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의 주간 상승폭이 1년 6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향후 이스라엘이 이란의 유류 시설을 타격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을 수도 있어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9월 30일~10월 4일)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대규모 공습 직전인 지난달 10~11일 저점 대비 10% 내외로 급등하며 2023년 3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3.1% 상승했고 인도분 브렌트유와 두바이유가 각각 12.8%, 9.6% 상승했다. 이는 이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규모 탄모미사일 공격에 나서면서 연내 확전 우려가 커진 결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5일 “이스라엘도 스스로를 방어하고 해당 공격에 대응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며 재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이란의 석유 인프라를 공습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350만 배럴(세계 생산량의 약 3.5%) 수준으로 그 중 절반가량은 수출용이다. 만약 이스라엘이 핵심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일일 15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즉각 중단될 소지가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이란 석유 인프라 타격 등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구체적으로 제시됨에 따라 중동 정세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인식하는 시장 시각이 점증되고 있다”며 “불안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제유가 상승압력이 강화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투자은행(IB) 들도 최근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단기 유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의 잠재적 생산 중단으로 인해 2025년까지 정점에 도달할 브렌트유 가격 예측이 배럴당 10~20달러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7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인도분 브렌트유의 종가가 80.93달러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배럴당 100달러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특히 신흥국이 유가 충격에 더 취약할 전망이다. 주요 신흥국의 약 3분의 2 이상은 에너지 순수입국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바스켓에서 에너지 비중이 10.0%로 선진국(미국 6.9%)을 상회한다. 이에 올해 신흥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4.2% 수준이지만 중동 사태가 심화될 경우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글로벌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도 커졌다는 평가다. 중동사태 격화에 따른 해상운임 상승과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3일 “중동 사태를 둘러싼 긴장 고조가 관련 불확실성을 높이고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과 동시 전쟁을 불사하는 가운데 이란과의 전면전 우려도 커지면서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며 “최근 중동 사태 악화일로에 따른 여파가 신흥국은 물론 글로벌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을 높일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09 09:39:5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중동 정세 불안과 관련, "우리 국민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를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 안보 점검회의'를 갖고 "이스라엘과 중동 역내 우리 국민 보호가 최우선"이라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중동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향후 사태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부처와 기관은 긴밀히 협력하면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심상치 않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더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10-02 15:43:14[파이낸셜뉴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은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가진다. 앞서 이란이 이스라엘에 1일(현지시간) 180여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자국을 향해 날아온 탄도미사일 중 상당수를 요격했지만 중부와 남부에 일부 타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5차 중동 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제기된 가운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점검회의를 갖고 원유 수급과 수출입, 공급망 등에 대한 영향을 파악한다. 현재까지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중동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윤 대통령도 종합적으로 점검해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0-02 13:49:46[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진 것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 부위원장, 금감원 수석 부원장, 한국은행 부총재보,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새벽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후 원유 수급과 수출입, 공급망 등에 대한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며 "여전히 군사적 긴장이 높은 만큼 향후 사태 전개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검과 대응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금융·실물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김 차관은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탈과 괴리되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준비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물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가 관리에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0-02 11:28:56[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단체 수장 하산 나스랄라까지 제거하면서 가자 지구에 이어 레바논으로 전쟁이 확산되는 것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서로 공격을 중단하도록 요구를 하고 있으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21일간 휴전 요구를 한 것이 획기적이라고 강조했으나 휴전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무런 휴전 합의는 없을 것이며 이스라엘군에 총력으로 싸울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휴전 합의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미국과 서방 측은 휴전도 ‘즉각 휴전’으로 요구 강도를 높여왔다. 가자 지구에서는 미국의 중재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인질 교환과 휴전이 합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정치적으로 합의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다른 점은 인질 협상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은 인질 문제가 휴전의 걸림돌이 돼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7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적과 싸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으며 외교 언급은 하지도 않았다. 그는 헤즈볼라가 패할 것이며 가자 지구에서는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통해 이스라엘인 인질의 확실한 귀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해 휴전이 없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미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외신들은 미국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어서 협상을 하지 못해 지렛대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가오는 미국의 선거도 이스라엘을 압박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약 1년간 많은 민간인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전투 방식에 대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시정 요구를 외면해왔다. 이스라엘군이 공습에 사용하는 전투기와 폭탄을 제공해온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군의 공습 때마다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BBC는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 후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억제와 외교를 통해 전쟁이 중동 다른 곳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을 밝혀왔으나 이것이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사태는 헤즈볼라가 보유하고 있는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만약 사용하지 않고 저장만 할 경우 이스라엘군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절대적으로 지원해온 서방 국가의 외교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외교적 해결을 수용해 사태가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앞으로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하고 강건너 지켜보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지난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중재해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 평화가 오게 성사시켰으며 1994년에는 이스라엘-요르단 평화도 이끌어냈다. 불과 30여년전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이 백악관 정원에서 악수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현재 세계는 급변한 상태다. 이스라엘이 상대하고 있는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미국의 외교 범위 밖에 있다. 중동 평화를 중국이나 러시아에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록펠러 형제 재단 이사장 스티븐 하인츠는 최근 공개한 에세이에서 20세기 중반 이후 국제 관계를 이끌고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섰던 기관들에 대해 무능하고 비효율적이며 일부는 쓸모가 없어졌다며 "새 밀레니엄의 문제를 더 이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30 00:11:18[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 예고가 나오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중동 확전은 한국 경제 전반, 특히 '2%대 물가 안착' 여부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31일 하니예 하마스 최고지도자 암살 직후 배럴당 77.91달러로 4.3% 급등했다. 하지만 8월1일, 2일 각각 2.1%, 3.7%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일(현지시간) 마감된 9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73.5달러였다. 이는 지난 7월30일보다 낮은 가격이다. 중동 불안에도 유가가 급등세로 전환하지 않은 것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중동 사태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사태 동향(5일)'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하니예 암살 후 급등했으나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후 하락해 암살 전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 유가의 재상승이 물가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상승하며 6월 대비 상승 폭이 0.2%포인트(p) 높아졌다. 3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8.4%로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석유류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친 기여도는 0.32%p로 전월(0.16%p) 대비 2배 높았다. 유류세 인하 부분 환원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WTI 기준 국제유가는 7월 초 80달러를 넘어섰다. 7월 말엔 74.73달러까지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향후 흐름은 예측불가다. 유가의 상·하방 요인은 혼재하고 있다. 하방 요인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증산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등이 꼽힌다. 상방 요인은 중동 불안이다. 미국 대선 결과도 유가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유가가 안정된다면 소비자물가 역시 2%대 초중반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중동 불안이 다시 고조되는 경우의 유가 상승, 폭염 등 기상 악화로 인한 농산물 값 상승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다. 정부는 물가체감도가 높은 신선식품 등 물가관리를 최우선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장마 이후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병충해 등 농작물 생육 관리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농산물 비축 물량을 방출하는 등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8-05 13:19:35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란과 이스라엘 충동이 더 커지지 않을 경우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춘계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창용 총재는 19일(현지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과 미국 금리 인하가 생각보다 지연된다는 자료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리 뿐 아니라 아시아 환율이 동반 약세"라며 "여러 불확실성이 한 번에 터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최근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 구두 개입에 나선 것과 관련 "현재 상황에서 원화 절하 속도가 과도하다는 데 일본과 같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런 의견을 공유했다"며 "환율이 안정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개입 이후 안정된 환율이 이스라엘의 반격 이후 흔들렸다"면서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며 다시 안정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우리처럼 석유 소비가 많은 나라는 중동 향방에 따라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이란-이스라엘) 확전이 안 되면 유가가 더 올라가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환율도 다시 안정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3원 오른 1382.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에 1392원대까지 급등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가 둔화했다. 한미일 재무장관의 공동 구두개입으로 지난 17~18일 하락 마감했던 환율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중동사태 확전 우려에 사흘 만에 반등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4-20 10:47:29[파이낸셜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불거진 중동사태 대응을 위해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비상대응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 직접적으로 외환시장 등 변동성 확대에 구두개입을 언급하며 이미 가동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유사시 즉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와 화상연결을 통해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범부처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해달라”면서 “비록 현 시점까지는 에너지·수출입·공급망·해운물류 부문의 직접적 차질은 없으나,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주말에도 계속 가동해 사태 동향을 각별히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부문별 비상대응반을 통해 상황 전개에 맞춰 더욱 밀도 있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 부문에 대해서는 “필요시 이미 가동 중인 94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즉각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외환시장 변동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4-19 14:38:25[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당분간은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으로 고환율·고유가·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이 원장은 이란-이스라엘 갈등 고조 직후 가동되고 있는 금감원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우리 금융시장은 다양한 시장불안 상황에서 축적된 위기관리능력을 이번 중동사태 충격도 잘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시장 최점점에 있는 외환·원자재 전문가, 금융지주 CRO 등이 모여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현재 상황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이란-이스라엘 갈등 고조와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금융시장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펀더먼털이 견조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은 분쟁 등에 따른 위험회피성향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기업들의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기조도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분쟁 이후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했으나 스왑베이시스, CDS 프리미엄 등 외환시장 지표는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지주 CRO들은 "국내 금융권의 대(對) 이란-이스라엘 익스포져는 매우 미미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상황악화에 대비해 국가별 익스포져 한도 등 위험 관리를 강화 중"이라며 "외화조달도 원활하고, 차입시 가산금리도 전년 대비 하락하는 등 큰 영향이 없으며, 외화유동성 규제 비율도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이 원장은 "이란의 공습 직후 즉시 가동한 비상대응체계에 따라 단계별 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며 "금융시장에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과도한 불안이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 필요시 시장과 즉시 소통하는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금융회사 외환건전성은 매우 양호하나 외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외화자산·부채에 대한 포지션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외환자금시장 악화에 대비해 충분한 크레딧라인 확보 및 비상조달계획 실효성을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금리, 고유가 등 상황이 서민과 중소기업에 보다 큰 부담이 되므로 중소기업 자금수요 애로사항 점검 및 가계·개인사업자에 대한 사전적 채무조정 지원을 적극 실시 유도하겠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 시장충격에 대비한 부실자산 신속 정리 및 선제적 자본확충을 지속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4-18 15:07:47금리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가 더해지며 아시아 증시가 시퍼렇게 질렸다. 원·달러 환율은 1년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선 덕분에 달러당 1395원 아래로 내려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8% 하락한 2609.63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2601 선까지 밀리며 2600 선이 위협받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에 나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이 551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49억원어치, 2949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지수도 2.30% 하락한 832.8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1566억원)과 기관(-1072억원)이 나란히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1.94%)와 대만 자취안지수(-2.68%), 홍콩항셍지수(-2.12%)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동 리스크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도 소매판매 데이터가 나온 이후 하락 반전했다. 견고한 소비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6월 금리동결 확률이 하루 새 6%p 높아진 78%로 평가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위기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웃돌아 금리 부담이 확대됐다"며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로 인한 달러강세와 연일 상승하는 국채금리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394.5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22년 11월 7일(1401.2원) 이후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환율 상단을 145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기야 정부가 외환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구두개입에 나섰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중동사태 관련 관계부처합동 비상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시장이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공동명의로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의 발언은 환율 흐름에 대한 사실상의 구두개입으로 인식됐다. 지난 16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적기에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발언이나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보다 강도가 세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김규성 김동찬 기자
2024-04-16 18:31:19