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사진)이 정치를 하게 된 동기와 시정에 대한 생각 등을 기록한 서적 ‘나그네는 길을 묻고, 지도자는 길을 낸다’를 출판한다. 유 시장은 정치를 하게 된 동기와 시장 출마, 시정에 대한 생각, 살아온 과정, 평소의 생각 등을 진솔하게 기록했다. 유 시장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틈틈이 글을 쓰기 시작해 최근 마무리하고 현재 편집과정을 진행 중이다. 유 시장은 3월 9일 선학체육관에서 자신의 4번째 책을 알리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 시장은 “평소의 정치에 대한 생각과 공직생활 중 남길 기록, 자기 다짐 등을 솔직하게 기록했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18-02-22 10:43:29예스24가 탄핵관련 정치 비평 서적 판매 증가로 상승하고 있다. 예스24는 15일 17% 오른 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예스24는 전자책을 공급하는 업체다. 예스24는 1차 촛불 집회 직후인 11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약 40일 동안 '정치 비평' 서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6-12-15 09:15:46최근 출간된 각종 정치인 저서들이 총선을 앞두고 날개를 달고 있다. 진영 논리에 따라 책 판매량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9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는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서 모두 분야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중이다. 회고록은 박 전 대통령이 제18대 대선이 끝난 지난 2012년 말부터 2022년 3월 대구시 달성 사저로 내려오기까지 약 10여년에 걸친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한·일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지소미아 체결, 공무원 연금 개혁 등 정책 결정 관련 내용이 화제를 모았다 아울러 탄핵과 4년 9개월간의 구치소 이야기도 수록됐다. 박 전 대통령은 서문에서 회고록 집필 이유를 두고 "내가 유일한 헌정사에 탄핵으로 퇴임한 대통령"이라면서도 "재임 시절의 이야기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옳고 그름의 판단을 넘어 있는 그대로 들려드리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벌어진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내 재임 중 벌어졌던 일들 가운데 가장 처참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며 "이 회고록을 빌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구매 비중은 남성 독자의 구매가 64.7%로 높았고, 연령별 구매자는 60대 이상이 45.2%, 40대가 20.1%, 50대가 18.7%로 뒤를 이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의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데, 박 전 대통령 회고록이 지지를 위한 도화선이 된 셈"이라며 "당분간 이 책의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를 다룬 분석서 '73년생 한동훈'도 아직까지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강남점 등 여러 매장에서는 상당 수량의 재고를 확보했지만 구매가 몰리면서 수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73년생 한동훈'은 정치 윤리적 소비자 행동, 소셜미디어 전략, 마케팅 콘텐츠 전략 등이 전공인 심규진 교수가 '보수가 한동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분석하며, 보수 정치의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이와 별도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해 옥중에서 쓴 글을 모은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와 최근 영시 모음집 '희망은 한 마리 새'를 출간해 주목 받고 있다.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는 1152일 동안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A4용지 4분의 1절의 보고전 용지 뒷면에 연필로 쓴 195편의 글이 수록돼 있다. '희망은 한 마리 새'는 영문학자로서 선정한 61편의 명시를 자신의 해설과 함께 수록한 책이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지지층이 정치 성향에 맞는 책을 찾다 보니 책 소진이 자주 되는 편"이라며 "책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일부 작가들도 정치 노선을 분명하게 밝히는 추세"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3-09 13:47:49[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주> 1645년 음력 2월 18일,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9년 만에 조선의 궁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인조의 반응은 냉담하고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조는 청나라에 물든 소현세자의 현실 외교 노선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경계했던 것이다. 세자의 개혁적 성향은 보수적 인조에게 위협이었다. 소현세자가 조선으로 돌아온 후 두 달 정도 지났을까? 음력 4월 21일 밤, 소현세자에게 갑자기 오한(惡寒)이 났다. 오한은 밤사이 잠시 진정되는가 싶더니 다음 날 정오경 다시 오한이 나타나 어의 박군과 이형익이 입진하여 진찰했다. 어의 박군이 증상을 살피고 진맥을 하더니 “학질(虐疾)이옵니다. 우선 내일 아침에 침을 놓아 학열(瘧熱)을 내린 뒤, 다시 증후를 살펴 약을 의논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보고를 받은 인조는 이형익을 따로 부르더니 “내일 때에 맞추어 들어가서 침을 놓도록 하라.”라고 명했다. 사실 평소 신하들은 인조가 이형익을 끼고 도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전부터 이형익이 인조에게 번침(燔鍼)을 놓은 것을 보고 ‘망령되게 괴이하고 허탄한 의술로 왕을 현혹시킨다.’라고 수군대곤 했다. 번침은 불에 달군 침으로 생살을 찌르는 침법으로 오늘날의 화침(火鍼)에 해당한다. 인조가 번침을 맞는 날이면 편전에 살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음력 4월 23일, 소현세자의 오한이 너무 심해지고 이어서 번열(煩熱)까지 생기자 약방에서 청심원과 함께 갈증이 심해서 수시로 정화수를 올렸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어의 박군이 시호지모탕에 몇 가지 약재를 넣어서 처방을 올렸다. 그러나 소현세자의 증상은 여전했다. 이형익은 침을 놓았다. 음력 4월 25일, 삼제조는 박군의 실력보다 최득룡이 상한병에 더 능하다고 하면서 최득룡에게 처방을 하도록 했다. 어찌된 일인지 박군은 치료 과정에서 배제되었다. 그 과정에서도 이형익은 “탕약보다 침이 더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그날도 침을 놓았다. 음력 4월 26일 오전, 최득룡이 소시호탕가미방으로 처방을 변경해서 올렸다. 삼제조(三提調)는 이형익의 침치료를 잠시 중단하고자 했지만, 인조는 “그래도 침치료를 하고자 하면 이형익을 포함한 다른 침의 한명에게 시키도록 하라.”라고 명했다. 나머지 의관들은 입궐하지 말고 세자궁에 머물며 대기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날 정오 무렵 소현세자가 갑작스럽게 붕어(薨逝)하였다. 발병 5일 만이었다. 소현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모두들 놀랐다. 그중에서도 처음으로 학질로 진단을 했었고, 전날 치료에서 배척된 어의 박군은 무척 당황스러웠다. 사헌부는 인조에게 의관의 과실 여부나 사인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자 감찰을 요청했다. 사헌부는 “소현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어의들의 진찰이 밝지 못했고 약과 침이 적당하지 못한 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특히나 침을 잡았던 이형익을 잡아다 국문하여 죄를 정해야 할 것이고, 마지막으로 탕약을 처방해서 올린 최득룡 등과 함께 약을 논의했던 삼제조 및 여러 의관들도 아울러 잡아다 국문하여 죄를 정하도록 하소서.”라고 했다. 만약 인조가 사헌부의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검시(檢屍)가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인조는 “의관들은 별다른 불경한 행위가 없으니 잡아들이거나 신문하지 말라.”고 했다. 심지어 임시 영결처까지 설치하는 것도 거부했다. 마치 무언가 드러나면 안 되는 것을 감추고자 하는 듯했다. 다음 날 음력 4월 27일, 소현세자의 염습이 조용히 이루어졌다. 염습에는 진원군 이세완의 아내가 인열왕후의 처족으로서 내척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세완은 인조의 작은아버지였다. 또한 종실 이희와 내시 박창수도 함께하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의관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못했다. 소현세자빈 강씨 또한 세자의 사망 이후 궁중에서 사실상 소외되었기에 염습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염습에 참석한 이세완의 아내는 소현세자의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 소현세자는 온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코, 입, 눈, 귀, 항문 등 칠규(七竅)에서는 선혈이 흘렀다. 얼굴을 덮어 놓았던 검은 천을 치우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염습이 끝나고 나서 이세완의 아내는 이 사실을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현세자의 몸이 이상합니다. 전에 제가 독극물로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그와 흡사합니다.”라고 했다. 이세완은 이를 이상하게 여겼지만 “부인, 절대 그 사실은 함부로 발설하면 안 될 것이오.”라고 함구를 시켰다. 그러나 그 사실이 어의 박군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박군은 ‘소현세자는 독살된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었다. 소현세자의 시신에서 보인다는 징후들은 일반적인 학질로 인한 병사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중간에 치료에서 배제된 것도 석연치 않았다. 그래서 이형익 등에게 상의를 했지만, 이형익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것인가?”고 하면서 단칼에 묵살했다. 어의 박군은 약방의 서재 한 구석에서 먼지가 수북한 <신주무원록(新主無冤錄)>을 찾아냈다. 표지를 펼치자 서문에는 ‘검시(檢屍)하는 순간에 아주 작은 실수라도 있으면 억울한 원한이 생길 수 있으니, 어찌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적혀 있었다. <신주무원록>은 법의학서로 당시로부터 약 200년 전 세종 때 중국 원나라에서 들어온 법의학 서적인 <무원록>에 새롭게 주석을 달아 만든 책이다. 그리하여 당시 조선의 검안과 타살 여부를 판별하는 실무 지침서로 활용되어왔다. 그날 밤, 박군은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내의원 약방에서 백반(白礬)을 약봉지에 싸서 챙기고 궁의 후원 한 귀퉁이에서 궁녀를 통해 은비녀를 얻었다. 그리고 이것들을 가지고 세자의 시신이 안치된 빈전으로 향했다. 바로 <신주무원록>에 적힌 대로 독살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인 은잠법(銀簪法, 은비녀법)과 반계법(反鷄法)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은잠법은 시신의 목구멍이나 항문에 은비녀를 삽입한 뒤 꺼내어, 은색이 검게 변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만약 시신 내에 비소 등의 황화합물이 존재할 경우 은(Ag)이 황(S)과 반응하여 황화은(Ag₂S)을 형성하며 검은색으로 변색되기 때문에 독살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다. 반계법은 백반을 시신의 목구멍에 넣고 종이로 봉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어 그 백반을 닭에게 먹이는 방법이다. 이는 백반에 시신 내 독성 물질을 흡착시켜서 닭에게 먹여 닭의 생사를 관찰하는 것이다. 어의 박군은 음산한 어둠 속을 바삐 걸어 빈전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빈전 앞에는 내금위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한 병사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형익 어의 나리께서 ‘어명을 받들었다’며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라고 했다. 박군은 ‘내 추측이 맞았구나.’라고 생각하며 온몸에 힘이 빠지며, 손에 들고 있던 약봉지와 비녀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한 병사가 “그것이 무엇이요?”라고 묻자, 박군은 정신을 차리고는 서둘러 집어 들고 자리를 떴다. 늦은 밤, 다시 약방으로 되돌아온 의관 박군은 무기력하게 『신주무원록』을 덮으며 한숨을 쉬었다. 소현세자가 죽은 지 4년 후, 인조의 뒤를 이어 소현세자의 동생인 봉림대군이 왕위에 즉위했다. 바로 효종이다. 효종은 즉위 후에 외부로 드러내지 않고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해 내사를 했다. 그러나 끝내 형의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다. 소현세자는 병사였을까? 아니면 독살을 당한 것일까? * 제목의 ○○은 ‘검시(檢屍)’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인조실록> ○ 인조 23년 4월 23일. 世子有疾, 御醫朴頵入診脈候, 認爲瘧疾. 藥房請於明曉, 命李馨益施鍼, 以瀉瘧熱, 上從之. (세자가 병이 났는데, 어의 박군이 들어가 진맥을 해보고는 학질로 진찰하였다. 약방이 다음날 새벽에 이형익에게 명하여 침을 놓아서 학질의 열을 내리게 할 것을 청하니, 상이 따랐다.) ○ 인조 23년 4월 26일. 王世子卒于昌慶宮, 歡慶堂. 중략. 世子十年異域, 備嘗險艱, 東還纔數月而遘疾, 醫官等亦妄施鍼藥, 終至不救, 國人悲之. 世子年三十四, 有三子三女. (왕세자가 창경궁 환경당에서 죽었다. 중략. 세자가 10년 동안 타국에 있으면서 온갖 고생을 두루 맛보고 본국에 돌아온 지 겨우 수개월 만에 병이 들었는데, 의관들 또한 함부로 침을 놓고 약을 쓰다가 끝내 죽기에 이르렀으므로 온 나라 사람들이 슬프게 여겼다. 세자의 향년은 34세인데, 3남 3녀를 두었다.) ○ 인조 23년 4월 27일. 兩司啓曰: 王世子證候, 一朝猝劇, 竟至於此, 群情皆以爲, 諸醫診察不明, 鍼藥失宜之致. 李馨益爲人狂妄, 自信怪誕之術, 曾於入診之日, 妄陳己見, 及其寒戰之後, 莫辨證勢, 連日施鍼, 其不謹妄作之罪, 不可不治. 請李馨益拿鞫定罪, 診候議藥諸醫等, 竝令拿鞫定罪. 答曰: 諸醫等別無不謹之事, 不必拿鞫. 再啓, 而竟不從. (양사가 아뢰기를, “왕세자의 증후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악화되어 끝내 이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뭇사람의 생각이 모두 의원들의 진찰이 밝지 못했고 침 놓고 약 쓴 것이 적당함을 잃은 소치라고 여깁니다. 의원 이형익은 사람됨이 망령되어 괴이하고 허탄한 의술을 스스로 믿어서 일찍이 들어가 진찰하던 날에 망령되이 자기의 소견을 진술했는데, 세자께서 한전이 난 이후에는 증세도 판단하지 못하고 날마다 침만 놓았으니, 그 신중하지 않고 망령되게 행동한 죄를 다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형익을 잡아다 국문하여 죄를 정하고 증후를 진찰하고 약을 의논했던 여러 의원들도 아울러 잡아다 국문하여 죄를 정하도록 하소서.”하니, 답하기를, “여러 의원들은 신중하지 않은 일이 별로 없으니, 굳이 잡아다 국문할 것 없다.”하였다. 재차 아뢰었으나, 끝내 따르지 않았다.) ○ 인조 23년 6월 27일. 世子東還未幾, 得疾數日而薨, 擧體盡黑, 七竅皆出鮮血, 以玄幎覆其半面, 傍人不能辨, 其色有類中毒之人, 而外人莫有知者, 上亦不之知也. 時, 宗室珎原君 世完之妻, 仁烈王后之孽弟也. 世完以內戚, 與於襲斂, 見其異常, 出語於人. (세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었고 병이 난 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 온 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는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므로, 검은 멱목으로 그 얼굴 반쪽만 덮어 놓았으나, 곁에 있는 사람도 그 얼굴 빛을 분변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그런데 이 사실을 외인들은 아는 자가 없었고, 상도 알지 못하였다. 당시 종실 진원군 이세완의 아내는 곧 인열왕후의 서제였기 때문에, 세완이 내척으로서 세자의 염습에 참여했다가 그 이상한 것을 보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말한 것이다.) <승정원일기> ○ 인조 23년 4월 25일. 三提調, 以草記啓曰, 卽者王世子, 以傷寒症候, 久未和解, 令朴頵, 入診議藥, 而臣等曾聞崔得龍, 最長於治療傷寒之病。此時不可使朴頵, 獨專莫重之事, 使崔得龍, 來參議藥之列, 何如? 答曰, 依啓。(삼제조가 초안을 올려 아뢰기를, “지금 왕세자께서 상한 증세로 오랫동안 조화를 얻지 못하고 계십니다. 박군을 들여 진찰하고 약을 의논하게 했지만, 신 등이 듣건대 최득룡은 상한병 치료에 가장 능하다고 합니다. 이 중요한 때에 박군 혼자 맡게 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 최득룡도 함께 약을 논의하게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답하기를, “계에 따르라.”) ○ 인조 23년 4월 26일. 午時量, 王世子薨逝。藥房問安。答曰, 意外遭此罔極之慘矣。(오시량에 왕세자가 붕어하였다. 약방에서 문안을 올리자, 왕의 답: 뜻밖에 이러한 참담한 일을 당하였으니, 이를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答府曰, 不允。下諭事, 依啓。(사헌부의 요청에 대한 왕의 비답: 윤허하지 않는다. 이어 명령: 계문대로 시행하라.) 答禮曹草記曰, 勿設攢宮[欑宮]。(예조에서 올린 찬궁 설치 관련 초안에 대한 왕의 비답: 찬궁을 설치하지 말라.) 答合啓曰, 諸醫別無不謹之事, 勿爲拿鞫。(여러 관청의 합계에 대한 답: 의관들에게 특별히 소홀함이 있었던 것은 아니니, 체포하거나 신문하지 말라.) <신주무원록> ○ 檢驗之頃,毫釐或差,則冤怨之所由生,可不愼歟。(검시하는 순간에 아주 작은 착오라도 있으면 억울한 원한이 생길 수 있으니, 어찌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若疑中毒死者, 以銀簪探口鼻諸竅, 其簪黑者, 為中毒也. (독에 중독되어 죽은 것이 의심스러우면 은비녀를 입이나 코 등에 찔러 보아, 은이 검게 변하면 중독이다.) ○ 又以白礬納死者喉中, 以紙封, 少頃取出與雞飼之, 雞死者, 為中毒也. (또 백반을 시체의 목구멍에 넣고 종이로 봉한 뒤 잠시 후 꺼내 닭에게 먹여 닭이 죽으면 역시 중독으로 본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7-04 15:12:05이재명 정부 첫 경제사령탑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발탁됐다. 트럼프 미국 정부발(發) 관세 및 통상 전쟁 대응을 총괄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는 민간 기업 대표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내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 30조원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까지 긴급 투입할 정도로 생존 절벽으로 내몰린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수장과 산업분야 각료에 뛰어난 실무능력, 전문성이 높은 민간 대표를 전격 발탁함으로써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기조가 녹아들었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장관급)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총괄 관리할 행정안전부 장관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임·지명, 이들의 풍부한 의정경험 및 경륜을 활용해 당면과제인 지방소멸 등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초대 법무부 장관에는 최측근 복심이자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을 발탁한 것도 뛰어난 전문성과 사법개혁, 의료개혁 등 실무에 밝은 인사들을 대거 등용, 개혁작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실무형 관료 출신 전진 배치 경제사령탑을 맡을 기재부 장관 구 후보자는 공직생활의 상당 기간을 예산 관련 분야에서 지낸 예산통이지만 정책조정을 비롯한 다방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직생활을 마친 이후에도 레볼루션 코리아와 인공지능(AI) 코리아 등의 서적을 출간하면서 대한민국 혁신에 대해 고민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국가 재정은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성장의 길을 찾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을 진두지휘할 산업부 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미주리대에서 각각 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기재부, 세계은행(IBRD) 등에서 실물·금융 양쪽 경력을 쌓은 산업-재정 통합형 인사로 분류된다. 강 비서실장은 "경제 관료 역량과 실물 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로서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장관 정 후보자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질병관리청장을 맡아 팬데믹 극복에 힘을 쏟았다. 당시 정 후보자는 위기 대응력과 소통 역량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임상교수로 활동 중이다. 당시 전 국민의 하루하루 건강 위기를 책임진 만큼 매우 낯익고 친숙한 이미지라는 평이다. 강 비서실장은 "의료대란 등의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각계와 소통하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법무-행안부에는 최측근 발탁 법무부 장관 정성호 후보자는 이 대통령 최고의 '복심'으로 꼽힌다. 정 후보자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형사사법체계개혁특위 위원장, 법제사법위원 등을 역임해 사법 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와 정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내실 있는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행안부 윤 장관 후보자 역시 4선 의원으로 활약하며 당과 국회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이 대통령을 지원했다. 법률가 출신이 아님에도 법사위와 당 지도부를 이끈 이력은 관료조직에 대한 제도적 이해와 소통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강 비서실장은 "국민 행복이 민주주의의 척도라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중앙-지방 간 협업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방시대 상징 김경수 카드 기용 이번 인사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인물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다. 김 위원장은 경남 고성 출신으로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고 참여정부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거쳐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지낸 바 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서영준 성석우 기자
2025-06-29 18:20:2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 1기 첫 경제사령탑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발탁됐다. 트럼프 미국 정부발(發) 관세 및 통상 전쟁 대응을 총괄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는 민간 기업 대표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내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30조원대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까지 긴급 투입할 정도로 생존 절벽으로 내몰린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수장과 산업분야 각료에 뛰어난 실무능력, 전문성이 높은 민간 대표를 전격 발탁함으로써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기조가 녹아들었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장관급)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총괄 관리할 행정안전부 장관에 윤호중 더불민주당 의원을 각각 지명, 이들의 풍부한 의정경험 및 경륜을 당면과제인 지방소멸 등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초대 법무부 장관에는 최측근 복심이자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 복지부장관 후보자에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을 발탁한 것도 뛰어난 전문성과 사법개혁, 의료개혁 등 실무에 밝은 인사들을 대거 등용, 1기 개혁작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실무형 관료 출신 전진 배치 경제사령탑을 맡을 기재부 장관 구 후보자는 공직 생활의 상당 기간을 예산 관련 분야에서 지낸 예산통이지만 정책조정을 비롯한 다방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직 생활을 마친 이후에도 레볼루션 코리아와 인공지능(AI) 코리아 등의 서적을 출간하면서 대한민국 혁신에 대해 고민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가 재정은 물론 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성장의 길을 찾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을 진두지휘할 산업부 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미주리대에서 각각 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기재부, 세계은행(IBRD) 등에서 실물·금융 양쪽 경력을 쌓은 산업-재정 통합형 인사로 분류된다. 강 비서실장은 "경제 관료 역량과 실물 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로서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정 후보자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질병관리청장을 맡아 팬데믹 극복에 힘을 쏟았다. 당시 정 후보자는 위기 대응력과 소통 역량을 인정 받았고, 현재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임상교수로 활동 중이다. 당시 전 국민의 하루하루 건강 위기를 책임진 만큼 매우 낯익고 친숙한 이미지라는 평이다. 강 비서실장은 "의료, 대란 등의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각계와 소통하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법무-행안부에는 최측근 발탁 법무부 장관 정성호 후보자는 이 대통령 최고의 '복심'으로 꼽힌다. 정 후보자는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장, 형사사법체계개혁특위 위원장, 법제사법위원 등을 역임해 사법 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와 정책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내실 있는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행안부 윤 장관 후보자 역시 4선 의원으로 활약하며 당과 국회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이 대통령을 지원했다. 법률가 출신이 아님에도 법사위와 당 지도부를 이끈 이력은 관료조직에 대한 제도적 이해와 소통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강 비서실장은 "국민 행복이 민주주의의 척도라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중앙-지방 간 협업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방시대 상징 김경수 카드 기용 이번 인사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인물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다. 김 위원장은 경남 고성 출신으로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고 참여정부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거쳐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지낸 바 있다. 이 대통령과는 최근까지도 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에서 맞붙었다. 하지만 이번 인선을 통해 이 대통령은 정책 실행력 보완과 정무 메시지 보강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강 비서실장은 "평소 균형 발전과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도지사와 국회의원 경험을 토대로 5극 3특 추진 등 대통령의 균형 발전 전략과 자치분권 공약을 빠르게 현실화시킬 적임자"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이보미 성석우 기자
2025-06-29 16:55:03필요한 물건만 사고, 나머지는 아예 손도 안 대는 '짠 소비'가 일상화되고 있다. 값비싼 가전제품이나 가구는 물론, 옷이나 취미용품 같은 비필수재에도 지출을 줄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 금액의 경우 거래액이 늘기는 했지만,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1조 6,8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5%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는 지난해 5월(8.7%) 이후 1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특히 4월 증가 폭은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4월 기준 최저다. 지난해 '티몬 사태' 여파로 인해 e쿠폰 서비스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49.1% 급감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월 온라인 쇼핑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고, 2월에는 12.9%, 3월과 4월에는 각각 10.6%, 11.5% 등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3년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 증가 폭은 12.0%에 달했다.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성장세에도 악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은 통계청이 지난 1일 내놓은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던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4월에도 0.1% 줄었다. 연간 추세를 보면 감소 폭은 커지는 양상이다. 2021년(5.8%) 이후 2022년(-0.3%), 2023년(-1.3%), 지난해(-2.1%)로 3년 연속 줄었다.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내구재는 소비 부진이 두드러졌다. 승용차만 예외적으로 판매가 늘었지만, 가전제품과 가구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가전제품은 지난해 1월(2.8%) 이후 계속 줄고 있다. 가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계속 감소세다. 가전, 가구 모두 이사를 통해 판매가 많이 되는 만큼 부동산 경기 위축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류나 화장품, 취미용품 같은 필수재가 아닌 품목도 일제히 외면받고 있다. 준내구재는 2023년 12월(-2.5%)부터 지난달까지, 지난해 6월(0%)을 제외하고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의복 역시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오락·취미·경기용품 역시 지난해 2월부터 14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비내구재 중 화장품과 서적·문구 등은 각각 지난해 7월, 2023년 12월 이후 감소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 소비 진작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라며 "추경을 할 경우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시장금리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추경은 정치적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내리면 기업이 투자할 여건이 좋아지고, 이는 소득으로 연결돼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금리 인하와 추경 중 어느 쪽이 더 소비 진작에 효과적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5-06-02 18:27:04"한국은 경제 강국이자 글로벌 소프트 파워 중심 국가입니다. 또 민주주의, 인권 존중, 법치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잘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한국 근무 5년차를 맞는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이같은 소회로 말을 시작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필리핀의 서울대'라고 불리는 필리핀대학교(UP)를 우등 졸업한 후 캐나다와 홍콩 석·박사 학위, 외교관 시험 수석 합격, 재임 중 사법고시 통과 등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외교부에 들어온 후 미국 뉴욕 총영사와 독일 대사를 거쳐 한국에 근무하면서 총 30년이 넘는 외교관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 에두아르도 드 베가도 현직 필리핀 외무부 차관이다. 그야말로 필리핀을 대표하는 정통 외교관 가족이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최근 양국 관계에 대해 "전략적동반자 관계 격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중요한 이정표를 지나고 있다"면서 "해양, 과학기술, 에너지, 스마트 농업 기반 식량안보,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과 양자 FTA를 맺었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인적 교류에 대해서도 "최근 '케어기버(Caregiver·돌봄 도우미)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분야가 한국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필리핀 국민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디존-데 베가 대사는 한국에서 '필리핀학' 보급에도 힘을 쓰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 400만페소(1억원)를 기부했다. 필리핀 정부가 해외에서 필리핀학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 유수의 대학을 선정하여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양국이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양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하며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고, 근대화 과정을 통해 매우 굳건한 신뢰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의 희생과 우정에 기반한 관계다. 양국은 수십 년에 걸쳐 정치, 방위, 안보, 무역·투자, 문화,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구축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에너지, 그린테크,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우주 기술, 창작 콘텐츠, 미래형 인프라, 해양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하며 공동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최근 필리핀 정부가 삼성의 투자 확대 계획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 유치에 힘쓰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對)필리핀 투자 현황은 어떠한가. ▲한국은 현재 필리핀의 5대 외국인직접투자국(FDI) 중 하나다. 한국의 필리핀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산업 분야도 점점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전자,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 분야에서 활발히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태양광, 수력, 교통 인프라, 상수도 관리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부동산과 건설 부문에서는 주거 단지, 호텔, 리조트, 골프장, 관광지, 복합개발 프로젝트 등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으며, 유통 및 외식 산업에서도 한국 브랜드들이 필리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우호적 외교·비즈니스 환경을 기반으로 투자 신뢰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친환경 모빌리티, AI, 바이오·제약, 조선·해양 등 분야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이 한국 기업에게 매력적인 투자처인 이유는. ▲필리핀은 지리적으로 동남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이는 그만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역내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리핀은 영어를 구사하는 젊고 숙련된 인력이 많다. 중산층이 늘고 있고 이로인한 소비 증가 등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필리핀 정부는 외국투자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빌드 베러 모어(Build Better More)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도 있다. 이와함께 필리핀이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가입국이라는 점도 한국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한국에서 그 동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FTA 체결 및 이행, 필리핀학 정착 등 여러 이정표를 이뤄냈다. 앞으로는 △양국 간 관계의 역사적 발전을 다룬 서적 출간 △문화협정 갱신 △'한-필 문화교류의 해' 지정 기반 마련 등 몇 가지 핵심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하고 싶다. 디존-데 베가 대사는 올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AELM)와 관련해 "양국 정상 간의 고위급 양자 회담이 AELM 기간 중 열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5-04-27 18:49:28【도쿄=김경민 특파원】 내년부터 일본 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주요 교과서 대부분이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5일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열어 고등학교가 2026년도부터 사용할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검정을 통과한 사회과 교과서는 지리총합(종합) 7종, 역사총합 11종, 공공(公共) 12종, 정치·경제 1종 등이다. 공공은 사회 체제와 정치, 경제 등에 관한 과목이다. 지리·역사와 공공 교과서 모두가 독도를 다뤘다.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기술이 검정을 거쳐 추가된 사례도 확인됐다. 정치·경제 교과서에서 "한반도에서 일본에 연행됐다"는 부분은 검정을 통해 연행이 '동원'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고교 사회과 검정 교과서 대부분에는 4년 전 검정을 통과해 현재 사용되는 교과서처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 견해가 그대로 실렸다. 일본 정부는 2018년 3월 고시한 고교 학습지도요령에서 독도가 일본의 고유한 영토이며 영유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행 제국서원 지리총합 교과서는 "한국은 1952년 해양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공해상에 경계선을 그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서도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은 매년 반복, 강화되고 있다.도쿄서적은 2023년 검정을 통과한 초등학교 지도 교과서에서 독도 관련 기술 중 기존 "한국에 점거돼 일본은 항의하고 있다"를 "한국에 불법으로 점거돼 일본은 항의하고 있다"로 교체했다. 지난해 검정에 합격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도 대부분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으며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기술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3-25 15:34:5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단어가 된 일명 '키세스 시위대'가 탄핵 반대를 대표하는 시위대로 둔갑했다. 키세스 시위대란 말은 지난 1월 윤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시위대가 눈보라 속 체온 유지를 위해 은박 담요를 두른 모습을 키세스 초콜릿에 비유하며 나왔다. 무엇이 문제 지난 1월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그림 하나가 화제에 올랐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응원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무채색으로 그려진 그림은 쏟아지는 눈 속에서 은박 담요를 두른 한 시민을 그린 그림이었다. '키세스 시민단'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만화가 이정헌 작가가 그렸다. 지난 20일 이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무단으로 내 그림이 어떤 책의 뒷표지로 사용됐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고 운을 뗀 뒤 깊은 한숨과 함께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은 해당 글에 나온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를 담았다. 앞표지에 적인 제목은 ‘혁명과 반혁명’이었다. 북저암이라는 출판사에서 장영관 작가가 지난달 출간한 이 책의 홍보 문구엔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은 없다. 반국가 세력과 종합범죄자 이재명이 손을 잡고 자유민주 정부의 권력을 강탈하기 위한 반역이 있을 뿐이다”라고 적혀 있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부정하는 ‘탄핵 반대’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책의 인세는 전액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에 기부된다”라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뒷표지에 이 작가가 1월에 그린 '키세스 시민단'이 있었다. 그림 속 문구는 “한남동에서 그를 기다린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땅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얼어 죽는 길을 택하겠다”라고 변경돼 있었다. 계엄을 옹호하는 책에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같은 날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소속 천승훈 비서관도 X(옛 트위터) 계정에 "국회도서관에서 제 그림이 윤석열 책에 쓰여진 걸 봤다"면서 "너무 불쾌하다. 한남동 응원봉연대의 투쟁이 부러웠나"라고 적었다. 이어 "진짜 스틸(steal)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어쩌다 보니 그림 속 모델이 된 사람이 바로 천 비서관이었다. 키세스 시위대의 모습이 다른 방향으로 사용된 건 지난 1월에도 있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휘 의원은 한남동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키세스 시위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는 "대한민국은 이렇게 버티고 있다. 29번의 탄핵과 내란과 반역이라는 겁박에도 이렇게 지켜내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의 글만 보면 이들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사진은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제공한 사진이었다. 원본 사진에는 하늘색 옷 패딩을 입은 정 의원과 함께 천 비서관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들의 모습을 삭제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창작물 무단전제에 강경대응 이 작가의 사진이 무단으로 쓰인 사실이 알려진 직후 진보당은 즉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X의 당 공식 계정에 진보당은 이 작가와 함께 24일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창작물의 무단 전제를 넘어 작품 의도까지 왜곡한 부분을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은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광장에 나오셨던 많은 분들의 기분이 상하셨을 것 같다"며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도서출판 혜윰터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 출판사는 현재 만평집 출간을 준비하면서 해당 작품을 실기로 했다. 혜윰터는 "이정헌 작가의 작품이 저작권 허락도 받지 않고 출판 서적의 뒷표지로 사용됐다"면서 "출판사와 출간 도서를 찾아보니 세 종 출간에 한 저자, 윤석열을 지지하고 문재인을 간첩으로 보는 입장인 듯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입장이야 다를 수 있지만 작가의 메시지를 지우고 반대쪽 입장의 문구를 넣어 사용허락도 받지 않는, 기본도 안된 출판사"라고 비판한 뒤 "저작권위원회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3-23 23:3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