 무시하고 특정 학생들에게만 특혜를 부여할 경우, 학사 운영 원칙이 훼손될 뿐 아니라 다른 학과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는 향후 대학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 이번 사태로 의대 내부에서는 '감귤' 문제로 불리는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감귤'은 집단행동 기간에도 학교에 남아 정상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을 지칭하는 은어다. 대규모 이탈 학생들이 복귀할 경우, 정상 학업을 이어온 학생들과의 학사 운영 형평성 및 심리적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역시 중요하며, 이들을 고려하지 않은 학사 유연화는 또 다른 내부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7-13 12:51:04[파이낸셜뉴스] 새로운 국제 질서를 위해 주요 신흥국가 중심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지난 2009년 결성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회원국 수를 11개국으로 늘리면서 미국 등 서방 중심의 질서에 도전에 나섰으나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끝난 연례 정상회의에 중심국들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불참하면서 의미가 퇴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구속 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인해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대신 리창 총리를 보냈다. 브릭스의 기둥인 두나라 정상의 부재 속에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 국가들은 반서방 동맹 결집을 시도했지만 미국을 자극하는 어젠다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주최국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이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국제 사회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구조인 ‘글로벌 거버넌스,’ 친환경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금융, 보건 같은 문제에 더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과 싱크탱크들은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브릭스가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모든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중국 주도의 반서방을 지향하는 세계 질서 재편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힘이 빠진 행사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릭스가 반미 정책을 추구해 회원국들이 이를 따를 경우 예외없이 관세를 10% 추가해서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가 미국 달러의 패권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채택하려는 것을 자주 비난하면서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자 달러를 버리는 회원국은 “아름다운 미국 경제에 물건을 팔 생각을 하지 말 것”이라며 경고했다. 영국 랭캐스터 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아마렌두 미스라는 이번 회의를 마치며 마련된 31쪽짜리 공동선언문에는 오히려 미국 달러의 지위를 다시 확인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일부 회원국들이 새로운 경제 모델 채택을 꺼리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목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브릭스 소속으로 협력하는 것 같아도 회원국 사이에 고질적인 경쟁 관계가 이어져온 탓도 있다. 중국과 전략적 경쟁이 잦은 인도는 미국 달러를 버릴 경우 중국이 더 강해지면서 인도의 장기적인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브릭스 회원국들의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점도 달러를 쉽게 버릴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미스라 교수는 분석했다. 지정학적 문제에 있어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습한 것, 가자지구에서 전투 중인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4년째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규탄 대신 최근 러시아 철도 인프라를 공격한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브릭스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 이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결방안을 반대했으며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제동을 걸었다. 기후 문제에서 노력을 하기로 하면서도 일부 소속 국가들이 세계 최대 온실 가스 배출국들이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인 점도 지적됐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리우 정상회의는 브릭스의 미래 역할과 방향을 놓고 중국과 러시아, 다른 국가들 사이에 갈등 조짐이 있으며 회원국들이 글로벌 힘의 대결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또 국가의 이익이 우선인 가운데 브릭스 회원국을 늘린 것은 전략적 분열을 키우면서 시각 차이를 좁히지 못했으며 뚜렷한 지정학적 정체성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7-11 14:3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