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중국이 다음달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별도 신분증인 국가 인터넷 신분증 제도 시행에 들어간다. 디지털 전체주의, 온라인 통제 강화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공안부 등 중국 6개 정부 부처가 '국가 인터넷 신분 인증 공공서비스 관리방법'이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된다고 최근 발표했다고 전했다. 총 16개 조항으로 된 이 규정은 문자와 숫자로 조합한 인터넷 주민번호격인 '인터넷 번호'와 '인터넷 신분 인증'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인터넷 업체들이 하는 개인 신분 인증을 국가가 직접 나서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 제도를 통해 개인 데이터 유출 위험을 크게 줄이고 디지털 경제의 건전하고 질서 있는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안부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에게 안전하고 편리하며 효율적인 신원 확인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이 서비스에 중국 온라인 인구 약 10억 명 중 600만명이 이미 가입했다고 지난달 전했다. 작년부터 수백 개 앱이 이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중국 정부의 온라인 통제 강화에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샤오창 연구원은 "인터넷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직접 지울 수 있다"면서 "단순한 감시 도구를 넘어서는 디지털 전체주의 인프라"라고 말했다. 개인 정보가 중앙정부에 수집돼 데이터 유출 위험이 오히려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쑨하오천 홍콩대 법학과 교수는 "중앙집중적이고 전국적인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단일 취약점을 만들어 해커나 적대적인 외국 행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검열 및 감시 체제가 시행되는 중국에서 인터넷 신분증제 도입으로 중국인들이 더 엄격한 통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짚었다. 2012년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은 24시간 내내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중지하는 등 검열 전문 조직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 대한 장악을 확대해왔다. 중국은 미성년자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는 온라인 콘텐츠 단속도 추진하고 나섰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전날 유관 부처와 함께 '미성년자 심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터넷 정보 분류 방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청취한다고 전날 밝혔다. 단속 예정인 온라인 콘텐츠에는 미성년자 심신 건강에 해로운 불법 정보뿐 아니라 미성년자가 안전하지 않은 행동을 모방하거나 사회 공중도덕에 반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정보 등도 포함된다. 이미지 확대헬로 아카이브 구매하기 휴대전화 보는 중국 청년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체적으로는 성적 암시와 성적 도발 등 내용이 있어 쉽게 성적 연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보, 조롱과 비하 등 사이버 폭력과 관련한 불량 정보, 사람들에 대한 차별 선동 내용, 지역 차별 콘텐츠 등이다. 이 조치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메인화면이나 알림창, 실시간 검색어, 순위, 추천 등 눈에 띄는 위치에 미성년자 유해 콘텐츠를 표시해서는 안 된다. 알고리즘 추천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관련 기술적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6-21 18:35:40[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게 '명의 도용 가능성'을 제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 의원이 태 사무처장에게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라는 단체의 고문이냐'고 질문하자 태 사무처장이 "최근에 알게 됐다"며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는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다. 해당 단체는 한국계 미국인 '애니 챈'(한국명 김명혜)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태 사무처장이 고문 자리에 있는 걸 모른 것과는 반대로 애니 챈 회장은 태 사무처장이 있는 민주평통의 글로벌전략위원회 위원장직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자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신설됐다. 이날 김 의원과 태 사무처장이 주고 받은 질의·응답은 애니 챈 회장이 윤석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애니 챈 회장을 거론한 건 '부정선거 음모론' '중국인 간첩설'의 배후 인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탄핵 찬성 쪽 사람들 사이에서 애니 챈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혐중 정서'를 확산시킨 애니 챈 회장의 남편이 '홍콩계' 출신이라는 사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게 계기가 됐다. 美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애니챈.. 남편은 홍콩계 미국인 그동안 애니 챈 회장은 언론에 나서지 않으면서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지난 2022년 3월 미국 시사월간 '더 네이션'에 실린 기사를 통해 소개된 게 전부였다. 더 네이션 기사는 당시 한반도의 종전 선언을 반대하기 위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월스트리트저널에 광고를 내고 미국 정계에 '한국의 부정선거 의혹'을 알리는 단체 뒤에 호놀룰루에 거주하는 백만장자 애니 챈이라는 인물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지목했다. 원코리아네트워크(OKN)와 CPAC의 한국지부인 KCOAC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10만 달러(약 1억4400만원)를 기부하고 미국 보수 단체에 약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는 점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애니 챈 회장이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개발한 인물이며 남편 프레드 챈과 함께 2011년 캘리포이나주에 있는 2만5500제곱피트에 달하는 주택을 1억 달러에 매각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챈 일가가 관리하는 챈패밀리재단, 에버래스팅프라이빗재단은 2020년 말 현재 총 1866만4694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담았다. 기사는 당시 미 연방의회에 상정된 '한반도평화법안(HR 3446)'과 연방하원을 통과한 '이산가족 상봉법안'(HR.826)을 반대하는 미국 내 거대한 조직이 애니 챈 회장으로 통한다는 내용도 썼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건 최근이다. 지난 9일 한국일보 기사를 통해서다. 지난 13일 국회에선 한미 양국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확산시킨 배후로 애니 챈 회장이 지목되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증인으로 거론됐다. 최근엔 애니 챈 회장이 2019년 KCPAC 한국지부를 설립한 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 목사와 국내 극우 성향 매체, 유튜버 등을 후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부 매체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계 미국인으로 부동산 재벌 정도로만 알려지던 애니 챈 회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기사는 그녀의 남편이 홍콩 출신의 미국인이라는 점도 밝혔다. 진보쪽 "그녀도 짱개네" 조롱에, 보수쪽 "홍콩은 괜찮아"... 온라인서 난리 언론을 통해 애니 챈 회장이 홍콩계 남편의 성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해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거친 표현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4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엔 "로비스트 방위산업 남편 중국인, 이제 퍼즐이 맞춰진다"며 "누가 누굴 짱개 공산당이라고 했냐"며 다소 센 글이 게시됐다. 또 다른 커뮤니티엔 "홍콩 출신으로 중국과 미국의 복수 국적을 가진 남편과 결혼해 중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실제 백만장자가 아니라 중국의 돈을 대신 뿌리며 국내에 극우 단체를 만들고 부정선거를 다루는 극우 유튜버들한테 돈을 뿌린다는 썰도 있다. 자금 추적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많다"는 주장을 담은 글도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중국어학과 교수도 "이름만 봐도 중국 사람 티가 난다"며 "챈(Chen)이라는 성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10개 성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애니 챈 회장을 넘어 보수 지지자들을 향한 날선 비판도 나왔다. 그 동안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탄핵 찬성 등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겐 '화짱조' 등의 '혐중 프레임'을 씌워 공격해 왔기 때문이다. 대상도 헌법재판소 연구관부터 의사, 연예인, 언론인부터 일반인까지 가리지 않았다. '화짱조'는 화교와 중국인을 뜻하는 비속어인 짱깨, 조선족을 합성한 신조어로 중화권에 대한 멸칭으로 쓰이고 있다. 온라인엔 "애니 챈도 너희들 식으로 보면 화교 아니냐. 중국 남편인데 왜 안 팸", "애니 챈에 대한 글이나 중국애들이 윤석열 후보시절 지지한 거는 언급도 안 하고 비추천 수만 바뀌는 거 보면 할 말 없나 보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잠잠하던 보수 쪽에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보수 커뮤니티엔 "화짱조는 몰살시켜야 하는데… 홍콩은 어쩔 수 없이 살려줘야 하나"라며 애니 챈 회장을 애써 옹호하는가 하면, SNS엔 "무차별 공격이 이렇게 돌아오나 보다"며 자조 섞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27 16:32:37[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의 한 틱토커가 광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흉내를 내며 찍은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정말로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5일 서 교수는 중국의 한 틱토커가 광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흉내 내며 찍은 영상에 대해 "어떻게 남의 나라의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여 영상을 제작할 생각을 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중국의 한 틱토커는 '폭설과 함께 광주에 전두환이 돌아왔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점퍼 차림에 군화를 신고 이마를 훤히 드러낸 한 남성이 국립광주박물관 앞에서 붉은 막대기를 휘두르는 장면이 담겼다. 이를 두고 서 교수는 "광주 시민을 조롱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서 교수는 지난 11일 중국 프로축구 구단 산둥 타이산의 일부 홈팬이 광주FC와의 경기 도중 원정 팬 쪽을 향해 전두환, 김정은 사진을 펼쳐 들며 도발한 것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당시 광주FC 측은 "광주광역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라며 공식적인 조사와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산둥 타이산 측은 사흘 후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서 교수는 "중국인들의 이러한 어이없는 행위들은 전 세계에서 중국을 '고립국'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만 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2-25 09:47:24[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의 한 남성이 5·18 민주화운동의 성지 광주에서 전두환 흉내를 내며 영상을 찍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MBC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주말 SNS에는 ‘광주 와서 전두환 코스프레로 틱톡 찍는 중국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서 점퍼 차림에 군화를 신고 이마를 훤히 드러낸 남성 A씨는 송정역 등 광주 곳곳을 돌아다녔다. 전두환 씨를 흉내 낸 A씨는 국립광주박물관 앞에서 붉은 막대기를 휘두르는가 하면, ‘폭설과 함께 광주에 전두환이 돌아왔다’는 제목으로 광주 시민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올렸다. A씨는 같은 차림으로 서울 청와대를 방문해 전두환 흉내를 내며 민폐 행동을 이어 나갔다. 한편, 지난 11일 한국 광주 FC와 중국 산둥 타이산의 축구 경기에서도 일부 중국 관중이 북한 김정은, 전두환의 얼굴 사진을 펼쳐들며 한국 팬들을 도발했다. 광주 FC는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는 행위”라며 공식 조사와 징계를 요구했고, 사흘 뒤 산둥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24 11:01:54[파이낸셜뉴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4년간 옥살이를 한 김신혜 씨(47)가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심각한 망상 증세로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는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신혜씨와의 인터뷰, 친동생 후성씨와 무죄 판결을 이끈 박준영 변호사 등이 전한 이야기를 통해 김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신혜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중국인이라고 하면서 중국이 애타게 찾아온 후계자, 러시아 황실의 주인이자 많은 왕실들의 핏줄이라 주장했다. 또 한국인인 친부에게 납치를 당해 한국에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신혜씨는 진짜 동생은 정신병원에 갇혔다 죽었고, 지금은 가짜 동생만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스페셜 에이전트, 전 세계 한 명뿐인 에이전트”라며 재판이 모두 연극이라고 주장했다. 동생에게 적개심 보여…"사람 갖다가 세뇌하고 강요" 이에 대해 동생 후성씨는 “누나가 망상이 심해 저를 적으로, 자신을 해코지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성씨와 나눈 대화 녹취록에는 신혜씨가 “왜 나를 가둬두려고 하냐”, “네가 원하는 각본으로 사람을 갖다가 세뇌하고 강요하냐”, “중국 사람이랑 한국 사람을 바꿔치기하려고 한다”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담겼다. 신혜씨를 오랫동안 지켜본 교도관은 신혜씨가 교도소에서 독방을 고집하며 망상이 심해졌다고 했다. 교도관은 “독방이 전체적으로 보면 0.97평 정도 된다. 제 기억으로 신혜씨는 2015년부터 계속 ‘재심 재판에 집중하고 싶다’, ‘기록이 없어지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며 독방에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의 "혼자만의 세상 속…모든 불운한 일 타당화했을 것" 이효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재심을 신청하면서 희망이 커졌으나 기다림이 점점 길어지며 불안이 커졌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고립된 세상에서 혼자만의 판타지에 살았다. 혼자만의 세상 속에서 25년 동안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불운한 일들을 타당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혜씨는 “중국대사관에 전달할 서류가 있다”며 돌연 가출을 감행했다. 결국 후성씨는 신혜씨를 한 국립병원에 응급입원시키기로 했다. 앞서 신혜씨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아버지 A 씨(당시 52세)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나와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다량의 수면제를 양주에 탔고 ‘간에 좋은 약’이라고 속여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정작 재판에서는 이를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했다. 신혜씨는 재판 과정에서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을 듣고 동생 대신 교도소에 가려고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백 진술 번복했지만…1·2심·대법원 상고심에서도 유죄 확정 진술 번복에도 1심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에 이어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법원은 무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형을 확정했다. 당시 법원과 검찰은 신혜씨가 아버지 앞으로 거액의 보험을 들고 이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의로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봤다. 당시 경찰 조사와 관련해 ‘그것이 알고 싶다’는 자백이라고 하는 진술서는 형사가 쓴 소설이었으며 아무리 범행을 부인해도 조서에는 담기지 않았다는 신혜씨 측 주장을 전했다. 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혜씨는 한 번도 범행을 인정한 적이 없으며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폭행·욕설 등 가혹행위를 하며 허위 자백을 하도록 협박했다고 한다. 신혜씨의 집을 수색했던 당시 경찰은 사건과 무관한 물건도 챙겨왔는데 그중에는 배우를 꿈꾸던 신혜씨가 찍은 세미누드 사진도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이 사진을 돌려보며 조롱하는가 하면 이를 뿌리겠다고 협박까지 해 신혜씨는 큰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재심 재판부 "진술 조서를 부인…'유죄 증거' 사용할 수 없어" 친부 살해 혐의로 복역 중이던 신혜씨는 사건 발생 24년 10개월 만인 지난달 6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가 연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출소했다. 범행 동기, 자수 경위, 수면제 등 증거, 강압·불법 수사 여부 등이 쟁점이 됐지만 재심 재판부는 신혜씨가 수사기관에서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진술 조서를 부인하는 만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신혜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특히 “김씨가 사건 당시 남동생이 범인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동생을 보호하려고 허위 자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신혜씨가 술에 타 먹인 수면제 때문에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공소사실도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신혜씨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약 8억원가량이라고 했던 경찰의 주장과 달리 독극물이 검출되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8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신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13일 항소했다. 광주지검 해남지청은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심 판결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03 07:18:12[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용병으로 활동하고 있는 있는 중국인이 북한군 장교가 다수 사망했다고 주장했다고 22일(현지시간) 우크라 일간지 키이우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뎬유잔이라고 신분을 밝힌 중국 출신 용병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북한군 장교 8명이 투입 첫날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뎬은 북한군 장교들이 사나웠으나 전장 투입 “단 하루만에 사라졌다”했다며 북한군의 부진한 전적을 조롱하듯 웃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다른 중국 출신 용병과 실시간으로 방송을 내보내면서 루한스크 전선에서 사망한 중국 국적자 153명의 명단도 공개했다. 자신이 소속된 용병 부대에서 탈영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는 발각되면 바로 사살된다고 덧붙였다. 뎬은 러시아군 지휘체계가 허술하며 전사자에 대한 보상이 미흡한 것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실종됐던 용병들의 시신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으나 포격으로 신원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고 보상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라디오자유아시아(RFA)와 일부 중국 매체들은 동영상을 올린 중국인 용병의 본명이 쉬항으로 추정한 반면 일부 매체는 왕웨이로 파악됐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이 신문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HUR를 인용해 쿠르스크에서 이탈했던 북한군 병사들이 우크라군 공격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HUR 관계자는 적응 훈련을 마친 북한 군인 18명이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콜야체크의 산림 지역에 식량과 뚜렷한 작전 지시없이 투입되자 지난 14일 일부 병사들이 러시아군 지휘부를 찾아 위치를 이탈했다가 이틀뒤에 60km 떨어진 곳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발견됐다고 밝혔다. HUR에 따르면 당시 콜아체크에는 북한군 교관들이 러시아군이 기구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지도하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경험한 현대 보병 전투 전술을 북한군에 전수 중이었다. 포스트는 호무토프스키의 북한군 40명 모두 공격에 동원되기 위해 쿠르스크의 르고프스키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3 08:00:21국가수립일을 기념하는 중국 국경절 연휴(1~7일) 동안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본 영화는 한국전쟁을 다룬 천카이거 감독의 '지원군: 존망지전'이었다. 그의 한국전쟁을 다룬 '지원군'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으로, 유엔군과 중공군이 강원도 철원에서 12일 동안 벌인 전투를 소재로 했다. 영화를 본 지인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가로저었다. 그들은 '패왕별희'의 그 천카이거가 맞냐며 불만들을 쏟아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패왕(항우)과 별희(항우 애인) 역으로 우뚝한 경극 스타로 성장한 두 남자가 겪는 사랑과 질투, 배신과 미움을 슬프지만 화려하게 그려냈던 그 거장이 맞냐는 반문이었다. 한 중국인 지인은 "역사적 수레바퀴 속에 광분하는 권력의 야만성과 어처구니없음, 폭력 속에서 연민의 시선으로 역사와 인간을 성찰한 영화들을 가능하게 했던 그 시대가 그립다"고 말했다. '패왕별희'는 1993년 칸영화제에서 임권택의 '서편제'를 제치고 대상인 황금종려상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면서 중국 영화의 가능성과 예술성을 세계에 알렸다. 천카이거보다 두 살 많은 장이머우 감독. 1980~1990년대, 사회성과 예술성 높은 작품들을 만들던 그도 더 이상 사회와 개인의 균열이나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귀주 이야기' '국두' '홍등' 등으로 중국 영화의 황금시대를 선도한 그는 '붉은 수수밭'으로 원작자 모옌을 세계에 알려, 그가 노벨상 수상자가 되는 데도 역할을 했다.그러던 그는 영화 '영웅'으로 '전향'을 알렸다. 최초 통일제국을 이뤄낸 진시황을 통합과 안정의 아이콘으로 미화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인상적인 영상미에도 불구하고 당시 관객들은 냉소적이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총감독을 맡았고, 거대 연출 프로그램을 잇따라 수주했다. 다양한 가치보다 성장 효율과 성장 지상주의에 투항했다. 2000년대를 거치며 중국은 애국주의 열풍 속에서 국가주의와 권위주의 속으로 회귀했다. 집단과 중국 특색이 강조되고 제약이 늘면서 개인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기본설계를 맡았던 아이웨이웨이 같은 예술가들은 고국을 떠나야 했다. 그 속에서도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나갔고 알리바바나 화웨이, 텐센트, 비야디(BYD) 등 대기업들은 더 세게 지구촌을 흔들어대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콘솔게임 '검은신화: 오공'은 전통에 기반해 창의력과 기술력을 결합시킨 중국 특색의 게임이란 찬사 속에 판매기록을 세웠다. '우리식 문화산업'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더 커졌다. 중국인 지인에게 "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들뜨고 설레게 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고 기대하게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재벌과 정치, 적나라한 사회문제와 갈등을 엿볼 수 있고, 개인을 찾을 수 있었다"는 대답이었다. 소재와 표현에 제약이 없고, 성역 없이 뜨거운 이슈를 자유롭게 다룬다는 점이 한류가 힘을 갖는 이유였다. 국가와 집단, 통합과 조화를 앞세우며 중국 특색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많은 중국인들은 한류에서 분출구를 찾으려 했다. 지난주 노벨 문학상 발표에 중국 도서 판매사이트에서도 한강 붐이 불었다. '채식주의자' 등 번역된 작품 6편 모두 1위부터 상위를 차지했다. 과거에 대한 성찰, 부조리에 대한 지적, 금기에 대한 도전…. 우리 문학과 역사는 그 속에서 힘겨운 진전을 거듭해 왔다. 톈안먼 광장에서 그곳만 가린 벌거벗은 채로 톈안먼(권력중심)을 향해 손가락질 해대며 기성 권력을 조롱했던 아이웨이웨이의 예술활동을 중국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민족 부흥을 앞세우며 더 많은 성역을 만들어 내고 있는 중국의 발전 모델은 지금 위태로운 외줄타기 속에 있다. june@fnnews.com
2024-10-15 18:18:38[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내에서 불고 있는 한국 축구 선수들에 대한 혐한 정서가 심상치가 않다. 중국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휠체어에 타고 있는 모습으로 합성한 사진이 널리 퍼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중국 웨이보 등에는 중국 국가대표 웨이 시하오 옆에 손흥민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과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사진에는 휠체어 4대에 쓰레기 봉투로 보이는 물체가 있고, 각 물체 위에는 한국 국가대표 김민재,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의 이름이 중국어로 적혀 있다. 특히, 손흥민의 휠체어 사진은 손흥민의 다리를 부러뜨려야 한다는 의미를 함유하고 있어서 더욱 심각하고 폭력적이다. 지난 2월 중국 '소후닷컴'에서는 "한국의 탁구선수, 이강인"이라는 제목으로 이강인이 탁구채를 잡고 있는 합성 사진을 올려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아시안컵에서의 손흥민과 이강인을 조롱하는 기사였는데, 이 합성 사진 역시 중국 SNS를 통해 널리 전파되어 한국 국가대표팀을 농락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지난 13일 중국의 한 매체는 축구 해설위원인 동루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 발언은 꽤 충격적이었다. 요는 “손흥민이 위선자”라는 것이다. 특히, 해당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3-0을 가리키는 손동작에 대해서 “약자를 괴롭히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위선자”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솔직한 이강인보다 위선적인 손흥민이 훨씬 나쁘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많은 누리꾼에게 이 같은 합성 사진을 제보 받았는데, 이는 도를 넘어 현재 중국 내 '혐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많은 대표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다 보니 중국인들의 열등감이 더 심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15 17:39:36[파이낸셜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가은(삼성생명)의 SNS에 ‘댓글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이 악의적으로 편집한 영상이 중국 온라인상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김가은은 지난 5일 개인SNS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중국인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몰려와 각종 언어로 욕설을 퍼부어 댔기 때문이다. 내용은 대부분 “무례하다” “자격이 없다” “역겹다” “스포츠맨십이 없나” “욕을 먹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대 0으로 무너뜨리며 우승을 차지한 김가은은 게임스코어 3대 0 완승에 크게 일조했다. 첫 번째 대결에서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난적 천위페이를 2 대 0으로 눌렀다. 두 번째 복식 경기에서도 세계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가 1위 천칭천-자이판을 2 대 0으로 이겼다. 마지막 단식에선 세계 18위 김가은이 5위 허빙자오를 2 대 0으로 무너뜨리는 이변을 일으키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패배하고 아쉬워하고 있는 허빙자오의 표정을 김가은이 따라하며 조롱했다는 영상이 퍼졌다. 이 영상은 누적 조회수만 1억회가 넘어가며 김가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문제의 영상에는 허빙자오, 김가은, 성지현 코치가 등장한다. 아쉬움을 삼키며 하늘을 보는 허빙자오 뒤에서 김가은과 성코치가 웃으면서 하늘을 쳐다보는 장면이 이어진다. 마치 김가은과 성 코치가 허빙자오의 표정을 보고 우스꽝스럽게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영상은 사실이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영상을 짜깁기 한 것이다. 실제 경기 중계 영상을 보면 허빙자오가 아쉬워하는 순간과 김가은과 성 코치가 기쁨을 나누는 순간에는 큰 시차가 존재한다. 김가은은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한국 선수단과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영상 속 허빙자오의 아쉬워하는 표정이 잡힌 순간이 바로 이때인데, 그 순간 허빙자오는 뒤로 돌아 패배를 아쉬워하며 하늘을 보고 아쉬움을 삼키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이 이 두 장면을 교묘하게 편집해 김가은과 성지현 코치가 허빙자오를 조롱했다고 조작한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노컷뉴스에 “김가은은 허빙자오가 어떤 표정을 지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 당시 보지도 못했다”며 “김가은의 경기 때 중국 관중이 엄청난 야유를 보낼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06 07:55:51[파이낸셜뉴스]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이 영어를 못하는 중국인을 조롱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캐세이퍼시픽 측은 이틀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세 차례나 공식 사과하며 관련 승무원을 해고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더스탠더드 등 외신에 따르면 로널드 람 캐세이퍼시픽 CEO는 성명을 통해 “중국 본토 승객들에 대해 차별적인 발언을 한 객실승무원 3명을 해고 했다”며 “부서 간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논란은 지난 21일 운행된 CX987편에 탑승했던 승객 A씨가 승무원들이 승객을 험담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SNS에 올려 시작됐다. 승무원들의 휴식 공간 앞쪽 좌석에 앉아 있었다는 A씨는 SNS에 “승무원들이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본토 승객들에 대해 험담하는 내용을 들었다”며 31초 분량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A씨는 “당시 승무원들은 담요(blanket)를 요청하면서 ‘카펫(carpet)을 달라’고 잘못 말한 승객을 비웃고 있었다”며 “영어로 담요를 말할 수 없다면 담요를 받을 수 없다. 카펫은 바닥에 깔려 있으니 눕고 싶다면 얼마든 바닥에 누울 수 있다”고 조롱했다. 이어 “승무원들은 광둥화(캔토니즈)를 못 알아듣는 승객에 대해 ‘그들은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들어’라고 놀리며 영어와 광둥화로 대화했다”고 전했다. 중국 표준어는 푸퉁화(만다린)이며 남부 광둥성과 홍콩에서는 광둥화를 구사한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중국은 발칵 뒤집혔다. 네티즌은 홍콩 사람들이 본토인들을 차별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캐세이퍼시픽은 외국인을 숭배하고 홍콩인을 존중하면서 본토인들은 깔보고 있다”며 “매번 사과만 할 수는 없다. 강력하게 잘못을 시정하고, 규칙과 규정을 제정해 차별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24 19:2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