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신질환을 앓는 중에 홀로 양육해오던 손녀를 살해하고 손자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50대가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1일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 제한과 치료 감호를 명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온 A씨는 이날 실형을 선고받은 후 법정 구속됐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12일 자택에서 손녀인 B양(3)을 베개로 눌러 숨지게 했으며, 손자인 C군(4)의 얼굴을 치아로 강하게 물어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부탁으로 손자·손녀 양육을 홀로 전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공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A씨가 2011년부터 15년간 정신질환 증세로 입원·통원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밝히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선처를 요청했다. 피고인의 아들이자 피해 아동들의 아버지도 모친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지난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A씨는 "제정신이 아니어서 너무 죄송하고 잘못했다"며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손녀에게 정말 미안하다. (아동) 둘을 함께 보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용서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 등 여러 정신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을 인정한다"라면서도 "발생한 피해가 굉장히 크다. 치료감호를 받으며 정신 병력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22 07:15:45[파이낸셜뉴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 하반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학술대회는 연구자와 실무자 간 소통을 통해 소통 현장 실무자들이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조지호 경찰청장, 추상호 한국 지능형교통체계(ITS)학회장, 양승지 SK텔레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분과별로 논의가 진행됐다. 우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예방'을 주제로 권태형 치안AI연구센터장은 보이스피싱 수사지원시스템(벨루가)와 스팸 자동분류기술(SPAI)을 소개하고 'AI 기반 실시간 대응 기술' 개념과 구현 방안을 제안했다. 양승지 부사장은 보이스피싱 및 불법광고 탐지, 스팸 차단 등 치안기술 상용화 사례를 소개하고 즉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선규 금융결제원 과장은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등 금융범죄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죄 데이터 공동 분석 등 경찰과 금융권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위험 정신질환자 범죄와 경찰 대응'에 대해서는 고준채 생활안전연구실 경위가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범죄 관련 다중운집시간과 공개된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 피해자에게 연속적 대량 살상 피해 위험성을 사례를 통해 분석했다. 이에 대해 권용철 비교경찰연구센터 경감은 "일본과 비교해 고위험 정신질환자의 응급입원 현장에서 충분한 병상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경찰의 응급입원 제도를 '정신건강 전문요원' 전담 형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인상 치안정책연구소장은 "연구와 실무의 융합을 통해 치안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 치안 강화라는 목표를 실현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치안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연구자들의 이론적 분석과 실무자들의 현장 경험이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연구 성과가 중요하다"며 "향후 치안 전략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학술대회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0-23 14:37:28[파이낸셜뉴스] 브로커를 통해 병역의무를 회피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나플라(본명 최니콜라스석배)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나플라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나플라는 2021년 2월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받은 뒤 출근 기록을 조작하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꾸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플라는 지난 2016년 11월 신체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은 뒤 시험, 공연 등을 핑계로 여러차례 병역을 연기하다가 2020년 10월 우울장애 및 공황장애 등으로 인해 재검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역을 몇 차례 더 연기했고, 2021년 2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됐다. 그는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받기 위해 1년여간 우울증·공황장애 등 정신과 치료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과 치료를 지속 받고 있다는 점을 꾸미기 위한 것으로, 해당 약은 실제로 투약하지 않은 채 보관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플라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고, 1심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소집해제 신청 서류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계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업무에 방해가 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판결에 불복한 나플라와 검사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아이돌그룹 '빅스' 출신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는 뇌전증 환자 행세로 허위 진단서를 받은 뒤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면탈하려 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병역 면탈을 도운 병역 브로커 구모씨는 징역 5년과 추징금 13억여원을, 범행에 공모한 서울지방병무청 공무원과 서초구 공무원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10-02 08:10:10과거에는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은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대중들의 인식변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다.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된 바 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한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1 18:51:41[파이낸셜뉴스] 공무원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무상질병은 우울, 적응장애 등 정신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공무원 재해예방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2년도 공무상 재해 승인 건수를 분석한 결과, 공무원들의 정신질환 관련 요양이 1만 명당 2명꼴로 발생했다고 21일 밝혔다. 2022년도 공무상 재해보상 승인 현황을 살펴보면, 공무원의 업무상질병 요양자 수는 정신질환이 274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근골격계질환(226명), 뇌·심혈관 질환(111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1만 명당 요양자 수를 기준으로 산업재해와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업무상 정신질환으로 인한 요양자는 약 11배, 업무상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요양자는 약 3.6배나 많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무원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살)은 1만 명당 0.17명으로 산업재해보다 약 9배 높고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1만 명당 0.34명으로 산업재해 대비 1.4배 수준이었다. ‘2023년 공무원 마음건강 자가진단 데이터분석 결과’를 보면 이런 차이는 법적책임 및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한 높은 직무 중압감, 악성 민원의 증가, 경직된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사처는 그동안 사후 보상 강화 위주로 이루어졌던 재해예방 관련 정책들을 사전 예방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범정부 공무원 재해예방 종합계획’을 추진 중이다. 종합계획에는 헌신하는 공무원에 대한 국가의 보호책임을 강화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공직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재해예방 정책의 추진기반과 핵심 추진과제를 담을 예정이다. 먼저, 인사처는 각 기관이 소속 공무원의 재해 위험요인을 발굴·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제도적인 추진기반을 다지고, 기관별로 책임관을 지정해 자율 예방체계를 구축하는 등 추진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공무원의 취약분야로 나타난 정신질환과 뇌·심혈관 질환 등에 대한 예방대책은 핵심 추진과제로 선정해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김정연 재해보상정책관은 “공무원 재해보상 통계에서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된 취약분야에 대해 실질적인 건강·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공무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합계획 발표에 앞서 공무상 심리재해 예방 및 마음건강 관리를 위해 ‘공직 마음건강 위험관리 안내서(가이드북)’을 개정해 이달 중 배포할 예정이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6-21 11:00:39[파이낸셜뉴스] 만성 우울증, 불안, 트라우마, 경계성 인격 장애, 자폐증 등 정신 질환을 앓은 29세 네덜란드 여성이 조력 사망(안락사)로 삶을 마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조라야 터 비크 씨는 안락사를 요청한 지 3년 반 만에 지난주 법적으로 최종 허가를 받았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네덜란드에서 신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안락사는 증가하고 있지만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죽음을 돕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아 비크 씨의 사례는 논쟁을 일으켰다. 지난 2010년에는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안락사 사망자가 2명 있었고, 2023년에는 전체 안락사 사망자 9068명 중 138명(1.5%)이었다. 비크씨는 불우한 어린시절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겪은 후 2020년에 처음으로 안락사를 신청했다. 한때 정신과 의사를 지망했던 그는 만성 우울증, 불안, 트라우마, 경계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자폐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 말하기 치료, 약물 치료, 30회 이상의 전기경련요법(ECT) 등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점점 희망을 잃었다. 버크씨는 "10년이 넘게 치료를 받았지만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라며 "지금 내 삶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생각했지만, 학교 친구의 폭력적인 자살과 그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고 단념했다"고 했다. 2020년 8월 ECT를 마치고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 그는 그 해 12월에 안락사를 신청했다. 버크씨는 "내가 신청한 조력 자살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복잡하다. 월요일에 조력 사망을 요청하면 금요일에 죽는 것과는 다르다. 정신적 고통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력 사망에 관여하려는 의사가 너무 적어서 오랫동안 심사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이 진행되는 3년 반 동안, 나는 내 결정에 대해 주저한 적이 없다"고 했다. 비크는 의료진과의 면담 후 몇 주 안에 안락사가 진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망 당일, 의료진이 비크의 자택을 방문해 진정제를 투여하고 혼수상태에 빠지면 심장을 멈추는 약물을 투여하는 과정을 시작한다. 비크 씨는 "마음이 놓인다. 정말 오랜 싸움이었다"며 "이제 중요한 시점이 왔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준비가 됐고, 확실한 평화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0 06:49:02[파이낸셜뉴스] 의료 공백 사태로 입원을 거부 당한 정신질환자가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40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아파트 8층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50대 A씨가 추락해 숨졌다. 당시 사고로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모친과 아내는 전날 부산의 한 대학병원 폐쇄병동에 정신 질환 치료를 위해 A씨를 강제 입원시키려고 했으나 최근 의료 공백 사태로 인해 수용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개월 전부터 정신질환 증세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된 범죄 혐의점은 없다"라며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3-29 08:01:29[파이낸셜뉴스]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속여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조아람 판사)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3)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3급으로 현역병 입영 처분을 받았다. 2016년 재병역판정에서도 3급을 받은 뒤 2018년 10월 입대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재검 대상으로 귀가 조치됐다. A씨는 귀가 후 곧바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정신질환 진료를 받았다. 이후 2년여 뒤인 2020년 10월 의사로부터 '우울감, 불안, 분노 등이 반복되고 사회적 상황에서 불안을 경험했다'는 내용의 병무용진단서를 발급받아 서울지방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다. 이후 병무청은 2021년 6월 A씨에게 4급 보충역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씨가 속임수로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으려 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6년 재검 직후 지인들과의 단체대화방에서 "4급 문턱까지 갔는데" 등의 언급을 했다. 2018년 귀가 조치된 직후에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소대장이 공익으로 빠지는 방법을 알려주고 내보내줬다. 이건 비밀이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뢰하는 지인들에게 4급 판정을 받겠다는 의지를 수년 간 일관성 있게 피력하고, 허위 진료와 상담, 약물 복용 사실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했다"고 지적했다. A씨가 4급 판정을 받은 데 대해 지인들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자 A씨는 장기간 노력을 알면서도 축하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낸 것으로도 파악됐다. 아울러 A씨는 4급 판정을 받은 이후 4개월 간 5차례 진료를 받고 치료를 중단했다. A씨 측은 정신과 약물을 계속 복용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전까지 정신과적 진료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우울, 불면증 등의 문제가 있었을 수 있지만 병역 판정 전후 일상생활 등을 고려할 때 병역 감면 또는 기피 목적 외에 상담,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질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 병력으로 헌법상 의무를 감면받고자 한 점 등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3-25 16:34:46【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도내 정신응급의료기관을 지난해 6개에서 올해 10개로 확대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병상수도 지난해 34병상에서 올해 42병상으로 늘어난다. 정신응급의료기관이란 24시간 응급입원 시스템을 구축해 정신질환자의 자해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타해 같은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곳이다. 입원한 정신응급환자는 응급처치 및 치료, 정신과적 입원유형에 따른 적정서비스, 퇴원 후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 연계 등이 제공된다. 확대 조치에 따라 경기도에는 올해 도가 직접 운영하는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7병상),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14병상)이 추가됐다. 또 도가 지정한 민간병원인 의왕 계요병원(5병상)과 수원 아주편한병원(4병상), 시·군이 지정한 화성 새샘병원(3병상), 동두천 동원병원(2병상), 부천 사랑병원(2병상), 안산 성은병원(2병상), 김포 한누리 병원(2병상), 고양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1병상) 등 10개 병원이 정신응급의료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 부천 사랑병원, 안산 성은병원, 김포 한누리 병원, 고양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4개 병원은 올해 처음 정신응급의료기관에 지정됐다. 경기도의 정신응급입원은 2022년 1654건에서 2023년에는 2909건으로 무려 75.9%나 급증했다. 정신응급환자에 대한 사회문제가 부각되고 정신응급입원 건수가 급증하고 있으나, 주말과 야간 등 24시간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이 부족해서 경찰이 병상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치안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는 이번 병상 확대로 경찰 치안 공백이 최소화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조기 개입 및 치료가 가능해짐에 따른 정신질환자 치료율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도는 신체질환을 동반한 정신응급환자가 정신의료기관 입원 전 내·외과적 처치가 가능하도록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에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2023년 7월과 8월 각각 열고 정신건강의학과와 응급의학과의 협진체계를 구축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3-07 09:31:29#.지난해 8월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묻지마 테러범' 최원종이 지난 2일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그는 지난 2020년 분열성 성격장애로 진단받았지만 치료받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습격한 피의자 중학생 A군의 지인들은 A군이 평소 여학생을 스토킹을 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은 최근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폐쇄병동 입원 권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응급입원 조치를 취했다. 정신질환자의 강력 범죄가 이어지면서 강제입원 기준을 만드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는 더 이상 중증 정신 질환자에 대한 관리를 가족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 사법입원제 공론화중인 정부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과 성폭행 등 5대 강력범죄 피의자 중 정신질환자는 지난 2018년 4774명에서 지난해 6052명으로 약 27% 늘어났다. 자해·타해 가능성이 높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적절한 입원과 치료가 이뤄진다면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17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신건강복지법은 응급입원, 행정입원, 보호의무자에 의한 보호입원 등의 입원 절차에 근거를 둔다. 하지만 당사자가 거부할 경우 입원이 어렵다. 대안으로 '사법입원제'가 논의되고 있다. 사법입원제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자·타해 위험이 큰 정신질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강제 입원시킬 때 법원 등 준사법기관이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미국 대부분 주(州)와 독일, 프랑스 등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고, 영국과 호주에서는 의사와 법조인으로 구성된 정신건강심판원을 별도로 두고 강제입원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사법입원제에 대한 공론화에 착수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5일 발표한 정신건강정책 혁신 방안에서 사법입원제 관련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자·타해 위험환자의 치료 중단 방지를 위한 외래치료지원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법무부 등의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가동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 "인권침해 소지는 없애야"사법입원제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비자발적 입원의 인권 침해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실제 인프라가 사법입원제를 시행하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것. 법무법인 청의 곽준호 변호사는 "사법입원제는 악용될 여지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인권 침해 문제나 판사 인력이 부족한 현실적 문제도 있다"고 했다. 반대로 의료계는 국가가 나서서 정신질환자의 입원과 치료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해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법제이사는 "사법입원제 뿐만 아니라 정신심판원 제도 등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사법·의료 체계에 맞는 맞춤형 제도 도입 논의가 절실하다"며 "현재 보호입원 제도는 가족들에게 너무 무거운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의학과 교수도 "인권 침해 등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문 법관을 양성하고 법조계·의료계·지역사회 등의 협업 체계, 사회적 합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2-05 18:5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