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택시 기사가 운전 중 휴대전화로 주식거래에 집중해 불안에 떨었다는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손님이 “운전에 집중해 달라”며 항의하자, 택시 기사는 되레 짜증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병원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는 제보자 A씨는 “운전하면서도 휴대전화로 주식창만 들여다보는 택시기사 B씨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토로했다. A씨가 직접 찍은 영상에는 택시 기사 B씨가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상태에서도 왼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B씨는 또 누군가와 통화하며 “과장님, 시장가로 매도해서”, “OOOO(종목명) 35만 원짜리 있죠?”등의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주식을 사고파는 등 직접 주문을 넣기도 했다. B씨는 휴대폰를 보다가 신호를 놓치기도 했으며, 급정거와 급출발을 반복했다. A씨는 위험을 느끼고 바짝 긴장한 채 불안에 떨다가 결국 B씨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B씨는 “이해 좀 해달라. 내가 몇억을 잃었다”고 짜증을 내며 난폭 운전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더니 B씨는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차를 세우더니 “이쯤에서 내려서 가시라”며 A씨를 택시에서 내리게 했다. A씨는 택시 플랫폼에 전화해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으나 아직 B씨로부터 사과받지 못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31 20:10:36[파이낸셜뉴스] 월급만 받아서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인 시대다. 집값은 나날이 고공행진에 외식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안 오른다. 뭐라도 좀 해야겠다 싶어 주식을 하고 있다. 주식하며 겪는 고뇌와 고통은 '이환주의 개미지옥' 칼럼으로 풀고 있다.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 싶어 시작한 주식인데 '이생두망(이번 생은 두번 망하게 생겼다)' 꼴이다. 주식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손실률이 마이너스 50%인데 급전이 필요해 주식을 처분해야만 할때 '읍참마속(울면서 마속의 목을 벤다)'의 심정이 드는 것 말이다. 전세 보증금 납입, 계약금 지급 등 급전이 필요해 주식을 처분할 경우 반드시 영업일 기준 이틀 전에 팔아야 한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면 돈은 수요일에 들어온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는데 화요일이 휴일이면 돈은 목요일에 들어온다.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판매 대금은 '예수금'으로 잡히지만 바로 인출은 할 수 없다. 시스템 상에서 판매된 내 주식은 바로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고 한국예탁결제원의 검증을 거쳐 이틀 후에 들어온다. 과거 매도자와 매수자가 직접 만나 돈과 주식 실물을 교환하는 불편한 절차를 개선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최근 토스증권을 비롯 일부 증권사들은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바로 입금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틀 뒤에 받을 돈을 바로 입금해 주는 대신 일정 수수료(이자)를 내야 한다. 물론 고객 유치 차원에서 이 수수료를 공짜로 해주는 증권사도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은 '돈'이다. 개인간의 금전 거래, 기업들의 임금 체불도 마찬가지다. 만약 갚아야 하는 날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거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해당 기간에 맞춰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직원들에게 월급을 줘야 하는데 제때 주지 못하고 두 달 밀렸다. 해당 기업은 2달 후에 2달치의 월급의 합과 2달에 대한 이자(지연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티메프'의 유독 긴 정산주기 이커머스 플랫폼은 고객과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장터다. 하지만 여기서도 고객과 판매자가 직접 만날 경우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중고나라 사기'가 대표적인 예다. 고객간 직거래를 할 경우 운동화를 샀는데 벽돌이 오고, 책을 시켰는데 헌신문지가 와도 구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이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를 사용한다. G마켓, 옥션, 네이버, 11번가 등은 에스크로 방식 정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돈을 입금하면 일정기간 돈을 보관했다가 구매확정 시에 판매자에게 돈을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이커머스 업체마다 소비자에게 돈을 받고, 판매자에게 입금해 주는 정산주기가 다르다. 플랫폼별 정산 주기를 보면 △G마켓 5~10일, △무신사 10~40일 △SSG 10~40일 △쿠팡 30~60일 등이다. 하지만 위메프 37~67일, 티몬도 40일에 달했다. 티메프 사태의 핵심 문제 중 하나가 고객이 지불한 상품 대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업이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정산주기를 길게 가져가면서 그 기간 동안 자금을 기업이 임의대로 다른 곳에 사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티메프 등 큐텐 계열 정산금이 1000억이라고 가정하고 1000억을 연이율 5%대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고 하면 약 8억3000만원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소상공인 판매자들은 제품을 판매해도 대금을 2개월 뒤에 받게되므로 추가적인 상품 매입을 위한 돈이 없다. 그러면 이들은 이들 플랫폼과 연계된 은행에서 '선정산 대출'을 받게 된다. 판매자들이 받는 선정산 대출의 이자는 약 6%로 알려졌다. 지난해 선정산 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3개 은행이 판매자에게 지불한 대출금만 1조2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판매자들은 약 738억원의 내지 않아도 되는 이자를 낸 것이다. 판매자들은 자금을 늦게 정산 받아 잃게 된 기대수익(기회비용)과 다음 판매 상품 매입을 위해 불필요한 대출을 일으켜 잃게 된 손해 '이중고'를 겪은 셈이다. 판매자들은 이 같은 '플랫폼'을 통하지 않으면 제품 판매가 어려운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입점할 수 밖에 없고, 이를 일부 기업이 악용한 것이다. 특히 티메프가 꽤씸한 이유는 에스크로를 도입하지도 않고, 서로 다른 법인의 재무와 통장을 경영진 마음대로 일원화해 의도적으로 횡령을 했다는 의혹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혁신'을 빙자한 기업들의 배신 2016년 아마존은 세상에 없던 무인 편의점을 공개했다. 직원이 아무도 없는 매장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라는 거였다. '아마존 고'라는 이 기술은 하나의 혁신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당연히 매장에 있는 CCTV나 특정 센서 등으로 소비자의 시각 정보 등을 분석해 결제가 자동으로 처리되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인건비가 싼 인도의 원격 근무자 1000명 이상이 일일이 상품 라벨을 보고 분류해야 하는 '수동 시스템'이라는 거였다. 1000건의 상품 중 약 700건이 사람이 검토해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했다. 처음 배달 플랫폼이 등장했을 때 혁신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배달플랫폼의 실상은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중간에서 사람이 가게에 배달 주문을 대신 넣어주는 시스템에 불과했다. 사진만 찍으면 명함을 자동으로 저장해 주는 서비스도 오류가 많아 사람이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기자가 입사했던 2010년대 초중반만 해도 거하게 술을 먹고 집에 갈 때는 직접 전화를 해서 콜택시를 부르거나, 대리 기사를 불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터치 몇 번으로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소비자도, 택시 기사도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을 장악하고 택시기사들은 높은 수수료를, 소비자들도 여러가지 명목의 서비스 비용으로 요금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배달 플랫폼 역시 3~4개 업체의 과점 체제가 형성돼자 수수료가 빠르게 올라갔다. 감독 당국 역할론 기업들의 이윤추구 행위는 막을 수 없다. 합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감독하는 일을 하는 곳이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같은 기관이다. 티메프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은 전자상거래를 ‘본업’으로 하며 대금 정산을 ‘부수’ 업무로 해온 기업에 금융업 수준의 빡빡한 잣대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티몬·위메프 업무협약 체결 및 사후관리 경과'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2년 6월 티메프와 경영지도비율 준수를 위한 분기별 경영개선계획 협약을 체결했다. 감독당국 역시 티몬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방증이다. 금감원은 경영지도 개선 협약이 말 그대로 협약일 뿐이어서, 강제력 있는 감독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음달이 되면 티메프 사태의 피해자는 판매자와 소비자, PG사, 신용카드사 등을 넘어 티메프의 직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월급 정산 및 퇴직금 지급 등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향후 조사와 수사 등을 통해 티메프로 들어갔을 소비자들의 제품 대금에 대한 추적과 티메프의 자금 이동 상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7-31 17:01:26[파이낸셜뉴스]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2020년 1월 20일(월요일) 처음 발생했다. 당시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2250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라는 질병의 명칭도 생기기 전이었다. '우한 폐렴'이라 불렸던 전대 미문의 질병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가지수는 끝을 모르고 바닥을 향했다. 같은 해 3월 20일,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고 딱 3개월 만에 코스피 지수는 1566으로 30%가 급락했다. 2020년 3월 20일을 기점으로 국내 주가지수는 상승을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국가들이 전대미문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전국민재난지원금과 같은 형태로 시장에 현금을 살포했다. 공장과 학교가 문을 닫고, 사람들은 집안에 갇혀 지냈다. 하지만 넘쳐흐르는 시장의 유동성은 주식은 물론, 부동산, 거기에 더해 새로운 유동성 스펀지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비트코인)의 가격을 급격하게 끌어 올렸다. 주가는 상승을 거듭해 2021년 6월 25일에는 3300을 돌파했다. 1년 3개월 만에 대한민국 기업들의 평균적인 자산 가치가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코스피에 비해 덩치가 작은 기업들이 주로 있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저점이 420정도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1062를 돌파하며 2.5배 이상 상승했다. ■코로나19,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앞뒤 코로나19라는 전대 미문의 위기로 인해 각 국은 기준금리를 0%대로 낮췄다.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던 시기에 통장에 3000만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1년 뒤에 2% 정도 금리를 받아 6만원의 추가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반면 이 시기에 주식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물론, 저점의 바닥을 잡을 수 있는 개미는 없을 것이지만 평균적인 주식의 가격이 2배가 됐다는 것은 어떤 기업은 50%, 어떤 기업은 5배, 10배도 올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주식의 본질은 우량한 기업의 소유권을 N분의 1로 나눠 이를 공동 소유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시장에 기업을 상장시켜 새로운 투자금을 받고(대신 소유권을 일부 나눠줘야 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이익을 함께 (배당혹은 시세차익으로) 나눠 받는다. 기업의 현재 수익과 미래 성장 가치는 현재의 주가에 반영된다. 하지만 이것과 별개로 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은 기업의 본질 가치와 상관없이 기업의 주가를 끌어 올리기도 한다. 더불어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투기 수요'로 인해 기업의 주가는 본질 가치보다 위 아래로 더 크게 요동친다. 상승기에는 기업의 본질 가치보다 더 크게 오르며, 하락기에는 본질 가치보다 더 크게 하락한다. 주식시장은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필자도 코스피가 상승하던 어느 시점에 처음 주식을 시작했다. 주식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자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도 주식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1000만원 정도였다. 그리고 약 14개월 뒤인 2021년 3월에는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7000만원 정도로 7배가 올랐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14개월 만에 700%, 2달에 원금의 2배씩 자산이 불어난 것이다. 주변에서 비트코인을 한다는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하루 이틀 만에도 월급을 벌었다며 자랑했다. 그들은 "비트코인 수익률이 몇 %다"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돈 복사'라는 말을 썼다. 말 그대로 "돈이 복사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대략 그 즈음을 전후했던 시기에 '욜로'라는 말이 유행했다. 'You Only Live Once',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자는 주의였다. 지금 검색해 보니 스텔라장 역시 2019년 7월 5일에 'YOLO'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다만 '욜로라는'말은 때 아닌 재테크로 성공해 현재를 즐기자라는 뜻보다는, 어차피 아무리 '노오력' 해도 부자는 안 될 것 같으니 '그냥 지금이라도 즐겨보자'는 뜻이었다. '벼락거지'라는 말도 유행했다. 주변 사람들 모두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로 부자가 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벼락거지'가 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재테크를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월급만으로 생계를 꾸려온 많은 사람들은 의아함을 느꼈다. '경제가 이렇게 어렵다고 하는데 왜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는 이렇게 오르는 거지?'라는 당연한 의문이었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욜로가 유행한지 2~3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23년 현재 수많은 오픈 채팅방에는 '거지방'이 유행하고 있다. 거지방은 카카오톡 오픈채팅 방에 익명으로 참여해 절약 정신을 일깨우는 방이다. 어떤 소비 욕구가 생길때 하고 싶은 것을 얘기하면 익명의 다수가 '지름 욕구'를 잠재워주는 방이다. 예를 들어 "5600원에 스타벅스 카페모카가 먹고 싶어요"라고 글을 올리면 "회사 탕비실에서 맥심과 카누를 섞어 마시라"는 충고가 돌아온다. "퇴근하고 가는데 너무 피곤해서 택시를 타고 싶어요"라고 올리면 "걸어가면 건강해지고, 지하철만 타도 5000원을 아낄 수 있다"는 질타가 나온다. ■오마카세 27만원, 예약은 받지 않습니다 당시에 하루 몇 시간씩 주식 유튜브 채널을 즐겨보던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오마카세'만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 몇 개를 알게 됐다. 오마카세는 원래 '맡긴다'는 뜻으로 메뉴판이 따로 없이 주방장이 알아서 요리를 내어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코스요리로 나오는 아주 비싼 초밥집'을 가리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마카세를 제공하는 일식집을 보통 '스시야(집)'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오마카세 전문 스시야는 10만원 미만 업장을 '엔트리급(입문자용)' 10만원~20만원 미만을 '미들급(중급자용)', 20만원 이상을 하이엔드(상급자용)'로 나눈다. 가장 즐겨보던 한 채널에서 최고의 스시야로 자주 나오던 한 가게가 있었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강남인가 청담인가에 있다는 그 가게는 1인당 저녁 가격 기준으로 한 끼에 27만원이었다. 술을 한 잔 곁들이면 한 끼에 3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게였다. 영상을 보며 '언젠가 한번 저곳에서 나도 밥을 먹을 일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쓸데없는 생각이었다는 걸 깨다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해당 식당의 경우 이미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손님이 밀려 있어서 새로운 손님은 돈이 많아도 예약 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해당 스시집의 27만원 오마카세를 먹기 위해서는 기존 단골인 손님의 초대를 받아야 한다. 기존 손님과 함께 방문해 주인장과 안면을 트고는 예약 대기 순번을 받아 최소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부자가 많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해당 식당의 리뷰에 따르면 저녁 가격은 30만원으로 3만원이 올랐다. 콜키지(식당에 개인이 가지고 온 주류를 개봉하거나 잔을 제공받는 서비스)는 7만원이다. 여전히 '사전예약불가업장'이라고 한다. ■400원 도시락이 뭐야? 진짜냐? 2010년대 초반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며 자취를 하던 필자에게 매일 매일은 큰 고민의 연속이었다. 특히 스터디가 끝나고 저녁의 메뉴를 정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내수와 수출 전략을 논하라'와 같은 논설의 문제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당시 가장 큰 고민은 '2200원을 주고 한솥 치킨마요 도시락'을 먹을 것인가 '300원을 추가해 훨씬 더 풍부한 도련님 도시락'을 먹을 것인가였다. 치킨마요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에 마요네즈와 잘게 썬 치킨 조각의 감칠맛을 느끼기에 좋았고, 도련님 도시락은 치킨과 함박스테이크를 든든하게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10년도 전의 저렴한 도시락 가격이 2000원~3000원 이었는데 '400원 도시락'이란 기사 제목을 보고 데스크가 물었다. "이거 도시락 400원 아니고 4000원 아니냐?" 내 대답은 "400원 맞습니다. 원래 가격은 4000원 정도 하는데 편의점에서 나온 미끼 상품 같은 겁니다."였다. 실제로 편의점 GS25는 지난 4월에 '김혜자 도시락'을 최대 90%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통신사 할인, 편의점 구독 서비스 할인, 카카오페이 페이백 등 중복 할인 혜택을 적용해 4500원 도시락은 '350원', 4900원 도시락은 '470원'에 판매했다. 다만 해당 이벤트는 도시락 3만개 한정 이벤트였다. GS25는 앞서 3900원 햄버거를 최대 할인 받아 '78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5-26 18:09:52[파이낸셜뉴스] 다른 나라의 생활물가를 가늠할 때 참고하는 지표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그 나라의 최저 시급과 택시 기본요금이다. 글로벌 하게 통하는 '빅맥지수'나 '1인당 GDP' 등의 수치도 있지만 경험적으로 앞선 지표 2가지가 더 현실을 잘 반영한다. 빅맥은 대부분 지역에서 팔긴 하지만 팔지 않는 국가도 있고, 스타벅스 커피만 봐도 전세계적으로 가격이 비슷해 개발도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껴진다. 1인당 GDP도 사우디아라비아나 브루나이 같이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의 경우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는 부적합하다. 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에게 그 나라의 최저시급을 물어보면 대략적인 그 나라의 생활물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20년간 韓 최저시급 3.4배...日은 제자리 대학교 1학년이던 2004년 한국의 법정 최저시급은 2840원, 택시 기본요금은 1600원이었다. 2004년 당시 일본의 최저시급은 711엔(약 7000원), 택시 기본요금은 660엔(6600원)이었다. 20년이 지난 올해 한국의 최저시급은 9620원, 택시 기본요금은 4800원이다. 현재 일본은 최저시급이 853엔(오키나와)~1072엔(도쿄), 택시 기본요금은 500엔으로 오히려 20년전보다 낮아졌다. 20년전 일본의 최저시급은 한국보다 약 2.3배 높았고 택시요금도 4배 가량 높았다. 2023년 현재 한국과 일본의 최저시급은 도쿄 등 대도시를 제외하면 한국이 더 높은 편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지역마다 최저 시급이 다르다.) 20년 동안 일본의 택시 기본 요금은 오히려 더 내렸지만(거리당 요금 미고려), 한국의 택시요금은 3배 올랐다. 2004년 한국의 분식집에서는 한 줄 1000원 김밥이 일반적이었고, 당시에 일본의 김밥천국 격인 요시노야 규동(소고기 덮밥)은 350엔 정도였다. 한국의 김밥은 현재 4000원~5000원으로 올랐고 일본의 규동은 가격이 그대로다. 수십년째 경제가 정체 중인 일본은 지난 20년간 물가 인상이란 개념이 없었다. 최근 장기간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기간 시중에 돈이 풀리자 100엔 초밥이 110엔 초밥으로 올랐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초밥의 가격이 10엔(100원) 오른 것을 두고 '일본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반면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최저 시급은 대략 3.4배, 택시 기본요금은 3배 올랐다. 택시비가 오른만큼 최저시급이 올랐으니 체감 물가는 같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최저시급과 물가는 천천히 오른다. 하지만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더 빨리 오른다. 최저시급과 물가가 비례하게 올라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이 없는 젊은 세대는 더 가난해지는 구조다. 최근의 현대 화폐 이론(MMT)은 돈을 끊임 없이 인쇄하며 빚을 늘리고, 금리를 낮춰 빚 부담을 줄이는 형태로 규모를 키워간다. 그 중심에는 최대의 수출품이 '달러'라는 미국이 있다. 지난 수십년, 백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금과 비교한 달러의 가격은 매년 7~9%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있다. 바꿔 말하면 돈(월급)을 받는 노동자들은 매년 그 만큼 가난해 진다는 의미다. 반면 금과 같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은 그 만큼 더 부자가 된다는 의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하지만 돈의 속성상 돈은 더 많은 돈을 부르고, 가난은 더 큰 가난을 부른다. 격차는 더 커진다. 숨만 쉬고 월급을 모아서 집을 사는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있다.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이다. 주택가격을 가구의 연 소득으로 나눠 구한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08년 수도권의 PIR은 6.9년 이었다. 2021년은 PIR이 10.1년으로 3.2년 늘었다. 최저시급은 물가만큼 올라 인상효과가 없는데 집값은 3.2년 만큼 더 비싸진 것이다. 가장 많은 직장이 있는 서울을 기준으로 2021년의 PIR은 19.0(KB부동산 기준)년이다. 30만원 오마카세 vs 400원 도시락 '양극화' 현대의 평균적인 젊은 청년들이 서울에 아파트를 사려면 숨만 쉬고 19년치의 월급을 전부 모아야 한다. 핸드폰 요금을 내고, 지하철을 타고, 국밥을 사먹으며 저축하면 이 기간은 3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작금의 청년들은 내집 마련과 내집 마련을 통한 자산 형성을 포기하고 싶은 강한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지금 청년들의 아버지 세대가 6~7년 정도 월급을 모아 집을 사면, 그 집의 가격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과거의 한국 사회와 전혀 다른 세상이 돼버린 것이다. 요즘 청년들의 현실은 팍팍하지만 잠자는 8시간 정도를 제외한 16시간은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스마트폰 속 SNS에는 가장 비싸고, 멋지고, 행복한 순간들만 올라온다. 현실과 SNS상의 괴리에서 몇몇 청년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30만원짜리 초밥 오마카세에 가서 한 끼를 먹고 사진을 남긴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각종 포인트와 제휴사 할인을 받아 정가 4000원인 편의점 도시락을 400원에 사먹기도 하는 것이다. 과거의 양극화는 부자들은 백화점 VIP 명품관에서 쇼핑을 하고 보통 사람들은 유니클로 같은 SPA브랜드에서 옷을 사는 '계층간 양극화'였다. 현재는 양극화의 형태가 다양화 되면서 동일한 소득을 지닌 사람이라도 '소비의 양극화'를 추구하는 모양새다. 최저시급을 받고 살더라도 컵라면에 편의점 도시락으로 언제나 끼니를 때우는 대신 아끼고 아껴서 한 끼 정도는 30만원 초밥 오마카세를 먹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행태는 칭찬이나 비난의 대상이 될 종류의 것은 아니다. 다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변화된 생활 태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일 뿐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5-23 15:52:25최초의 국산 자동차로 알려진 지프형 '시발'(始發) 자동차가 개발된 것은 1955년 7월 무렵이었다. 우리가 시발 자동차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미군이 버리고 간 지프 엔진을 활용하고 드럼통을 두드려 펴서 차체를 만들었다는 것 정도다. 미군 지프는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된, 지붕이 없는 '윌리스 MB'로, 전쟁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당시 기사들을 보면 시발 자동차를 순국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뽀데(바디)' '후래무(프레임)' '다이야(타이어)' '헤드라이트' 등이 모두 국산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엔진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시발의 엔진은 윌리스 MB의 중고 엔진을 그대로 쓴 게 아니라 분해해서 복제한 것이었다. 그래서 국산이라 할 수 있었다. 광고(사진·조선일보 1955년 12월 1일자)에도 나오듯이 제조업체는 '국제차량제작주식회사'인데 자동차 정비업을 하던 최무성, 최혜성, 최순성 3형제가 1947년에 설립한 회사다. 미국 자동차회사 관계자가 공장에 와서 엔진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여성 모델이 포즈를 취한 광고 속 시발 자동차의 색깔은 노란색이다. 광고에는 "내무부, 교통부, 상공부 합동시승회에서 평균 90킬로미터 장거리 시승을 마치고 '그만하면 훌륭합니다. 많이 보급시킬 방도를 차립시다'라는 찬사를 들었다"고 돼 있다. 또 "외제 고급차를 타면 면괴스러우니 시발 자동차를 타고 여의도비행장에 나가 보라"고 권한다. "우리의 시~발 자동차를 타고 종로 거리를 달리자~"라는 CM송으로 라디오 광고도 했다고 한다. 시발 자동차는 택시로도 사용됐고, 대법원 순회재판용 38대 등 관용차로도 팔려 작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최씨 형제들은 세단형 시발 자동차도 출시했고, 독일과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1959년 5월에는 디젤엔진 독자 개발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시발 자동차의 판매는 1962년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를 국내에서 조립한 '새나라자동차'가 출시되면서 급격히 줄었다. 털털거리는 엔진 소음과 거친 차체가 조용하고 매끈한 '새나라'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수제품이었던 시발 자동차는 3000여대 제작되어 판매됐다고 한다. 시발 자동차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밑거름이 되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3-05-18 18:54:29【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지난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였다.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바드'에 한국어를 탑재해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피차이 CEO의 지난해 보수는 우리 돈으로 3000억원이 넘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정보 조사업체 마이로그아이큐(MyLogIQ)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피차이 CEO에게 지급한 연봉과 스톡옵션이 2억2600만달러(약 3030억 원)라고 전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계산된 피차이의 지난해 연봉은 1억1580만달러(약 1552억원)였다. 또 피차이가 스톡옵션을 받을 당시의 알파벳의 주가는 이사회에서 승인할 당시보다 낮았지만 피차이의 연봉과 스톱옵션을 합쳐 3000억원을 웃돌았다. 구글과 유튜브를 이끌고 있는 피차이의 보유주식 가치는 지난해 약 1억1000만달러(약 1475억원) 하락했다. 피차이 CEO는 이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구글 I/O(연례개발자회의)에서 '바드' 한국어 버젼을 출시한 이유로 한국 IT의 역동성을 들며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택시기사와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차이 CEO 다음으로 많은 보수를 받은 CEO는 미국의 최대 공연기획사 라이브 네이션의 마이클 라피노였다. 그의 지난해 총 보수는 1억3900만달러(약 1363억원)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9942만달러(약 1333억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스톡옵션에서 가장 큰 손실을 본 CEO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였다. 머스크는 2018년 23억달러(약 3조1000억원)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해당 스톡옵션의 가치는 2021년에 650억달러(약 87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나 급감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65% 폭락하면서 스톡옵션의 가치도 줄어든 것이다. MyLogIQ가 S&P500에 편입된 400여개 기업의 CEO 보수를 분석한 결과 3분의 2에 해당하는 CEO의 스톡옵션 가치가 감소했다. 46개 사 CEO는 주가 상승으로 스톡옵션의 가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바이오기업 리제네론 CEO 레너드 쉴라이퍼가 대표적이다. 그의 스톡옵션은 당초 700만달러(약 93억원)로 평가됐지만 1년 만에 1억달러(134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통신회사 T모바일의 CEO 마이클 시버트 역시 스톡옵션이 2900만달러(약 388억원)에서 3배로 급증했다. 한편 S&P500 소속 기업 CEO들의 지난해 보수 중간값은 1450만달러(약 194억원)로 2021년(1470만달러)보다 20만달러 감소했다. 스톡옵션을 제외한 연봉과 보너스 등 순수한 현금 보수의 중간값은 370만달러(약 49억원)로 집계됐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5-16 18:25:31【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지난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였다.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바드'에 한국어를 탑재해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피차이 CEO의 지난해 보수는 우리 돈으로 3000억원이 넘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정보 조사업체 마이로그아이큐(MyLogIQ)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피차이 CEO에게 지급한 연봉과 스톡옵션이 2억2600만달러(약 3030억 원)라고 전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계산된 피차이의 지난해 연봉은 1억1580만달러(약 1552억원)였다. 또 피차이가 스톡옵션을 받을 당시의 알파벳의 주가는 이사회에서 승인할 당시보다 낮았지만 피차이의 연봉과 스톱옵션을 합쳐 3000억원을 웃돌았다. 구글과 유튜브를 이끌고 있는 피차이의 보유주식 가치는 지난해 약 1억1000만달러(약 1475억원) 하락했다. 피차이 CEO는 이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구글 I/O(연례개발자회의)에서 '바드' 한국어 버젼을 출시한 이유로 한국 IT의 역동성을 들며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택시기사와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피차이 CEO 다음으로 많은 보수를 받은 CEO는 미국의 최대 공연기획사 라이브 네이션의 마이클 라피노였다. 그의 지난해 총 보수는 1억3900만달러(약 1363억원)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해 9942만달러(약 1333억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스톡옵션에서 가장 큰 손실을 본 CEO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였다. 머스크는 2018년 23억달러(약 3조1000억원)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해당 스톡옵션의 가치는 2021년에 650억달러(약 87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나 급감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65% 폭락하면서 스톡옵션의 가치도 줄어든 것이다. MyLogIQ가 S&P500에 편입된 400여개 기업의 CEO 보수를 분석한 결과 3분의 2에 해당하는 CEO의 스톡옵션 가치가 감소했다. 46개 사 CEO는 주가 상승으로 스톡옵션의 가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바이오기업 리제네론 CEO 레너드 쉴라이퍼가 대표적이다. 그의 스톡옵션은 당초 700만달러(약 93억원)로 평가됐지만 1년 만에 1억달러(134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통신회사 T모바일의 CEO 마이클 시버트 역시 스톡옵션이 2900만달러(약 388억원)에서 3배로 급증했다. 한편 S&P500 소속 기업 CEO들의 지난해 보수 중간값은 1450만달러(약 194억원)로 2021년(1470만달러)보다 20만달러 감소했다. 스톡옵션을 제외한 연봉과 보너스 등 순수한 현금 보수의 중간값은 370만달러(약 49억원)로 집계됐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5-16 07:00:14[파이낸셜뉴스] 16일 오전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기능이 복구된 가운데 카카오는 일부 서비스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카카오톡 및 카카오 서비스의 복구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문자 메시지 송수신 기능은 복구됐지만 톡채널 및 이미지, 동영상 파일은 발송이 안된다. 또 카톡 PC 버전에서의 로그인도 불가한 상황이다. 카카오 측은 "현재 정상화 작업 지속 진행 중으로 메시지 송수신이 아직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 및 뷰 서비스의 경우 다음 뉴스 기사, 뷰 서비스 발견 탭 및 마이(My)뷰 탭은 이용 가능하다. 다음 카페는 PC 웹, 모바일 앱에서 개별 카페 읽기 및 쓰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카카오맵은 아직 서비스 복구가 더딘 상황이다. 장소 검색, 대중교통 길찾기, 마이페이지, 로드뷰 등의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온·오프라인 및 해외 결제, 카카오T 택시 결제, 송금 관련 서비스, 자산관리, 증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 역시 택시 호출이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대리·퀵·택배 호출이나 이동수단 예약 등은 가능하다. 카카오내비 앱, 카카오 T 택시기사 앱, 카카오 T 대리기사 앱, 카카오 T 픽커앱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멜론 스트리밍 및 카카오 웹툰의 경우 열람 및 결제가 가능해졌다. 카카오게임즈의 전체 모바일 게임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지만 PC 게임은 제외된다. 지그재그 서비스는 카카오 페이 결제 및 주문 취소 기능이 복구됐다. 픽코마의 경우 일부 웹 뷰어 기능 외 앱 기능 정상 작동하는 상태다. 카카오 측은 "모든 분들께서 편리한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실 수 있도록, 카카오의 전 크루는 최대한 조속히 모든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톡은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전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카카오톡과 포털 사이트 '다음'을 비롯한 다수 카카오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이후 약 10시간을 넘긴 후에야 일부 기능이 복구됐고 16시간이 지나도 아직 완전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카카오톡이 서비스된 지 12년 만에 최장기간 서비스 장애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0-16 09:12:44[파이낸셜뉴스] 배달 라이더도 산업재해 보험을 적용 받도록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 110개 민생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제주와 세종에 이어 강원도를 특별자치도로 하는 강원도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 소방·경찰공무원이 공무수행 환경에서 질병에 걸리는 경우 공무상 재해로 추정토록 하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개정안 등도 이날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비롯해 110개 민생 법안을 통과시켰다. 산재보험법 개정안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내년 7월 1일부터 산업재해 보험을 적용 받는다. 개정안은 특고 노동자에 대한 기존의 특례 조항을 삭제하고 '노무 제공자' 개념을 신설했다. 산재 보험을 받기 위한 '특정 사업에의 전속성 요건'도 폐지했다. 이로써 여러 플랫폼에 소속돼 '전속성'을 충족하지 못했던 플랫폼 노동자들도 산재보험을 적용 받게 된다. 특고 노동자가 보조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 산재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별도 부칙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며 별도 부칙은 개정법 시행 전부터 적용된다. 강원도특별자치도 특별법도 가결됐다. 기존의 '강원도'를 폐지하고 정부 직할로 강원특별자치도를 설치한다. 총 23개 조항을 통해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한 특별지원과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별도 계정 설치, 자치사무 위탁 등에 대한 특례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별법은 법안 공포 1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여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특별자치도 특별법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법안 통과 후 논평을 내고 "강원도민의 숙원인 강원특별자치도가 온다. 강원도의 발전, 강원도의 미래가 온다"면서 "오늘 법안 통과까지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라고 치켜 세웠다.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원도 1호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를 국정과제로 채택했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만든 강원특별자치도"라고 주장했다. 소방·경찰공무원이 공무집행 과정에서 얻은 사고나 질병이 신속하게 보상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날 통과된 공무원 재해보상법 개정안은 공무원이 공무수행 과정에서 상당 기간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돼 질병에 걸리거나, 그 질병으로 장애나 사망에 이른 경우 공무상 재해로 추정토록 했다. 공무상 사고로 질병이 발생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공무원재해보상심의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기로 했다. 공무원과 유족이 신속한 보상을 받도록 한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대한 정의 규정이 신설됐다. 개정안은 OTT를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비디오물(연속적인 영상이 테이프 또는 디스크 등의 디지털 매체나 장치에 담긴 저작물로서 기계·전기·전자 또는 통신장치에 의해 재생돼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역무"라고 규정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정부 등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주식을 49%를 초과해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통신 시장 활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해외 부가통신사업자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내 법인을 국내 대리인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지역 주도로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안도 가결됐다. 정부 중심의 인구 감소 대응 체계를 지역 주도로 개편하고 지역에서 인구감소 문제를 자체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지자체가 일자리·창업·주거 정책을 우선 추진해 청년, 중장년 정착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대선 당시 여야 후보가 공통으로 약속했던 공무원·교원 노조 타임오프제도 통과됐다. 공무원 및 교원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 시간을 유급 근무시간으로 게 핵심이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개정안, 기업정보 유출 등 사이버 정보 침해 사고예방을 위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됐다. 한편 여야는 이날 총 62조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합의 처리했다. 법에 따른 지방이전 지출(지방 교부세·교부금 정산분)을 제외하면 중앙정부 지출은 36조 4000억원에서 39조원으로 늘어났다. 연 매출 50억원 이하 소상공인·자영업자 371만명에게 최대 1000만원 손실보전금을 지급하고 법인택시·버스기사 지원금을 300만원으로 확대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2-05-30 12:02:23장애인 채용에 메타버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도입되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도 가상공간에 접속해 장애인 취업 정보를 얻고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고요한 모빌리티'를 통해 택시기사로 일할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특히 올해는 100명 이상의 장애인 택시기사가 채용될 예정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장애인 취업은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장애인 채용 플랫폼의 다양화는 기업과 구직자를 좀 더 가깝이 연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 택시기사 '행복 드라이버' 26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요한 택시'로 알려진 코액터스 주식회사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장애인 택시기사 '행복 드라이버' 일자리를 연내 100개 이상 만들기로 했다. 코액터스는 ESG 모빌리티 플랫폼 '고요한M'과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인 '고요한 택시'를 운영 중인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이번에 공단과 코액터스가 개발한 장애인 '행복 드라이버'는 이러한 이동 서비스를 담당할 택시기사로, 일정 수준 이상의 운송수입금액을 채워야 하는 기존 택시 기사의 근무조건 대신 '완전 월급제'로 운영된다. 또한 '고요한M' 플랫폼을 통한 자동배차시스템의 적용으로 드라이버에게 영업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장애인 근로자의 직업 안정성과 직무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운전이 가능한 장애인 구직자는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행복 드라이버로 채용이 된 장애인 근로자에게는 채용 후 수습기간 동안 택시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게더타운에 '장고버스' 공단은 이달부터 메타버스 서비스 '장고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고버스'는 장애인고용공단의 줄임말 '장고'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명칭이다. 여기에 접속하면 가상의 공간에서 장애인고용 서비스를 상시 이용할 수 있다. 게더타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제 공단 본부 전경을 2.5D로 구현했다. 장고버스에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아바타를 직접 꾸밀 수 있고, 채팅기능을 활용해 아바타 간 대화도 가능하다. 공단 본관을 통해 입장하면 다채롭게 꾸며진 장애인고용 홍보관, 보조공학기기관, 장애인인식개선관 등을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주제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공단은 지난 14일 장고버스에서 '2022 장애인고용촉진대회'를 중계했다. 구직자들은 마치 직접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이 실시간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게더타운에서 '잡 페어'도 개최했다. 백여명의 아바타가 공간을 누비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어갔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메타버스 내에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펼치고 장애인식개선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며 "양방향 소통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고용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지난해 113개 공공기관에서 총 1078명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했다. '공공기관 장애인 고용 컨설팅'을 통해 대상기관의 장애인 고용여건을 진단해 장애인 일자리 개발, 맞춤훈련, 근무지원 서비스, 인재 알선 등 기관에 맞는 해법을 제시한다. 공단은 올해 더욱 상향된 3.6% 법정 의무고용률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무충족률 100% 기준에 미달하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장애가 더 이상 불가능과 불평등의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는게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며 "장애인 고용컨설팅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로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04-26 19:3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