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초 대표회담에서 정치개혁 차원에서 20년전 폐지됐던 지구당 부활에 의기투합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유력한 잠룡그룹에 속한 두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통해 전당대회 투표권과 지역 정치권의 영향력을 가진 원외위원장들을 토대로 세 규합을 위한 시도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법 개정 사안으로 원내 협조가 필수적인 데다 상당수 현역 의원들이 지구당 부활에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어 최종 법안 처리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당내 입지 강화 겨냥하나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발의한 지구당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10여개 법안이 계류중이다. 게다가 양당 대표가 이달 1일 만나 정치개혁의 한 축으로 지구당 부활에 합의했지만, 이렇다 할 후속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이 양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만큼 지구당 부활을 고리로 세(勢) 확산을 겨냥해 원외당협위원장을 끌어안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 당의 대선 후보는 전대를 통해 권리 당원 등의 투표로 선출된다. 이러다보니 실제 지구당이 부활될 경우 지역구를 책임지는 지구당위원장들이 자체 당원 등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과거 20년전 차떼기 사건으로 지구당이 폐지됐을 당시 바로 이러한 지역 정치권에 대한 막강한 권한 등으로 인해 부정·부패가 심각했으며 특히 '검은 돈'의 유입창구로 악용되곤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 대표의 경우, 원외 당 대표로서 한계를 보완하고, 지구당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함으로써 2026년 6·3 지방선거와 2027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당내 지지세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본다. 이 대표도 사법리스크의 약점을 극복하는 한편 이미 친명계로 장악한 당내 입지에 더해 원외까지 장악력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절대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여야 모두 원외인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사무실을 두지 못하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많았다"며 "당협을 아예 없애버리거나 필요성을 느낀다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원외 지역위원장도 "우려하는 바가 많은 것은 알겠지만 20년전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회계, 현직 국회의원 겸직 금지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면 좋을 것이다. 지역주의 타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속한 지구당 부활을 촉구했다. ■입법 필요한데...원내선 "반대" 다만 원내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년 전 지구당이 폐지했던 이유가 분명했던 만큼, 지구당 부활은 오히려 정치개혁을 거스르는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지구당 부활)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정쟁 현수막이 많아지고 비방이 심해지는 등 정치에 대한 비판이 더 많아질 것이다. 만약 비리 사건이 하나라도 발생하면 더 큰 문제가 된다"고 신중론을 폈다. 민주당 소속 수도권 중진 의원도 "지구당이 왜 폐지됐는지를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지구당이 부활하면 지역 사회의 이해충돌 문제, 무분별한 후원금 모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역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국회 담당 상임위원회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별다른 논의가 진전되고 있지 못한 만큼, 두 대표의 다음 스텝은 원내 설득으로 보인다. 지구당 부활이 입법 사안인 만큼 원내 설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이라는 말에 동의하진 못한다"면서도 "다만 취지에는 공감하기 때문에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원내와의 공정한 경쟁구도 등 방향이 명확하고 잘 설계해 보완한다면 찬성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9-22 15:34:33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수장인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신임 검찰총장이 19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본격 시작한다. 심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 앞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 연루 의심을 사고 있는 타이이스타젯 취업 특혜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줄줄이 놓여 있다. 조직 내 살림꾼인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심 총장은 검찰 조직 안으로는 정치적 사건을 두고 불거졌던 검찰 내홍의 상흔 봉합을, 밖으로는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외풍' 울타리 역할, 검찰개혁 대응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이 이끄는 검찰의 첫 시험대는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지휘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가 지난 2018년 항공업 경력 없이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설립한 타이이스타젯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같은 해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앉힌 대가로 항공업계 근무 이력이 없는 서씨를 채용하고 각종 지원을 해준 것 아니냐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수사 절차대로라면 조만간 다혜씨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 통보받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 당시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문 전 대통령 조사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 전 대통령 일가의 수사를 놓고 야권에서는 수사 검사 탄핵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의 '외풍'에 수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울타리 역할도 심 총장은 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 여론을 감안하면, 심 총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수차례 밝힌 것처럼 "중립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을 필요성도 있다. 야권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 시즌2' 등은 또다른 외부 압박이다. 야권에서는 검찰의 권한 축소를 넘어 검찰청을 해체하고 검찰의 수사, 기소 권한을 분리, 이를 별개의 조직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명품백 등 마무리 '숙제'심 총장의 다른 쪽 숙제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매듭 짓는 것이다. 이미 서울중앙지검은 무혐의 결정했고,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도 불기소 권고를 내렸으나, 오는 24일 최재영 목사의 수심위가 남아 있다. 다만 법조계에선 두 차례 결론이 난 사건에서 뒤집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심 총장의 심적 부담은 비교적 적을 것으로 평가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또한 외부 관심도가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금줄 역할을 한 이른바 '전주' 손모씨에 대해 최근 1심을 뒤집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검찰의 고심도 깊어지게 모양새가 됐다. 다만 손씨와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려워 불기소 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법원은 손씨가 주가조작임을 인지하고도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다고 인정한 반면, 김 여사의 경우 김 여사 계좌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의지로 운영됐다고 판단했다. 심 총장은 취임식에서 검찰 운영 방향과 철학, 검찰조직에 당부, 정치권 공세 대응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배한글 기자
2024-09-18 18:53:5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검찰수장인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신임 검찰총장이 19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본격 시작한다. 심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 앞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 연루 의심을 사고 있는 타이이스타젯 취업 특혜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줄줄이 놓여 있다. 조직 내 살림꾼인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심 총장은 검찰 조직 안으로는 정치적 사건을 두고 불거졌던 검찰 내홍의 상흔 봉합을, 밖으로는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외풍' 울타리 역할, 검찰개혁 대응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이 이끄는 검찰의 첫 시험대는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지휘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가 지난 2018년 항공업 경력 없이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설립한 타이이스타젯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같은 해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앉힌 대가로 항공업계 근무 이력이 없는 서씨를 채용하고 각종 지원을 해준 것 아니냐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수사 절차대로라면 조만간 다혜씨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 통보받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 당시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문 전 대통령 조사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 전 대통령 일가의 수사를 놓고 야권에서는 수사 검사 탄핵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의 '외풍'에 수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울타리 역할도 심 총장은 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 여론을 감안하면, 심 총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수차례 밝힌 것처럼 "중립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내놓을 필요성도 있다. 야권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 시즌2' 등은 또다른 외부 압박이다. 야권에서는 검찰의 권한 축소를 넘어 검찰청을 해체하고 검찰의 수사, 기소 권한을 분리, 이를 별개의 조직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명품백 등 마무리 '숙제'도 심 총장의 다른 쪽 숙제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매듭 짓는 것이다. 이미 서울중앙지검은 무혐의 결정했고,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도 불기소 권고를 내렸으나, 오는 24일 최재영 목사의 수심위가 남아 있다. 다만 법조계에선 두 차례 결론이 난 사건에서 뒤집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심 총장의 심적 부담은 비교적 적을 것으로 평가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또한 외부 관심도가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금줄 역할을 한 이른바 ‘전주’ 손모씨에 대해 최근 1심을 뒤집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검찰의 고심도 깊어지게 모양새가 됐다. 다만 손씨와 김 여사의 가담 정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려워 불기소 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법원은 손씨가 주가조작임을 인지하고도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다고 인정한 반면, 김 여사의 경우 김 여사 계좌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의지로 운영됐다고 판단했다. 심 총장은 취임식에서 검찰 운영 방향과 철학, 검찰조직에 당부, 정치권 공세 대응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배한글 기자
2024-09-18 14:13:39제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주요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간 극단의 대결정치 지속으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 채 오로지 입법권력을 둘러싼 당리당략에만 매몰되면서 장기간 급랭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기존 정치의 폐해 극복'과 '발로 뛰는 현장정치만이 민생을 위한 길'이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선배들의 기득권 정치에 맞서 당당하게 정치개혁 행보를 이어가는 여당의 초선 의원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4·10 총선 보수진영에 험지로 불리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국회 입성 전부터 정치개혁을 외치며 소신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초선답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일각에선 30대 기수론의 선봉장이라고도 한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정치개혁의 출발을 묻는 질문에 "기존 기득권의 권력 자제"라고 답했다.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의 자제다. 제도가 촘촘한 그물망 같을 수는 없다. 제도라는 것은 늘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그 빈틈은 정치인과 국정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통상적 사회 상식 내지는 도덕과 관습, 문화 등을 고려해 자제하고 양보하며 메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덕성으로 채워질 것들이 극단의 제도적 권한을 쓰는 방식으로 메워졌다. 예를 들면 대통령은 거부권, 야당은 입법권을 극한으로 쓴다. 협의와 토론, 양심과 덕성으로 해결됐던 부분들이 이제는 제도와 제도를 충돌시키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도적 정치개혁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제도 안에서 얼마만큼 권력을 자제하고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그 제도를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개혁이 되려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 ―제도 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한가. ▲개헌의 전제조건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제에 대한 변화 내지는 통치구조에 대한 논의가 많은데, 오히려 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지금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5년 단임제도 아니고 대통령의 힘이 세다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인사권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N권분립이다. 독립기구인 대법원장과 감사원장도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권력분립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손아귀에 다 달려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구조에서 대통령제만 바뀐다면 제왕적 총리제가 된다. 우리 헌법정신인 권력분립이 위배될 수 있을 만큼의 강력한 인사권을 먼저 손보지 않는 이상, 통치체제의 변화는 선후관계가 바뀐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야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합의했는데. ▲일환으로 봐도 된다. 저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원외위원장은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잠재적 범법자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은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고 있다. 정치의 다양성이나 진입 가능성 등을 유연하게 확보하기 위해선 이 체제가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개정도 필요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격차해소를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부격차다. 빈부격차로부터 모든 격차가 생긴다. 교육이나 건강, 출산, 문화적 혜택 등 모든 격차가 빈부격차로부터 발생한다. 빈부격차는 단순히 소득과 자산의 격차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것까지 내포한다. 조선시대부터 유구한 전통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만의 계층사다리를 소용돌이의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할 만큼, 맨 밑에서 맨 위까지 올라가는 데 바람 한번으로 올라가는 문화를 가진 것이 우리나라다. 조그마한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으로 나가는 저력이 됐지만, 빈부격차가 공고해지면 사회갈등이 심해진다. 빈부격차가 교육과 문화 격차로 심화되면 굉장히 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고 사회적 활력과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여야정 및 의료계 간 간극이 큰데. ▲이전에도 세게 얘기한 적 있지만, 개혁을 응원하고 해야 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과정에서 불가피한 많은 인명피해가 있거나 과도한 우려가 생기면 그건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 결과가 좋다고 하면 모든 것들이 용인되고 독재나 군주제 등이 모두 용인된다. 지금 의정갈등 문제는 정부가 한쪽 방향만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협상의 기술 중 하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것인데, 정부보단 의사들이 시간이 많다. 그것도 고려해야 한다. ―저출산 대응방안이 있다면. ▲저출산 문제는 정말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적어도 애를 낳으려는 사람과 키우는 사람에 대한 불편을 해소해줘야 한다. 대표적인 게 신생아 대출인데, 애를 낳아야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 이상하다. 비현실적인 것을 두고 저출산을 해결하라고 하면 너무 비현실적이고 해결이 안 된다. 푼돈 형식의 현금 나눠주기도 아니라고 보고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누구나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취업과 주거, 결혼 등에서 청년들이 겪는 불안감이 너무 크다. ▲저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 중 집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 대부분의 직장이 서울에 몰려있는데,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집이 없으면 생활과 환경이 불안정해진다. 역모기지 등으로 자식들에게 손을 안 벌리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만들어줘야 한다. 민주당은 집을 바이(Buy)가 아니라 리브(Live)라고 하는데 무책임한 소리다. 그들의 노후를 민주당이 책임질 것이 아니지 않나. 집도 없고, 노후대책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어떤 젊은 사람들이 안정감을 갖고 애를 낳겠는가. 집이 안정됐을 때 과감하게 창업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죄악은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못 사게 했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혁신과 개혁인데, 누구나 개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득권은 달콤하고 개혁이라는 것은 반드시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저는 항상 재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지만, 평생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는 한 사람의 시민이고 국민이고 4년 동안 잠시 국회에 파견 온 사람이다. 저는 언제든지 사회로 돌아가 사회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 파견된 시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기득권을 언젠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혁신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겠나.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4-09-10 18:26:59[파이낸셜뉴스] 제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주요 쟁점현안을 둘러싼 여야간 극단의 대결정치 지속으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망각한 채 오로지 입법권력을 둘러싼 당리당략에만 매몰되면서 장기간 급랭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기존 정치의 폐해 극복'과 '발로 뛰는 현장정치만이 민생을 위한 길'이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선배들의 기득권 정치에 맞서 당당하게 정치개혁 행보를 이어가는 여당의 초선 의원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4.10 총선 보수 진영에게 험지로 불리는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사진>은 국회 입성 전부터 정치개혁을 외치며 소신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초선답지 않은 초선'으로 불린다. 일각에선 30대 기수론의 선봉장이라고도 한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정치개혁의 출발을 묻는 질문에 "기존 기득권의 권력 자제"라고 답했다. 현재 한국 정치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기존의 문제 해결방식이었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을 비롯해 토론, 양심, 덕성 등을 무너뜨리는 '아집정치의 종식'을 꼽았다. 김 의원은 또 제도와 제도의 충돌을 막기 위한 개헌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의 자제다. 제도가 촘촘한 그물망 같을 수는 없다. 제도라는 것은 늘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그 빈틈은 정치인과 국정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통상적 사회 상식 내지는 도덕과 관습 등을 문화 등을 고려해 자제하고 양보하며 메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덕성으로 채워질 것들이 극단의 제도적 권한을 쓰는 방식으로 메워졌다. 예를 들면 대통령은 거부권, 야당은 입법권을 극한으로 쓴다. 협의와 토론, 양심과 덕성으로 해결됐던 부분들이 이제는 제도와 제도를 충돌시키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도적 정치 개혁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제도 안에서 얼마만큼 권력을 자제하고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그 제도를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개혁이 되려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해야 한다. ―제도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나. ▲개헌의 전제조건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제에 대한 변화 내지는 통치구조에 대한 논의가 많은데, 오히려 저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본다. 지금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5년 단임제도 아니고 대통령의 힘이 세다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인사권이 막강하다는 점이다. 우리 헌법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N권분립이다. 독립기구인 대법원장과 감사원장도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권력분립이라고 하지만 대통령 손아귀에 다 달려있는 것이다. 만약 지금 구조에서 대통령제만 바뀐다면 제왕적 총리제가 된다. 우리 헌법 정신인 권력분립이 위배될 수 있을 만큼의 강력한 인사권을 먼저 손보지 않는 이상, 통치체제의 변화는 선후관계가 바뀐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야 대표가 지구당 부활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합의했는데. ▲일환으로 봐도 된다. 저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원외위원장은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잠재적 범법자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은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이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고 있다. 정치의 다양성이나 진입 가능성 등을 유연하게 확보하기 위해선, 이 체제가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개정도 필요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격차해소를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빈부격차다. 빈부격차로부터 모든 격차가 생긴다. 교육이나 건강 출산, 문화적 혜택 등 모든 격차가 빈부격차로부터 발생한다. 빈부격차는 단순히 소득과 자산의 격차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것까지 내포한다. 조선시대부터 유고한 전통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만의 계층사다리를 소용돌이의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할 만큼, 맨 밑에서 맨위까지 올라가는데 바람 한번으로 올라가는 문화를 가진 것이 우리나라다. 조그만한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으로 나가는 저력이 됐지만, 빈부격차가 공고히 되면 사회갈등이 심해진다. 빈부격차가 교육과 문화격차로 심화되면, 굉장히 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고 사회적 활력과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은. ▲사실 다 비슷한 얘기다. 중도와 수도권, 청년의 최대공약수를 모으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비상식적 얘기를 하면 다 떠나간다. 아주 당성이 강한 몇몇 지역을 빼면 대부분은 상식선에서 판단한다. 최대공약수인 상식을 잘 쫓아가는 것이 중·수·청을 잡는 전략이다. ― 의대 정원 증원를 놓고 여야정 및 의료계간 간극이 큰 데. ▲이전에도 세게 얘기한 적 있지만, 개혁을 응원하고 해야 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과정에서 불가피한 많은 인명 피해가 있거나 과도한 우려가 생기면 그건 정부가 바로 잡아야 한다. 결과가 좋다고 하면 모든 것들이 용인되고, 독재나 군주제 등이 모두 용인된다. 지금 의정 갈등 문제는 정부가 한쪽 방향만 고집했다고 본다. 협상의 기술 중 하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것인데, 정부보단 의사들이 시간이 많다. 그것도 고려해야 한다. ―저출산 대응 방안이 있다면. ▲저출산 문제는 정말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적어도 애를 낳으려는 사람과 키우는 사람에 대한 불편을 해소해줘야 한다. 대표적으로 신생아 대출인데, 애를 낳아야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 이상하다. 비현실적인 것을 두고 저출산을 해결하라고 하면 너무 비현실적이고 해결이 안된다. 푼돈 형식의 현금 나눠주기도 아니라고 보고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아무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취업과 주거, 결혼 등에서 청년들이 겪는 불안감이 너무 크다. ▲저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 중 집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 대부분의 직장이 서울에 몰려있는데, 집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집이 없으면 생활과 환경이 불안정해진다. 역모기지 등으로 자식들에게 손을 안벌리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만들어줘야 한다. 민주당은 집을 바이(Buy)가 아니라 리브(Live)라고 하는데 무책임한 소리다. 그들의 노후를 민주당이 책임질 것이 아니지 않나. 집도 없고, 노후대책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어떤 젊은 사람들이 안정감을 갖고 애를 낳겠는가. 집이 안정됐을 때, 과감하게 창업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죄악은 젊은 사람들에게 집을 못사게 했다는 것이다. ―정치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혁신과 개혁인데, 누구나 개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득권은 달콤하고 개혁이라는 것은 반드시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저는 항상 재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지만, 평생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는 한 사람의 시민이고 국민이고 4년 동안 잠시 국회에 파견 온 사람이다. 저는 언제든지 사회로 돌아가 사회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한다. 파견된 시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기득권을 언젠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혁신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겠나.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2024-09-10 15:38:04윤석열 대통령은 2일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석 연휴 의료 특별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수년간 방치된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지난 2029년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순직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여야 당대표 회담에서 "응급실 뺑뺑이로 죽지않아도 될 사망 사고 급증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근거없다"고 일축하는 등 가짜뉴스 대응에도 총력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는 범정부적으로 응급실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역 응급의료체계 정상가동을 위해 응급실 당직 수당, 신규채용 인건비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재난관리기금 등 지자체 가용 자원을 활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주 129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근무에 급성 심정지로 순직한 고 윤한덕 센터장을 언급한 정 대변인은 "만성적인 응급의료 인력부족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죽음이었다"면서 "지난 정부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개혁은 좌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이 응급의료 공백 문제는 의사부족 등으로 수년간 지속해온 문제"라면서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수년간 방치해온 의료개혁을 윤석열 정부는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오로지 국민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9-02 18:41:59[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석 연휴 의료 특별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수년간 방치된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지난 2029년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순직을 상기시켰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여야 당대표 회담에서 "응급실 뺑뺑이로 죽지않아도 될 사망 사고 급증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근거없다"고 일축하는 등 가짜뉴스 대응에도 총력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는 범정부적으로 응급실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역 응급의료체계 정상가동을 위해 응급실 당직 수당, 신규채용 인건비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재난관리기금 등 지자체 가용 자원을 활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주 129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근무에 급성 심정지로 순직한 고 윤한덕 센터장을 언급한 정 대변인은 "만성적인 응급의료 인력부족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죽음이었다"면서 "지난 정부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개혁은 좌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이 응급의료 공백 문제는 의사부족 등으로 수년간 지속해온 문제"라면서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수년간 방치해온 의료개혁을 윤석열 정부는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오로지 국민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를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서 의료개혁에 반발해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의료계가 통일된 안이 아니더라도 의료개혁특위에 들어와 논의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반드시 2000명을 고수하지 않을 수 있다며 열린 자세를 취했다. 정 대변인은 "의료계에서 통일안이 없더라도 의료개혁특위에 들어와 논의하면 2026년도 의대 인원 조정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면서 "2000명을 고집하는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말한다"고 강조했다. 가짜뉴스 대응에도 강력 대응 방침을 보인 대통령실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응급실 뺑뺑이 사망 증가 주장에 대해 "응급환자 사망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사망하지 않아도 될 환자가 사망했는지에 대한 통계 산출 자체가 어려워 산출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주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고 불필요한 국민 불안만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9-02 17:08:30여야가 26일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여당은 야당의 일방적 청문회 추진에 유감을 표했다. 야당은 정부가 업무보고 및 자료제출 요구에 협조하지 않고 여당이 상임위에 불참해온 것을 질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의료대란 관련 청문회를 개회했다. 증인으로는 보건복지부의 조규홍 장관·이기일 1차관·박민수 2차관 등이 출석했다. 시작부터 여야는 청문회 개회 경위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사안의 심각성을 이유로 지난 19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증인에게 동행명령을 내릴 수 있어 정부 측의 출석을 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원구성 협상 도중임에도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강행한 것을 "이례적"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얼마나 중요한 현안인데 위기감이 없었겠나"라며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고 싶으나 역대 국회 원구성에 있어서 지금 너무나 비정상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정부·여당을 제외한 야당은 의료대란과 관련해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고 정말로 정신없이 열심히 달렸다"며 "청문회가 열리게 된 이유와 배경, 이례적인 윤석열 정권에 대해 한번 반추해 주셨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청문회에서 여야는 의대 증원 발표 시기를 두고 설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정부의 발표 시기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총선 시기가 겹쳐 있다는 점을 들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복지부가 의대 증원 논의를 1년 가까이 해왔다는 설명에 "관련한 최초 보도가 2023년 10월 14일이다.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백 의원은 "그전이나 후로 한 번도 의대 증원 관련 언론보도가 나온 적이 없는데 뜬금없이 2월 1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공개했다. 총선을 앞둔 2월쯤에 했다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증원 논의가 된 것이며 국민 다수가 찬성하고 있어 필요하다고 엄호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는 이승만 정부부터 지속적으로 의대정원 규모를 증원해왔다"며 "김대중 정부 시기이던 2003년부터 4년간 351명을 순차 감원했고 2006년 3058명으로 축소된 이후 19년째 동결 상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역시 같은 개혁 의지를 가지고 4000명 증원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은 국민 7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며 "정부의 잘잘못을 가리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 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정수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증원 숫자 산출 근거가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000명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총선용으로 2000명을 얘기했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을 덮기 위한 물타기다', 심지어는 '천공이라는 사람이 결정한 것이다' 등의 얘기가 회자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1만명이든 2만명이든 간에 국민들에게 의료 공백이 발생한다면 수는 얼마든지 늘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지난 12일 연세의대 교수의 뜻에 따라 결의한 대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의대를 비롯해 성균관의대,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휴진 장기화에 따른 환자의 불안과 불편을 고려해 휴진을 중단한 바 있다. act@fnnews.com 최아영 강중모 기자
2024-06-26 18:21:01[파이낸셜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9일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이 무산이 된 것에 대해 "옛날 독재 정권 때 쓰던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의 정치 형태"라며 여당인 국민의힘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채상병 특검 때문에 모든 것을 야당과 협력할 수 없다는 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26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김 의장은 "과거에는 그거(모수개혁)이라도 하자고 여당이 먼저 그랬다"며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이 있는데 채 상병 특검이 뭐 그렇게 중요한가. 그건 그거대로 하면 되는 것이고 또 서로 타협해서 하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하자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서는 "제가 아주 확실히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두 개를 함께는 못 한다"며 "22대 4년 내내 해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된 것에 대해서도 "시간이 충분하니까 좀 협의를 해서 하자고 그랬는데 여당이 절대로 협의 안 하고 무조건 부결시키겠다고 했다"며 "올 오어 낫싱의 정치를 반복하는 것은 후진 정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장은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합의할 수 있는 건 하고 그다음에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하는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야 한다. 그런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21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로 상정돼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민주유공자법 등에 대해 "국민의힘은 동의하지 않지만 제가 볼 때는 7개 중 4개 법의 기록을 다 보니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여야가 실질적으로 다 합의해서 대안으로 통과시켰다"며 "그 법안까지도 처리 못한다는 것은 입법 경제상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그래서 대안으로 통과된 4개 법안은 표결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저는 (거부권 행사를) 안 하리라고 믿고 그 법안을 표결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깊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재의 요구를 할 때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가를 깊이 생각하고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5-29 11:50:58[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정부·여당이 국민연금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인상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여당의 구조개혁 병행 주장에 대해서는 '선(先) 모수개혁, 후(後) 구조개혁'을 주장하며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2대 국회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하지만 언제 시작할지 알 수 없다"며 "저는 이제 (임기가) 이틀 남았다. 마지막으로 꼭 (연금개혁을) 마치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모수개혁이라도 21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단편적인 모수개혁만이 아닌 구조개혁도 필요하기에 22대 국회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정부 제시안 및 여야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정부·여당과 일정 수준의 합의가 이뤄져 왔다는 주장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연금개혁안을 소득보장안과 재정안정안, 2개로 압축한 이후 정부는 4월 30일에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를 골자로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여야는 이를 바탕으로 5월 1일 모수개혁에 대한 5개 안으로 의견을 좁히고 잠정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이후 5월 2일에 이를 2개 안으로 압축하며 새로운 합의서를 도출했다. 김 의원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는) 원래 민주당의 제안이 아니다"라며 "어떤 비난과 욕설에도 불구하고 21대 국회에서 역사적 과제를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갑작스럽게 22대로 넘기라고 하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개혁을 병행하자는 주장에 대해 김 의원은 "전문가 위원회에서도 구조 개혁 얘기를 많이 했는데, 모수개혁 없이 구조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리고 '선 모수개혁 후 구조개혁'을 얘기하고 대신 구조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방향만 이번에 (합의서에) 담고 결정은 22대 국회에서 해도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은 "현재까지 정부·여당 누구도 구조개혁이 무엇인지 설명한 적이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연금기금이) 70년을 가는 안을 만들자고 하는데 그럼 제시를 해야 한다. 어떤 건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소득대체율 44%'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김 의원은 "제가 받겠다고 했다. 여야 합의가 됐지 않나"라며 "이재명 대표도 결단해서 44%를 하자고 했다. 이것이 이 대표에게 어떤 정치적 득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정부를 향해서도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이라도 합의해서 기적적으로 추진한다면 국민들이 박수를 칠 것이다. 그 공은 전적으로 윤 대통령에 갈 것"이라며 "야당이 만들어 주겠다는 데 왜 그걸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난 2년 동안 끈질기게 인내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주도해서 (합의안을) 만들어냈는데 원위치로 돌아가서 또 논의하면 그게 되겠나"라며 "결국 22대 국회에서 하겠다는 얘기는 윤 정부 내에서는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연금특위에서도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어 단독 처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연금 개혁안은 합의 처리가 맞다"며 "합의를 했는데 합의를 깬 것이 문제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5-27 14:3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