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형편이 어려운 지인을 상대로 연이율 1500%에 돈을 빌려준 뒤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갈, 협박을 일삼은 이른바 'MZ조폭' 일당이 검거됐다. 13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불법대부업·불법채권추심을 한 주범 A씨를 비롯해 20∼30대 남성 4명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공동공갈·공동협박 등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3월 치료를 위해 찾은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해 옷을 찢고 병원을 배회하며 소란을 피우고 응급실 자동문을 밀어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응급의료법 위반)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 중 A씨 등 2명은 2021년부터 지난 4월까지 코로나19로 홀덤펍 경영이 어려워진 피해자에게 300만∼500만원씩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30% 이자를 붙여 상환케 하는 불법 대부업을 했다. 빌려준 금액은 5000만원가량이다. 이후 이들 일당은 피해자가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여자친구를 찾아가 섬에 팔아 버리겠다. 나는 빵(교도소)에 가봤자 금방 나오고 아니면 후배를 시켜 반드시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리겠다"라고 협박했으며 피해자의 부모를 여러 차례 찾아가 위치를 묻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 피해자는 A씨 등의 계속되는 변제 협박에 극심한 공포를 느껴 지난 4월 말께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이후 정신과 치료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서울 서남부권에서 MZ 조폭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불법대부업과 불법채권추심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 지급 등 보복에 대비한 조치를 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피의자 1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선 구치소에 수감된 다른 조직원이 일본 야쿠자를 숭배하고 일반 시민을 '하등 생물'이라고 칭하며 학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편지를 보낸 것을 확인해 압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물가와 금리상승 등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서민들과 병원 등 사회필수시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폭력·금융범죄를 근절하고, 특히 조폭과 연계된 모든 범지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13 14:31:51[편집자주] 허위사실과 왜곡된 정보가 ‘가짜뉴스’라는 이름을 달고 우리사회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이해관계가 첨예한 학계·언론·정치권은 '가짜뉴스'의 범위와 본질 규정을 놓고 수년째 논쟁만 지속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는 빠르게 발전하는 허위·왜곡정보 기술에 비해 턱없이 더딘 가짜뉴스 대책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짚어내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담아 4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파이낸셜뉴스] 가짜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온라인상에 각종 거짓 정보가 확산하면서, 가짜뉴스가 아예 전쟁 중 무기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내용과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으로 급격하게 확산한다. 자극적 가짜뉴스로 시민 불안 '가중' 최근 국내에서는 다중 밀집 장소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자 이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SNS에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역에서 칼부림'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이 붙은 게시물이 확산했는데, 존재하지도 않는 행정구역이 언급되는 등 대부분 근거 없는 허위 정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엑스(X·옛 트위터) 및 각종 SNS에 올라온 '강북구청 앞에서 칼부림 났다'는 제목의 글에는 옷에 피가 묻은 남성의 사진이 첨부되기도 했다. 게시물 댓글에는 '여성 2명은 온몸에 피가 묻었다' 등의 구체적 상황 설명까지 달렸다. 하지만 이는 사진 속 남성이 자해를 한 것을 칼부림으로 오인한 거짓 정보였다. 이 같은 가짜뉴스에 시민들의 공포감은 커졌고 이에 대응하는 경찰력도 낭비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 분열시키는 '정치적' 가짜뉴스 지난 7월 서이초등학교 여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여당 3선 의원이 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됐다.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입만 열면 가짜뉴스를 떠벌리는 '거짓말 제조기' 김어준씨가 서울 모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그 원인 제공자가 국민의힘 3선 의원이라는 거짓말을 너무나 뻔뻔스럽게 해댔다"라며 "가짜뉴스가 마구 퍼져 당사자에게는 회복불능의 피해를 끼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결국 여당은 야권인사인 김씨의 허위사실 유포로 촉발된 '가짜뉴스' 논란에 대한 공세를 더불어민주당에까지 확장하면서, 가짜뉴스가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현금 20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박철민씨에게는 실형이 선고됐다. 당시 박씨는 현금다발 사진을 SNS 사진에 올렸는데, 이 사진은 박씨의 사업 홍보용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유튜브 등 SNS에는 이미 이 대표의 조폭연루설을 기정사실화하는 취지의 가짜뉴스가 쏟아졌다. 전쟁판 뒤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 해외도 마찬가지다. 외신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큼 눈길을 끄는 가짜뉴스가 SNS를 장악했다. 특히 가짜뉴스가 상대방을 비방하고 전황을 교란, 자신들 쪽으로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심리전의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전쟁판을 뒤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지난 10월 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에서 폭발 참사가 발생하자 하마스는 이스라엘 소행으로 주장했다. 다수 외신도 하마스 주장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후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분노가 들불처럼 일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자국군의 공습 흔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들이 로켓 발사 실패와 관련해 대화하는 감청 정보까지 공개했다. 그제야 외신들도 자사 보도의 실수를 인정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앞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다음 날인 지난 10월 8일에는 ‘하마스 군인이 이스라엘 헬리콥터를 격추했다’는 내용으로 한 영상이 엑스에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270만명이 조회하고 1만명이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이는 비디오 게임 ‘아르마3’을 연출한 장면이라는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AP통신은 이러한 가짜뉴스를 가리켜 "전 세계인이 허구와 사실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라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일상 속 파고든 가짜뉴스…저커버그 패션쇼·교황 롱패딩 광고 수익을 노리고 일명 '클릭 유발'을 위해 생성된 가짜뉴스도 있다. 지난 4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의 패션쇼 장면은 사흘 만에 SNS에서 100만 조회 수를 넘기며 큰 관심을 얻었다. 패션쇼 사진을 보면 저커버그가 분홍색 점퍼와 바지에 신발까지 분홍으로 맞춰 패션쇼 무대에 섰다. 은색 목걸이를 한 채 선글라스까지 멋스럽게 곁들였다. 이보다 앞서 교황이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풍의 순백 롱패딩을 입고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광장을 산책하는 모습의 사진도 확산했다. 이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힙하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2600만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 이미지 모두 AI 미드저니(Midjourney)가 생성해낸 가짜였다. 미드저니 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료 평가판'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누리꾼들은 "고도의 마케팅 기법이 의심된다"라며 혀를 찼다. 이처럼 가짜뉴스는 경제적 이득을 노리거나 혐오 정서를 선동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나라별로 가짜뉴스의 성향은 다를 수 있지만 어딘가에 편승해서 이익을 취하려는 '거짓'이라는 점에선 동일하다. "무비판적으로 정보 퍼 나르는 것 멈춰야" 왜곡된 정보 확산 등에 대해 SNS 플랫폼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엑스와 메타 등에 각각 디지털서비스법을 준수하기 위한 조처를 제출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이들 플랫폼은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 및 검색엔진'으로 지정돼 있다 보니 강력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유해·불법 콘텐츠 발견 시 신속히 제거하는 한편 신고 창구 등 예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시정 조처를 하지 않으면 연간 글로벌 수익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내야 한다. 플랫폼 업체들은 부랴부랴 대책에 나섰다. 엑스 보안팀은 지난달 10일 부적절한 콘텐츠를 퍼뜨린 수백만 개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같은 달 13일 79만5000건 이상의 전쟁 관련 가짜 뉴스 또는 폭력·선동 문제가 있는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불쾌한 콘텐츠'로 표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업들도 소비자들이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퍼 나르는 것까지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이는 한 조사 결과에서도 쉽게 확인해볼 수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가 지난 1월 페이스북 사용자 2400여명을 대상으로 가짜뉴스 유통 구조를 조사한 결과, SNS에서 습관적으로 뉴스를 공유하는 사람 중 15%가 전체 가짜 뉴스 유통의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뉴스 소비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시대에 누구도 가짜뉴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라며 "'공유하기' 버튼을 누르기 전 진위와 출처 확인에 단 몇 초라도 할애한다면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30 16:17:42[파이낸셜뉴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며 '진실 규명'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16일 검찰이 본격 수사 중인 대장동 개발 비리 게이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압박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씨의 극단 선택이 알려졌지만 이 대표는 조용하다"며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은 철저히 외면하면서 민생투어라는 이름의 '방탄투어'로 지역을 돌며 마이크를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남 탓과 거짓말이 통하지 않자 이제는 입을 닫았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자가 진실을 거부하는 자로, 대장동 설계자인 이 대표가 스스로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의 입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 관련 사람 4명이 이미 세상을 등졌고 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이 대표는 아무런 언급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죽음의 그림자가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고, 조폭이 눈앞에 설치고 다니며 어른거리고 썩어빠진 부패의 돈뭉치가 난무한다"며 "'될 뻔한 대통령'이 그 뒷배였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적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2-12-16 13:59:3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무속인 참여 논란이 제기된 선거대책 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 대해 해산 조치를 내렸다. 윤 후보의 정치입문 단계부터 꾸려졌던 조직이지만,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본부 해산 조치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선대위 전격 해체 이후 초슬림화를 외쳤던 윤 후보가 무속인 논란 하루만에 관련 본부 해산까지 지시하면서, 보다 빨라진 리스크 대응 속도로 기존 모습과는 차별화시켰다는 평가다. 부인 김건희씨 녹취록 보도 후폭풍이 예상 보다 크지 않자, 범여권이 윤 후보 캠프 무속인 참여 논란에 집중한 것도 윤 후보의 방어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尹 "국민께 오해 소지 있으면 빠르게 조치"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네트워크 본부 해산과 관련, "국민들께서 혹시나 오해의 소지를 갖고 계신다면 빠르게 조치하는 게 맞다고 봐서 선대본부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네트워크본부 해산 조치를 밝혔다. 권 본부장은 "앞으로도 이런 악의적인 오해 내지는 소동으로 후보에게 계속해서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은 계속 제거해나가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네트워크본부 해산으로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의 선대위 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지적에 권 본부장은 "그런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공식적으로 임명한 적 없고 선대위 활동에 관여했다는 일부 소문도 확인해본 바 전혀 없다. 이런 소문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네트워크본부 해산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게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불필요한 논란에 대해선 빠르게 손절해, 네거티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與, 무속인·김건희 논란 불지피기 민주당은 무속인 논란과 김씨 발언에 대한 문제를 계속 제기하면서 논란의 군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후보 본인의 대응보다 선대본에서의 대응으로 자제하고 있다. 대선이 50일 남는 상황이지만, 결국 거대담론을 담은 정책경쟁 보다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가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은 무당이고 왕윤핵관은 부인 김건희였다"며 "윤 후보의 무당 선대본 실상도 속속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전날 무속인 논란을 거론하면서 윤 후보를 비판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조폭 연루설'을 언급하면서 반격했다. 영화 '아수라'를 언급한 권 본부장은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 자동차 강국, 세계 경제 5~10위권에 들어가는 나라다"라며 "이런 나라가 조폭이 국정에 관여하거나 청와대에 무상으로 드나드는 나라가 돼선 절대로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이승연 기자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이승연 인턴기자
2022-01-18 18:03:1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무속인 참여 논란이 제기된 선거대책 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 대해 해산 조치를 내렸다. 윤 후보의 정치입문 단계부터 꾸려졌던 조직이지만,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본부 해산 조치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선대위 전격 해체 이후 초슬림화를 외쳤던 윤 후보가 무속인 논란 하루만에 관련 본부 해산까지 지시하면서, 보다 빨라진 리스크 대응 속도로 기존 모습과는 차별화시켰다는 평가다. 부인 김건희씨 녹취록 보도 후폭풍이 예상 보다 크지 않자, 범여권이 윤 후보 캠프 무속인 참여 논란에 집중한 것도 윤 후보의 방어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尹 "국민께 오해 소지 있으면 빠르게 조치"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네트워크 본부 해산과 관련, "국민들께서 혹시나 오해의 소지를 갖고 계신다면 빠르게 조치하는 게 맞다고 봐서 선대본부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네트워크본부 해산 조치를 밝혔다. 권 본부장은 "앞으로도 이런 악의적인 오해 내지는 소동으로 후보에게 계속해서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은 계속 제거해나가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네트워크본부 해산으로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의 선대위 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지적에 권 본부장은 "그런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공식적으로 임명한 적 없고 선대위 활동에 관여했다는 일부 소문도 확인해본 바 전혀 없다. 이런 소문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네트워크본부 해산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게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불필요한 논란에 대해선 빠르게 손절해, 네거티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與, 무속인·김건희 논란 불지피기 민주당은 무속인 논란과 김씨 발언에 대한 문제를 계속 제기하면서 논란의 군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후보 본인의 대응보다 선대본에서의 대응으로 자제하고 있다. 대선이 50일 남는 상황이지만, 결국 거대담론을 담은 정책경쟁 보다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가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는 무당이고 왕윤핵관은 부인 김건희였다"며 "윤 후보의 무당 선대본 실상도 속속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전날 무속인 논란을 거론하면서 윤 후보를 비판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조폭 연루설'을 언급하면서 반격했다. 영화 '아수라'를 언급한 권 본부장은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 자동차 강국, 세계 경제 5~10위권에 들어가는 나라다"라며 "이런 나라가 조폭이 국정에 관여하거나 청와대에 무상으로 드나드는 나라가 돼선 절대로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이승연 기자
2022-01-18 16:20:10'희망'만큼 달콤한 말이 또 있을까. 누구도 희망 없이 고단한 일상을 버티긴 쉽지 않다. 직장인에겐 매달 월급 통장을 기다리는 즐거움, 학생에겐 대학 진학이란 해방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산만 넘으면 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인생의 오르막에서 큰 위안이 되는 법이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엄마와 나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마마'는 바로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영화에는 세 엄마와 아들 혹은 딸이 등장한다. 이 세 가족은 서로에게 각각 단짝(엄정화-이형석), 원수(전수경-류현경), 부부(김해숙-유해진) 같은 존재다. 희귀병을 앓는 원재(형석)는 희망이란 말을 가장 좋아한다. 엄마 원숙(엄정화)은 씩씩한 야쿠르트 아주머니다. 하지만 원숙은 난소암을 판정받고 잠시 희망을 놓아버린다. 성공한 프리마돈나 희경(전수경)은 딸 은성(류현경)이 그저 한심하다. 별다른 꿈도 없이 자신의 매니저 노릇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성의 원래 꿈은 가수였다. 도도한 엄마가 초등학교 때 자신의 꿈을 하찮게 여긴 이후 반항심으로 되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일 뿐. 뒤늦게 은성은 가수에 도전하러 나선다. 한편 철부지 엄마 옥주(김해숙) 앞에서 조폭 아들 승철(유해진)은 완벽하고 싶은 마음에 일류 영어강사를 연기한다. 평소에도 엄마에게 명품가방을 척척 안겨주는 효자 승철은 유방암 수술을 거부하는 엄마의 소원인 첫사랑을 찾아 나선다. 이렇게 세 가족은 옴니버스처럼 각각의 사연을 쏟아내다 스쳐 지나가는 이웃으로 자연스럽게 엮인다. 뚜껑을 연 '마마'는 어머니의 모정보단 엄마와 자식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희망이란 주제를 향해 달려간다. 특히 영화의 핵심 정서를 끌고 가는 단짝 모자의 희망에 대한 믿음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원숙에게 아들은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희망을 놓칠 뿐"이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원숙은 눈물을 쏟으며 마지막 힘까지 짜낸다. 영화는 가족의 사연에 따라 감동과 코믹을 줄타기한다. 하지만 내러티브와 캐릭터 중 어느 것도 새롭지 않아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엔 부족해 보인다. 본격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몰려온 5월 극장가엔 이미 판다와 해적이 넘실거리기 때문이다. 엄정화의 눈물연기, 유해진과 김해숙 콤비의 코믹연기가 관객이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문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히려 아역 형석군의 연기가 발군이었다. 류현경이 가수가 되겠다고 덤비는 곳이 요즘 방송가에 흔한 서바이벌 오디션 무대인 점도 새 영화의 신선함을 떨어뜨린다. 만듦새는 훌륭하지만 평범한 인상의 영화 '마마'에는 희망이란 메시지만 빛난다. 오는 6월 2일 개봉. /gogosing@fnnews.com박소현기자
2011-05-30 22:16:25■비열한 거리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유하 감독이 내놓은 내번째 장편영화. 유 감독은 “우리의 일상적 삶을 가장 극단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는 조폭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알레고리가 드러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면서도 폭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즐기기까지 하는 우리 사회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TV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조인성이 삼류 조폭 병두 역을 맡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 ■엑스맨-최후의 전쟁 마블코믹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엑스맨’ 시리즈 완결편. 이번 영화의 핵심은 돌연변이 치료제 ‘큐어’의 등장으로 1·2편에서 엑스맨과 매그니토 일당에게 뮤턴트(돌연변이)로서의 삶은 숙명이었지만 돌연변이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이들은 뮤턴트로 살 것인지 평범한 인간으로 살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영화는 큐어를 뮤턴트의 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파괴하려는 매그니토 일당과 이에 맞서는 엑스맨들의 활약을 생동감 있게 그렸다. 12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 ■크립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영국 공포영화. 흡혈귀 등 무섭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는 소재보다는 세계 어디에나 있는 지하철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실력을 과시한 하이브리드 엔터테인먼트가 특수효과를 담당하고 ‘고스포드 파크’ ‘러브 액츄얼리’ 등에서 활약했던 영국 아트디렉터들이 영화에 참여했다. ‘롤라 런’ ‘본 아이덴티티’ 등에 출연했던 프랭카 포텐테가 주연을 맡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15일 개봉.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6-14 15:13:33‘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조폭(조직폭력배)을 현실세계에서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존재가 꼭 낯선 것만은 아니다. 수많은 영화와 TV드라마가 그들의 검은 세계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유하 감독의 네번째 장편영화 ‘비열한 거리’(제작 싸이더스FNH·배급 CJ엔터테인먼트)도 조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비열한 거리’는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등 액션과 웃음을 적당히 버무린 코믹액션 영화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죽기 살기로 ‘폼나는’ 액션에 목숨을 거는 ‘달콤한 인생’ 류의 액션느와르와도 조금은 다른 지점에 놓여 있는 듯하다. 지난 6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렸던 첫 시사회에서 유하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땡벌처럼 붕붕거리는 욕망의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우리의 일상적 삶을 가장 극단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는 조폭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알레고리가 드러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삼류 조폭 조직의 2인자인 병두(조인성)는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제대로 된 기회 한번 잡지 못하고 떼인 돈이나 받아내는 비루한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던 병두에게 조직의 뒤를 봐주던 황회장(천호진)이 눈엣가시같은 박검사를 처리해주면 평생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해온다. 위험하지만 빠른 길을 선택하기로 한 병두는 조직원들과 함께 은밀하게 박검사를 처리하지만 그의 성공을 보장할 것만 같았던 이 사건은 그의 발목을 잡고 만다. 어쩌면 익숙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비열한 거리’가 다른 조폭영화들과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은 삼류 조폭의 파멸 과정을 진중하게 그려내는 이야기 속에 감독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영화감독을 등장시킨다는 점이다. 서브 플롯을 이루는 삼류 조폭 병두와 영화감독 민호(남궁민)의 이야기가 병두의 파멸 과정 속에 끼어든 것이 영화적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평가는 서로 다르겠지만 그의 존재를 통해 이번 영화가 단순한 액션영화의 범주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감독은 그 자신을 매혹시킨 폭력, 혹은 조폭의 이미지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경계하고 스스로를 ‘반성’하기 위해 ‘조폭영화를 만드는 약싹빠른 영화감독’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런 반성적 시각은 액션 장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장식적인 느낌을 철저히 배제한, 그래서 화려하고 폼나기 보다는 처절하고 비루한 느낌을 주는 영화 속 액션은 감독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 장면들이다. 유하 감독은 “영화 속 액션장면을 통해 조그만 이익과 욕망을 위해 싸우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6-07 15:13:04[파이낸셜뉴스] 살인 및 살인미수와 밀항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지명수배됐던 나주 영산파 행동대장이 수배 17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4일 광주지검은 영산파 행동대장 정동섭씨(55)가 숨진 사실을 통보받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관악구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남아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과거 1994년 12월 4일 서울 강남구 뉴월드호텔 앞에서 1991년 대홍동파(영산파 전신) 두목을 살해했던 광주 신양파 조직원 2명을 보복 살해하고, 신양파 다른 조직원 2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던 혐의로 지난달 26일 지명수배됐다. 정씨는 당시 신양파 조직원들이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다는 소식에 흉기를 준비한 뒤 조직원 11명과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 10명은 붙잡혀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정씨와 행동대원 서모씨(55)는 중국으로 달아났다. 이후 정씨는 2012년 입국한 뒤 영산파 도움으로 각종 사업을 하다가, 지난 6월 6일 서씨가 검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에 행방을 감췄다. 그러던 중 정씨에 대해 지명수배가 발령됐고, 수배된 지 17일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검찰은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공소권 없음 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정씨와 서씨의 도피를 도운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서씨는 지난해 3월 영사관에 자진 신고하고 귀국한 뒤, 처벌을 피하려고 밀항 시점을 속였다가 적발돼 28년 6개월 만에 구속기소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8-14 14:06:16[파이낸셜뉴스] 사실혼 관계에 있던 동거녀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조직폭력배가 구속됐다. 피해자의 단순 자살로 매듭지어질 뻔했던 가해자의 폭행 사실이 그녀 몸 곳곳에 든 피멍으로 인해 밝혀졌다.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동거녀를 폭행한 상해 혐의로 A씨(37)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중순쯤 전주시 완산구 한 주택에서 동거녀 B씨(37)를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들은 2016년부터 사실혼 상태로 같이 지내왔는데, 자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발견 당시 피해자 전신에 수많은 피멍 자국이 발견됐고, B씨는 가정폭력 신고를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 결과 사인은 극단적 선택에 따른 ‘경부압박 질식사’로 분석됐으나, 경찰은 A씨가 B씨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 온 끝에 A씨로부터 혐의 일부에 대한 시인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온몸에 피멍이 든 상태였다”며 “죄질이 나쁜 점 등을 고려해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4-09 08:2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