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신경 써야 하나요." 이달 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오랜 친분이 있던 투자업계 관계자는 볼멘소리를 냈다. '미국은 미국, 한국은 한국'이라는 단순 논리로 현 상황을 회피하고 싶은 뉘앙스마저 풍겼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노선이 결정된다는 것을 모르고 한 소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당장 트럼프 2기 출범은 보편관세 부과로 환율·물가 불안을 야기하고, 반도체법 재논의 등 정책상 무수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미국 대선과 증시의 관계가 선형적인 관계를 이룰 순 없다.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선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연간 30% 가까이 하락한 배경은 금융위기였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트럼프의 입을 향해 있다. 표면적으로는 '완전한 자국 이기주의'가 악재로 인식된다. 반면 산업·업종별 수혜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금리도 느리지만 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중용하는 등 신성장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로 중소형주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금융시장에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정권 초기인 2017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구가했다. 이러한 학습경험 때문에 트럼프 집권 2기에 앞서 돈의 흐름은 더 빨라지고 있다. 외국인은 11주 연속 코스피에서 14조8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조선, 방산, 유틸리티 등은 매집했다. 벌써부터 '트럼프 트레이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스트롱 맨.' 트럼프 당선인의 별명이다. '한다면 한다'는 그의 이미지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다만 트럼프 1기 초반에서 그때의 특수성을 간과할 수 없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 디플레이션 환경에서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됐으며 금리는 바닥권에 있었다. 2017년 미국을 필두로 한 주식시장의 강세는 스트롱 맨의 등장 때문이라기보다 그때의 상황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 있다. 지금은 오늘날의 환경에서 트럼프 2기 정책을 평가해야 마땅하다. 미국은 더 이상 정부 지출을 추가 확대하기 어렵다. 구인율 하락은 실업률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반사이익을 노린 화장품 업종의 최근 급락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1-11 18:25:57[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의 후속 조치로 상법 개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를 출범시켰다.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이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 증시를 정상화, 활성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며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우리 주식 시장이 부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4일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히고 정기 국회 내 상법 개정 등 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TF는 입법안 마련을 위해 활동할 계획이다. 오는 8일부터는 2~3회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한다. 또한 필요시 전문가, 투자자, 기업 대표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여야의 다양한 상법 개정 법안들을 모두 검토해 당론으로 추진할 법안을 성안해 놓았다"며 "이 TF에서 성안된 법안을 정책위원회가 최종 검토하고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의원총회에 부의해서 당론으로 채택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은 이사회의 이사 충실 의무를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함께 주주에게 뽑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집중 투표제, 이사 분리 선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 등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개정도 검토 중에 있다. 진 의장은 "인수 합병 과정, 기업 분할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주가 조작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수익을 전액 몰수하기 위한 근거들도 마련돼야 한다"며 "그동안 상법 개정 중심으로 힘을 모았다면 이젠 자본시장 전체를 정상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법률적 제도적 방안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을 비판하며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TF 단장인 오기형 의원은 "정부도 말만의 밸류업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 촉구한다"며 "그 점을 지켜보면서 이후 자본시장법 개선안에 대해 능동적으로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오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주주 충실 의무에 대해 동의한다고 공감 의견을 밝힌 것을 언급하며 "이젠 구체적인 안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고 그걸 가지고 민주당과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사의 충실 의무와 관련, '충실' 대신 절충안으로 '노력 의무'를 담아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 의원은 "노력 의무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 의원은 같은 당 박균택 의원이 '노력 의무' 조항을 둔 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특정 법안이 당론이라고 논의된 것은 없다"고 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11-06 12:00:50[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상장사 인스코비는 자회사인 아피메즈 미국 법인의 'NYSE American' 상장 절차가 정상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인스코비에 따르면 아피메즈 미국법인(아피메즈US)은 지난 9월 25일 상장에 필요한 등록신고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에 공시한 뒤 관련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해 1월 등록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3차례 수정 및 보완을 거쳐 SEC 검토를 모두 마쳤으며, 더 이상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SEC 공식 승인은 뉴욕증권거래소 측의 절차가 마무리 된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재 아피메즈 미국법인은 현지 주관사와 함께 공모가 및 공모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앞서 미국 증권시장 상장에 필요한 필수 절차인 금융산업규제청(FINRA 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 승인도 완료했으며, 거래소 측이 요구한 미국 법인 내 CFO를 선임하는 등 현지 법인 관리 조직 확충도 마무리 한 상태다. 인스코비와 아피메즈 미국법인은 상장 승인을 완료하고 미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식적으로 효력통지를 받으면 곧바로 투자자금 펀딩을 위한 로드쇼와 공모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인스코비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승인과 NYSE American 상장에 필요한 관련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고, 연내 모든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주식시장 상장과 함께 아피톡스 임상3상 실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0-23 11:22:57[파이낸셜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 "AI를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외환·채권 시장에 이어 앞으로 주식시장의 제값받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AI 정책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질의에 "한국는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 풍부한 ICT 인프라 등 우수한 AI 생산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했다"며 "대통령주재 ‘국가 AI 위원회’를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는 최 부총리 취임 이후 첫 '코리아 세일즈' 행사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및 프루덴셜, 모건스탠리, BBH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인 JP모건, 뉴욕 멜론은행 등 글로벌 유수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의 고위급 임원들이 참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날 우리 경제와 관련해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 △AI혁신 정책 △미중 갈등 대응전략 등에 대해 질의했다. AI 전력공급을 위해 원자력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질문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확충하겠다"며 "원자력·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발전 비중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WGBI 편입과 관련해서는 "외환·채권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만큼, 앞으로는 '주식시장의 제값받기'를 위한 밸류업 지원방안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내년 3월에 전반적인 리뷰가 있을 예정인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그간의 제도개선 사항이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등 양국 정부와는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은 견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와의 원활한 관계를 통해 IRA·반도체과학법 등 주요 통상 이슈에 대한 한국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서도 긴밀한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 대내외 주요 리스크 등 제기될 수 있는 물음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답변했다. 김재환 국제금융국장은 "한국 경제는 작년 4·4분기 이후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8000억불을 상회하는 순대외금융자산 및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 지난 6월 성공적인 외평채 발행 등은 한국 경제의 견고한 대외 건전성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라며 "한국 경제에는 도전 요인이 될 수도 있겠으나, 전기차·배터리 등 한국의 강점 분야에 있어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통해 긍정적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의 우리나라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면서 "한국은 이와 같은 ‘한강의 기적’을 앞으로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10-23 09:13:45[파이낸셜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관련해 “현재의 금투세는 시기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금투세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으나 거래소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우리가 환자에 대한 수술을 하려고 할 때도 환자가 나름대로 수술을 받을 만한 정도의 건강이 받춰줘야 한다. 하지만 현재 주식시장은 금투세를 도입하기에 아직까지 체력이 미진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 이사장은 “금투세는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며 “배당소득이 종합소득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같이 논의하고,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의 밸류업이 일본만큼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내에 상장된 2600여개 기업은 대부분이 1인 대주주가 있는 반면, 일본의 경우 기금, 운용사 등이 대주주인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밸류업의 속도가 조금 더딜 수는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정 이사장은 “여러번의 10대 그룹들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 계획이 만들어지는 연말까지는 밸류업 공시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10대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연말 이후에는 상당한 진도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기존 지수와의 차별점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는 단계별 스크리닝 방식을 통해 한가지 우수 기업보다는 각 평가 지표를 고르게 충족하는 우수기업들이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기존 대표 지수 대비 편입 종목수를 축소해 상관도를 낮췄다”고 강조했다. 밸류업 지수를 통한 해외 자금 유입 기대감도 내비쳤다. 정 이사장은 "해외 기업 설명회를 가보면 지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접할 수 있었다“며 ”11월 밸류업 지수 선물이 나오고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면 국내 투자자 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 해외 투자자들도 ETF 등을 통해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9-24 16:55:12【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MBK 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합병 저지를 위해 '울산시민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고려아연 주식 매입 사실을 밝히고 시민들의 적극 동참을 호소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김두겸 울산시장은 고려아연 주식 갖기 시민운동과 관련해 이날 앞장서 고려아연 주식을 1호로 매입했다. 주식 매입 릴레이를 이어가기 위해 2호는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나서기로 했다. 이날 김 시장은 매입한 주식이 몇 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70만 7000원으로 마감, 전주보다 6.16% 상승했다. 앞서 김 시장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 파트너스가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서자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민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주도했다. 김 시장은 "향토 기업이 해외자본에 경영권을 뺏길 수 있다"라며 "산업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울산기업을 우리 손으로 지켜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9-19 19:16:19[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의 이유에 대해 "과거에 투자 쪽에 역점을 뒀기 때문에 주주에 대한 환원 차원은 상당히 우선순위가 낮았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는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나 기업 지배구조 등을 그동안 크게 신경을 못 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동일한 문제를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수익성 성장 측면에서 봤을 때 연구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자기 자본이익률이 선진국에 비해서 부족하고, 90년대 이후 신생기업 숫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의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하고, 기업가치 재고를 위한 관행이나 문화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김 금융위원장도 "장기안정적인 투자 수요가 선진국에 비해서 부족한데, 이면에는 배당 등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라 단기적인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 시장구조이기에 수요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상장기업 측면에서는 주주가치를 생각하는 경영이 완전히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시장구조적으로 여전히 공정성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9-11 16:17:29[파이낸셜뉴스]"어서와, 저유가 시대는 오랜만이지?"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주식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정유주는 정제마진 축소 등 수익성 악화 우려로 약세가 두드러지고, 물류·항공주 등은 비용절감 효과 기대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가 급락에 정유주 내리막길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31% 급락한 배럴당 65.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3.69% 떨어진 배럴당 69.19달러이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년9개월 만의 최저치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었던 지난 2022년 6월 120달러선까지 치솟던 유가가 60달러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하루 211만배럴에서 203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2025년 수요 증가분 전망치도 하루 174만배럴에서 170만배럴로 낮췄다. 중국 경기 둔화에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 경기가 기대와 달리 더 악화하고 있어 일본형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며 "중국 디플레이션 악순환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경기, 특히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먹구름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내 정유주의 약세가 뚜렷하다. S-Oil(에쓰오일)의 주가는 지난 4월 고점(8만3500원)을 찍은 후 5개월 만에 30% 넘게 빠졌다. WTI 가격이 배럴당 86달러까지 회복하다가 떨어진 흐름과 거의 같은 흐름이다. 한화투자증권 윤용식 연구원은 "3·4분기 실적은 계절적 성수기에도 유가 하락으로 111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이 예상된다. 정제 마진 개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정유 부문 적자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에쓰오일의 217억원 규모의 분기 영업손실을 내다봤다.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조선주도 저유가에 주춤하기 시작했다. 21만원을 넘던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현재 1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한화오션도 이달 들어 8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에 실패했다. 유가 하락은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를 줄일 수 있어 조선사에 악재로 인식된다. ■저유가 수혜업종 관심권에 둬야 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항공·물류 관련주는 주가에 날개를 달고 있다. LS증권 이재혁 연구원은 "2·4분기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됐으나 최근 유가·환율 하락 추세로 우려 요인이 다소 경감됐다. 3·4분기 실적 기대 고조와 거시경제 트레이딩 수요에 따라 항공주 투자 심리도 점차 우호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며 "9월 추석 연휴와 10월 징검다리 연휴 효과로 항공·여행업종의 반사 수혜도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날 유가 하락 소식에 CJ대한통운은 전일 대비 5.58% 상승한 1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상현 연구원은 "유가 급락이 경기침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며 "유가 하락이 물가와 소비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가 급락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저유가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 수혜주를 관심권에 둬야한다고 조언한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은 "내년 유가 하락폭이 지금보다는 완만하게 진행되겠지만, 내년부터 구조적인 저유가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며 "과거 저유가 국면에서 정보서비스, 자유소비재, 통신서비스, 헬스케어업종이 지수상승률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침체 없이 유가 하락으로 물가만 안정화된다면, 소비재 섹터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9-11 15:48:18[파이낸셜뉴스] 동화약품은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하이로닉의 주식을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양수 규모는 1600억 원이며 미래에셋벤처투자PE 등이 함께 투자할 계획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6일 계약 체결 이후 실사를 통해 12월 중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다.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고주파(RF)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인 하이로닉은 병원용, 개인용 의료미용 기기 등 글로벌 수준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미용 의료기기 산업은 관련 기술의 발달로 피부 리프팅, 타이트닝, 지방 감소 등 성형수술 역할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산업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화약품은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기존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장, 다양화해 향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09 09:47:57#OBJECT0#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 휴장(16~18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짙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등 주식시장 빅 이벤트들이 예정된 상황에서 사흘간 휴장은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500~2630선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0.03p(4.86%) 급락한 2544.28에 마감됐다. 지난 4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8월 9일(2588.43) 이후 18거래일만에 2600선이 붕괴됐다. 증시를 떠받들던 외국인이 한 주간 1조9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 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8월 초에 나타난 '경기침체(R)의 공포'가 재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는 17일 미국에서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19일에는 미 FOMC의 금리 결정이, 20일에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이 개최된다"며 "이러한 가운데 추석 연휴를 맞이하는 만큼, 다음주는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근 증시는 미국의 경기둔화 조짐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압도하는 분위기이다. 주식시장이 금리 인하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추석 연휴를 앞둬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8월 초 금융시장 혼란을 단기간 극복하면서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할 수 있는 시점에 놓여 있다"며 "시기적으로도 경제지표 결과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에 지난달 초 형성된 '바넘 효과'가 이번에는 예상치 하회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오는 10일 진행되는 미국 대선후보들의 TV토론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박빙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첫 공개 토론회에 나선다. 치열한 경선 경쟁 없이 대선후보에 오른 해리스가 트럼프를 상대로 역량을 보일 수 있을지 관건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지난번 대선후보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가 후보직 사퇴의 시발점이 됐다"며 "해리스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한 가운데 이번 대선토론을 통해 해리스 후보가 승기를 잡는다면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바이드노믹스' 관련주들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가 우세를 보이면 은행, 기계, 방산 등에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채권금리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편, 애플의 첫 인공지능(AI)이 탑재된 디바이스인 '아이폰16'가 출시될 예정이다. AI 기능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작 대비 판매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IT 밴더사들의 수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9-08 10:4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