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시아의 제조업계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신 지표에서 주문과 생산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동시에 생산비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어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울 수 있다는 불안 또한 확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한국과 대만,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2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생산비 상승 부담으로 아시아의 제조업에 구름이 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조사에서 한국 PMI는 5월 5.16으로 지난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의 회복 때문으로 S&P마켓인텔리전스의 이코노미스트 조 헤이스는 한국의 제조업이 활기를 맞고 있으며 지속적인 생산 확장으로 앞으로 나올 신제품들로 인해 전망이 좋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5월 지분은행 PMI도 기업들의 사전생산용 재고 증가와 안정된 신규 주문 및 생산으로 인해 50.4로 반등하면서 1년만에 상승세를 보였으며 대만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도 올랐다. 중국도 5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51.7로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기확장을 가리켰다. 이날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당초의 4.0%에서 4.5%로 상향 조정하면서 포스트 코로나19 대유행 제조업의 활기와 수출중심 성장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메이뱅크의 이코노미스트 에리카 타이는 “아시아의 제조업 회복이 다달이 굳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아시아의 제조업 활기는 경제 성장을 받쳐줄 뿐만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불투명한 통화정책으로 생길 수 있는 시장 변동성 충격을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같은 거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제조업 지수 개선이 계속 이어질지는 판단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HSBC 이코노미스트 마이트레이 다스는 제조업체들로써는 현재 비용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P글로벌 이사 폴리애나 드리마는 “임금도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비 증가로 인해 5월에 가장 큰 폭으로 제품 가격이 올랐다”며 이는 수요 둔화 속에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는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이 생산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6-04 09:43:34【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 강원 경제가 제조업과 관광업 위주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최근 발표한 ‘강원특별자치도 실물경제동향’에 따르면 3월 강원 경제는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제조업과 관광 산업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화물차 통행량이 전년 동월대비 9.5% 줄며 감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관광은 3월 중 방문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1% 줄었으며 관광업 매출(신용카드 결제액 기준)도 전년 동월 대비 0.9% 소폭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전선, 의약품을 중심으로 30.8% 증가했으며 수입은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액은 설 연휴 효과 소멸, 골프장 매출 부진 등으로 2월 4.2%에서 3월 -0.5%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자동차 신규등록대수는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 전년 기저효과 등으로 2월 -22.2%에서 3월 -29%로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7% 감소한 81만명으로, 2월 0.7% 줄어든데 비해 감소 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취업자 수가 줄어 고용률은 61.3%로 1.5%p 하락했으며, 실업률은 3.4%로 0.4%p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2%p 상승하며 높은 오름세를 기록한 가운데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9.0% → 10.4%)과 석유류(-2.2% → 0.3%)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관계자는 “3월에는 관광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소폭으로 줄었고 고금리 지속 등으로 재화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04-23 15:57:02부산지역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25일 부산지역 제조업 현장리포트를 통해 2023년 4·4분기 부산지역의 제조업 생산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0.2% 줄어 16개 광역시도 중 서울을 제외하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내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 등 IT산업을 중심으로 상당폭 확대(+8.4%)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흐름도 지난해 4·4분기 중 제조업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13.7% 감소하는 등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자동차, 조선 등 기계·운송장비와 섬유제품 등 부산지역 대표 제조업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팬데믹 기간 중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의료정밀, 전자제품 등의 생산활동도 최근 들어 위축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지역의 유일한 완성차업체인 르노코리아의 주력 차종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규 모델 부재로 매출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면서 업황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내 관련 업체들의 생산과 수출도 지난해 4·4분기 중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3% 및 46.1% 각각 감소했다. 조선업은 풍부한 수주잔량에도 불구하고 인력난과 인건비·자재비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업체들의 자금상황 악화와 생산차질로 이어져 지난해 4·4분기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33.6%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섬유제품의 경우 지역 내 생산이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최근 경기둔화에 따른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 위축과 고물가에 따른 중국산 저가제품 수요 확대로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4·4분기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6.7% 감소했다. 의료정밀광학은 2010년대 이후 지역 내 생산이 계속 확대되어 왔고 팬데믹 이후에도 빠른 개선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치과용 임플란트 가격 하락,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부진 등으로 지난해 4·4분기 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46.5%나 줄었다. 전자제품 역시 최근 전방산업의 글로벌 수요 둔화로 생산이 크게 위축되며 지난해 4·4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42.4% 감소했다. 향후 부산지역 제조업은 국내 제조업 경기 호전과 함께 점차 개선 흐름을 보이겠지만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제조업이 글로벌 수요 반등에 따라 IT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부산은 관련 산업의 비중이 낮아 직접적인 영향은 작고, IT 부문 개선의 여타산업 파급에도 시차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고출하 순환도 상에서도 전국 제조업은 지난해 4·4분기 기준 회복·상승 국면에 진입한 반면, 부산의 경우 출하량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둔화·하강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국면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국내 경기 개선의 영향이 지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르노코리아 신차(오로라1) 출시, 조선업 자금난 완화, 선박 인도 본격화 등 긍정적 요인이 뒷받침되면서 업황 개선세가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전자제품, 기계장비도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시차를 두고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기업들과 지자체도 제조업 부진 장기화에 대응해 주력산업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생산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으며, 부산시 차원에서도 미래차산업 혁신성장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조선 부문에서도 친환경 중소형 선박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한은 부산본부는 "부산지역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지역 경제계와 지자체의 주력산업 체질 개선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지역경제의 성장모멘텀을 강화하고 지역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03-25 18:38:11[파이낸셜뉴스] 긴 불황에 빠졌던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상반기 침체했던 제조업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긍정론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종은 오히려 생산이 3분기 연속 줄어들면서 부진이 누적되고 있어서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전 분기보다 1.6%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 2022년 2·4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2·4분기부터 3분기째 증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은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이 거듭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0.9% 감소했다. 지난해 1·4분기 반짝 증가(1.2%)했지만 2·4분기부터 다시 3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1·4분기까지 부진했다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2··4분기 이후 생산 증가세가 확연한 전체 제조업 생산과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수출 감소로 인한 화장품 등 화학 제품 생산 위축과 1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른 생산 지연 등이 지난해 12월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정부는 분석했다. 전기차 재고 조정에 따른 이차전지 생산 감소, 자동차 부품사 파업 등도 지난해 2·4분기 이후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 업종 간 온도 차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중국·유럽 등의 더딘 경기 회복세 등이 반도체 외 일부 상품의 교역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생산을 제약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종의 부진은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 확산 지수에도 나타난다. 생산확산지수는 생산 증가·감소 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50 미만이면 감소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72개 광공업 업종 중 전달보다 생산이 증가하거나 비슷한 업종은 21개에 그쳤다. 반면 생산 증가·보합 업종 수의 2배가 넘는 51개 업종의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하면서 생산확산지수는 27.8로 내려앉았다. 전달(43.8)에 이어 두 달째 생산 증가업종 수가 감소업종 수에 못 미쳤다. 반도체 불황으로 제조업 부진이 극심했던 2022년 12월(1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중심으로 제조업 회복세가 가시화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도체에 편중된 제조업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 등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은 기술 격차를 벌릴 필요가 있다"라며 "기업이 신산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02-04 10:11:17지난해 경기 침체의 핵심으로 지목된 반도체 부문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늦어지며 산업 전반이 불가피한 부진을 겪은 것이 통계치로 확인됐다. 특히 제조업 부문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며 소비를 가리키는 소매판매와 기업의 설비투자 역시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만 정부는 12월 들어 회복세가 가시화되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1월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2020년=100)는 110.9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산업생산지수는 2021년 5.3% 증가한 이후로 3년 연속 오름세지만 반도체 부진으로 증가폭은 좁혀진 모양새다. 2022년동안 매달 전년동월 대비 3% 이상 성장을 기록하던 생산지수는 지난해 1·4분기 이후 꾸준히 3% 미만을 기록했다.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 생산이 연간 3.8%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3.9% 줄며 1998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며 2001년(-15.3%) 이후 25년 만의 첫 감소 전환이다. 코로나 이후 서비스업 회복세가 제조업의 부진을 일정 부분 만회했다. 도소매 등에서 소폭 감소를 보였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나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 2.9%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에서 줄었다. 전년(-0.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를 보였고, 감소폭도 더 벌어졌다.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설비 투자 역시 기업 실적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이 지표 상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설비 투자는 전년대비 5.5% 줄었다. 2019년(-5.6%) 이후 4년 만의 최대폭 감소다.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등에서 감소를 보였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토목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면서도 "부문별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소비는 전월 대비 줄어든 반면 생산과 투자는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2월 기준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투자도 5.5% 늘어나며 두달째 지속하던 내리막을 끊어냈다. 다만 소비를 가리키는 소매판매는 0.8% 하락하며 한달만에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부진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반도체 부문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개선(8.5%)과 연말 자동차 생산호조(4.7%)를 보이며 광공업 생산도 전월에 이어 0.6% 늘어났다. 다만 현재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p 떨어졌다.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1-31 18:15:19포스코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지하 전기실은 축구장 2개를 합한 것보다 넓다. 이 곳엔 고전압 변압기, 케이블 등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다. 숙련된 작업자들도 안전 점검 때면 신경이 곤두선다. 포스코와 LG전자가 손잡고 인공지능(AI) 모바일로봇 검증을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첫 실증에서 모바일로봇은 자율주행하며 화재 감시와 전력설비 원격 진단을 수행했다. 로봇에 열화상데이터 수집센서가 관제실로 실시간 전송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로봇·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인 제조기업들이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지난 2020년 전후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동시에 내용도 고도화되고 있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기술이 한층 발전한 게 배경이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개선, 조직구성원들의 수용성도 높아져 제조·서비스 등 전 산업부문에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AI·디지털트윈, 기업들이 주도 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 생산인구 감소 등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주요 제조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전담, AI 총괄부서 등을 신설하고 관련 예산도 늘리는 추세다. 우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초기 단계를 통과했다.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온·오프라인 통합형 전환 △디지털 트윈(현실의 기계 등을 가상 구현) 기술로 확장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모델 도입이다. 일례로 국가 기간산업인 석유화학 공장, 조선소 등에선 디지털 트윈이 일부 실현되고 있다. GS칼텍스 여수공장 등 정유공장의 경우 생산 계획부터 탄소 배출·에너지 절감, 설비 운영·관리, 안전사고 예방 등으로 디지털트윈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로 운전을 최적화하고 밀폐된 공간에선 질식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임무를 일부 수행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했다. 공정이 방대한 완성차 및 부품, 전장 업계도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다.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 부품 개발부터 AI 플랫폼이 활용된다. 축적되는 데이터를 부품 설계·제조 및 판매·관리·AS 등 다양한 공정에 적용, 개발 속도 및 품질을 높인다. 정순인 LG전자 VS(전장부품솔루션)사업본부 책임연구원은 "미래 자동차는 고성능 칩, 소프트웨어가 차를 통합 제어한다"며 "설계·개발·검증·유지까지 신속·정확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지능화, 자동화, 초연결 등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전환은 산업 간 융복합을 촉진,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영역의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조업 디지털 전환 고도화 가속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국내 대표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나노 단위까지 시뮬레이션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 제품개발 전 과정에서 성능 및 결함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SK그룹은 제조 현장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한다. 이를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완공한 최첨단 로봇·AI 기술이 적용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여러 모빌리티를 동시에 생산하는 '셀(cell)'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것"이라며 "이곳에서 개발·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전 세계 공장으로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스마트 고로 등 디지털 전환을 전사적으로 실현 중이다. 작년 4월 AI 기술을 활용한 쇳물 예비처리 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상용화한 것도 그중 하나다. 숙련공이 육안, 경험으로 하던 작업을 AI 영상인식 시스템이 최적의 경로로 쇳물의 슬래그를 제거하는 스마트팩토리의 한 장면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설계·제조 등 모든 공정에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스마트조선소 프로젝트(FOS·Future of Shipyard)를 3단계로 추진 중이다. 현재 1단계로 가상조선소(Twin FOS)를 고도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부터 항공화물 종이 운송장을 디지털 문서로 바꾸는 전자항공 운송장을 의무 시행한다. 한화솔루션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화학물질 데이터로 화학식을 이해할 수 있는 초거대 AI를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소재 후보 물질의 화학적 특성을 빠른 속도로 예측, 상업화 기간을 대폭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최종근 김준석 권준호 기자
2024-01-01 18:45:05[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경기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다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쳐지면서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을 발간했다. 정부는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의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경기흐름에 대한 정부 진단은 지난 7월까지 6개월 연속 '둔화'였다. 하지만 8월부터 경기 둔화 흐름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 정부는 반도체 등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이 반등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 8월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 기준)는 한달 전보다 5.6% 상승해 3개월 만에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가 13.4% 크게 반등했다. 지난 3·4분기 수출은 1년 전보다 9.8% 감소했다. 수출이 분기 기준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4·4분기(-10.0%) 이후 최저 감소율이다. 서비스업 생산과 고용 등 양호한 내수 흐름도 이어졌다. 8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늘어 3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봤다. 9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3.3달러로 8월(86.5달러)보다 높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감산 연장과 러시아의 석유제품 수출제한 조치 등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따라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상승해 전월(3.4%)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충돌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3-10-13 10:19:54[파이낸셜뉴스] 올해 2·4분기 지역경제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지난분기에 비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자동차·조선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진 등이 계속돼 지난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수요가 확대되고 소비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며 향후 지역경제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6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중 지역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보합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자동차와 조선 업황이 좋았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됐고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따른 파급효과도 늦어지면서 제조업 생산이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서비스업 생산도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하면서 보합세였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강원권, 대경권이 전분기대비 보합세였다. 특히 대경권은 전분기 '큰 폭 개선'을 보였지만 2·4분기에는 보합세에 그쳤다. 충청권과 동남권은 소폭 개선돼 장기평균 수준의 성장을 보였다. 1·4분 경기가 개선됐던 호남권은 소폭 악화로 돌아섰고, 제주권은 전분기에 이어 경기가 소폭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향후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생산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향후 반도체 부진이 느리게나마 완화되고 주요국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2·4분기에 비해 제조업 생산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라며 "서비스업은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고 서비스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4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4분기 중 보합세를 보였던 민간소비와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간소비는 재화소비 감소로 서비스 소비가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양호한 고용과 가계소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일평균 수출도 2·4분기에는 반도체 등 IT업종 부진으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지만, IT경기 회복과 중국 리오프닝 파급 효과로 소폭 증가할 수 있다. 2·4분기 중 호남권과 충청권의 수출이 전분기대비 감소했고 동남권과 강원권은 증가했었다. 보합세였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친환경 전환 수요에 대응한 투자가 이어졌지만 반도체 관련 투자 축소로 보합세를 보였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등 IT업종 투자 축소 기조가 이어지면서 향후에도 설비투자가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건설투자도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4분기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착공면적이 줄어들면서 민간부문 투자가 소폭 감소했다"면서 "부동산 경기 둔화, SOC 예산 축소 등으로 향후 2·4분기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26 14:30:49[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국내 생산이 전월보다 1.4% 줄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소비 역시 2.3% 줄었고 투자는 0.9%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관련 통계가 포함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100)로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1.5%)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였던 생산활동은 다시 꺾인 모양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 11월(-0.5%)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1%), 1월(0.0%), 2월(1.0%) 3월(1.2%)로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자·통신을 제외한 제조업 생산이 1.7% 줄면서 전체 생산 위축을 이끌었다. 특히 제조업 재고율은 130.4로 1985년부터 관련 통계 수치가 나오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전월 대비로는 13.2%p 상승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었다. 지난 3월 5.3% 증가 후 한달 만에 감소세 전환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감소해 전월(-0.5%)보다는 감소폭이 둔화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3% 감소했다. 지난해 11월(-2.3%) 이후 최대폭 감소다. 지난 2월(5.1%) 깜짝 강세를 보였던 소매판매 증가세가 지난달(0.1%) 둔화했다가 감소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가 1.7%, 의복 등 준내구재가 6.3%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역시 1.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9% 증가해 한달 만에 반등했다. 기계류(-0.6%)에서 투자가 줄었으나 항공기 등 운송장비(5.9%)에서 투자가 늘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p 상승한 99.9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한 98을 나타냈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 흐름이 어려운 상태인 것 같다"며 "정부도 상저하고로 전망했으나 올라가는 시점에 대해 여러가지로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5-31 08:24:16[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국내 생산이 전월보다 1.4% 감소하면서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소비 역시 2.3% 줄었고 투자는 0.9%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관련 통계가 포함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100)로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1.5%)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 11월(-0.5%)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1%), 1월(0.0%), 2월(1.0%) 3월(1.2%)로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30.4로 1985년부터 관련 통계 수치가 나오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전월 대비로는 13.2%p 상승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3% 감소했다. 소비 역시 지난 2월(5.1%), 3월(0.1%)에 2개월 연속 증가세였으나 이번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9% 증가해 한달 만에 반등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p 상승한 99.9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한 98을 나타냈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0월 제자리걸음을 한 이후 11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5-31 08: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