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양부모의 상습적 학대로 숨진 정인 양의 신체 손상 정도가 심각했다는 법의학자들 증언이 나왔다. 몸 곳곳에서 도저히 사고 탓으로 설명될 수 없는 수준의 피해가 발견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이상주) 심리로 열린 재판에는 정인 양 사인을 감정한 유성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과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교수는 “사망 당시 가해진 충격은 (장과 등 쪽을 연결하는) 장간막이 찢어지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될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이 정도의 손상이 있으려면 몸이 고정된 상태에서 발로 밟는 수준의 강한 둔력이 가해져야 한다”며 “아이를 떨어뜨리거나 잘못된 심폐소생술(CPR)을 한 정도의 충격으로는 췌장이 완전히 절단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그러면서 “정인이가 너무 많이 다쳤다. 내동댕이칠 때 흔히 생기는 멍이 있다”며 “개인적인 의학적 소견으로는 양모가 사망의 가능성을 알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정인양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김모씨 역시 유사한 진술을 했다. 김씨는 “정인양은 지금까지 봤던 아동학대 피해자 중 손상 상태가 제일 심했다”며 “맨눈으로 보기에도 심한 상처가 많이 있었다. 학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별도 부검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는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복부 손상이 생기기는 어렵다”며 “특히 이번 사건처럼 장간막까지 찢어지는 상처가 발생하려면 사고가 아닌 폭행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유 교수 증언에 힘을 실었다.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정인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진단 기준점인 25점에 근접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3-18 07:34:10[파이낸셜뉴스] 정인양 양모 장모씨 측 "강한 외력 행사사실 없다"며 "피해자 떨어뜨린 후에 곧바로 안아올렸고 괜찮은 것으로 보여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주장. 고의성 부인해.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1-13 10:52:49[파이낸셜뉴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정인양 사건'과 관련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0만 명을 돌파했다. 청와대는 20만 명 이상이 동의한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아동학대 방지법' 처리를 약속하고 있어 입법 추진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정인이를 두 번 죽인 양부모 처벌을 중형으로 바꿔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20만 469명이 동의했다. 지난 4일 게재된 후 사흘만이다. 청원인은 "무슨말이 필요하냐. 정인이를 두번 죽이는 학대치사죄는 말도 안된다"며 "양부, 양모의 형을 바꿔달라. 또 방관한 공무원들도 엄중히 처발 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검찰은 양부모를 재판에 넘기면서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비판을 받았다. 죄질에 비춰보면 형량이 높은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동학대치사죄는 가중 처벌을 해도 최대 형량이 징역 15년이지만, 살인죄라면 사형까지도 가능하다. 검찰은 지난달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정인양의 사망 원인에 대한 재감정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아동학대의 형량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여러 건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대표적으로 아동학대치사죄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 중상해는 '5년 이상 징역'으로 올리는 안(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3년 이내 다시 아동학대를 범한 경우 형량을 2배까지 가중하는 안(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안) 등이 논의 중이다. 여야는 '정인양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양아동 사건 등 아동학대 사례를 면밀히 살펴서 다양한 대책을 촘촘히 마련하겠다"며 "민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입법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아동학대법과 관련 민법을 임시국회 내 조속히 처리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이 흔쾌히 화답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관련 법안이 40개 정도 제출돼 있는데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7일까지 논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법사위에서 관련 법을 신속히 논의한 뒤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1-01-07 17:10:24학대를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진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재판을 이틀 앞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조화와 학대아동 사진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tekken4@fnnews.com 서동일 기자
2021-01-11 12:11:01[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은 뒤 개인적인 곳에 사용한 혐의로 한 유튜버를 지명수배한 가운데 이 유튜버가 '서울의소리'라는 인터넷 매체의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수배 소식이 보도된 날 밤, 유튜브에 나와 '서울의소리 정식 기자가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19일 서울의소리 프리랜서 기자였던 정모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연락이 닿지 않아 지명수배를 내렸다. 경찰은 정씨가 지난해 7월 26일부터 9월 6일까지 총 138회에 걸쳐 후원 받은 2612만여원 가운데 1686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고발장을 받아 지난해 말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평소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선한영향력', '움직이는 양심'을 강조했던 정씨는 지난해 정인양을 추모할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걷고, 후원금 일부를 식비와 숙박비, 통신비, 유류비 등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내가 정인이 아빠"라고 절규하며 정인양 후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사건 고발인은 "(정씨가) 정인이를 위한다며 받은 후원금으로 개인 사무실을 증축하고, 간장게장을 사 먹고, 유류비로 쓰면 이게 어떻게 정인이 후원금이냐. 정씨 후원금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정씨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민주당사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집회 방송을 한 뒤 귀가하는 차량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사실 이제까지 서울의소리 소속 기자가 아니었다. 프리랜서로 일했다"며 "초심(백은종 대표)이 오늘 날 불러 제안했다. 앞으로는 정식 기자가 되기로 했다. 현장팀장이다. 오늘 기자증을 발급 받았다. 정식 계약서를 내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0-21 07:12:08[파이낸셜뉴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양을 위한 일이라며 후원금을 받은 유튜버가 횡령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지난 13일 유튜버 A씨를 지명수배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정인양을 앞세워 모금한 후원금을 식사비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피소됐다. A씨는 경기도 광주에 거주하다가 올해 8월 서울로 주소지를 옮겼다. 우편으로 보낸 출석 요구서는 반송됐고, 휴대폰 문자 등의 연락도 닿지 않았다. 경찰은 "피고발인의 횡령 혐의에 대해 진술을 청취해 혐의를 검토하고자 했지만, 주소지로 돼 있던 광주 원룸에서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지명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내가 정인이 아빠"라고 절규하며 정인양 후원에 앞장섰다. 그는 지난해 정인양을 추모할 수 있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로 후원금 2600만원을 받았다. 조사결과 A씨는 후원금을 위한 계좌를 따로 개설하지 않고 개인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식비와 숙박비, 통신비, 유류비 등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가 계약한 갤러리는 농업용 건물을 불법으로 개조한 것으로 확인돼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에 대한 의혹은 유튜버 '구제역'의 폭로로 알려졌다. 구제역은 "정인이를 위한다며 받은 후원금으로 개인 사무실을 증축하고, 간장게장을 사 먹고, 유류비로 쓰면 이게 어떻게 정인이 후원금이냐. A씨 후원금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후원금은 한 달 평균 500만원, 지금은 230만원 정도 들어온다. 다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은 유튜버이기 때문에 후원금 계좌와 개인 계좌가 같아도 별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구제역에게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절대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변호사비를 후원 받는다며 추가로 계좌를 열기도 했다. 한편 정인양은 생후 6개월 무렵이던 2019년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됐다가 학대를 받고 이듬해인 2020년 10월 13일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정인양은 온몸에 멍이 들었고 여러 장기가 손상돼 있었으며, 머리뼈가 깨진 상태였다. 양모 장모씨는 정인이를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 3심에서 징역 35년을 확정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부는 아동학대를 방임한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10-20 06:42:43[파이낸셜뉴스]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오는 28일 나온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오는 28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장씨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해 결국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부 안씨는 정인양을 학대한 장씨의 행동을 방임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 당시 정인양은 복부에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췌장이 절단되고 장간막이 파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몸무게도 9.5㎏에 불과해 영양실조 상태였다. 1심은 "장씨는 자신의 발로 강하게 피해자 복부를 밟는 등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만행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안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장씨에게 징역 35년형으로 감형했다. 2심은 "(장씨가) 손 또는 주먹으로 강하게 때리거나 발로 밟는 등 둔력을 강하게 행사했다고 인정한다"라면서 살인혐의는 인정했으나 병원으로 이송하고 심폐소생술 실시 등을 감안해 형량을 줄였다. 2심은 "미필적 고의를 넘어 (살인 회피에) 적극적으로 태만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책임이 분명히 있으나 잔인하고 포악한 본성이 발현된 결과라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씨에게는 1심과 같은 5년형이 선고됐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2-04-25 15:38:37아동학대 관련 범죄 양형기준이 대폭 늘어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은 지난 6일 제113차 회의를 열고 아동학대 범죄의 양형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의 안을 심의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정인양 학대 살인사건 등 아동학대 사망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적 비난 여론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형위는 우선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중 신체적·정신적 학대, 유기·방임 범죄의 가중 영역을 기존 1년~2년에서 1년2월~3년6월로 상향 조정했다. 아동학대치사 사건의 경우 기본 양형기준 4년~7년에서 4년~8년으로, 가중 영역은 6년~10년에서 7년~15년으로 확대했다. 특별가중인자가 특별감경인자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에는 권고 형량 범위 상한이 징역 22년 6월까지 높아진다. 특히 올해 새롭게 신설된 아동학대살해 범죄의 양형기준의 경우, 기본 17년~22년, 감경 영역은 12년~18년, 가중 영역은 20년 이상 무기 이상으로 정했다. 이번 심의안은 내년 의견조회 절차를 거쳐 오는 3월에 열리는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시행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1-12-07 10:57:52[파이낸셜뉴스]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 받은 양모 장모씨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장씨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성수제·강경표·배정현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장씨도 3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장씨는 입양한 딸 정인이를 지난해 초 입양해 수개월간 상습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인양 부검 결과 얼굴, 몸통과 팔 등 곳곳에 심한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갈비뼈 골절과 췌장 상처 흔적 등 오랜 기간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장씨는 항소심에서 "살해 의도를 갖고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징역 35년으로 형이 감경됐다. 장씨의 학대와 폭행 등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부 A씨는 1·2심에서 모두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1-12-03 11:29:56[파이낸셜뉴스]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모 장모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감경 이유로 범죄와 형벌 간 균형이 지켜져야 한다는 죄형균형원칙에 비춰 장씨에게 무기징역이 정당화될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무기징역이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는 무거운 형인 만큼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양형에 그대로 투영할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성수제·강경표·배정현 부장판사)는 26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부 A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장씨는 무방비로 누운 정인양의 복부에 척추뼈 사이 장간막이 압착될 정도로 강한 물리력을 2회 이상 행사했다"며 "그와 같이 복부에 강한 물리력을 2회 이상 가하면 장기 파열 등 치명적 손상입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인도 예견할 수 있으며, 정인양의 사망을 용인하는 의사가 내심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장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무기징역을 선고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에는 공감하지만, 양형에 그대로 투영할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기징역은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 자유를 박탈하는 종신 자유형으로 범죄전력, 범행 동기, 수단과 방법, 결과의 중대성, 반성과 자책 여부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기 위한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세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에도 정인양을 분리하는 등 보호조치가 없었고, 결국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은 사건 자체의 참혹함 뿐 아니라 취약상태의 아동을 보호하려는 사회 보호 체계가 작동하지 않아 사망을 막지 못했다는 공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보호 체계가 철저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개선하고, 정인양이 잊혀지지 않도록 결과와 문제점을 분석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씨의 재범 위험성이 크지 않은 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 아니라는 점, 후회하고 자책하는 모습 등도 감경 사유가 됐다. 재판부는 "감정에 쉽게 압도돼 심한 기복을 보이고,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하면서도 치료받지 않아 범행을 한 장씨의 책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장씨는 정인양을 병원에 데려갔고, 살인 증거 은폐 시도를 하지 않는 등 사회 공동체의 기본 규범에 적대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씨는 입양한 딸 정인이를 지난해 초 입양해 수개월 간 상습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인양 부검 결과 얼굴, 몸통과 팔 등 곳곳에 심한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갈비뼈 골절과 췌장 상처 흔적 등 오랜 기간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1-11-26 14:5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