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조형균이 가수로 데뷔한다. 7일 소속사 측은 “오는 8일 조형균이 디지털싱글앨범 ‘너 없이 살수가 없어’를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형균은 2008년 ‘그리스’ 2009년 창작뮤지컬 ‘자명고’ 등에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주연급으로 성장, 2011년 박칼린에 의해 ‘렌트’ 주인공 ‘마크’역으로 낙점됐다. 이에 조형균은 “뮤지컬 배우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는 동시에 가수로서도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싶다”며 “많은 분들 앞에서 좋은 노래를 많이 부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데뷔곡 ‘너 없이 살수가 없어’(작곡 김동영)는 가슴을 스며드는 차분한 멜로디에 오랫동안 한 여자를 짝사랑해온 남자가 용기를 내어 사랑을 고백하는 형식으로 ‘사랑은 로딩중’의 가수 한지은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한편 조형균은 오는 10월 9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박칼린호 뮤지컬 ‘렌트’의 ‘마크’역으로 출연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박시후 과거 안경모델 사진, 꽃도령의 충격적 과거! ▶ 닉쿤 '우결' 하차소감 "1년 3개월 동안 감사했어요" ▶ 유상무 김지민 결별, 5개월 전 남남..동료들 알고 있었다 ▶ 데이비드오-권리세 하차, 네티즌 “이렇게 빨리?” ▶ 장재인 반값등록금 지지 공연.."개념연예인 인정!" 호감도↑
2011-09-07 10:44:13[파이낸셜뉴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961년 12월 구성된 국내 최초 종합음악예술단체 예그린악단을 이어받은 서울시뮤지컬단이 뮤지컬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그때 그 시절, 무모한 도전에 나섰던 이들의 좌절과 용기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되살려냈다. ‘더 퍼스트 그레잇쇼’는 한국 뮤지컬 태동기를 향한 진심 어린 헌정이자, 예술가들의 땀과 눈물을 담은 뮤지컬 그 자체다. 웃으면 시작해 진심 전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이 작품은 1960년대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엄청난 공연을 만들라'는 정부의 지시로 '대단한 썸띵 뉴 코리안 쇼' 제작에 나선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웃음을 장착한 다양한 캐릭터와 예측불가 전개로 우당탕탕 조금은 어수선한 한편의 소동극을 펼치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어야 하는” 코미디쇼 뮤지컬답게 마지막엔 감동과 미소를 안긴다. 허구의 이야기나,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만들 당시 시대적 분위기와 창제작 과정의 에피소드를 군데군데 녹였다. 공연은 존재감 없는 고위 관료인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 유덕한 실장(박성훈, 이창용)이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으면서 시작된다. 그는 실수로 동명이인인 배우 출신 임영웅(이승재, 조형균)을 섭외한다. 졸지에 연출이 된 영웅은 한때 같은 극단에 있었던 재능 있는 작가 지망생 윤지영을 작가로 끌어들인다. 오페라 가수, 무당, 풍물패, 트로트 가수, 성악 전공 대학생 등 온갖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들고, 미국 유학파 장길용 작곡가까지 합류한다. 와중에 상부의 검열, 즉흥 개입, 황당한 요구에 창작진은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바뀌는 것이 창작의 묘미”인 법. 난관의 파도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이, 덕한과 영웅은 자신조차 몰랐던 재능을 발굴하고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깨닫는다. 감사와 응원, 첫 여정 보는 즐거움 1막에서는 ‘뮤지컬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유쾌한 답이 펼쳐진다. 작가와 연출 앙상블이 부르는 “그게 바로 뮤지컬이니까요”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위키드’ ‘페임’ 등 수십 편 뮤지컬 넘버를 오마주한 콜라주 형식으로 구성돼 뮤지컬 장르의 특징과 매력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2막은 극중극 형식으로 이순신 장군이 열두 척 배로 왜적에 맞선 순간을 무대화하며 뮤지컬 창작자들에 대한 헌사와 애정을 드러낸다. 초보 창작진이 만든 첫 뮤지컬을 보는 재미와 함께 극중극이 그들이 상황과 겹쳐지며 여러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윗선에서 공연을 접어라고 하는데도, "무대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볼 만하다"는 정신으로 공연을 올리는 모습은, 소동극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웃음을 자아낼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 공연을 올리는 창작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뭉클함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뮤지컬에 대한 뮤지컬이라는 메타 뮤지컬 형식 덕에 극중 대사나 넘버가 뮤지컬 장르의 속성을 설명하고 또 인물의 감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의적 의미를 음미하는 재미도 있다. 또 ‘공연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극중 대사처럼 극중극 새드엔딩이 갑자기 해피엔딩이 되는 무모한 시도가 이어지는데, 흥겨운 춤과 노래의 힘 덕분에 그 말이 안 되는 것이 용인되는 공연의 마술적 순간이 펼쳐진다. 처음이라 서툴지만, 그래서 더 진심인 이야기. 그들이 만들어낸 무대는 단순한 쇼가 아니라, 한국 뮤지컬의 시작점에 대한 따뜻한 감사이자, 다시금 그 길을 걷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조형균-이창용 호연, 브로맨스 눈길 지난 1일, 공연의 시작을 연 '연출' 역 조형균은 능청스럽게 무대와 관객과의 경계를 허물었다. 공연 시작 전 박수를 유도하며 무대를 예열한 것. 이어진 장면에선 앙상블이 ‘박수’ ‘호응’이 적힌 종이를 들고 관객의 '관람'을 ‘참여’로 확장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캐스팅한 조형균과 '실장' 역 이창용의 궁합은 뛰어났고, 그들의 브로맨스는 역시 눈길을 끌었다. 주요 배역을 맡은 소속 단원들까지 배우들의 솔로, 듀엣, 합창 모두 귀에 쏙쏙 박혔다. 적절하게 사용된 영상은 중극장 무대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었고, 무대에 키치적 감성을 더했다. 관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우리나라 첫 뮤지컬을 만든다는 주제로 복고 느낌 낭낭” “오랜만에 보는 깔깔극” “그들의 첫 여정에 함께 하는 일이 꽤 즐겁다" "수준 높은 수작. 연기, 노래, 무대, 안무 모두 훌륭하다. 특히 넘버가 너무 좋다” 등 호평을 보냈다. 한 40대 관객은 넘버 중 "1막에서 연출이 부르는 ‘내 자리’가 2막에서 편곡된 리프라이징으로 실장이 부르는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소 어수선하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다소 정신 없는 느낌은 있지만 그것마저도 '처음' 그 자체라 괜찮은 것 같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호연은 좋았지만, 스토리가 약간 정신없다. 정확히 무엇인지 모를, 지금 만들어가는 위대한 쇼의 일부를 본 관객으로서 조금은 흐지부지 끝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며 아쉬움도 언급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6-04 23:05:25[파이낸셜뉴스] 좌충우돌,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가 펼쳐진다. 26일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5월29일부터 6월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뮤지컬단 창작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를 초연한다고 밝혔다.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 제작기 그려 이 작품은 1960년대 한국 최초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상력과 유머로 풀어낸 코미디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대, 오합지졸 프로덕션의 좌충우돌 뮤지컬 제작기를 유쾌하게 담을 예정이다. 한국 최초 뮤지컬 단체인 ‘예그린악단’의 맥을 이어온 서울시뮤지컬단의 정체성과 맞닿은 작품으로, '2025 세종시즌' 유일한 뮤지컬 작품이기도 하다.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국가의 명령으로 북한의 공연에 맞설 웅장한 공연을 만들어내야 하는 중앙정보부 문화예술혁명분과의 유덕한 실장과 그의 실수로 연출가로 등극한 배우 지망생 김영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유명한 연출가와 동명이인이었던 김영웅은 뜻밖의 착오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한 번도 알려진 적 없는’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그는 무대 경험은 있지만 연출 경험은 전무한 상태에서 극단의 경리를 작가로 삼는다. 고위 관료이지만 존재감이 없는 유덕한 실장은 오페라 가수부터 무속인, 트로트 가수까지 전국의 예술가들을 불러 모아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빠른 템포의 대사와 개성 강한 캐릭터 간의 충돌이 웃음 포인트다. 이처럼 우연한 착오로 시작된 여정은 결국 모두를 성장시키고, 한 편의 뮤지컬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코미디와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모리스' 박해림 작가, '마리퀴리' 최종윤 작곡, '일테노레' 김동연 연출 ‘더 퍼스트 그레잇 쇼’는 극작가 박해림, 작곡가 최종윤, 연출가 김동연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작품이다. 2023년 창작개발을 시작으로 2024년 낭독공연을 통해 관객과 만난 뒤 수정 작업을 거쳐 2025년 본 공연까지 3년간의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 완성도를 높였다. 박해림 작가는 ‘모리스’ ‘미생’ ‘부치하난’ ‘사랑의 불시착’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선보였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곡 부문 음악상을 수상한 최종윤 작곡가는 ‘마리퀴리’ ‘미생’ ‘곤 투모로우’ ‘셜록홈즈’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감각을 뽐내왔다. 김동연 연출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시라노’ ‘데스노트’ ‘일테노레’ ‘그레이트 코멧’ 등 다양한 작품을 작업했다. 뮤지컬계 배우 이창용, 조형균과 서울시뮤지컬단의 박성훈, 이승재가 고위 관료와 초보 연출가로 분한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지금의 한국 뮤지컬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선배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단순한 웃음을 넘어, 한국 최초의 뮤지컬을 만들기 위한 선배들의 고민과 열정에 공감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더 퍼스트 그레잇 쇼’의 창작 배경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시, 봄’과 ‘맥베스’를 성공적으로 레퍼토리화했다”며 “이번 작품 또한 서울시뮤지컬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 캐스팅 발표에 맞춰 4월1일에 추가좌석을 오픈한다. 또 공연 개막일인 5월29일부터 6월1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에 한해 프리뷰 할인 25%를 제공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3-26 09:19:19[파이낸셜뉴스] 꽤 길었던 설 연휴 덕에 요즘 인기가 많다는 '중증외상센터'를 호기심에 열어 보았다가 몰입도 높고 빠른 전개에 빠져 단숨에 끝까지 시청하게 됐다. 스토리의 설정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중증외상의사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다. 신의 경지에 다다른 의술 뿐만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를 당당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이 시대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영웅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설 연휴가 지난 후에 뮤지컬 '시라노'를 관람했다. 이 공연은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며 모든 것을 갖췄지만 언제나 자신보다 15분 먼저 도착하는 큰 코를 가진 인물 ‘시라노’에 대한 이야기다. 시라노는 큰 코라는 외적인 결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칼싸움에 능한 훌륭한 군인이자 멋진 시를 노래할 수 있는 시인이었다. 무엇보다 평생 사랑했던 록산을 위해 록산이 사랑하는 크리스티앙과 연결해주고 보호하며 평생 그 사랑을 간직해온 순정과 낭만이 넘치는 영웅적 인물이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백강혁과 뮤지컬 '시라노'의 시라노는 묘한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두 작품 모두 실존 인물을 모티프 혹은 모델로 쓰여진 작품이지만 실제로는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이다. 백강혁은 말 그대로 너무 완벽해 하나의 허점도 보이지 않는 거의 신의 경지에 오른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천재 의사다. 시라노는 코라는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검술과 시 그리고 권력에 대한 저항, 국가에 대한 충성, 사랑하는 이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에 유머와 위트까지 겸비한 캐릭터다. 예술은 현실의 거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환영을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 환영은 모두의 기대를 통해 가공되어 진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런 인물이 존재하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염원이 만들어낸 환상이다. 이는 반대로 신념과 능력을 모두 갖춘 백강혁과 같은 의사 그리고 문무(시와 검술)에 능통하면서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는 시라노 같은 인물이 현실에서는 정말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현실은 너무 비루하고 참담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신념의 승리나 낭만적 세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예술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을 펼쳐낸다. 이를 통해 꿈을 꾸기도 하고 현실의 비참함을 잠시 잊게 해 주기도 한다. 주인공의 매력 외에도 뮤지컬 '시라노'는 즐길거리가 많은 뮤지컬이다. 초반에는 코미디로 즐겁고 흥겹게 전개되다가, 중간부터는 영웅서사로 묵직하게 진행되고, 마지막에는 감동적인 사랑이야기로 이어진다. 삼연을 통해 보완된 드라마, 캐릭터 설정 그리고 추가된 넘버를 통해 드라마와 코미디와 쇼의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완성시켰다. 무대·영상·조명이 이 방대한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으며 달의 상징성을 인상적인 시그니처로 잘 활용했다. 그 외에도 원작의 상징적 요소들을 훌륭한 각색을 통해 뮤지컬로 잘 담아내어 명작으로 재탄생했다. 시라노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더불어 시라노를 연기하는 조형균·최재림·고은성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프랑스의 고전희곡이 뮤지컬로 동시대에 재해석되는 것도 흥미롭지만 공연을 거듭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프로덕션의 부단한 노력에도 조용히 박수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김덕희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2-17 09:18:31탄핵 정국으로 연말 특수를 맞은 공연계에 잠시 먹구름을 드리웠지만 공연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주일 공연 횟수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 6% 감소했지만 총 티켓 판매 수는 8% 늘었다. 뮤지컬업계에선 브로드웨이 히트작의 한국 첫 프로덕션인 '알라딘'이 가족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올해 20주년을 맞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인터파크 티켓 주간 랭킹 1위에 올랐다. 5년 만에 귀환한 시라노도 톱 4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테디셀러 '지킬 앤 하이드'지난 4일부터 본 공연이 시작된 지킬 앤 하이드는 "기대 이상의 발전"이란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기존 무대에 LED 영상으로 배경의 현실감을 높였을 뿐이지만,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 덕에 새로운 느낌을 주며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철지킬' 김성철과 성악가 출신 '엠마' 손지수는 향후 '지킬 앤 하이드'를 책임질 젊은 피로 손색없다. '킹키부츠' '하데스타운'을 거치며 급성장중인 김환희는 '루시' 역할에 새로 합류했는데, '보석의 발견'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누적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된 지킬 박사(홍광호·전동석·김성철 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19세기 사회 양극화가 극심했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을 무대로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이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치료제 연구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국 프로덕션은 지킬을 도전적인 과학자로 재해석했다. 이는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를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워 구현한 지킬의 실험실을 통해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해냈다. 지난 11일 공연에서 김성철은 영화 '올빼미' '지옥 시즌2' 등 대중매체에서 입증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서사를 설득력있게 풀어내 극적 재미를 안긴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그는 '팬레터' '빅피쉬'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를 거쳐 대극장 주역 배우로 안착했다. 지킬·하이드에게 빛과 같은 존재인 약혼녀 '엠마' 역의 손지수는 청아한 목소리와 풍성한 성량으로 '뉴 엠마'의 탄생을 알린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의 노랫소리는 엠마 캐릭터의 정체성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지킬을 사랑하게 된 클럽 무용수 '루시'는 지킬의 또 다른 인격 하이드와 엮이는 기구한 인생으로 이 작품의 비극성을 드높인다. 지난 2010년 23세 나이에 '루시' 역에 도전, '아기 루시'라는 별명을 얻은 선민은 치명적 매력을 지닌 가련한 운명의 루시를 무르익은 연기와 노래로 소화해낸다. 내년 5월 18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낭만 호걸' 시라노의 귀환"세상이 날 짓밟아도 달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게 치켜들고"(시라노 대사 중)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는 지난 2017년 초연과 2019년 재연에 이어 새로워진 무대 구성과 연출로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배가 됐다. 160분이 눈 깜짝할 새 스쳐 지나간다. 뮤지컬 '시라노'는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끌었던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애편지 대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낭만 호걸'이었던 시라노의 명예로운 삶과 고귀한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작사가인 고(故) 레슬리 브리커스가 쓴 사랑의 언어와 위트 넘치는 대사는 낭만적인 무드를 증폭시킨다. 또 18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시라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슬프지만 웃기고, 심각하면서도 가벼운 상황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요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일깨워 준다. 이번 시즌 시라노 역을 맡은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힘찬 에너지를 전하기도, 애절한 노래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록산 역의 나하나·김수연·이지수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검술 액션도 매끈하게 소화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다. 이번 시즌 달라진 무대 구성은 신선한 현장감으로 시선을 붙든다. 찢어진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마치 오래된 책을 보는 듯한 네모 프레임이 등장하고, 그 안으로 다채로운 영상이 펼쳐진다. 내년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2024-12-16 19:08:59[파이낸셜뉴스] 탄핵 정국으로 연말 특수를 맞은 공연계에 잠시 먹구름을 드리웠지만 공연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주일 공연 횟수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 6% 감소했지만 총 티켓 판매 수는 8% 늘었다. 뮤지컬업계에선 브로드웨이 히트작의 한국 첫 프로덕션인 '알라딘'이 가족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올해 20주년을 맞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인터파크 티켓 주간 랭킹 1위에 올랐다. 5년 만에 귀환한 시라노도 톱 4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명불허전 스테디셀러 ‘지킬 앤 하이드’ 지난 4일부터 본 공연이 시작된 지킬 앤 하이드는 "기대 이상의 발전"이란 평가가 과장이 아니다. 기존 무대에 LED 영상으로 배경의 현실감을 높였을 뿐이지만,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 덕에 새로운 느낌을 주며 명불허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철지킬' 김성철과 성악가 출신 '엠마' 손지수는 향후 '지킬 앤 하이드'를 책임질 젊은 피로 손색없다. '킹키부츠' '하데스타운'을 거치며 급성장중인 김환희는 '루시' 역할에 새로 합류했는데, '보석의 발견'이라는 평가다. 지난 2004년 한국 초연 이래 누적 관객수 180만명을 돌파한 이 작품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두 인격으로 분리된 지킬 박사(홍광호·전동석·김성철 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한다. 19세기 사회 양극화가 극심했던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을 무대로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이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사람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치료제 연구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국 프로덕션은 지킬을 도전적인 과학자로 재해석했다. 이는 1800여개의 메스실린더를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워 구현한 지킬의 실험실을 통해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표현해냈다. 지난 11일 공연에서 김성철은 영화 '올빼미' '지옥 시즌2' 등 대중매체에서 입증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서사를 설득력있게 풀어내 극적 재미를 안긴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한 그는 '팬레터' '빅피쉬' '데스노트' '몬테크리스토'를 거쳐 대극장 주역 배우로 안착했다. 지킬·하이드에게 빛과 같은 존재인 약혼녀 '엠마' 역의 손지수는 청아한 목소리와 풍성한 성량으로 '뉴 엠마'의 탄생을 알린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의 노랫소리는 엠마 캐릭터의 정체성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지킬을 사랑하게 된 클럽 무용수 '루시'는 지킬의 또 다른 인격 하이드와 엮이는 기구한 인생으로 이 작품의 비극성을 드높인다. 지난 2010년 23세 나이에 '루시' 역에 도전, '아기 루시'라는 별명을 얻은 선민은 치명적 매력을 지닌 가련한 운명의 루시를 무르익은 연기와 노래로 소화해낸다. 내년 5월 18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낭만 호걸’ 시라노의 귀환, '시라노' “세상이 날 짓밟아도 달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게 치켜들고”(시라노 대사 중)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는 지난 2017년 초연과 2019년 재연에 이어 새로워진 무대 구성과 연출로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배가 됐다. 160분이 눈 깜짝할 새 스쳐 지나간다. 뮤지컬 ‘시라노’는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끌었던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애편지 대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낭만 호걸’이었던 시라노의 명예로운 삶과 고귀한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작사가인 고(故) 레슬리 브리커스가 쓴 사랑의 언어와 위트 넘치는 대사는 낭만적인 무드를 증폭시킨다. 또 18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시라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슬프지만 웃기고, 심각하면서도 가벼운 상황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요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일깨워 준다. 이번 시즌 시라노 역을 맡은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힘찬 에너지를 전하기도, 애절한 노래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을 쥐락펴락한다. 록산 역의 나하나·김수연·이지수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검술 액션도 매끈하게 소화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다. 이번 시즌 달라진 무대 구성은 신선한 현장감으로 시선을 붙든다. 찢어진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마치 오래된 책을 보는 듯한 네모 프레임이 등장하고, 그 안으로 다채로운 영상이 펼쳐진다. 내년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장인서 기자
2024-12-16 10:51:36[파이낸셜뉴스] "세상이 날 짓밟아도 달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게 치켜들고"(시라노 대사 중)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가 한층 깊어진 감동을 선사하며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지난 2017년 초연과 2019년 재연에 이어 새로워진 무대 구성과 연출로 기존 관람객은 물론 새로운 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시라노'는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 이후 10일부터 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제작사 RG컴퍼니와 CJ ENM가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배가 됐다"고 자신했을 만큼 160분이 눈 깜짝할 새 스쳐 지나간다. 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쓴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각색한 작품이다.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끌었던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연애편지 대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낭만 호걸'이었던 시라노의 명예로운 삶과 고귀한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작사가인 고(故) 레슬리 브리커스가 쓴 사랑의 언어와 위트 넘치는 대사는 낭만적인 무드를 증폭시키고, 8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새로 작곡한 '연극을 시작해', '말을 할 수 있다면', '달에서 떨어진 나' 등 3곡의 넘버는 서사의 힘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시라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공연의 각색을 맡은 김수빈 번역가는 "배경이 17세기의 프랑스일 뿐, 지금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작품의 줄거리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새로운 연출과 무대 구성, 배우들의 활약으로 오랜 이야기는 또다시 힘을 얻었다. 노래와 대사를 유려하게 넘나드는 목소리와 제스처, 생생한 표정들은 짙은 호소력을 가진다. 슬프지만 웃기고, 심각하면서도 가벼운 상황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요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일깨워준다.이번 시즌 시라노 역을 맡은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힘찬 에너지를 전하기도, 애절한 노래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이다.코믹한 말과 행동으로 악의 없는 웃음을 주는 시라노, 전투를 앞두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크리스티앙에게는 용기를 심어주는 인생 선배 시라노, 전하지 못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고독한 시라노 등 인물이 지닌 다면적 매력을 강하고 섬세하게 그린다.록산 역의 나하나·김수연·이지수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검술 액션도 매끈하게 소화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주체적인 여성의 상을 그려냈다. 가스콘 부대의 신입 병사이자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크리스티앙 역은 임준혁과 차윤해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정확한 딕션과 깔끔한 가창력,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삼각관계에서 비롯된 순수한 낭만성을 드러낸다. 이와 더불어 극에 재미를 더해주는 이율(드기슈 역), 최호중(르브레 역), 원종환(라그노 역) 등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인다.이번 시즌 달라진 무대 구성은 신선한 현장감으로 시선을 붙든다. 찢어진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마치 오래된 책을 보는 듯한 네모 프레임이 등장하고, 그 안으로 다채로운 영상이 펼쳐진다.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주요 장소를 생생하게 구현해 몰입감을 높였다.계절을 나타내는 커다란 나무 등 대도구와 무대 중앙 회전 장치를 적극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라그노의 빵집, 가스콘의 훈련장, 록산의 집, 수녀원, 전쟁터 등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장면들은 팝업 형태 그림책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효과를 준다.탄탄한 실력을 갖춘 앙상블과의 시너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도영 안무가와 홍현표 무술감독은 합심해 만든 화려한 액션 군무가 핵심 장면에 녹아들었다. 하이라이트 넘버인 '가스콘'에서의 전투 장면은 극도의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공연은 오는 2025년 2월 23일까지 이어진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2-14 11:56:47[파이낸셜뉴스] 영화는 종종 시대와 현실을 반영한다. 뉴스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패륜아와 인터넷 자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19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이 연출하고 장감독과 30년째 친구이자 협력자로 호흡 중인 방송인 송은이가 제작한 영화 ‘오픈 더 도어’(10월 25일)와 한류배우 장서희가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독친’(11월 1일)이 그것이다. 독친은 자식에게 독이 되는 부모, 즉 지나친 간섭으로 자식을 망치는 부모를 뜻한다. ■그 선을 넘고, 그 문을 여니 파멸이 기다렸다...‘오픈 더 도어’ “누나 동거남 살해 후 ‘100년형’…美 한인 장기수 석방될까” 지난 9월 미주지역 한국 신문 등을 통해 한 한인 장기수에 대한 뉴스가 보도됐다. 만 19살에 누나의 동거남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미국에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고 30년째 복역 중인 모범수 앤드루 서(49)씨. 그의 기구한 인생은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서씨의 가족은 1976년 미국 시카고로 이민했다.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떠났을 터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민 후 9년 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2년 뒤 어머니도 세탁소를 운영하다 강도에게 살해당했다. 다섯 살 위인 누나와 단둘이 남은 서씨는 다행히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할만큼 우수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대학 2학년 때 누나의 지시로 살인을 저질렀다. “동거남이 (자신들의) 엄마를 죽이고, 상속 받은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며 나를 학대한다”는 누나의 말에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기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누나의 거짓말이었고, 누나야 말로 돈을 노리고 모친의 살인을 모의한 패륜아였다. ‘오픈 더 도어’는 우연히 이 사건을 접한 장항준 감독이 단편을 만들면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그러다 콘텐츠랩비보의 송은이 대표가 관심을 보이고, 한때 단란했던 한 가족이 어떻게 지금의 비극에 이르렀는지를 추가하면서 71분 러닝타임의 장편으로 완성됐다.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시간 역순으로 진행된다. 한밤중 뉴저지의 한적한 마을. 치훈(서영주 분)이 매형 문석(이순원)을 찾아 김치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다가 엄마의 강도사건을 언급한다. 그러다 갑자기 "왜 불쌍하고 착한 우리 누나를 때렸느냐"고 추궁하고, 이에 매형은 "네 누나가 뭐가 불쌍하냐? 엄마 죽여 달라고 한 게 네 누나야!"라고 폭로하면서 분위기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다.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하나 인물들의 관계 등 세세한 관계나 사건은 실화와 동일하진 않다. 사건 자체도 세세하게 다루지 않고, 인물들간의 대화를 통해 유추하게 만든다. 10억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치훈과 누나 윤주(김수진), 윤주와 남편 문석의 대화를 통해 비극이 발생하기 직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들려준다. 주로 인물들의 대화나 살인이 벌어진 그날 밤의 상황을 통해 긴장감을 자아낸다. 명절은 자주 가족 간의 갈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된다. 추석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탓일까? 영화를 보다보면 집집마다 바람 잘 날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족사뿐만 아니라 결국은 극단으로 치달아 사회면을 장식하는 비극적 사건까지 떠오르면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아무리 사람이 궁지에 내몰려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데, 다른 해법을 찾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한때 단란했던 그 가족이 지금의 비극에 이르렀을까?' 감독이 이러한 마음으로 연출한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장항준 감독은 언론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 왜 이런 사건에 이르게 됐는지, 그들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챕터를 하나둘씩 쓰다보니까 장편이 됐다”고 설명했다. 독립영화 같다는 지적에는 “예능에 자주 출연하다보니 저를 예능 취향으로 생각하는데, 평소 독립영화를 즐겨본다”며 “독립영화가 가진 순수한 도전정신, 이야기의 본질에 충실한 작업 방식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영화에게 엄혹한 시간이 돌아왔는데, 이럴 때일수록 다양성이 중요하고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후 한국영화계가 다시 활황이 되어도 남아있는 영화계 인력이 없을 것이다. 흔들리지 말고 다양한 이야기를 구현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랑인줄 알았는데, 독이 됐다...‘독친’ 자살은 10~20대 국내 사망 원인 1위다. 특히 청소년 자살률은 2017년 7.7명에서 2020년 11.1명으로 44% 늘었다. 2022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성인의 자살생각률과 계획률은 2020년 기준 각각 5.4%, 1.6%인 반면 청소년의 경우 자살생각률 14.0%, 자살계획률 4.4%로 훨등히 높게 나타났다. '독친'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부모와 인터넷을 통해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 동반자살을 하는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다. 학교에 등교한줄 알았던 여고생 유리(강안나)의 주검을 마주한 워킹맘 엄마 혜영(장서희)은 속절없이 무너진다. 인터넷 자살을 했다는 사실도 믿을 수가 없다. 엄마가 ‘내 딸이 자살 할리 없다’면서 타살을 주장한 가운데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다. 아이들을 나름 진심으로 대해온 담임교사 기범(윤준원)과 유리와 한때 친하게 지냈던 아이돌 연습생 예나(최소윤)가 유리의 자살에 어떤 영향을 끼친 걸까? 사람들에게 “우아하고 다정한 엄마”로 비쳤던 유리의 엄마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장서희, 강안나, 최소윤, 윤준원, 오태경, 조형균이 출연한 ‘독친’은 재미와 주제의식을 두루 갖춘 영화다. 인터넷 자살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를 중심으로 한 수사물의 형식을 띄고 있으면서 ‘조건으로 급을 매기는’ 결혼정보회사 매니저인 워킹맘과 형보다 출세하지 못했다고 부모에게 대놓고 무시당하는 교사 그리고 모범생인줄 알았는데 우울증을 앓고 있던 여고생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이 영화의 주제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극적 재미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층적이면서도 영리하게 전개하는 김수인 신인감독의 연출력과 신인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유리의 기괴한 모습은 보는 이를 오싹하게 만들고, 친구의 죽음 이후 주위로부터 오해를 받던 예나가 춤 연습을 하던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하는 장면에선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어른들의 오만과 편견을 지적하는 예나의 대사는 매섭다. 김수인 감독은 “마땅히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인 부모가 자식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상황이 굉장히 흥미로워서 이야기를 풀어내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너무 교훈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일본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 이어 바르셀로나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됐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는) 영화 제목 자체에 대한 친밀도가 완전히 달랐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준비할 때 독친을 독침으로 잘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독친이라는 개념이 이미 널리 퍼져 있었고, 10대, 20대 청소년, 청년들에게 굉장히 공감을 많이 받고 있는 개념이었다”라고 전했다. 배우 장서희는 “일본에서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강안나는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게 똑같은 게 신기했다”라고 당시의 경험을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0-18 16:02:42[파이낸셜뉴스] 뮤지컬 '더데빌:파우스트'(제작: 페이지1, 알앤디웍스)가 12월 5일 개막한다. 2014년 초연한 '더데빌'은 2017년, 2018년, 2021년까지 총 4번의 시즌을 맞았고 2023년 다섯 번째 시즌 공연을 앞두고 '더데빌:파우스트'로 작품명을 변경했다. 제목을 변경한 배경은 지난 9월 개막한 '더데빌:에덴'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더데빌:에덴'은 '더데빌' 시리즈의 10년 만의 후속작이다. '더데빌'에 등장했던 인간 내면의 빛과 어둠을 상징하는 X-화이트, X-블랙 캐릭터와 인간을 두고 벌이는 내기라는 세계관을 공유하며 새롭게 탄생했다. 21세기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를 무대로 새로운 주인공 ‘에덴 아담스’와 ‘레브 허트’를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의 순간, 개인의 욕망과 윤리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고뇌를 그린다. '더데빌:파우스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유혹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가 대폭락 사태를 맞아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를 두고 벌이는 빛과 어둠의 내기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에 대해 조명한다. 2014년 초연 당시 X로 열연한 ‘한지상’이 X-블랙에 이름을 올렸다. 빛과 어둠은 하나라는 명제로 초연 당시에는 1명의 배우가 캐릭터 X를 연기했다면 재연부터는 X-화이트, X-블랙으로 분리하여 보다 명확하게 빛과 어둠의 대립을 그려냈다. 변화와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던 2017년, 2018년 공연에 함께 했던 ‘조형균’과 ‘임병근’은 각각 X-화이트, X-블랙으로 참여한다. 2018년 '더데빌:파우스트'와 첫 인연을 맺은 ‘김찬호’는 2021년에 이어 올해 다시 X-블랙으로 분한다. 2021년 네 번째 시즌 공연에 참여하며 변화의 최전선에 섰던 ‘박규원’과 ‘여은’은 X-블랙과 그레첸으로 재회한다. 현재 공연 중인 '더데빌:에덴'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배우들의 활약이 '더데빌:파우스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X-화이트의 ‘정동화’와 ‘백인태’, X-블랙의 ‘김준영’이 기존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스토리에 걸맞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인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레브 역의 ‘이기현’, ‘반정모’, ‘김우성’은 이번 작품에서는 존 파우스트로 변신한다. 이와는 반대로 유혹 앞에 방황하는 인간 에덴 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이재림’은 순수와 광기를 오가는 그레첸을 연기한다. 마지막으로 ‘김지온’(X-White役), ‘조민호’(존 파우스트役), ‘정우연’과 ‘이효정’(그레첸役)이 '뉴페이스'로 참여한다. 오는 12월 5일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하며 이달 중 첫 티켓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10-17 18:45:39【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제16회 DIMF가 오는 24일 개막, 국내·외 뮤지컬 22개 작품 공연을 비롯해 각종 부대·연계행사까지 열려 18일간 대구를 뮤지컬로 뜨겁게 달군다. 23일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사무국에 따르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공연축제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국내·외 뮤지컬 팬들과 18일간 즐거운 뮤지컬 여정을 시작한다고 밝ㅎㅆ다. 지난 2007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16주년을 맞는 DIMF는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축제 개최로 뮤지컬 팬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특히 올해는 일상회복과 함께 3년 만에 해외 초청작품을 비롯한 현장공연과 야외 개막행사를 즐길 수 있게 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24일 오후 7시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개막축하공연은 뮤지컬배우 박건형, 대구MBC 이유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다. 뮤지컬배우 남경주, 최정원, 마이클리, 김소현, 김소향, 홍본영, 조형균, 이지연, 장민제 등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해 무더운 초여름밤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제16회 DIMF는 공식초청작(5작품), 창작지원작(5작품), 대학생공연(8작품), 특별공연(3작품) 및 온라인 상영작(1작품) 등 22개의 국내·외 우수 공연이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주요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공식초청작 중 개막작은 대구산(産) 뮤지컬인 '투란도트'의 슬로바키아 버전이다. 폐막작인 영국의 'The Choir of Man'은 펍(pub)을 배경으로 9명의 남자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펼쳐보이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또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인 딤프린지를 비롯해 스타데이트, 제13회 한국공연예술포럼, 시민들을 위한 열린뮤지컬특강, 창작뮤지컬인큐베이팅 리딩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와 연계행사로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지역 뮤지컬 창작역량 강화를 위해 작품개발 초기단계를 지원하는 '창작뮤지컬 인큐베이팅 리딩공연 사업'을 통해 발굴된 8개의 신선한 작품이 29일부터 이들간 관객들을 만난다. 권영진 시장은 "아시아 최고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제16회 DIMF를 통해 선보일 우수한 국내·외 뮤지컬 작품과 풍성한 부대행사가 그 어느 해보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2-06-23 08:5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