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시 주석이 방한이 이뤄지면 11년여 만이다. 19일 중국을 방문 중인 국회 한중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전날 한국 여야 의원단과 비공개 면담에서 시 주석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 'APEC 정상회의가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끝으로 한국을 찾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면서도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윤 대통령 방중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한중의원연맹은 이날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중국의 국회 격) 상무위원장을 만났다. 자오 위원장은 "중한 양국은 옮길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 발전과 번영에 이롭다"고 말했다. 한중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대신해 "대한민국 국회의장은 한중 우호 강화를 위해 중국 방문을 검토 중이고 방중 계획이 성사된다면 우 의장은 한중 간 협력을 위한 다양한 의제를 갖고 아주 허심탄회하게 (자오러지) 위원장과 논의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june@fnnews.com
2024-09-19 18:09:18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0개월 만에 고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면서 연준의 눈치를 보던 다른 중앙은행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국 등 경기 부양이 급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미국에 맞춰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물가상승 및 정치 상황을 걱정하는 유럽과 일본 등은 일단 관망한다는 분위기다. ■각국, 美 인하에 즉각 반응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이날 0.5%p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에게 인하 신호를 줬다고 분석했다. 연준을 제외한 주요국은 연준이 2022년부터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자 외환 유출을 막기 위해 덩달아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길어지는 연준의 고금리 행보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연준과 비슷하게 금리 인상을 시작했던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유럽중앙은행(ECB)는 지난 6월에 먼저 금리를 내리더니 이달 12일에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캐나다 역시 지난 6월부터 금리를 내려 7월과 이달까지 3연속으로 금리를 내렸고 영국 또한 지난달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달 필리핀이 약 4년 만에 금리 인하(0.25%p)를 시작했다. 18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연준 결정 직전에 회의를 열어 3년 7개월 만에 금리를 내렸다. 미국 달러로 고정환율제도를 운영하는 중동 산유국들은 연준 결정에 즉각 반응했다. 18일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금리 및 예금 금리 등 주요 정책 금리들을 0.5~0.55%p씩 내렸다. WSJ는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인도가 다음 달부터 기준 금리를 내릴 수 있으며, 한국과 태국 역시 올해 안에는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예상했다.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의 경우 지난 7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내렸고 오는 20일 다시 LPR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연준의 금리 인하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심스러운 유럽…러·브라질은 올려다만 모든 지역에서 연준을 따라가지는 않는다. 앞서 호주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에도 지난달까지 6차례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안에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역시 인하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올해 10월과 12월에 금리 결정을 남긴 ECB는 추가 인하에 회의적이다. ECB의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 연설에서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줄이는 문제는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생필품 부족과 물가상승에 시달리는 러시아의 중앙은행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13일 기준 금리를 1%p 올렸다. 2023년에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취임한 브라질에서도 18일 금리 인상(0.25%p)을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실바 정부의 지출 확대에 따른 물가상승 때문에 금리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日, 정치권 눈치에 동결 유력지난달 5일 세계 증시의 '검은 월요일'에 일조했던 일본은행(BOJ)은 19일부터 이틀 일정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시작했다. 17일 일본 영자지 재팬타임스는 BOJ가 20일 회의를 마친 뒤 금리를 0.25%로 동결할 수 있다며 오는 27일 열리는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를 지적했다. 지지율 상위 3대 후보 중 하나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앞서 BOJ의 금리 인상이 너무 빠르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불리는 그는 아베 정권의 저금리 기조 계승을 주장하고 있다. 투자시장에서도 동결을 점치고 있다. 16일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달 2~13일 진행한 다국적 금융 전문가 설문 조사를 발표했다. 32명의 응답자 가운데 이달 인상을 예상하는 비율은 0%였으며 10월과 12월 인상을 기대하는 비율은 각각 18.75%, 25%였다. 스위스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 일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는 지난 7월 투자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다. 혼란의 파장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엔의 가치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등 서방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도 초저금리를 유지하던 BOJ의 정책에 힘입어 7월 초 기준 약 37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에 다국적 투자자들은 금리가 저렴한 일본에서 엔으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미국 등에 보내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방식으로 투자했다. 환율 방어를 고심하던 BOJ는 지난 4월과 7월 31일에 연속으로 금리를 올려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0.25%)까지 인상했다. 갑작스러운 인상에 대비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환 선물 계약이 대량 청산되면서 증시가 폭락하는 검은 월요일을 겪었다. 아다치는 "시장 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BOJ가 美 금리 인하 직후에 금리를 올린다면 "시장에 더 큰 혼란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19 18:08:46[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 폴더블폰 업계에서 새로운 신드롬이 부는 모양새입니다. 주인공은 중국의 대표 모바일 기업 화웨이인데요.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두번 접는 '트라이폴드 폰' 화웨이 메이트XT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400만원 안팎의 초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 상에선 중국인들의 뜨거운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의 트라이폴드 신드롬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먼저 두번 접었다" 화웨이는 지난 10일 화웨이 메이트XT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말 그대로 두 번 접는 폰으로, 총 2개의 힌지 중 하나는 화면을 안쪽 방향으로 폈다 접았다 하는 '인폴딩', 나머지 힌지는 바깥 방향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아웃폴딩' 기술이 접목됐습니다. 모든 화면을 폈을 때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10.2인치, 태블릿PC에 버금가는 크기입니다. 화면을 모두 펼쳤을 때 두께 또한 3.6㎜로, 갤럭시Z폴드6 대비 2㎜가량 얇습니다. 전 모델 16GB 램(RAM)을 탑재, 256·512GB·1TB 저장용량으로 출시되는 이 제품의 출고가는 원화 기준 377만~453만원에 이릅니다. 현 시점 스마트폰 라인업 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 애플의 비전 프로와 맞먹는 가격입니다. 화웨이 메이트XT는 스마트폰 업계에선 가장 먼저 상용화된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도 수년 전부터 글로벌 제품 전시회에서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라이폴드 형식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여 왔지만, 실제 상용화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습니다. ■中선 인기폭발 출시국인 중국에선 이 제품에 대한 인기가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뜨겁습니다. 당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만 확인해봐도 이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전판매가 지난 7일부터 시작됐는데요. 현재까지 누적 예약건수가 무려 500만건 이상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7일 사전판매 시작 6시간 만에 100건, 제품 공개행사날인 9일에만 300만건을 돌파했다고 하네요. 역시 중국의 소비자 규모와 소비력은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사전판매가 20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신기록 행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네요. 중국 내 오프라인 화웨이 스토어도 공개 직후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합니다. SNS상에는 메이트XT를 보기 위해 수 많은 인파가 매장 내로 우르르 몰려 들어가는 영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해당 제품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집중된 탓에 제품 체험 또한 예약제로 운영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美 제재 후 더 강해진 中 애국소비·자화자찬 화웨이의 트라이폴드폰의 글로벌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만 판매되거나 일부 동남아 시장 정도에서만 판매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웨이는 중국 모바일 기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제재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일부 부품을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는 오포, 샤오미 등과 다르게 화웨이는 자체 칩과 모바일 운영체제(OS)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트라이폴드폰 또한 이 같은 구성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화웨이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서구권 등 지역에선 화웨이의 모바일 제품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재 직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모바일 부문이 수년 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를 8월 7나노 반도체가 탑재된 화웨이 메이트60 시리즈를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 메이트XT 또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을 비롯해 중국 중심의 기술로 구현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는 상황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마켓' 내수 발판삼아 점유율 흔드는 화웨이 이 같은 화웨이의 행보에 주목할 만한 이유는 규모가 압도적인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1·4분기 기준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을 35% 기록하면서 삼성전자(23%)를 제치고 깜짝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올해 2·4분기 기준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4.5% 성장하면서 애플의 뒤를 바짝 따라 붙었습니다. IT 한줄평: '만리장성 마이웨이' 통할지도...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09-15 17:57:40[파이낸셜뉴스] 모건스탠리가 9일(현지시간)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완만한 경기침체' 시기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수요 둔화를 석유 중개인들이 전망할 정도로 유가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세 정체 전망을 근거로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내년 예상치를 배럴당 68달러로 떨어뜨린 데 이어 이번엔 모건스탠리가 유가 전망을 낮췄다. 월스트리트 양대 투자은행이 경쟁적으로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한 셈이다. 모건스탠리 상품전략가 마틴 랫츠는 9일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 노트에서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자사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하고 있지만 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석유 시장에 "통째로 배제하기 어려운" 마치 경기침체 같은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가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브렌트는 이날은 미국의 허리케인 우려 속에 1% 넘게 오르며 배럴당 72달러에 육박했지만 지난주 올 들어 최악의 1주일을 보낸 바 있다. 브렌트는 지난주 10% 폭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마감가인 배럴당 71.06달러는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내년 하루 약 100만배럴 초과 공급을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모건스탠리는 올 4분기 브렌트 유가 전망치를 이전의 배럴당 80달러에서 이날 7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이렇게 낮아진 유가가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전망했다. 랫츠는 브렌트의 지난 35년 유가 흐름으로 볼 때 과거 일부 사례가 지금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기간이던 2009년 6~9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 12월 19일부터 2020년 3월 유가 흐름을 참고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와 비슷한 시장 흐름이 되풀이되면 유가는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랫츠는 다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당시와 같은 석유 수요 붕괴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랫츠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진행되던 2008년 중반 석유 수요는 하루 300만배럴 줄었고, 코로나19 팬데믹 봉쇄가 시작된 2020년 초에는 석유 수요가 하루 2000만배럴 가까이 급감했다. 그는 그렇지만 수요 둔화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공급 확대라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12월부터 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고, 그 외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의 석유 생산도 활발하다. 랫츠는 OPEC+의 증산 시나리오가 내년 석유 공급 전망의 핵심 배경이기는 하지만 이미 이 시나리오는 현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10 06:23:39[파이낸셜뉴스] 높은 품질과 혁신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독일 자동차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독일 경제를 이끌었던 자동차 산업은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불투명한 전망에 직면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은 폭스바겐이 87년만에 처음으로 독일내 공장 폐쇄를 검토 중으로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독일 정치계에서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승용차 부문에서 100억유로(약 14조8400억원)를 비용 절감을 한다는 계획이나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비해 유럽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작아져 현재의 생산 능력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르노 안트리츠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는 근로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2019년에 비해 유럽인들이 구매한 자동차가 연 200만대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이 유럽 자동차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공장 2개의 연 생산능력과 맞먹는 50만대가 줄어든 것으로 안트리츠는 폭스바겐 차량의 품질이나 판매 부진과는 상관이 없는 시장이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독일내 공장을 폐쇄한 적이 없으며 지난 198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모어랜드 공장을 닫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폭브사겐은 현재 독일내 10개 조립과 부품 공장을 두면서 12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전세계까지 합치면 68만4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AP통신은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 지출이 늘고 전기차(EV) 판매가 부진한 것이 폭스바겐의 문제를 더 키우고 있으며 여기에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하는 중국산 차량들이 유럽 시장 점유율을 넓히면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도 현지 EV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폭스바겐 근로자들은 보급형 전기차를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차량의 경쟁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며 경영진이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독일산 EV는 가격이 비싸 품질까지 갖춘 중국산 EV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다른 독일 자동차 기업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생산비가 낮은 중국산 EV 판매가 유럽에서 증가하면서 순익 감소를 겪고 있다. KPMG의 글로벌 자동차 이사 안드레아스 리스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약 140년 동안 도전업체 없이 시장을 주도하며 판매나 경쟁 걱정을 하지 않았던 독일 자동차 업계에게 현재의 상황은 낯설것이라고 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고전은 지난해와 올해 침체 영역을 드나드는 독일 경제에도 타격이 되고 있다. 리스 이사는 “독일 자동차 부문이 기침할 때 독일은 독감에 걸린다는 표현이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KPMG의 리스는 그러나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기술 사용을 더 연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내연기관차 판매가 다시 늘고 있어 희망이 다시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업계와 정치계가 품질과 규제 문제를 위해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09 11:11:22【 서울·도쿄=박종원 기자 김경민 특파원】 미국의 금리인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요 경제대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 금리인상을 주도했던 미국이 약 30개월 만인 이달 금리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보다 3개월 먼저 금리를 내렸던 유럽과 경기침체를 겪는 중국은 금리를 더 내릴 디딤돌을 얻었으며, 17년 만에 금리를 올린 일본은 엔 가치 방어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눈치 보는 유럽팬데믹 불황 극복을 위해 0~0.25%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2년 3월부터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올린 다음 이달까지 24년 만에 최고 수준의 금리(5.25~5.5%)를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유럽중앙은행(ECB)은 팬데믹 이전부터 0% 금리를 유지했으나 연준과 마찬가지로 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7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ECB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춘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 4.5%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니, 올해 6월에 연준보다 일찍 0.25%p 금리인하에 나섰다. 연준의 금리변동을 따라가던 ECB가 먼저 움직인 이유는 유로존 경기가 미국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는 올해 1월 연설에서 유로존 경기가 이미 지난해 4·4분기에 침체 단계라고 주장했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예고한 대로 금리를 낮춘다면 당장 이달 18일 연준 회의에서 내릴 수 있다. 올해 ECB의 남은 금리결정 회의는 이달 12일과 10월 17일, 12월 12일까지 3차례다. 경기부양을 위해 계속 금리를 내려야 하는 ECB는 미국이 유로존에 맞춰 금리를 내려준다면 미국과 금리 차이에 따른 자본유출 걱정을 덜게 된다. 다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금리인하에 조심스럽다. 고금리 기조로 억눌렀던 물가가 금리인하로 다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3년 만에 가장 낮았으며, ECB 목표(2%)에 근접했다. ■中 돈 풀 수 있어, 日 엔저공포 줄어 ECB 외 다른 중앙은행들 역시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돈을 풀기 수월해진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 보도에서 중국, 영국,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이달 연준의 금리인하를 의식해 금리를 내린다고 추정했다. 팬데믹 이후 수요 감소 및 부동산 경기침체로 불황에 빠진 중국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월 4.25%에 달했으나 지난 7월 기준 3.35%까지 꾸준히 떨어졌다. 중국 투자사 유샤인 인베스트먼트의 쉬용빈 금리전략가는 지난달 미국 매체들을 통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지적하고 "인민은행이 올해 적어도 1~2회 금리를 낮출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9월에 인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대규모 자본유출과 엔 가치 하락을 겪었던 일본은 지난 7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환율방어 및 물가억제에 나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3일 정부 경제재정자문회의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경제 및 물가 전망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오카자키 고헤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글로벌을 통해 BOJ가 현재 0.25% 수준인 기준금리를 오는 12월 또 올린다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도 BOJ가 12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4월과 7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BOJ가 금리를 올릴 경우 두 국가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일본의 자본유출 및 엔 가치 하락 현상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한편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에 나서더라도 금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투자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자산 중 하나인 미국 달러는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일 보고서에서 온스(31.1g)당 2500달러대 중반의 금 선물 가격이 내년 초에 2700달러(약 359만원)까지 오른다고 예상했다. 이어 중국의 불황이 해소되기 전까지 석유와 구리 등 주요 산업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2024-09-08 18:30:45【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과 아프리카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에게 아프리카의 부채 문제 해결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과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아프리카 53개국 정상 및 대표단,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전날 '신시대 전천후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공동 건설에 관한 베이징선언'(베이징선언)을 채택하고 이 같은 내용을 선언에 담았다. 베이징선언, 국제금융기구들의 아프리카 국가 채무 처리 참여 촉구 베이징선언은 "우리는 국제금융기구와 상업 채권자들이 '공동 행동·공평 부담' 원칙에 따라 아프리카 국가 채무 처리에 참여하고, 아프리카 국가가 이 핵심적 문제에 대응하는 것을 함께 도와야 한다고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틀 아래에서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부담 가능한 장기 융자를 늘려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프리카연합 틀 안에서, 아프리카개발은행 지원 아래 아프리카 신용평가기관을 만들어 아프리카 경제 특수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등,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부채 함정'에 빠뜨렸다"라고 비난 미국 등 서방 진영은 중국이 지난 10여 년 동안 아프리카 국가들에 제공한 차관이 가난한 국가들을 '부채 함정'에 빠뜨리고, 중국이 이를 이용해 구리·금·리튬·희토류 등 자원과 주요 인프라 등을 장악한다고 비판해왔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 추진 과정에서 중국에 막대한 빚을 진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적 타격까지 겹치자 중국에 채무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53개국을 끌어 들여, 공동으로 미국 등 서방 세계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의 아프리카 국가 부채 해결 동참을 요청하고 나온 것이다. 베이징선언, 아프리카 부채 문제를 서방 국가들과의 '공동 책임'으로 규정 베이징선언이 내세운 '공동 행동·공평 부담' 원칙은 아프리카 부채 문제를 국제금융기구에서 영향력이 큰 서방 국가들 '공동 책임'으로 규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경제 둔화 속의 중국은 '재융자'를 선호하고 있고, 전날 시 주석의 기조연설에서도 대출과 투자 등 형식으로 향후 3년간 3600억위안(약 67조6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만 들어갔을 뿐 부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베이징선언에는 대만 문제 등 중국 '핵심 이익'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 입장도 담겼다. 선언은 "아프리카는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 불가능한 일부분임을 재천명하면서 중국의 국가 통일을 위한 모든 노력을 흔들림 없이 지지한다"면서 "홍콩·신장(위구르)·시짱(티베트) 사무는 중국 내정"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선언, 인권의 정치화 반대 이어 "우리는 인권 의제와 유엔 인권이사회 및 관련 기관의 정치화를 단호히 반대하고, 모든 형태의 신식민주의와 국제적 경제 착취에 반대한다"면서 "중국과 아프리카는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억제해 중국·아프리카를 포함한 많은 개도국의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중국은 대만 수교국 에스와티니를 제외한 아프리카 53개국이 총출동한 이번 포럼 정상회의에서 서방 진영에 맞선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안보 라인 수장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중국은 아프리카 평화·안보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외교 사령탑인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중국과 아프리카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중국 등으로의 첨단 기술 유입을 차단하는 미국 정책) 타파, 차별·편견 반대에 동의했다"라고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6 13:34:23[파이낸셜뉴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 어떻게 될까. 수갑을 찬 채 눈물을 흘리는 10대 소녀들, 교육을 잘못시켰다고 부모의 신상을 밝히고 공개 비판하는 모습에 그 답이 있다. 4일 KBS는 북한 당국이 주민과 군인 교육용으로 제작한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미국·한국 영화와 한국 드라마·음악을 시청한 학생, 군인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돌려 봤다는 이유로 수갑을 찬 채 울음을 터뜨리는 10대 여학생의 모습과 함께, 화면에는 '김○○ 송신기술고급중학교 학생(16살)'이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여학생들이 마이크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괴뢰(한국) 텔레비전극(드라마)을 비롯한 불순 출판 선전물을 시청·유포시킨 여러 명의 학생을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했습니다"라는 내레이션도 흘러나왔다. 또한 "딸자식 하나 바로 교양하지 못해서 범죄의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지게 한 자신(모친)이 맡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했으면 얼마나 잘했겠습니까?"라는 등 가족의 신상을 밝히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KBS에 따르면 이 같은 영상들은 모두 10여편, 2시간 넘는 분량으로 대부분 2021년 5월 이후 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국과의 교역 중단 이후 경제난이 심화하자 북한 당국이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면서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군사과학교육영화촬영소가 2020년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교육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20대 북한군 병사가 한국 콘텐츠 시청을 자백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나는 이용하던 손전화기로 미국 영화 15편과 남조선 괴뢰 영화 17편에 127개, 괴뢰 노래 160여 곡을 시청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군에서 한국 영상을 보다 체포됐다며 오열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불순 녹화물을 보다가 단속 체포됐다고 말해 줬다. '내 아들이 아닌 역적을 낳았구나!' 하며 또다시 통곡했다"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사회 손전화기(휴대전화)로 '불순 녹음 녹화물(남한 영상)'을 구입·시청·보관하고 유포시키며, 이 과정에 오염된 '괴뢰(남한) 말투'로 통보문(문자)까지 주고받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군인, 종업원,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이 악성 종양과의 투쟁을 자기 생사 문제로 여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정권은 한국 등 외부 콘텐츠를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06 09:27:55[파이낸셜뉴스] 【서울=박종원기자, 도쿄=김경민 특파원】 미국의 금리인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요 경제 대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후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을 주도했던 미국이 약 30개월 만인 이달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보다 3개월 먼저 금리를 내렸던 유럽과 경기 침체를 겪는 중국은 금리를 더 내릴 디딤돌을 얻었으며, 17년 만에 금리를 올린 일본은 엔 가치 방어가 수월해 질 전망이다. ■눈치 보는 유럽...美 따라 금리 더 내릴 수도 팬데믹 불황 극복을 위해 0~0.25%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2년 3월부터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기준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올린 다음 이달까지 24년 만에 최고 수준의 금리(5.25~5.5%)를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유럽중앙은행(ECB)은 팬데믹 이전부터 0% 금리를 유지했으나 연준과 마찬가지로 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7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ECB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에 4.5%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니, 올해 6월에 연준보다 일찍 0.25%p 금리 인하에 나섰다. 연준의 금리 변동을 따라가던 ECB가 먼저 움직인 이유는 유로존 경기가 미국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는 올해 1월 연설에서 유로존 경기가 이미 지난해 4·4분기에 침체 단계라고 주장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고 유로존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6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나타냈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예고한대로 금리를 낮춘다면 당장 이달 18일 연준 회의에서 내릴 수 있다. 올해 ECB의 남은 금리 결정 회의는 이달 12일과 10월 17일, 12월 12일까지 3차례다. 경기 부양을 위해 계속 금리를 내려야 하는 ECB는 미국이 유로존에 맞춰 금리를 내려 준다면 미국과 금리 차이에 따른 자본 유출 걱정을 덜게 된다. 지난 7월 미국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같은달 85명의 이코노미스트가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약 81%에 달하는 69명은 올해 ECB가 2차례(9·12월) 금리를 내린다고 예상했다. 다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금리 인하에 조심스럽다. 고금리 기조로 억눌렀던 물가가 금리 인하로 다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로 3년 만에 가장 낮았으며 ECB 목표(2%)에 근접했다. 요하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는 4일 인터뷰에서 "섣불리 환호하고 자찬해선 안 된다"며 "금리인하 이후에도 ECB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이라고 밝혔다. ■中 역시 돈 풀 수 있어, 日 '엔저' 공포 줄어 ECB 외 다른 중앙은행들 역시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돈을 풀기 수월해진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 보도에서 중국, 영국,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이달 연준의 금리 인하를 의식해 금리를 내린다고 추정했다. 팬데믹 이후 수요 감소 및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불황에 빠진 중국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월에 4.25%에 달했으나 지난 7월 기준 3.35%까지 꾸준히 떨어졌다. 앞서 인민은행을 비롯한 중국 금융당국은 경기 부양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위안 가치 방어 및 자본 유출 억제를 위해 금리 인하를 최대한 자제했다. 중국 투자사 유샤인 인베스트먼트의 쉬용빈 금리 전략가는 지난달 미국 매체들을 통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적하고 "인민은행이 올해 적어도 1~2회 금리를 낮출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9월에 인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대규모 자본 유출과 엔 가치 하락을 겪었던 일본은 지난 7월에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환율 방어 및 물가 억제에 나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3일 정부 경제재정자문회의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경제 및 물가 전망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밝혔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오카자키 고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글로벌을 통해 BOJ가 현재 0.25% 수준인 기준 금리를 오는 12월에 또 올린다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도 BOJ가 12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4월과 7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여야 하며 내년 봄 임금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면서 "올해 말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낮아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BOJ가 금리를 올릴 경우, 두 국가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일본의 자본 유출 및 엔 가치 하락 현상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한편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에 나서더라도 금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투자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자산 중 하나인 미국 달러는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가치 하락이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일 보고서에서 온스(31.1g) 당 2500달러 중반의 금 선물 가격이 내년 초에 2700달러(약 359만원)까지 오른다고 예상했다. 이어 중국의 불황이 해소되기 전까지 석유와 구리 등 주요 산업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06 09:26:16[파이낸셜뉴스] 중국 경제 둔화에 요식업계 또한 부진하는 가운데 버블티 업계가 초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버블티는 지난 20여년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도시 생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中 버블티 업계, 1300원 미만 초저가 경쟁" 1일(현지시간) AF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수십년간 중국 전역의 도심 거리와 쇼핑몰에서 대용량의 화려한 버블티 1회용 컵에 빨대를 꽂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이는 중국 경제 성장을 보여주는 광경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많은 버블티 체인점들이 25∼40위안(약 4700∼7500원)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번창했고, 수많은 브랜드가 중국 전역에 약 50만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블티의 광범위한 인기 속에서 다양한 버블티의 맛을 품평하는 인터넷 버블티 인플루언서들도 등장했다. AFP는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 둔화로 버블티 업계도 이제는 1달러(약 1300원) 미만의 상품을 내놓으며 초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가격 인하 경쟁 속 소비자들은 이제 '미쉐빙청' 같은 저가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 일하는 궈쥔 씨는 미쉐빙청 매장 앞에서 AFP에 "다른 제품은 너무 비싸다"며 인터넷 할인을 활용해 2.8위안(약 530원)짜리 음료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스트레스가 크고 현재 경제 환경은 좋지 않으며 월급은 많지 않아 젊은이들은 조금 더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더우인과 샤오훙수에서 팔로워 약 18만명을 거느린 버블티 인플루언서 스테이시 천 씨는 중국 커피 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에 스타벅스 같은 조금 더 고급스러운 외국 커피 브랜드의 프리미엄류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버블티 인기 하락에 최소한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그는 AFP에 "이전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커피를 수입품이나 사치품으로 여겼다"면서 그러나 중국 커피 브랜드들의 저가 상품 출시가 소비자들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나는 프리미엄 커피음료를 9.9위안(약 1900원)이나 8.8위안(약 1700원)에 살 수 있다"며 "왜 버블티 한 잔 사려고 20위안(약 38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中 상반기 식음료 매장 줄폐업…맥도널드 등 외식 체인도 점포 소규모화"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요식업계 매체 찬관쥐를 인용, 상반기 중국에서 국숫집 3만곳을 포함해 식음료 매장 100만곳이 폐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폐점 규모는 작년 한 해 전체 폐점 규모에 근접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KFC, 맥도널드, 하이리다오 같은 외식 체인점들이 소규모 매장 모델을 추진하며 중국의 소비 부진을 뚫고 나가려 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는 이들 업체가 지하철역, 길거리, 공원 같은 곳에 키오스크와 음식 카트 같은 것을 배치한 사진들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전의 한 작은 KFC 매장 앞에는 출근 시간 15위안(약 2800원)짜리 아침 메뉴를 사 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면서, 이러한 소규모 매장의 등장은 패스트푸드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신문은 소규모 매장이 매출은 작지만,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상품을 따지기 시작하며 치열해진 중국 시장에서 운영 가성비가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KFC를 운영하는 염차이나는 2분기 실적보고에서 "혁신적인 신 매장 모델이 그룹의 장기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지방 도시들에 더 많은 소규모 점포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맥도널드도 현재 약 6000개인 중국 내 매장을 2028년 말까지 1만개로 늘리겠다면서 소규모 점포를 빠르게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 전문 업체인 하이디라오도 현재 약 200개의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매장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신장했다고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03 06:2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