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유용 의혹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 절차가 다음달 26일부터 시작된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이대연 부장판사)는 다음 달 26일 오후 2시 30분 윤 의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기 때문에 윤 의원은 이날 출석하지 않은 가능성이 크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4일 윤 의원을 보조금관리법위반·지방재정법위반·사기, 기부금품법위반, 업무상횡령, 준사기, 업무상배임, 공증위생관리법위반 등 6개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정의연 이사이자 정대협 상임이사인 A(45)씨도 일부 혐의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한 지 4개월 만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0-09-22 18:36:41[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가 있는 동창을 상대로 7년간 8800여만원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최근 준사기,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5월~2022년 10월 중·고등학교 동창인 B씨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해 금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적장애 2급 장애인으로, 학창 시절에 특수학급에 소속되기도 했다. A씨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내역을 결제해 달라"며 B씨가 대신 결제하게 했다. 아울러 계좌이체, 카드 결제, 휴대폰 소액 결제, 온라인 문화상품권 결제, 카드대출금 교부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총 404회에 걸쳐 88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는 지적장애가 있는 B씨를 이용하기 위해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소개받은 여성 행세를 하며 B씨와 대화했고, 이후 "여자애가 죽었다", "여자 어머니가 너를 고소해서 벌금을 내야 한다" 등이라 겁을 주며 B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했다. 아울러 A씨는 스포츠 도박 사이트 등을 B씨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해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도 있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 등에 본인 명의가 아닌 B씨의 명의로 송금하기 위해 B씨에게 이체를 강요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리를 분별하거나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자의 상태를 악용해 약 8800만원을 취득했다"며 "피해자에게 피해자 계좌를 이용한 송금을 강요하고,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하기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적장애인 피해자를 이용한 점 등 경위와 내용에 비춰 범행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가족은 피고인으로부터 손해배상 받는 것을 거부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바라고 있다"고 부연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8-02 17:30:03[파이낸셜뉴스] 만취한 손님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1000만원대 현금을 빼돌린 술집 사장과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준사기 혐의로 유흥주점 업주 A씨(40대)가 구속, 20~30대 종업원 5명도 불구속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 술에 취한 손님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인근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총 14회에 걸쳐 1818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술값을 현금으로 선불 결제해달라며 손님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종업원들의 팁 명목으로 과도한 현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편취한 현금을 도박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와 일부 종업원들은 이전에도 유사한 범행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걸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만취한 손님들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이용해 과도한 술값을 청구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을 인출하는 사례가 많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25 10:36:35【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술에 취한 손님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1818만원을 빼돌린 유흥주점 업주와 종업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준사기 혐의로 유흥주점 업주 40대 A씨를 구속하고, 20∼30대 종업원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 술에 취해 주점을 찾은 손님 B씨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무단으로 1818만원을 인출해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술값을 현금으로 선불 결제해달라며 B씨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종업원들의 팁 명목으로 과도한 현금을 요구했다. 또 B씨가 만취해 잠들자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했다. 빼돌린 현금은 도박이나 생활비로 사용했다. A씨와 일부 종업원은 이전에도 유사한 방법으로 범행하다 구속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만취한 손님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이용한 유사 사례가 많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7-24 17:13:46[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가 있는 주차관리인을 가스라이팅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라고 교사한 모텔 주인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살인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씨(45)에 대해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지적장애를 가진 김모씨를 험담·이간질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교사해 살해하기에 이르렀다"며 "치밀한 계획과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으며 범행도구를 숨기고 모텔 폐쇄회로(CC)TV를 인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도 수차례 거짓말을 하고 이 법정에서도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범행을 저질렀다"며 지적장애를 악용해서 모텔에서 일을 시키면서도 임금을 주지 않았고, 얼마 안되는 김씨의 장애인 수당을 편취하면서 더 나아가 그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위한 살인 범행을 하도록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의 30대 주차 관리인인 김씨에게 재개발 관련 분쟁 상대인 80대 건물주 A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김씨에게 복면, 우비, 신발커버, 칼 등 범행도구를 구매하도록 시켰다. 또 김씨의 범행 직전 행적을 확인할 수 없도록 CCTV 방향을 변경했다. 검찰은 조씨가 △범행 직후 CCTV 녹화영상을 삭제 △김씨의 피 묻은 의복 등을 처리 △김씨를 강릉으로 도주시킨 점 등을 들어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하고 실행한 것으로 봤다. 조씨는 가족의 버림을 받고 떠돌아다니던 김씨를 데려와 "나는 네 아빠, 형으로서 너를 위하는 사람"이라고 가스라이팅하며 심리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조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장기간에 걸쳐 임금도 주지 않은 채 김씨를 착취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가 받는 장애인 수급비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준사기 혐의도 함께 적용해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40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앞서 지난달 4일 열린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7-09 10:28:28[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가 있는 주차관리인을 가스라이팅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라고 교사한 모텔 주인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열린 조모씨(45)의 살인 교사 혐의 재판에서 징역 40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의 30대 주차 관리인 김모씨에게 재개발 관련 분쟁 상대인 80대 건물주 A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김씨에게 복면, 우비, 신발커버, 칼 등 범행도구를 구매하도록 시켰다. 또 김씨의 범행 직전 행적을 확인할 수 없도록 폐쇄회로(CC)TV 방향을 변경했다. 검찰은 조씨가 △범행 직후 CCTV 녹화영상을 삭제 △김씨의 피 묻은 의복 등을 처리 △김씨를 강릉으로 도주시킨 점 등을 들어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하고 실행한 것으로 봤다. 조씨는 가족의 버림을 받고 떠돌아다니던 김 씨를 데려와 "나는 네 아빠, 형으로서 너를 위하는 사람"이라고 가스라이팅하며 심리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조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장기간에 걸쳐 임금도 주지 않은 채 김씨를 착취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가 받는 장애인 수급비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준사기 혐의도 함께 적용해 기소했다. 한편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앞서 4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6-19 13:59:27사람을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흥분시키거나 심신미약 사태에 빠지게 하는 마약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젤리나 쿠키 등에 대마 성분을 섞어 만드는 '대마 젤리' '대마 쿠키' 등 변종 마약을 모르고 먹는 사고까지 잇따랐다. 이 같은 마약은 물뽕(GHB) 등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빠져나가 증거 확보도 어려워진다. 파이낸셜뉴스는 6회에 걸쳐 일상 속에서 마약범죄에 노출되는 사례와 대안을 모색한다.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지난 5월 2일. 30대 직장인 김모씨의 하루가 악몽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날 서울 왕십리역에서 20년지기 친구와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깜빡 잠들었다 깼지만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부산역 일대였다. 그가 일어난 시각은 3일 오후 3시. 약 15시간의 기억이 사라져 있었다. 김씨의 휴대폰이 행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휴대폰엔 강남의 A주점으로 여러 차례 김씨 명의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쌓여 있었다. 카드론을 합한 김씨의 신용카드 지출은 3500만원이었다. ■"손님이 모두 결제하셨잖아요" 김씨가 금융앱 토스를 이용해 열어본 본인 계좌에는 기억이 지워진 시간대인 5월 2~3일 이틀간 10여차례 계좌이체가 실행됐다. 특히 5월 3일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Y씨 앞으로 거액이 빠져나갔다. 새벽 4시 59분과 5시 정각엔 각각 80만원과 210만원이 빠져나갔다. 그 뒤엔 거액의 카드론 대출이 실행됐다. 오전 8시28분에는 카드론 신청금액 1000만원이 들어왔고, 1분 후 그 돈이 고스란히 Y씨 계좌로 흘러갔다. 8시30분엔 다시 1800만원의 카드론이 실행됐고, 5분 지난 8시35분에 각각 1000만원과 800만원으로 나뉘어 Y씨 계좌로 직행했다. 1회 이체금액이 제한이 걸려 있어 이체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A유흥주점과 연락이 닿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당시 A유흥주점 측 종업원은 "형님(손님)이 즐겁게 잘 드시고 결제하셨다"고 답했다. 김씨가 "나 혼자 술을 마시고 3500만원을 결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지만 A주점 측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김씨가 "카드론으로 결제한 금액이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하자 A유흥주점은 "형님이 하신 증거가 있다"며 영상파일을 김씨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냈다. 영상 속 김씨는 주점에서 계속 결제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었다. 남자 종업원이 "영수증이에요 영수증"이라며 각서 형태의 문서에 사인을 요구하자 영상 속 김씨는 아무 말 없이 펜을 들어 서명했다. "형님, 결제금액 다 확인하신 거죠"라고 직원이 묻자 김씨는 "예"라고 서류에 지장까지 찍었다. ■"최면 걸린 것 같아…" 김씨는 영상을 볼 수록 의구심이 커졌다고 한다. A주점 측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다. 다만 영상 속 김씨는 거의 말이 없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김씨는 파이낸셜뉴스 측에 "최면에 걸리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하기 어렵지 않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A유흥업소 측이 '물뽕(GHB)'을 술에 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지난달 4일 자택 인근 병원을 방문해 마약검사를 받았다. 그는 "그날 내가 결제하는 영상이 찍힌 상황이 너무 의도적이라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몸에서 무언가라도 나와야 범죄 피해를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자신의 몸에서 마약 투약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5월 4일 오후 2시.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강남경찰서를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경찰서에 이 사건은 '준사기' 혐의로 접수된 상태다. ■"검출은 안 되고, 타인 조종 가능" 다만 업소 측이 물뽕(GHB)을 이용했는지 여부는 입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GHB가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필로폰은 사람 몸에 오래 남지만 물뽕(GHB)은 몸에서 쉽게 빠져나가므로 즉시 진단을 해보지 않는 이상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물뽕을 섭취해도 호흡곤란 등이 오지만 신체에 이상증상조차 발현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있고, 투약 시 피투약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 때문에 물뽕을 당했다면 자신도 모른 채 어떠한 계약 문서에 서명하는 등 타인에 의해 조종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출신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물뽕은 약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도 가지 않아 정밀검사로도 검증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05 18:43:25[파이낸셜뉴스]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지난 5월 2일. 30대 직장인 김모씨의 하루가 악몽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날 서울 왕십리역에서 20년지기 친구와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깜빡 잠들었다 깼지만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부산역 일대였다. 그가 일어난 시각은 3일 오후 3시. 약 15시간의 기억이 사라져 있었다. 김씨의 휴대폰이 행적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휴대폰엔 강남의 A 주점으로 여러 차례 김씨 명의 신용카드 결제 문자가 쌓여 있었다. 카드론을 합한 김씨의 신용카드 지출은 3500만원이었다. "손님이 모두 결제하셨잖아요" 김씨가 금융앱 토스를 이용해 열어본 본인 계좌에는 기억이 지워진 시간대인 5월 2~3일 이틀간 10여차례 계좌이체가 실행됐다. 특히 5월 3일 새벽 5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Y모씨 앞으로 거액이 빠져나갔다. 새벽 4시 59분과 5시 정각엔 각각 80만원과 210만원이 빠져나갔다. 그 뒤엔 거액의 카드론 대출이 실행됐다. 8시 28분에는 카드론 신청 금액 1000만원이 들어왔고, 1분 후 그 돈이 고스란히 Y씨 계좌로 흘러갔다. 8시 30분엔 다시 1800만원의 카드론이 실행됐고, 5분 지난 8시 35분에 각각 1000만원과 800만원으로 나뉘어 Y씨 계좌로 직행했다. 1회 이체 금액이 제한이 걸려 있어 이체에 시간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A 유흥주점과 연락이 닿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당시 A 유흥주점 측 종업원은 "형님(손님)이 즐겁게 잘 드시고 결제 하셨다"고 답했다. 김씨가 "나 혼자 술을 마시고 3500만원을 결제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지만 A 주점 측은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김씨가 "카드론으로 결제한 금액이라도 돌려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하자 A 유흥주점은 "형님이 하신 증거가 있다"며 영상 파일을 김씨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냈다. 영상 속 김씨는 주점에서 계속 결제 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었다. 남자 종업원이 "영수증이에요 영수증"이라며 각서 형태의 문서에 사인을 요구하자 영상 속 김씨는 아무 말 없이 펜을 들어 서명했다. "형님, 결제 금액 다 확인하신거죠"라고 직원이 묻자 김씨는 "예"라고 서류에 지장까지 찍었다. "최면 걸린 것 같아..."강남서에 고소장 접수 김씨는 영상을 볼 수록 의구심이 커졌다고 한다. A주점 측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다. 다만 영상 속 김씨는 거의 말이 없고, 표정도 좋지 않았다. 김씨는 파이낸셜뉴스측에 "최면에 걸리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A 유흥업소측이 '물뽕(GHB)'을 술에 탄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지난달 4일 자택 인근 병원에 방문해 마약 검사를 받았다. 그는 "그날 내가 결제하는 영상이 찍힌 상황이 너무 의도적이라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몸에서 무언가라도 나와야 범죄 피해를 제대로 밝힐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자신의 몸에서 마약 투약 흔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5월 4일 오후 2시. 김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강남경찰서에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강남 경찰서에 이 사건은 '준사기' 혐의로 접수된 상태다. 법조계에선 이미 유사 처벌 판례가 많아 적절한 증거가 확보되면 처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유흥주점 업주 김모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지난 2014년 7월에 웨이터 등과 공모해 취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한 후 이른바 '삥술(가짜 양주)'로 정신을 잃게 만든 뒤 손님이 마시지도 않은 술을 테이블에 올린 후 바가지 술값을 받아냈으나 기소돼 지난 2019년 11월 서울 동부지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술집 전무로 일한 최모씨와 지배인 김모씨는 각각 징역 4년에 처해진 바 있다. "검출은 안되고, 타인 조종 가능"다만 업소측이 물뽕(GHB)을 이용했는지 여부는 입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GHB가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짧기 때문이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변호사는 "필로폰은 사람 몸에 오래 남지만 물뽕(GHB)은 몸에서 쉽게 빠져나가므로 즉시 진단을 해보지 않는 이상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힘들다"면서 "물뽕을 섭취해도 호흡곤란 등이 오지만 신체에 이상증상 조차 발현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있고, 투약시 피투약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기 때문에 물뽕을 당했다면 자신도 모른 채 어떠한 계약 문서에 서명하는 등 타인에 의해 조정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출신 정희선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물뽕은 약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도 가지 않아 정밀 검사로도 검증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에서 손님을 바가지 씌우는 범행은 대부분 1인 취객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다"면서 "상습 범행을 저지르는 업소도 2인 이상의 손님에게는 범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정상영업을 한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김동규 기자
2024-06-04 06:51:40[파이낸셜뉴스] 20대 지적 장애 여성의 장애 수당 등을 빼돌리고 몰래 혼인신고까지 한 50대 남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정화준 부장검사)는 A씨(50)를 준사기, 장애인복지법 위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3월 자신이 근무하는 경기도 소재의 한 모텔에서 장기 투숙 중인 20대 B씨의 장애 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 등 15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씨와 함께 투숙 중이던 또 다른 발달장애인인 20대 남성 C씨에게서도 기초생활수급비 등 19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함께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장애 수당 등을 자신의 계좌로 자동이체했으며, 자신보다 29살 어린 B씨 몰래 B씨와 혼인신고 한 뒤 "너는 내 부인"이라고 심리적으로 지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B씨를 자신의 전 사실혼 배우자 집에 머물게 했다. A씨는 B씨가 집에서 나가려고 하자 폭행하기도 했으며, "연락하지 말라"는 B씨의 거절 의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등 스토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피해자들과 친분을 쌓으며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이른바 '그루밍'(길들이기) 수법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A씨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의 추가 범행을 밝혀냈다. 검찰은 B씨가 피고인과 혼인 지속의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대한법률구조공단 수원지부에 의뢰해 혼인무효 등 소송을 제기했다. 또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지원계획 수립 및 일자리 지원 등을 의뢰하고, B씨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4-16 06:31:44[파이낸셜뉴스] 서울 영등포구에서 발생한 80대 건물주 살인사건과 관련해 살인 교사 혐의를 받는 40대 숙박업소 업주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서원익 부장검사)는 40대 모텔업주 조모씨를 살인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모텔의 30대 주차 관리인 김모씨에게 재개발 관련 분쟁 상대인 80대 건물주 A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검찰에 구속 송치 이후에도 "김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이고 A씨와는 동업관계로 살인을 교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의 교사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김씨에게 복면, 우비, 신발커버, 칼 등 범행도구를 구매하도록 시켰다. 또 김씨의 범행 직전 행적을 확인할 수 없도록 폐쇄회로(CC)TV 방향을 변경했다. 검찰은 조씨가 △범행 직후 CCTV 녹화영상을 삭제 △김씨의 피 묻은 의복 등을 처리 △김씨를 강릉으로 도주시킨 점 등을 들어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하고 실행한 것으로 봤다. 아울러 조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김씨를 장기간에 걸쳐 임금도 주지 않은 채 노동을 착취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가 받는 장애인 수급비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 준사기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조씨가 쪽방촌 재개발 문제 등으로 숨진 A씨와 지속적인 갈등을 빚자 심리적 지배관계에 있는 김씨를 시켜 범행한 것으로 의심한다. 한편 살인 혐의를 받는 김씨는 지난해 12월 11일 구속 기소돼 오는 16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1-11 14:0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