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바이오텍 업체 라이코스 테라퓨틱스가 신청한 엑스터시의 정신병 치료제 승인 신청을 기각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이코스는 9일 성명에서 FDA가 약품 승인 외부자문위원회의 '반향'을 고려해 치료제 승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FDA는 파티 마약 엑스터시로 유명한 MDMA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제로 승인하는 것을 거부했다. 앞서 FDA 자문위는 지난 6월 MDMA 치료법 승인을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시켰다. 자문위 결과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FDA는 대개 자문위 권고를 수용해왔다. FDA는 자문위가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MDMA 치료제 임상시험이 잘못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FDA 자문위는 6월 회의에서 라이코스의 '이중 맹검(double-blinded)' 주장과 달리 시험 참가자들이 결과 편향성을 피하기 위해 이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자문위는 9-2로 MDMA 보조 치료법이 PTSD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 10-1로 이 치료법 혜택이 이에 따른 위험 요인을 압도하지도 못한다는 결론을 냈다. MDMA 치료법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신청서에 포함된 데이터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면서 "이 같은 제약으로 인해 FDA는 이 약물이 안전한지, 제시된 효과가 있을지 결론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FDA는 이에 따라 막대한 비용이 드는 새로운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새 임상 3상 시험에는 수천만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수십 년에 걸친 MDMA 치료제 개발이 FDA 승인을 받으려면 일단 새 임상시험에 수천만달러가 필요하지만 이 돈을 들이고도 승인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투자자들이 선뜻 이 큰돈을 라이코스에 투자할지 의문이다. 한편 엑스터시 치료제 승인을 고대하던 환자들은 크게 실망하게 됐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 3.5% 수준인 약 1300만명이 현재 PTSD로 고통받고 있다. 대부분은 전장에서 공포를 경험한 퇴역 군인들이다. 이들은 최근 수년 새 치료법 개발 소식에 들떠 있었지만 FDA가 MDMA 승인을 거부하면서 이 같은 희망이 물거품이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11 07:35:43과거에는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은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대중들의 인식변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다.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된 바 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한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1 18:51:41해외 전지훈련 기간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인 이성 후배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19·고려대)의 발언에 미성년 피해 선수 A가 정면 반박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해인은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피겨의 간판급 선수다. 그런데 지난 달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됐고, 조사 과정에서 음주 외 성적 행위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미성년자인 피해 선수 측은 관계 정립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해인의 성적 행위가 있었고, 이에 많이 당황해 자리를 피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적 행위는 이해인이 목에 키스마크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해인이 25일 사후 증거 수집의 목적으로 해당 사건에 관해 질의해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충격받았다"며 "현재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라고도 전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두 선수는 2023년에 약 3개월 동안 교제한 뒤 이별했다”며 “피해자는 이후 이해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난 달 해외 전지훈련 기간 이해인이 이야기를 하자며 숙소로 불렀고, 이해인이 다시 만나보자는 제안을 해 다음 날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인의 방을 방문한 날 해당 행위가 이뤄졌고, 피해 선수는 많이 당황하고 놀란 상태에서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후 피해자는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 뒤 이해인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가 이달 중순 '비밀 연애를 하자'는 이해인의 제안에 따라 다시 교제를 시작했다. 피해자 측은 "이해인은 비밀연애를 하면서 한 번씩 해외 전지훈련 당시의 상황을 물어봤으며 사후적인 증거 수집 등 대처를 위해 당시 상황에 관해 질의했다"며 “이런 사실을 깨달은 피해자는 충격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자체 조사를 거쳐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린 뒤 미성년자 선수 A에겐 이성 선수 숙소에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견책 처분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라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연맹은 이해인과 A를 26일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고, 스포츠윤리센터는 27일 조사에 착수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28 04:37:42【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가 높아지는 청소년 자살률에 따라 정신질환 외례 치료비를 지원하는 '마인드케어' 사업 대상자를 청소년까지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마인드케어'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년과 노인에게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여부나 소득 기준을 따지지 않고 1인당 연 36만원의 외래 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인은 65세 이상이 지원 대상이며 청년은 19~34세에서 올해 15~34세로 청소년까지 지원을 확대했다. 경기도가 청소년까지 지원을 확대한 이유는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2023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10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018년 5.4명에서 2022년 7.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마인드케어 사업대상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F20~29(조현병, 분열형 및 망상성 장애), F30~39(기분정동장애), F40~49(신경증성, 스트레스 연관 및 신체형 장애)로 5년 이내 최초 진단받은 15~34세 청(소)년과 F32~39(우울에피소드 등)로 진단받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치료비를 지원 받은 사람은 각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등록·관리하고 있으며, 치료비 지원 신청 및 문의는 주소지 관할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도는 청소년들이 정신건강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 등 유관기관에 사업을 안내하고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병만 경기도 정신건강과장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증가하는 상황으로 마인드케어 지원 대상자를 확대해 청소년들이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3-06 09:32:57【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정신건강 취약계층인 청년과 노인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외래 진료비를 지급하는 '마인드케어' 사업을 올해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마인드케어'는 경기도 거주자로 만 19~34세 청년과 65세 이상 노인에게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여부나 소득 기준을 따지지 않고 1인당 최대 연 36만원의 외래 진료비를 지급한다. 주요 정신질환이 10~3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첫 정신질환 발병 후 3~5년 내 집중관리가 매우 중요하므로, 청년들의 정신건강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2020년 신설했다. 노인의 경우 2022년 경기도 80세 이상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64.5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심각하나 대다수는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어 2023년 노인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F20~29(조현병, 분열형 및 망상성 장애), F30~39(기분정동장애), F40~49(신경증성, 스트레스 연관 및 신체형 장애)로 5년 청년 이내 최초 진단받은 청년, F32~39(우울에피소드 등)로 진단받은 노인이 대상이다. 치료비를 지원받은 사람은 각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등록관리하고 있으며, 치료비 지원 신청 및 문의는 주소지 관할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도는 2021년부터 도내 31개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청년 정신건강 전담 인력을 배치했으며, 청년들의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자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군 청년공간이나 대학에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2-07 09:15:10[파이낸셜뉴스] 중증 정신장애인인 동생을 돌보면서 종교적인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난방을 틀지 않는 등의 학대를 가한 7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박명희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76)를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하고 남동생 B씨(69)에 대한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 등 법률 지원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1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동생 B씨의 기초연금 등을 관리하는 보호자로 종교적인 이유로 피해자의 치료를 거부하고 주거지에 대소변이 묻어 있어도 청소하지 않은 채 B씨를 유기하는 등 기본적 보호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한겨울에도 난방 등을 하지 않고 단수·단전된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B씨는 영양불량으로 인해 생명이 위중한 상태로 발견됐다. B씨는 중증의 조현병 환자로 환시, 환청 등을 겪고 있었다. 피해자의 다른 가족들은 B씨에 대한 보호를 거부하는 가운데 A씨는 '동생이 신의 구원을 받아야 한다'며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거친 뒤 지난해 12월1일 B씨를 긴급구조했다. 앞서 B씨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약 6개월간 행정입원했으나 기간 만료로 퇴원한 뒤 A씨에 의해 재차 방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유관기관 회의를 거쳐 B씨를 행정입원 조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B씨를 위한 성년후견임을 선임했다. 이를 통해 A씨로부터 피해자를 분리한 뒤 정확한 장애 정도를 진닫받아 장애인 등록을 진행하고 장애인급여 지원, 장애인시설 입소 등 국가의 복지시스템에 편입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1-22 10:30:29[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정신과에 가거나 또 심리 상담을 받는 것이 핸디캡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정신 건강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 짓는 사회적 편견을 정면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마무리 발언 도중 "누구든지 가까운 거리에서 편리하게 (정신과에서) 치료받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이 자리를 만들고 저도 직접 이렇게 메시지를 국민들께 내놓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 건강을 국정의 주요 아젠다로 채택해 실효적인 정책을 만들자는 뜻에서 오늘 비전 선포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정신건강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정신건강 문제를 '사회안보'에 해당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한 윤 대통령은 "내년 봄에는 정신 건강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며 참서한 관계 부처 장관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행복 지수 하위권 등 대한민국의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상황과 원인을 진단하고, 예방부터 치료, 재활, 온전한 회복에 이르기까지 정신건강 정책의 대전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가 급속한 산업 발전 속에 1인 가구 증가, 가족 등 공동체 붕괴, 과도한 경쟁으로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도 국가 차원의 관리가 미비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정신건강을 챙기기에 나설 수 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 질환자가 온전하게 회복해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 고용, 복지서비스 모든 체계를 혁신하겠다"며 "정신건강 재활 인프라를 모든 시군구에 설치해 직업훈련, 사회적응훈련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캠페인을 통해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일상적 마음건강 체계 구축'이란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고, 대학생 김도원 씨는 학업 등으로 우울감을 경험했던 이야기를 하며 정신건강과 관련해 건강한 사회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상경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터, 배움터, 삶터에서 누구나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정신건강에 대한 투자가 저출산 고령화의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2-05 20:50:11[파이낸셜뉴스] 절도죄로 복역하고 나와서도 흉기 위협, 폭행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지른 조현병 환자에게 실형과 함께 치료감호 처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수협박,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치료감호 처분을 내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강원도 속초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여성 직원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대나무를 휘둘러 위협했고 속초 인근의 일방통행 도로에서는 역주행을 하면서 정주행하던 피해자에게 암벽등반 밧줄을 꺼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또 포장마차에서 일하던 60대 남성과 싸움이 붙자 우산 등으로 때리기도 했고, 한 병원에서 마스크를 요구하는 직원에게 욕설과 함께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행각은 모두 5월 한 달 동안 있었던 일로, 특수절도죄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6개월 만에 이어진 범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조현병을 앓고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는 법원 의료감정 등이 근거가 됐다. 1심은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며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치료감호는 정신질환을 앓거나 마약류 등에 중독된 상태에서 범행한 사람에게 재범의 위험성을 따져 법무부 소속 국립법무병원 등 치료기관에 수용해 국가가 치료하는 제도다. 이에 불복한 A씨 측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9-01 08:02:59【파이낸셜뉴스 성남=장충식 기자】 경기도 성남시는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 치료와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 내 5개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의협의회(의학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린 협약식에는 신상진 성남시장과 전영태 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김태곤 분당차병원 진료부원장, 나화엽 분당제생병원장, 김진국 휴엔병원 진료원장, 김재민 성남사랑의병원장, 최재호 성남시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의협의회장 등이 참석해 '지역사회 정신질환자 관리 강화를 위한 협약서'에 공동 서명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 7개 기관·병원·단체는 △치료 중단 사각지대 고위험 대상자 발굴과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의료기관 연계 활성화 △중증질환자 치료 유지와 지속 관리를 위한 협업 △정신 건강사업과 관련한 자문·협조 △기타 지역사회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공동협력 사업 등을 시행한다. 이와 더불어 시는 이날 협약식 이후 성남시청 3층 한누리에서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지원에 관한 정책토론회'도 개최했다. 토론회는 권준수 서울대학교 대학원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해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 이사가 주제 발표한 '정신질환자 관리지원 및 사법입원제'에 관해 3명의 패널이 각각의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가가 중증 정신질환자의 격리 치료를 강제할 수 있는 사법입원제와 도입과 관련한 참석자들의 의견도 개진됐다. 신상진 시장은 "치료를 중단한 정신질환자에 대해선 지역사회가 협력해 격리 치료와 관리를 받도록 하는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아 시행해야 한다"고 '사법입원제 도입'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08-24 15:48:47[파이낸셜뉴스] 지난 3일 14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20대 피의자 최모(22)씨는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영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생긴 정신질환과 그에 따른 원하던 고교 진학 실패 등이 겹치면서 운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3년 전인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 6일 동아일보 등 여러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수학 등 이과 분야에 재능을 보였던 최씨는 중학교 3학년 재학 당시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입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현성 인격장애’가 발병해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 진학했고 그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었다고 한다. 최씨는 “형처럼 좋은 특목고에 가지 못했다. 이런 시시한 일반고는 안 다닌다”며 고등학교를 자퇴했고 현재는 한 국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범행 장소인 서현역 인근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가까운 부모님 집에 지난해까지 자주 오갔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최씨는 사건 전날에도 범행을 저지를 결심으로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매한 뒤 사건 현장인 서현역을 찾아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부모님의 차를 몰고 서현역에서 인도로 돌진해 5명을 친 뒤, 차에서 내려 역사로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고 발생 후 최씨의 아버지는 “왜 우리 차가 거기에 있느냐. 범인은 잡혔느냐”며 최씨의 범행을 짐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3일 경찰에 체포된 직후 “경찰이 날 보호해 줘야 한다”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내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며 횡설수설한 바 있다. 한편 사건 발생 나흘째인 6일 오전 2시쯤 최씨가 운전하던 모닝 승용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 A 씨가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사망으로 최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살인 등’으로 변경했다. A씨가 숨지면서 이번 사건 피해자는 ‘14명 부상’에서 ‘1명 사망, 13명 부상’이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06 08: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