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테라피(방향요법: aromatherapy)가 암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를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나왔다. 아로마테라피란 방향성 약용 식물에서 추출한 특유의 향을 가진 순수 식물성 기름인 에센셜 오일(essential oil)을 이용, 인간의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 시켜 심신의 항상성을 유지하게 하는 자연치료요법 중 하나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학 간호대학 연구팀은 아로마테라피 패치(patch)가 암 병동 간호사들의 긴장, 불안, 탈진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레몬, 오렌지, 귤, 핑크 그레이프프루트, 레몬그라스, 라임, 페퍼민트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혼합한 패치를 암 센터 종양 주사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1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했다. 간호사들은 한 번에 4~8시간씩 모두 8회에 걸쳐 목에 두른 명패에 이 패치를 붙이고 근무했다. 연구팀은 매번 이 패치를 붙이기 전과 후에 특정 감정들이 얼마나 강한지(1~10점)를 평가하는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패치를 붙이고 난 후에는 스트레스, 불안, 피로감, 탈진감이 확연히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를 주도한 매리안 레븐 연구원은 밝혔다. 불안과 피로감은 40%, 스트레스와 탈진감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전인적치료인 아로마테라피 자연요법 중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아로마테라피 이며, 부작용이 적은 전인적 치료요법이다. 아로마(Aroma)의 의미는 약용식물에서 발산되는 ‘향’을 의미하며, 테라피(Therapy)는 ‘치료’‘요법’으로 해석된다. 아로마테라피는 향이 나는 방향성식물의 꽃, 열매, 줄기, 잎, 뿌리 등에서 추출한 고농축 휘발성 혼합물인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다. 에센셜오일의 본질은 화학물질이며 호르몬 성분이다. 우리 인체에 여러 화학물질과 호르몬이 필수 불가결하듯 식물이 가진 생명의 힘도 여기서 나온다. 인체에 사용 가능한 오일은 약 300여종 이상이며, 그 중 일반적으로 테라피에 사용되는 에센셜오일은 약 60여종이 있다. 아로마테라피의 역사 향기요법의 역사는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허브에서 즙을 내어 상처에 바르거나 원시적인 훈증법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 시신의 방부 처리나 미용 혹은 의료의 목적이나 중요한 의식에 사용되었는데, 시신의 방부처리나 미이라를 만들기 위해서 미르나 시더우드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오늘날 향기요법과 향기마케팅의 덕후라 불리 우는 ‘클레오파트라’는 향기를 다루는 뛰어난 능력이 있었으며, 로즈 향으로 율리우스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유혹했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매일 같이 아로마 목욕을 하면 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다‘ 라고 했다. 갈레노스(Claudios Galenos)는 에센셜 오일의 여러 가지 의학적 효능에 관한 책을 기록했다. 일부 꽃들이 긴장을 완화하고 기분 좋게 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미용과 의료용도로 사용했다고 기록 있다. 중세시대의 유럽은 주기적으로 전염병이 휩쓸었기 때문에 방향성 식물 (로즈마리, 파인)을 태워 도로를 정화시켰다. 의사들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나몬, 클로브버드를 함유하고 있는 마스크와 목걸이주머니를 사용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천연오일 마스크에 한방울 떨어뜨려 사용 또 이 시대에 도둑들의 오일 즉 ‘띠브스오일’의 일화가 유명한데, 흑사병(페스트)으로 유럽인구의 30%가 죽어나갈 때, 감염되어 죽은 사람과 그들의 집에 물건들을 훔치며 돌아다닌 4명의 도둑들이 있었다. 이들은 체포될 때 까지 단 한명도 병에 감염이 되지 않고 도둑질을 일삼았는데 이후 그 비결을 물어보니 에센셜 오일을 입에 막은 두건에 떨어뜨리고 다녔다고 한다. 이들이 떨어뜨린 오일은 레몬, 유칼립투스, 로즈마리, 클로브버드, 시나몬바크, 티트리등의 에센셜을 블렌딩한 시너지오일 이었다. 모든 에센셜 오일들은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 있으나 그들이 블랜딩했던 오일들은 특히 그 효능 효과가 뛰어나다. 그 유래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현재 많은 아로마테라피스트들은 마스크에 한방울 떨어뜨려 호흡을 편안히 유도하고,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일명 띠브스오일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아로마테라피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던 사람은 1900년대 중반의 르네 모리스 가뜨포세(Rene Maurice Gatefosse) 이다. 유럽에서 향기요법은 하나의 치료법 프랑스 화학자인 그는 향수 배합 실험 중 화상을 입게 되고, 라벤더 오일이 화상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아로마 에센셜이 소독, 살균, 진정, 소염작용 등의 놀라운 효능을 발견하여 향 치료의 개념을 정립시켰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군의관이었던 장 발렛(Jean Valnet)은 1964년 아로마테라피 치료(The Pratice of Aromatherapy)라는 최초의 임상교과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유럽에서 향기요법이 하나의 치료법으로 인식되게 한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화학자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아로마테라피를 공부한 마그리트 모리(Marguerite Maury)는 아로마를 마사지에 적용하여 오늘날 피부미용 산업에 아로마 마사지테라피를 도입하게 된 근간을 이루었다. 이렇게 활발했던 아로마테라피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후반에 이르기 까지 화학 합성 약물들의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천연물질을 이용한 치료법들이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아로마테라피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 현대인들은 유전자 변형 먹거리에 대한 무분별한 노출과 산업발전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또는 중금속노출 등에 의해 자가면역 질환과 호르몬 교란의 질병 등이 초래되었으며, 생필품 등의 화학물질은 그 독성으로 인해 수많은 질환들을 호소하게 만들었다. 현대의 임상의학은 인체에 질병이 생기는 원인이나 병리에 대한 기전들을 접어둔 채 증상에 따른 약물처방에만 의존하며, 치료의 효과만큼이나 다양한 부작용도 따르는 게 현실이다. 반면, 전인 치료적 개념의 아로마테라피는 증상을 분리해서 보지 않고, 원인과 다른 요인들의 관계 즉 생활습관, 대인관계, 성격, 가족환경 등을 파악해 광의적으로 접근해 간다. 질병 부위만을 독립적으로 분리해서 보지 않고, 각 부분을 전체에 연결함으로써 한 인간으로서의 삶 전체를 다 고려하는 것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2021-01-26 17:22:31[파이낸셜뉴스]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천랩이 개인별 장 속 미생물에 대한 맞춤 헬스케어 서비스를 론칭했다. 장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건강관리 앱(App) 등 3단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천종식 천랩 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수서동 식물관 PH서 열린 론칭 행사에서 “질병 원인은 유전자, 환경/생활습관, 마이크로바이옴이다. 유전자는 바꾸지 못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은 바꿀 수 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망가지면 염증과 질병이 생긴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을 관리해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시작하는 거다”고 했다. 이어 “천랩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생애 주기에 걸친 마이크로바이옴 관리를 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개발했다”며 “미래 의학은 치료 보다 예방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고 천랩 헬스케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몸 안에 사는 미생물 생태계를 말한다. 인간 몸속에는 미생물이 38조개가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체 여러 부위에 있지만 질병과 밀접한 곳은 장(腸)이다. 대장 속 미생물이 면역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천랩은 자가면역 질환, 간 질환, 장 질환, 뇌질환 등 대부분 질병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질병을 앓고 있다고 보고 이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천 대표는 “미생물과 인류는 1500만년 전 부터 동거관계였다. 수렵 채집인은 미생물과 공생관계를 잘 유지했다. 하지만 농업혁명으로 거친 음식에서 전분위주로 식단이 바뀌고 가공식 등 서구화된 식단, 항생제 남용으로 미생물과 인간 공생관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천랩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서비스는 3단계로 구성됐다. △1단계 ‘것인사이드’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또는 장 유형 확인 설문 △2단계 맞춤형 프로&프리바이오틱스, '천랩바이오틱스' 제공 △3단계 '피비오' 앱을 통한 관리로 이뤄진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다. 1단계에서는 개인별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건강 지수인 ‘GMI(Gut Microbiome Index)’ 수치와 장 유형을 찾아준다. GMI는 △미생물 다양성 △염증 유발 미생물의 비율 △염증 억제 물질을 생성하는 미생물 비율 △수렵 채집인과의 유사도 등을 반영한 지수다. 2단계는 1단계 결과에 따라 장 유형별 맞춤 프로&프리바이오틱스인 ‘천랩바이오틱스’를 제공한다. 천랩바이오틱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제품이다. 장 유형에 따라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균주들을 엄선하고 배합해 P형, B형, O형 세 가지 유형으로 개발했다. 3단계에서는 ‘피비오(pibio)’ 애플리케이션으로 배변상태 변화를 포함, 기분, 복부팽만감 등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건강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문항에 대한 답변을 기록할 수 있다. 장 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 추이를 기록해 환경 변화를 살필 수 있다. 서형석 헬스케어IT팀 팀장은 “국내에서 연간 150만명이 장 불편으로 병원을 간다. 피비오 앱은 현재 배변주기, 모양, 색깔, 일평균 횟수를 기록해 자신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며 “2주간 기록하면 자신 마이크로바이옴 상태에 대한 리포트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표준을 제시해 온 기업이다. 전세계 150여개국 3만7000명 이상이 천랩 바이오 분석 플랫폼 이지바이오클라우드를 이용하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0-06-30 12:51:29[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우리 아버지 다 죽어간다. 전화연결이 잘 안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병실이 없어 입원도 못하고 혼자 자가격리된 고령의 치매 어르신과 떨어져 사는 가족이 '긴급돌봄 서비스 지원단'(이하 지원단)에 전화를 걸어 이같이 눈물로 호소했다. 이에 지원단은 방호복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어르신 집을 찾아가 상황을 정리했다. 어르신을 씻기고 입히고, 먹이는 등 24시간 돌보면서 다시 기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으며, 격리 4일만에 무탈하게 병원에 입원시켰다# (재)대구시사회서비스원(지난해 3월 전국 최초 설립)이 '코로나19' 여파로 도움의 손길을 호소하는 '긴급돌봄 서비스'의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은 '코로나19' 등 위기상황 속에서 돌봄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 시민들에게 돌봄을 지원하는 지원단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작, 본격 운영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지난 1일 지원단 모집공고로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 300여명의 지원단이 대기 중이며, 지금까지 의뢰된 서비스 144건에 대해 유형별 서비스가 지원하고 있다. 사례유형은 △서비스 받던 시설·기관의 휴원·미파견 등으로 중단된 경우 재가 돌봄서비스 제공 △자가격리돼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도시락·약품·일상용품 등의 배달지원 △자가격리자와 함께 24시간 생활하면서 일상생활 지원 △확진자의 입원 전 24시간 생활하면서 일상생활 지원 및 입원 후 돌봄서비스 지원 등이다. 평소 돌봐주던 간병인이 '코로나19' 양성 확진을 받으면서 돌봄서비스를 못 받게 된 80세 치매노인, 가족들이 확진 판정돼 병원에 입원하면서 혼자 격리된 21개월 아이, 사회복지시설 직원들 중 확진이나 자가격리로 근로할 수 없어 일손이 부족하게 된 경우, 코호트 격리 중인 병원의 돌봄인력이 부족한 경우, 확진받았으나 병상이 없어 자택대기 중 어느 누구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경우 등 사례유형도 다양하다. 김영화 대표이사는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이 중심이 돼 돌봄 전문기관·인력들과 상생 협력체계를 구축,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온 국민이 필요시 언제든 양질의 돌봄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면서 "도움이 손길이 안닿는 곳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특히 '긴급돌봄'이 필요한 분들은 많이 의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0-03-15 09:15:252019년 기해년은 돼지해다. 돼지는 다산의 상징으로 통하며, 돼지 돈(豚) 자가 돈(화폐)과 음이 같아서 재물을 뜻하기도 한다. 2019년은 그중에도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고 해서 기대가 남다르다. 십간의 여섯 번째인 기(己)가 오방색 중 황색에 해당하고, 십간과 십이지의 조합인 육십갑자로 연대를 표기할 때 60년 주기로 같은 해가 돌아오는 것이다. 예부터 돼지는 재물과 행운을 부르는 동물로 여겼고, 돼지꿈은 길몽이라 해서 크게 반겼다.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며 행복을 기원하는 첫 여행에서 복덩이 돼지를 만나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를 맞아 새해에 황금 돼지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돼지투어’를 주제로 7곳을 2019년 1월 추천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돼지 생각을 뒤집으면 되지, 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곳이자,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공연과 퍼레이드를 보며 돼지가 지능이 높고, 깨끗하면서도 귀여운 동물임을 알 수 있다. 소시지 만들기를 비롯해 각종 체험을 하며 돼지고기와 육가공식품의 바른 먹거리 정보도 얻는다. 23개 나라에서 모은 다양한 돼지 소품과 작품을 전시한 돼지박물관, 그동안 알지 못한 돼지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홍보관까지 둘러보면 돼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독일식 온천 리조트를 표방한 테르메덴은 가족과 따뜻한 추억을 만들기 좋은 곳으로, 겨울 여행에 손색이 없다. 청강만화역사박물관과 한국동요박물관은 우리나라 만화와 동요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 서희테마파크는 거란의 80만 대군을 철수시킨 고려 문신 서희의 삶과 업적을 소개한다. ■‘펀치볼’에 서린 황금 돼지 기운 받는 건강 여행, 양구 해안면 새해에는 황금 돼지의 기운이 깃든 ‘국토 정중앙’ 양구로 떠나보자. 펀치볼 분지로 유명한 해안면은 특이하게 지명에 돼지 해(亥) 자를 쓴다. 본래는 바다 해(海) 자를 써서 해안(海安)으로 불렸는데, 분지 안쪽 산기슭에 뱀이 많아 돼지를 풀어 키웠더니 뱀이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다. 해안면에서는 을지전망대에 올라 펀치볼 분지와 멀리 설악산, 금강산 등을 바라보자. 세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 ‘그리팅맨(Greetingman)’과 양구전쟁기념관도 해안면에 자리한다. 양구의 자랑인 박수근미술관, 한반도 배꼽에서 나오는 기를 받을 수 있는 국토 정중앙 점,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천체를 관측하는 국토정중앙천문대 등 양구의 명소를 찬찬히 둘러보면 새해 첫 여행으로 손색이 없다. ■두툼한 생삼겹살이 지글지글, 청주 삼겹살거리 두툼한 생삼겹살, 간장 소스,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 익는 소리… 청주 삼겹살거리의 낯익은 모습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삼겹살 특화 거리가 들어선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추억의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이전하고 쇠락의 길을 걷던 서문시장은 2012년 삼겹살거리가 조성되며 재조명 받았다. 먹자골목에는 삼겹살 식당 15곳이 있으며,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 청주식 삼겹살이 이곳의 대표 메뉴다. 국산 생고기를 사용하는 것은 삼겹살거리 식당이 오랜 기간 지켜온 원칙이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파절이 역시 청주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졌는데, 묵은지까지 더하면 ‘간장 소스 삼겹살+파절이+묵은지’로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 삼겹살거리에는 가업인 정육점이나 채소 장사를 하다가 식당을 꾸린 가게 외에 버섯 삼겹살, 연탄 구이 등 다양한 삼겹살 식당이 영업 중이다.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삼겹살과 소주를 엮은 ‘삼소데이’ 이벤트도 열린다. 청주 여행 때는 대청호 변에 전통 가옥과 현대 미술관이 어우러진 문의문화재단지, 겨울 성벽 길이 운치 있는 상당산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 터에 자리한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돼지고기 최고봉, 남원 운봉 지리산 흑돼지 지리산 자락 남원 운봉은 옛날부터 흑돼지로 유명했다. 흑돼지는 백돼지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다. 직접 맛을 봐야 이해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오리고기보다 높다고 한다. 흑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말고 적당히 붉은빛이 돌 때 먹으면 더 맛있다. 흑돼지고기는 포도당과 유리아미노산이 다른 돼지고기보다 풍부한데, 완전히 익히면 이 감칠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흑돼지고기로 생햄도 만든다. 짭짤하면서도 은근한 풍미에 자꾸 손이 간다. 맛있는 흑돼지고기로 배가 부르면 본격적인 남원 여행에 나서보자. 남원에서 첫손에 꼽는 명소는 광한루원. 춘향전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광한루원 건너편에 춘향전을 주제로 꾸민 춘향테마파크가 있다. 산내면에 자리한 실상사에도 꼭 들러보자. 통일신라 때인 828년(흥덕왕 3)에 창건한 절집이다. 추어탕은 흑돼지와 함께 남원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광한루에서 국도17호선을 따라 추어탕집이 늘어섰다. ■현판 뒤에 숨은 황금 돼지를 찾아라! 경주 불국사 복돼지 지난 2007년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서 돼지 조각이 우연히 발견되어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찾아와 복을 빌었다. 불국사에서는 ‘극락전 복돼지’라는 공식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100일 법회를 성대하게 열었으며, 현판 뒤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복돼지를 누구나 쉽게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극락전 앞에 자그마한 복돼지상까지 만들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불국사를 찾는 내외국인은 복돼지상을 만지고 사진 찍으며 행운을 빈다. 복돼지상이 있는 불국사는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 유적이다. 청운교, 백운교를 지나 다보탑과 석가탑이 자리 잡은 대웅전 앞마당에는 늘 사람이 많다. 불국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신라역사과학관은 이름처럼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보여주는 곳이다. 경주 시내의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는 밤이면 조명이 아름답다. ■행운의‘돼지 섬’으로 떠나는 새해 첫 여행, 창원 돝섬과 저도 2019년은 ‘부’와 ‘행운’을 상징하는 돼지해다. 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 두 곳이 있다. 돝섬과 저도가 그곳이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 들어가는 돝섬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황금 돼지와 관련된 전설이 내려온다. 입구부터 황금 돼지상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는다. 섬에는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조각품과 웅장한 고목이 어우러진다. 저도는 바다를 보며 건너는 스카이워크로 인기를 끄는 섬으로, 해안을 따라 걷기 좋은 비치로드가 매력적이다. 등산의 즐거움과 탁 트인 바다 풍광을 만끽할 수 있어,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저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스터 션샤인’ ‘김수로’ ‘짝패’ 등 인기 드라마를 촬영한 해양드라마세트장도 들러보자. 옛 마산의 영화를 엿볼 수 있는 창동예술촌과 조각가 문신의 작품이 전시된 창원시립문신미술관은 창원의 예술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장소다. 마산어시장의 싱싱한 수산물을 보며 에너지를 얻고, 마산아구찜거리에서 말린 아귀로 만든 쫄깃한 찜 요리에 도전해보자. 건강한 새해가 열리는 기분이 든다. ■미끄럼 타는 흑돼지 보고 동백축제도 즐기는, 제주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제주 속 작은 제주’라 할 만큼 제주다운 것을 한데 모은 향토 공원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미끄럼 타는 새끼 돼지를 볼 수 있는 ‘흑돼지야 놀자’다. 흑돼지 20여 마리가 미끄럼틀에 아장아장 올라가 신나게 내려오는 모습이 귀여워 엄마 미소가 절로 흐른다. 처음엔 아이들이나 좋아하겠거니 심드렁하던 어른도 까맣고 통통한 몸매를 뽐내며 종종걸음 치는 새끼 돼지를 보는 순간, 그 매력에 푹 빠진다. 붉은 동백꽃이 활짝 핀 산책로와 정원에서 인증 사진 찍기와 감귤 따기 체험도 필수 코스다. 제주에는 고기국수, 돔베고기, 몸국(모자반국) 등 돼지고기를 이용한 향토 음식이 여럿이다. 표선면 가시리에 가면 제주 전통 순대를 넣은 순댓국을 맛볼 수 있다. 육수는 걸쭉하고 검붉은 색을 띠며, 선지에 메밀가루와 밀가루, 쌀을 넣어 만든 순대는 쫀득하고 찰기 있다. 선지로 착각할 만큼 색도 짙다. 새해 첫 여행인 만큼 일정에 성산일출봉을 넣어보자.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휘닉스아일랜드 글라스하우스 2층 레스토랑, 한국 전통과 어우러진 본태박물관, 오설록티뮤지엄도 추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8-12-27 08:32:37초등학교 교사 안모 씨(32·여)는 최근 갑작스럽게, 자주 소변이 마려워 곤란해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업 중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껴 밖으로 뛰쳐나가 학생들이 걱정했던 기억도 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줄넘기도 지금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난생 처음 겪는 일에 놀란 나머지 병원을 찾았고, '과민성방광'으로 진단받았다. 과민성방광은 요로에 세균이 감염된 것도 아니고, 다른 명백한 질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증상이다. 대개 빈뇨와 야간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국내 18세 이상 인구의 12.2%에서 발생, 수백만명이 앓는 질환이다. 주로 여성에서 흔하다. 유병률은 높지만 환자들은 '참으면 될 일'이라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갖고 있어도 '내가 원래 방광이 약해서' 같은 말로 넘기기 마련이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의 소변을 저장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유발된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다'며 대뇌에 신호를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마구 수축을 일으켜 심한 경우 소변이 찔끔 새게 만들어 버린다. 신용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14일 "과민성방광의 전형적인 증상은 하루 8번 이상으로 배뇨 횟수가 증가하고 강하고 갑작스런 요의가 느껴지는 것"이라며 "주로 요(尿)저장기인 방광의 배뇨근이 과도하게 불수의적으로 수축하며 발생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변을 못참는 '절박성'이 가장 큰 특징이며 대개 빈뇨와 야간빈뇨를 동반한다"고 덧붙였다.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장기의 노화로 방광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져서 용적이 작아지고 방광으로 가는 신경 자체에도 문제가 발생해 조그만 자극에도 수축이 일어나며 소변을 참을 수 없게 된다. 과도한 수분섭취 및 배뇨량, 요로감염, 정신상태의 변화 ,변비, 비만, 호르몬결핍, 약물부작용, 방광출구폐색, 당뇨병, 질탈출증 등도 과민성방광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민성방광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탄산음료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줄이는 게 좋다. 이들 음료는 방광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지나치게 많이 물을 마시는 것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양을 적절히 조절한다. 신 원장은 "과민성방광은 단순히 불편한 증상이 아닌 배뇨장애로 봐야 한다"며 "실제로 과민성방광 환자 10명 중 3명 이상은 우울증까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장생활을 곤란하게 만들고 잦은 야간뇨가 숙면을 방해해 환자의 기력을 떨어뜨리는 등 만성피로를 유발함으로써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덧붙였다. 최근 20~30대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0대 이하의 젊은층에선 스트레스,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주원인으로 보는데, 정신적인 문제가 뇌의 배뇨중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고 이 때문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요의를 느끼게 된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방광기능 개선, 생활습관 교정이 뒤따라야 한다. 스스로 참으며 빠른 시일 내에 상태가 호전되길 기대하기보다 3~6개월간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는 행동치료와 약물요법 등으로 과민성방광을 교정한다. 행동치료로는 배뇨일지를 기록해 시간표에 따라 배뇨하도록 유도해 올바른 배뇨습관을 기르는 '주기적 배뇨법'이 주로 쓰인다. 이와 함께 '골반근육 운동', 카페인 함유식품과 자극적인 음식의 제한 등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다. 신 원장은 "약물치료로는 방광근육의 과도한 활동을 조절해주는 약물인 항무스카린제제를 처방한다"며 "이밖에 말초전기자극치료, 척추신경조절술 등으로 치료하며, 최근엔 방광 내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시술이 시도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과민성방광 자가진단 리스트(아래 항목 중 다수가 해당되면 병원을 찾도록 한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본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면 참지 못한다. △어느 장소에 가든지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하며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를 피한다.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와서 옷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 △소변문제로 물이나 음료를 마시는 것을 자제한다.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서 업무에 방해가 된다. △잠자는 도중 2회 이상 화장실에 간다. △소변 문제가 걱정되어 패드와 기저귀를 착용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6-06-14 10:02:49대기업 과장인 나절약씨(42)와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최알뜰씨(35)는 매년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유심히 살펴본다.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다. 내년도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는 새로운 제도가 많이 도입됐다. 정책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두 가족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동생은 창업지원금, 부모는 원예시설 설치비 나 과장은 주말이면 10세 된 아들을 데리고 산에 간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들의 살을 빼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 아들은 운동보다 게임을 좋아하는 탓에 갈수록 살이 찌고 있다. 앞으로 나 과장의 주말은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비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처방 등을 내리는 프로그램의 바우처(이용권) 4만원어치를 매달 제공받을 수 있어서다. 저녁에는 조금 일찍 퇴근해 수업이 끝난 뒤 개방되는 아들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들과 함께 뛸 계획이다. 주민에게 개방되는 학교 운동장은 올해 98개에서 내년 155개로 늘어난다. 최근 늦둥이 딸을 출산한 나 과장의 부인은 집에서 쉬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턴 오후에 회사를 나가기로 했다. 오전에 딸을 돌보다 집 근처에 사는 부모님께 맡기고 오후 일을 마친 뒤 다시 딸을 데려오면 된다. 육아휴직 지원 확대로 반일제를 쓸 수 있는 덕분이다. 나 과장은 창업준비를 하는 남동생에게 ‘아이디어 상업화 창업 지원’ 제도를 추천할 생각이다. 우수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정부로부터 상품화·자금조달·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받을 수 있다. 3500만원 정도의 지원금이 예상된다. 사업을 시작한 뒤 세무나 법무, 노무 등의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지방 중소기업청에서 상담하거나 콜센터(1357), 정보제공 포털(spi.go.kr) 등으로 문의하면 된다. 시골에서 과일을 키우는 부모님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원예시설에 에너지절약형 장비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가 에너지절약을 독려하기 위해 총비용의 80%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아들은 맞춤형 관리, 본인은 정규직 훈련 최알뜰씨는 70세가 넘으신 노모를 모시고 산다. 어머니는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되더니 최근에는 치매 판정을 받게 됐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은 크지 않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예산이 올해 1353억원에서 내년 327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 최씨는 어머니가 이용하는 요양시설 요금의 5∼20%만 내면 된다. 초등학생 아들은 잔병치레가 잦다. 지금까진 부부만이 관심을 쏟았지만 내년부턴 정부도 최씨의 아들을 챙긴다. 경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동을 위한 맞춤형 통합복지 지원서비스인 ‘드림스타트’ 사업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최씨네 동네에 새로 생기는 드림스타트센터에서 아들의 특성을 고려, 건강관리를 비롯한 보건·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 32개이던 드림스타트센터는 내년 75개로 늘어난다. 아들은 내년부턴 방과후학교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1인당 연간 30만원의 무료수강권이 주어지는 덕분이다. 최씨 아들처럼 이 혜택을 받는 이들은 내년에 3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최씨 부부는 최근 둘째를 낳았다. 최씨 부인은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턴 아이를 친정어머니께 맡길 계획이다. 12개월 미만의 아기를 부모나 친척에게 맡기면 자가양육비를 월 10만원씩 받을 수 있어서다. 저소득층 5만6000명이 이 혜택을 받는다. 12개월이 지나면 보육시설을 이용키로 했다. 하위소득 50%라면 만 4세까지 무료로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최씨의 꿈은 정규직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직업훈련에 참여키로 했다. 2개월 이상 참여하면 최대 300만원의 생계비를 3.4%의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직업훈련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근무가 없는 주말이나 야간에 받아도 된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2008-09-30 17:33:56[파이낸셜뉴스] "오늘 헌혈 손님은 예약한 10명 정도만 오실 것 같아요. 원래 시민들로 붐비는 센터인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헌혈자 수가 50% 정도는 줄었어요." 헌혈의집 강남센터 안내직원은 지난 21일 헌혈 예약 현황판을 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대로 번화가에 위치한 강남센터는 '가장 잘 되는' 헌혈의집 중 한 곳이다. 하지만 이날 찾은 강남센터 대기실은 거의 빈자리였다. 100회 이상 헌혈에 참여한 30대 이성현씨는 강남센터 '단골'이다. 이날 혈장혈소판 헌혈을 위해 센터를 찾은 이씨는 "접근성이 좋은 강남센터를 자주 찾는다"며 "보통 금요일이나 주말에 오는데 확실히 전과 달리 북적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헌혈자 급감은 비단 일부 센터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전국적으로 단체헌혈이 취소되고 헌혈의집 방문자 수도 크게 줄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년 대비 헌혈 참여인원이 14만명 이상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이후 181개 단체가 헌혈 예약을 취소했다. 약 1만2000여명의 헌혈이 취소돼 일평균 단체헌혈량은 32%가량 떨어졌다. 개인 헌혈량도 20% 정도 줄었다. 문제는 추석 연휴에 혈액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휴 기간에도 혈액 수요는 꾸준하지만 헌혈량은 더 줄어 공급이 부족해져서다. 보유량 3일분 미만인 '주의' 단계가 되면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을 공급할 수 없다. 응급한 상황 외 수술이 연기될 수 있다. 재난·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심각한 혈액수급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의료 파업이 끝나고 수술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혈액사용량이 증가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9월 첫 주 평균 4400단위가 의료기관에 공급됐는데 둘째 주 4850단위, 셋째 주 5000단위 이상으로 혈액공급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혈액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회복하면서 말 그대로 '피가 마르는'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헌혈에 나선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안심하고 헌혈의집을 방문하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용인에 거주하는 50대 장윤정씨는 이날 헌혈의집에서 23번째 헌혈을 마쳤다. 장씨는 결혼과 육아 후 15년 만에 헌혈을 다시 시작했다. 육아카페에서 아이가 백혈병이 걸린 사연을 읽고 아이 엄마에게 헌혈증서를 보내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아이 엄마가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것을 보고 꾸준한 헌혈 참여를 결심했다"며 "헌혈을 하려면 우선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관리도 겸해서 앞으로 50번까지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헌혈의집 방문이나 채혈 과정 중 코로나19 감염·전파를 우려하는 막연한 불안감에 대해서도 혈액관리본부와 참여자들은 '기우'라고 단언했다. 손 소독제 사용, 발열 체크, 명부 작성 등 기본적인 방역조치는 물론이고 채혈장비와 장소 소독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채혈 직원은 1일 2회 모니터링을 받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헌혈 이후 제공하는 물과 간식을 모두 개별적으로 나눠주고 있는 등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 있다. 혈액관리본부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생애 첫 헌혈자 프로모션, 헌혈 릴레이 캠페인 등 헌혈 참여 확대를 위한 전국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 5월 혈액수급위기 '주의'단계 발령 시에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혈액수급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며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헌혈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전했다. 이날 생애 8번째 헌혈에 나선 변정한씨(25)는 "코로나 시국에 일자리도 없어지고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서로서로 도와야 한다"며 "자신을 안전을 챙기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돕는 게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혈액보유량은 4.3일로 적정량인 5일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O형의 경우 혈액보유량이 3.5일로 보유량이 가장 적다. 헌혈예약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와 모바일앱(레드커넥트) 등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다. 예약 없이도 신분증을 지참하면 자가 문진과 헌혈 점 검사를 거쳐 당일 헌혈이 가능하다. 헌혈센터는 전국 총 141개소가 있으며 추석연휴 이전 모든 헌혈의집은 정상운영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09-22 14:4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