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작비 수백억원을 투자 받아 투기성 옵션과 가상화폐 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돈을 탕진한 할리우드 감독이 법정에 서게 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18일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칼 에릭 린시(47) 감독을 체포해 사기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 영화 '47 로닌'(2013)으로 명성을 얻은 린시 감독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에서 TV 시리즈 제작을 명목으로 수백만달러를 투자받은 뒤 투기성 옵션과 가상화폐 투자 등 개인적인 용도로 지출해 계약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 등은 검찰 기소장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그간의 법원 기록 등을 보면 린시 감독에게 사기당한 업체는 넷플릭스라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레슬리 백스키스는 "칼 린시는 약속된 TV 시리즈를 완성하는 대신, 사치품 구매와 개인적인 투자에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유명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자금에서 1100만달러(약 161억3000만원) 이상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린시 감독은 '화이트 호스'(White Horse)라는 제목의 SF TV 시리즈 각본을 일부 완성해 지난 2018년 넷플릭스와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검찰 기소장과 미 언론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넷플릭스는 당시 제작비로 약 4400만달러(약 645억3000만원)를 린시 감독 측에 지급했다. 이후 촬영을 시작한 린시 감독은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 비용이 부족해 완성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넷플릭스는 1100만 달러(약 161억3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지만 린시 감독은 이 돈을 콜·풋옵션 등 유가증권 매수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린시 감독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100만달러(약 161억3000만원)의 절반 이상을 날렸으며, 이후에도 남은 돈을 가상화폐 투자와 이혼소송 비용, 고급 호텔 숙박비, 명품 자동차·시계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넷플릭스 시리즈는 완성되지 않았고, 검찰은 린시 감독이 전신 사기 혐의로 최대 20년, 자금 세탁 혐의로 최대 20년, 나머지 5개 혐의로 각각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넷플릭스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3-21 08:33:47[파이낸셜뉴스]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 감독으로는 처음 이룬 기록이다. 개봉 첫 주 흥행 수입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거액의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 회수는 어려워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봉 감독의 '미키 17'은 지난 7일 개봉해 주말 사흘간 북미 3807개 상영관에서 1910만달러(약 276억9000만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북미 외 지역에서는 3420만달러를 벌어들여 전 세계 흥행 수입은 5330만달러(약 772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북미 외 국가 중에는 한국(첫주 900만달러)에서 거둔 수입이 가장 컸고, 프랑스(290만달러)와 영국(270만달러)에서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앞서 업계에서는 이 영화의 개봉 첫 주 북미 수입을 최대 2000만 달러 가량으로 예상했었다. 이 때문에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가 투입한 제작비 1억1800만달러(약 1710억8000만원)를 회수하기는 어렵게 보인다. 마케팅에 8000만달러(약 1160억원)를 추가로 지출한 '미키 17'이 극장 개봉 기간 흑자를 내려면 전 세계적으로 약 2억7500만∼3억달러(약 30987억∼4349억원)의 수익이 필요하다고 할리우드 전문잡지 버라이어티는 지적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3-10 07:37:03[파이낸셜뉴스] 부산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음반제작 지원사업’이 마련돼 참가자들을 모집한다. 선정된 팀에는 각 900만원의 제작비 등 혜택이 주어진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부산시는 지역 뮤지션들의 활동 기반 마련을 돕기 위한 ‘2025 음반제작·프로모션 지원사업’을 마련해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접수 기간은 오는 25일 오후 2시까지다. 지원은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대상은 부산에 거주하는 음악창작가로, 주민등록등본이나 부산 소재 학교 재학증명서·직장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해 거주 여부를 증빙해야 한다. 단 부산 소재 학교 졸업자의 경우 현재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팀만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팀)는 사업계획서와 함께 직접 제작한 음원이 업로드된 웹사이트의 URL을 제출해야 한다. 세부적인 필요 서류 및 방법 등은 부산음악창작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사는 1차 서류, 음원 평가가 진행돼 사업계획서 내용과 음원을 심사한다. 1차 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2차 실연 평가를 거쳐 최종 8개팀이 선발될 예정이다. 선발된 뮤지션들에는 최대 8곡의 음원을 작업할 수 있는 900만원 상당의 음반 제작비가 제공된다. 또 부산음악창작소 스튜디오에서 무상으로 레코딩과 믹싱, 마스터링을 이용할 수 있으며 쇼케이스 공연장 1회 대관 외 음악 관계자 네트워킹 기회 등도 주어진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3-06 11:13:40지난해 국내 방송시장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4.1%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방송광고 매출은 19% 넘게 하락했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 증가율도 0%대에 머무는 등 유료방송시장 성장 정체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낡은 방송규제를 완화해 시장에 활기를 띄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송광고 매출 20% 감소2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방송시장 규모는 방송매출액 기준 18조 9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4억원(-4.1%) 감소했다. 매출 항목에서는 방송광고 매출이 2022년 대비 5926억원(-19.2%) 감소한 2조4905억원으로 집계됐다. 종합유선방송(SO)을 제외한 모든 사업자의 매출이 감소했다. 지상파(DMB 포함)의 총 매출액은 3조7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1억원(-10.2%)했다. 특히 지난 10년 간 매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광고 매출이 927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825억원(-23.3%) 급감해 방송프로그램 판매 매출이 처음으로 광고 매출을 추월했다. 사실상 OTT 등 새로운 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광고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사업자의 총 매출액은 7조23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5억원 증가했으나,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둔화돼 0.4%에 그쳤다. 매체별로는 인터넷TV(IPTV)가 수신료, 홈쇼핑송출수수료의 증가에 힘입어 5조72억원(2.3%) 규모로 성장했다. 반면 유선방송과 위성방송은 수신료 및 홈쇼핑송출수수료 실적 감소로 각각 1조7338억원(-3.9%), 4920억원(-2.7%)에 머물렀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5172억원(-6.8%)이 줄어든 7조924억원으로 집계됐다. 홈쇼핑을 제외한 PP의 매출액은 3조60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2억원(-7.6%) 감소했다. 프로그램 제공 매출(콘텐츠대가수익) 상승(6.2%)에도 광고 매출 부진(-17.4%)이 총 매출액 하락으로 이어졌다. 홈쇼핑PP(데이터홈쇼핑 포함)의 매출액은 총 3조4908억원으로, 2190억원(-5.9%) 감소했다. TV홈쇼핑 매출액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3년 2조 7290억원에 그쳤다. IPTV 콘텐츠제작사(CP)의 총 매출액은 8980억원으로 조사됐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2023년 12월 기준 3630만 단자로 전년 대비 약 3000단자 증가에 머물러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체별 가입자 수는 IPTV 2098만 단자(1.5%), 종합유선(SO) 1248만 단자(-1.6%), 위성방송 283만 단자(-3.7%), 중계유선(RO) 1만 단자(-2.8%)로 집계됐다. 2023년 방송프로그램 제작·구매비는 IPTV CP의 제작·구매비가 통계에 새롭게 산입되며 총 3조8682억원을 나타냈다. 이 중 제작비는 2조8247억원(비중 73.0%), 구매비는 1조435억원(27.0%)으로 조사됐다. 2023년 프로그램 수출액은 IPTV CP의 수출액을 포함해 6억6731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지상파는 9521만달러(비중 14.3%), PP 2억8602만달러(42.9%), IPTV CP는 2억8608만달러(42.9%)로 집계됐다. 2023년 방송산업 종사자 수는 3만8299명으로 직전 연도에 실시한 IPTV CP 시범조사 결과 반영 시, 전년 대비 424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개선 없으면 희망 없어"업계에선 오래된 방송 규제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같은 규제라도 기존 방송은 적용되는 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우 해당되지 않고, 사업 운영 규제방안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성순 배제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IPTV의 날 행사에서 "IPTV도입으로 유료방송은 경쟁체제로 돌입했지만 점유율, 요금, 재허가, 허가 등 과거의 독점 규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교수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약관 및 요금 변경을 '자기완결적 신고제'로 변경하고, 채널 구성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현행 방송법과 IPTV법으로 분리된 법 체계를 통합해 규제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OTT 시장 및 제작시장까지 포괄하는 경쟁규제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12-25 18:17:10[파이낸셜뉴스] 몸값이 급등한 스타 배우들에게 '횡재세'를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으로 제작비가 오른 탓이다. 스타 배우들이 벌어들인 초과 이익에 과세함으로써 가중되는 제작비 부담을 낮추고,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데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5일 서울 종로 새문안로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지속가능한 K-콘텐츠 제작 생태계 조성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2'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씨의 출연료가 회당 13억원에 달한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슈퍼스타의 출연료가 급등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과거 일본 한류, 중국 한류에 비해 OTT 한류의 경우 실제 제작비가 적정 제작비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유명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로 제작비 부담이 가중되자 최근 글로벌 OTT들이 가성비 높은 일본으로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 편수 감소와 배역 축소를 문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일부 스타급 배우들을 제외하면 웬만한 주연급 연기자들도 배역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작비 상승 부담이 조·단역 연기자들에게 전가돼 조단역 연기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작비 상승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의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실제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지난 8월 제작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7%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제작비'를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또 OTT의 신작 콘텐츠 제작투자 축소 흐름을 택한 응답자도 77.8%에 달했다. 김 교수는 스타 배우들에게 횡재세를 매겨 제작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횡재세는 정상 범위를 현저히 넘어섰다고 여겨지는 이익을 얻은 법인이나 자연인을 대상으로 그 초과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징수하는 세금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상위 1% 배우의 평균 소득이 전체 평균 소득의 60배에 달한다"며 스타 배우들의 수익이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OTT의 성장이라는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로 갑작스런 수익 증가가 나타난 만큼 횡재세 부과가 정당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부당한 이중 과세로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이 긴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 교수는 횡재세가 도입된다고 해도 슈퍼스타가 출연하는 작품 수를 줄이거나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슈퍼스타의 공급은 탄력성이 0에 가까우며, 이들의 소득은 거의 전적으로 경제적 지대에 해당한다"면서 "과세에 의한 경제 왜곡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횡재세를 제작사의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콘텐츠 투자를 위한 기금 조성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경제적 약자인 조·단역에 대한 지원을 통해 불평등도를 완화하고, 건강한 제작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슈퍼스타 역시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12-05 16:17:47"인공지능(AI)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다. 기술적 진보가 빠르다 보니 1년 전보다 (AI 영화의) 퀄리티도 엄청나게 높아졌다." 한국 AI 영화의 개척자로 불리는 권한슬 감독(31)이 차기작 '멸망의 시'를 공개했다. 전작인 '원 모어 펌킨'으로 국내외 AI 영화 시상식을 휩쓴 권 감독은 이번 신작을 통해 AI 영화계의 '선두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2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권 감독은 "AI가 매달 엄청난 기술진보를 이루면서 AI 영화도 1년 전에 비해 놀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졌다"며 "'멸망의 시'는 (AI 영화계의)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감독은 오는 9월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열리는 'AI월드 2024'에서 'AI와 만난 문화예술' 부문 강연을 맡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 그의 신작인 '멸망의 시'는 최초의 AI 뮤지컬 영화로, 다크판타지 장르의 독특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권 감독의 전작인 '원 모어 펌킨'은 스토리와 메시지를 갖춘 세계 최초의 AI 영화로 평가받는다. 다만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실사와 비교했을 때 다소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약 1년 만에 내놓은 차기작 '멸망의 시' 속 캐릭터들은 이 같은 부분이 크게 보완됐다. 권 감독은 "영화에 적용된 AI 기술만 10개 이상으로,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실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대화 같은 연기가 가능해졌다"며 "감히 말하지만 AI 영화로는 세계 최고의 퀄리티를 갖췄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정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AI, 음성 만드는 AI, 작곡 AI 등 영화 속에서 조합한 AI 기술은 다양하다. 이런 작업물 자체가 국내에선 (우리가) 유일하다"며 "(AI 영화로는) 또 하나의 변곡점을 시사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설립한 AI 영화 관련 스타트업 회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은 AI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영상물을 업로드하면 발걸음이나 물소리, 타격음 등 효과음을 만들어주는 AI 기술이다. 중앙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권 감독은 상업영화로 입봉을 준비하다가 AI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기존에 독립영화도 했었고, 사실 상업영화 감독 준비를 했었다. 시나리오도 쓰고, 제작사와 미팅도 했었다"면서 "그런데 신임 감독이 판타지 장르물로 입봉하기는 현실의 벽이 높았다"고 털어놨다. 첫 영화로 수십, 수백억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판타지 장르 영화를 제작할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내가 원하고, 그리고 싶은 이 세계관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까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첫 영화인 '원 모어 펌킨'에 당시로선 AI 비디오 관련 최고기술이 들어갔는데, 그럼에도 대부분 '움짤'(움직이는 짧은 동영상)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이 수준을 넘어설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판타지 호러 영화 '원 모어 펌킨'으로 지난 2월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지난 7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그러면서 "AI 영화 감독이 되어보자는 마음을 먹은 계기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제작비나 환경 등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AI 기술로 봤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AI 영화는 일단, 아직은 창작자가 원하는 대로 조작이 힘든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짚었다. 권 감독은 "AI로 영화를 연출하는 것은 기존 영화 촬영과는 크게 다르다. 실제 영화는 콘티가 있으면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촬영하면 된다. 그런데 AI 영화는 내 명령어는 같은데, 결과물인 컷이 매번 달라진다. 일관성 있는 캐릭터 얼굴을 생성하는 것 자체가 기술적 제약이 있다. 기획 의도에 맞는 그림을 선택하고 발굴하는 것부터 수정과 최적화 작업은 '인고의 시간'과 같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권 감독은 "AI 기술은 신인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앞으로는 컴퓨터그래픽(CG)을 AI가 대체하게 될 거다. CG 작업은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이를 AI가 대체한다면 비용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며 "AI라는 새로운 툴은 제작비나 촬영환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척자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권 감독은 일각의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부정론에 대해서도 "허황된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생각이나 창작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고, AI는 이를 구현해주는 카메라 등 일종의 도구다. 어떤 콘텐츠나 스토리를 기획해서 만들 것인가는 여전히 창작자인 감독의 몫이다. 창작자의 도구가 AI로 바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8-22 18:28:28[파이낸셜뉴스] 독립운동 영화의 제작비를 부풀려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희선 전 열린우리당 의원(80)이 첫 공판에서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제11단독(이창원 부장판사)은 12일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전 의원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김 전 의원이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고 밝히고 대부분의 답변을 대신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내면서 2021년 9~12월 동안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추모문화제 영화 제작 비용을 부풀려 보조금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5000만원을 부정수급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은 사무국장 A씨에게 당시 국가보훈처로부터 영화 제작 비용을 2배로 부풀려 보조금을 받으라며 지시했다. 이후 부풀린 비용을 영화 제작업체에 지급한 후 그 절반을 기부금 명목으로 돌려받아 사업회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3월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국고보조금을 부정하게 수급한 정황을 포착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의원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영상제작업체 대표 홍모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홍씨 변호인은 "용역계약 체결 당시 보조금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친분으로 인해 위법 여부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변론했다. 김 전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새천년민주당 의원을,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8-12 17:14:38[파이낸셜뉴스] 지난 제21대 총선 당시 정의당 홍보영상 제작비를 부풀려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우정 전 대종상영화제 총감독에 대한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감독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3일 확정했다. 정의당 총선·광고 홍보대행 업무를 총괄한 김 전 감독은 2020년 4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비 보전 신청을 하면서 허위 전자세금계산서를 제출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2019∼2020년 제작된 기존 TV 광고용 동영상에 자막을 추가하거나 길이만 줄이는 방식으로 일부 홍보 영상을 만들고는 마치 새로 기획·촬영한 것처럼 속여 총 7500만원을 부풀려 신고한 것으로 공소 사실에 적시됐다. 1심은 문제의 영상들은 새로 기획·제작됐다는 김 전 감독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2심은 돈을 속여 뺏을 목적이 있다고 보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두 사람이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7-03 14:09:14[파이낸셜뉴스] 최근 몇 년 사이 광고수입은 줄어들고 제작비는 수직상승하여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 플랫폼 관계자들이 합리적인 출연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5일 사단법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최근의 드라마 산업 위기 상황을 절감하며,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협회 사무실에서 드라마 산업 위기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최근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 인상으로 인한 총제작비 상승 문제와 그로 인한 제작 완성도 저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 캐스팅에 기댈수 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언급하며 드라마 제작 위축이 한국방송영상산업의 위기로 이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 방송사 참석자는 "주연은 이젠 억소리가 아니라 회당 10억 소리가 현실이고, 이젠 어떠한 자구책을 찾아야만 할 때가 왔다"면서 “더욱이나 줄어든 편성을 놓고, 제작사들이 그나마 편성이 용이하게 담보되는 연기자들의 요구대로 회당 수억 원을 지불해가며 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으며, 이는 또다시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현 드라마 제작 실태를 전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최근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우들의 캐스팅을 진행했는데 회당 출연료를 4억원, 6.5억원, 7억원을 불렀다. 요즘 출연료 헤게모니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는 언론이나 기사들에서 보는 수치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급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높은 출연료를 받아도 스타가 있는 작품은 2배 이상의 구입 제의가 오는 것을 보면서 무작정 출연료가 적은 배우를 쓸 수도 없다는 게 뼈아픈 현실이지만, 방송 플랫폼 관계자들이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여 스타 배우가 없어도 좋은 작품이라면 편성에 힘을 실어주어 업계가 깊은 악순환 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도 "지금 만들고 있는 작품도 2년간의 오디션을 통해 훌륭한 연기자를 찾아내고 기용하였으나 시사회 후,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지 스타 배우가 주인공이 아니어서 마케팅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구매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추는 너무나 큰 현실의 벽이 존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회당 아닌 작품당, 촬영 일수 지급 방안” 나오기도 출연료를 제작 편수와 상관없이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도 거론됐다. 회당 출연료를 회차로 지급할 게 아니라 총 촬영 일수, 촬영 시간 등으로 출연료를 지급하자는 것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톱 급 배우 못지않게 중간 단계 배우들의 출연료가 크게 뛰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저는 계약을 할 때, 회당보단 8~16부에 얼마를 받았으면 그냥 턴키처럼 한 작품의 촬영 기간 단위로 계약하자고 주장한다"면서 "출연료도 작품당 통 금액에서 상승분을 따지는 게 낫다. 회당 단위로 출연료를 올리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료 협의를 하다 보면 방송과 OTT의 출연료 차이가 크게 난다. 방송에선 400만원 받는 배우가 OTT에선 1500만원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출연료 구조를 볼 때 5,000만원 이하의 배우가 10% 인상을 한다 해도 500만원으로 심히 부담되지는 않겠지만, OTT로 넘어가면서 배로 뛰고, 다시 줄어들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캐스팅할 때, 우리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의 작품 제작비가 크게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기준을 우리에게 적용하고 있는 것 같아 곤혹스럽다. 이 출연료 적정선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중국은 배우 출연료가 총 제작비의 40%를 넘길 수 없고 출연료 중 주연급의 출연료는 70%를 넘길 수 없다고 들었다"며 우리나라 역시 합리적이고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출연료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스타 배우들의 인기에만 편승하지 말고, 철저한 오디션을 통해 검증된 연기자들을 과감하게 기용하고, 연출과 촬영, 미술 등에 제작비를 더 많이 할애하여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하며, 이러한 작품에 방송사나 채널에서도 과감하게 편성을 해주는 건강한 환경이 시급하게 조성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밖에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스태프 비용 역시 많이 늘어났으며, 미술비와 CG 용역비 또한 많이 늘어난 점이 거론됐다. 한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정부의 IP 보유 권장 정책 하에 선제작하는 작품의 편수가 과거 2년 동안 크게 늘었으나 방송사의 상황 악화로 인해 제작을 다 마치고도 표류하고 있는 작품이 20편 가까이 된다"며 "이에 약 3,000억원 정도가 잠겨있다고 하는데 이는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정부 유관기관의 관심을 촉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1-25 16:39:03[파이낸셜뉴스]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촬영 제작 비용 중 국내 지출이 80% 이상인 콘텐츠에 대해 최대 15%의 세액 공제가 추가된다. 기본 공제와 합하면 대기업은 제작비의 최대 15%, 중소기업은 최대 30%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받을 수 있는 업종 변경의 범위는 대분류로 확대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개정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시행령은 콘텐츠 산업의 투자·고용 파급효과와 산업생태계의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세제혜택의 요건을 구체화했다. 우선 촬영 제작비 중 국내에서 지출한 비율이 80%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 작가, 스태프, 배우 출연료 등 내국인에기 지급한 비율이 80% 이상, 후반 제작비용 등 국내 지출 비용 80% 이상, 주요 IP(방송권·전송권·배포권 등 6개 주요 권리) 3개 이상 보유 등 4가지 조건 중 3개 이상을 충족할 경우 추가 공제를 해준다. 이같은 '1+3 요건'을 충족한 영상 콘텐츠에 대해 대·중견기업은 제작비의 10%, 중소기업은 제작비의 15%를 각각 세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국내 영상제작사의 80~90%는 해당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행령 추가공제 요건에 명시된 '내국인' 역시 대한민국 국적자가 아닌 조특법상 내국인(국내 거주자)으로 규정됐다. 정부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정안도 내놨다.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받을 수 있는 업종 변경의 범위는 대분류로 확대했다. 제조업(대분류) 내에서 식료품 제조업(중분류)에서 음료 제조업(중분류)으로 업종을 변경해도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상속인이 가업을 물려받은 뒤 사후관리 기간인 5년간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내에서 업종 변경을 해야 가업상속공제 특례를 받을 수 있다. 해외건설 자회사의 대여금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손금으로 산입하는 특례의 적용 대상은 국내 건설 모회사가 지분 90% 이상 보유한 자회사로 규정했다. 대손충당금 범위에는 자회사로 파견한 임직원 인건비를 대신 지급해 발생하는 채권도 포함됐다. 국내 모회사가 100% 보유한 해외 자회사의 경우 파견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손금으로 인정한다. 해외지주회사에 대한 특정외국법인(CFC) 과세를 배제하는 요건은 완화한다. 현재 지주회사 전체소득에서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이자·배당소득의 비중이 90% 이상이면 과세가 배제되는데, 이자·배당소득에 따른 예·적금 이자도 이자·배당소득에 포함한다. 러시아의 조세조약 중단에 따른 기업의 이중과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가 조세조약을 위반해 제한세율을 초과 과세한 세액도 외국납부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1-23 16: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