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진 촬영을 요청한 팬이 일행에게 폭행당한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가수 제시가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시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과 그 가족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로 인해 발생한 사건임에도 사건 발생 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의 잘못된 행동과 태도, 무대응으로 피해자분을 포함한 많은 분께 상처를 줬고,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천번 수만번 후회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며 “피해자분과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을 보호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제시는 “이 모든 것이 저의 책임”이라며 “한마디 말로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제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분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너무 늦었지만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 제가 잘못했다”고 재차 사과했다. 사건은 지난 9월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일어났다. 미성년자인 한 팬이 제시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제시 일행 중 한 남성에게 폭행당한 것. 사건 당시 CCTV에는 제시가 폭행 가해자를 잠시 말리다 곧바로 현장을 벗어나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미성년자인 팬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했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또 제시가 사건 해결 과정에서 보인 미온적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사건 직후 올린 첫 번째 입장문에서 가해자와는 당일 처음 본 사이라며 “피해자가 신속히 가해자를 찾아 합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경찰 출석 당시에도 “때린 사람을 빨리 찾았으면 한다. 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시가 가해자와 이미 아는 사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됐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24 08:54:04[파이낸셜뉴스] "사과의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를 향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지난달 18일 해킹 공격으로 SK텔레콤 가입자의 유심(USIM) 정보가 탈취된 사건이 일어나면서 SK텔레콤은 국민적 분노를 샀다. 사고 소식을 뒤늦게 알린 데다 대처와 사과까지 늦어진 데 따른 질타였다. 그리고 이틀 뒤인 2일 유 대표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날 유 대표는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고객 불안과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고 고객 보호를 위한 추가 조치 방안을 설명했다. 유 대표의 이날 사과와 설명이 그동안의 분노를 잠재울 지는 미지수다. 사과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사과의 방식 “본의 아니게=예상과는 다르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내가 한 짓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좀 더 해 먹어야겠다.” 방송작가이자 코미디언인 유병재씨가 지난 2012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일부다.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병재 사과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회자되는 이 글은 기업이나 공인에겐 사과문의 해설서로 불리는 동시에 사과문을 잘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사과 형식의 입장 발표는 말 그대로 발생한 위기나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최근엔 사과의 언어보다 사과의 방식이 의도와 달리 오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 해킹 사건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가입자 유심 정보 해킹 정황을 인지하고 약 45시간 만인 20일 오후 4시 46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그리고 지난 22일에야 언론에 보도 참고 자료를 배포하면서 해킹 사고 사식을 알렸다. 유심 정보가 해킹됐음에도 “주민등록번호, 결제 계좌번호 등 민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내용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방식에 불만이 터졌다. 문자로는 알리지 않고 자사 ‘T월드’ 인터넷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 사과문을 올렸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현재 T월드 앱을 사용한 사람 수는 223만4016명이었다. 이는 이달 1~21일 평균 이용자 수인 약 74만2028명 대비 3배 이상이었다. 해킹 사실이 처음 알려진 22일 역시 사용자 수가 105만3700명으로 전월(75만1878명) 대비 40.1% 증가했다. 무엇보다 해킹 사고가 알려진 뒤에야 비로소 T월드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았다. T월드 앱 신규 설치 건수도 지난 23일 6801건으로 이달 1~21일 평균치(1183건) 대비 6배 가량 증가했다. T월드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1시간에 가까운 대기 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T월드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과도 받지 못한 셈이 됐다. 불친절한 사과의 사례는 또 있었다. 파이낸셜뉴스가 첫 보도한 안성재 셰프의 모수 서울이다. 모수 서울은 사고 직후 "최근 KT를 사칭해 모수(서울)의 전화번호로 착신 전환을 한 후 식사 비용을 요구하는 범죄 행위가 발생한 점을 확인해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는 데 그쳤다. 피해자 중엔 뉴스를 보고 인스타그램에 가입해 해당 내용을 확인한 사람도 있었다. SK텔레콤 가입자나 모수 서울 피해자들은 중요한 안내를 앱이나 SNS에만 올린 이유에 불만을 토로하고 피해 사실을 뉴스에서 보게 됐다는 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결국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집단 소송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수 서울에 예약하려다 금전적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 중 일부도 법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사과, 두 가지만 잘 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나 모수 서울이 '잘못된 사과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SK텔레콤의 사과 방식을 두고 "사람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 돼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역시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이 앱이나 SNS에 들어가서 사과문을 찾아보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자신들이 갑인 듯 '사과문 올렸으니 들어와서 봐라'라고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기업이 지켜야 할 사과의 방식 두 가지도 제시했다. '빨리'와 '더 많이'다. 이 교수는 "사과와 피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데 원칙이 있다"면서 "사과는 빨리, 피해보상은 고객이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이, 더 세게 해야 한다. 그게 사과의 기본이며 초기 단계에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사과를 해야 하는 데 이유도 있었다. 안 교수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사고가 터지자마자 공개적으로 사과부터 하고 24시간 안에 이용자에게 통지했어야 했다"며 "이는 정보 유출로 불안감이 커진 가입자들을 안심시키고 신뢰에 대한 확신을 주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이 '사과'에 인색해진 데는 달라진 사회 정서를 꼽았다. 안 교수는 "대한민국은 현재 '예스' 아니면 '노' 극단으로 나뉘어진 상태다. 사과하면 잘못을 인정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생기고 이에 따라 치명적 손해가 발생할 거라 보고 있다"면서 "진상 규명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사과부터 하면 안 된다는 정서가 기업들에도 반영이 된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정치권이 이 사회에 끼친 폐해인 듯하다"면서 "정치는 정치일 뿐이다.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신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금전적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신의가 깨졌을 경우 빠르게 사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빨리''더많이' 공식에 맞지 않게 SK텔레콤은 해킹 사고가 발생하고 닷새가 지난 지난달 23일부터 사과문과 유심 보호 서비스 안내를 담은 문자 전송을 시작했다. 문자도 뒤늦게 도착했다. 시스템 문제로 2300만명 전원에게 일시에 보낼 수 없었다는 게 SK텔레콤 설명이다. 유영상 대표는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를 열고 유심 무상 교체를 발표하며 사과했지만, 유심 물량을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면서 '오픈런' 사태를 야기했다. 닷새 뒤인 청문회에서 다시 한번 사과한 유 대표는 이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모수 서울은 "경찰 조사가 나오기 전까지"라는 전제를 들며 피해자들에 사과는 물론 보상에 대한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02 13:51:52[파이낸셜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전체 회의를 열고 생방송 중에 진행자가 욕설한 MBC FM '두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에 중징계인 '주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MBC FM '두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 진행자인 코미디언 안영미는 지난해 10월 라디오 방송 중에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안영미는 아이돌 그룹 갓세븐 영재, 더보이즈 선우와 한 코너를 진행하던 중 “생방송 중에 팬분들이 ‘성대모사 해주세요’ 하는 요청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냐”라고 물었고, 선우는 “쉬는 시간에 물 마시고 쉬는 게 아니라 다 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안영미는 “그리고 뒤돌아서 ‘씨X’ 하시는 건가”라며 돌연 욕설을 뱉어 두 사람을 당황케 했다. 이후 안영미는 “신발신발 한다고요”라고 해명했고, 이후 비난이 일자 다음 날 “앞으로는 이 시간대 DJ답게 적절한 방송용어로 즐겁게 해드리도록 하겠다”라고 공개 사과했다. 이와 관련 류희림 위원장은 "생방송 중에 욕설이 나온 것을 제작진이 들었을 텐데 프로그램 말미에 사과 조치 없이 다음 날 사과 멘트만 나오고 사과문을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정수 위원도 "적절한 사후 조치가 부족했다. 방송 중 욕설한 쇼호스트는 출연 정지 2년을 받았는데 안이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이 지적한 사례는 앞서 2023년 1월 현대홈쇼핑 방송 도중 욕설을 해 논란을 빚은 쇼호스트 정윤정 씨가 출연 정지 처분을 받은 것을 뜻한다. 정씨는 자숙 후 같은 해 10월 NS홈쇼핑을 통해 복귀하려 했으나 비난 여론으로 무산된 바 있다. MBC 측은 “명백한 잘못이며 진행자에게 지나치게 재미를 좇다가 실수하면 안 된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재발 방지를 다짐받았다”며 “비슷한 사고 발생 시 코너 폐지나 조정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방심위는 또 SBS FM '두시탈출 컬투쇼'가 지난해 5월 남성의 고환을 소재로 한 사연을 소개하며 저속한 단어를 지속해 발언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된 데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강경필 의원은 "게시글 중에 방송 소재를 고른 것으로, 진행자의 우발적인 발언도 아닌데 부적절한 내용이 방송됐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장도 라디오 사연 선정에 유의하고 진행자에게 각별한 언어교육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SBS 측은 "다소 안이한 생각으로 청취자 입장을 고려하지 못해 깊이 반성하며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01 07:15:09[파이낸셜뉴스] 더본코리아가 오는 28일 상장 후 첫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으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뉴스1이 전했다. 최근 백종원 대표를 포함해 회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상장한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 직후 백 대표가 출연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예능이 흥행하면서 11월 한 때 6만원 선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모가인 3만4000원 아래로 내려가 2만원 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와 연관된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출발은 지난 설 명절엔 '빽햄'이었다. 유사한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이 논란이 된 뒤 백 대표가 활동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른바 '온라인 파묘'가 이뤄졌고 가스통 옆 조리, 농지법 위반 혐의, 원산지관리법 위반 혐의, 농약통 주스 살포 등 논란이 줄을 이었다. 최근엔 산하 프랜차이즈의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백 대표가 수령하게 될 배당금 소식까지 나오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백 대표의 배당금과 연봉에도 불만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에는 배당금 확정 안건이 올라와 있다. 일반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1주당 30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지만, 대주주에게는 200원의 차등 배당을 할 예정이다. 지분 60.78%의 백 대표는 약 17억 6000만 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추산됐다. 더본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백 대표는 지난해 연봉으로도 8억 2200만원을 수령했다. 뉴스1에 따르면 한 주식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엔 "주주들이 빽햄을 던질 것 같다", "주총에 농약 살포통을 메고 가자"는 등의 불만글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백 대표는 자신과 회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지난 6일과 19일에 각각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대응책 및 향후 경영 전략 등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3-23 10:52:33[파이낸셜뉴스] 가수 제시에게 사진을 요청했다가 폭행당한 10대 피해자가 제시 측 사과문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폭행 가해자도 알려진 것과 달리 제시의 친구를 포함해 2명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제시의 사과문, 진정성 안 느껴진다" 1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시에게 사진을 요청했다가 폭행당한 10대 피해자 A군과 그의 어머니가 제시의 사과문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사과문을 봤는데 자기 변명만 하고 ‘일행이 아니다, 갑자기 나타났다’ 이건 말이 안된다. 왜냐면 저희 아이가 봤을 때 같이 있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시가 일어나 가해자를 잡으려고 했는데 놓쳤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때리는데도 가만히 보고 있었다"라며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저런 행동을 취하겠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A군도 “별로 반성하는 것 같지도 않고, 사과문에 ‘도의적인 책임’이라고 쓴 것을 보면 제시가 직접 쓴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제시 측의 사과문을 지적했다. 폭행 가해자는 래퍼 코알라와 그의 중국인 지인 또한 A군은 자신을 폭행한 가해자가 한 명 더 있다고도 했다. 제시와 함께 다수 작업한 경력을 가진 래퍼 겸 프로듀서 코알라다. 당시 CCTV를 보면 A군이 강남의 거리에 있던 제시를 보고 사진요청을 하다가 거절 당해 돌아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제시의 옆에 있던 일행 중 한 남성(코알라)이 A군을 위협하며 다가섰다. 제시가 그의 팔을 잡고 말렸으나, 이후 또 다른 남성이 A군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다가섰다. 제시는 남성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가해자는 이미 A군을 때리기 시작했고 제시는 이를 말리지 않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A군은 "처음에 제시의 일행이었던 프로듀서가 나를 막아 세운 뒤 배를 주먹으로 두 대 쳤고, 머리를 자꾸 들이댔다. 피하는데도 계속 머리를 박았다"고 했다. 이어 "친구들 옆에 있었을 때는 '갱'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걸음걸이나 몸동작이 일반적이진 않으니까 사건 이후 여기저기 코알라에 대해 검색을 많이 해봤는데, 한인 갱단인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당시 처음 머리를 들이밀은 남자는 제시의 프로듀서 겸 래퍼 '코알라'다"라며 "제시의 '어떤X'부터 '콜드블러드', '눈누난나' 등 앨범 제작에 다수 참여했다"고 전했다. A군의 얼굴을 때린 가해자는 코알라의 지인으로 중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시 소속사 측은 “코알라는 제시와 몇 번 음악 작업을 같이 했으며, 제시는 갱단과 관련이 없다”면서 “코알라가 갱단이라는 것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얼굴을 때린)가해자와는 그날 처음 본 사이"라면서도 "도의적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경찰, 제시 등 일행 차례로 불러 조사 예정 앞서 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제시에게 사진을 요청한 미성년자 팬 A군을 프로듀서 코알라의 지인인 남성이 폭행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제시 일행을 인근 술집에서 발견했으나 얼굴을 때린 가해자는 동석하지 않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못했다. 피해자인 A군은 프로듀서 코알라와 그의 지인, 주변에 있었던 제시와 또 다른 일행 등 총 4명을 폭행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가해 남성의 출국 여부부터 확인해 출석 요구할 예정이다. 경찰은 가해 남성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1일 래퍼 코알라 등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제시를 포함해 현장에 있던 이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15 08:13:01[파이낸셜뉴스] 지역 비하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경북 영양군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29일 영양군은 피식대학 3인(개그맨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을 영양군 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밝혔다. 피식대학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영양고추 H.O.T Festival’에 맞춰 지난 2주간 매일 하나씩 영양군×피식대학 콘텐츠를 올리며 영양고추 H.O.T Festival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군은 피식대학과 함께 지자체와 유튜버의 전례 없는 콜라보로 지역홍보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라며 “전국 최초 상생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피식대학은 지난 5월 유튜브를 통해 경북 영양서 촬영한 ‘메이드 인 경상도’ 콘텐츠를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서 멤버들은 영양을 ‘도파민 제로 시티’라고 칭하는가 하면 가게 상호를 그대로 노출한 채 음식에 대해 혹평했다. 그런가 하면 홍삼 블루베리 젤리를 먹고 “할매 맛”이라며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고 발언한 장면을 그대로 담아 지역 비하 논란이 일었다. 그 과정에서 공무원의 재직지를 깎아내리거나, “물이 더럽다”, “여기 중국 아닌가” 등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파문이 불거지자 피식대학 멤버들은 피식대학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당시 피식대학 멤버들은 “문제가 됐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하여 촬영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제과점과 식당을 직접 방문해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318만명이었던 구독자 수는 287만명으로 급감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의 무례함을 지적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랐다. 자숙에 들어갔던 피식대학은 지난달 9일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피식대학은 지난달 17일 영양군에서 집중 호우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영양군청에 5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30 05:38:11[파이낸셜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이기호 스포츠 캐스터의 성희롱 발언을 방송한 KBS N 스포츠 제작진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결정했다. 26일 방심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 N 스포츠 ‘2024 신한 솔 뱅크(SOL Bank) KBO리그’의 지난 8월 1일 방송분에 대해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양성평등)제2항 및 제4항이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및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다. 해당 방송분은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다. 이 경기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이 캐스터가 관중석의 '여자라면 최재훈'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보고 "저는 여자라면이 먹고 싶은데요", "가장 맛있는 라면이 아닙니까"라고 발언한 것을 방송해 문제가 됐다. 이 캐스터는 현재 대기 발령 상태이며, KBS N 스포츠는 논란이 된 다음날 바로 사과문을 게재해 “캐스터의 문제 발언 심각성을 인지했다. 시청자와 야구팬들께 정중한 사과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7 09:07:51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전 일인데요. TV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여성이 "키 180㎝ 이하인 남성은 사회적인 '루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한 마디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는데요.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와 온라인 카페 등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습니다. "여자도 군대가라", "우리는 애 낳잖나" 등의 지리멸렬한 공방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젠더 갈등이 미디어를 거쳐 사회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났던 최초의 소동이 아니었나 싶네요. 오늘의 이슈는 '젠더 갈등'입니다. 페미니스트(Feminist)는 아니지만 휴머니스트(Humanist)인, 속칭 '그 성별' 기자가 쓰는 기사입니다. '르노코리아 집게손' 사태에…본국 프랑스까지 "왜 저래?" 최근 프랑스 언론은 대한민국의 어느 소란스러운 사태에 주목했습니다. 이른바 '르노코리아 집게손' 논란인데요. 르노코리아 공식 신차 홍보 영상에 등장한, 극단적 여성주의자들이 남성 비하 표현으로 사용한다는 손 모양 때문에 사달이 났죠. 분노에 휩싸인 여론에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자 르노코리아는 문제가 된 영상을 비공개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후 사장까지 나서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 조처를 시사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태는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르노의 본국인 프랑스 언론 BFM RMC도 이 '손가락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는 '남성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더 이상 남성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 성관계, 출산 등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맞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실제로 '젠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거한(나라 전체가 거대한 한국 여성)', '한남견(한국 남자 개같다)' 따위의 혐오 섞인 표현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오고, 젠더 관련 사건이라도 터질 때면 조롱과 비아냥을 포함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으며 서로를 처단하지 못해 안달이 나는 게 일상이니까요. "사람이 죽었는데"…훈련병 사망사건에 2030 분노 폭발 지난달 강원 인제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박모(20)씨가 군기훈련(얼차려) 도중 사망한 사건에 대한 여론도 결과적으로 젠더 갈등으로 흘러갔습니다. 여군 지휘관에 의한 얼차려 도중 남성 훈련병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30 남성의 분노는 극에 달했는데요. 취업 경쟁의 한복판인 20대 한창 나이에 병역 의무를 감수해야 하는 징병제 현실에 대한 남성들의 분노·울분·좌절이 터져나온 겁니다. 이 와중에, 세상에, 여초 커뮤니티에서 '군대 문제는 남자들끼리 문제니까 알아서 하라'는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극단적 성향의 여초 커뮤니티인 '워마드(WOMAD)'에서는 훈련병 빈소 사진까지 첨부하며 사망을 조롱하는, 반인륜적인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소식을 다룬 뉴스의 댓글 창은 또 한 번 전쟁터가 됐지요. 물론 이같은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남성들의 군 복무 처우 등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요인들이 개선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에서 병사 급여는 대폭 올랐으며, 영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뒤따랐지요. 여성의 주요 불만인 출산과 독박육아 문제에 대해서도 각종 지원금 지급, 출산 휴가 연장 등 정부와 기업의 정책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심화되는 갈등을 달랠 수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젠더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전히 "성평등이라더니 군대는 왜 우리만 가야 하는가", "성평등이라더니 왜 우리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돼야만 하는가'" 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따르는 '사회적 인정'과 '존중'이 사라진 한국 사회, 풀어 갈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사회의 존속 여부는 '젠더 갈등 해소' 유무에 달렸다" 지난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출범한 '청년젠더공감 특별위원회(이하 젠더특위)'가 공개한 청년층 젠더갈등 현황 및 분석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68%)가 우리 사회에서 젠더갈등이 심각하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년층이 생각하는 젠더갈등의 핵심 문제는 '성평등 수준에 대한 남녀간 인식 차이'와 '온라인 상 과도한 혐오표현'이 꼽혔고요. 또 20대 여성과 남성은 기성세대 등 다른 세대보다 더욱 남녀 차별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며 성별 커뮤니티(일베, 워마드 등)의 극단적 남녀 혐오 기반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은 젠더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물론 젠더 갈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는 없습니다. 현대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들은 교육 기회 확대를 기반으로 사회적 참여와 진출이 넓어지는 수순을 거치게 됐고 이는 자연스레 남녀 간의 갈등을 유발시켰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1970년대만 해도 남성을 100으로 볼 때 여성은 80%만 대학교육을 받았습니다. 석박사는 50%에 불과했고요. 그러나 2019년에 이르러 학부는 여성이 140%, 석박사는 150%가 됩니다. 배움은 여성을 사회의 주체로 나아가게 했고, 반면 남성들은 뒷자리로 밀려났다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젠더 갈등이 정치적 왜곡과 함께 결혼과 출산 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관점이 다름을 각인한 젊은 세대들은 결혼과 가정에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게 되며 향후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는데요. 사회의 존속 여부는 젊은 세대들의 젠더 갈등 해소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가장 중요한 젠더 갈등 해소책으로, 상대 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종의 '과잉 일반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여자는 다 그래, 남자는 다 그래" 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상대를 굴복 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면서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지요. 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손숙미 명예교수는 저서를 통해 페미니즘의 궁극적인 목적이 성평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라면, 결국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습니다.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간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그늘진 곳의 여성 혹은 남성을 세심하게 찾아내고 다가가야 한다는 지적이지요. 젠더 갈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잖아요. 어느 러시아 대문호의 말대로, 결국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인간'이 아닐까요?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국가와 개인,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는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는 시점입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11 13:48:18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이 자신을 사찰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고소당한 유시민(65)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대법원이 일부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7일 오전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20년 7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가 과거 검찰총장의 언행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 지적했기 때문에 한동훈 검사가 나를 수사하기 위해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지는 등 불법사찰을 했다"는 등의 취지로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이사장은 이보다 앞선 같은 해 4월에도 "2019년께부터 나의 비리를 찾기 위해 계좌를 다 들여다봤다고 추측하고, 이를 한동훈 검사를 포함한 검찰 사단이 한 일이라고 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언론과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에서 같은 입장을 유지하다가 입장을 바꿔 2021년 1월 재단 홈페이지에 '제가 제기한 계좌추적 의혹을 입증할 수 없었고, 그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검찰은 그러나 피해자(한 전 장관)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피고인(유 전 이사장)을 저지하거나 표적 수사하기 위한 부정한 의도로 수사(지휘)권을 남용해 직접 또는 감찰을 동원, 노무현재단 명의의 계좌를 열람·입수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소했다. 1심은 2020년 4월 발언은 무죄로 봤지만, 9월 언급한 내용은 죄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다만 유 전 이사장과 검사가 항소했지만 2심 법원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검언유착 의혹과는 별개의 사실관계에 관한 것으로 부수적인 언급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의견 표명이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재단 계좌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불법사찰을 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 한 전 장관은 이와 별개로 유 전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로써 대법원의 판결이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6-17 18:10:36[파이낸셜뉴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이 자신을 사찰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고소당한 유시민(65)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대법원이 일부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7일 오전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20년 7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가 과거 검찰총장의 언행과 검찰의 행태에 대해 지적했기 때문에 한동훈 검사가 나를 수사하기 위해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지는 등 불법사찰을 했다"는 등의 취지로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이사장은 이보다 앞선 같은 해 4월에도 "2019년께부터 나의 비리를 찾기 위해 계좌를 다 들여다봤다고 추측하고, 이를 한동훈 검사를 포함한 검찰 사단이 한 일이라고 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언론과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에서 같은 입장을 유지하다가 입장을 바꿔 2021년 1월 재단 홈페이지에 '제가 제기한 계좌추적 의혹을 입증할 수 없었고, 그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검찰은 그러나 피해자(한 전 장관)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피고인(유 전 이사장)을 저지하거나 표적 수사하기 위한 부정한 의도로 수사(지휘)권을 남용해 직접 또는 감찰을 동원, 노무현재단 명의의 계좌를 열람·입수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소했다. 1심은 2020년 4월 발언은 무죄로 봤지만, 9월 언급한 내용은 죄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다만 유 전 이사장과 검사가 항소했지만 2심 법원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검언유착 의혹과는 별개의 사실관계에 관한 것으로 부수적인 언급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의견 표명이 아니라 ‘피해자가 피고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해 재단 계좌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불법사찰을 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 한 전 장관은 이와 별개로 유 전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로써 대법원의 판결이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6-17 12: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