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에서 진행되는 '4대종교 문화체험 여행'이 종교 문화에 치유 콘텐츠를 결합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9일 익산시에 따르면 최근 운영을 시작한 4대종교 문화체험 다이로운 익산여행은 신청 개시 전부터 문의가 쇄도한데 이어 3주 만에 상반기 예약 신청이 조기 마감됐다. 오는 12~13일 운영하는 2회차 여행에는 경기도 오산 미군 부대의 미국인 50여명이 신청해 익산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경험할 예정이다. 지난해 참가한 관광객이 부대에 매력적인 여행상품으로 소개하며 이번 관광이 추진돼 다이로운 익산여행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상반기 다이로운여행은 6월1일까지 매주 금요일, 토요일 1박2일로 운영하며 총 8회에 걸쳐 15팀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여행 참여자들은 원불교 명상, 해설 관람, 미륵사지 전통문화체험관, 다도체험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어 아가페정원, 두동교회, 나바위성당을 거쳐 고스락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1박2일 동안 생동하는 봄을 느끼며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진다. 익산시 관계자는 "익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다양해지는 만큼 다시 오고 싶은 익산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04-09 15:13:51【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 익산 나바위성지에 전시와 공연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익산시는 복합문화시설 건립에 이어 각종 보수 정비 사업을 병행해 종교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29일 익산시에 따르면 나바위성지에 전시시설과 공연장, 연수시설 등을 갖춘 ‘나바위성지문화체험관’을 건립한다. 사업비 100억 원이 투입되며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한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300㎡ 규모 전시시설과 피정·연수관 시설을 포함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 천주교 전주교구에서 시행하는 이번 사업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도로부터 보조금 교부 결정을 받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앞서 익산시와 천주교 전주교구는 나바위성지 의의를 계승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성지문화체험관 건립을 강력하게 건의했다. 양 기관은 나바위성당이 지닌 종교·문화·역사적 의미 보존과 김대건 신부의 최초 기착지라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 자원화에 뜻을 모았다. 여기에 지역의 각종 문화행사와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과 주변 순례길도 정비도 진행될 예정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나바위성지는 한국 천주교회사와 익산의 역사성에 대한 상징적 역할과 천주교 성지순례의 필수적 명소로 부각될 것이다”며 “성지문화체험관과 문화재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지역의 대표 종교문화 관광지로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 사적인 익산 나바위성지는 한국인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중국 상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조선 땅에 첫발을 내딛은 장소로 천주교사적 의의가 깊은 성지다. 김대건 신부는 사상과 영성, 상징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됐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2-06-29 14:45:41[파이낸셜뉴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도심에서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인도 국적의 여성 관광객 1명이 실종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구조대원 110명을 투입해 실종자를 수색했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하고 9일만에 수색을 종료했다. 3일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달 23일 8m 깊이 싱크홀에 빠져 실종된 48세 인도 국적 여성 관광객 구조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자리아 무스타파 말레이시아 총리실 장관은 “구조 인력의 안전과 건강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으로 (수색)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를 일행과 함께 걷던 48세 인도인 여성 관광객이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8m 깊이의 구멍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여성이 발을 딛는 순간 보도블록이 쑥 꺼지면서 큰 구멍이 생겨났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옆에 앉아 있던 남성도 구멍으로 떨어질 뻔했으나 가까스로 바닥을 짚고 땅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경찰과 소방국, 민방위대 등 수색대를 대거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이들은 굴착기를 이용해 사고 구역을 파헤치고, 고압 물 분사기로 도심 하수관을 씻어내는 방식으로 실종자를 수색했다. 탐지견과 원격 카메라, 지면 투과 레이더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슬리퍼 한 켤레 외엔 실종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루스디 모하마드 이사 쿠알라룸푸르 경찰청장은 "싱크홀 밑에 지하수가 거세게 흐르고 있어서 실종자가 쓸려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남편, 친구 등과 두 달 전에 이곳에 와서 휴가를 즐기는 중 귀국 하루 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1일 사고 현장에서 힌두교 종교 의식을 거행한 뒤 같은 날 오후 인도로 떠났다. 한편 이번 사고로 쿠알라룸푸르 관광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싱가포르 공영 CNA 방송은 “땅꺼짐 발생 지역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지만 사고로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다”며 “주변 상점 매출이 최대 90%까지 감소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사고 발생 지역과 수색 장소를 복구하는 데 6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3 21:07:57"'인문학 불모지'로 꼽혀온 부산에서 세계 28개국 300여명의 해양학자들이 한꺼번에 찾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대한민국 해양사 연구 발전에 커다란 이정표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난 1992년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맞춰 4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는 '세계해양사대회'가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권 최초로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려 크게 주목받았다.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는 국제해양문제연구소(소장 정문수 교수)의 완벽한 준비와 진행으로 폐회식 때 참가자들이 모두 자리에 일어나 여러 번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 '해양사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지난 8월 19일부터 24일까지 4명의 기조연설과 발표자 273명이 78개 세션에서 총 277편을 주제발표하는 행사로 치러졌다. 지금까지 세계해양사대회는 유럽에서 이뤄졌고, 대부분 그쪽 나라의 학자들이 참여, 진행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세계해양사대회는 1992년 제1회 대회(영국 리버풀)을 시작으로 1996년 제2회 대회(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000년 제3회 대회(덴마크 에스베르그), 2004년 제4회 대회(그리스 코르푸), 2008년 제5회 대회(영국 그리니치), 2012년 제6회 대회(벨기에 강), 2016년 제7회 대회(오스트레일리아 퍼스)가 개최됐다. 정문수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2일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중국, 일본도 유치하지 못했던 것을 대한민국, 그것도 부산에서 이뤄낸 것부터 큰 성과였다"면서 "2022년 김성준 한국해양대 교수가 포르투에서 이 분야 전문 연구자들이 주로 유럽이나 미주권이기 때문에 아시아권으로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설득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지난 16년간 바다와 관련된 인문학 연구에 몰두해왔던 것도 큰 자산이 됐다. 또 한 가지로는 '한류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부산에 대한 전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최근 독일 일간지에서 부산을 관광 매력 포인트로 소개한다든지, 유명한 여행 전문지 Lonely Planet에서는 아시아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부산을 꼽기도 했다"면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술대회 유치와 함께 행사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대회 유치가 확정된 후 세계해양사학회, 해양사학회와 공동으로 학술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 '바다 : 지방적 차원의 이동성, 지구적 차원의 연결성'으로 대주제를 정하고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한 만반의 준비과정을 수행했다. 대주제 아래 세션과 패널, 라운드테이블의 주제군을 △대양을 건너는 사람, 종교, 상품의 이동, 동물상과 식물군, 질병 등 종의 교환 △해양의 물리적 운동과 인간활동의 관계 △해운, 조선, 어업, 해전, 해적 △해상보험과 리스크 관리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 지중해, 발트해, 북해, 흑해 연구 △해항도시 네트워크 연구 △해양 기후와 치유 △인도태평양 전략 △해양담론과 심해 탐사 △이민 기록·보관, 해양박물관, 새로운 해양자료 활용 △디지털 연구 등으로 세분해 꼼꼼히 구성했다. 기조발제는 잉코 하이드블링크, 크리스티나 브로피, 나카지마 가쿠소, 김강식(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 등 4명이 심해탐사와 보트피플, 표류민, 해전의 주제로 열띤 강연을 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저자 마크 해리슨과 '아시아지중해' 저자 프랑수아 지푸루, '세계의 핵심 산업: 세계해운경제사'저자 젤리나 하를라프티스 등과 같은 이 분야 저명학자뿐 아니라 신진학자들 및 대학원생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정 소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 준비와 프로그램 구성을 해양사 연구 변방인 대한민국의 학문적 위상 제고와 해문 인문연구 세계적 발신지, 플랫폼 역할에도 초점을 맞춰 완벽하게 수행해 낸 것도 큰 성과"라고 밝혔다. 모두 6일 동안이나 이어진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외부인력 도움 없이 관련 지식과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한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소속 연구진과 대학원생, 연구보조원 등이 돼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와 행사장 스크린에 현장사진을 띄우는 순발력까지 보여주면서 세계 각국 참가자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선정돼 '해항도시문화교섭연구' 집단연구를 수행했다. 그 후속 프로젝트인 인문한국 플러스 사업도 맡아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바다인문학 : 문제해결형 인문학' 집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문한국지원사업 취지에 호응해 연구 어젠다의 국제적 발신을 위해 2011년 중국 4개 연구소(칭다오 중국해양대학교 해양문화연구소, 상하이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광저우 중산대학교 아태연구원, 셔먼대학교 역사연구소), 일본의 2개 연구소(고베대학교 해항도시연구소, 나가사키대학 글로벌 인문사회과학부), 대만의 3개 연구소(대만중앙연구원, 대만대학교 일문학부, 문화대학교 아시아연구원), 국내 목포대학교 도서문연구원 등과 세계해양문화연구소협의회(WCMCI)결성하고 사무국을 운영하며 매년 연구자대표회의와 국제학술대회를 주최, 주관해온 경험도 이번 행사에 큰 도움이 됐다. 정 소장은 "바다를 경계나 단절로 볼 것이 아니라 지구화의 촉매제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이번 국제학술대회 주제도 사람과 상품, 종교, 문화, 여러 가지 동물상, 식물군, 심지어 질병까지 바다를 통해 연결되고 소통된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바다와 인간 간의 관계 역전에서 오는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해양담론의 추이 변화와 다층적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 비전문가들의 연구 참여를 상징하는 시민과학(Citizen science) 등의 주제로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 참가자들은 행사 첫날인 지난 8월 19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 한나라호를 '관선'하는 이색 프로그램도 마련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학술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마리 바투스(헬싱키 대학 박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국제학술대회를 참가해 봤지만 이번 학술대회가 가장 인상적이고 배울 것이 많았을 뿐 아니라 환상적인 대회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행사 실무를 담당한 임하람 사무국장, 전수현 팀장 앞으로는 학술대회가 끝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감사메일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달 23일에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 초청으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인 경주를 찾아 역사 문화지구 탐방 행사도 가졌다. 국립경주박물관 등을 둘러본 세계 각국의 해양학자들에게 동부 지중해 연안과 사산조 페르시아 또는 중앙아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그릇이 당시 신라로까지 전파돼 능묘에서 출토된 것과 해변에서 200m나 떨어진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곳에 있는 세계 유일의 문무대왕릉 역사를 설명하며 해양과의 오랜 교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변옥환 기자
2024-09-02 19:47:35[파이낸셜뉴스] "'인문학 불모지'로 꼽혀온 부산에서 세계 28개국, 300여명의 해양학자들이 한꺼번에 찾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대한민국 해양사 연구 발전에 커다란 이정표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난 1992년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맞춰 4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는 '세계해양사대회'가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권 최초로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려 크게 주목받았다.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는 국제해양문제연구소(소장 정문수 교수)의 완벽한 준비와 진행으로 폐회식 때 참가자들이 모두 자리에 일어나 여러 번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 '해양사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지난 8월 19일부터 24일까지 4명의 기조연설과 발표자 273명이 78개 세션에서 총 277편을 주제발표하는 행사로 치러졌다. 지금까지 세계해양사대회는 유럽에서 이뤄졌고, 대부분 그쪽 나라의 학자들이 참여, 진행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세계해양사대회는 1992년 제1회 대회(영국, 리버풀)을 시작으로 1996년 제2회 대회(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000년 제3회 대회(덴마크 에스베르그), 2004년 제4회 대회(그리스 코르푸), 2008년 제5회 대회(영국 그리니치), 2012년 제6회 대회(벨기에 강), 2016년 제7회 대회(오스트레일리아, 퍼스)가 개최됐다. 정문수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2일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중국, 일본도 유치하지 못했던 것을 대한민국, 그것도 부산에서 이뤄낸 것부터 큰 성과였다"면서 "2022년 김성준 한국해양대 교수가 포르투에서 이 분야 전문 연구자들이 주로 유럽이나 미주권이기 때문에 아시아권으로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설득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가 지난 16년간 바다와 관련된 인문학 연구에 몰두해왔던 것도 큰 자산이 됐다. 또 한가지로는 '한류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부산에 대한 전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최근 독일 일간지에서 부산을 관광 매력 포인트로 소개한다든지, 유명한 여행 전문지 Lonely Planet에서는 아시아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부산을 꼽기도 했다"면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술대회 유치와 함께 행사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대회 유치가 확정된 후 세계해양사학회, 해양사학회와 공동으로 학술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 '바다 : 지방적 차원의 이동성, 지구적 차원의 연결성'으로 대주제를 정하고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한 만반의 준비과정을 수행했다. 대주제 아래 세션과 패널, 라운드테이블의 주제군을 △대양을 건너는 사람, 종교, 상품의 이동, 동물상과 식물군, 질병 등 종의 교환 △해양의 물리적 운동과 인간활동의 관계 △해운, 조선, 어업, 해전, 해적 △해상보험과 리스크 관리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 지중해, 발트해, 북해, 흑해 연구 △해항도시 네트워크 연구 △해양 기후와 치유 △인도 태평양 전략 △해양담론과 심해 탐사 △이민 기록·보관, 해양박물관, 새로운 해양자료 활용 △디지털 연구 등으로 세분해 꼼꼼히 구성했다. 기조발제는 잉코 하이드블링크, 크리스티나 브로피, 나카지마 가쿠소, 김강식(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 등 4명이 심해탐사와 보트피플, 표류민, 해전의 주제로 열띤 강연을 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저자 마크 해리슨과 '아시아지중해' 저자 프랑수아 지푸루, '세계의 핵심 산업: 세계해운경제사'저자 젤리나 하를라프티스 등과 같은 이 분야 저명학자들 뿐 아니라 신진학자들 및 대학원생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정 소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 준비와 프로그램 구성을 해양사 연구 변방인 대한민국의 학문적 위상 제고와 해문 인문연구 세계적 발신지, 플랫폼 역할에도 초점을 맞춰 완벽하게 수행해 낸 것도 큰 성과"라고 밝혔다. 모두 6일 동안이나 이어진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외부인력 도움 없이 관련 지식과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한 국제해양문제연구소 소속 연구진과 대학원생, 연구보조원 등이 돼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와 행사장 스크린에 현장사진을 띄우는 순발력까지 보여주면서 세계 각국 참가자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선정돼 '해항도시문화교섭연구' 집단연구를 수행했다. 그 후속 프로젝트인 인문한국 플러스 사업도 맡아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바다인문학 : 문제해결형 인문학' 집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문한국지원사업 취지에 호응해 연구 아젠다의 국제적 발신을 위해 2011년 중국 4개 연구소(칭다오 중국해양대학교 해양문화연구소, 상하이 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광저우 중산대학교 아태연구원, 셔먼대학교 역사연구소), 일본의 2개 연구소(고베대학교 해항도시연구소, 나가사키대학 글로벌 인문사회과학부), 대만의 3개 연구소(대만중앙연구원, 대만대학교 일문학부, 문화대학교 아시아연구원), 국내 목포대학교 도서문연구원 등과 세계해양문화연구소협의회(WCMCI)결성하고 사무국을 운영하며 매년 연구자대표회의와 국제학술대회를 주최, 주관해온 경험도 이번 행사를 치러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정 소장은 "바다를 경계나 단절로 볼 것이 아니라 지구화의 촉매제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이번 국제학술대회 주제도 사람과 상품, 종교, 문화, 여러 가지 동물상, 식물군, 심지어 질병까지 바다를 통해 연결되고 소통된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바다와 인간 간의 관계 역전에서 오는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해양담론의 추이 변화와 다층적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 비전문가들의 연구 참여를 상징하는 시민과학(Citizen science) 등의 주제로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9회 세계해양사대회' 참가자들은 행사 첫날인 지난 8월 19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 한나라호를 '관선'하는 이색 프로그램도 마련해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학술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마리 바투스(헬싱키 대학 박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국제학술대회를 참가해 봤지만 이번 학술대회가 가장 인상적이고 배울 것이 많았을 뿐 아니라 환상적인 대회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행사 실무를 담당한 임하람 사무국장, 전수현 팀장 앞으로는 학술대회가 끝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감사메일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8월 23일에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 초청으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인 경주를 찾아 역사 문화지구 탐방 행사도 가졌다. 국립경주박물관 등을 둘러본 세계 각국의 해양학자들에게 동부 지중해 연안과 사산조 페르시아 또는 중앙아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그릇이 당시 신라로까지 전파돼 능묘에서 출토된 것과 해변에서 200m나 떨어진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 곳에 있는 세계 유일의 문무대왕릉 역사를 설명하며 해양과의 오랜 교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변옥환 기자
2024-09-01 22:40:43[파이낸셜뉴스] “차세대 제임스 본드는 한국배우가 될 것이라는 루머도 들었다.” 28일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TV 채널·디지털 서비스사 '미디어완 테마틱스’의 콘텐츠 책임 부사장인 소니아 라투이가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60개 이상 프로덕션 회사와 20개 SVOD 채널·서비스를 하는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 ‘미디어완’의 계열사다. 올해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에는 역대 최초로 서유럽 권역의 프랑스가 국가관으로 참여했다. 소니아 라투이는 K-콘텐츠를 프랑스 현지에 소개해왔는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를 자사 공포·스릴러 특화 SVOD 서비스 ‘인섬니아’에 서비스했다. 또 하이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방탄소년단의 콘서트·투어 다큐멘터리, 세븐틴의 콘서트 영상 등을 다큐멘터리 특화 플랫폼 '익스플로러'에 서비스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어왔다. 라투이 부사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프랑스 내 K-콘텐츠 열풍을 소개하며 “프랑스에서 케이팝 콘서트나 명품 패션쇼에 참석한 한국 배우나 가수를 보기위해 수천명의 팬들이 운집하는 것은 이제 너무 흔한 광경이 됐다”며 “이정재 배우가 ‘스타워즈’시리즈에 출연하는 그런 시대가 되지 않았나? 차세대 제임스 본드는 한국배우가 될것이라는 루머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 지하철에서 슈트르르 입은 남성이 휴대폰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것을 목격하고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고 돌이켰다. “당시 저 역시 케이드라마에 관심이 컸는데, 너무 놀라 말을 걸었더니 한국드라마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당시 인기있던 케이드라마 제목을 줄줄 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한국드라마에 대해 언급을 하면 비단 콘텐츠 관련 부서뿐 아니라 리셉션이나 회계부서 직원도 그 드라마 안다, 좋아한다며 열광했다. 음악, 영화 등 콘텐츠뿐만 아니라 뷰티, 관광 등 한국문화에 대한 열광적 반응을 느꼈다. 그렇게 때문에 한국 콘텐츠 종사가에게는 어마어마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파트너십을 맺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방탄소년단이나 세븐틴이 프랑스 파리에 오면 콘서트 티켓이 5분만에 매진되는 모습을 보고 뭔가 있다는 촉이 왔다”며 “TV를 보지 않은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누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 주목했고, 1순위가 하이브였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프랑스비즈니스센터(당시 센터명칭 유럽비즈니스센터)에서 하이브와 미디어완 간의 미팅 후 양사 간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하이브 본사도 직접 방문했다. 라투이 부사장은 “우리는 투명하게, 하이브의 전문성을 전적으로 믿으며 정성을 들여 소통했다. 그 결과 1년의 협의 끝에 지난 2월과 6월 다큐멘터리 전문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렸는데 바로 톱3에 올랐고 그 인기가 한달간 유지됐다. 지금도 하이브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초자연 스릴러 ‘괴이’는 칸 시리즈에 공식 초청된 점과 CJ ENM 작품이라는 데 신뢰를 갖고 판권을 사들였는데 실제로 큰 성과를 거뒀다. 라투이 부사장은 "원래 인썸니아는 영화 전문 플랫폼인데, ‘괴이’를 서비스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리즈 섹션을 만들었다. 그 정도로 중요한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요즘 프랑스 관객은 새로운 것을 찾아볼 준비가 돼 있다. 한국적 요소를 독창적이라고 받아들였다. 내년에 프랑스에선 아시아 유령 전시도 예정돼 있는데 이처럼 아시아 문화, 종교 등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크다. 연장선상에서 영화 ‘파묘’ 역시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요리 전문 OTT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인데, 아시아 섹션 산하 케이푸드 섹션을 신설해 한국의 궁중요리 등을 다룰 예정이며, 그룹 산하 액션 전문 TV채널엔 한국액션영화 전문 섹션을 신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라투이 부사장은 "그룹 차원에선 K-포맷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전담 부서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복면가왕’이 아주 유명한데 이렇게 한국의 인기 예능을 프랑스에서 리메이크한다든지 좋은 스토리가 있다면 양국 간 시너지가 날수 있는 공동 제작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20년전 포맷을 계속 울궈먹는 프랑스와 달리 한국 예능을 보면 정말 참신하다. 그래서 CJ ENM, KBS, MBC 등과 계속 소통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이하 콘진원)과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BCWW는 K-콘텐츠의 해외 진출 및 수출 확대를 위한 글로벌 방송영상마켓이다. 올해는 ‘BCWW, 글로벌 무대의 미래를 열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시마켓 △콘퍼런스 △쇼케이스 △비즈매칭 △시상식 △On Air △K-OTT 홍보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우수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총 13개국 277개 기업이 전시 마켓에 참가하고, 사전등록 기준 국내외 34개국 1022명의 바이어가 방문한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초로 서유럽 권역인 프랑스가 국가관으로 참여한다. 프랑스 국가관에는 프랑스 최대 미디어 그룹 △미디어완과 △고몽TV 등 프랑스 영상·미디어 관련 5개 기관 및 프랑스 방송영상 총괄기관인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CNC) △유니프랑스도 참여해 국내 콘텐츠기업과 협력을 논의한다. 콘퍼런스의 연사로서도 무대에 선다. 28일 글로벌 세션에서는 미디어완의 소니아 라투이와 고몽TV의 국제 공동 제작 책임자 벤자민 르프티가 'K콘텐츠, 프랑스의 OTT 플랫폼을 공략하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28 14:24:33【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27일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된 2025년 정부 예산안에 국비 8조8928억원을 확보, 2년 연속 국비 9조원 시대 달성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정부 예산안(8조6021억)원 보다 2907억원(3.4%) 늘어난 규모로, 정부의 강력한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정부 총지출 증가율이 3.2%로 낮게 설정된 상황과 국가 사회간접자본(SOC) 중 도로·철도 분야 1조7000억원이 감액된 것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전남도는 강조했다. 앞서 전남도는 연초부터 국고 확보 단계별 전략에 따라 정부 정책과 지역 현안을 연계한 신규 사업을 지속 발굴하고 실국장급 간부 이상의 중앙 부처 방문 설명, 여야 국회의원 예산간담회 실시 등 도정 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전남도가 중점 건의한 완도~강진 고속도로(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등 광역 교통망 적기 구축에 필요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비롯해 전남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신규 사업도 지난해에 이어 47건 1254억원(총사업비 2조9879억원)이 반영됐다. 분야별로 사회간접자본의 경우 △완도~강진 고속도로 기본계획 수립비(37억원) △목포역 철도시설 재배치 설계비(40억원) △광주 송정~목포 간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비(2692억원) 등이 반영됐다. 또 준공 기한이 도래한 △강진~광주 고속도로(광주~완도 고속도로 1단계) 공사비(435억원) △신안 압해~해남 화원 도로 공사비(461억원) △여수 화태~백야 도로 공사비(693억원)을 확보해 차질 없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가 본격 진행되는 △여수~남해 해저터널 공사비(694억원) △곡성 석곡~겸면 도로 공사비(260억원) 등도 포함됐다. 관광 분야는 지역 소멸 대응 및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 26건(247억원)이 반영됐다. 신규 사업으로 △해남의 목포구등대 관광경관 명소화 사업(7억원) △영광의 종교순례 테마관광 명소화 사업(4억원)도 포함됐다. 계속 사업으로 △광양의 미디어아트 관광명소화 사업비 등 24개 사업(236억원)이 지역별로 골고루 반영됐다. 또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개최(16억원) △2026 여수 세계 섬박람회 개최 지원(23억원)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순천 30억원/ 진도 30억원)도 반영됐다. 농수축산업 분야는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설계비(2억원) △수산물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 설계비(4억원)이 반영됐고, 친환경농가를 지원하고 친환경농업을 장려하기 위한 △친환경농업 직접지불제 확대는 7년 만에 91억원 증액됐다. 또 △진도 서망항 국가어항 확장 타당성 용역비(5억원_ △여수 국동항 건설 설계비(24억원)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이전비(402억원) △노지 스마트농업 활용모델 연구 개발비(30억원) 등이 반영됐다. 핵심 전략사업 분야는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위한 탄소중립 선박 연료 공급기술 연구 개발비(42억원) △디지털바이오 스마트 임상 지원 연구 개발비(35억원)가 반영됐다. 또 △미래 모빌리티 충돌안전 고도화 기반 구축비(30억원) △사용 후 배터리 안전관리 기술 개발비(24억원) △석유화학 무탄소 연료 기반 NCC 공정기술 개발비(44억원) 등도 반영됐다. 에너지 신산업 및 산단 지원 선도 사업 분야는 △70kV급 신송전 전력기자재 평가 기술 개발 및 실증 기획 용역비(2억원) △에너지기술 공유 대학 구축 사업비(30억원) △탄소중립 에듀센터 사업비(16억원) △녹색융합 클러스터 조성 실시설계비(15억원) △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대불 국가산단) 계획 용역비(5억원) △강진 제2일반산단 진입도로 실시설계비(5억원)가 반영됐다. 재해 분야는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 12개소(243억원)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신규 4개소 사업비(13억원)와 계속 36개소 사업비(439억원)가 반영됐다. 이 밖에 △쾌적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순천대 글로컬 교육문화복합관 리모델링 설계비(10억원) △여수국가산단을 비롯한 호남권역의 다양한 재난대응을 위한 호남권역 소방용수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도입비(23억원)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구축 및 운영 사업비(947억원)가 포함됐다. 전남도는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국회 심사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더불어 최소 3000억원 이상 추가 반영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국회 증액 대상 주요 사업은 △호남권 사회간접자본 사업(2000억원 이상) △국립 김산업 진흥원 건립 용역비(2억원) △K-디즈니 조성 인력 양성 및 콘텐츠 제작비(154억원) △민간 전용 우주발사체 엔진연소시험시설 설계비(20억원) △인공지능(AI) 첨단 축산업 융복합밸리 조성 타당성 용역비(3억원) 등이다. 아울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광양 공업용수도(Ⅳ) 실시설계 용역비(5억원) △화순 탄광 경제진흥사업 실시설계용역비(17억원)도 조속한 통과와 함께 예산 반영에 노력할 계획이다. 또 △간척지 활용 첨단 수산양식 배후단지 조성(15억원) △국립 민속씨름원 건립 타당성 용역비(5억원) △여수 세계 섬박람회 개최 지원 추가 증액(32억원)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해 도민의 소득을 증대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을 비롯해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감액 또는 미반영된 지역의 현안 사업도 국회심의 단계에서 증액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2년 연속 국고 9조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고, 전남 대도약을 이어갈 신규 사업도 다수 반영돼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면서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여야 국회의원과 긴밀히 협의하는 등 국회 최종 의결까지 최대한 많은 예산을 반영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8-27 14:20:12<24> 우즈벡-부하라(Bukhara)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를 떠나 부하라(Bukhara)로 간다. 날씨가 흐리다. 5시간 넘는 장거리를 가야하니 주유하는 것이 신경 쓰이는데 주유소 서너곳을 번번히 허탕치고 나왔다. 경유값이 비싼것도 힘든데 우즈벡에서는 경유 있는 곳 찾기까지 쉽지않다. 녹색 표지판에 DIZEL이라는 글을 보고 기대반 걱정반 들어가본 곳에서 드디어 경유가 있다고 한다. 신난 탄이 "우와!"하며 지갑을 찾는다. "40리터 주세요." 기름통을 가득 채우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웃으며 농담하며 다시 길을 떠난다. 오늘 갈 부하라는 고대부터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번영했던 도시이며 사마르칸트, 히바와 함께 우즈벡은 물론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도시라고 한다. 사마르칸트 못지않게 볼것이 많다고 하니 관광도 해야겠다 싶다. 부하라에서 우리는 카우치 호스트인 오토의 집을 찾아갔다. 그의 집은 부하라에서 약간 외곽의 카간(kagan)이라는 곳에 있었는데 오후 늦게 도착하니 그는 집에 없고 그의 동생이 나와서 우리를 집까지 안내해주었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아파트의 꼭대기층. 소련시절에 지은 듯한 모습이었다. 곧 오토가 와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저녁으로 우리가 라볶이를 만들어 함께 먹기로 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무지무지 귀한 오뎅은 구할 수 없어 못 넣었지만 대신 양배추를 잔뜩 넣어 맛있는 라볶이를 만들었다. 완성된 음식을 보자 오토는 "이거 라면같이 생겼는데?"라고 한다. 라면을 아는게 신기하다. "어 맞아 라면이야 라면이랑 비슷한데 맵고 달아" 매운것을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한입 먹어보더니 다행히도 좋다고 한다. 오토도 여행을 좋아해서 5달간 아제르바이잔-조지아-이란-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을 여행했다고 한다. 탄이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자 오토는 이란이라고 했다. 그가 사는 부하라와 종교, 언어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아서 좋았다고 한다. 나는 우즈벡도 주로 러시아어를 쓰는 줄 알았는데 지역마다 다르고 특히 부하라나 사마르칸트에서는 타직어와 페르시아어를 같이 쓴다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왔다. 한가지의 언어와 글자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자란 한국인으로서는 한 나라, 한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글이 다양하다는 것이 너무 힘들것 같고 상상이 안되었다. 오토에 의하면 부하라가 아주 옛날에는 이란제국에 속했다고 한다. 그래서 시내에 구도시에는 페르시아풍의 건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7km정도 떨어진 지라보드라는 마을에는 페르시아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오토나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 약간 아랍계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오토는 우리에게 부하라의 유명한 의학자인 아비세나(Avicenna)와 부하라의 역사, 문화, 주요 관광지등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자신이 사는 도시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타슈켄트에 있다는 여동생 마블루다와 영상통화를 하게되었다. 마블루다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데 가벼운 대화가 가능할 정도여서 무척 반가웠다. 한국에 가고싶다는 마블루다에게 한국에 오게되면 우리집에 초대할테니 꼭 연락하라고 하니 매우 좋아했다. 중앙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바다 아랄해가 말라버렸다 오토는 부하라 북쪽, 누쿠스 근처의 아랄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학교다닐때 들어본 적 있는 지명이어서 아는척 했더니 바다가 현재 사막이 되었다고 한다. 잘못들었나 싶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아랄해는 중앙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바다였는데 구소련이 면화사업에 아랄해의 물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말라버렸다고 했다. 인간의 욕심이 바다를 사막으로 만들다니. 그곳에 가면 모래위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배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곳은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떠나기전 오토에게 우리 까브리를 소개시켜주었다. 오토는 캠핑카를 구경한 후 우리가 하루만에 떠나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지 계속해서 더 있다가라고 권해주었다. 바쁜일이 지나면 부하라 안내도 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편하게 머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터라 계획대로 부하라에는 하루만 머물고 지나가기로 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여운은 길다. 언젠가 오토와 마블루다를 또 만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토가 알려준 카간의 대표명소 에미르(Emir)궁전에 왔다. 카간 기차역이 바로 근처에 있어 주차도 편하고 찾기 쉬웠다. 이른 아침인데도 페르시아풍 정문이 활짝 열려있다. 날씨가 매우 추워 단단히 무장하고 들어갔다. 공원 한켠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기구들도 좀 보이고 정원 조성을 잘해놓았다. 가족나들이 하기 좋을 것 같다. 길 끝에 인터넷에서 봤던 에미르 궁전이 나타났다. 입장료같은 것이 없어 출근하는 사람들이 공원을 통과해서 다니고 있었다. 사막의 모래색 건물이었는데 페르시아풍 아름다운 기하학적조각으로 장식되있었다. 인터넷에서 무척 화려한 내부사진을 볼 수 있었는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도시 곳곳이 관광지라고 하니 궁전내부에 꼭 안들어가도 뭐 별 상관 없겠지. 밖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이동했다. 이동 중 메탄 주유소에 끝없이 줄선 차들이 보인다. 오토도 매일아침 가스를 넣기위해 출근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와야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200미터는 족히 되어보이는 긴 줄 끝의 차는 대체 얼마나 걸려야 충전을 할 수 있을까? 부하라의 '방주요새'에 왔다. 광장에 세워진 초대형 트리를 보니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이슬람 국가에 '성탄절 트리'라니 왠지 좀 어색하다. 거대한 성벽이 솟아있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흙으로 만든 벽돌을 구워 쌓은 성이다. 외관의 곡선이 참 아름답다. 보통 성벽이라고 하면 수직으로 올리기 마련인데 어떻게 저렇게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좁아지는 부드러운 곡선형태의 성벽을 만들었을까? 지진에도 끄떡없게 생겼다. 아침 햇살과 그림자가 곡면을 더욱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약 4500원정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매표소에 계신분이 유쾌하게 맞아주신다.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보니 화려하게 조각된 나무기둥으로 받쳐진 건물이 나타난다. 이런 기둥은 보통 대리석같은 석조로 만들기 마련인데 나무로 된 조각기둥이 희안하다. 노점에서 기념품 파는 아저씨에 이끌려 물건들을 구경했는데 러시아루블을 세트로 모아놓은 것도 있고 도장같은 것도 있었는데 꼭 사고싶은 것은 없어서 패스. 안쪽에 왕좌 같은 것이 있는 공간에 오자 기념품상 아저씨가 따라오셔서 5만숨에 전통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사진찍게 해준다며 흥정을 하신다. 다른 손님이 없으니 우리를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다. 페르시아풍 카펫으로 벽장식을 한 멋진 의자였지만 우린 그냥 그대로 사진찍기를 더 원해서 사양하고 슬금슬금 아저씨를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 이곳 건물의 기둥들은 다 주춧돌 위에 밑동이 둥근 나무기둥을 세워놓은 형태로 매우 특이해 보였는데 300년 이상 된 것이라고 한다. 여러 옛 물건들이 전시되어있는 박물관같은 곳도 있었는데 입구 앞 광장에 사람들이 열심히 청소 중이다. 우즈벡에서는 사람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매우 부지런하고 깨끗한 사람들인 것 같다. 박물관에는 옛날사람들이 입던 쇠사슬 갑옷을 비롯해 페르시아풍 쟁반과 주전자, 옛날 복식 등 매우 이국적인 물건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와 좀 걷다보니 작은 광장이 나왔다. 설명을 읽어보니 성에서 말을 키우는 장소였나보다. 광장에서 성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멋있었다. 추운 날씨와 조금 지친 마음에 관광에 더 흥미가 생기지를 않아 우리는 정오쯤 누쿠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먼길 떠나기 전 도시에서 점심거리를 사려던 중 길가에 "베스트 버거" 라는 노점이 눈에 띄어 차를 세웠다. 가게 이름은 "베스트 버거"인데 햄버거가 없단다. 뭐가 있냐고 물어보고 되는 것 중 후라이드치킨을 주문했다. 주문 후 튀겨주는 시스템. 한참을 기다려 치킨이 나왔다. 사실 별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막 튀겨나온 치킨이 너무너무 맛있다. 따끈하고 바삭하고 육즙도 흐르고 간도 딱 맞는다. 8천원 정도를 냈는데 둘이 배터지게 먹고도 남을 정도로 양도 많다. 부하라에서 인생치킨집을 만났다. 부하라에서 누쿠스까지는 8시간거리, 히바까지는 6시간이라고 한다.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 하고 길을 떠났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oK6mljO3zuU?si=1619a4maR7clZH8d>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1 15:27:55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는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5시간가량을 가야한다. 우즈벡에 목화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가는 길 양옆에 끝도 없이 펼쳐진 목화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창 목화가 피어있으면 장관이었을텐데 철이 지나서 갈색 줄기들만 있는 것이 좀 아쉽다. 우즈벡 길가의 가로수 중에는 처음 보는 나무들이 있다. 밑둥은 굵고 짧은데 잔가지들이 공작새 깃털처럼 사방으로 뻗어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넓은 강과 마을도 자주 보이고 확실히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보다 땅이 비옥하고 살기 좋아보인다. 겨울이 다 되어가는데 길가 과일가판대에는 수박같은 것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설마 수박일까 궁금해서 사먹어보고도 싶었는데 괜히 돈만 버리는거 아닌가싶어 호박일꺼야 하며 그냥 지나갔다. 안개가 뿌옇게 내려 시야가 안좋은 구간도 지나고 안개가 서리가 되어 길가 식물들에 앉았는지 눈꽃이 핀 풍경도 지나간다. 사마르칸트에 가까워 오자 여러가지 색색의 깃발들이 우릴 반겨준다. 도시 곳곳에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 원색 깃발들이 계속 눈에 띄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나 환영받는 느낌이라 좋다. 도시 외곽에 낮은 토담같은 것이 이어져있다. 군데군데 동굴처럼 판 곳도 있다. 서울의 몽촌토성 같다고 하자 탄이가 "몽쉘통통이라고?"하며 익살을 떤다. 아.. 먹고싶어졌다. 사마르칸트는 사막의 모래색이 온통 도시를 덮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이곳에 사는 몰리라는 20대 청년에게 카우치 요청을 보냈었다. 우리는 시내의 한 커다란 카페에서 만났는데 몰리 덕분에 예상 못한 다른 서퍼들을 한가득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 이란에서 사업차 온 메디, 자전거로 여행중인 중국의 이치까지 완전히 다국적인 모임이다. 국적과 나이와 모든 것이 다르고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행자라는 공통점이 만난지 몇분만에 즐겁게 이야기 나누게 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의기투합한 모두 다 함께 몰리네 집에 갔다. 계획에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다 같이 가도 되나 싶었는데 몰리는 방도 많고 음식도 많아 괜찮단다. 몰리는 부모님과 두 동생과 함께 시 외곽의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여럿이 우르르 몰려왔는데도 부모님은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환영해주셨다. 손님 접대에 열심인 이슬람가정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산더미같은 플롭(볶음밥)이 나오는데 고기와 레몬과 메추리알로 장식된 것이 무지무지 먹음직스럽다. 플롭은 손님 환대에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진 볶음밥을 별로 안좋아하던 우리도 이곳에서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 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지만 흔히 있는 일인 듯 당황하지 않고 양초를 켜고 계속해서 먹는다. 다행히 곧 불이 다시 들어왔다. 몰리가 우리들을 아버지께 소개하는데 아버님이 러시아어를 하신다고 해서 마리나가 신이났다. 영어, 우즈벡어, 러시아어 등등 여러나라 말이 마구 섞여서 헷갈리고 난리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언어가 없어 통역에 난항이 있었지만 다들 유쾌하게 웃으며 어찌어찌 서로를 소개했다. 메디가 "이치는 made in China(중국산)"이라고 소개하자 다들 웃음이 터진다. 몰리의 남동생의 이름을 차홍길이라고 들어서 "어? 한국사람같은 이름이네?"했더니 다시 잘 들어보자 "차흐니르"와 비슷한 발음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차홍길이라고 불렀고 그 친구도 좋아했다. 한국말을 배우고 있으며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우즈벡에서는 한국말을 꽤 잘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남자, 여자 나뉘어 큰 방에 자리를 잡고 부모님이 제공해주신 이부자리를 덮고 푹 잘 잤다. 다음날 몰리네 가족앨범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외국사람의 옛날 앨범을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진진했다. 사진 한장한장이 역사의 증거이며 가족이야기가 들어있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정성스레 주시고 편히 묵게 해주신 가족분들께 몇가지 선물을 했다. 아버님은 특히 핫팩을 신기해 했는데 사용법을 알려드리자 일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약과와 마스크팩 등 별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정성으로 드렸다. 몰리네 집 마당은 매우 넓은데 한쪽에는 새로 짓고 있는 2층 건물도 있다. 지금 있는 집도 방도 많고 꽤 큰데 취미삼아 천천히 돈생기고 시간날 때마다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층고도 높고 만듦새가 매우 좋다. 혹 다음에 오게되면 이 곳에서 머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몰리네 가족이 모였을때 가족사진을 몇장 찍어드렸다. 산에 가보고 싶다는 마리나의 이야기에 다들 동조하며 갑자기 여행계획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까브리에 탄이, 시로, 마리나, 몰리, 몰리 남동생, 메디, 이치까지 총 7명이 타고 30분거리의 산으로 향했다. 나도 타봐서 아는데 주행중 캐빈에 있는 것이 승차감도 안좋고 이리저리 흔들려 결코 편하지 않을텐데 다들 젊어서 그런지 다행히 끄떡 없다. 장거리가 아니니 괜찮겠지 싶었다. 매일 둘만 타던 차가 바글바글 시끌벅적 완전 새롭다. 산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등산로를 따라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산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싶은 마음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걷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20대들의 체력을 못따라가고 기온이 뚝뚝 떨어져 너무 추워서 잘 다녀오라고 하고 차로 돌아가서 기다렸다. 이치와 차홍길은 정상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산에 다녀와서 우리는 메디가 살고있는 집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는데 다들 머리도 헝클어지고 몰골이 초췌해 보여 걱정이되어 괜찮냐고 물어보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는다. 메디는 사업차 사마르칸트에 와있다고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집하나를 통채로 렌트해서 살고있었다. 중정 마당이 있고 방이 여러개 있는 좋은 집이었는데 이미 이치는 방하나를 차지해 손님으로 있었다. 첫날 만났을 때부터 메디는 자기 집으로 오라고 계속해서 졸라댔다. 원하는 만큼 있으라고 인심이 좋다. 메디의 집에 묵은 첫날 마당에 소복이 눈이 쌓였다. 까브리를 안에 주차할 수 있을만큼 마당이 넓다. 그런데 메디의 손님 유치 욕구에 비해 방이며 시설이 따라주질 않았다. 방문의 유리창은 유리 없이 뚫려있고 라디에어터가 고장나 물이 샌 것 같았는데 돈이 있어도 사람이 부족한지 고치는데 여러날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추울까봐 메디는 새 전기히터를 사서 방에 넣어주었는데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며 손님을 데리고 있고싶나 의아했지만 그의 친절을 감사히 받았다. 또 길쪽으로 난 창문은 커튼이 없어 사생활보호가 전혀 안되어 우리차에 있던 흰 천을 가져와 가려야했다. 세탁기는 고장나 있어 쓸 수가 없었고 그래도 부엌에서 가스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것은 좋았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 하나로 세계여행한다니.. 존중감이 절로 생겼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다니 게으른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평소 중국사람에 대해 썩 좋은 인상이 없었지만 이치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에 대해 깊은 존중감이 생겼다. 10여년간 호주에서 일을 해서 영어도 꽤 잘하고 자기 삶에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는듯 했다. 이치는 우리에게 중국식 토마토계란볶음과 가지요리를 해주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우리도 소고기뭇국과 밥을 해서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정전이 되어 차에서 전기를 끌어다 조명을 켰다. 아랍풍의 노래를 틀어놓고 탄이와 메디가 이상한 춤을 춘다. 술을 잘 못마시는 탄과 종교때문에 안마시는 메디. 술도 안 마시고 저러고 노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히터를 사온 날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였을까 정전이 되었고 밤늦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 것을 각오하고 둘이 꼭 안고 자면 죽지는 않을거야 라며 잘 준비를 하고있을때 메디가 간단히 짐을 싸서 나오라고 한다. 전기가 들어오는 호텔을 찾아 우리를 재워주는 것이었다. 이치도 다른 호텔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아니 돈내고 묵는 손님도 아닌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하다니. 참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대단한 것 같다. 아니 메디만 대단한 것일까. 메디와 꽤 친해진 것 같아 평소 이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너희는 아내를 여러명 가질 수 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메디의 대답은 의외로 심각하고 진지했다. 그는 코란을 여러번 읽고 많은 고민과 깊은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코란에 의하면 오직 두가지 이유만으로 아내를 두명 이상 둘 수 있는데 하나는 과부가 생존을 위해 재혼하는 경우, 또 하나는 두명 이상의 여자에게 완전히 똑같이 대할 때라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이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두번째 조항은 하지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대답이 의외였고 참 놀라웠다. 메디는 우리가 만난 첫 이란친구인데 앞으로 다른 이란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와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자고 온 다음날도 계속해서 정전과 누수가 발생하자 우리는 미안해하는 메디의 집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우리때문에 괜한 돈을 자꾸 쓰는 것이 부담되었다. 메디는 집이 부실한 것을 속상해하며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떠나보내주었다. 메디네 집에서 나와 우리는 시내의 Aishia라는 작은 호텔에서 몇일 더 묵었는데 폭설에 강추위가 와서 실내기온이 16도도 안되었고 이곳도 정전이 되기 일수였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맘편히 있을 수 있었다. 한국말을 조금 하시는 친절한 사장님이 계시고 맛있는 조식도 포함되어 있어서 꽤 만족하며 머물 수 있었다. 하루는 관광가이드를 꿈꾸는 몰리의 안내로 유명한 "레기스탄"에 갔다. 레기는 모래, 스탄은 장소라고 한다. 즉 모래땅이라는 의미이다. 이슬람 특유의 정교한 타일로 장식된 탑과 건물들이 무척 이국적이고 멋있었다. 광장 한구석에 무덤이 있는데 이곳을 지을때 큰 역할을 한 일꾼의 무덤이라고 한다. 왕이 그의 공로를 치하해 소원을 묻자 여기 묻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살아서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광장에 묻히기를 선택한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생각이 많아졌다. 몰리는 좌우의 비슷하게 생긴 건물중 어느쪽이 더 오래되었을까 퀴즈를 냈다. 열심히 관찰하고는 찍었는데 틀렸다. 잘 보면 양식이 다르다고 한다. 몰리 덕분에 좋은 관광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침에 차를 몰고 나와보니 이럴수가! 앞유리에 금이 가있다. 최근 큰 충격을 받거나 위험한 곳에 둔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일까. 전에 키르기스에서 하도 금간유리로 다니는 차가 많아 유리를 갈지 않고 때우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분명 이곳에서도 해주는 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기로 했다. 사마르칸트의 현대자동차매장을 우선 찾아갔다. 영업소 대표님이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더니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다. 돈내는 손님도 아닌데 이렇게 친절하시다니 참 감사했다. 사마르칸트에 있는 동안 밥먹으러 오라고도 하셨다. 소개받은 곳을 찾아가니 말은 안통해도 손짓과 깨진 유리창을 보고 의사소통이 된다. 젊은 청년이 유리창 크랙 진행방향 앞쪽에 송곳으로 구멍을 내고 주사기로 무언가를 넣어 메우는 것 같다. 완전히 굳을때까지 한동안 히터를 쓰지 말것을 당부했다. 앞유리 금이 점점 커지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제 안심이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여러나라의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부하라로 출발했다.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 https://youtu.be/G85qdMHDuHM?si=iKCbW47_29vK5aV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5 13:04:10[파이낸셜뉴스]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K-뷰티' 사랑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이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뷰티숍이었고, 상반기 거래액이 가장 높은 곳은 헤어숍이었다. K-미용실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미용업계, 통역 서비스 등 도입 24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28만413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47만158명)과 비교해 81%나 늘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전인 2019년(696만2996명)의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의 미용실 예약 건수는 작년 동기보다 5배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미용실 거래액은 약 4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액에서 약 31%를 차지했다. 이에 맞춰 미용실의 서비스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홍대와 강남에 위치한 미용실들은 외국인 통역 서비스를 속속 제공하고 있다. 순시키헤어 홍대점은 종교적인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머리카락을 보일 수 없는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해 프라이빗 룸(개인실)도 마련했다. "제 퍼스널 칼라는 뭔가요?"…한류 열풍에 '급성장' 뷰티숍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뷰티숍은 전년 동기 대비 거래 건수가 약 514% 늘었다. 거래액은 약 2000%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 상위 순위였던 의상대여, 뷰티의원, 다이닝, 사진관 카테고리를 1년 만에 모두 넘어섰다. 가장 인기는 '퍼스널컬러' 상품이다. 전문가에게 개인 피부 톤을 진단받고 본인에게 어울리는 컬러, 스타일링, 메이크업 컨설팅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광객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상반기 퍼스널컬러 단일 상품이 뷰티숍 전체 거래액의 80%를 차지했다. 거래 건수는 무려 130배 이상 늘었다. 퍼스널컬러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인 전문가에게 직접 이미지 컨설팅을 받고 실제 한국인처럼 꾸밀 수 있는 관광상품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일으키는 한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관광객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스타일링 또는 메이크업 서비스를 이용하며, K-뷰티의 전문적인 기술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에이트립 관계자는 "K-팝을 좋아하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다녀간 미용실과 뷰티숍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인하고 해당 매장을 방문해 스타일링을 받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25 10: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