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엔저 효과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도 있지만 주주행동주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주행동주의 여파로 외국인들이 투자를 확대하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업 재무 및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스튜어트 길런 미국 노스텍사스대학교 경영대학 정교수와 일문일답을 했다. ―헤지펀드(HF)와 사모펀드(PE), 주주그룹 및 개인투자자 등 주주행동주의자 유형별 접근방식과 기업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다른가. ▲HF와 PE 투자자는 목표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를 이사회에 선출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재정적 자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주로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집중하며, 목표회사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변화점을 식별할 수 있는 경영·산업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관심 있는 주주그룹이나 개별 주주들은 보통 소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주주들의 투표 지원을 얻기 위해 주주제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경영진과 이사회에 압력을 가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제안이 보통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다수의 지지를 얻더라도 이사회와 경영진이 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주제안에 대한 높은 지지는 큰 주목을 받으며, 회사가 변화를 도입하도록 압박을 가한다. 많은 개별 주주나 주주그룹은 임원 보수나 이사회 독립성 등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중점을 두지만 일부는 탄소배출량, 직원 다양성 등 환경·사회적 문제에도 집중한다. ―주주행동주의 요구에 직면한 기업의 가장 일반적인 대응은 무엇인고, 이러한 대응이 기업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대응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일부 기업은 행동주의자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빠르게 행동주의자 대표를 이사회에 추가하는 데 동의한다.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 행동주의자들은 언론을 통해 기업에 압력을 가하거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당국에 자신들의 이사 후보를 주주총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신청하는 등 더 공격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신주인수선택권(poison pill)이나 기타 방어전략이 주주 행동주의자의 행동과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신주인수선택권은 외부 주주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고 일정 비율(미국은 15~20%) 이상의 지분을 축적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됐다. 회사가 특정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주주를 제외한 모든 주주에게 새로운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초과하는 주주의 지분율과 그 가치를 감소하게 만든다. 신주인수선택권은 기업에 강력한 보호책을 제공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보호조치가 있더라도 행동주의자들이 변화시키려는 기업 정책을 성공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신주인수선택권이 있어도 궁극적으로 인수되는 기업도 존재한다. '주주 권리 계획'으로도 불리며, 잠재적 인수자가 이사회와 경영진과 협상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인수자에게 가장 좋은 가격을 얻을 수 있는 협상력을 제공한다. ―주주행동주의가 이사 선출에 미치는 영향은. ▲행동주의가 발생하는 특정 기업(및 국가·법률 환경)에 따라 다르다. 미국에서는 주주행동주의자의 명확한 승리가 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경영진이 큰 차이로 승리하기도 한다. 행동주의자들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는 주주 기반, 대형 기관투자자의 존재 그리고 행동주의자가 가져올 수 있는 가치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또 기관투자자에게 투표 방향을 권고해 주는 회사(Proxy Advisory Firms)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의 전략 방향과 운영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으로 학술연구는 행동주의 개입 이후 주주가치가 상승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나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행동주의자들의 개입이 공개되면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시장 반응과 개선된 운영 성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가치 상승은 궁극적으로 인수되는 행동주의 목표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상승이 관찰되지만 운영 성과의 개선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초기에는 외국 행동주의자들의 성공이 제한적이었다. 법적·문화적 장벽이 외국 행동주의자들에게 큰 장애물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하에 일본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국내 기관투자자의 행동주의를 장려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면서 '변화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러한 개혁은 일본의 지배구조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일본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 전략도 진화했다. 초기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동주의가 다소 적대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다른 행동주의자들은 기업이 전략적 문제에 대해 비공개로 논의하도록 접근하는 '관계 투자' 전략을 채택했다. ―주주행동주의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규제환경 차이점은. ▲어느 나라에서나 규제환경과 정치체제는 주주행동주의의 활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국가의 리더십이 변화하면 많은 규칙과 규정도 변경되며, 이는 주주행동주의자들이 기업과 교류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두 나라는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동주의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왔다. 두 나라 모두 이사들이 회사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갖고 있으며,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소유구조를 가진 기업그룹(한국의 재벌, 일본의 계열사(Keiretsu))을 오래도록 유지해왔다. 이러한 기업그룹은 두 나라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세계화와 외국인 투자 증가로 인해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압력이 증가했다. 실제 한국과 일본 모두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도입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책임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투명성 증가, 외부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강화, 주주 투표를 촉진하는 개혁은 행동주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정치체제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한국의 문화적 요인이 공개적·비공개적 행동주의 요구에 대한 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종종 비공개 협상 접근법이 여러 국가에서 행동주의자들에게 성공적이었다. 비공개 행동주의는 기업과 경영진에 '체면을 살리는' 접근방식이며, 행동주의자가 기업 이사회 및 경영진과 우호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그러나 회사가 행동주의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일부 행동주의자들은 '부드럽게 말하되, 회초리를 들고 있어라(talk softly, but carry a big stick)'라는 접근방식을 취한다. 이는 이사회 및 경영진과의 논의가 진전되지 않으면 더 공개적인 형태의 행동주의를 사용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형태의 행동주의에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 주주제안 제출, 이사 선출에 도전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한국 주주들이 행동주의에 직면했을 때 투표 권한을 어떻게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는 사례별로 다르다. 주주 기반이 행동주의자의 의견에 동의하면 기업의 개혁 압력이 증가한다. 특히 주주들이 행동주의 이니셔티브를 지지할 의향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행동주의자의 가치를 추가할 수 있는 평판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이사회 및 경영진의 평판도 중요하다. 미국에서도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행동주의자들이 캠페인에서 패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은 한국기업들이 전자투표를 채택함에 따라 주주 투표의 역할과 기업 경영진에 대한 주주 압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주주행동주의가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기업가치를 개선하려는 정교한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는 긍정적인 가치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한국기업들에도 장기적으로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업과 규제당국이 일본의 주주행동주의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가치지향적인 주주행동주의가 가치를 더한다고 믿는다면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행동주의와 주주 투표를 촉진하는 규제개혁이 가치를 더할 잠재력이 있다. 동시에 규제개혁이 행동주의를 촉진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 행동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경영진의 회사 운영을 방해하고, 가치를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행동주의자들이 단기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장기 주주들에게 최선이 아닌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다고도 한다. 이는 확실히 가능성이 있고, 규제개혁이 제안될 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관점이다. 기업들은 외부 주주들의 시각에서 성과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저평가된 기업은 가치지향적 행동주의자의 주요 초점이다. 또 기업들은 주주 기반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행동주의를 지지하는 동조 투자자의 존재는 행동주의의 가능성을 높이고 성공 가능성도 높인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 정리=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5-27 18:50:16올해 주주총회 시즌은 어느 때보다 소액주주들의 파워가 컸다. 특히 지분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소액주주들은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에 뭉쳐 기업에 대항해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헤이홀더는 '성공하는 행동주의'를 목표로 주주들과 함께 걷고 있다. 허권 헤이홀더 대표(사진)는 8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의결권 모으기라는 단순히 기술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주주 운동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에도 밀착해 주주들의 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홀더는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이다. '국내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주주들에게 법률자문과 전자위임 등 주주 행동에 필요한 기능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지분 3% 이상을 모은 상장사가 32곳에 달하고 주식가치만 2조원이 넘는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해 간편하게 주주 인증을 받으면 해당 종목의 토론방에서 활동이 가능하다.기업 분쟁 전문로펌 '기현' 변호사로 재직했던 허 대표는 지난해 9월 헤이홀더 경영권을 인수하고 플랫폼을 이끌고 있다. 10년 넘게 기업 분쟁 전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상법 및 자본시장법 등의 역량을 쌓은 덕분에 주주 권리를 실현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허 대표는 "소액주주가 행사하는 주주권은 법률에 근거했기 때문에 주주가 어떠한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지식은 물론 경험도 필요하다"며 "오랜 시간 기업 지배구조나 경영권 분쟁 등의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주주 운동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헤이홀더가 진행한 주주연대 제안 안건은 모두 주총 안건 사항으로 상정됐다. 대표적으로 아세아제지, 컴투스, 쏠리드 등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주주 환원책을 이끌어 냈다. 특히 성공적 운동으로 꼽는 사례는 아세아제지다. 아세아제지 주주연대와 함께 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쳐 창사 이래 최초의 대규모 주주환원을 얻어 냈다. 허 대표는 "주주 운동의 목적은 결국 주주가치 제고"라며 "아세아제지가 주주연대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30% 이상 유의미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플랫폼으로서 성공적으로 발을 뗀 지금, 헤이홀더는 내실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사업 초창기인 만큼 관련 기업과 협업을 통해 주주 지원역량을 키우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와 국내 상장사의 적극적인 기업설명(IR)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협약을 통해 밸류파인더는 헤이홀더의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기업에 대한 탐방을 한 후 보고서를 발간, 기업 현황을 적극적으로 알려 왔다. 허 대표는 "3월 주총 시즌의 주주운동뿐만 아니라 대상 회사에 대한 보고서 발간, 임시주총 회의 등 상시적으로 주주연대를 지원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며 "급하게 몸집을 키우기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등 차근차근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5-08 18:12:42[파이낸셜뉴스]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 된 가운데 주주행동주의가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동주의펀드들이 철옹성 같은 기업 이사회를 뚫었을 뿐 아니라 사측도 적극적으로 주주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행동주의 열풍이 더욱 강력해졌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 행동주의펀드, JB금융·KT&G 이사회 진입 성공 3월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JB금융지주 정기 주총에서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추천한 김기석, 이희승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집중투표 방식으로 실시된 이번 사외이사 선임 투표에서 두 후보는 나란히 득표 1·2위를 차지하며 이사회에 입성했다. 특히 김기석 이사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 역사상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로 선임된 최초 사례다. 앞서 얼라인 측이 사외이사 및 비상임이사 후보로 이남우·김기석·백준승·김동환·이희승 등 5명을 추천했지만 JB금융은 이 중 이희승 이사만 JB금융 이사회 추천 후보로 올린 바 있다. 나머지는 현 이사회가 추천하는 후보로 채우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김기석 이사는 표 대결을 통해 이사회에 들어선 것이다. 역대 금융지주 주총에서 주주가 직접 안건을 상정해 유의미한 표 대결을 거쳐 주주제안 이사 후보자가 선임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특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많이 지지해줬다"며 "두 명의 이사만으로는 이사회 결의를 뒤집을 수는 없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이사들이 선임되면서 JB금융 이사회의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개최된 KT&G 주총에서도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함께 제안한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외부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KT&G 이사회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이번 손동환 교수의 입성을 계기로 KT&G에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 등의 숙제가 안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FCP와 기업은행이 반대한 방경만 수석 부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절반의 성공으로 그쳤지만, 전·현 경영진에 대립각을 세운 FCP와 기업은행이 추천한 외부 인사가 새로 합류하면서 주주들의 경영 감시가 더 강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 주주제안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태광산업·에스앤디 올해 주총에서는 사측이 주주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랐다.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인 태광산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29일 열린 주총에서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추천한 3명의 사내외 이사 후보를 모두 선임했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와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가 사외이사로, 정안식 영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입성했다. 태광산업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것은 지난 2007년 장하성 펀드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김우진 교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지배구조 연구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태광산업이 이번 주주제안 수용을 계기로 주주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사업 경쟁력 강화를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2일 에스앤디 주총에서도 2대주주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제안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소각 안건이 통과됐다. 여경목 대표 등 최대주주 측이 찬성하면서 만장일치로 별도의 표결 없이 의결됐다. 사측이 주주제안을 수용한 데 이어 주주환원에 찬성표를 던진 데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올해 주총에서 행동주의펀드 등 주주제안이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두면서 주주행동주의와 주주가치 제고에 더 다가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승리로 기업들은 위기감을 더욱 느낄 뿐 더러, 특히 집중투표제의 힘을 인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집중투표제는 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대신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로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이번 JB금융, KT&G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됐다. 한 행동주의펀드 대표는 "대주주 비율이 높은 국내 기업 특성상 주주제안이 통과되기는 매우 힘들다. 때문에 이번 JB금융이나 KT&G 같은 사례들이 나오면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이번에 집중투표제가 실질적으로 이용돼 성과를 거둔 것도 거의 처음이라 의미가 크고, 향후 주총에서 활발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3-31 13:13:53[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법인 에치에프알이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28일 에치에프알 소액주주연대는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감사 선임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고 사측과 본격 표 대결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7일 기준 에치에프알 소액주주연대는 전체 지분의 15% 가량이 결집했으며 전자위임 등의 방법으로 의결권 지분도 13% 이상 확보했다. 에치에프알은 SK텔레콤 선임연구원 출신 정종민 대표가 지난 2000년 설립한 유·무선 정보통신기기 개발 및 제조기업이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프론트홀의 북미 수출 성과를 토대로 지난 2022년 기준 매출액 3633억원, 영업이익 902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고객사 재고 이슈로 북미 수주가 이연되면서 매출액 1642억원, 영업손실 8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와 소액주주 간 갈등은 지난해 불거졌다. 2022년 결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주환원 정책이 전무하자 소액주주들은 그 해 주총에서 주주환원과 관련한 사측의 입장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주주 의견을 반영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적 가이던스 및 향후 사업비전 공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분기 배당 검토 △기업설명회(IR) 강화 대책 마련 등을 발표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사측이 제시한 주주가치제고 정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회사가 적자로 돌아서는 상황 속에서도 정 대표이사가 높은 보수를 챙겨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대표는 2022년 15억5200만원, 2023년 3·4분기까지 16억1000만원 등 총 31억6,200만원 가량의 보수를 가져간 것으로 집계된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주가 안정화를 목적으로 사용됐어야 할 자사주 매입 정책 역시 소각없이 인수합병(M&A),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에 사용하겠다며 경영권 방어 목적의 우호지분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치에프알 소액주주연대는 올해 주총 주주제안을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을 제안했다. 또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헤이홀더 대표 및 법무법인 위온 변호사인 허권을 감사로 추가선임하는 안건 등을 주요 안건으로 제안했다. 에치에프알 소액주주연대와 함께 하고 있는 허권 변호사는 “현재 정부는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통해 상장 기업들의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며 “에치에프알은 정부 정책 및 글로벌 추세와는 정반대의 길을 보이며 주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치에프알 소액주주연대는 주총 전까지 전자위임 시스템을 이용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총 전까지 소액주주들을 최대한 결집하면서 회사 측과 본격적인 표 대결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3-28 13:57:30[파이낸셜뉴스] 삼성물산이 주주환원 정책 등을 놓고 벌인 행동주의 펀드 연합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주주 77%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줄 정도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이 제안한 총 4173억원의 현금 배당 지급이 확정됐다. 삼성물산은 15일 서울 강동구 삼성엔지니어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개최한 제60기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안인 ‘보통주 2550원·우선주 2600원’의 현금 배당안을 가결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 77%가 찬성했다. 올해 총 배당금 규모는 4173억원이다. 전년(3764억원) 대비 10.9%(409억원) 확대됐다. 5개 자산운용사가 뭉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은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총 7364억원 배당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요구한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안 역시 찬성 18%, 반대 및 기권 82%로 부결됐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781만주(지분율 4.2%)와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지분율 9.8%) 등 약 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안도 처리했다. 삼성물산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매년 자사주를 3분의 1씩 소각해 2026년까지 전량을 소각할 계획이다. 행동주의 펀드 연합의 삼성물산 지분은 1.46%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대 연기금이자 삼성물산 지분 0.8%를 보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를 비롯해 캘퍼스·캘스터스·CPPIB 등 전세계 주요 연기금이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삼성물산 지분 7.01%를 가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게 표를 던졌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위원회를 열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안 취득 규모가 과다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사내이사로 이재언 상사부문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과 이준서 패션부문 사장은 연임됐다. 사외이사는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임명됐고, 최중경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이 연임됐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3-15 11:20:05#OBJECT0# [파이낸셜뉴스] 최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주환원이 이뤄져야 실질적 기업가치 상승이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평가의 근본적 이유를 해결하지 않고선 중장기적 밸류업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선진국 대비 처참한 주주환원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주 행동주의 대상 기업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 2018년 16개에 불과하던 주주 행동주의 대상 기업 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60개까지 증가했다. 지난 2020년 10곳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3년여 만에 6배가 늘어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의 배당성향은 최근 5년 평균이 30% 초반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최근 5년 평균 배당성향은 39.7%로 코스피보다 7%p 높았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선진국보다 더 뒤떨어진다. 지난 2015~2016년에만 해도 10조원대를 기록했던 국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3년 3조30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20~2023년 평균치는 2조7000억원이다. 순이익 대비 매입 비중도 지난 2015년 11.7%로 고점을 기록한 후 지난해 2.9%에 그쳤다. 미국 증시에서의 평균 자사주 매입은 2018~2022년에만 7645억달러, 약 994조원에 달했다. 순이익 대비 자사주 매입 비율은 5년 동안 평균 56%로 배당성향보다 높았다.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 기반으로 계산된 최근 5년간 코스피 총 주주환원율은 38.3%였지만, S&P500의 경우 주주환원율 평균이 96%에 육박한다. 유럽은 유로스탁50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총 주주환원율 평균이 63.7%로 코스피보다 30%p 가까이 높았다. 자사주 매입 비율이 최근 5년간 7.2%로 미국 대비 낮았지만 5년 평균 배당성향은 56.5%로 코스피, 미국 대비 각각 23.8%p, 16.8%p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신증권 김정윤 연구원은 "한국의 거버넌스 문제는 결국 주주의 권리부터 시작된다"라며 "주주환원 확대 요구 등 주주의 권리에 기반한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확대되는 현상은 성장통이지만, 이 진통이 궁극적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BJECT1# ■주주환원으로 미래 내다보는 애플 미국 증시에서 애플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의 2023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1.95%로 36.5%를 기록한 지난 2017년부터 수직 상승했다. 순이익은 2017년 484억달러에서 지난해 970억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ROE 증가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자본총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ROE 계산 시 자본총계의 2년 평균을 활용하는데 애플은 2017년에 1311억달러를 고점으로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2년 평균치는 564억달러로 고점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애플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 동안 연평균 775억달러 수준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같은 기간 평균 순이익 773억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으나 배당성향도 10% 중반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순이익을 초할 정도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까지 지급하면서 이익잉여금은 2017년 982억달러에서 2023년 -117억달러로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현금성 자산은 300억달러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윤 연구원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주식 수는 2013년 263억주를 고점으로 현재 154억6000만주로 급감했다"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ROE, PBR, EPS(주당순이익) 상승에 기여하면서 기업가치 증대의 신호로 이어지고 주가 상승, 주주 지분가치 증가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2-16 10:32:17[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 펀드 5곳이 연합해 삼성물산에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제안을 기반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산출하면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삼성물산은 "사업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라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공동 제안한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15일 밝혔다. 안건은 보통주 1주당 4500원(우선주 4450원)을 배당하고,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의 배당 요구는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액보다 각각 76.5%, 75.0% 증액된 규모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2일 삼성물산에 정식으로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 현행법상 6개월 이상 주식을 1% 이상 보유한 주주는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시티오브런던 등 헤지펀들의 지분을 합산하면 1.46%로 주총에서 표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재계에서는 합산 지분이 낮은 만큼,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마련한 안건이 주주 친화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실제 주주제안을 기반으로 산출한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뿐 아니라 올해 삼성물산의 잉여현금흐름(삼성바이오로직스 제외) 예상치(100%)를 초과한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물산은 주총 소집 공고를 통해 "1조원의 넘는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루어진다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다"며 "대규모 재원 유출로 장기적인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주주 제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 주시기를 권유드린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에 대해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과 회사의 지속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의 목적은 결국 주가를 부양해 단기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인다면 회사의 성장동력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날 기존에 보유한 자기주식 보통주 591만 8674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또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188만 8889주와 기타 주식(우선주) 15만 9835주를 소각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삼성물산은 내년과 2026에도 각각 780만주를 추가로 소각할 예정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2-15 10:14:11주주들의 적극적인 기업에 대한 요구는 기업에 대한 저평가 요소를 없애고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주주가치 확대 활동으로 인해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선별해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설정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트러스톤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 ETF'의 설정액은 20일 기준 80억원이다. 코스피200지수를 비교지수로 초과성과를 추구한다. 이 펀드의 운용을 맡고 있는 이태하 매니저는 "우량한 기초체력을 보유 중이나 후진적인 지배구조, 낮은 주주환원율 같은 이유로 저평가된 기업 가운데 주주가치가 확대되고 저평가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경영진의 행동 변화, 정부의 정책적 변화, 그리고 행동주의의 타깃이 되는 등의 계기로 지배구조 개선이 나타나고 이에 따른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업을 살펴보는 중요한 요소로 그는 기업의 변화할 만한 '핵심 요인'에 초점을 맞췄다. 이 매니저는 "예를 들어 경영진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소수주주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도 지켜보는 기업"이라며 "기존 후진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기업 또한 주주들의 가치활동 확대를 불러올 만한 요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ETF는 주주가치 개선에 있어 경험과 노하우, 인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의 변화 트리거 요인들을 판별하고 포트폴리오에 녹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표 수익률에 대해서는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목표수익률은 30~100% 수준"이라며 "보유 종목 중 지배구조 개선과 이에 따른 리레이팅(재평가)을 달성하는 종목이 30% 수준에 달할 경우 수익률은 약 15%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어떤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시장의 지배구조가 개선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전했다. 또 향후 주주환원이 확대될 수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다른 기업 대비 우수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 예측하거나 소액주주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에 추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매니저는 "미래의 경기, 섹터의 부침, 기업의 이익 등을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열악한 지배구조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개선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개선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주행동주의, 지배구조 개선은 향후 수년간 한국시장의 초과수익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1-21 18:41:47[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기관들이 적극적인 ESG 경영을 요구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대응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투자공사(KIC)와 공동으로 15일 서울 KIC 본사에서 글로벌 ESG 경영 트렌드와 국내기업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ESG와 주주권리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는 국내기업의 IR 및 ESG 담당자와 중앙회·공제회·연기금 등의 투자 담당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첫 발표를 맡은 정은수 슈로더 코리아 대표는 "ESG경영을 잘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원칙"이라며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투자의 장기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영진을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KIC 책임투자팀장은 최근 주주권 행사 분야의 주요 이슈와 함께 국부펀드·연기금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 관련 동향 등을 소개했다. 최 팀장은 "최근 기후변화, 이사회 다양성, 차등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 관련 이슈가 다양해지고있다"며 "KIC 역시 국제 책임투자 협의체와 협업하고, 글로벌 금융기관·국부펀드·연기금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주권리 행사를 통한 투자자산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정성엽 머로우 소달리(Morrow Sodali) 한국대표는 기업이 주주권리 행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머로우 소달리는 기업에 의결권 행사, 지배구조 등에 대한 전략을 제공하는 글로벌 자문기관이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에 의한 주주제안이 크게 늘었다"며 "국내에서는 IR활동이 실적과 전망 설명에 국한되어 있는데, 평소 비재무정보에 대해 투자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국내 ESG 정보 공시 의무화가 2026년 이후로 예정되면서 ESG 경영은 이제 단순한 투자 트렌드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행동주의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3-12-15 08:38:05[파이낸셜뉴스] 에치에프알 소액주주들이 주주행동주의에 본격 돌입해 이목을 모은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치에프알 소액주주들은 주주소통 업체 헤이홀더와 손 잡고 주주연대를 구성해 사측 압박에 나섰다. 실제 주주연대는 지난 1일 사측에 '주주명부와 주총 의사록 열람 신청 요구권' 등을 요구했는데 만약 사측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주주연대 대리인인 헤이홀더는 “지난 1일 주주연대 대리인으로서 회사 측에 엑셀파일로 된 최신 주주명부와 3년치 주주총회 의사록 열람, 등사를 내용 증명 우편을 통해 신청했다"라며 "사측이 만약 위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5일까지 답변이 오지 않을 경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헤이홀더는 아세아제지 소액주주 측과 손잡고 58년 만에 최초로 아세아제지의 자사주 취득과 중간배당 등을 실시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홀더는 "에치에프알 주주연대가 공식적으로 사측을 상대로 첫 주주행동주의에 나선 만큼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주주연대는 향후 이사, 감사의 추가 선임을 안건 사항으로 하는 임시주총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액주주들의 지분 결집은 답보 상황에 접어든 에치에프알 주가가 배경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업이익 90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 경영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사측에선 지나치게 폐쇄적인 방식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저해하며 기업 가치를 오히려 떨어트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긍정적인 회사 실적과 사업 배경에도 에치에프알 주가는 전일 종가기준 47.49% 하락한 상태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11-03 09:5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