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태국의 관광도시인 치앙마이를 찾는 외국 관광객 가운데 한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관광청(TAT)은 올해 1일부터 26일까지 치앙마이 국제공항 입국자 중 한국인이 3만4954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인(3만4894명)보다 많은 것으로 올해 연간으로도 여객기 직항편 증편과 시원한 겨울철 날씨 등의 요인으로 치앙마이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이 중국인을 넘어설 것으로 TAT는 내다봤다. 치앙마이는 수도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여 ㎞ 떨어진 태국 제2 도시로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와 저렴한 물가로 '한 달 살기'를 위해 오는 한국인이 많다. 지난해 치앙마이를 가장 많이 찾은 외국 관광객은 약 3500만명으로 이중 중국인(32만6651명)이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한국(28만3681명), 대만(15만8552명), 홍콩(5만8237명) 순이다. 팟사린 스웨따랏 TAT 치앙마이사무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 회복세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배우 인신매매 사건으로 불거진 안전 우려도 중국 개별관광객 수에 영향을 줬으며, 치앙마이 관광업계가 중국 집중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 등 잠재력 있는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납치돼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지로 끌려가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중국 배우 왕싱(31)이 태국에서 실종됐다가 사흘 만에 미얀마에서 발견돼 중국으로 돌아갔으며, 지난달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된 중국 모델 양쩌치(25)도 구출돼 지난 17일 귀국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1-31 10:43:59[파이낸셜뉴스] 중국 유명 배우가 태국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대만인 8명도 태국 무료여행을 미끼로 미얀마 사기단에 납치된 사실이 전해졌다. 24일(현지 시각) 홍콩 성도일보는 대만 현지 언론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초 대만인 8명은 대만 북부에 거주하는 주모 씨로부터 태국 무료여행 제안을 받고 떠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콕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면 7만~10만 대만달러(약 306만~437만원)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무료로 태국 여행까지 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태국 방콕 도착 직후 미얀마 사기단 근거지로 강제로 끌려갔다. 피해자 중 3명은 55~65세 여성이었다. 나머지 5명은 청년이었다. 연령대 높은 여성들 범죄 가담시키기 어렵다고 판단 몸값 받고 풀어줘 사기 조직은 연령대가 높은 여성들의 경우 범죄에 가담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각각 40만, 65만 대만달러(1750만원, 2843만원)의 몸값을 받고 중년 여성 2명을 풀어줬다. 그렇게 풀려난 여성들은 즉시 대만으로 귀국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울러 나머지 6명의 생사와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주 씨는 휴대전화를 꺼두고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서 납치된 중국 배우와 모델 사건과 유사 해당 사건은 최근 태국에서 납치된 중국 배우와 모델 사건과 유사한 수법으로 발생했다. 앞서 중국 배우 왕싱(32)은 최근 위챗 앱을 통해 태국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 3일 방콕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영화 제작진이라는 사람들을 만나 북서부 매솟으로 향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수사에 나선 태국 경찰은 지난 6일 미얀마에서 왕싱을 발견해 다음 날 태국으로 인도했다. 매솟은 미얀마 미야와디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국경지대다. 이 지역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온라인 도박, 보이스 피싱 등 사기 범죄와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모델 양쩌치(25)의 가족은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쩌치가 지난달 20일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연락이 두절됐다”는 글을 올렸다. 최근 실종됐다 돌아온 왕싱 사건을 접한 뒤, 그 경위와 위치 등이 매우 비슷하다며 도움을 청한 것이다. 또 허베이성 바오딩 경찰은 양쩌치 가족의 신고를 접수했으며 태국 경찰도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미얀마 실종 중국인 174명의 가족들도 실종자를 찾아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1-26 21:12:34[파이낸셜뉴스] 태국에서 대만인 8명이 '태국 자유여행'이라는 말에 속아 납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대만 남녀 8명은 대만 북부에 사는 주모씨에게서 '태국 무료여행'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방콕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면 7만∼10만대만달러(약 300만∼437만원)를 수수료로 받고 태국 여행을 공짜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방콕 도착 직후 미얀마 사기 조직 근거지로 끌려갔다. 납치된 이들은 55∼65세 여성 3명과 청년들이었는데, 이 가운데 중년 여성 2명은 풀려나 대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6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풀어준 이들의 몸값으로 40만∼65만대만달러(약 1750만원∼2841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조직은 사기범죄에 나이 많은 여성을 이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료여행 제안을 한 주씨는 휴대전화를 꺼둔 채 연락 받지 않고 있으며, 조직폭력배도 이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배우 왕싱(활동명 싱싱·31)이 드라마 캐스팅 제의를 받고 태국에 도착했다가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된 뒤 지난 3일 미얀마에서 발견됐다. 지난 11일 무사히 귀국한 왕싱은 미얀마로 가면서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저항하지 못했고, 중국인을 겨냥한 사기 수법을 교육받았다고 전해졌다. 지난달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된 중국 모델 양쩌치(25)도 구출돼 지난 17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한편 왕싱이 끌려갔던 미얀마 미야와디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을 일삼는 범죄 조직 근거지로 유명하다. 이들은 취업 광고 등으로 끌어들이거나 납치한 인력을 콜센터 같은 대규모 사기 작업장에 감금하고 범죄행위를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1-25 11:06:59[파이낸셜뉴스] 중국 30대 남성 배우가 태국에서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가 사흘만에 구출된 가운데, 20대 남성 모델의 실종도 비슷한 사건이라는 가족 주장이 나왔다. 10일 연합뉴스가 중국청년보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모델 양쩌치(25)의 가족은 전날 SNS를 통해 “양쩌치가 지난달 20일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연락이 두절됐다”는 글을 게재했다. 가족들은 배우 왕싱(활동명 싱싱·31) 실종 사건과 경위가 상당히 비슷하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허베이성 바오딩 경찰은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으며, 태국 경찰도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왕싱이 삭발된 채 구출된 뒤 전해진 양쩌치 실종 관련 소식은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중국인의 큰 관심을 끌었다. 영화 ‘엽문 3’, 드라마 ‘매괴적고사’(장미의 이야기) 등에 출연했던 왕싱은 드라마 캐스팅 제의를 받고 태국에 도착했다가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된 뒤 지난 3일 미얀마에서 발견됐다. 태국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는 왕싱이 활동할 때와 달리 머리가 삭발 된 상태였으며, 다리에는 폭행 자국으로 추정되는 붉은 자국이 있어 충격을 줬다. 태국 경찰은 왕싱이 인신매매 피해자로 보인다고 밝혔고, 왕싱도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고 진술했다. 왕싱이 연락이 끊긴 지역은 태국 북서부 매솟으로, 이곳은 미얀마 미야와디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미야와디는 온라인 사기 등을 일삼는 범죄 조직 근거지로 유명하다. 이들은 콜센터에 인력을 감금하고 범죄에 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 당국이 중국 국경 근처 미얀마 북부에서 체포한 중국인 용의자만 지난해 11월 기준 5만3000명이 넘는다. 왕싱이 발견된 날, 다른 미얀마 실종자 174명의 가족 487명도 자신들의 남동생과 아들, 남편, 아버지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왕싱이 상대적으로 빨리 풀려난 것은 태국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때문이라고 보고 구조 도움을 호소했다. 왕싱은 자신과 같은 건물에만 약 50명이 감금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1-10 05:40:27[파이낸셜뉴스] 영화 촬영을 위해 태국을 찾은 중국 배우가 미얀마에서 참혹한 몰골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22세 중국배우 왕싱(Xing Xing)은 지난 3일 태국 방콕에 도착, 같은날 오후 태국과 미얀마 접경 지역에서 연락이 끓겼다. 그는 최근 태국의 한 영화사에 캐스팅돼 영화 촬영을 위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에게 연락한 곳은 유령 업체로 의심됐고, 연락이 두절되며 몸값을 노린 사기범죄조직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가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되기 전 마지막 위치는 태국 북서부 매솟인데, 이곳은 미얀마 미야와디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미야와디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온라인 도박, 보이스 피싱 등 사기 범죄가 성행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왕싱의 실종은 그의 여자친구가 지난 5일 자신의SNS를 통해 "촬영을 위해 태국에 간 왕싱이 3일 정오 태국-미얀마 국경 메솟지방에서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긴급 구조요청을 하면서 알려졌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중국 배우 왕싱이 매솟 국경 인근에서 발견됐다"라며 "미얀마 국경수비대가 보호 중이다”고 밝혔다. 이후 태국 경찰은 이날 오후 12시 5분쯤 미얀마 국경수비대로부터 왕싱을 인도받았다고 전했다. 태국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는 왕싱이 삭발한 머리에 흰색 운동복을 입고 있다. 다리에는 붉은색 자국들도 있어 폭행 피해를 의심케했다. 한편, 태국측은 이번 사건으로 중국인들의 태국여행에 제동이 걸릴 것을 염려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을 찾은 관광객은 3555만명 가운데 674만 명이 중국 관광객이다. 왕씨는 영화 ‘엽문3’, 드라마 ‘니시아적영요(너는 나의 영광)’, ‘호요소홍랑 월홍편’, ‘매괴적고사(장미의 이야기)’ 등 다수의 TV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1-08 05:38:04사진=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사진=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진=이종훈 시사평론가 [파이낸셜뉴스] 헌정사상 세번째 탄핵 정국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대한민국 정국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상황에 놓였다. 국내외 진영간 대립이 점점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정치 문화가 이미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탄핵 정국이 거듭되는 악순환만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권력구조 개편 필요성도 연일 제기되고 있다. 정치의 불안정으로 경제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종훈 시사평론가와 신년 지상대담을 갖고 현재의 정국 진단과 함께 개헌의 적합성, 생산적 정치 구현을 위한 해법, 합리적인 국정 운영 방향 등을 짚어봤다. -헌정사상 세 번째 탄핵 정국을 맞이하게 됐다. 현재 한국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최병천 소장=현재 한국 정치는 복수가 복수를 낳는 '무협지 정치'를 하고 있다. 무협지 정치의 기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이다. 이후 친노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복수'를 다짐했고 '검찰개혁'이 민주당 진영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로 부상했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복수의 계기가 됐다. 민주당 주류는 2017년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수사와 기소를 남발했다. 이후 보수 진영은 '복수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게 됐다. '칼잡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수의 대선후보로 선택된 이유 중 하나다. 정치양극화 자체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경제양극화, 중산층의 약화, 뉴미디어의 등장, 정치적 부족주의 등이 정치양극화를 키우는 요인이다. 그러나 '한국적인' 요인이 추가됐다. 그게 바로 진영과 진영이 서로 복수를 하는 무협지 정치다. 무협지 정치를 끝내야 한다. ▲신율 교수=탄핵을 한 번 겪을 때마다 우리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심해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인해, 여야의 갈등은 상당히 심해졌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정치적 갈등 구조는 사회로 전이됐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상대를 감정적으로 증오하고 상대를 타도하려는 행위들이 넘쳐나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우리 사회의 이런 균열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진영 대결 구도가 심화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정치의 실종이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종훈 평론가=협치의 실종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이런 경향이 더 심화했는데, 일차적인 책임은 윤 대통령의 밀어붙이기 불통 통치스타일에 있었다. 급기야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 추진이란 극한대립을 유발하고 말았다. -정치권에선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대통령 4년 중임제, 의원 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여러 방향이 있는데, 한국 정치에 부합한 방향은 무엇일까. ▲최 소장=현행 5년 단임제는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더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개혁'이 아니라 '개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4년 중임제는 대통령 권한을 더 강화시켜 대통령 권한을 견제하는 시대적 요청과 배치된다. 의원내각제는 '정당 책임제'인데 한국의 정당 수준이 '관료의 수준'보다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더 좋은 대안도 아니다. 이원집정부제는 구체적인 방안이 애매모호한 수준의 담론이다. 이원집정부제는 '외치'는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맡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외치와 내치의 구분 자체가 모호하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외교 문제인가. 국내 문제인가. 트럼프와 '관세 협상'을 하면 그것은 외치인가, 내치인가. 이원집정부제 주장하는 사람 중에는 '총리의 국회 선출'을 주장한다. 만일 현재 총리가 민주당이 선출한 박찬대 원내대표였다고 가정해보자. 사실상 '이중권력의 제도화'가 되기에, 국가적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현행 5년 단임제는 문제가 많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다른 대안들은 문제가 더 많다. 결과적으로 현행 5년 단임제가 다른 제도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낫다. 5년 단임제 테두리내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신 교수=이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면, 두 번에 걸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경험한 셈이 된다. 이 정도 됐으면 대통령제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희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을 하는데, 대통령제는 본래 제왕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내각제로 바꾸어야 한다. 내각제에 대한 많은 국민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국회의원들에게 정권을 줄 수 없다는 식의 사고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오히려 내각제는 문제가 있으면, 총선을 다시 실시해 정권을 바꿀 수 있어 탄핵과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되지 않을 수 있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정권 획득의 가능성이 큰 측에선 내각제로의 개헌을 바라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제의 근본적 문제점을 생각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 ▲이 평론가=4년 중임제 원포인트 개헌부터 추진했으면 한다. 여야 이견이 거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4년 중임제로 개헌이 이뤄지면, 대통령 역시 지금보다 더 성실하게 국정에 임할 것이라 생각한다. 4년 뒤 연임에 실패하면, 다소 불명예스럽게 여겨질 것이다. -탄핵 후폭풍 수습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나 여야 대립으로 정국은 냉각된 상태다. 극단적 대립 정치를 해소 하기 위해선 무엇이 우선되어야 할까. ▲최 소장=현재 한국 경제는 '트럼프 쇼크'와 '계엄령 쇼크'가 겹친 상황이다. 여야 대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경제를 위기의 구렁텅이에서 구출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정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 앞서 말했듯 우리 정치의 무협지 정치를 끝내는 방법은 논리적으로 두 가지 밖에 없다. 첫째, 유럽 종교전쟁식 해법이다. 유럽의 '똘레랑스'(관용)은 우아한 철학적 사색의 결과물이 아니다. 신교와 구교의 130년에 걸친 종교전쟁을 통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을 통해 배우 깨달음 덕분이었다. 둘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했던 DJ식 해법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야당 대표 시절부터 일관되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당선된 이후 실제로 지켰다. 이제 누군가는 '무협지 정치'를 끊어줘야 한다. ▲신 교수=우리는 흔히 제도 만능주의를 신봉한다. 제도로 모든 것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극단적 대립'을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해소'라는 단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성립 불가한 단어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선 '갈등 해소'는 존재할 수 없고, '갈등 완화'는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단적 대립 해소'라는 용어는 성립 불가하다. 제도적 차원에서도 대립 해소는 불가능하다. ▲이 평론가=우리 나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국민들이 불통형 인물을 거부하고 소통형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 여당의 역할도 중요한데, 진보 정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보수 정권 윤석열 정부 시절에도 여당은 여의도 출장소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회의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통령도 당선 직후 탈당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국 불안으로 트럼프 리스크 대응을 비롯한 외치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이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최 소장=현재 한국경제는 두 가지 쇼크가 동시에 터졌다. 트럼프 쇼크와 계엄 쇼크다. 계엄 쇼크 보다 트럼프 쇼크가 더 복잡하다.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성공경로는 '한미동맹을 통한 안보우산' '세계화 확산' '중국 효과' '삼성·반도체 효과' '청년중심 인구구조' 덕택이었다. 이러한 한국 경제의 성공경로는 현재 '위기 요인'으로 바뀌었다. '한미동맹을 통한 안보비용 증가' '세계화 축소' '중국의 산업 잠식' '삼성·반도체 부진' '장년중심 인구구조'로 말이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에서 트럼프 쇼크에 제대로 대행하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 한계를 고려하고 정치권이 해야 할 급선무는 대대적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고, 여당-야당-기업(경제)-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여야경정 경제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이다. 트럼프 쇼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기업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여당, 야당, 기업, 정부가 함께 참여해서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기업의 어려움'은 기업 당사자가 가장 잘 안다. 그렇기에 기업도 참여하고,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테이블을 만들 필요가 있다. ▲신 교수=윤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비상계엄 선포는, 국내적으로는 정치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충격적 사건이지만, 대외적으로는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미국은 윤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군대를 동원한 것을 매우 불안하게 생각한다. 한 마디로 미국은 윤 대통령의 행위를 아주 나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국통 정치인이나 관료들을 하루빨리 트럼프와 만나게 해야 한다. 미국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지한다고 밝혔던 점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민주당도 자꾸 탄핵만 외치지 말고, 수권정당으로써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차기 대선을 위해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 평론가=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용 결정이 나면 조기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되는데, 새 정부가 어떤 정부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진보 정권이 들어선다면, 여대야소로서 신속한 정책 결정과 집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 경우, 최우선 과제는 역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외교관계 특히 정상외교 복원이다. 비상계엄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빨리 복구해야 하는데,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내수절벽 해소다. 기각 결정이 나면 윤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할텐데, 복귀 이후 불통 행보를 이어가거나 더 강화한다면, 해외에서는 리스크가 더 커진 것으로 인식할 것이다. 실제로 여야관계도 더 극한 대립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그나마 리스크를 낮추려면 윤 대통령이 복귀 이후 소통 행보를 보이는 것 밖에 없다. 정리= hjkim01@fnnews.com 김학재 최아영 기자
2024-12-26 01:23:41'라스트 맨 스탠딩(Last Man Standing).' 프로레슬링 경기에서 어느 한쪽이 'KO' 되어서 일어설 수 없을 때까지 싸우는 가혹한 룰이 있다. 바로 라스트 맨 스탠딩. 미국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쌍권총을 든 살인 청부업자로 등장하는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하다. 산업계에선 치킨게임으로 많이 불리는데, 지난 2010년대 삼성전자가 값싸게 대량으로 D램을 생산하며 일본의 D램 산업을 몰락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이 현재 국내에서 재현되고 있다. 중국의 공급과잉(오버캐파), 즉 물량공세를 통한 '라스트 맨 스탠딩' 전략에 국내 제조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이 내수판매가 줄어들자 저가 중국산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 국내 철강, 화학, LCD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최근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의 중국 공장 5곳이 매각됐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며, 국내 공장 5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특히 철강업계에서는 올 들어 3곳의 국내 공장이 폐쇄됐다. 포스코는 포항 1제강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1선재공장도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중국 장쑤성의 제철소 매각도 추진 중이며, 현대제철은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팔았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LG화학은 스티렌모노머(SM) 생산을 멈췄고, 에틸렌옥시드(EO)와 에틸렌글리콜(EG) 생산공장도 가동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을 청산하고, 미국과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지분 매각도 완료했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이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1∼3공장 중 2공장 가동중단 절차에 진입했다. 2공장에서 근무하던 70여명은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되기로 했으며, 이로 인해 재가동은 불투명해 보인다. 글로벌 LCD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의 독주체제로 평가받고 있으며, 한때 시장을 주도하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저가 공세에 밀려났다. LG디스플레이는 한국 기업의 마지막 TV용 LCD 패널 제조공장을 매각했다. 문제는 내년 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중국 이외 주요 국가들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보조금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과잉 리스크가 높아지고, 이는 결국 죽음의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8년 만에 대통령 탄핵정국이 재현되면서 '리더십의 실종'과 '정부 공백 사태'라는 위기가 닥쳤다. 삼성,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의 대외신인도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트럼프 2기 체제 대응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주요국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뤄 첨단산업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한국 기업들만 '나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원자재 수입업체들은 연일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에 사실상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다. 철강과 항공 분야 상황은 더 어렵다. 철강은 철광석을 수입해 제품화해야 하는 만큼 환율 영향에 직격탄을 맞는 산업군이다. 항공사들은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기 리스료와 연료비 비중이 크다. 수출 '맏형'인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는 단기적으로 고환율로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경쟁력에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일련의 정치불안이 무역으로 먹고사는 국내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으로 혼란에 빠진 국민과 기업을 다독여야 할 정치권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어느 한쪽이 죽어야 한다며 라스트 맨 스탠딩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실적 악화, 트럼프 2기 출범, 탄핵정국 등 3중고에 직면하면서 플랜B 수립을 모색 중이다. 국내 제조업의 생사가 걸린 이 순간, 정치권도 최대한 빨리 플랜B를 제시해 국민과 기업의 걱정을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courage@fnnews.com
2024-12-08 18:45:22[파이낸셜뉴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 2에 배우 이제훈이 깜짝 출연한다. 17일 '카지노' 측이 시즌 2에 배우 이제훈의 깜짝 출연을 예고했다. 카지노의 전설 ‘차무식’과 묘한 관계를 형성하는 인물로 등장할 예정이다. '카지노' 시즌2, 최민식 중심으로 갈등 다각화 '카지노' 시즌 2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이 위기를 맞이한 후, 외국에서 일어나는 한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경찰 부서인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 시즌2는 최민식을 중심으로 갈등구조가 다각화된다. 지난 15일 공개된 1~3회에서는 차무식(최민식)에게 여러가지 위기가 닥쳐왔다. 거칠 것 없던 인생을 살았던 그가 돈을 위해서라면 납치, 협박 등 범죄도 불사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돈과 권력을 마구 휘둘렀다. 이를 예의 주시하던 필리핀의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손석구)은 선 넘는 그의 행동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내가 다음 번에 그쪽 쳐 넣을 때는 뇌물공여죄까지 꼭 포함시키겠다. 끝까지는 가지 마시라”며 경고했다. 그리고 김소정(손은서)과 필립(이해우)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차무식을 특정, 점차 수사망을 좁히며 옥죄었다. 차무식의 무소불위 행보에 적들도 하나둘씩 늘어났다. 먼저 시즌1에서 잠 든 차무식에게 총구를 겨냥하며 충격 엔딩을 장식했던 서태석(허성태)과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으며 파국을 맞이했다. 자신의 돈 100억을 훔쳐간 사람이 차무식일 거라는 이야기를 서태석으로부터 들은 고회장(이혜영)은 부산의 조직폭력배까지 고용해 차무식을 죽이라고 사주했다. 자존심 때문에 소소한 다툼을 했던 조윤기(임형준) 영사와는 차무식이 가족까지 들먹이며 협박해 분노를 유발, 겉잡을 수 없이 사이가 틀어졌다. 심지어 민회장(김홍파)의 지시로 겁박했던 건설사 재벌2세 최칠구(송영규)도 이를 갈았다. 차무식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은 한국인뿐만이 아니었다. 아길레스 시장 라울도 그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루바오의 채석장에 드나드는 트럭에 통행료를 받는 사업을 탐냈지만, 빅보스 다니엘이 차무식에게 그 사업을 제안했기 때문. 심지어 이를 거절한 차무식이 다니엘의 오른팔인 존을 추천하며 앙심을 샀다. 굳건했던 차무식 패밀리 사이에서도 균열이 일어났다. 김소정과 필립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현장에서 존이 돈을 가져가는 것을 목격했던 상구(홍기준)가 차무식이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몰래 사진을 촬영했다. 살인 사건의 배후에 차무식이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챈 그가 증거를 확보한 것. 중국 삼합회와 결탁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독립하려던 ‘오른팔’ 정팔(이동휘)은 차무식이 “중국애들은 위험하다”며 자본금을 대주지 않자 삼합회에서 돈을 빌렸고, 이를 갚기 위해 도박에 손을 댔다. 그러나 돈을 따기는커녕 더 큰 빚을 지게 됐고, 결국으로 한국으로 도피했다. 이 사정을 알게 된 차무식은 삼합회를 찾아가 자신이 책임지고 정팔이 돈을 갚게 하겠다며 장담했고, 더군다나 “정팔은 내 형제다. 그러니까 건들지 마라”며 경고했다. 정팔은 차무식 덕분에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차무식은 “너를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 등쳐먹는 쓰레기가 될 거냐”며 호통치며, 손찌검까지 불사했다. 존경하던 ‘형님’에게 가차없는 폭행을 당한 정팔은 자존심에 금이 갔고, 눈물과 함께 끓어오르는 화를 삭였다. ‘카지노’ 시즌 2는 매주 수요일 1편씩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SBS 역대 금토드라마 시청률 4위, '모범택시'2 컴백 한편 이제훈이 주연한 ‘모범택시2’가 오늘(17일) 첫 방송된다. 이제훈은 첫 방송에서 실종된 해외취업 청년을 찾아 동남아로 떠난다. SBS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제작 스튜디오S, 그룹에이트) 측이 오늘(17일) 첫 방송에 앞서 '악당 사냥 전문 택시 히어로' 김도기(이제훈 분)의 해외 출장 현장을 스틸로 공개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SBS 역대 금토드라마 시청률 4위를 기록했다. 시즌2에서는 '모범택시' 시즌1의 오상호 작가가 집필을 맡았고, 신예 이단 감독이 연출로 합류했다. 또한 '모범택시' 시리즈 인기 주역 '무지개 5인방' 이제훈(김도기 역), 김의성(장성철 역), 표예진(안고은 역), 장혁진(최경구 역), 배유람(박진언 역)이 다시 뭉쳤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2-17 08:37:10【오사카(일본)=백수정 기자】 '언론인, 교육자, 국회의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국가 실현을 뛰어 왔습니다.' 사단법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의 SNS 자기소개 글이다. 박 이사장을 설명하는 수식어는 많다. 그러나 박 이사장이 늘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탈북자의 대모'라는 수식어가 그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18대 국회의원 시절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항의하며 11일간의 단식투쟁을 진행, 전 세계에 북한인권 문제를 알리기 시작했다.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이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박 이사장이 일본을 찾았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일본 방문의 목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아주 오랜만에 일본에 왔다. 일본은 사실 무척 자주 다녔다. 북한인권 문제, 독도 문제, 사할린 문제, 강제동원 문제 등으로 수없이 일본에 왔었지만 대부분 당일치기였고, 길어야 2박 3일 몰아서 볼일을 보는 형식이어서 개인적인 여행을 하기는 어려웠다. 사실은 관심사가 다양해서 일본이 어떻게 그렇게 노벨과학상을 받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고, 문화유산을 잘 지켜나가는 방식도 궁금했다. 그래서 빗장이 풀리자마자 나고야와 시라카와고를 보러 왔다. ―한국과 비교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정책이나 지방서 체험하는 일본 지차체 정책의 핵심은 ▲한국은 아직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데, 일본은 많아서 깜짝 놀랐다. 지금은 비수기여서 시라카와고나 다카야마 같은 곳은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은데도 외국인 관광객들은 단체관광을 많이들 오더라. 그 비결은 일본의 과거를 보존하고 지켜나가려는 노력,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내면을 가꾸려는 노력이 이방인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아닐까 싶다. ―작년 일본서 열린 재일교포 북송 문제 집회 신변위협 이야기로 불참 배경 전말은 ▲(웃음) 북한인권 문제라는 관점에서 재일교포들의 북송 문제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2020년에는 같은 주제로 일본의회에서 세미나도 했다. 그때도 니가타에 가 보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문제로 못 갔다. 니가타는 재일교포들을 북한과 일본 적십자사가 합동으로 북한에 보낸 국제적 사기 사건이자 불법행위가 벌어진 곳이다.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속여서 재일교포들을 보냈고, 속은 것을 안 사람들이 돌아오려고 했을 때 일본은 일본인과 일본인 배우자들에게만 귀국을 허용했다. 그것은 차별적인 대우였다. 명백한 차별. 그 후 탈북해서 온 재일교포와 그 후손들이 당시의 일들을 증언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모른다. 한국 국민도 일본국민도. 그래서 그 현장인 니가타에 가서 북송 관련된 일을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분들도 만나보려고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리더라. 일본 극우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내가 독도 문제에 천착해 온 데다가 아베 전 수상에 대한 테러도 발생하면서 불상사가 날 수도 있다고 말려서 못 왔다. ―국회의원시절 본적을 독도로 옮겨서 최근 물망초 활동에 받은 불이익이 있었는지 ▲그런 건 없다. 독도는 영토문제고, 물망초는 북한인권 문제니까. 일본인 납치 등 북한인권 문제엔 서로 협력하지만 영토문제야 양보할 수 없는 아주 첨예한 문제다. ―올해 2월 22일 일본 다케시마의 날에 일본측서 물망초에 비공식 접촉이 있었나 ▲그런 것은 없다. ―올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전 윤석열 대통령 방일 관련 의견은 ▲일본은 애증이 교차하는 나라지만 냉정해야 하지 않겠나.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미래를 위한 관계설정도 절실한 만큼 언제 어디서든 만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제대로 인식하고 만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본 역대 총리들의 일본인 납치 관련 ‘파란 배지’ 부착에 대한 생각은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어느 정당 소속이든 일본의 총리들은 전부 업무개시일부터 끝날 때까지 모두가 파란 배지를 달고 다닌다. 그것도 납북자가족회에 돈을 내고 직접 사서 달고 다닌다.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을 정부가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선서 같은 상징이다, 파란 배지는. 그 배지를 단 일본 총리들은 어디를 가든, 심지어 연미복을 입을 때에도 빠트리지 않고 단다. 정상회담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게 정상이다. 국가의 존재이유는 첫 번째가 국토방위, 두 번째가 자국민보호다. 그런 점에서 자국민이 다른 나라에 납치가 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 당연히 송환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하는 일본이 솔직히 부럽다. 일본 총리의 옷깃에 붙어 있는 파란 배지는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를 보여주는 상징이니까. ―사단법인 물망초는 비전으로 탈북자 및 역사의 조난자들을 위해 일하는 민간단체라고 소개되던데 현재 물망초의 주요방향과 핵심역량은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마세요, FORGET ME NOT’이라는 의미다. 잘못 없이 나라가 제 구실을 못 해서 포로가 되었거나, 끌려갔거나, 죽임을 당했거나, 상해를 입었다면 언제라도 국가는 그들을 보듬고, 데려오고,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그렇다. 예전엔 못 살아서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은 잘 살면서도, 충분히 능력이 있으면서도 그런 분들을 외면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예컨대 6.25 때 포로가 되어 70년 이상을 북한의 탄광지역에 억류되어 강제노역을 하고 계신 분들, 사할린 한인들, 731부대 희생자들 등등 자기 잘못 없이 신산했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역사의 수레바퀴 위에 올라타지 못하고 곤경에 빠지신 분들을 나는 ‘역사의 조난자’들이라고 부른다. 물망초는 그런 분들을 우리가 직접 구출하거나 도와드리지는 못 하더라도 잊지는 말자는 뜻에서 물망초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시겠지만 물망초는 아주 작은, 보잘것없는 풀꽃이다. 개인은 국가 앞에서 한없이 작고 힘도 없는, 그러나 꽃처럼 귀한 대우를 국가로부터 받아야 하는 국가의 주인이다. ―물망초의 꾸준한 ‘북한 강제실종범죄 책임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이유는 ▲바위를 깨는 것은 도끼도 망치도 아니다. 물방울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서 구멍을 내고 그 물이 얼면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던 바위에 금이 가고 서서히 깨진다. 물망초는 작고 약한 꽃이지만, 그 꽃의 향기가 퍼져나갈 때 단단한 빗장도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공동선언문은 총도 아니고 칼도 아니다. 미사일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선언문을 기회가 될 때마다 발표를 하면 몰랐던 사람들도 차츰 알게 되고, 알게 된 사람들은 말을 하고 행동도 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 보이면 행동하게 되어 있고. 그게 바로 바위를 깨는 작은 물방울이 되는 것이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메아리가 치리라 믿으면서. ―북한 인권 피해자 활동 관련, 일본의 북송 관련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북송 당한 사람들, 특히 기관이나 국가가 주도해서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사건들에 대한 활동을 꾸준히 하는 이유는 ▲인권을 침해한 범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가 반인도적 범죄라고 부르는 집단학살, 포로억류, 납치, 인종차별, 강제노역 같은 범죄가 그에 속한다. 그들을 용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그 다음 단계다. 용서는 뉘우치는 자에게 하는 것이고, 살아남은 자들은 똑같은 범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NEVER AGAIN’의 마음과 다짐이 없으면 동일한 범죄는 무한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물망초는 느리지만 꾸준히, 뚜벅뚜벅 이 길을 간다. 우보천리, 느린 소가 천리를 가는 법이다. ―지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서 당선이 되었다면 꼭 추진하려 했던 정책은 있다면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하고 싶다. 21세기를 살면서 시대착오적인 교육을 한다면 되겠는가? 시대착오적인 사상교육도 문제고, 전근대적인 교육방법도 문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서구국가는 물론 일본, 인도 등 아시아국가들까지 21세기를 맞으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교육개혁이었다. 우리는 꿈도 못 꾸는 개혁을 그들은 해냈다. 오바마는 시대 부적응 교사들을 내보냈고, 비전제시를 못 하는 학교를 없애버렸다. 지금 다른 나라들은 4차 산업시대에 맞는 교육을 하고 있다. 국어 수학 역사 과학 과목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융복합교육을 하고 있다. 단순히 코딩교육만이 아니다. 스팀(STEAM)(Science, Technologe, Engineering, Art, Mathematics)교육을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먹거리는 마련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교과편제와 학제편제가 아직도 전근대적이다. 새 정권 들어서서 이제야 IT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대학위주다. 초중고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과거 북한인권 운동가로서 한원채 인권상 수상, 물망초가 故 박구호 장학금재정 계기는 ▲한원채 인권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받아서 영광이다. 박구호 장학금은 사실은 우리 아버님 성함으로 나와 남편이 기금을 마련해 만든 장학금이다. 국가유공자의 자녀들이 군 복무를 끝낼 때 대학에 등록금 걱정 없이 복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장학금이다. 9살에 아버님을 잃은 나도 참 어렵게 공부했다. 35살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님은 너무 가난해서 야간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셨고, 6·25가 터지자 군대에 이병으로 입대해서 부사관과 장교가 되셨지만, 공무 수행 중에 들어가셨다. 제대군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좋겠다. 그래서 군대가 가서 썩는 곳이 아니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곳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탈북민 대학생 등과 6·25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데 ▲올해가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다. 내 꿈은 정전 70주년을 기념해서 참전국 15개 나라의 대학생 70명, 북한출생의 탈북 대학생 70명, 대한민국 출생 대학생 70명 등 210명과 함께 DMZ를 걷는 것이다.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나라의 대학생들에게는 감사함과 함께 우리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보여주고 싶고, 탈북 대학생들에게는 그들이 북한에서 잘못 배운 우리의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 또한 우리의 대학생들에게도 학교에서 배운 잘못된 역사 말고, 직접 걷고 보고 들으며 깨우친 조국의 현실을 스스로 체화하고 큰 비전을 세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러나 이런 일이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생각으로 꿈을 꾸고 있다. 한두 푼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십시일반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웃음) sjbaek@fnnews.com
2023-01-31 13:53:34[파이낸셜뉴스] 그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중국 공산당에 찍힌 뒤 한동안 사라졌던 여배우 판빙빙과 자오웨이, 기업인 마윈 등 사연까지 재조명되며 국제사회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펑솨이의 행방과 안전에 대해 검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성폭행 피해 목소리를 내는 자들을 침묵 시키려는 중국의 관행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가 당국 고위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진 상황이다. 펑솨이 뿐 아니라 연예인, 기업인, 인권운동가 등 각계 인사들이 공산당에게 밉보여 자취를 감춘 사건이 수차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중국의 국민 여배우 판빙빙이다. 지난 2018년 중국에선 판빙빙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구금설, 망명설, 사망설 등 온갖 괴담이 떠돌았었다. 판빙빙은 실종 직전 거액의 출연료를 탈세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였다. 중국 세무당국은 조사 끝에 판빙빙에게 8억9000만위안(약 1657억원)의 세금과 벌금을 부과했다. 판빙빙은 거액의 벌금을 모두 납부했으며 실종 107일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 나 자신의 이익 상관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국가에 충성하겠다"고 반성과 다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판빙빙과 함께 중국 인기드라마 '황제의 딸'에 출연했던 자오웨이도 최근 프랑스 망명설이 돌았다. 불성실 공시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아 중국 당국으로부터 수백억원대 벌금을 부과받은 뒤 모습을 감췄다. 자오웨이가 출연한 드라마·영화 등을 비롯해 그와 관련된 모든 기록들이 인터넷에서 사라지는 '기록말살형'도 받았다. 자오웨이는 '중국의 여성 버핏'이라고 불릴 만큼 주식 투자로 재산을 축적했는데 중국 당국의 '공동부유' 규제 타깃이 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국에 미운털이 박힌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과 친분을 맺은 것도 공산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견해도 있다. 자오웨이는 망명설이 돈 지 약 1개월 만에 고향에서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다만 아직까지 공식 석상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기업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은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이후 3개월간 행방이 묘연했다. 최근 홍콩·네덜란드 등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감금설이 해소됐지만 회사 경영에는 복귀하지 못했다. 지난해 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실태를 전 세계에 전하다 구금된 인권 운동가들도 있다. 인권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는 연락이 끊기며 감쪽같이 사라진 지 600일만에 야윈 모습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했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서는 관료나 기업인, 유명인사 누구든지 쥐도 새도 모르게 당국에 끌려갈 수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공포정치의 한 수단"이라고 귀띔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11-21 12:3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