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지인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사기를 저질러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7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김재은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70)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여 약 1억4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021년 3월경 이씨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A씨에게 "조상 것이던 아버지 명의의 땅을 경북 김천에 찾았는데, 묘소 이장 및 등기 비용으로 500만원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주면 등기 이전 후 땅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아 돈을 갚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A씨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이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A씨로부터 2022년 9월까지 총 31회에 걸쳐 1억1067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이씨는 2021년 12월경 A씨에게 "신용카드를 빌려주면 현금서비스를 받아 급전으로 사용하고 기존 결제 기한이 임박한 카드 대금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등의 거짓말로 2022년 8월까지 356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해 편취한 금액이 약 1억4500만 원에 이르고 있음에도,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누범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러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해액 일부를 변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민사소송에서 조정이 성립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5-03-02 18:06:07[파이낸셜뉴스] 임신한 며느리가 난산의 위험으로 제왕절개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시어머니가 조상 묘를 찾아가 무릎 꿇고 빈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극성인 시어머니와 그 사이에서 처신을 제대로 못하는 남편 때문에 이혼을 고민 중이다. 제보자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예비 시댁에 내려갔는데, 시어머니가 뒷산으로 끌고 가더니 조상들에게 먼저 인사를 올리라고 절을 시켰다"라며 "제가 남편보다 3살 연상인데 무심코 이름을 불렀다가 꾸짖음을 당하기도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결혼한 지 한 달 만에 떠난 가족 여행에서 한의원에 끌려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시어머니가 "여기가 아들 낳게 해주는 유명한 곳"이라며 "시부모님 성화에 하루 종일 줄 서서 겨우 진료 받았는데, 약값을 내주신다더니 정작 계산할 땐 뒤로 빠져서 모른 척하셨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후에는 시어머니가 매일 연락해 한약을 먹었는지 확인했다면서 "인증 사진 보내라 하시고, (한약을) 몇 개 먹었는지 체크까지 하셨다. 그리고 얼마 뒤 임신했는데 기쁨은 잠시였다"라고 토로했다. 제보자 A씨는 난산의 위험 때문에 제왕절개 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며칠 뒤 소식을 접한 시어머니가 A씨에게 전화해 '우리 사전엔 절대 제왕절개 없다. 무조건 자연분만하라'라고 소리 지르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출산 당일 몸 상태가 좋아져서 자연분만했다. 다만 이후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알고 보니 시어머니는 A씨가 제왕절개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며칠 째 울다가 조상 묘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제발 우리 며느리 자연분만 좀 시켜달라. 제왕절개는 안 된다"라고 소원까지 빌었다고 한다. A씨는 이 내용을 시아버지에게 들었고 그는 "이것을 시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얘기해서 너무 소름 끼쳤다"면서 "남편은 며느리랑 손주 사랑이 지나쳐서 그런 거라며 시어머니 편만 들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탈 호소하는 며느리 '꾀병'으로 의심하기도 그런가 하면 A씨는 배탈이 났을 때 꾀병으로 의심받은 적도 있었다. 그는 "시부모님이 일을 도와달라고 해서 서울에서 차 타고 가는데 배탈이 났다. 차 안에서 구토할 정도로 아파 결국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인근 병원으로 갔다"라며 "치료받고 조금 괜찮아졌는데, 병원에서 친정 부모님 댁까지 30분 거리였다. 몸도 아파서 가서 쉬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꾀병 부리지 말라'라며 화를 냈다"라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시어머니는 사돈 댁에 전화해 "당신 딸이 시어머니 머리 꼭대기에서 놀라고 살살 거짓말한다. 거짓말쟁이 며느리 필요 없다. 지금이라도 우리 아들한테 시집오겠다는 여자들 줄 섰으니까 필요없다"라고 막말을 했다. 참다 못한 A씨는 남편에게 "이대로는 시댁에 못 가니까 당신 혼자 가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남편은 "정말 안 올 거냐? 솔직히 꾀병 아니냐? 아프다는 사람이 친정 가니까 어떻게 하루 만에 낫냐"라며 시어머니와 똑같이 그를 의심했다. "내 편 들어주지도 않고 화가 나서 못 살겠다" 제보자 A씨는 "시어머니도 모자라서 남편까지 그러더라. 내 편을 들어주지도 않고 화가 나서 못 살겠다. 이혼하자고 했는데, 남편은 '그 정도로는 이혼 사유도 안 된다. 법원에서 안 받아준다'라고 하더라"라며 "시어머니한테 사과 받고 이혼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질문했다.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최근에 이렇게 막말하거나 고부 갈등이 심각한 사안일 때 이혼 가능한 경우도 있다"라며 "A씨 사연의 경우, 시댁의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 많다.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냈다. 양지열 변호사는 "우리 법에 정해놓은 이혼 사유가 있다. 원칙적으로 거기에 해당해야 이혼할 수 있는 게 기존 법원의 입장이었다면 최근에는 한 사람이라도 도저히 못 살겠다고 하면 이혼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자주 있는 편"이라며 "남편부터 반성해야 한다. 아이 낳은 지 얼마 안 된 아픈 아내에게 꾀병이라고 하는 남편이 어디 있냐. 남편이 반성하지 않는 이상 판사가 안 봐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13 10:13:27[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는 사망한 조상 명의의 토지 현황을 찾아주는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시행하여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는 후손들이 조상의 토지 소유현황을 알지 못할 경우, 상속인에게 토지 소재 정보를 제공해 재산권 행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행중인 제도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9831명이 신청한 1만2106필지(11,073,295.8㎡)를 찾아 토지 소유현황을 조회해 그 중 3197명이 조상의 숨은 땅 7543필지(831만4075㎡)를 발견한 바 있다. 이를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인 23만2146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1조9400억여원에 달하는 규모에 이른다는 것이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서초구는 법원 등 다양한 유관기관들이 밀집되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집중되고 있지만 정확한 지적 전산자료를 신속·안전하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여러 차례 관련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조상 토지의 정확한 소유 관계(등기부 등본)와 위치를 신뢰할 수 있도록 고품질 지적 정보를 무료로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상속 재산 확인에 필요한 민원 서류 발급 비용을 절감하고, 현장을 방문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주민들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는 토지 소재 지역과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조회 가능하며, 부동산정보과에 직접 방문 신청하는 방법과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2008년 이전 사망자에 대해서는 직접 방문 신청만 가능하다. 방문 신청 시에는 본인 신분증과 조상의 제적등본,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상속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준비하여 서초구청 부동산정보과로 방문하면 된다. 또한 온라인 신청 시에는 2008년 1월 1일 이후 사망한 부모, 배우자, 자녀의 토지로 조회대상이 한정되며, 사망자 기준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를 전자문서로 첨부해 정부24누리집, K-Geo 플랫폼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소유자가 사망 후 정리되지 않은 토지가 방치된 사례가 빈번하다”며 “구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조상땅 찾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5-01-12 13:53:42[파이낸셜뉴스] 한 개발업체가 충북 청주시 개신동 구룡공원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문중의 동의 없이 조상 묘를 파헤쳐 논란이 됐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구룡개발 주식회사는 지난 2020년 도시계획시설인 흥덕구 개신동 구룡근린공원 1구역(35만㎡)을 민간 공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특례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으로 사업 용지의 70%는 공원 시설로, 나머지 30%는 공동주택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문제는 개발 과정에서 A씨 조상 묘 6기가 파헤쳐졌다는 점이다. 2기는 지난해 7월, 4기는 지난달 파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연고자가 있는 묘지를 무연분묘로 판단해 분묘개장 절차를 밟아 화장한 것. 업체 측은 현장 조사 때 해당 무덤 주변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연고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 이 같은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한 유골은 공원 인근 봉안당에 안치됐다. 후손인 A씨는 뉴시스에 "조상님 12명이 2명씩 합장된 묘 6기가 한순간에 사라졌지만, 공원 개발 업체나 장묘 업체 측은 해명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원래대로 복구하지 않으면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파묘를 한 업체는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말처럼 원상복구가 쉽지 않은 만큼 업체 측은 후손들과 협의를 통해 보상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5-29 14:25:12모란흠향(牡丹歆饗). 방금 열린 모란꽃 봉오리 속으로 들어간 벌 한 마리가 나오지 않는다. 가까이 코를 대고 들여다보니 꽃술들 가운데 나둥그러진 벌 한 마리. 모란 향에 기절했다. 마당에 핀 모란이 재건축 과정에서 용케 살아남아서 스무 송이나 꽃봉오리를 맺었다. 개나리가 옆에서 노랑 꽃잎을 아직도 달고 있는데. 자연의 혼돈이 목전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본다. 모란의 시계가 자연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다. 선거판의 혼돈은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잡을 것이지만, 자연의 혼돈은 어느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 것인가? 아무도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 혼돈의 정도를 말해주는 지표다. 40년 전부터 나는 이러한 문제를 강연과 논문으로 소리 높여 거론했다. 자연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삶을 모델로 살아보자는 일종의 생태환경운동이었다. 30년 전에는 '똥이 자원이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얘기냐"는 항의도 끊임없었고, '똥'을 입에 담는다는 조롱도 어지간히 뒤따랐다. 그래서 20년 전에는 다시 '똥도 자원이라니까'라는 제목의 책을 발행했다. 전자는 출판사 사장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지만, 후자의 출판사 대표는 난색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자연질서를 거스르는 삶이 가져올 파탄이 우리 집 마당에서만이 아니라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총체적인 자연에서 드러나 있다. 일부에서는 '지구탈출' 시험들을 하고 있지만, 그것도 모두 돈방석에 앉은 자들의 돈놀음일 뿐. 인류에게 적용되는 것은 무상(無常)과 필멸의 질서다. 군비경쟁과 인공위성 제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엔트로피는 생각도 않는 것이 세계 과학계의 현실이 아닌가. 그 돈이면, 살림살이의 터전이 눈앞에서 수몰로 진행되고 있는 태평양 섬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을 텐데. 학생들과 함께 뉴기니 섬을 찾은 적이 있다. 한반도의 3.5배나 되는 거대한 섬은 유럽이 식민지를 확장하던 시기 책상 위에서 삼등분으로 나뉘었고, 네덜란드와 독일 그리고 영국 차지가 되면서 외부지배의 가시밭길 역사가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부분적으로 점령했던 일본은 이 섬을 신야마토(新大和)라고 작명하는 포부도 보였다. 태평양을 '대동아해'라고 개명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었다. 이 섬은 토레스해협을 격하여 호주 대륙과 마주 보고 있다. 그 토레스해협의 가운데 위치한 트로브리안드 섬에서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 인류학자 말리노브스키의 명작이 탄생했다. 내가 간 곳은 그 반대편 동북쪽의 비악섬이었다. 파푸아로 불리는 이 지역은 무장독립단체(OPM)의 활동을 탄압하는 인도네시아 군대가 주둔하는 곳이었다. 해변을 끼고 있는 마을의 풍광은 야자수 그늘이 울창하고,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스럽게 보였다. 그곳 마을에서 여아가 탄생하면서, 아내의 이름을 여아의 이름으로 승계받아도 좋겠는가 하는 요청이 있었다. 학교 선생님인 움베르또의 딸 이름이 '누미'다. 이제 14세가 되었을 것이다. 해변가의 도로변으로 돌 무더기들이 쌓여 있었고, 한쪽에서는 긴 모래사장에 돌담 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정부가 시멘트를 보조해주고, 주민들이 동원돼 산으로부터 돌을 운반하고 인부들이 해안벽을 치고 있었다. 파도가 센 날은 바닷물이 마을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다. 파푸아 사람들의 묘지는 집 주변의 마당이다. 오래전 작고한 조부모의 묘소와 최근 사망한 부모님 묘소들이 마당에 즐비하다. 밤에는 묘소마다 등불을 밝힌다. 그것이 악령 출현을 막기 위한 방법이란다. '까르와르'로 불리는 악령은 잘못된 조상신이라고.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까르와르'는 개의 행동에 의해서 인지된다. 개는 '까르와르'를 볼 수 있다고. 그래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은 거의 자동적으로 "아, 까르와르!"라고 소곤대면서 몸을 움츠리는 시늉을 했다. 조상 묘소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공간에 함께 있다. 묘소 주변은 시멘트로 되어 있고, 무덤과 무덤 사이에 밧줄을 걸어서 빨래를 널기도 하고, 아이들은 묘소 주변을 뛰어다니면서 숨바꼭질도 한다. 일상생활의 공간에서 함께 살고 있는 '죽은 자'의 집인 묘소가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해수면 상승이 원인이고, 그렇게 해서 올라오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서 길고 긴 해안가에 돌담 시멘트를 구축하고 있었다. 태평양에 산재한 섬들 중에서도 바누아투 쪽이 해수면 상승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섬의 3분의 1이 잠기기 시작했다고 바누아투 총리가 유엔에 호소한 지가 오래되었다. 비악 사람들은 "산 사람은 산으로라도 도망을 가면 되지만, 조상들은 그대로 수장될 운명"이라고 한탄한다. 수장된 조상의 까르와르들은 악령으로 돌변할 것이고, 악령에 시달려야 할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암담한 미래다. 파푸아 사람들은 그야말로 자연에 해를 끼치면서 살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들의 살림살이는 탄소의 '탄'자도 모르는 방식이다. 기름때가 바닷가의 돌바위에 여기저기 시커멓게 달라붙었다. 태평양을 지나는 선박들과 해상사고로부터 방출된 기름들이 파푸아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위협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의 살림살이 방식이 저지른 죄과를 엉뚱한 파푸아 사람들이 받고 있다. 알래스카의 이누이트도, 히말라야의 네팔과 랩랜드의 사미 사람들도, 아마존의 인디오들도 모두 기름 한 방울 안 만져보고 기후변화의 일차 피해자가 되어 버렸다. 서울의 누미가 비악의 누미를 생각한다. 모란흠향이 한 달이나 빨라진 서울 살림을 걱정하는 것이나, 비악 마을의 무덤들이 수장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나 다 부자들의 탄소배출 때문에 일어난 결과인데. 이렇게 잘못 돌아가는 문제는 누구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어 가고 있는 현상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고, 피해자도 속속 확인됐다. 피해보상을 위한 입법체계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가진 자'들의 행패를 바라보면서 속수무책인 나를 한탄한들 무슨 소용일까. 그래, 우리는 '법대로' 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입증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도 분명하게 확정된 상태이거늘, 입법체계의 한계를 저주만 하고 있을쏘냐. 국제법이라는 법체계가 적용될 수 없는 대상이라면 우주법이나 세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인류일원론과 공생론에 대한 철학 빈곤의 비극이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5-13 18:24:43#. 파주에 사는 C씨의 집에 변호사가 찾아왔다. 변호사는 C씨에게 "조부께서 남기고 가신 땅이 있으니 찾아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으나 상속된 땅이 있다고 변호사가 말을 하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사건위임계약을 체결했다. 사건위임계약이 체결되고 2년이 지났을 무렵에 변호사로부터 조부의 땅에 대해 소유권을 확인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때마침 그 땅은 지자체에서 도로편입을 이유로 수용 중이었다. 때문에 C씨는 지자체로부터 토지수용보상금 명목으로 8억원을 받게 됐다. 나도 모르는 조상 땅이 어떻게 상속된 것일까. 시간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C씨의 조부 A씨는 1890년경 출생했고, 번 돈으로 땅을 매수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제는 토지조사사업을 벌이는데, A씨의 땅은 토지조사부에 기재됐다. 이후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A씨는 전쟁중 사망했다. A씨는 사망 당시 배우자와 슬하에 아들 3명, 딸 2명을 두고 있었다. 1950년에 사망한 A씨의 재산은 의용민법에 따라 상속이 된다. 의용민법은 우리나라 민법이 시행되기 전인 1912년부터 1959년까지 조선민사령 제1조에 의해 한국에서 사용됐던 일본민법을 말한다.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시에 상속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의용민법에 따를 때 피상속인의 모든 재산은 장남에게 상속된다. 현재 상속제도와는 많이 다르다. 의용민법에 따라 A씨의 장남 B씨에게 모든 재산이 상속됐다. 하지만 B씨는 당시 너무 어려 부친 A씨의 땅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 전쟁이 끝나고 1960년 1월 1일에 이르러 대한민국은 부동산등기법을 시행했다. B씨는 상속받은 땅을 까맣게 잊고 부동산보존등기를 하지 못했다. 부동산보존등기가 없는 땅은 '주인은 있지만 주인없는 땅'으로 남는다. 그러던 중 아버지 A씨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은 장남 B씨는 2019년에 이르러 노환으로 사망하게 된다. 장남 B씨의 상속인은 딸 C씨가 전부다. 즉, A씨의 땅은 손녀인 C씨가 모두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보존등기가 없는 미등기인 땅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조상 땅 찾기'를 쳐보면 미등기 땅을 사정받은 사람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단서로 자신의 조상이 남겨준 땅을 찾을 수 있다. wschoi@fnnews.com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4-15 18:32:51[파이낸셜뉴스]#. 파주에 사는 C씨의 집에 변호사가 찾아왔다. 변호사는 C씨에게 “조부께서 남기고 가신 땅이 있으니 찾아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으나 상속된 땅이 있다고 변호사가 말을 하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사건위임계약을 체결했다. 사건위임계약이 체결되고 2년이 지났을 무렵에 변호사로부터 조부의 땅에 대해 소유권을 확인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때마침 그 땅은 지자체에서 도로편입을 이유로 수용 중이었다. 때문에 C씨는 지자체로부터 토지수용보상금 명목으로 8억원을 받게 됐다. 나도 모르는 조상 땅이 어떻게 상속된 것일까. 시간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C씨의 조부 A씨는 1890년경 출생했고, 번 돈으로 땅을 매수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제는 토지조사사업을 벌이는데, A씨의 땅은 토지조사부에 기재됐다. 이후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A씨는 전쟁중 사망했다. A씨는 사망 당시 배우자와 슬하에 아들 3명, 딸 2명을 두고 있었다. 1950년에 사망한 A씨의 재산은 의용민법에 따라 상속이 된다. 의용민법은 우리나라 민법이 시행되기 전인 1912년부터 1959년까지 조선민사령 제1조에 의해 한국에서 사용됐던 일본민법을 말한다.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시에 상속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의용민법에 따를 때 피상속인의 모든 재산은 장남에게 상속된다. 현재 상속제도와는 많이 다르다. 의용민법에 따라 A씨의 장남 B씨에게 모든 재산이 상속됐다. 하지만 B씨는 당시 너무 어려 부친 A씨의 땅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 전쟁이 끝나고 1960년 1월 1일에 이르러 대한민국은 부동산등기법을 시행했다. B씨는 상속받은 땅을 까맣게 잊고 부동산보존등기를 하지 못했다. 부동산보존등기가 없는 땅은 ‘주인은 있지만 주인없는 땅’으로 남는다. 그러던 중 아버지 A씨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은 장남 B씨는 2019년에 이르러 노환으로 사망하게 된다. 장남 B씨의 상속인은 딸 C씨가 전부다. 즉, A씨의 땅은 손녀인 C씨가 모두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보존등기가 없는 미등기인 땅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조상 땅 찾기'를 쳐보면 미등기 땅을 사정받은 사람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단서로 자신의 조상이 남겨준 땅을 찾을 수 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4-15 15:24:31【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총 5만4000여건의 토지정보 조회 신청을 받아 2881만7656필지의 토지정보를 도민과 공공기관 등에 제공해 재산권 행사에 기여했다고 20일 밝혔다. 먼저 도는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통해 본인 또는 상속인이 신청한 5만447건에 대해 2만400여명이 소유하고 있는 7만1660필지(약 64㎢) 토지정보를 제공했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는 법적 상속권이 있는 사람이 조상의 토지 위치, 지번을 알지 못하는 경우와 상속인이 이미 알고 있어도 피상속인 명의의 재산목록을 확인하기 위해 안심상속 행정서비스를 이용해 신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안산시에 거주하는 도민이 현재 사망한 증조부 명의로 된 토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 지인의 권유로 조상땅찾기를 신청했고, 전라남도 나주시와 화순군 일대 지목이 전(田), 임야인 토지 6필지, 2만6278㎡를 찾은 사례가 있었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는 토지 위치와 관계없이 전국 시도 및 시·군·구청 지적 관련 부서 방문을 통해 신청하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본인의 경우 신분증을, 대리인은 위임장과 위임자의 신분증 사본을, 사망자의 상속인인 경우에는 상속인임을 증명하는 서류(제적등본,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를 제출하면 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이 수사, 임금채권 보장, 병역감면 대상자 결정, 과태료 체납자 압류 등을 위해 신청한 3347건에 대해서도 24만9000여명이 소유하고 있는 2874만5996필지(1만9056㎢)의 토지정보를 제공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2-20 08:35:44[파이낸셜뉴스] 상견례를 앞둔 여자친구의 외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남성이 전 예비신부와 여동생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여자친구와 이별했다고 밝혔다. A씨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조상님에게 도움을 받은 남자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A 씨는 "많은 분들에게 관계 정리에 대한 물음과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글을 남기게됐다"고 밝히며 "우선 자매에게 사과는 충분히 받았다. 처제의 언행에 화가 많이 났지만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그 여동생과의 관계는 다 정리했다는 A씨는 "결혼이라는 인생의 목표가 사라지니 다른 인생의 재미를 찾으려고 한다"면서 "이렇게 큰 이슈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용기를 냈기에 위로도 받고 많은 인생의 조언들을 들을 수 있어서 힘이 됐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하늘이 주신 제2의 인생을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가자'라는 인상 깊었던 위로의 말을 소개하며 "조상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속삭이듯 들린 목소리의 남성(전 여자친구의 외도 상대)을 처음엔 원망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니 저를 도와준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분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앞서 2주후 상견례를 앞두고 여자친구 B씨가 예비처제 C씨의 지인과 거짓말을 한뒤 술자리를 가지던 중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A씨는 당시 여자친구가 휴대폰 통화 후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자동녹음으로 저장된 주변 소리 등을 확실한 물증으로 잡고 이튿날 자매에게 관련 내용을 물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음성에는 '남자친구야?', '일단 옷 벗어'라는 남자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이에 A씨는 거짓말과 외도에 대해 추궁했지만 오히려 A씨는 이들 자매에게 욕설과 협박까지 받은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1-27 23:18:15[파이낸셜뉴스] 신한카드가 사내벤처 추모 플랫폼 '조상님복덕방'을 통해 국내 추모 문화 변화에 앞장설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현대사회에 맞는 새로운 추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상님복덕방’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신한카드 사내벤처 ‘메모리올’이 론칭한 ‘조상님복덕방’은 묘소의 이장·개장 뿐만 아니라 벌초 대행, 추모공원 검색 등 추모와 관련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조상님복덕방은 기존 묘소를 관리가 쉬운 곳으로 옮기거나 묘를 합쳐 가족묘로 조성할 때 필요한 절차와 비용 등을 온라인에서 신청하고 상담한다. 또 상황에 맞는 추모공원 추천부터 추모공원 상담, 방문, 계약까지 전문 담당자가 무료 동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벌초 대행 서비스, 디지털 병풍 서비스, 지방(紙榜) 파일 제공, 한지에 인쇄된 지방 배송 서비스 등도 제공될 예정이다. 조상님복덕방은 장기적으로 추모 시장에서 카드결제를 확대하고 분납이나 정기적인 구독 결제를 통해 소비자 체감 비용도 낮출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초고령화 시대의 인구구조 변화 추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과제를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도출하는 등 선제적으로 미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사내벤처의 추모 종합 플랫폼을 통해 시니어 고객층이 필요한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에 맞춰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사내벤처 활성화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이 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해 신한카드만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3-08-29 11:5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